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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나는 그때 그시절 어땠을까? 이 책의 저자처럼 그때 쓴 일기가 있다면 들추어보며 그때를 회상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게도 내게는 그때의 흔적을 찾을수 있는건 내 기억말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이사를 하고 결혼을 하고 그렇게 여태껏 살아오며 내 추억의 서랍속 어디쯤에서 고이 잠들고 있을 그시절의 흔적들, 그런데 이 책은 나로하여금 그렇게 잊혀져 있던 그때의 기억들을 하나둘씩 떠올려 보게 한다.
엄마 아빠가 정해준 꿈이 나의 꿈인양 공부를 하면서도 도무지 집중하지 못했던 그 시절, 그렇다고 딱히 내가 정말 되고 싶은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그때 나 또한 알수 없는 방황으로 엄마를 계모처럼 여기고 집을 몇번씩 뛰쳐 나오고 싶어했으며 다음날 눈뜨지 않는 아침을 생각하기도 했다. 누구나 그때는 다 그러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때 내곁에는 나와 함께 고민을 하고 함께 웃고 울어주던 친구가 있었다. 지금은 어디에서 무얼하고 사는지조차 모르게 되어버린 그 친구도 지금쯤 나를 떠올리고 있을까?
이 책은 열일곱의 한 소녀가 참 인간답게 그시절을 겪어내고 있는 모습을 여과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비록 소설이지만 이것은 어쩐지 내 이야기 같고 내 친구의 이야기 같고 열일곱의 모든 아이들의 이야기같은 생생함을 담아내고 있으며 어떤 결말을 보여주기 보다 열일곱의 그 시절은 생의 한가운데 어디쯤에서 도도히 흘러가고 있다고 말해주는것만 같다. 또한 무척이나 인간적인 부모나 선생님과 같은 어른들의 모습을 통해 지금의 내 모습과 겹쳐 보기도 한다. 어른들을 경멸하면서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했던 그 시절엔 왜 그렇게도 그때를 벗어나지 못해 안달을 했을까?
엄마의 폭식증을 알면서도 모르는척 하는 딸은 거식증 놀이에 빠져 어른들에 대한 불만으로 폭발일보직전이다. 그 와중에 예쁘장한 친구는 엄마에게 버림받고 담임에게 성추행까지 당해 그 분통을 어떻게 터뜨려야할지 고민이다. 그런데 마침 자신을 좋아해주던 짜장면집 대를 이을 꿈을 가진 남자친구가 그 일에 앞장서 일을 꾸미고 결국 선생님에게 사과를 받아내지만 그 또한 어린 아들을 홀로 키워내고 있는 불쌍한 인간이란 사실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두마음에서 갈등을 하기도 한다.
늘 엄마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하는 주인공에게 친구는 그런 엄마라도 옆에 있어주니 좋은거라 말하고 어려서 엄마가 돌아가신 짜장면집 아들은 자식을 버린 엄마지만 엄마가 그렇게라도 살아 있어주니 좋은거라고 말한다. 그렇게 열일곱의 아이들은 자신의 처지를 친구와 비교하며 위로받고 싶어 하고 친구에게 힘을 주려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는 왜 그런 말들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걸까? 결국 엄마 아빠와 심한 다툼을 하고 급기야는 가출을 결심한 두 소녀는 온갖 위험을 무릅쓰지만 집이 제일 안전하다는 생각에 도달한 주인공은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친구는 또다시 어딘가로 떠난다.
'저렇게 한철 울고 가려고 땅속에서 17년을 견디는 것처럼 우리도 이렇게 학교에 갇혀 공부만 하는 거 아닐까?' ---p66
이 책의 제목을 어림짐작하게 해주는 이 문장속에는 열일곱살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고 싶은곳도 많고 하고 싶은것도 많지만 대학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오로지 공부만 해야하는 자신들의 신세가 꼭 땅속에 꽁꽁 묻혀있는 매미같이 여겨지는건 당연한 일이다. 고작 단 며칠을 살자고 그렇게 오래도록 땅속에 자신을 숨기고 있던 매미들이 결국엔 후두둑 두 소녀의 눈앞에 떨어진건 우연이었을까? 고작 며칠을 살겠지만 자신이 태어난 목적을 이루고 최후를 맞이하는 매미에게는 결코 불쌍하고 쓸모없는 일이 아니다. 땅을 박차고 나와 날개를 펴는 그 순간만큼은 정말 아름답고 숭고하고 경외로운 순간인것처럼 열일곱의 우리 아이들 또한 바로 지금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는 사실을 알기는 하는지!
