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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자취 공화국 / 구경미 일단 제목은 잘 지어야 한다. 이 책을 제목 때문에 읽었다고 하면 이해 될 것이다. 제목 뿐만 아니라 요즘은 표지도 예쁘게 만들어야 한다. 한 책모임에 나가서 수다를 나누던 중 책을 고를 때의 기준 얘기를 했다. 그때 알게된 게, 의외로 책표지를 많이 따진다는 것이다. 책제목이 마음에 들어도 표지가 예쁘지 않으면 사지 않는다는 사람이 몇 명 있었다. 물론 그 분들은 모두 여성분이었다. 나의 경우는 표지는 상관 안한다. 그냥 하얀 종이에 제목만 써도 상관없다. 내게 필요한 건 내용이니까.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자취와 관련이 있다. 소설속 주인공이 자취를 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하숙집에 우연히도 한 학년의 아이들만 모이게 된다. 모두 다른 방을 쓰지만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다. 밥당번 등을 정해서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생활을 하는 것이다. 자취집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읽는 게 즐거웠다. 고등학생때 자취를 해보지 않았기에 더욱더 신나게 읽었다. 서울에서 살았던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지방 소도시 여학생들의 일상적인 면들은 내게 흥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소소한 이야기들 속에 여고생들의 우정과 성장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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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끄러미 바라보다, 그대로 교문을 지나쳤다. 등교하는 아이들을 헤치며 걸었다. 아침부터 날이 흐리다 싶더니 결국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산은 챙겨 오지 못했다. 그럴 여유가 없었다. 전날 미리 꾸려놓았건만 집을 나서기 직전까지 배낭 속의 물건들을 넣었다 뺐다 하며 고민했다. 손때 묻은 내 물건들을 놓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일은 쉽지 않았다. 과감히 배낭끈을 조였다. 몇 개의 상점을 지나 마을로 들어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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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때 1학년 신입생 때 기숙사에서 일년을 보내고 학교 뒷편 마을에서 자취를 시작했었다. 첫해는 친구랑 3학년때부터는 혼자서 자취를 했었다. 그때 그집이 이소설에서 나오는 할아버지네 집과 비슷했었다. 본체에 붙은 방에 내가 살고 마당을 둘러산 작은 방들 5명정도의 학생들이 자취를 했었다. 다들 대학생이랑 책 속의 아이들처럼 늘 붙어다니지는 않았지만, 늦은 밤 혼자 돌아와 빈 방문을 문을 열기전 누군가의 방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에 위로를 받기도 했었다.
"나는 자리에 누웠지만 형광등을 끄지는 않았다. 밤늦게 돌아올 영주에게 희미하게나마 불빛을 주기 위해서였다. 또한 불을 밝혀둠으로써 누군가는 깨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어둠 속에서 홀로 자물쇠를 여는 것만큼 세상에 외로운 것이 없었다. 자취를 시작하고 난 뒤 나는 제일 먼저 그것을 알았다."
자취를 시작하게 하면서 멀리있는 가족보다 때론 더 가족같이 서로를 위해 주던 친구들... 같이 무엇을 하지 않아도 내 옆방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던 밤들..
"지난 밤 나는 역대 최악의 외로움을 겪었다. ~물론 아이들이 있을 때도 혼자 자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옆방에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교과서를 한 권 다 떼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만큼이나 심리적으로 차이가 났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나의 이십대 처음 자취하던 그 시절이 생각났다. 책 속의 현진, 명진, 영주, 주애, 정혜 처럼, 나의 그때 같이 자취하던 친구들 정애, 정선, 영아, 미향... 모두들 잘 살고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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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봐야 하는 책(《수비의 기술 2》)이 있었는데 이것을 먼저 보았다. 순서를 바꿨더라면 아마 이 책밖에 안 봤을 것이다. 다른 것을 안 하고 이 책을 봐서 잘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책은 두 권이었는데, 보고 싶은 책이 두 권이 더 있었다. 그 책은 아마 다른 사람이 먼저 빌려갈 것이다. 나중에 봐야지 어쩔 수 없다. 나는 집을 떠나서 혼자 살아 본 적이 없다. 나가고 싶지만 나가지 못하고 있다. 학생은 부모님이 방을 얻어주기도 하는데, 나는 이제 학생이 아니기에. 이 책을 보니 내가 고등학생일 때 자취하던 친구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 친구 집은 섬이어서 자취를 할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그 친구는 지금 무엇을 하며 지낼까 하는 생각도 했다. 다른 사람들은 중·고등학교 때 친구와 오래 연락하며 살기도 하던데 나는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그때 내가 좀더 마음을 다해 편지를 썼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르는데. 지금도 집을 떠나 자취를 하며 학교를 다니는 고등학생이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