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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일간지의 책을 소개하는 지면에 아주 짤막하게 실린 책의 설명을 보고서 곧바로 주문을 했는데, 별로 주목을 끌지 않는 것인지, 주문하고 4일만에 책을 받았다. 잔잔한 에세이가 마음에 와 닿는 책이고, 옛날과 지금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짤막한 생각을 해보게 됐다. 책을 읽는 도중도중, 마음에 들거나 의미심장한 구절이 있어서 옮겨보면 아래와 같다.
"영화에 나온 장소는 현실의 장소가 아니다. 영화스토리와 영화에서 보인 영상에 이끌린 호기심이기도 하겠지만, 촬영감독의 영상 만들어내는 비상한 솜씨와 총감독의 수준 높은 안목이 만들어낸 창작된 세계인 걸 계산하고 본다면 영화촬영지를 찾아가는 것 역시 여행 중의 작은 즐거움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우 만족스러움보다는 실망이 커진다. 현실의 도시경관에는 영화의 그런 낭만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교묘한 카메라워크 효과를 포함하여 여러 이유가 있다. (pp.33)"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워낙 일상 가까이에 있다 보니 새삼스럽게 바라보이지 않았다는 것인데, '소외효과', 혹은 낯설어지기'와 같은 개념과 연관시켜 설명할 수 있다. '소외효과(Verfremdungseffekt)'란 원래 독일의 극작가 브레히트가 쓴 희곡이론이지만, 이를 경관에 빗대어 설명하면 이렇다. 여행은 어디로 멀리 떠나는 것이며 쳇바퀴 돌 듯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기를 넣는 행위다. 멀리 여행을 떠나면 여행지의 보는 것 모두가 새롭고 신기하고, 그래서 관심을 기울여 열심히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한다. 그런데 이상한건 나는 일상을 벗어나 해외로 나가는데,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여행자들은 볼 것도 별로 없고 신기하지도 않은 평범한 우리 일상을 만나겠다며 마구 몰려온다. 보통은 수학여행으로 경주를 찾아가지만, 경주 학생들은 '절대' 경주에서 수학여행을 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내게 익숙하지 않은 생소한 것들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 기울이기와 같은 것이다. 그래서 소외효과란 항상 가까이 하고 있어서 익숙해져 잇는 것들을 새삼 낯설게 바라보는 것과도 같아, 이를 낯설어지기라고 설명해 보는 것이다. (pp.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