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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잘 어울리는 글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단지 제목때문일까? 제목 속의 '여름'은 단지 어느 한 계절만을 일컫는 것일까? 책을 읽을수록 단순히 계절만을 일컫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풋풋한 봄을 지나 성숙해지는 가을로 향하는 짧은 한때, 손에 움켜잡을 수 없이 빠져나가버리지만 마음 한구석을 계속 차지하는 그런 시간, 내게 책 속의 여름은 그렇게 읽힌다. 그런 시간이기에 무라이 선생과 함께한 그들의 건축은 미완으로 남겨지고, 사카니시와 마리코의 사랑도 여름이라는 시간 속에 박제된다. 건축 설계경합에 당선이 되거나 혹은 떨어지는 것으로 확실하게 결론이 났다면, 사키니시와 마리코의 사랑이 결실을 맺었다면 ‘아, 해피엔딩이군. 깔끔하니 좋은걸’ 하고 내심 안도했을텐데, 저마다의 열정을 품은 시간은 그대로 멈추어 버린다. 마치 그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려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에 적힌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주인공 사카니시가 무라이 설계 사무소의 여름별장에서 국립현대도서관 설계경합을 준비하며 보낸, 그 한여름 만난 공간과 그 속에 자리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건축을 넘어선 여름 숲의 전경, 함께 나누던 음식, 그리고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깎던 연필향까지 다양한 이야기들과 감정들이 남아서인지 선뜻 글이 쓰여지지 않았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제국 호텔’이나 군나르 아스플룬드의 ‘숲의 묘지’, 이야기 속 ‘아스카야마 교회’의 모델이 되었다는 ‘산리즈카 교회’ 그리고 ‘여름 별장’의 배경으로 알려진 요시무라 준조의 ‘가루이자와 별장’을 하나, 하나 찾아보며, 건축 여행을 하듯 읽었던 그 기분을 적고 싶기도 했고,
계수나무며 산초나무 그리고 숲을 배경으로 지저귀는 새소리, 갓 구워낸 스콘의 맛과 향기, 짙게 깔린 숲의 향처럼 나를 사로잡았던 다양한 감각들을 이야기해보고 싶기도 했다.
실제로 그 이야기들을 몇 번이고 적어내려가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일까? 책을 읽은지 제법 시간이 지났는데도,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몰라 몇 번이나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렇게 끄적이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어떻게 적어내려가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저 내 기억 속의 여름이 다 가기 전에 짧은 글이라도 남기고 싶은 마음에, 손에 잡히지 않는 찰나의 마음이라고 담기 위해 그 여름에 대해 짧은 글을 적기로 했다. 그리고 겨울과 봄을 지나 다시 여름이 시작될 무렵 다시 한번 그 여름을 만나보기로 한다.
나는 나한테 배정된 이층 서고에 짐을 갖다놓고는 양말을 벗고 맨발이 되어보았다. 나무 바닥이 차가워서 기분이 좋다. 여름내내 맨발로 보내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가운뎃마당에 면한 작은 유리창을 열자, 눈앞에 커다란 계수나무가 보였다..(중략)..모든 유리창이 열리고 공기가 흐르기 시작한다. 여름 별장이 천천히 호흡을 되찾아간다. p.27
*나에게 적용하기 또다른 여름, 이 책을 다시 읽어보기(적용기한 : 2022년 여름)
*덧붙이는 말 원제는 火山のふもとで로 번역하면 ‘화산의 기슭에서’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여름별장이 위치한 아사마산을 의미하는 것일까 (일본어에 능통하신 이웃님들, 도움 주세요^^)
*기억에 남는 문장 “장작을 너무 붙이면 안 타. 너무 떼어놔도 안 타고. 약간 떨어져 있는게...... 봐, 이게 가장 잘 타는 간격이야.” 나는 잠자코 불을 보고 있었다. 장작과 장작 사이에 약간의 틈을 주고 늘어놓으면 그 틈새로 신나게 불길이 솟구친다. 사이를 떼어놓으면 그 순간 불길이 약해지고 빨갛던 장작이 하얀 연기를 내면서 까매진다. 장작을 가까이 갖다붙이면 다시 불꽃이 일어난다. 불꽃은 장작과 장작 사이에서 태어나는 덧없는 생물 같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변은 불타는 장작 소리만 이따금 튈 뿐, 빗소리도 바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p.41
