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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저널>의 기자 매슈 코워트는 감옥에서 사형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흑인 죄수 로버트 얼 퍼거슨으로부터 편지를 받게 된다. 그가 보낸 편지는 자신은 플로리다 주에서 일어난 열한 살 소녀 조니 슈라이버의 살인범이 아니며 인종차별과 형식적인 재판으로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 자신이 보는 눈 앞에서 흑인이 백인을 살해한 장면을 본 이후 트라우마가 있었던 코워트는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범인인 연쇄살인범 블레어 설리번의 행적을 조사하던 중 그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되고 이후 퍼거슨의 무죄를 밝혀내지만,블레어 설리번이 죽은 후 그의 요청으로 찾아갔던 집에서 그의 어머니와 양아버지가 살해된 채 발견되고,그제서야 코워트는 설리번이 자신에게 한 말의 의미를 깨닫고 큰 충격을 받게 되는데..
처음에 볼 때는 한정된 등장인물과 약간은 평면적인 구성 때문에 쉽게 지루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이전에 내가 존 카첸버크의 작품 중 읽었던 것이 <하트의 전쟁>이었는데,언뜻 보기에도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누명을 쓴 주인공이라든가 재판의 맹점을 부각시킨다는 것과,스릴러적인 요소를 갖췄다는 것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방대한 분량에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을 단번에 바꿔버리게 만들었다. 이 작품 역시 내 생각을 바꿔버렸다. 물론 1,2권으로 굳이 나눠야 했냐는 의문은 들었다. 대체적인 구성을 보면 이미 1권에서 연쇄살인범 블레어 설리번이 사형당하기 직전 진실을 밝히고,또한 로버트 얼 퍼거슨이 무죄로 풀려나면서부터 펼쳐지는 2권의 내용은 1권에 비하면 겉돌았기 때문이다. 약간의 액션이 있을 거라고 기대했던 2권은 그야말로 대치 상황과 탐문,조사과정에서 비교적 일반화된 묘사에만 그치고 있다.
1,2권의 편차는 컸지만 그래도 이 작품은 나름대로의 재미를 갖추고 있는데,주인공 매슈 코워트,로버트 얼 퍼거슨보다 더 빛났던 블레어 설리번 캐릭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의 등장은 비교적 작위적인 편이었지만,그 우연인 등장 이후부터 그의 역할은 작품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만약 이 작품에 그가 없었더라면 상당히 심심한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 존 카첸버크는 형사의 인종차별적인 조사행태라든가 법원,검사의 형식적인 행동 등을 비판하고 있는데,매슈 코워트가 증인으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그저 방청석에 앉아서 기록하고 있었다는 점은 아마도 그런 부분들을 잘 드러나게 하기 위해 작가가 일부러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존 카첸바크는 전에 읽은 <하트의 전쟁>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지만 캐릭터와 적절한 상황을 잘 만들어내는 능력을 지닌 것 같다. 만약에 블레어 설리번이 1권에서 죽지 않고 2권까지 등장했더라면 좀 더 많은 스릴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2권의 마무리는 더 아쉬웠다. 2권에서 형사들과 코워트가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어딘가 모르게 급하게 마무리된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었다.
이 작품은 이후 숀 코네리 주연의 <숀 코네리의 함정>이라는 작품으로 영화화되었다고 하는데,원작에서 기자였던 주인공이 숀 코네리가 맡은 대학 교수로 바뀌면서 원작에 비해 심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한다. 물론 악역으로 나온 에드 해리스의 연기는 수준급이었다고 하니,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영화로도 보고싶다. 이번 작품까지 그의 작품 두 편을 읽었는데,스릴에 있어서 만큼은 누가 뭐라 해도 뛰어난 작가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조금의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이 정도면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이제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애널리스트>도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볼 것이다.
2013/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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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97페이지, 26줄, 26자.
인간사에서 끝이란 없고 다만 잊혀지는 것만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아는 건 일부 정보에 불과하니 진실이라는 건 당사자가 만족하는 수준에서 멈춰도 됩니다.
설리번이 진술한 사건들의 절반 정도는 남의 이야기를 자기 것처럼 부풀린 것입니다. 이렇게 되니 퍼거슨이 (교환조건으로) 설리번의 부모를 살해했다는 설리번의 주장은 빛이 바래는 듯합니다. 엉뚱하게도 남은 유품들은 유언장을 통해 로저스 교도관에게 남겨졌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교도관에게도 혐의점이 있습니다.
"나는 너의 가족이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다." 라고 말한다면 협박일까요, 아니면 그냥 어떤 사실을 언급한 것일까요? 법원에서는 후자로 받아들일 것이고, 일반인은 전자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거든요. 법이라는 것은, 특히 형사 관계 항목은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니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인은 미연에 보호받기를 원하지만 법률은 사건이 일어나야 개입할 수 있습니다. 미연에 방지한다는 건 다른 개인의 자유를 침습하는 행위가 됩니다. 구체화되지 않으면 그 가능성이 얼마의 확률인지 알지 못하는 게 문제죠. 바로 옆 사람의 생각을 모르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그러니 법이 멀어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이 너무 가까우면, 내가 이유도 모르고 처벌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현대 사회가 되기 전에는 비일비재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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