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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인 우리 아버지는 자상하시고 너그러운 분이기는 했지만 이상하게도 아버지와 함께 했던 추억은 그다지 많지 않다. 분명히 장난감도 사주고 게임기도 사주고, 놀러가기도 많이 한것 같은데...아버지가 나와 놀아주었던 기억은 별로 없다. 방관인지 무관심인지 대학졸업이후에도 계속되었던 아버지와의 알수 없었던 거리감. 곰곰히 생각해보니 학업이외의 일로 아버지와 맞딱드린적은 없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버지와의 교감이 단절된 채 성장한 탓일까? 지금도 아버지와 단둘이 식사를 할때면 친근함보다 어색함이 먼저 밀려오는것이 사실이다. 아버지의 몇몇 제자들이 내 친구이기도 한 상황에서 밖에서는 입밖에 꺼내지 못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나의 감정은 아직도 애증관계라고 할수 있다. 밉지만 나를 낳아주신 분이기에, 내가 사회에 정착할때까지 나를 키워주시고 뒷바라지 해주신분이기에, 또 가족이기 때문에 평생을 같은 울타리 안에서 보내야 하는 아버지.
이 책을 통해 아버지의 마음을 느껴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화물트럭의 짐꾼으로 일하는 야스. 그는 아내 미사코의 임신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곧 미사코는 그의 아들 아키라를 낳는다. 세명의 가족이 된 야스가족.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날이 계속되는가 했지만 화물이 넘어지는 사고가 일어나고 미사코는 아들 아키라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이 죽게 된다. 어릴적 원폭으로 부모를 잃고 고아로 자란 미사코. 왜 또 그녀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지 가슴이 지렸다.
둘이 되어버린 가족. 야스는 혼자의 힘으로 우직하게 아키라를 키워나간다. 어머니가 없다는 우려속에 야스는 아들 아키라에게 무한한 애정을 베풀면서 꾿꾿하게 잘 키워나간다. 어머니의 공백에 비하면 그 빈자리는 크게 느껴질테지만 다행히도 야스에게는 어릴적 부터 친구인 죽마고우 쇼운스님이 있고 야스를 어릴적 부터 키워준 누님 다에코도 있다. 그리고 야스에게는 아버지와도 같은 가이운 스님도 있으니, 이정도면 아키라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세명이나 있는 셈이다. 대학진학의 상경문제로 가출을 했을때도 쇼운의 집이라는 잘곳이 있으니, 문제 될게 없어보이는...작가의 안전장치. 자신을 대신해 죽은 어머니의 혼백이 편안하게 쉴수 있도록 공부도 잘하고 아버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잘 자라나는 아키라
재혼의 기회가 있었지만 재혼으로 인하여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아키라의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재혼을 포기하는 야스, 후에 그의아버지에게 찾아가 자신을 낳아주신 아버지에게 감사의 표현을 한다. 아버지가 없었으면 자기역시 존재하지 않았기에, 또 그의 아들 아키라도 존재하지 않았기에.
사실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찾아가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정서에 아니, 적어도 나에게는 맞지 않는다.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원망의 순간을 외치고 싶을때에 감사하다고? 이건 '메이와쿠'와 '키쿠바리'로 대표되는 일본문화의 표현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아버지를 남이라고 생각했기에 저런 감사의 표현을 할수 있지 않았을까?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까지 하는 아키라. 다 큰 자식을 떠나 보내는 야스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속은 한없이 부드러웠던 야스, 술만 먹으면 뚝뚝 눈물을 흘리던 야스. 겉으로는 강하고 엄해보이지만 속은 한없이 약한 것이 아버지들의 자화상이 아닐런지...
문득 이 책을 읽고 보니 우리 아버지의 넓은 어깨가 작아진 느낌이 든다. 우리 형제를 키우느라 얼마나 많은 세상의 풍파를 이겨내셨을지 야스를 통해 한번 경험했다고나 할까.부모의 마음은 부모가 되봐야 안다고 하지 않았는가? 아버지가 어떤 심정으로 나를 키우셨는지 물어보고 싶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 언젠가는 이야기 할수 있을런지...이 한권의 책으로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변할리는 없겠지만 아버지가 어떤 마음으로 나를 지켜보며 키우셨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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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이라고 하는 오월에 이책을 만난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중의 하나일것이다. 제목이 아빠는~ 으로 시작되길래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아빠를 표현하는 작품일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아이였던 외로운 한남자가 똑같이 외로운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고 육아를 거쳐 아이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긴 삶의 시간들의 아버지의 시각으로 표현이 되어있다. 입이 거친 남자인 야스는 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그 이전과는 다르게 삶을 대하는 태도를 보인다. 어머니의 사망과 아버지의 재혼으로 친척집에서 커야했던 야스에겐 가족이 지니는 의미가 남달랐지만 아내 미사코를 만나기전에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안으로 들어갈 기회가 주어지지않았었다. 외로운 남자 야스와 역시나 외롭던 여자 미사코가 만나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가족이란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화물트럭일을 하면서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바람에 아내 미사코에게 살가운 말 한마디 잘 못하는 야스지만 마음 깊은곳에서는 누구보다 아내를 귀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밖으로는 여전히 표현을 하지못하고 퉁명스럽던 야스는 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부터 성실함의 표본이 되어 두배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첫아이를 만나는 경이로운 순간, 아이가 옹알이를 하고 눈을 맞추고 첫걸음을 떼던 그 신기하고 신비로운 순간들을 경험하면서 아버지인 야스는 아들 아키라와 함께 조금씩 커가는것인줄도 모른다. 그런데 행복을 누군가 시기라도 한것일까.. 나중에 돌이켜보면 그것이 안좋은 일들을 미연에 예방하기위해서 보였던 징조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기억들이 있다. 꼭 미사코를 사고로 잃었던 그날의 조짐들처럼. 왜 그날은 비가 왔을가.. 왜 그날은 그렇게 짜증이 나고 내키지않았을까.. 만약에 만약에 수없이 되뇌여도 소용없는 말, 그날 그 시간 이전으로 시간을 되돌릴수만 , 그렇게 야스는 아키라와 단둘이 남겨졌다. 아키라를 구하고 미사코가 대신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아키라가 알아선 안된다. 사고 이후부터 야스와 아키라의 단둘의 긴 삶의 여행이 시작된다.