연필 깎는 소리로 하루가 시작되는 것은 기타아오야마나 여름 별장이나 같았다. 시작해보니 분명히 그것은 아침에 제일 먼저 하는 작업으로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를 끓이는 향내처럼, 연필을 깎는 냄새에 아직 어딘가 멍한 머리 심지가 천천히 눈을 뜬다. 사각사긱 하는 소리에 귀의 신경도 전원이 켜진다. p.63
“선생님 건축에 들어서면 아무도 큰 소리를 안 내게 되지. 마음이 포근해지는 촉감이라든가 부드럽게 들어오는 광선이라든가 늘 쓰는 사람이 한참 지나서 겨우 알아챌 수 있는 장치들은 소곤소곤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는 것이나 같으니까, 사람 목소리도 거기 맞춰 작아지지.” p.81
“남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돼오는 것을 좋아해. 빙빙 돌리거나 복잡한 것은 싫거든. 새들도 세력 범위라든가 사랑이라든가 심플한 것을 노래하니까 순진하고 예쁜 소리를 내는 게 아닐까?” p.98
“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는 정말 중요하지. 아이들에게도 똑같아. 책을 읽고 있는 동안은 평소에 속한 사회나 가족과 떨어져서 책의 세계에 들어가지. 그러니까 책을 읽는 것은 고독하면서 고독하지 않은거야..(중략)..독서라는 것은, 아니 도서관이라는 것은 교회와 비슷한 곳이 아닐까?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 말이야.” pp.180-181
달이 없는 밤이었다. 회중전등을 켤 때까지 주변은 깊이도, 폭도, 수평도 알 수 없는 암측헤 싸여 있었다. 슬라이드식 스위치를 켜서 뿌옇고 희미한 빛의 원을 좌우로 움직여 바큇자국을 찾는다. 우리는 밟혀서 단단해진 바큇자국에 의지해서 저 멀리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콩알만 한 여름 별장 불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p.243
여름 별장을 밤의 어둠 속에서 올려다보는 것은 좋은 풍경이었다. 안에 있는 사람들 모습은 안 보인다. 그래도 백열등 빛은 인기척을 띠고 있는데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이 여기 있다는 표시로 보였다. p.248
“우치다 군은 셔터를 내려버리니까 말이야. 그렇게 해서 자기 자신을 무감각하게 해놓고 불합리하거나 억지를 잠자코 받아들이려는 성향이 있어. 자기가 다치지 않고, 잘 흘려보내기 위한 방위책일지도 몰라. 그러나 그래서는 오히려 상처를 입는 결과가 되거든.” pp.352-353
“슌스케씨는 의식이 돌아와도 일은 이제 못하겠지요. 유감스럽지만 어쩔 수 없지요. 사람한테는 주어진 시간이 있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시간이 남아 있는지 자기는 모르지만 그 끝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와요. 나는 매일 아침 오늘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다, 내일이 이 세상하고 하직하는 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젊은 사람은 그런 일을 생각할 필요가 없지만, 그렇지만 사실은 똑같아요.” p.366
“어떻게 끝내는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그렇지만 자기가 언제 마지막을 맞이할지 아무도 모르잖아? 내일 일은 내일이 걱정해줄 거라고.” p.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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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는 한 시간 남짓해서 그쳤다. 유리창을 열자 서늘하고 축축한 공기가 흘러 들어왔다. 비에 씻긴 초록에서 솟구치는 냄새. 서쪽 하늘이 이상할 정도로 밝아지면서 일몰 직전의 광선을 숲에 던진다. 완전히 황혼에 가라앉아가던 나무들의 잎사귀 가장 자리가 오랜지색으로 빛난다. 매미는 이제 암놈 부르기를 단념했는지 지짓 하고 짧게 울고는 계수나무에서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 (p. 151~152)
【 이 여름 별장은 다시 한 번 자네가 새롭게 만들면 돼. 탁해져서 움직이지 않게 된 현실에 숨결을 불어넣으면 되네. 건축은 예술이 아니야. 현실 그 자체지. 선생님이 언젠가 하신 말씀이 그때의 음성 그대로 내 귀에 되살아난다. 】 (p. 416)
소설의 끝자락에 다다르니 내 마음도 주인공의 마음을 따라 아련해졌다. 무라이 설계 사무소 직원들의 지나간 여름은 오래오래 여름 별장에 남았다. 여름과도 같은 그들의 젊은 날은 마음먹은 대로, 뜻대로 이뤄지는 시간들은 아니었다. 그저 다 흘려보내고 나니 그렇구나 싶다. 내 여름도 그러했다.