'날개는 이미 매미 안에 있는걸. 아예 없는게 생기는게 아니라 이미 유충의 디엔에이에 내재되어 있는거야, 그걸 생각하면 견디는게 조 수월하지 않을까?' ---151
입바른 소릴지라도 우리 아이들의 곁에 이렇게 좋은 말들을 아끼지 않는 어른이 한둘 있다는건 참 좋은 일이다. 이 책속의 아이들에게는 가감없이 솔직하고 거칠게 말하지만 아이들의 속을 꿰뚫고 있는 덕배선생님이 그렇고, 팔뚝에 커다랗고 화려한 나비문신을 한 호호반점 사장님이신 주인공의 남자친구의 아버지가 그렇다. 물론 남편을 견디지 못해 자식까지 버린 어른도,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자식에게서 대리만족하려는 어른도, 술에 쩔어 비틀거리는 어른들도 이 책속에는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도 한때는 열일곱을 지냈던 그런 인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덕배선생님의 말씀처럼 인간이니 실수도 하고 인간이니 용서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여전히 뭐가 되고 싶은지는 모른다. 대학에 왜 가고 싶은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내가 진짜로 원하는게 뭔지를 알 것 같다. 그것은 '내 친구를 지키는 것'이다. ---p230
이렇듯 불명확하지만 지금 자신이 원하는게 무언지만큼은 확실히 아는 그것이 바로 열일곱이 아닐까? 날개를 숨긴 매미처럼 가장 빛나는 열일곱이었다는 것을 이제라도 알게 되어 참 다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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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읽는 청소년 문학이다. 벌써 20대가 되어서도 청소년 문학을 읽게 되는 것은 그 소설 속에 담겨있는 학생들 특유의 풋풋함이나, 열정, 무모함을 보고 싶어서 엿보고 싶어서 그럴 것이다. 사실 나도 청소년이었던 시절에서 시간이 오래 흐르진 않았는데 괜히 그들이 부럽다. 벌써 그들이 부러우니, 나이 30 40 드신 분들은 얼마나 부러울까. 2000년생이 있다는 얘기에 깜짝깜짝 놀라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솔직히 전체적인 느낌은 올드한 느낌이 가득했다. 우리 아빠가 내 일기장을 훔쳐 본 다음 인터넷에 20대인 척 글을 쓴 느낌 사실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아니 20대 중후반만 되어도 청소년 고유의 느낌을 살리기가 꽤나 힘들어진다. 그리고 이 책은 상당히 힘들게 그 느낌을 살리지 못했다. 그 점이 가장 아쉬웠는데 간단한 어휘에서부터 청소년 느낌이 나지 않는 게 아쉬웠다. 17살 여자애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데, 평소 독서에도 취미가 없고, 고풍스러운 말투를 쓰는 가족도 없는 여학생이 ‘시쳇말’이라는 단어를 쓰거나, 띄어쓰기가 완벽한 문자들을 보면서 그런 것을 많이 느꼈다. 디테일을 좀 더 살렸다면 몰입하기 더욱 쉽지 않았을까. 춘장, 넌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나는 꿈이 없어, 되고 싶은 게 없어, 미대는 엄마가 가래서 가는 거야. 조앤처럼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니고, 요리하는 래퍼 같은 독특한 꿈도 없어. 화가 같은 거? 관심도 없어. 나는 녀석이 보든 말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러고는 어린애마냥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 57p 작가가 여성이다 보니 여학생인 주인공 심리묘사는 상당히 탁월했다. 읽는 내내 풋풋한 17살짜리 여학생에게 감정 이입해가며 유감없이 소녀감성을 폭발시키며 읽었는데, 이 장면은 남자친구인 춘장 앞에서 한 없이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여린 아이이자, 미래에 대한 고민이 가득한 어른의 문턱에 서있는 미성숙한 자아에 대한 갈등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 굉장히 인상 깊었다.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후에 이런 고민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민희야.” 가만히 빨대를 입에 물고 있던 조앤이 내 이름을 조용히 불렀다. “나 빨리 스무 살이 되고 싶어.” “나도.” “그런데 한편으로는 어른이 된다는 게 무섭기도 해.” -60p 이것도 모든 20살이 과거를 회상하며 아쉬움을 느끼거나, 모든 10대가 꿈을 꾸며 자유를 갈망하는 부분일 것이다. 스물이 된다고 변하는 것도 없고, 다시 그 시절 젊은 10대로 돌아간다 해도 인생이 변하진 않을 것이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우리는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갈망하며 모든 일이 해결하기를 바랄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아직 고등학교 1학년밖에 안 됐는데 사는 게 이렇게 우울하고 지겹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89p 여긴 따로 할 말이 없다. 난 과장 좀 섞어서 10살 때부터 인생이 우울했고 지겨웠다. 더 빠른 사람도 늦은 사람도 있겠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인생을 지루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걸 슬럼프라고 부르며 잘 극복해 나가는 게 좋은 인생을 사는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지 않을까. “날개는 이미 매미 안에 있는걸. 아예 없는 게 생기는 게 아니라 이미 유충의 디엔에이에 내재되어 있는 거야. 그걸 생각하면 견디는 게 좀 수월하지 않을까?” - 232p 책 속에서 17살 주인공들은 매미에 비유된다. 오랜 세월 땅 속에 박혀있다 한 달 정도 나와서 노래하다 죽는 매미. 주인공 민희는 자신이 매미만도 못할까 걱정한다. 날개를 달고, 노래라도 하고 죽는 매미보다 못한 인생. 자신의 날개도 갖지 못한 채. 어두운 땅속에서 죽는 인생. 하지만 민희는 친구들과 여러 사건을 겪은 뒤 자신의 디엔에이에 잠재되어있는 날개의 의미를 믿는다. 그걸로 충분하다. 청소년 소설로써 이 글은 아름답게 마무리 되었고, 우리, 청소년을 포함한 갓 20이 된 애어른에게도 희망을 주었다. 우린 할 수 있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그것을 전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음, 굉장히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한 소설이었다. 친구들끼리 아옹다옹 하는 것도. 미래와 진로, 가족과 교우관계로 걱정하는 녀석들이 너무나 부럽고 예뻐 보였다. 느낀 건 그러했고, 책이 짧고 엄청 무거운 느낌도 아닌지라, 가볍게 옛 추억과 학창시절의 향수에 잠기고 싶은 사람. 혹은 미래에 대해 걱정이 가득한 10대, 20대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감정이입은 몰라도, 의미 전달만은 확실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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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들의 매미 같은 여름>의 주인공 민희, 춘장, 조앤의 일기장에는 어떤 글을 담아내고 있을까요? 열일곱의 눈앞에 보이는 가족 이야기, 학교 이야기, 그리고 친구이야기는 바로 내 옆에 있는 아들, 딸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아들, 딸의 친구 이야기이기도 하고, 친구의 친구, 주변에 있는 모든 청소년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넓은 세상을 향해 걸어야 하고, 세상의 육중한 문을 열어야 하는 열입곱이란 나이는 늘 싱그럽고, 생기발랄하고 미래에 대해 총천연색의 풍선들을 떠올리게 하는 나이입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또 다른 면이 있습니다. 슬프고, 두렵고,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선택의 길목에 서 있게 될 때도 있습니다. 찰나의 순간이기도 하고, 선택의 순간이기도 하고, 때론 그들을 둘러싼 환경 탓이라고 풀이하기도 합니다.
