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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헌법을 전공해서 대학원 진학하려고 열심히 공부했던 시기가 있었다. 변덕이 심한 관계로 금방 그만뒀지만 그때 공부한 것은 남아있다.
헌법은 상당히 깊게 들어갔다. 교수들이라고 다 내공이 같은 것은 아니다.
고수중 고수는 어느 분야이든지 묵묵히 연구만 하는 경우가 많고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분들이 아니어서 대체로 그 분야를 전공한 석사 박사들만 안다.
최대권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헌법 고수중 고수이다.
기본권의 제3자적 효력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도 그 당시 탁월했지만
(이거 보고 놀랐다.두번 세번 읽어도 대단하더라. 이런 내공을 가지려면 얼마나 공부해야하는지 아득하게 느껴졌다.)
다른 논문들도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로 연구가 잘됐다. 사실 이런 교수님들은 학문으로는 내공이 높아서 평범한 것에는 깐깐한 편이다.
대중이 모르는 분이지만 확실히 법학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기둥중 한분이다.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모모교수는 연구를 하는지 논문을 읽었는지 그야말로 전공이 의심될 정도이다.
이런 것이 인생의 아이러니가 아닌가 생각된다. 최대권 교수는 책보다 논문이 탁월하니 헌법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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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자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충돌이 적절치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민주공화국의 민주를 자유민주주의로 이해한다면 법치주의는 자유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기 때문에 양자의 충돌은 있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대한민국의 헌법에서 말하는 '민주공화국'의 '민주'는 자유민주주의를 뜻하는가? 건국헌법 어디에도 자유민주주의, 자유주의의 정신을 찾을 수 없고, 임시정부 시기 조소앙, 김구, 건국 당시의 이승만과 유진오 누구도 자유주의, 자유민주주의를 대한민국의 정신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최근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의 건국헌법 제정 직후 이를 일종의 국가 사회주의로 이해했다. 자유주의를 주장했던 사람들은 함석헌, 장준하 등을 비롯한 재야와 비판세력이었다. 2. 저자는 보수적, 친기독교적 관점에서 본 이슈를 다루고 있다. 1) 보수 편향적 시각 이는 첫째, 박정희, 노무현에 대한 평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저자는 "과거 박정희 정부의 업무성과가 민주적 정당성의 결여를 완화 내지 상쇄하고 있는 점이 그러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박정희 시대의 경제발전이 민주적 정당성의 결여를 완화한다고 표현하더라도 사람에 따라서는 여전히 박정희에 대한 평가에 있어 공보다는 과가 많다고 평할 수도 있다. 특히나 헌법학자로서, 법학자로서 박정희의 헌법, 법치주의 유린에 대해서는 사실상 언급하지조차 않았다. 오히려 책 전반을 걸쳐 "박정희와 같은 지도자를 어떻게 배출하는가?"라는 식의 표현으로 은연 중에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보수 편향적 시각은 "사실 아무리 민주정 정당성을 갖춘 정부라도 업무 성취도가 낮으면 정치적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다. 노무현 정부가 그 예가 되리라 생각된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 또한 일치되지 않는 상황에서 저자의 정치적 시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외에도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되었던 법률의 예시로서 노무현 정부 시절 통과된 법만을 제시하고 있으며, 국회나 정당외각의 열성지지세력 또한 386세대, 노사모 등 한국에서 민주 진영으로 분류되는 단체들만을 적시하고 있다. 법학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균형성이다. 예시를 들 때에도 정치적 편향성을 배제하기 위한 노력이 드러나야 하는데 이 책 어디에서도 그러한 노력을 찾을 수 없다. 더군다나 박정희, 전두환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유린했던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박정희의 경우 경제발전을 했다는 이유로 정당화함으로써 저자 개인의 정치적 성향으로 이를 무시하였고, 전두환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박정희가 경제발전을 주도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지만, 헌법적인 측면, 법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중 가장 비판받아야 할 사람이 아닌가? 모든 사람은 각자 정치적 성향을 표현할 수 있으나 그것이 사실을 호도하는데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그 사람이 학자이고 자신의 학문적 관심분야에 대해 저술할 때에는 중립과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보인 저자의 태도는 이와는 사뭇 달랐다. 둘째, 2008년 촛불집회에 대한 평가이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촛불과격불법시위', '촛불불법시위' 등으로 표현하며 2008년 촛불집회에 대해 부정적 표현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저자가 무슨 이유로 '과격', '불법'이라는 용어를 붙이는지 책을 통해서는 알 수 없다. 불법이라는 용어를 붙이는 것에 대해 굳이 찾아보자면 집시법에서 규정한 일몰 이후 집회 금지조항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는 200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판결을 받은 조항이다. 이렇게 헌법 정신에 반하는 법률이라 하더라도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이 저자가 책 전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준법정신인가 셋째, 준법정신의 필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시민들의 덕성 함양과 더불어 준법정신의 함양을 강조한다. 시민들이 법을 준수하고 존중하는 태도는 분명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만일 그 법이 인권을 침해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단지 헌법과 법률에 쓰여 있기 때문에 이를 무조건적으로 준수해야 한다는 것은 저자가 그토록 비판하는 다수에의 횡포에 불과하다. 예컨대 박정희의 유신 독재 시절(1970년대) 정부가 행한 모든 행위는 '유신헌법'에 따라 형식적으로는 합헌적이고 합법적인 것이었다. 저자가 비판하는 '촛불불법시위'도 2008년 당시에는 불법이었으나 2009년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저자의 주장은 입법에 대한 위헌법률심사제도의 근거로 소수자의 보호를 들고 있는 것과 모순되기도 한다. 2) 기독교 편향적 시각 저자는 곳곳에서 유교와 더불어 기독교윤리를 우리나라 사회를 선한 사회로 만들 수 있는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첫째, "우리나라 사람의 3분지 1이나 신봉하는" 기독교의 윤리가 과연 어느 정도로 큰 비중인가? 2005년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46%가 무교로 답하고 있으며, 불교가 23%, 개신교가 18%, 천주교가 11% 순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은연중에 개신교와 천주교를 합쳐 1/3로 간주하였으며, 이를 "3분지 1이나"라는 식의 표현으로 상당히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독교를 신봉하고 있음을 표현한다. 둘째, 백 번 양보해서 개신교와 천주교를 합쳐 "3분지 1이나"되는 사람들이 기독교를 신봉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는 어떠한가? 2010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조사한 '2010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개신교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7.6%인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8.4%였다. 이러한 국민적 정서를 무시한 채 지속적으로 기독교 윤리를 유교와 함께 강조하는 것은 저자의 종교적 믿음의 과도한 투영은 아닌가 생각한다.
3.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은 누구나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학자라면, 자신이 연구하는 주제에서만큼은 중립성을 지키면서 팩트에 기반하여 논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저자의 경우 현대 한국 역사상 법치주의와 헌법, 민주주의를 가장 유린했던 박정희에 대해 경제 발전을 이유로 정당화하며 전두환에 대해서는 비중있게 다루고 있지도 않다. 박정희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영역은 경제 영역이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영역이 아니다. 저자 개인의 정치적 성향으로 사실에 따른 평가를 호도했다는 점에서 실망감이 컸던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