여름 냄새가 곳곳에 묻어 있는 소설이라 더욱 기분 좋게 읽었다. 차분한 주인공의 목소리 때문에 책을 펼치고 있는 동안 마음이 편안하고 차분해졌다. 잔잔한 일본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기도 하다. 이제 ‘여름’을 떠올릴 때는 이 소설이 함께 생각날 것 같다. 기분 좋은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다. 이런 책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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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이 훌륭한 소설인지, 걸작인지에 대한 평론가적인 판단 기준을 갖고 있지는 않다. 자연스레 기준이 쌓일만큼 소설을 많이 읽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내가 재밌어하는 책들이 있고 따져보면 어느정도는 기준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딱히 논할만큼 대단한것도 아니지만 이 책을 예를 들어봐도 괜찮을 것 같다. 그만큼 이 소설을 재밌게 읽었다. 첫째로는 전문직이 등장한다. 어차피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을 들여다보는 것이 소설 읽는 이유일테니 좀 더 흥미로운 또는 접해보지 않은 디테일들이 묘사되는 직업군들을 선호하는 것 같다. 건축가만큼 전문적인 분야도 드물지 않을까 싶고 건축계의 유명한 사람들 몇 정도만 알고 있음에도 이미 이 책은 50점 이상은 따고 들어갈 수 있을만큼 읽을 거리들이 풍부하다. 흔히 좋은 드라마에는 다양한 좋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듯이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등장인물들이 (게다가 다들 선한 사람들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일일 드라마처럼 적당한 사건과 연애 등이 발생하는 것이 두번째 요인이 아닐까 싶다. 건축이라는 전문적인 분야를 배경으로 하기에 첫번째와 두번째 요인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고. 마지막으로는 마치 3시간 이상의 대하 영화들 처럼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생의 한 시점을 자세하게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는 소설도 흥미롭지만 각 등장인물들의 세월이 흐른 뒤의 뒷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소설은 어쩔수 없이 매력적이다. 거의 모든 장을 한정된 공간과 시간에서 조금씩 건축물을 완성해가듯 쌓아가는 네러티브도 충분히 매력적인데 마지막 몇 장의 점프컷된 마무리는 이 책을 근래에 가장 재밌게 읽었던 책으로 만들어준다. 작가가 50 넘어서 첫 소설로 발표한 것이 이 책이라고 한다. 이 작가의 가장 최근작을 먼저 읽었었는데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는 인생의 뒷부분에 서서 소멸되어감을 바라보는 것에 방점을 찍은 것 같다면 이 데뷔작은 작가의 흘러온 인생을 젊었던 시절에서부터 앞으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다. 책의 내러티브를 그대로 따라 찍어도 좋은 영화가 나올것 같은 책이다. 감독이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면 좋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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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이에 마사시가 쓰고 김춘미 옮기다 비채에서 2016년 8월에 출간하였다 /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이 책을 설명했던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게 되었다 일본 문학만의 즐거움도 구매를 이끌기도 했고, 책도, 표지도.
문장은 이것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강렬한 묘사 다자이 오사무의 깊은 사색 마루야마 겐지의 선 굵은 뚝심 무라카미 하루키의 스타일리시한 여백/
이건 읽어야 해! 하고 구매했다
표지는 숲이 마음에 들었는데 한지에 프린팅 한 것도 좋았고 근데 디자인을 준 흰색 선 라인들이 조잡하게 여겨졌고 내지의 나무결이 너무 채도가 높아서 , 아쉬웠다 !