<우리들의 매미 같은 여름>의 열일곱 친구 민희와 춘장과 조앤은 그들이 갈등하고 그들이 선택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선택으로 고민하게 되고 아프게 되고 때론 전혀 엉뚱한 결과를 보이기도 하지만 세 아이는 자신들의 선택에 대해 어떤 모습을 독자들에게 보여줄까요.
민희는 언니한테 '엄마의 충직한 개'란 소리를 듣습니다. 엄마가 정해놓은 룰대로 살아가면 성적도 그럭저럭 괜찮고 칭찬도 받는 그런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부를 잘하던 언니가 엄마에게 반항하기 위해 남자 친구를 사귀고 성적이 떨어지고 결국 지방대 기숙사로 떠나 버린 지금 언니가 왜 그렇게 행동을 했는지, 자신에게 왜 그런 못된 말을 했는지 조금씩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아직 민희는 그런 언니를 완전히 이해하고 싶지도 않고, 그저 언니 대신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하는 엄마가 밉기만 합니다. 엄마와 함께하는 식사조차 거부하고 싶습니다. 민희의 감정은 잘못된 식습관으로 조금씩 표출되고 있지만 민희나 엄마나 아빠는 아무것도 눈치채지를 못합니다. 조앤의 엄마는 어느 날 떠났습니다. 엄마가 떠난 자리에는 엄마에 대한 고약한 소문만 무성합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아빠는 조앤에게 아무 의미 없는 그런 존재로 남아있습니다. 술에 찌들어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아빠가 머무는 그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습니다. 조앤의 마음을 그나마 알아주는 친구가 민희입니다. 민희 역시 조앤과 마음이 제일 잘 통합니다. 그리고 그런 민희를 무조건 응원해주는 춘장이 있습니다.
방학을 앞둔 어느 여름, 세 아이에게는 당연히 거쳐야 하지만 지독하게 아픈 성장통을 겪게 됩니다. 평소 또래보다 성숙해 보이는 조앤에게 성추행이란 사건이 벌어집니다. 무서워 아무 대항도 못하는 조앤을 위해 민희와 민희의 열렬한 팬 춘장은 사건을 겉으로 끄집어냅니다. 발칵 뒤집힌 학교에서 과연 조앤은 어떻게 견뎌내야 할까요? 그리고 그 범행을 저지른 사람은 또 어떻게 행동을 할까요.
청소년 소설이라고 늘 생기있고, 발랄하고, 희망만을 향해 가는 이야기만 그리지 않습니다. 열일곱 청소년에는 아픔이 가장 많고, 두려움도 많고, 그리고 그것을 헤쳐나가야 하는 책임감도 성장통도 분명 있습니다. 우리가 덮어놓고 싶은 아픔도 있겠지만, <우리들의 매미 같은 여름>에서는 그것을 피하지 않습니다.
어느 날, 민희와 조앤은 울다가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 매미를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청소년들은 세상으로 나가는 자체가 두려울 수 있습니다. 물론 마음껏 노래를 부르리라 꿈을 가지고도 있습니다. 두려워도 알아야 하는 세상이고, 무서워도 헤쳐나가야 하는 세상입니다. 반항하더라도 언젠가는 자신의 선택에 맞는 책임을 가져야 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민희와 조앤 그리고 춘장을 들여다보면서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하고, 전혀 다른 결말을 얻지만 세 사람을 서로 이어주는 것은 바로 우정입니다.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자신의 희망을 나눌 수 있는 친구. 이런 친구와 함께 갈 수 있다는 것은 울다 떨어져 죽지만 더운 여름을 대표하는 매미 울음을 남기는 것처럼 나의 인생에 귀한 사람을 하나 남긴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들의 매미 같은 여름>을 덮고 나서 아이들의 현실은 어쩌면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치열하고, 더 경직되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소설을 통해 아이들이 도움의 손길을 표현하게 되는지 알아보는 시선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아이들 역시 어른들의 아픔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늘 목표를 향해 재촉하는 어른들의 모습 속에서 어른들, 나의 부모님 역시 나약하고, 때론 아픔이 있음을 조금을 깨닫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름 한때 울고 죽어버리는 매미를 떠올리기보다는 그 시원한 소리를 내기 위해 오랜 세월 땅속에서 견뎠을 매미를 먼저 보는 시선을 가졌으면 합니다. 지금의 아픔도 나의 미래엔 어떤 긍정적인 작용을 하리라는 것을 한 번쯤은 기억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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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이 생각 나서 마음이 아팠다. 부모도 선생도 어린 우리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어쩌면 성장소설은 같은 또래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꼭 읽어야 하는 장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그 시절을 거치지만 어른이 되면 쉽게 그 시절을 잊는다. 그 감정을 잊지 않는다면 그때 그토록이나 미웠던 어른들처럼 행동하지 않을 수 있을 텐데.