야스에게는 죽마고우인 친구 쇼운이 있고 아버지같은 가이운 스님이 있고 친누부같은 다에코가 있다. 그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야스를 걱정하고 아키라를 키우는 과정에 동행하게 된다. 아키라가 엄마의 부재를 슬퍼하고 기운이 없어할때 그런 아키라를 보면서 야스가 힘들어할때 가이운스님이 보여준 모습은 참 인상적이다. 아빠인 야스가 아키라를 안고 있어도 등을 시려울테지만 가이온 스님의 손바닥으로 쇼운의 손바닥으로 그렇게 하나씩 둘씩 온기를 보태면 점점 시려움이 사라질것이라는.. 엄마인 미사코는 같이 할 수 없지만 야스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아키라의 시린등을 데워줄것이라는 말과 함께 함께 울지말고 아키라가 울면 웃으라는 그말이 아키라를 키우는 내내 야스에게는 주문처럼 들렸으리라고 생각한다.
영원히 아이일것 같았던 아키라가 자란다. 아키라가 자랄수록 야스의 자리는 점점 좁아만지고 품에서 떠날것같지않았던 아키라가 대학진학을 위해 도코에 갈 계획이란걸 알았을때 그때서야 야스는 홀로서기 연습에 돌입한다. 계속 끌어안고 가고싶었는데 그것은 야스의 인생이지 아키라의 인생이 아니라는걸 인지한 탓이다. 그리고 야스는 아버지였던 자신이 또한 아버지의 아들이었단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야스를 찾는 친아버지를 찾아간 야스는 "저를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하기에 이르른다. 만약에 야스를 낳지않았더라면 아키라가 없었을테니,그저 고맙고 고마울따름이었다.
야스의 인생은 남자로서의 인생보다는 아버지의 인생에 가까웠었다. 아키라를 구하고 대신 목숨을 잃은 마사코의 이야기를 사실대로 들려줄경우 아키라가 입을 상처를 대신해 야스를 구하고 목숨을 잃은 이야기로 사실을 변형시킨다거나 아들이 잘못했을때는 야단을 치지만 상대방에게 도가 없는 질책을 받았을때는 나서서 차단시키려고 하는 그저 내인생보다는 자식의 인생이 잘되기를 바라는 아버지. 아이는 자라서 부모의 곁을 떠나는것이 당연한데, 아키라가 일부러 야스의 마음을 배반하는 일을 하는것은 아닌데도 꼭 야스의 짝사랑을 보는것 같아 안쓰러웠다. 그래 사실 알고보면 그렇다. 부모란 사람들은 내부모가 나를 짝사랑하며 키웠던것처럼 내 자식들을 또 짝사랑으로 키워낸다.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너만 행복하다면... 아키라도 자라서 부모가 되었으니 이제야 아버지 야스의 마음을 알게 될것이다. 그렇게 사랑은 아버지에서 아들로 아들에서 또 아들로 이어서 흐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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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부부! 드라마속에서나 만나던 그 이름이 지금은 우리 가족의 모습이 되어버렸다. 결혼하고 벌써 3년이란 시간을 주말 부부로 살아간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 이어진 주말 부녀, 부자! ㅠ.ㅠ 세살 딸아이와 이제 갓 백일을 넘긴 아들 녀석에게도 똑같이 주말뿐인 아빠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아들 녀석이야 그렇다지만 제법 말도 시작하고 한창 어리광을 부리는 우리 딸아이에게 아빠의 미안한 마음은 더욱 크다. 아내에게는 물론이고... 월요일 집을 나서는 발걸음은 그래서 언제나 무겁다.
