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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전쟁을 직접 체험한 아랍인의 경험담
"십자군 전쟁을 직접 체험한 아랍인의 경험담" 내용보기
서기 11세기부터 13세기까지 약 200년 동안 서유럽의 기독교 세력이 지중해 동부, 그러니까 현재 중동 지역을 침공한 십자군 전쟁은 세계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도가 큰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대중 인문 역사서들이 매우 다루는 범위가 좁고, 나오는 책들도 얼마 되지 않아서 국내에서는 십자군 전쟁과 관련하여 좋은 사료들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헌데
"십자군 전쟁을 직접 체험한 아랍인의 경험담" 내용보기

서기 11세기부터 13세기까지 약 200년 동안 서유럽의 기독교 세력이 지중해 동부, 그러니까 현재 중동 지역을 침공한 십자군 전쟁은 세계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도가 큰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대중 인문 역사서들이 매우 다루는 범위가 좁고, 나오는 책들도 얼마 되지 않아서 국내에서는 십자군 전쟁과 관련하여 좋은 사료들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헌데 얼마 전 우연히 알게 된 이 책을 보고 무척이나 놀라웠다. 

이 책, 성찰의 서를 쓴 우사마 이븐 문끼드는 그 자신이 아랍의 여러 왕조들을 섬긴 관리였으면서 직접 전쟁에 참가하여 유럽 십자군과 싸워도 보고 만나면서 친분도 쌓았던 그야말로 살아있는 역사의 증인이었기 때문이다.

우사마의 글은 여러모로 흥미로웠다. 일단 침략자인 십자군에게 거부감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맹목적으로 폄하하거나 미워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을 보니, 우사마는 어느 십자군 기사와 친분을 쌓게 되어 그를 형제라고 부를 정도까지 진행되었는데, 그 십자군 기사가 자기 아들이 서유럽의 본국(아마 프랑스? 일 것이다. 십자군 중에서 가장 많은 참가자가 프랑스에서 왔으니까.)으로 돌아가게 되니, 우사마의 아들도 같이 따라가서 기사로서의 수업을 받지 않겠느냐고 권유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우사마는 자기 아들이 낮선 외국으로 가는 것을 꺼려하여 일부러 자기 어머니가 손자를 아끼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자, 그 말에 십자군 기사가 냉큼 속아넘어가는 것도 천연덕스러웠다. 

그리고 우사마는 프랑크인(아랍인들이 십자군을 부른 말이다.)의 이상한 의술 편에서 두 개의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에피소드를 모두 언급하고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우사마는 어느 아랍인 의사가 한 십자군 기사의 병을 고쳐주려 그 기사의 다리에 생긴 염증을 소독하고 고약을 발랐는데, 서유럽인 의사가 오더니 도끼를 들어 그 십자군 기사의 다리를 잘랐다고 이야기한다. 여기까지만 읽은 독자들은 우사마가 서유럽이 미개하고 무지하다면서 비판하려고 쓴 줄 알겠지만, 그 뒤의 이야기도 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우사마는 어느 십자군 기사가 온 몸에 심한 피부병을 앓고 있었는데, 서유럽인 의사가 독한 식초로 그의 몸을 씻어주자 피부병이 나았다는 이야기도 곁들이고 있다. 

그러니까 우사마가 무작정 서유럽을 비하만 하려고 쓴 게 아니라, 나름대로 균형된 시각을 유지하려고 썼다는 반증이 된다.

오랜만에 국내에서 십자군 전쟁에 관련된 좋은 사료를 구할 수 있어서 매우 기뻤다.

x***2 2022.03.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