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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가꾸고 있는 주방 살림에 조언을 얻고자 <손때 묻은 나의 부엌>을 선택했는데, 차례를 쓱~ 훑어보니, 양철 쌀통/조림 접시/그릇 꽃병/소금 단지/노란 고무줄 걸이/베트남 국자 등등 조리도구들이 죽~ 나열되어 있었다. 대단한 걸 기대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 사소한 물건들일 줄이야. 내심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기색을 감추고 첫 페이지를 읽는데, ‘엇~’ 하는 놀라움에 작가 프로필을 다시 찾아서 읽었다. 글 쓰는 작가들은 역시 표현이 남다르다. 손때 가득 묻은 소박한 물건들에 어쩜 그렇게도 맛깔 나는 생명을 불어넣었던지. 순식간에 실망이 호기심으로 변했다. 소박하기 그지없던 주방 도구들이 작가의 글 덕분에 사연 가득한 이야기보따리로 탈바꿈했다. 새삼 이런 게 작가의 힘이란 걸 느꼈다. 마늘, 고추, 녹후추를 절구로 찧는다. 섬유질이 풀리고 세포에서 향이 확 피어오른다. 부엌칼로는 절대로 이런 향이 나지 않는다. 부엌칼로 채 썬 마늘과 크록으로 찧는 마늘은 하늘과 땅 차이다. 부엌칼로 정갈하게 썬 마늘은 맛이 섬세하고 깔끔하지만, 절구에 찧는 마늘은 끈덕지게 으깨져서 맛이 부드럽고 진하다. 아무리 심플한 요리라고 해도 태국 요리에서 복잡한 맛이 나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맛의 근간이 다르다. 이제 아시겠죠? 태국 요리 맛의 비밀 중 하나가 다름 아닌 크록의 존재라는 사실을요. 태국 요리는 크록 없이 성립이 안 된답니다.(p.38) 식탁보뿐만 아니라 행주도 리넨으로 된 것을 선택한다. 공기를 가득 머금고 부풀어 오른 강인한 리넨 섬유는 접시 위에 물방울을 순식간에 닦아 준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새 수분을 닦아 없앤다. 그리고 꼭 이야기하고 싶은 장점이 또 있다. 쓰기 편한 리넨을 더욱 자주 쓰게끔 해 주는 장점은 바로 섬유가 잘 풀리지 않고 접시에 보풀이 붙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텐더가 유리잔을 닦을 때 반드시 리넨 행주를 쓰는 이유다.(p.58) 그 주방 도구들 스토리 속에서 덤으로 살림 노하우까지 얻는다. 물론 탐나는 물건들이 아주 많아진다는 건 안비밀로. ㅋㅋㅋ 그러나 사실 그보다 이렇게 사소한 일상으로도 충분히 의미를 담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책이다. 평범한 일상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지만, 어릴 땐 일기장 빼곡하게 뭘 그리 쓸게 많았던지 조잘조잘했었다면 지금은 한 줄? 그것도 뭔가 다른 일정이 있을 때만 적는 수준이다. ‘똑같은 일상인데 적을 게 뭐가 있을까?’ 했던 내 생각을 완전히 뒤집은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처럼 작은 일에도 조잘조잘 일기장을 가득 채워보고 싶은, 다시금 그런 감각을 살려보고 싶은, 그런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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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물가가 점점 비싸지고, 방송과 블로그에서 간편하고 쉽게 해먹을 수 있는 레시피들이 올라오면서 자연스럽게 외식을 줄이게 되었다. 주방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다보니 요리를 하면서 간편한 도구는 물론이고, 유행하는 기구들, 여행지에 들렸을 때 기념품으로 사온 도구들, 오랫동안 사용해서 차마 버리지 못한 도구를 포함해서 우리집 고유의 부엌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부엌은 집주인의 개성이 가장 잘 묻어나는 곳이기도 하고, 집안일이 가장 분주하게 행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저자 히라마쓰 요코는 식문화에 대한 에세이를 몇 권 쓴적 있는 작가이며, <손때 묻은 나의 부엌>은 자신의 개성 넘치는 부엌에 존재하는 친구들의 면면을 소개하면서 엮은 에세이다. ![]() 책 속에는 흑백과 컬러로 된 사진으로 작가의 부엌에 있는 애장템들이 가득 실려있다. 집에서 가장 많은 도구들이 모여있는 곳은 아마도 주방일 것이다. 반찬통, 냄비, 그릇, 액체류를 담을 수 있는 병, 수저와 국자, 주걱 등 꺼내어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들이 들어있다. 이렇게 모아둔 아이템을 꺼내어 하나하나 말로 풀어나가는 작가의 글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책에 실려있는 부엌 도구들은 모두 빈티지할 뿐만 아니라 소장욕구를 가득 불러일으키는 것들이 엄청 많다. 굳이 필요없지만 작가의 말에 이끌려 가다보면 왠지 따라사고 싶은 것들도 생기는 것이 이쯤되면 진정한 부엌도구의 영업왕이 아닌가 싶다. ![]() 물건을 사게된 경위, 물건을 사용하는 방법과 응용하는 법, 물건에 얽힌 에피소드, 예쁜 그릇이나 냄비로 내어올 수 있는 조리법, 물건을 눈독들였던 가게에서 먹은 요리의 식감과 맛의 표현, 장소와 시간을 넘나다는 식문화 이야기가 책 속에 진수성찬을 차린 듯 묘사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유의 대표 음식인 김치도 등장한다. 갓 담근 김치의 맛을 알고 구매 후 어느 정도 발효가 되면 신김치를 활용하여 음식을 조리하는 모습에 왠지 친근함이 묻어나기도 했다. ![]() 생활 속에 묻혀 있는 발견으로 소소한 행복이 느껴진 책이다. 나 역시 우리집 식탁 위, 수납장과 찻장 안, 조리대에 올려져 있는 도구를 소중히 쳐다보게 된다. 선물 받거나 힘들게 구한 도구 등 애착 가는 것들도 눈에 띈다. 몇 개는 책 속의 저자가 예쁜 박스를 응용해서 이쑤시개 서랍으로 사용한 것 처럼 바꾸고도 싶다. 이상하게 부엌에는 힐링되는 요소가 많은 것 같다. 가장 안정적인 집에서 일하는 곳이라서 그런건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행복을 느끼는 곳이라 그런건지 모르겠다. 누군가의 부엌에서 들려온 이야기 덕분에 아늑한 힐링을 얻은 것 같다.