아빠! 라는 이름을 얻게된지 2년이란 시간이 채지나지 않았지만 어느새 그 이름에 어색함이 없다. 오히려 딸아이가 부르는 그 '아빠'라는 이름에 치쳐있던 어깨에 힘이 불끈, 힘겨운 일상속에서도 입 꼬리가 가르마까지 모인다. 세상의 모든 아빠들이 그렇듯, 아이들은 힘겨워하는 아빠들도 춤추게 한다. ^^ '딸바보'라는 이름이 전혀 싫지도 어색하지도 않는 아빠가 된 지금, 나 자신이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가진, 가장 행복한 사나이가 아닐까 싶다. 난 아빠다! ^^
"엄마가 없어도 네 등이 춥지 않게 늘 지켜줄게"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아빠는 우주 최강 울보쟁이>는 나오키 상을 비롯해 내놓으라하는 일본 문학상을 휩쓴 시게마츠 기요시의 작품이다. 시게마츠 기요시? 사실 조금 낯선 이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몇번의 물음표를 되뇌이다 느낌표를 찍게 된 작가다. 지난해 여름에 만났던 '열구'라는 작품속에서 숨겨져 있던 그의 이름을 떠올린다. 그리 강렬하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인상적이었던 작품으로 기억되는 '열구', 그리고 일년만에 다시금 그의 이름이 담긴 따스함이 느껴지는 작품과 만난것이다.
<아빠는 우주 최강 울보쟁이>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미사코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들 아키라까지 생기면서 보잘것 없던 인생에서 행복을 찾았던 야스. 하지만 그의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아키라의 실수로 화물이 무너지고 아내 미사코는 아키라를 구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갑작스레 한 아이의 아빠, 온전히 그 역할을 떠맡게된 야스의 고군분투가 어쩌면 가슴 찡한 감동으로, 어떨땐 명랑한 웃음으로 그려진다. 초등학생에서 중, 고, 대학생 그리고 사회생활과 결혼... 갑자기 사라져버린 엄마의 자리, 그 자리를 채워가는 한 아빠의 모습, 그속에서 가족이란 이름이 가진 커다란 의미를 깨닫게된다.
아버지란 이런거다! 두 아이의 아빠가 된지 불과 몇년이 지나지 않았다. 그 힘겨운? 행복속에서도 가끔 아쉬움이란 감정이 스치는 것은 바로 나의 부모님에 대한 추억이 흐르는 시간이다. '엄마 아버지가 계셨으면 아이들 참 예뻐해주셨을텐데... 참 좋아하셨겠지...' 하는... 오래전에 우리의 곁을 떠나신 그 분들이 지금 나의 곁에 있는 이 아이들 덕분?에 더 많이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엄마'라는 이름이 평소 많은 시간을 추억하고 가슴 찡하게 만들다면 아이들의 아빠란 이름을 얻고난 이후 어쩌면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더욱 간절하고 진하게 다가온다. '아버지'...란 이름이...
8남매! 우리집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대가족이었다. 그때 우리 아버지는 어떠셨을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실때 어떤 느낌이 드셨을까? 감히 상상하기도 쉽지 않겠지만 아마 행복이란 감정, 약간의 두려움, 그리고 외로움과 고독이란 여러 감정들이 겹치듯 휘몰아치지 않았을까 싶다. 작은 흙집에서 서로 먹이를 달라고 다투고 짹짹되는 제비들의 모습이 아마 그때 우리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아버지는 그 모습이 예쁘기만 했을까? 아빠란 이름을 얻고 보니 그때 그 시간속 아버지의 모습, 그 마음을 조금은 알듯도 하다. 아버지... ㅠ.ㅠ
부모라는 건, 수지 안 맞는 장사다. ... 부모라는 건, 외로운 노릇이다. ... 부모라는 건, 슬픈 노릇이다. ... 부모라는 것은 어리석은 노릇이다. ... 부모라는 건, 애쓰는 노릇이다. ... 부모라는 건. 부모라는 건. 부모라는 건. 부모라서, 다행이다. - P. 257~ 258 -
백일 된 아들 녀석! 덕분에 아내는 매일매일 파스로 몸을 추스린다. 쬐끄만 녀석이 몸무게는 세살 누나에 못지 않기 때문이다. 주말 집에 발을 내려놓으면 아이들은 쑥쑥 커져있다. 아내는 점점 말라간다. 절대 그런일을 없어야겠지만 야스처럼 이 아이들을 혼자 키워야 한다면... 생각만으로도 쉽지 않다. 아내의 빈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을테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그들 가족보다 더 크고 어려운 일들이 다가올 것이다. 그의 자리에 내가 서있고, 감히 그의 이야기속에 나를 투영해보며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낀다. 그리고 하나더 여보 싸랑해~~ ^^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문제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다. 단순히 노는 날이 아닌 그 날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기념일이 되기를 많은 이들이 바랄 것이다. 가정의 달 5월! 나에게는 영원한 빈자리, 아버지 엄마의 따스함이 그리운 시간이 되기도 하고... 이제는 나의 아이들에게 어떤 아빠가 되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시게마츠 기요시의 <아빠는 우주 최강 울보쟁이>를 통해 따스하고 감동적인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리고 한번 더 나 자신에 다짐한다. 난.... 아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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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을 접하고 처음 느낀 것은 제목이 참 신파적이다는 것이었네요. 감동을 주는 이야기, 눈물을 불러 일으키는 이야기는 좋아합니다만 그것이 고찰 없는 단순한 신파인 경우에는 허무함만 느껴지니까요. 모든 주제는 상투적일 수 있습니다만 작가의 고민은 새로운 표현을 통해서 그 주제를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죠. 그런 노력이 없는 이야기가 신파라고 보기 때문에 신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분명 신파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설정은 전형성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화물트럭을 모는 고아 출신의 야스는 비슷한 처지의 미사코를 만납니다. 그리고 둘 사이에서는 아들 아키라가 태어나지요. 어느날, 야스의 일터에 놀러왔던 아기 아키라가 사고를 일으키고 아키라를 보호하려던 미사코는 목숨을 잃고 맙니다. 그리고 혼잣몸으로 고군분투 아키라를 키우는 야스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 이야기는 아키라가 학창시절을 거쳐 직장을 얻고 결혼하여 아기를 얻는 시기까지 이어져갑니다.