안으로 숨기지만 않고 결국은 터뜨려내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민희가 부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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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돌아오는 길, 전철역 화장실에는 늘 여고생들이 득실거린다. 웃고 떠들며, 화장하고 어떨 땐 드라이어로 머리 모양도 내 주고 있다. 매일 보는 모습이건만, 익숙해지질 않는다. 그저 눈만 찌푸려질 뿐...... 요즘은 중학생 때부터 기본화장은 정말 '기본'이라는데, 아이들 얼굴의 화장기를 볼 때마다 한숨이 쉬어지는 나를 보며, 이제 나도 진짜 어른, 내가 그렇게나 싫어하던 '답답하고 잣대에 묶인 어른'이 되었구나 자조한다.
<우리들의 매미 같은 여름>에서 뉴스에서 본 초등학생의 자살이 '어른이 되지 않으려는 처절한 몸부림'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민희처럼 내 일기장에도 '어른이 되지 않을 거야. '라는 말이 빼곡히 적혀가던 시간이 있었다. '어른 = 비겁, 아집, 산송장'이던 때가. 그 때 나를 괴롭히던 것이 무엇이던가 다시 생각해 본다. 가장 큰 건 '꿈'을 꾸지 못하게 하는 현실이었던 것 같다. 그 현실이 곧 '어른'이라는 이름이 되었고.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끊임없이 '그건 아니야. 안돼.'라고 나를 주저앉히려던 현실이 오히려 꿈을 더 간절히 꾸게 만들었다. 현실이 있어야 '꿈'도 있는 것이니까.
물론, 민희와 조앤이 겪고 있는 현실은 그 때의 나보다 훨씬 힘들고 참혹하다. 다녀야 할 학원도, 사귀면 좋을 친구도, 하루에 끝내야 할 공부 양도, 새워하는 시간까지도 정해줘야 직성이 풀리는 엄마를 어느새 '마녀'라고 부르게 된 민희. 모든 걸 완벽히 통제하며 잡지에나 나올 듯한 건강식단을 차려내면서도 정작 자신은 가족들 몰래 일주일에 몇 번씩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는 엄마처럼 될까 겁이 나 거식증 놀이를 한다. '아마도 내 거식증 놀이는 엄마와 함께하는 놀이일지도 모른다.'라는 민희의 독백은 씁쓸하다.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내 말만 따르면 빛나는 미래가 펼쳐질 것처럼 야단치고 윽박지르는 어른들...... 스스로 '더 완성된 인간'도 아니면서 '지금 이대로'는 절대 안된다고부터 하는 어른들. 결국, 망가지는 건 가족인데 말이다.
'뭐지, 이 느낌은? 서로가 서로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 눈이 마주치면 불편하고 어색했다. 가족끼리 말이다.' (p.31)
중학교 때 엄마가 도망가고 술에 쩔은 아빠와 둘이 살고 있는 단짝 조앤의 하루하루 또한 힘겹다. 땅바닥에 떨어진 매미를 보며 "저렇게 한철 울고 가려고 땅속에서 17년을 견디는 것처럼 우리도 이렇게 학교에 갇혀 공부만 하는 거 아닐까?"하고 우울해하는 두 사람.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나 역시 떠오른 은유였지만, 아프지만 씩씩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내 머릿속 '매미'는 다른 의미를 찾아가고 있었다.
매미의 그 17년이, 오직 그 날개 달리고 노래할 수 있는 일주일을 위한 것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땅 속에서 천적들을 피해 살면서 하늘 삶을 준비하는 굼벵이의 시간 또한 그대로 소중한 그의 '삶' 아닐까? 매미만 가치 있다 하는 것은, 지구상에서 인간이라는 종만 가지고 있을, 참으로 거만하고 편협한 시각 아닌가 싶다. 외모에 따라, 영향력에 따라, 능력에 따라 굼벵이와 매미에게조차 등수를 매기는 것이니 말이다.
오랜 세월의 굼벵이 생활을 청산하고 신비롭게 날개를 달고 나오는 매미의 모습에서 羽化(우화)라는 말이 생기고,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인간도 이를 꿈꾸어 신선이 되고자 하는 이상 동경을 담은 羽化登仙(우화등선)이라는 말이 생겼다 한다. 그렇게 본다면, 아이나 어른이나 인간은 똑같은 '굼벵이'일 것이다. 몇 년 살았고 몇 번을 우화했느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 소설 속에서 만나게 되는 어른들은 스스로 '매미'가 된 양 하고 있지만, 결국 아직은 '굼벵이'이다. 완벽한 엄마 역할을 하려 스스로를 괴롭히는 엄마도, 가족과 대화할 시간도 없이 일에 쫓기는 아빠도, 남편의 의처증과 폭력을 피해 도망간 조앤의 엄마도, 자책과 괴로움을 술로 삭히는 조앤의 아빠도, 선생님으로서의 본분을 저버린 선생님마저도.......알고 보면 다 가여운, 어쩌면 더 가여운 '어린 사람'일 뿐이다.