* 이 리뷰는 예스24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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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땐 그릏게 소설책에 빠져서 그 감정에 울고 웃으며 느낌적인 느낌이 숨 쉬는 삶을 살았었는데(풉~ 저도 그런 때가 있었네요.), 어느덧 소설책에 감흥이 떨어진 서글픈 나이로 접어들게 되었어요.(어찌보면 핑계인데, 노력하지 않으면 감각이 둔해져요. ㅠㅠ) 그래서 더 이상 감각적인 글에 반응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손때 묻은 나의 부엌>에 사각사각 흩날리는 감각에 저도 모르게 감탄을 하고 있더라고요. 손때 묻은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 담긴 이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어쩜 이렇게도 서정적인지... 이 겨울에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 아래서 나풀나풀 떨어지는 벚꽃을 두 팔 벌려 만끽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나이만큼 무뎌진 감각이 필자의 단어 하나하나를 통해 오감이 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기분 참으로 오랜만이네요. 소설도 아니면서 독자의 감각을 이렇게 깨울 수 있다니..... 아무튼 저한텐 그런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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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용품에 욕심이 많은 우리 엄마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되려 내가 욕심이 생긴 느낌이다. 저자는 물건 하나하나에 담긴 에피소드를 나열한다. 모국인 일본에 국한된 주방 용품이 아닌, 세계 각국에서 만난 주방 용품들에게 매력을 느끼고, 그것들을 공수해 오고, 또 잘 활용한다는 사실이 부럽게만 느껴졌다. 어쩌면 그의 행복은, 감사에서 비롯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들었다. '지족', 만족을 알다. 저자는 25년 넘게 쓰고 있는 양철 쌀통을 열 때마다 '만족을 알다'라는 말을 떠올린다고 말한다. 쌀을 푸고 씻는 것을, 10년 간 반복할 수 있었음이 행복한 일이라고 말한다. 나도 이 일을 반복하고 있지만, 그닥 행복하다고 느낀 적은 없는 것 같다는 점에서, 반성이 되었다. 새 쌀 한 포대를 사 와서 끌어안고 쌀통에 붓는 그 작업도, 짜증스러울 때가 더 많았다. 하지만 저자는 무척 좋다고 한다...하하! 아, 저자가 누리고 있는 이 행복은, 감사함이 그 뿌리겠거니, 깨달아졌다. 사실 나는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고 추구하고 있지만, 이 책을 읽고 마음이 흔들린다. 담는 그릇에 따라 식사가 맛있어지기도, 맛없어지기도 한다는 것은 정말 사실이기 때문에. 또 각국에서 데려온 주방기구들로 다채로운 맛을 내는 재미를 느끼는 저자가 부러워서, 따라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물건을 굳이 구매하지 않고, '공짜로' 도 충분히 이런 재미를 꾸려갈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예를 들면, 저자가 태국 푸껫 섬 해안에서 주운 산호를 젓가락받침으로 쓴다던가 하는 것처럼. 동네 잎사귀를 주워 데코로 활용하는 아이디어까지. 소소한 일상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법을 알려준 책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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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사람을 잇는 작가. 히라마쓰 요코의 새로운 에세이
그 전까지는 음식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책은 흥미롭게도 그녀가 아끼는 물건들에 대해 쓰여진 책이다. 자신을 스스로 '물욕많은 사람'이라 말하는 만큼 정말 다양하고 신기로운 물건들로 가득찬 이번 에세이는 나 역시 갖고 싶은 물건들이 참 많았다.
총 59개의 물건 그리고 물건에 담긴 추억 이야기
옮긴이가 말한 것처럼 히라마쓰 요코의 부엌은 마치 보물섬같다는 말에 공감. 그녀와 직접 말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그녀와 얘기를 나눈다면 그 시간이 너무나도 즐거워 시간이 너무나도 빨리 지나갈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 그릇들 그녀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섬세하고 마음을 녹이는 글에 흠뻑 빠져들게 되는데 그녀가 함께 하는 살림살이를 보니 그렇게 멋진 글이 나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구나 싶을 정도
그녀를 몰랐을 때 읽었던 [바쁜 날에도 배는 고프다]를 시작으로 생생한 글들은 하나하나 구입하다보니 어느새 히라마쓰 요코의 신간이 나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구입하게 되는 거 같다.
이번 책은 yes24 서평단으로 만나게 되었지만 말이다 ㅎ
앙증맞은 치즈 강판, 기포가 아름다운 유리 잔 그리고 향기를 품어 공기 중으로 내보내는 베트남 향로까지. 그녀의 물건들은 참으로 그녀스럽다 싶은 생각이 든다.
가볍게 쓱 읽어내려갔지만 다시 하나하나 읽고 싶은 내용들. 다음 책은 또 어떤 이야기로 나타날지 기대되는 히라마쓰 요코.
따뜻한 음식 이야기가 그리워진다면 그녀의 다른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만약 책을 읽었다면 당신은 그 후로 히라마쓰 요코의 팬이 될거라 생각해본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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