이런 상투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다행스럽게도 제게 매력적일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매력을 가졌던 것은 우선 적절한 캐릭터 설정에 힘입은 바가 커 보입니다. 야스는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전형적인 아버지상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항상 기댈 수 있는 완벽한 인간상으로 그려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고 가끔 이기적인 행동도 하는 허술한 모습으로 그려내는 것이죠. 하지만 어릴 적의 죽마고우, 이웃에 사는 누이, 삶의 진리의 일편을 본 주지스님, 심지어 스스로 바르게 깨달아가는 아들 아키라가 그런 아버지를 도와 길을 더듬어 선택하도록 이끕니다. 여러모로 이 이야기는 아들을 바르게 키우는 아버지의 이야기라기보다 가족, 친구, 이웃과 어우러져 후회없는 삶을 살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보입니다. 표현상으로도 인물이든, 배경이든 소설 속의 묘사를 너무나 좋아하는 제게 있어 저자의 깊이있고 섬세하면서도 절제를 잊지 않는 묘사는 꽤 맘에 드는 것이었습니다.
청소년 소설로 분류되는 책입니다만 청소년에게는 오히려 고리타분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은 것도 사실이네요. 오히려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을 조금씩 자신에게서 보기 시작하는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더 호소력이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외부적인 가치에 경도되어 자신의 진정한 바램을 잊곤 하는 우리들에게 삶을 돌이켜보고 그 너머를 건너다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될 듯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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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책을 읽은 독자들 모두 불행한 사건을 겪지만 생의 행복을 가족, 특히 아들 아키라를 열심히 키우려는 아버지 야스를 보며 우리모두 살며 겪는 가족 혹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을 책속에서 위안을 얻고자 했을 것이고 위로도 받았으리라 짐작된다 소설 초반 좌충우돌 청년 야스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과정을 읽으며 누구나 왠지 불길한 사건이 생길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을 것이다 마치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처럼.. 예상하던 대로 야스는 아내를 사고로 잃고 아키라를 열심히 키워 낸다 아주 흔하디 흔한 크리넥스 소설류이다 여타 다른 일본 소설 혹은 영화와 마찬가지로 이 소설에서도 술집 누이, 스님 친구..등 캐릭터 강한 조연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모두 짜여진 대로 야스의 친구이자 조력자들이며 이들과의 관계를 표현해내는 일본작가 특유의 묘사력이 돋보였고 읽는 재미를 선사해 주었다 슬픔 속에 야스와 그 친구들이 빚어내는 유머러스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게 해주는 작가만의 힘이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일본문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선술집, 야구, 목욕문화 등 익히 알고 있는 것이였지만 이 또한 읽는 재미가 있었고 무엇보다도 디지털화 되기 전 아날로그 시대 일본의 고도성장기가 시대 배경이라 그 때의 일본에 대한 묘사도 재미있었다 아내의 죽음, 사춘기 아들과의 갈등, 이혼녀와 아들의 결혼 곳곳에 등장하는 가족 갈등적 요소는 마치 한국의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였고 일본 사람들도 가족이란 틀에서 고민하는 것들은 우리와 별반 다름이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제목부터가 예상할 수 있었던바 작가는 작정하고 독자에게 눈물을 흘릴 준비를 단단히 하라는 듯 소시민 야스의 고달프고 서글픈 인생살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묘사하여 독자들에게 연민을 자아 내게 만든다 또 우리가 항상 살면서 사랑한 만큼 사랑 받기 원하는 속내가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을 부모가 가지는 이기심과 이타심을 적절히 묘사한 부분에서 작가가 많은 고민을 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지성이 덜 보이는 것 보면 이것은 분명히 작가의 능력이였고 이 소설 속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부모와 자식은 이런 것 아니였을까 하며 생각했던 소설 속 문장을 옮기며 감상을 맺을까 한다. “ 부모의 기억이 없는 야스는 자식의 성장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을 예습하지 못한다 그저 좋기만 한지..좋은 가운데 미묘한 쓸쓸함이 숨어 있는지, 자신의 부모의 모습을 떠올리며 아아, 그랬던 거구나 한고 확인할 수 가 없다 부모로서 모든 것이 처음 모든 것이 마지막 체험이 되고 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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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먹먹해지는 책 한 권을 만났다. 평소 일본 소설은 잘 읽지 않았다. 그런데 제목이 참 마음에 들어서 선택한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나의 아버지를 만났고 나의 하나뿐인 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야스는 혼자서 아들 아키라를 키우고 있다. 아내는 아들 아키라가 4살 되던 무렵, 아키라를 구하려다가 세상을 떠났다. 아내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크고 깊다. 야스와 아키라는 사춘기를 즈음에서 한 번의 위기를 맞게 된다. 아키라가 엄마의 죽음에 대해 궁금해 한 것이다. 아키라를 대신해 세상을 떠났다는 말로 아키라에게 상처를 주기 싫었던 야스는 몇 날 며칠을 고민한다. 결국 야스는 자신을 희생하여 아들을 지켜준다. 사춘기 동안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잘 넘겨가며, 드디어 아키라는 도쿄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을 하게 된다. 아키라가 도쿄에서 자취를 하기 위해 고향인 빈고시를 떠나자, 야스는 아들의 빈자리를 많이 느끼게 된다. 그렇게 일 년, 이 년이 지나고 아키라는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전공을 했던 법학부와는 상관이 없는 잡지사에 취직을 한다. 야스는 처음에 탐탁치않아 했지만, 결국 아들을 응원하며 아들의 잡지를 매달 챙겨 보는 지원군이 된다. 이제 자리를 잡아가나 할 때쯤 아들은 결혼할 여자라며 유미를 야스에게 데리고 온다. 그런데 유미는 아이까지 딸린 이혼녀인데...
