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흙먼지 날리는 풍경 속에 고귀한 아름다움이 있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에 대해 생각했다 시인을 그리워하며 읽었다
* 나는 문득 점토판 한 귀퉁이에 있는 서너 개의 지문을 발견했다. 덜 마른 진흙을 이기면서 남겨진 한 수메르인의 지문이었다. 나의 지문과 마찬가지로 나선형으로 된 선이 나란히 중심을 향하여 정렬되어 있었다. 나는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다. 인간의 지문이 가지는 그 등성이 같은 아련한 선은 인간이라는, 아련한 곡선을 그 존재 기반으로 가지고 싶어하는 종의 흔적을 전해주는 듯했다.
* 그러나 한 인간으로서 너른 우주에 던져진 한 시인은 무엇을 듣고 있는가. 그리고 그 시 안의 순간들과 그런 것들이 번역되지는 않으나 존재할 권리.
* 백석에 대한 글도 좋았다 시인의 할머니 이야기는 늘 좋고-.
|
|
* 오랜만에 쓴다. 리뷰 오랜만인 것이다. 애인의 추천으로 예정에 없던 책을 읽게 되었다. 허수경이라는 말에 마음이 무너진다. * 나는 문득 점토판 한 귀퉁이에 있는 서너 개의 지문을 발견했다. 덜 마른 진흙을 이기면서 남겨진 한 수메르인의 지문이었다. 나의 지문과 마찬가지로 나선형으로 된 선이 나란히 중심을 향하여 정렬되어 있었다. 나는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다. 인간의 지문이 가지는 그 등성이 같은 아련한 선은 인간이라는, 아련한 곡선을 그 존재 기반으로 가지고 싶어하는 종의 흔적을 전해주는 듯했다. * 그녀가 계속 머물러있는 것 같다. 상실이 와닿지 않는다. |
|
"무덤을 방문하는 자에게 무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무덤을 방문하는 자들은 무덤을 앞에 두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말하려고 할 뿐이다." 폐허 앞에서 겸손해진다. 과거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이 책은 인간의 사람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시인이 발굴지에서 경험하고 생각한 내용의 글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역사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지나간 과거를 들여다보니 내가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게 되던 끝은 모두가 비슷하겠구나. 그저 해골이 될 뿐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생각의 무게를 갖게 하되 삶은 가벼워 졌다. "냄새로 사로잡힌 삶이여, 죽은 지 오래된 인간들은 자신의 모든 냄새를 지우면서 드디어 흙으로 돌아간다." |
|
허수경 시인이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었다는 이 책은 참으로 먹먹하고 슬프다. 시인은 왜 많고 많은 학문 중에 고고학, 그중에서도 바빌론 같은 고대의 폐허 도시에 빠져 연구했는지 궁금하다. 그 궁금증으로 이 책을 구입했다. 2005년 발간된 개정판 이전의 제목 <모래도시를 찾아서>가 훨씬 더 잘 어울린다. 그의 산문집은 부평초 같은 삶과 고대 발굴지에서 본 역사 너머의 죽음, 외롭고 쓸쓸한 시간 등이 잘 느껴진다. 발굴이란 참 성과를 올리기 어려운 연구이고, 성과마저도 결국 죽음의 흔적들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시간을 뛰어넘어 일반인이 예상할 수 없는 애정 없이는 할 수 없는 연구라는 생각이다. 쓸쓸함의 끝에서 또 작은 위안을 얻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