엄마도 사람이라는 말, 그 말이 나는 꽤 생소하게 들렸다. 정말 당연한 말인데, 마치 처음 알게 된 사실처럼 낯설었다. 그리고 그 낯설음이 너무 미안했다. (p.229)
온 하늘을 울리던 매미 소리는 사라지고 다시 '굼벵이'의 시간이 시작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들의 고요하고 치열하고 아름다운 시간...... 알고 보면 다 안아주고 싶은 나의 가족들, 세상의 모든 사람들...... 우리의 '우화'가 시작되는 시간은 아마도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아닐까? 그 때까지, 우리 함께 날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 땅 속 같은 세상, 조금은 덜 어둡고 외롭지 않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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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청소년의 현주소, 우리들의 매미같은 여름
17살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나이는 참 힘들것 같다. 난 어찌했었나를 더듬어보니 나 또한 고민이 참 많았던 듯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방황하고 뜻대로 되어주지 않는 현실이 버거웠고, 문학사이에서도 갈팡질팡, 친구 관계또한 뭐 하나 쉬웠던 게 없었던 것 같으니~
기분이 좋기보단 우울하고, 자신감은 바닥이요, 누군가와 늘상 부딪히고 혼자만의 고뇌속에 파묻혀버렸던 듯, 그때보다 더 복잡해지고 각박해진 세상이니 아이들의 고민의 무게감은 더 늘어났으리라.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학교폭력과 자살은 그것이 먼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현실을 자주 직시하게 만드는 사건들로 인해 내 아이는 어떤 생각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걸까 걱정되기도 한다.
' 우리들의 매미같은 여름' 은 그렇게 힘겨운 세상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17살 청소년들의 적나라한 현실이었다.
그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내마음이 어떠할것이라는 것을 알아주는 것만으로 , 매우 공감되는 감정을 가지게 된다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수 있고, 더불어 똑같은 고민과 똑같은 상황에 처해있다라는 동질감을 느끼며 내가 하고자 하는 방황의 끝에 무엇이 있을것이라는 구체적인 현실 그리고 때로는 필요한 용기까지 엿 볼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엄마를 마녀라고 부르는 딸,
이제 막 17살 고등학교 1학년이 된 민희는 엄마를 마녀라고 부른다. 민희와 고등학교때부터 단짝인 조앤은 몇년전 자신과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가버린 엄마로 인해 알콜 중독자가 되어버린 아빠와 단 둘이 살고있다.
두딸의 모든것을 자기마음대로 조정하려 들던 엄마는 언니의 실패로 더욱 더 민희를 조여오는데 몸에 좋다라는 음식만으로 호텔 조식과도 같은 식탁을 차리면서 정작 본인은 폭식증을 앓고 있는 엄마, 우아하고 지적인 모습으로 가장한 본 모습을 알고보터 엄마라는 호칭은 마녀로 바뀌었다. 그에반해 아빠는 가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일에 빠져서는 항상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그러다 무슨일이 생기면 버럭버럭 소리만 질런댄다
그에반해 조앤의 형편은 더욱 나쁘다, 딸이 학교에 갔는지, 언제 왔는지 도통 관심이 없고, 집에 먹을것이 있는지 조차도 무감각해진 알콜중독자만 있을뿐이니 ~~`
그것이 바로 설탕으로 만든 집 ~
그들에게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은 없다. 그냥 싫을 뿐이다. 무엇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어떤 관심을 보이든 무얼 해주든 무조건 싫을 뿐이다. 그와는 반대로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아빠도 싫다.
무슨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는지 들여다 보기보단, 보여지는 대로 판단하고 이해하기보단 무조건 반대하고 억압하려 드는것 처럼만 보일 뿐이니까.
그러한 고등학교 1학년들에겐 학교생활조차 만만치 않다. 학교성적만이 모든 평가의 잣대, 거기애 외모와 가정환경등 약점이라도 잡히면 더욱 고달파지는 삶이었으니까.
그들에게도 돌파구는 필요했는데 그 조차도 이해하고 이해 받기엔 너무도 멀어보이기만한다 또한 아무리 절친이라해도 이해할 수 있는것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었으며 한낱 투정으로만 보이는 부러움이 있었는가하면 나와는 다른 환경이라는 분면한 한계선도 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둘은 고등학교 여름방학에 가출을 단행했는데 무조건 떠나고 싶었던 집으로부터, 떠날수 밖에 없었던 집으로부터의 탈출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출후의 미래 또한 어둡기는 마찬가지였다.
17살 미성년자는 그 어디에서도 받아주지 않는게 현실이었으니까. 언젠가 읽었던 ' 집 떠나면 개고생' 이라는 여행서의 제목이 딱 어울리는 시간만 더디게 흘러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책은 어찌보면 내내 어둡기만 하다. 폭식증, 거식증, 대입실패, 남자친구, 이성교재, 담배, 술, 가출,성폭력에 오토바이족까지 청소년기 범할수도 있는 모든 악재들이 등장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헌데 그것이 현실인것 어찌할까 . 어두운 골목길에서 나란히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남녀 고등학생을 보면서 내 아이는 절대 저럴일이 없다라고 단정지을수 없는데..