남자 혼자서 아들을 키운다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여정이었다. 하지만 마음으로 아키라를 키워주는 이들-쇼운, 다에코, 가이운 주지스님, 유키에-과 함께한 시간들이었기에 야스는 또 힘을 내어 살아간다.
내게 많은 감동을 준 책이다. 그리고 부모가 되어서 이 책을 읽으니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겉으로 무뚝뚝하지만 속은 참 여린 아빠 야스를 보며, 이 시대의 많은 아빠들이 사실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마음껏 표현하고 싶지만 그것이 싶지만은 않은 것을 보며 나의 아버지를 생각해보았다. 야스는 처음에 본인의 생각과는 다르게, 아키라가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 하지만 결국 또 응원해주게 되는 야스를 보며, 어쩔 수 없는 영원한 지원군은 아버지라는 생각이 든다. 가슴 속 묻어두었던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고, 아들에 대한 나의 자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 따뜻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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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가장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시게마츠 키요시의 가족의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비타민F 라는 책으로 시게마츠 키요시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7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한권의 책이었으며, F로 시작하는 단어들에 얽힌 가족들의 이야기였다고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의 따뜻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책이었씁니다. 이번에 서평이벤트를 통하여 이 작가의 책을 보고는 반가운 마음에 신청하여 읽었습니다. 아직까지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보지 않았기때문에 작가가 가족에 대한 이야기만 쓴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작가아 생각하는 가족에 대한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야스오(야스)라는 주인공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야스는 원래 파친코나 술에 많은 시간을 보내던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직장을 소홀히하지는 않았지만, 결혼 후 아내가 임신을 하고 나서는 착실하게 살기 위해서 좋아하던 파친코나 술을 끊거나 줄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아이에 대한 책임감이나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야스는 언행도 거칠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우리의 아버지세대의 사람입니다. 마음과는 다르게 행동하고 표현해서 주위사람이나 자신을 스스로 힘들게하기도 합니다. 현명한 아내인 미사코의 성격을 그대로 이어받은 아키라는 엄마가 없어도 주변의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하루하루 잘 살아갑니다. 야스에게 누나나 엄마같은 다에코, 삼촌 부부같은 쇼운 내외등 야스의 주변에는 좋은 사람이 참 많습니다. 누군가에게 좋은 주변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내가 살아갈 인생에서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면 나는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니,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되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점을 차지하는 부분이 야스와 미사코의 부모님의 부재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에 부모를 느껴보지 못한채 어른이 되어서 아이를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야스와 제대로 전해주지 못한 미사코의 상황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럼에도 아키라는 잘 자라서 부모의 품을 떠나 도쿄의 생활을 하게 될 때에도 혼자 남는 아버지의 걱정으로 아키라는 도쿄행을 고민하기도 합니다. 도쿄에서 학교를 마치고 직장을 구하고 아들의 활약상이 실린 잡지를 10권이나 구매해서 지인들에게 주고 두고두고 보관하려는 야스를 보면서 자식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아키라는 결혼할 사람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와서 아버지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응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키라보다 7살 연상에 애까지 있는 사람이라고는 해도 아키라가 선택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런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이고, 내가 부모가 되었을 때 내 아이가 그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시점에서는 야스의 아이스러운 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 아닌가 합니다. 