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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부터 독일 지리학자가 본 우리나라의 변화
"70년대부터 독일 지리학자가 본 우리나라의 변화" 내용보기
사진이라는 매체는 요즘처럼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 등이 보편화된 시대에는 대중적인 것이 되었지만, 불과 몇십년전 만 해도 귀한 것이었다. 이렇게 사진이 귀하던 과거 시대를 기록한 사진을 보면 마치 역사 책이나 이야기에서나 접하던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개인적으로도 80년대 이전의 우리나라 모습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해서, 예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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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라는 매체는 요즘처럼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 등이 보편화된 시대에는 대중적인 것이 되었지만, 불과 몇십년전 만 해도 귀한 것이었다. 이렇게 사진이 귀하던 과거 시대를 기록한 사진을 보면 마치 역사 책이나 이야기에서나 접하던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개인적으로도 80년대 이전의 우리나라 모습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해서, 예전 사진을 보면 신기하고 반갑기만 하다. 그리고 그 사진 속 장소를 현재 모습과 비교해보면서 변화를 실감해 보기도 했다.


  이 책은 독일 지리학자인 저자가 70년대에 우리나라에 현지조사를 와서 찍은 사진과 이와 관련한 짤막한 지리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다. 저자는 고 김도정 교수와의 인연으로 70년대에 우리나라에 오게 되어, 우리나라를 연구지역으로 삼아 여러 장소를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우리나라는 물론 북한도 여러차례 다녀온, 독일 지리학계에서는 한국 전문가로 유명한 학자라고 한다. 그래서 외국 지리학자의 시선으로 우리나라의 인문경관을 바라보고 남긴 사진을 담은 책이다. 본문의 구성은 여러 사진들을 주제별로 묶은 뒤, 사진을 페이지 중앙에 크게 넣고 그 아래에 짤막한 지리적 이야기를 덧붙이는 식이다. 저자는 일반인이나 사진작가가 아니라 지리학자이고, 저자의 우리나라 방문은 여행 및 사진촬영 그자체라기보다 지리적 목적의 현지조사 및 답사이다. 저자는 특이하고 멋진 사진을 찾아서 찍으려 하지 않았고, 지리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 사진들을 촬영했다. 


  그래서 책 속의 사진은 얼핏 심미적으로 멋지거나 아름답지는 않다. 하지만 사진을 찍은 의미, 사진 속 저자의 지리적 시선을 생각해보는 과정이 흥미롭다. 사진과 그 아래의 짤막한 설명을 통해 우리나라의 농촌, 도시, 교통, 산업과 지역의 역동적인 변화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는 산업화로 인해 도시는 빠르게 변화하고 농촌은 정태적일 것이라고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의 눈에는 산업화와 도시화 등 도시의 변화가 농촌에도 영향을 주고, 이는 농촌의 토지이용 변화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가 정치적 목적만 생각하면서 폄하하기 쉬운 '새마을운동'에 주목하기도 하고, 또 농어촌의 김 양식, 인삼 재배, 비닐하우스 등 여러 도시지향적 농업경관의 발달에도 관심을 둔다. 벼농사 과정, 전통적인 제지, 제면 과정을 살펴보며 이것이 어떻게 사라져가는지도 관찰하고 분석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사회변화의 중심에 있는 도시경관에도 주목하는데, 저자가 서울의 도시가 여러 시간적 층위를 가지면서 변화하는 모습 및 그 동인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 장소에서 저자가 70~80년대와 최근에 찍은 사진을 비교하는 사진들도 좋았다.


*30년의 간격을 두고 재방문해서 사진을 찍어서 비교하니 정말 도시화와 지역변화가 실감났다. 오른쪽 사진은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찍을 수 있지만, 왼쪽 사진을 찍은 저자의 30여년전 사진이 참 소중했다.


*김해평야에 60년대 후반부터 비닐하우스가 있었다니... 그리고 미군의 영향이 컸다니... 처음 안 놀라운 사실이었다.


*왼쪽 사진의 국도 풍경은 고속도로 수준으로 시원하게 뚫린 지금의 국도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일지 상상이 안간다. 저자는 오른쪽 사진 설명에서 고속도로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를 안타까워하지만, 책의 전반적인 시선은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놀라워하고 긍정적으로 평한다.


*제지, 제면 과정. 내겐 다 낯설다.



*70년대 신당동 주택지역과 2000년대 아파트단지 건설. 같은 장소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놀랍다.

*81년 서초동 사진이라는데... 이곳은 어딜까? 


*"주택의 짧은 수명은 서울과 같이 인구가 조밀한 메가시티에서는 토지가 그 위에 세운 건물보다 더 값어치가 있다는 증거다" 라는 말이 짧지만 마음을 울린다. 30여년도 안된 건물들이 재개발 대상으로 규정되면서 철거되고 현대적 주택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비판적으로 보이면서도, 어찌보면 자본주의 도시에서 최대유효이용원리를 반영한 자연스러운 결과이고 나도 그 새로운 주택을 선망하고 있지는 않은지, 내 생각을 되돌아보게 된다. 




  책 속의 70~80년대에 우리나라 모습을 보았던 사람들은 새삼스러울 수도 있는 사진들이다. 하지만 그 시절을 글과 이야기로만 접했던 사람들은 이 책의 사진이 나처럼 놀라울 것이다. 또 70~8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도 과거로의 향수를 느낄수도 있을 것이다. 또 저자의 지리적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공간 변화를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놓치기 쉬운 일상적 경관 속에서도 인문지리적 특성과 변화를 읽는 저자의 관점이 좋았다. 

