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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가 가득한 목소리다. 현직 판사가 직접 겪은 일을 재료로 하고 있다. 자신의 부모와 관련된 의료 사기와 관련된 내용인데, 사리판단을 하고 상대에게 직접 잘못했다는 대답까지 들었는데도 재판에서는 결과적으로 문제없음으로 나온 것이다. 이런 상황을 당하고 그 상황에 대해 고민하면서 주변에서 미치는 힘들이 부정적인 결론을 얻게 만듦을 보고 판사로서 회의감을 느끼는 내용을 적고 있다.
지난 사회가 많이 그래 왔다. 저자가 지적하는 대로 잘못을 숨기는 많은 세력들이 카르텔처럼 연결되어 일반인들은 범접할 수 없는 아성을 만들고 있다. 그러니 관계를 맺으면 당할 수밖에 없는 고리를 가지고 있다. 이게 지난 날의 현실이었다.
그러면 요즘은 어떠할까? 조금 나아지기는 했겠지. 촛불 이후의 민중들의 힘을 알았으니까? 하지만 가진 자들의 연결고리와 횡포는 곳곳에 남아 있다. 그것이 갑질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고, 없는 자들이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문제들이 저자 판사의 목소리로 적나라하게 펼쳐 지고 있다. 속이 시원해 지는 법조계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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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재판정에서 일어나는 일은 엄숙함과 경건함으로 지켜본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비교적 저자세로 수용한다. 잘못 되었다는 판단이 서도 그것은 개인적인 문제고, 공론화가 되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재판정은 힘을 가지고 있고, 그 판단이 무겁다. 하여 많은 두뇌가 좋은 젊은이들이 이곳으로 몰리고, 그들은 이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맡았다. 이런 재판정은 판사와 검사, 변호사의 이해타산이 머무는 곳이다.
이런 재판에 기여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판사는 매우 존경의 대상이 된다. 사람들의 신체 구속까지 담당하는 일을 하기에 범접할 수 없는 권위를 가진 자들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런 재판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판사의 관점에서 적나라하게 들려주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재판의 절차와 하면서 겪는 심리적 상황, 또한 사회적 벽 등을 비교적 소상하게 들려준다. 특히 이 책은 재판정이 환상 속의 공간이라는 인식을 깰 수 있도록 있는 모습을 잘 들려준다. 재판정과 판사를 인간의 위치까지 내려놓고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 구조를 보여준다.
저자는 재판을 하면서 암담한 상황을 많이 겪는다고 말한다. 재판은 많은 서류가 재료가 되어 이루어진다. 판사들은 그 서류를 읽은 데만도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됨을 말하고, 판사들이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산다고 말한다. 이런 내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판사들이 고충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들도 인간이구나 하는 마음이 되면서 실수도 행할 수 있겠구나 하는 인식을 한다. 그런 모습을 민낯 그대로 이 책은 드러내고 있다. 그러기에 읽기가 좋다. 인간다운 모습이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분위가가 충분히 마련되고 있다.
골무와 연필 사이에서 삶이 이루어진다는 얘기부터 시작한다. 그만큼 바쁘다는 뜻이다. 법대에 오를 때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상당히 문학 취향적인 모습을 보인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판사의 사고와는 멀어 보인다. 재판의 주인공이 피고인이라는 말도, 피고인의 패션에 관한 얘기도, 미란다 원칙도 얘기된다. 독자들이 재판의 상황을 알 수 있게 재판의 실제를 현실감 있게 전달해 준다. 모든 장면이 눈에 보인다. 그런데 그 장면에 고고한 재판 현장이 아니라 인간미가 살아있는 재판 현장의 모습이다. 인정신문에 대한 얘기를 한참 한다. 그리고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에 대한 소통의 문제를 얘기한다. 실제 그것이 잘 되지 않아 감으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음을 시인한다. 사람이란 존재는 타인이 단전에 척척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단순하지 않다. 재판할 때마다 이 말이 얼마나 옳은지 절감한다. 그리고 재판 때 만난 수만의 사람들이 모두 나와 같이 복잡하게 나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재판의 어려움을 잘 말해 준다. 이러니 재판의 실제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생겨날 수 있고, 오판도 심심찮게 이루어진다고 보면 되겠다.
기소권보다 불기소권이 위력적이란 말도 한다. 죄 없는 사람을 죄가 있는 것으로 뒤집어씌우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죄 있는 사람을 덮어주는 것은 가능하다. 불기소를 하면 된다. 죄 있는 사람을 수사해서 기소하지 않으면 누구도 처벌할 수 없다. 불공정이 만들어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조직 내의 분위기가 판사로서 마땅한 처신을 할 수 없게도 함을 우리는 글을 통해 읽을 수 있다. 이런 경우를 당한 저자 개인적인 상황을 얘기한다. 무척 아프게 그 실제가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공감이 된다.