다에코의 가게에서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가슴앓이만 하던 야스에게 다에코와 쇼운의 합작으로 야스가 진심을 말하게 되고 받아들이는 부분에서 어른스러워졌다는 느낌에 괜히 제가 뿌듯했습니다. 아키라부부에게 아기가 생겼을 때 야스는 그래도 자기의 첫번째 손자는 겐짱(?)이라는 대목에는 코 끝이 찡했습니다. 함께 살자고하는 아키라에게 삶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장소를 지키고 싶다는 야스의 말에 또 한번 감동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바다에서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서 행복한 가족이 되어가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이야기를 다읽고 가족이란 무엇인가하는 생각에 빠졌습니다. 행복한 가족, 상실감을 가진 가족, 무관심한 가족 등 세상에는 다양한 가족들의 모습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상실감을 가진 가족이 서로를 이해하고 아픈 곳을 보듬어가며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가족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좋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를 위하는 것이 진정 어떠한 것인지 부모라면, 보모가 될 것이라면, 한번쯤 깊이 생각해봐야합니다. 아니, 꼭 해봐야하며, 늘 생각하며 살아야합니다. 자신의 아니는 착하고,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착각하고 살아가는 부모가 너무 많습니다. 누가 뭐라고 이야기하든 그것이 아이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자신의 아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여 아이에게 해를 준다고 판단되는 친구, 학교, 선생님들에게 가리지 않고 나서는 부모는 제대로 된 부모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사회, 문화, 가치관이 변한다고 하더라도 부모만은 그러지 않아야 합니다. 다른 아이들도 누군가에겐 가장 소중한 자식입니다. 부모라면, 아이의 문제에 대해서 객관적인 입장이 꼭 필요합니다. 물론 자신의 아이가 다치거나 힘들어 하는것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편치않을 뿐더러 참기 힘들만큼 아픕니다. 그렇지만 어른이기에, 부모이기에 감정적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이든 어느사건이든 이면적인 부분은 존재합니다. 나아가서 다면적인 부분도. 그렇기 때문에 한 가지 시각으로 편향된 부모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바랍니다. 언젠가 제가 부모가 되었을 때 이 책을 통해 배운점을 잊지않고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서평이 처음이라 다소 두서없기도하고 개인적인 생각이 많기도 한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좋은 부모가 되기위한 마음가짐은 누구나 다 느끼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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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 자네, 어떻게 된거야? 사람이 싹 바뀌어서 성실해졌다던데.' 집하처인 가나에수산을 찾아가니 마침 사무실 앞 도로에 물을 뿌리고 있던 비토 사장이 불러 세웠다. '우리 직원 말로는 애가 태어날 거라던데, 그 말 진짜야?' '예... 덕분에' 술을 마시면 명랑해지는 야스는 부어라 마셔라 쓰러질때까지 먹는 남자였다. 하지만 아빠가 된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다. 진지하게 변해버린 모습은 아이가 태어난다는 기쁨과 함께 찾아온 걱정때문이기도 하다.
별이 됐나? 야스는 밤하늘에 대고 묻는다. 너무 멀잖아, 그런 데로 가 버리면, 하고 중얼댄다. 꽃이 됐나? 누군가 화병에 꽂아 준 코스모스를 바라보며, 꽃은 시들어 버리잖아, 등신, 하고 한숨을 쉰다. 바람이 됐나? 창을 열어 향 냄새 자욱한 방의 공기를 환기시키면서, 그냥 스치고 지나가 버리기만 하면 재미없잖아, 하고 콧물을 훌쩍인다. 뜻하지 않던 사고를 미사코는 아키라 대신 목숨을 바쳤다. 세명의 가족이 두명이 된 것이다. 야스는 잠자는 듯한 얼굴로 가버린 미사코가 떠올랐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기는 쉽지가 않았다. (책을 읽으며 자꾸 일본 영화 특유의 허세가 심한 남자배우들의 발음이 겹쳐서 떠올랐다. )
엄마가 있으면 등 쪽에서도 안아주지. 그럼 등도 안 춥겠지. 아버지도 있고 엄마도 있는 친구들은 그렇게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데워져. 그런데 아키라, 너한테는 엄마가 없어. 그러니까 등은 계속 추울 거다. 아버지가 아무리 열심히 안아줘도, 등까지 다 안아줄 수는 없으니까. 그 추위를 짊어지는 일이, 아키라 너한테는 살아가는 일이다.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지도 않은 아키라가 말뜻을 온전히 알아들었을리는 없었다. 가이운 주지스님의 말에 아키라는 말없이 듣고만 있었다.
학교에서 야구후배를 배트로 때린것을 알고 아키라에 주먹을 내리친 야스. 커갈수록 점점 자신을 아이취급하며 가르치려는 아키라가 맘에 들지 않는 야스. 아키라는 그럴수록 더 어른스러운 행동을 하고 마냥 서운해지는 야스. 그런 야스는 아버지 같았던 가이운 스님을 떠올리며...생각한다. 부모라는 건 수지 안 맞는 장사다. 부모라는 건, 외로운 노릇이다. 부모라는 건, 슬픈 노릇이다. 부모라는 건, 어리석은 노릇이다. 부모라는 건, 애쓰는 노릇이다. 부모라는 건. 부모라는 건. ... 부모라서, 다행이다.