' 당신한테 초등학생 아들이 있더군요. 아들에게 부끄러지 않게 행동하세요.' 라는 문구가 가장 큰 약발을 받았듯, 받을것이라는것을 알고 있었던 만큼 부모에게 있어 가장 두려운 상대는 자식이다. 어떠한 일을 하든 미워할 수 없는 존재요. 나의 잘못을 반성하게 만들고 끝까지 품게 되는 , 그렇다면 자식에게 있어 부모는 가장 많이 미워하는 대상인 동시에 결국에는 찾게되고 찾아드는 품이 아닐런지.
스무살만 돼 봐라,유치원 시절에는 초등학생 언니 오빠들이 부럽고, 초등학생때는 중학생들이 폼나보인다, 하지만 중학생들에게 고등학생도 그럴게 보일까, 입시지옥이란 현실이 가로막고 있기에 그건 절대 불가, 그 시절을 뛰어넘어 바로 스무살 어른이 되고 싶을 뿐이다.
죽자고 공부만하고 고민만 하다 끝내버리는게 인생일까 ? 그 아이들에게 다른 아이들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라는 모습을 보게되는 것 만큼 위안이 될까 ? 감추려 하기보단 모든것을 드러내놓고 공감하며 그 아픔을 치유해 갈 힘을 갖게하는 것, 그것을 문학의 힘에서 찾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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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 - 우리들의 매미같은 여름]청춘을 앓는 열일곱 살 아이들의 여정을 담은 성장소설!
'우리들의 매미같은 여름'은 부모와의 갈등, 강요와 억압으로 꺾인 자유의지, 학교와 학원, 집 사이를 쳇바퀴 돌듯 움직이는 현실속에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청춘을 앓는 열일곱 살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자기 자신과 화해하고 오늘을 즐길 수 있게 되는 여정을 솔직담백하게 그려내고 있어요.
나의 열일곱살은 어땠을까요? 지금은 요즘 아이들은 우리때와 너무 달라졌어, 그리고 너무 무서워졌어..라고 생각하는 어른이 되어 버린 지금 나의 열일곱살때는 한번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언젠가 열일곱살 될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해 봤어요..
'우리들의 매미같은 여름'의 내용은 이제 막 열일곱 살이 된 민희는 자신의 꿈마저 미리 설계해 두고 닦달하는 엄마를 속으로 ‘마녀’라고 부른다. 부모와의 갈등으로 지방 대학에 입학해 집을 탈출한 언니 대신 자신에게 쏟아지는 집착과 강요는 버겁고, ‘꿈’이 없는 자신의 모습은 한심하기만 하다. 단짝 친구 조앤은 어릴 때 집을 나간 엄마의 빈자리와 직장을 잃은 아빠의 절망 속에서 조금씩 엇나가기 시작하고, 민희는 남자친구인 진동이 문제로 부모님과 다투다 끝내 엄마의 폭식증을 폭로하기에 이른다. 출구가 없는 미로를 헤매는 것처럼 갑갑한 일상을 버티던 어느 날, 흡연 문제로 상담실에 간 조앤이 술에 취한 담임교사에게 추행당할 뻔한 사건이 벌어진다. 민희와 조앤은 이 사건을 계기로 가출을 결행해 잊지 못할 여름 한철을 보내게 된다.
살아가면서 참 다행인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것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끝이 나고, 그 시간을 보내면서 참 많이 배우고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는 거에요.. 다만, 그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내고 잘 견뎌내느냐가 아닐까 싶어요.
예전에 매미가 여름 한때 울고 죽는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참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지만 매미는 그 소리를 내기 위해 오랜 세월 땅속에서의 시간을 잘 견뎌냈을거에요. 그래서, 지금은 여름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으로 소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오랜 세월 땅속에서의 인내의 시간이 있었기에...
청소년시기에는 내 문제가 세상에서 가장 커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어른이 된 지금도 내 문앞의 문제에 급급하며 살아가지만... 하지만, 그로 인해 좌절하거나 불행해하지 않게 되는 삶의 지혜를 가지게 된거 같아요.
우리의 아이들도 끝나지 않을 거 같은 그 답답한 시간도 언젠가 지나가며~ 어떻게 그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만날 수 있는 세상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또한 어른의 시선이겠죠...
우리 아이들의 문제를 충분히 공감하고 함께 고민하고 이해해준다면, 충분히 그 시간을 견디어 낼 수 있을 거에요.. 우리 아이들과 소통과 공감이 절실히 필요한 거 같아요.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모든것을 억압하는 '마녀'라 불리지 않는 엄마가 되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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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 시간을 지나 깨어날 준비를 하는 아이들을 위해>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고 찬란하단다. 아름답고 착하고 친절한 사람들로 넘쳐나는 곳이란다. ...적어도 어린시절 유아,아동기에는 이런 말이 아이들에게 먹힌다. 어른들은 세상을 핑크빗으로 잔뜩 꾸며 세상의 밝은 면만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고 엄마와 아빠까 세상 모든 풍파에 맞서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슈퍼맨이나 원더우먼같은 존재라는 환상을 심어준다. 그렇지만 정작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고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고 비뚤게 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두 손을 놓고 불이 번뜩이는 신경전에 돌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적어도 나는 그 대목에서 별로 벗어나지 못하는 엄마인 듯하다.