오판에 관한 기억도 제시해 준다. 그리고 개인적인 아픔을 절절하게 표현한다. 그것은 지극한 두려움이었고, 고통이었다. 이러한 일들이 쌓이니 법복을 입는다는 것과 법대에 선다는 일이 마음의 아픔이 된다. 뻔한 일들을 소신껏 할 수 없는 입장이 되는 상황이 벌어질 때 조직의 회의감이 밀려든다. 그것이 심정적인 일이 될 때는 더욱 감정의 요동이 심해진다. 판사도 감정을 지닌 사람이다. 판사가 겪는 입장, 고통이 잘 표현되어 나타난다.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재판을 열 수 없다. 꾀병으로 출석하지 않아 병을 고쳐가면서 법대에 세운 피고인 얘기도 한다. 보통 때는 멀쩡하다가도 법정에 나올 때는 환자가 되는 피고인의 경우다. 이처럼 법정의 여러 가지 실제를 근거로 저자는 자신이 겪은 재판을 얘기하고 많은 에피소드도 들려준다. 흥미롭게 다가든다. 재판의 실제가 눈에 보일 듯 잡힌다. 형사재판의 절차 속에서 판사와 피고인, 검사와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따뜻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들려준다. 엄한 판결문의 판사라기보다는 피고인에게 따뜻한 피를 가진 한 사람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판사의 모습을 독자들은 읽을 수 있다.
자백이냐 부인이냐에 따라 재판의 절차는 무척 달라진다. 자백이면 쉽게 판결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부인하면 그만큼 자료가 더 가미되고, 판사의 판단은 신중해 질 수밖에 없다. 재판 기록물은 산더미처럼 늘어간다. 그런데 자백일지라도 갑을 관계에서 빠른 결과 도출을 위해 하는 수도 있음을 애기하고 그것을 판사는 읽어내어야 함을 말한다. 따뜻한 판사를 읽을 수 있다.
구속 수사와 불구속 수사에 관해서도 말하고 있다. 구속 수사를 하는 경우는 피고인이 죄를 범했다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주거 부정, 증거인멸 우려 도망 우려 중 하나가 해당될 때 구속 수사를 함을 말한다. 전자의 경우 구속 수사를 함으로 오히려 피고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실형을 받을 때 그만큼의 수를 산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상처로 시작해서 상처로 끝나는 재판 속에 개인되는 정치 논리, 갑을 논리, 인맥 논리들이 재판의 결과를 모호하게 만들어 가는 일이 번다하게 생겨날 수 있는 공간에서 그러한 사실을 목도하고 아픈 일상을 보내는 판사의 재판 일기로 보면 될 만한 작품이다. 그 속에서 저자는 재판을 맡은 자로서 고민하고 궁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법복 속에 따뜻한 온기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이 책에는 법복을 입은 칼날 같은 판사보다는 인간미가 넘치는 판사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우리가 법정 드라마를 보면 주로 많은 부분 할애되는 것이 신문이다. 이 신문을 통해 진실과 거짓이 드러나도록 얘기를 꾸민다. 하지만 실제의 경우, 신문에서 실체가 드러나기는 용이치 않다. 하여 판사는 실제 증인신문보다 많은 자료들을 더욱 신뢰하고 그것에서 결과를 도출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도 재판의 백미는 이 증인신문에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극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재미가 있다. 많은 예화들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저자가 겪은 직간접적인 경험이 책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고, 그것은 딱딱한 법조문보다 용이하게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엄중한 판결문 곳곳에 숨겨두고 있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따뜻함을 내포하고 있다. 글이 온기가 많은 것도 이런 연유이리라. 판결문을 쓰는 판사가 들려주는 법정 이야기, 그 속에 인간미를 담은 이야기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얘기가 아닌가 여겨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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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이라하면 일반인에게는 무시무시한 곳으로 상상된다. 그런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일까-란 나의 상상은 정재민 작가님의 책을 통해 약간은 사라졌다. 판사에게도 자신이 유엔친선대사라고 사기치는 인간이나 과장님이라고 부르니 잠잠해진 여성 등 다양한 인간의 삼라만상을 들어볼 수 있어 유머보다 재미있었다. 또, 손녀를 맡길 시간을 달라던 할아버지를 귀해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건에서는 판사의 의도와 배려를 이행할 수 있는 기회였다. 나같은 일반인 무지렁이를 위해 각 이야기 전에 중요한 용어를 미리 정리가 나와있는 것도 좋은 구성이었다^^ 특히, 저자가 자신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주장하는 문체도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으니 판단은 독자님이 하세요'-라는 식의 글보다는 '피해자가 법정에 나오면 좋겠다'나 '처벌을 강화한대도 범죄는 줄지않는다'라는 주장이 분명히 드러난 글이 좋았다. 저자가 하나의 주장을 해줘야 독자도 자신이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를 정하기가 좋으니까. 보헤미안 랩소디부터 좋은 작품을 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작가님께 전하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