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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 말고 코난 도일은 거의 읽어본 적 없었네요. 이 짧은 단편은 당시 다른 작가들도 썼던 환상소설 분위기인 것 같아요. 북극을 항해하던 중, 점잖은 사람인 줄 알았던 선장이 백경의 고래잡는 선장 만큼이나 미친사람처럼 돌변해서 격하게 소리를 지르고 서성이게 되지요. 북극의 빙판에서 환상을, 죽은 약혼녀의 환상을 본 모양이에요. 화자는 그 배에 탄 의사로 그가 냉정하게 기록하는 식으로 되어있는 소설이네요. 그냥 그랬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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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르게 운명론자가 되고 있었다. 바람과 얼음과 같은 불확실한 요소들을 다루다 보면, 사람은 운명론자가 될 수밖에 없다. 아마도 마호메트와 가의 초기 추종자들에게 숙명을 따르는 성향을 안겨 준 것도 아라비아 사막의 바람과 모래였으리라. (본문에서 인용)
아서 코난 도일의 초기 미스터리 단편. 추리물 아니고 공포물이다. 하지만 별로 무섭지는 않고, '초자연적인' 징후가 보이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와 풍경 묘사가 자세해서 정말로 차가운 망망대해에서 빙하에 둘러싸여 있는 기분이 든다.
화자는 북극성호라는 포경선의 의사로, 소설은 수기 형식을 띠고 있다. 주인공은 북극성호를 움직이는 크레이기라는 선장인데, 굉장한 괴짜이며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다. 식량이 부족한데 빙하에 둘러싸여서 선상반란이 일어날지도 모를 분위기에서 시작된 글은, 마지막에 빙하를 벗어날 때까지 으스스하고 아슬아슬하게 이어진다.
요즘 공포소설에 비해 수위가 낮아서 화자의 서술을 읽으며 간혹 '그렇게까지 무섭나?' 싶은 생각이 들긴 하지만, 고립된 상황에서 정체불명의 희끗희끗한 물체와 울음소리를 목격했다고 하면 등골이 오싹할 것 같긴 하다. 한 50페이지 정도의 짧은 글이라 후루룩 읽을 수 있고, <셜록 홈즈 시리즈>와는 좀 다른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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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호의 선장
그럴 때일수록 그는 극도의 분노에 쉽게 빠졌고, 그 자신도 그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가 그런 어두운 시기가 지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에게 다가갈 수 없도록 선장실에 자신을 가두어 놓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잠을 잘 이루지 못하며, 나는 그가 밤에 소리치는 것을 들은 적도 있다. 그러나 선장실은 나의 선실과 조금 멀어서, 나는 그가 한 말을 결코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이것이 그의 성격의 한 양상이며, 가장 불쾌한 면이 기도 하다. 내가 그것을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내가 그와 매일같이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