사춘기를 겪는 딸아이와 가끔씩 마찰을 겪으면서 난 시간을 거슬러 나의 그 시절을 더듬어 보곤 한다. 모든 것에 대해서 확신이 없고 알수없는 고민들로 가득찼던 방황의 시기를 겪었던 기억을 잊지 않았기에 너를 인정한다...라고 하면서도 어쩔수 없는 엄마로써의 권위로 아이들을 내려다보지 않을 수 없는 이중적인 모습을 안고 있을 수 밖에 없다.
17년을 땅 속에서 웅크리고 살다가 여름한철 울다 사라져버리는 매미가 너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젊은 시절을 너무 암울하게 보고 마는 것 같아 가슴이 시리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세 아이는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성장기를 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늘 완벽주의자 같은 엄마의 감시 테두리 안에서 공부만 하고 정코스를 밟고 있던 민희가 마음속으로 엄마를 마녀로 부르며 생활한다. 감지하건데 마녀 엄마 역시 밤이면 수많은 음식을 먹고 깩깩대는 거식증환자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나중에야 엄마에게도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남편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삶에 얼마나 병들어 있는지 알게 알게 되지만 말이다.
그런 민희와 달리 일편단심 민희를 짝사랑하는 진동이는 늘 랩을 쓰며 흥얼거리고 어딘지 모라자 보이는 듯했지만 분명하게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의 공부로 모든이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지만 모두 가는 길이기에 목표없이 따라가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가운데 아버지의 자장면 만드는 기술을 연마하고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서 매진하는 진동은 어쩌면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행복한 공부를 하고 있는 아이인지 모른다.
이 둘과는 달리 전혀 안정적이지 않은 가정에서 조앤도 대조적이다. 절세미인이지만 집 나간 어머니. 늘 술에 쩌들어 사는 아버지. 엄마에게 물려받은 미모때문인지 선생조차 이상한 시선을 보내니 도저히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 없고 어른들을 이해할 수도 없어 뛰쳐나오게 되는 아이가 조앤이다.
조앤과 민희가 집을 나와 이곳저곳을 헤맬 때는 무슨 일이 벌어지지나 않을까 가슴을 졸이면서 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엄마맘인가 보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상처받는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아프면서도 어른들 역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나 잘못을 할 수도 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대목에 가슴이 찡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어른은 되고 싶은 대상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억압의 대상이기도 한데 그 권위 속의 나약함을 보여준 듯하다 .
매미가 오랫동안 땅 속에 있고 단 한철 울뿐이지만 그 짧은 여름 얼마나 매미의 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오랜 기다림이 답답함이 아이들의 마음을 옭아매는 것의 일부는 분명 어른들의 잘못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시간 아이들이 잘 견뎌내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이해 우린 그 여름을 함께 잘 견뎌주어야 한다. 그 믿음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몫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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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을 애벌레로 살다가 하루 성충으로 살고, 하루 내 울다가 생을 마감한다는 매미.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매미에 대해서 나만 그렇게 들은게 아니었나보다. 이 청소년 동화책 작가도 그런 말을 어디선가 들었나보다.
민희는 엄마의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엄마라고 부르지도 않고 마음 속으로는 마녀라고 부른다. 엄마의 수족과도 같았던 그녀가 언니의 차가운 말 한 마디에 달라지기 시작하고, 지나치게 자신의 삶에 파고드는 엄마를 부담스러워하면서 엄마에 대한 거리감이 더욱 깊어졌달까. 심지어 밤마다 폭식증에 구토까지 해대는 엄마를 경멸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아침에는 고급 호텔 부럽지 않은 최고급 유럽식 식단을 내놓는 엄마의 음식조차 보기가 역겹다는 민희. 처음에는 그녀를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춘기 소녀니까 엄마의 관심이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래도 마녀라니.. 이제 내가 엄마가 되어서일까. 아니면 사춘기때도 그다지 크게 반항해보지 않은 아이여서일까. 어쨌거나 민희의 작은 반항이, 마녀라는 표현만큼은 좀 지나치게 생각되었다.
민희의 친구 조앤. 처음에 조앤 이름만 듣고는 민희 이름을 몰랐다면 배경이 외국인가 했을 것이다. 성은 조 이름은 앤, 친구들은 조와 앤을 합쳐서 조앤이라고 불렀고 본인도 이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터였다. 마음씨도 착했지만 얼굴은 더욱 빼어나게 예쁜 민희의 단짝친구인 조앤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였다. 엄마는 가출을 했고, 아빠는 매일 술만 마셔댔다.
민희를 짝사랑하는 진동, 요리하는 래퍼임을 자처하는 진동이는 늘 민희를 요 마이 베이비라 부르며 따라다닌다. 죽은 엄마와 민희가 많이 닮았다면서 말이다. 그러나 민희는 그런 진동이가 처음에는 무척이나 싫었다. 자장면도 좋아하지 않았고, 예쁘지도 않고 공부도 잘 못 하는 자기가 진동이와 짝을 맺으면 2세를 위해서도 좋지 않겠단 생각에서였다.
이렇게 세 청춘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엄마를 마녀라 부르는 민희, 자신을 버리고 가출한 엄마에 대해 원망조차 하기 힘든 조앤,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는 진동, 엄마로만 엮어보자면 각각 다른친구들을 이렇게 분류할 수 있겠다. 가정 형편은 사실 민희가 가장 좋아보이지만, 가장 행복해 보이는건 진동이었다. 아빠를 존경하고 아빠와의 관계도 행복한 아이, 결국 그 진솔한 모습에 평범하고 자신이 모자라게 생각되었던 민희도 점차 끌기기 시작한다.