마치 일본영화 한편을 본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였다. 마초적이며 옛시대의 사무라이를 연상케하는 야스. 그리고 아키라의 등을 따뜻하게 데워준 쇼운, 유리코,아키에, 다에코 등 그의 이웃들이 엮어가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이다. 자꾸 예전에 보았던 일본 대머리 배우의 말투가 생각났다. (이름이 아무리...떠올려도 ㅜㅜ)
넘어지고 실수하지만 어린 아들을 키운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고, 엄마없이 부모의 역할을 하기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야스는 때로는 거칠다 싶을 정도로 때로는 가슴이 먹먹할 부성애로 아키라와 함께 커가고 있다. 겉으로는 아닌 척하며 하지말아야 할 말도 내뱉고 속으로 후회를 하지만, 절대 자식에게 미안하다는 말은 할 수 없다는 아버지 야스는 어릴적 무뚝뚝했더 우리들의 아버지일지도 모른다.
시대적인 배경이 1960년대로 우리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잘 묘사한 작품이라 여겨진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도 탁월하고 부모자식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였다. 왠지 영화로 제작되어도 재미있을거 같은 예감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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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는 건, 수지 안 맞는 장사다. 부모라는 건, 외로운 노릇이다. 부모라는 건, 슬픈 노릇이다. 부모라는 것은, 어리석은 노릇이다. 부모라는 건, 애쓰는 노릇이다. 부모라는 건, 부모라는 건, 부모라는 건, 부모라서, 다행이다. (p 257~p 258)
나에겐 '아빠'라는 호칭이 어색하다. 그렇게 불러 본 기억이 없다. 아니.......어쩜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 기억에서만 사라졌을 뿐. 나의 아버진 바다의 사나이셨다. 길게는 1년을 넘게 출렁이는 배 위에서 생활을 하시고 집에 오셔서 생활하는건 몇 개월 남짓이었기에 언제나 조심스럽고 좀 서먹한 그런 관계가 계속되었다.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한 아버지, 애교없고 까탈스러운 나, 그래서 아버지와 난 그렇게 살가운 사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딸을 걱정하고 챙겨 주는 아버지가 되셨고, 난 아버지가 살아 계심에 감사드리며 살고 있다. 부성애(父性愛). 찐하다. 짠하다. 먹먹하다. 드러냄을 쑥스러워한다.
트럭 운전자 야스, 쑥스러움 많고 무뚝뚝하고 눈물 많은 이 남자, 미사코와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산다. 아키라를 낳으면서 이 남자는 행복에 겨워 눈물 훔치는 날이 많아진다. "어, 다에코 누부야, 내가 왜 이럴까. 눈물이 난다. 왜 그런지 몰라도 미사코랑 아키라를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나온다. 행복한데 눈물이 나다니.... 내가 어떻게 된 거 아닌가 싶다. 이상하지?" "행복이란 게 이런 건가. 처음 알았다. 너무 행복하면 슬퍼진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p 43)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놓치고 사는 일이 많다. 가끔씩 정신이 번쩍 든다. 아이들이 깔깔대는 웃음소리, 서로 지지않으려고 투닥거리는 소리, 공부는 뒷전이어도 책은 늘 손에서 놓지 않는 아이들이 내 행복의 원천임을 자주 잊고 산다.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두 아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소리가 떠나질 않는다. 야무지게 닦지 못한 몸 여기저기서 물은 뚝뚝 떨어지는데 옷도 껴입지 않은 벌거벗은 몸으로 장난은 계속 된다. 그런 일상이 행복이란걸 내 무딘 감정은 너무 늦게 깨닫는다.
아카라와 동물원에 가기로 약속한 날, 비가 온다. 평소 말귀를 잘 알아듣던 아키라가 그 날 따라 유난히 동물원에 가고 싶다며 떼를 쓴다. 일이 꼬이는 하루다. 꼬인 실타래가 끝내 풀어지지 않고 미사코를 죽음으로 몰고 간 날이다. 무너지는 나무상자더미에 깔릴것 같은 아키라를 지키기 위해 미사코는 몸을 던져 아키라를 지켜낸다. 엄마는 별이 되고 아키라는 성장한다. 유치원에서 가족을 그리는 날, 아키라는 잘 기억나지 않는 엄마의 모습을 사진을 보며 그려도 된다는 선생님의 허락하에 엄마사진을 가지고 가지고 유치원에 간다. 하지만 아키라가 들고 간 미사코의 사진이 발단이 되 다른 아이들과 싸움을 벌이게 되고 그 날 이후 아키라는 밤마다 이불에 지도를 그린다. 야스는 그런 아키라를 고추친구인 쇼운 부부에게 보내 잠을 자게 한다. 아이를 가지지 못한 쇼운의 아내 유키에가 아키라를 아들 같이 여겨주고 아키라 역시 엄마의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유키에에게서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억수같이 눈이 퍼붓던 그 날밤, 쇼운의 아버지 가이운 주지스님은 잠이 든 아키라와 야스를 데리고 해안으로 간다. 자다 깬 아키라가 추위에 몸을 떨자 스님은 말한다. "엄마가 있으면 등 쪽에서도 안아주지. 그럼 등도 안 춥겠지. 아버지도 있고 엄마도 있는 친구들은 그렇게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데워져. 그런데 아키라, 너한테는 엄마가 없어. 그러니까 등은 계속 추울거다. 아버지가 아무리 열심히 안아줘도, 등까지 다 안아줄 수는 없으니까. 그 추위를 짊어지는 일이, 아키라 너한테는 살아가는 일이다." "등이 추운 채로 산다는 거는 힘든 일이다. 외롭다. 슬프고 억울하지." (p 95) 아키라는 이렇게 야스와, 가이운 주지스님, 쇼운 부부, 다에코의 도움을 받으며 탄탄하게 자란다. 아키라가 성장하는 동안 야스는 많은 눈물을 흘린다. 우는 것 조차 쑥스러워 하는 야스가 맘 놓고 울 수 있는 곳, 다에코 누부의 조그만 가게에서.
