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 『헵타메론』 은 16세기를 중세를 배경으로 귀부인 플로리다와 기사 아마두르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 연애 소설이다. 두 주인공이 해피엔딩 / 베드엔딩을 나눠 가지게 되는 상황을 보며 무심한 삶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한 위의 소설은 16세기에 출간된 고전소설 답지않게 너무 화려해서 산만하게 만드는 표현들이 적은 편이라 다른 고전 소설과 비교해서 속도감 있게 즐길 수 있어 좋았다. " 말을 하는 편이 나은가요, 차라리 죽는 편이 나은가요?"" 라는 구절이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Call Me by Your Name』 과 영화 원작인 『그해, 여름 손님』(안드레 애치먼 저) 에서 중요 소재로 언급된다고 소개되어졌다고 하는데, 무심함 속에 감춰진 욕망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장치였다고 본다. ============================== 마르그리트 드 나바르 Marguerite de Navarre(1492-1549) 의 『헵타메론 L'Heptameron』(프랑스식 발음은 '엡타메롱')은 16세기에 처음 출간되었다. 이 이야기를 무려 500 년 지난 21 세기에 만나게 된 독자들을 위해 간략한 설명이 필요할 듯싶다. 헵타메론은 그리스어로 일곱을 뜻하는 헵타 ?πτ?, 그리고 하루를 뜻하는 헤메라 ?μ?ρα 에서 온 제목으로 일곱 날 동안의 일이라는 뜻이다. 헵타메론이란 제목은 마르그리트 드 나바르가 쓴 이야기 모음에 후세가 붙인 것 … 헵타메론은 열 명의 남녀가 서로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제목이 말해주듯 이레 동안 나눈 이야기가 주가 된다. p 011, 012 들어가는 글 ============================== 그럼에도 파울리나의 뛰어난 관찰력이 아마두르는 몹시 불편했다. 순진하기 그지없는 플로리다가 파울리나 앞에서 종종 아마두르에게 말을 건네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마두르는 눈빛에 제 속마음이 드러나지 않도록 기를 쓰고 버텨야 했다. 유쾌하지 않은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막아야겠다고 마음먹은 아마두르는 어느 날 창턱에 몸을 기댄 채 플로리다에게 말을 꺼냈다. "상냥하신 아가씨, 조언을 청합니다. 어느 쪽이 더 나은지요? 말을 하는 편이 나은가요, 차라리 죽는 편이 나은가요?" 플로리다는 지체 없이 대답했다. "난 언제든 내 친구들에게 죽지 말고 말을 하라고 충고할 거예요. 말이란 대개 고칠 수 있지만 한번 잃은 목숨은 되돌릴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약속해주시겠어요." 아마두르가 말을 이었다. "제가 드리려는 말씀을 다 들으실 때까지 불쾌해하거나 놀라지 않겠다고요." p 037, 038 헵타메론 : 열 번째 이야기 ============================== 소설을 읽는 사람은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을 보기 마련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 연애 소설은 특히 그렇다. 문제의 소설 『헵타메론』 은 극중 소개와 마찬가지로 16세기 프랑스 로망스인데, 로망스(romance) 를 영어로 읽으면 로맨스가 된다. 로망스는 기사의 무용담이나 귀부인과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다룬) 연애담이었다. 프랑스어로 소설은 로망(roman) 이며 이것을 일본식으로 적은 한자어가 낭만(浪漫) 인데, 캐나다의 문학평론가 노스럽 프라이의 『비평의 해부』 에 따르면 낭만주의 시대와 근대의 '소설' 이 있기 전에 존재한 픽션의 형식이었다. 중세, 특히 십자군 전쟁이 한창이던 때, 귀족 남성들은 전쟁 중이었고 정략혼을 통해 맺어진 그들의 젊고 아름다운 아내는 집에 남겨져 있었으며, 군대가 귀환하는 때의 영웅들은 활약이 컸던 기사들이었다. 그들이 로망스의 주인공이었다. 사랑은 언제나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다. 귀족의 결혼은 정략적인 판단으로 가문과 가문에 이해 이루어졌다. 귀족 남성을 수행하는 젊고 용맹한 기사들이 귀부인들의 마음을 뛰게 했지만, 그렇다고 그 사랑이 인정받기는 어려웠다. 결혼과 애정을 분리해 생각하는 일이 그 시대의 귀족들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랜슬론과 기네비어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라. 그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더 애절하게 읽혔으리라는 점은 말할 것도 없다. 『헵타메론』 역시 그런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다. p 093, 094 『헵타메론』 은 왜, 그리고 어떻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영화와 소설에서 역할하는가 해설 ㅡ 당신은 내 고백을 받을 준비가 됐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