내용은 잔잔하고 아름다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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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뜬금없이 내가 건축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는지 잘 모르겠다. 엄마말씀처럼 그냥 회사 다니면서 적당하게 남자를 만나 결혼하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나는 왜 그때 공부를 하겠다고, 공부를 해서 건축을 전공하겠다고 했는지 그 동기를 모르겠다. 그리고 많은 회사 중에 왜 설계사무소에 들어갔는지. 사실 그 자리는 내가 아니라 내 후배의 자리였는데, 얼결에 내가 면접을 보게 되었고 합격을 했다. 건축과에 다니면 누구나 들어가고 싶다는 설계사무소. 대기업을 끼고 있지 않으면서 다양한 설계를 했던 회사. 만약 지금도 계속 그 설계사무소에 다녔다면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1982년 일본의 고급 별장지. 이곳에서 ‘무라이 건축 설계사무소’직원들은 여름 한 철을 보낸다.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던 무라이 건축 설계사무소에 입사하게 된 ‘나’는 이곳에서 국립현대도서관 설계 경합을 위해 투입되고 열심히 일하게 되는데...
이 책은 특별한 줄거리가 없다. 대학을 졸업한 ‘나’가 무라이 설계사무소에 입사하게 되고 이곳에서 건축과 삶, 그리고 일상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살아가는 그저 그런 평범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담고 있는 다양한 건축 용어와 건축에 대한 생각은 나를 대학교 3학년 학생으로 돌려놓았다. 1학년은 건축과 무관하게 교양필수와 교양 선택을 배웠고 그 중간에 조금씩 전공에 대해 배웠다. 2학년이 되면서 전공을 공부했지만 건축에 대해 몰랐던 나는 눈에 보이는 화려함을 건축에 담으려 노력했던 것 같다. 3학년이 되어서야 조금씩 건축이 담고자 하는 정신을 생각했지만 여전히 뜬구름 잡는 이야기였다는 걸 이제서야 조금 알 것 같다. 그 당시 건축 서적을 뒤적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문학 공부를 했다면 건축이 조금 더 쉬웠을까?
플로어 플랜 위에서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고 흐르고 돌게 되는지 쓸데없는 움직임이나 무리한 움직임은 없는지, (51) - 동선의 중요성. 와 귀에 딱지가 붙게 들었던 이야기다. 선을 계속 긋고 있으면 어느 지점부터 의식이 흐트러지는 때가 있다. 그 틈을 노려서 실수가 미끄러져 들어오니까 연필이 어떻게 닳는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65) - 1학년때 처음으로 트레싱지에 선 긋기 연습을 했다. 선 굵기를 다르게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그때 알았다. 근데 무념무상으로 선을 긋다보면 실수하게 된다. 그래서 감점을 당하기도 한다. 이 글이 그때를 생각나게 했다. 작품성을 우선하다가 사용할 때의 편리성을 희생한 건축물이 놀랄 만큼 많다.(119) - 작품성과 실용성 그리고 편리성을 동시에 충족할 만한 건축물을 만든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얼마나 많은 시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알게 하는 대목이다. 한 점의 틈도 그늘도 없는 완벽한 건축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그런 것은 아무도 못 만들어. (286) - 맞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존재한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완벽하면.. 그 완벽에 질식사 할 것 같으니까.