난, 이 남자, 야스가 너무 좋다. 무뚝뚝하고 쑥스러움 많지만 한없이 정 많고 사려깊은 이 남자가 정말 맘에 든다. 콧등, 찡하게 만드는 그의 부성애를 나의 남편이여, 당신도 좀 배워라.
가이운 스님에게 이별을 고하기 위해 아키라와 병원 복도를 걷던 날을 회상하며 야스는 말한다. "나란히 걷는 거, 그게 참 좋더라고." "그래도 이제 아키라도 중학생이라 그런지, 눈 똑바로 뜨고 아버지랑 정면으로 마주 보는 거는 안 해 준다. 아버지랑 아들이란 거는 그런 거겠지. 난 그날 밤에, 이제 아키라랑 마주 보는 일은 점점 줄어들겠구나, 했다. 속내를 말하자면 섭섭하다. 그래도 아버지랑 아들이 어깨를 나란히 해서 걷는 것도, 이것도 참, 어, 뭐라고 말을 해야 되나, 뭐라고 해야 되나, 절절히 사무친다, 응..." (p 225) 나의 남편은 걸음이 빠르다. 언제나 휑하니 앞서간다. 그리곤 느릿느릿 걸어오는 날 한참을 기다린다. 아이들은 뛴다. 아빠보다 앞서 뛴다.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르면서 냅다 뛰기만 한다. 큰 아들은 가끔 내 손을 잡고 나란히 걷는다. 넙적하고 두툼한 손이 이젠 내 손안에 폭 싸이지 않는다. 든든하다는 느낌. 글쎄.....딸이랑 손잡고 가는 맛은 이거랑은 다를래나? 아빠랑 아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모습, 상상만 해도 흐뭇하다.
아버지의 눈물, 본 적이 없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엄마 없이 내가 결혼하던 날, 빨갛게 충혈된 눈은 봤다. 원체 무뚝뚝하셨던 분이기도 하지만, 아마 아버지도 쑥스러워 눈물을 삼키셨을게다. 자고로 남자는 눈물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며 감정을 함부로 흘리지 말도록 배워온 세대 아니신가. 하지만, 아버지 당신은 참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오자 : p 204, 18째줄. 쇼우의 말이 - 쇼운의 말이 p 270, 6째줄. 이토록 쓸쓸한 느낌을 줄은 몰랐다. - 느낌일 줄은 p 277, 3째줄. 강한 자를 무찌르는 변호사기 되길 바랐다. - 변호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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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안한 말이지만, 난 일본 작가를 별루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나와의 정서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얕은 애국심이었는지... 일본가요나 영화, 책까지도.. 나도 모르게.. 거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한권의 책으로 나의 일본 문학의 선입견이 무너졌다고 해야할까?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시게마츠 기요시라는 작가는 나오키 상, 야마모토 슈고로 상, 쓰보타 조지 문학상 등 일본의 주요 문학상을 휩쓴 청소년 소설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작가란다. 어쩐지...
이책을 읽으면서....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양 이책속으로 젖어든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따듯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놓아 마음이 아리고 또 아리다.
시대배경은 1960년대 일본, 화물트럭의 짐부리는 일을 하는 아스는 아내 미사코와 가난하지만 서로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고아같은 외로운 인생의 야스에게 아내와 아들 아키라는 가족이라는 따뜻함, 행복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에 신들이 질투를 했을까? 야스의 직장에서 사고가 일어나고, 네 살 아들을 지키기 위해 엄마 미사코는 목숨을 바쳐 아이를 지켜낸다.
아내의 몫까지 대신해 홀로 아들을 키우는 화물 짐꾼 아빠,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를 사랑해 주는 주점 여주인과 오래된 사찰의 부부의 모습들은 참으로 아름답고 아름답다. 인간미가 철철 넘치는 아이가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자랄 수 있도록 모두가 나서서 돌봐주려하는 소도시 어른들의 모습이 마치 우리 어렸을적 한가족 같던 동네 모습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살짝 부럽다.
조금은 각박해진 현대 사회에서 닮아가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핏줄이 아니여도, 따스한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연결된 가족의 의미를 부러운 마음으로 되새겨 본다. 그리고 끝없이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든든하게 내 마음속에 존재하는 나의 아버지, 다정한 말한마디, 표현력도 없는 아버지였지만, 부도라는 사업실패 앞에서 가족들 앞에서 미안하다... 눈물을 흘리시던 모습이 다시금 생각이 났다. 그리고 사장이었던 과거를 다 묻고,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막노동까지 하셨던 아버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아빠는 우주 최강 울보쟁이] -마음 따스해지는 책을 난 오늘 만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