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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이기 때문에 겪는 아픔을 표현하고 있다. 옛날의 가부장적 사회가 지속되어온 시대를 살았던 여인들의 가정에서 학대당하고 고통을 받는 삶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대를 이어오면서 남자들에게 배신을 당하는 삶을 표현한다. 읽으면서 많이 아프다. 3대에 걸쳐 똑같은 상황을 만나게 되는 여인들의 삶을 소재로 하고 있다. 남자들의 무책임한 자세에 대한 지난한 아픔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사랑을 하고 아기를 가졌으면 같이 책임을 지고 양육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이 자신의 전정에 부담을 느끼며 내팽개치는 모습으로 그려낸다. 조금은 작위적인 모습이라고 여겨져도 그런 경우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개연성을 얻기는 조금 어렵겠지만 아픈 여인들의 삶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남자들이 이기적이게도 아기와 여자로부터 도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 남은 여자는 아기를 어려운 가운데 혼자 키우며 살아가지 않을 수 없다. 그 삶은 쉬울 리가 없다.
남자가 돌보기를 거부한 아이들은 사생아가 된다. 그러고 아이를 낳은 엄마는 미혼모가 된다. 미혼모의 살아가는 삶이 평탄할 수가 없다.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주변의 시선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아픈 상황이 된다. 아이와 살아가기 위해서 행하는 일들이 고통의 연속일 것은 명약관화하다. 페미니즘을 찾지 않을 수 없는 그들의 삶이 되리라 여겨진다.
미희는 아버지에게 맞으면서 살아가는 엄마가 이상하다. 이혼을 하지 왜 그렇게 바보처럼 맞으면서 사는가 생각을 한다. 하지만 엄마는 좋은 게 좋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보호하면서 남자의 구타를 참으면서 버티어 나간다. 그러다 아버지가 넘어져 힘을 잃게 되고 그 뒤부터는 가정에서 아버지의 권세도 사라진다. 그러는 상황 속에서 차 사고로 엄마 아빠가 사망한다. 그 후 미희는 오빠, 여동생 미영, 남동생 등을 돌보면서 가정을 책임진다. 물론 엄마가 있을 때도 가정의 모든 일을 엄마가 미희와 상의했다. 미희는 그만큼 똑똑하고 공부도 잘 하는, 책임감이 강했던 아이다. 그런데 갑자기 가장이 된다. 또 가정의 생계를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대학진학을 포기한다. 좋은 대학에 합격을 했음에도 동생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내어 놓는다. 자신이 일을 하면서 다른 형제들은 모두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오빠와 남동생은 의지력이 부족하다. 남성들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음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동생 미영은 학교를 나와서 좋은 사람들 만나고 결혼을 한다. 그리고 비교적으로 잘 살아간다.
그러다 자신을 지극히 위해주는 한 남자를 만난다. 다른 식구들을 돌볼 필요가 없어졌을 때,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남자가 다가왔을 때 마음을 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미희는 결혼을 전제로 몸과 마음을 준다. 그러다 덜컥 임신을 한다. 쌍둥이라고 병원에서 말을 한다. 남자는 아이들을 원치 않는다. 그리고 임신 후 남자는 안면을 바꾸어버린다. 미희는 무척 배반감을 느낀다. 하지만 자식들은 자신이 키우겠다고 생각하고 낳는다. 아기를 낳고 보니 돌봐주던 동생 미영이 한 아이는 죽었다고 한다. 이름은 연하라고 붙였다. 또 한 명은 연우다. 미희는 그렇게 아빠 없는 연우를 키운다. 그 생활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같은 병원에 환자로 있던 혜진이 남자 간호사의 꼬임에 넘어가 몸을 주고 버림받은 상황에서 자살을 기도한 일이 있었는데 그 일 때문에 미희가 간호사 병동에 찾아가 난동을 부리다가 징벌방에 갇히는 일이 있었다. 연우가 엄마를 찾아 병문안 왔을 때 징벌방에 있다고 면회가 되지 않은 일이 있었고 연우가 나중에 엄마에게 징벌방에 간 이유를 묻는 가운데 미희가 얘기하고 있는 부분이다. 남자들의 횡포를 드러내고 있는 이야기로 여자이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암울함을 표현하고 있다. 무책임한 남자들의 모습을 내세워 여인들의 아픔을 신랄하게 드러내고 있다. 책임감이 부족한 남성들의 단면이 같은 남자로 슬프게 마음에 스며든다. 위의 언어가 세상의 남자들을 질타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마음에 많이 각인되는 이야기다.
연우도 어렵게 살기는 마찬가지다. 엄마 미희가 병원을 들락거리고 그 치료를 위해 경비를 마련하다보니 연우의 생활이 무척 어렵게 된다. 이리 저리 빚도 많이 지게 된다. 또 미영을 통해 연우의 쌍둥이가 살아있음을 듣는다. 언니가 너무 힘들까 해서 아이들을 부잣집에 입양 보낼까 했는데, 연우는 꼭 안고 있어 보내지 못했고 연하는 입양을 보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미희는 더욱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연우는 어렵게 성장해 신문사에 입사한다. 그리하여 그 보수로 살아가는데 엄마의 문제까지 겹쳐 삶이 넉넉할 수가 없다. 엄마의 병원비까지 감당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음은 당연하다. 그 후 이모 미영의 주선으로 엄마 미희가 정신병원에 들어간다. 연우는 신문사 생활을 하면서 가끔씩 찾게 되고 그런 가운데 신문사 계열사인 방송사 기획팀 대리 준명과 친하게 된다. 그의 속임에 넘어간 것이다. 연우는 임신을 하게 되고 준명에게서 아이가 필요 없다는 통보를 받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연우는 혼자 아이를 키우게 되고 그 어려움은 지난하다. 그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었을 때 준명과 엮이는 일들이 무척 괴로운 삶이 된다.
미희가 연우에게 건넨 이야기다.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가진 어려움이 토로되어 있다. <안갯속>이라는 것은 혼돈의 삶을 의미한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무한정 벌어지는 삶을 뚜렷하게 각인되지 않는 상태로 인지하고 있다. 원하지 않았는데도 끌려 들어가는 미궁의 힘겨운 상황을 딸 연우에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내용은 연우가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넉넉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연우가 안갯속에 머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어 있는 것이다. 원하지도 않았는데 안갯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더 많더라는 내용은 자조 섞인 한숨이 될 것이다. 미희의 통증이 이는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마지막에 저자는 정현우라는 인물을 연우가 다니는 신문사의 부장으로 배치해 연우와 그녀의 딸이 보다 나은 삶을 이어갈 것이라는 것은 은연중에 보여준다. 정연우는 미희가 학창시절에 인연을 지녔던 사람이다. 그 인연이 이어지지 못하고 미희의 인생이 잘못 풀렸지만 말이다. 연우가 그 미희의 딸임을 알고 연우의 딸 연수를 돌봐주는 모습으로 그린다. 넌지시 연우와 그녀의 딸인 연수의 지킴이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하게 만든다. 따뜻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남성들은 대부분 파렴치한이다. 읽고 있는 남성 독자들이 무척 힘들지 않을까 여겨진다.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다. 성이 다르다고 한 쪽이 지배하는 삶은 있을 수 없다.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가족은 부부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자녀를 키우는 것도 남녀가 같이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그것을 도외시하는 것은 범죄다. 이 책 속에 나오는 남자들이 죄인처럼 느껴지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일 것이다. 자녀를 ‘난 몰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책을 읽으면서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세상의 몰지각한 남성들에게 경계가 될 법한 얘기가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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