대학교 때 그리고 설계사무소에서 일할 때가 많이 생각나는 책이다. 그렇다고 내가 설계 파트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는 기획실에 있었기에 PP, PQ를 했었다. 그래서 도면을 보는 것보다 서류를 보는 일이 많았지만 그래도 현상 설계 프로젝트가 떨어지면 우리부서 모두 미친 듯이 일 했다. 단 하나의 당선작을 위해 설계도 해야 하지만 뒤에서 로비(?) 비슷한 것도 해야 하는 게 이쪽 일이었으니... 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녹초가 되는 건 당연지사였다. 같이 일했던 분들은 거의 대부분 설계사무소를 오픈했거나 큰 설계사무소에서 소장이나 사장직을 맡고 있다. 가끔 연락을 하고 안부 인사를 한다. 나에게 다시 건축 쪽으로 돌아오라고 말씀하시지만 이제 그쪽 일에 손 놓은 지 20년 가까이나 되니 돌아갈 수 없다. 나는 내 나름의 일을 할 뿐. 누군가에게는 지루할 수 있지만 나는 읽는 내내 즐거웠다. 설계를 하면서 고민했던 내적 갈등도 이해할 수 있었고, 건축 정신에 대해서도 생각했으니까. 잔잔하지만 매력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그런 잔잔함이 자칫 지루함을 동반할 수 있으니. ^^ 참고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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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아쉬워서 구매했다. 책은 읽을수록 좋아서 밑줄도 긋고 내 마음에 드는 문장 표시도 해 놓고, 오래오래 두고 읽고 싶어서 주문했다. 여름하면 이 책이 자꾸 생각난다. 제목을 기가 막히게 지었다. 원제 화산 자락에서 보다는 훨씬 더 우리나라 정서에도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유튜브에서 이 책 편집자의 이야기도 들어봤고해서 책이 더 와 닿았다. 이 책은 마치 오감을 모두 동원한 듯한 너무나 생생하고 디테일한 묘사가 더해져 잔잔하지만 마음에 오래 남는 책이었다. 오랜 편집자 생활을 마친 작가님의 첫 책이라고 들었다. 대단하다라는 생각밖에, 이 책은 소장하고 싶었고, 이 여름 온전하게 함께하고 싶었고 잔잔하지만 정교한 감성 속으로 빠져가게 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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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표님의 블로그에서 소개 받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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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글귀를 보다가 마음을 사로잡네요. 무더운 여름 하루를 시원 따뜻하게 해줘서 오래도록 천천히 읽고싶은 책입니다. 꿈꾸는 그곳이 실제로 존재하기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을 좋아하는데 책들의 부엌에서 보고 메모해놓고 여름에 사서 여름 끝자락까지 아껴가며 읽고 있습니다. 이런류의 소설은 잠깐 빌려읽으려는 사람이 많은 편이지만 저는 오히려 이런책은 소장해서 가끔씩 꺼내보며 읽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덥지만 여름이 내 안 그곳에 남아있기를 또한 바래봅니다~~~ |
| 글이 잔잔하고 섬세하고 누군가 글쓰기를 건축에 비유한걸 봤었는데 심지어 글의 소재가 건축이고 또 작가가 그 분야를 잘 알고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문장도 섬세하고 어휘가 적재적소에 딱 맞게 있고 약간은 회고록같기도 하고 에세이같기도 하고 약간 명상같은 글인거 같네요. 그러나 어딘가 뜬구름같은 글이었네요. 삶을 이야기하는거 같긴한데 삶이 과연 이런가 싶기도 하고.. 아름답고 노스텔지어가 있고 꿈결같고 아름다운 풍광, 날씨, 그리고 섬세한 문장과 독백들 줄칠만한 것들이 꽤 많은데 왜 이렇게 겉핥기같은지.. 사실 이 책은 지하철서 누군가 읽고있는 걸 보고 어떤책인지 궁금해서 사본거고 읽는동안 저도 같이 잔잔해져 나쁘진 않았지만 역시 전 이런 일본 소설과는 잘 맞지 않는거 같네요. 아 읽을때 메모한걸 보니 사치스럽고 자신들의 무해함을 강조하고 절박함이 없고 오만하다고 했네욬ㅋㅋ 좋은글이겠지만 전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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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입에 붙지 않아서 한참을 되뇌여야하는 그런책이다. 여름이 오래 그곳에 남았는지. 여름이 그곳에 오래 남았는지. 난 아무래도 여름이 그곳에 오~래 남은것 같다. 맘이 지치고 힘들어 쉬고 싶을때 문득 생각나서 다시 읽는다. 어려운문장도 없고 내게 교훈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저 그곳에 오래 머무른 여름을 습하고 싱그럽게 느끼면 된다. 습하면 등목하고 시원한 수박을 잘라먹고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 생각나게 하면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 그렇게 위로해주는 책이다. 나도 이런 글을 써보고 싶다. 지친 누군에겐가 묻지않고 그냥 머물다 갈수있도록. . 오래 머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