YES마니아 : 골드 r*****0 2018.12.21. 신고 공감 5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1970년대로부터 우린 얼마나 멀어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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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돈과 시간을 들여 여행을 다니고는 있지만 사람이 많이 몰리는 유명 관광지가 목적지일 때가 잦다. 운전면허조차 없는 원시인(!) 신세다 보니 그 이상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행 때마다 기록한 사진은 들춰 볼 때마다 많은 생각들을 자아낸다. 뜨내기 여행객의 입장임에도 내가 거주하는 서울과는 또 다른 무언가가 보이는 것이다. 같은 시대에도 다른 삶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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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돈과 시간을 들여 여행을 다니고는 있지만 사람이 많이 몰리는 유명 관광지가 목적지일 때가 잦다. 운전면허조차 없는 원시인(!) 신세다 보니 그 이상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행 때마다 기록한 사진은 들춰 볼 때마다 많은 생각들을 자아낸다. 뜨내기 여행객의 입장임에도 내가 거주하는 서울과는 또 다른 무언가가 보이는 것이다. 같은 시대에도 다른 삶이 공존한다. 하물며 시대를 달리하면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들이 펼쳐질 수밖에. 아직 타임머신의 보편화는 요원하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시간을 거스를 수 없으므로 타인의 기록을 부지런히 좇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다. ‘한강의 기적’이란 표현이 만들어졌을 정도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경제 성장이었다. 짧은 시간 동안 참으로 많은 게 무너지고 들어섰다. 과연 얼마나 변화했는지, 막연한 생각을 구체화하기에 사진만큼 좋은 건 없을 듯하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1970년대 한국의 모습을 소상히 다루었다. 지금이야 도처에서 사진을 찍어댄다. 휴대폰마다 달린 카메라의 성능이 원체 뛰어난지라 굳이 카메라를 소지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기록이 가능하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10여 년 전만 하여도 이와 같은 시대는 상상조차 힘들었다. 1970년대에는 더더욱, 아마도 카메라는 진귀한 물건이었을 것이다. 귀한 카메라를 들고 귀한 사진을 남긴 이는 푸른 눈을 지녔다. 올림픽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로 이제는 대한민국이 어디 있는지를 알고 있는 외국인이 많을 테지만, 1970년대엔 아니었을 듯하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분단을 겪어서? 어떠한 이유에선가 독일인은 한국을 찾았고,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가며 기록을 남겼다. 그가 남긴 사진 속 세상은 아무리 1970년대라고 하지만 우리나라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서울, 타 지역 할 것 없이 내겐 모두 낯설었다.

옛 서울은 어딘가 모르게 어수선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과거에도 일거리 등을 찾아 서울로 사람들이 몰려든 모양이다. 그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집이 필요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대표적 달동네들이 그 시절에 만들어졌다. 야트막한 산에 집이 하나 가득 들어섰다. 봉천동 산에서는 빈틈이 보이지가 않았다. 그 많은 집이 이제는 아파트가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그래도 산세가 느껴졌다면 이젠 산이 산으로 보이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을 듯하다. 천지개벽은 서울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었다. 이제는 거의 사라진 형태의 집이 사진 속에 고이 남아 있었다. 1층에는 가게가 있고, 2층에는 해당 건물의 주인이 거주하는 형태의 집이 바로 그것이다. 한 때 적잖은 인기를 끌었던 주상복합형 아파트와 적잖이 닮은꼴이었다. 유행은 돌고 돈다더니 그 말은 사실이었다. 사진 속에는 포대기에 아이를 둘러 엎은 여성의 모습도 제법 등장했다. 지금은 그리 엎으면 아이 다리가 휜다며 다들 지양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아이가 귀해진 요즘인지라 사진 속과 같은 모습을 거리에서 만나는 일은 거의 없다. 그 많던 아이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지금도 지대 높고 조금은 아찔한 기분이 드는 한계령이 주는 두려움은 과거에 더 심했다. 곡예 마냥 굽은 도로의 모양새에 지레 겁이 난다. 운전에 여간 자신 있는 게 아니라면 넘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그 땐 도로 사정이 지금보다 훨씬 안 좋았다. 실제로 사진 속에선 모래 바람 날리며 달려야 했을 도로의 모양새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만큼은 지금이 확연히 낫다. 하지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다. 저자는 콕 집어 말했다. 굳이 다른 곳에 고속도로를 내는 것보다는 기존에 사용하던 도로를 잘 닦는 편이 어땠을까 라고. 그러기엔 우리나라 차량의 수가 너무나 급속히 증가했다. 많은 차량을 수용하려면 기존 도로로는 무리였으리란 생각이 든다.

등잔 밑은 어둡다. 그 시절을 살아가던 사람들에겐 매우 익숙한 광경이어서 소중함을 몰랐을 것이다. 이질적인 문화, 완벽히 낯선 공간. 외국인에게 1970년대의 대한민국은 사진 찍기에 참 좋았다. 저자는 한국에서의 연구를 바탕으로 독일에서 지리학 교수가 될 수 있었다. 그는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 당시 대한민국은 도시화를 연구하기에 제격인 장소였다. 그를 받아들일 수 있어서 우리 또한 운이 좋았다. 그가 있었기에 그 시절이 차곡차곡 기록될 수 있었다.

이달의 사락 q*****2 2019.04.13.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