얼굴이 예쁜 친구 조앤이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절친이었던 민희는 이를 참지 못하고 진동이와 상의를 한다. 그리고 민희가 그동안 무시해왔던 진동이는 너무나 용감한 방법으로 그에 대응을 하였다. 진동이와 민희의 대응으로 조앤은 선생님에게서는 사과를 받아내었지만, 아빠의 구박을 못 견디고 가출을 하겠다 결심한다. 진동이와의 교제를 사사건건 반대하는 부모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민희도 조앤과 함께 집을 떠나기로 했는데 때마침 진동이가 아버지와 여행을 간다길래 지리산 종주에 따라나서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그녀들의 가출. 힘든 산행길이었지만 진동이와 진동이 아빠를 알게된 행복한 여정이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과 화려하게 예쁜 외모의 조앤, 한순간에 위험한 길로 빠지기 쉬운 그런 악조건 중의 악조건이었다. 돌고 돌아 엄마와 결국 화해하게 되는 민희는 조앤보다는 빨리 다행히 자리를 되찾게 된 경우였다. 진동이가 있어서 쉽게 바로잡힐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가 참 맑고 예쁘게 들렸다.특히나 진동이의 이야기가 말이다. 노래하는 래퍼, 노래하는 요리사, 그의 시는 민희 말마따나 정말 닭살 돋게 하는 그런 내용이었지만 진지하게 여자친구를 지켜주려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기 이를데 없었다.
어른은 우리와 너무나 다를 것 같다 생각하는, 사춘기 소녀들에게 어른이란 그저 아름답지 못한 모습이기만 했던데 반해 진동이네 가족은 가족간의 이해가 너무나 잘 이루어진 케이스였다. 나중에 나도 우리 아이와 이렇게 서로 가슴 속까지 제대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사이가 되면 좋겠는데... 절대 되기 싫은 어른의 표상으로 부모가 되기는 싫었다. 민희나 조앤의 가족처럼 말이다. 다행히 그들도 희망을 발견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너희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절이 지금이라는 뜻. 돌이켜보면 청소년기는 매미의 한철처럼 굉장히 짧지만 선생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나이는 너희들 나이였어. 그런데 그걸 너희만 모르는 것 같아. 232p
정말 민희말마따나 당시엔 유난히 시간이 안가는 것 같았다. 민희처럼 좋아하는 남학생도 없었고 그저 공부만 해야했기에 시간이 더더욱 안가는 것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매미처럼 한철 살다 떠나야 하는 비극적인 운명이라 생각하기보다, 정말 상담선생님의 이야기처럼 가장 아름다운 시기임을 다시 상기하는 시절로 그 시절을 되돌아봐도 좋을 것 같았다. 지나간 시절이라 지금의 학생들에게는 내 이야기 또한 고루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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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만이 가지는 그들만의 문제와 해결, 다툼과 무관심, 화해의 내용이 담긴 이야기가 필요하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들의 매미같은 여름 (한 결지음, 푸른책들 펴냄)"은 민희, 조앤, 춘장이라는 세 아이의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당혹스러운 문제와 아이들의 일탈이 가져오는 빛나는 열매를 스스로 문제와 맞서 해결해내가는 아름다운 시간을 제공한다. 매미는 짧은 생애, 그 울음을 위해 오랫동안 날개를 접고 인내한다는 말에 나는 눈물이 났다. 날개를 떨며 우는 매미의 슬픈 울음이 떠올라서였는지 아님 내 모습이 떠올라서였는지 알 수 없다. 거식증 놀이에 빠진 민희는 섭식장애인 엄마의 고통스러운 새벽을 혼자만 알고 있다. 수타면을 뽑는 진동이는 춘장이라는 별명으로 민희 곁을 맴돈다. 엄마가 떠난 자리에 덩그라니 남은 조앤은... 아빠의 술버릇과 암울한 현실에 우울하다. 어찌보면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아이들 셋이 나를 자극한다. '나의 10대는 어땠을까?' 수학 선생의 추태로 조앤은 상처를 받고 이 모습을 본 민희는 안타까운 마음에 춘장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껄렁한 모습의 춘장은 겉모습과 달리 사건의 개요를 정확히 알리는 대자보를 만든다. 어찌보면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솔직하고 간결하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지 않으며 담백하기까지 하다. 20년이 훨씬 지난 나의 10대에도 이런 기억이 있다. 선생이 여자 아이들을 추행했던... 학원 내 다섯 개의 학교 학생들이 함께 행동하고 교문에 대자보를 붙여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았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선생들은 부끄러운 일이라 숨기려 했고, 우리 그 선생이 교단을 떠나고 나의 친구 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길 원했다. 우리는 대학에 가야 했다. 엄마들의 거친 손에 끌려 교실로 돌아가야 했다.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는 나의 비겁함을 내 친구들의 붉은 눈이 떠올랐다. '그 선생은 지금도 선생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까?' 이야기 속 아이들은 의외로 마음이 여렸다. 조앤은 수학 선생의 사과에 마음을 풀고 아이들은 춘장의 아버지를 따라 그 해 여름 지리산으로 향한다. 아마도 각자 앞에 놓인 일들을 산에서 털어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산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각자의 자리가 아닌 거리로 나섰다. 조앤과 민희는 그렇게 어두운 밤의 이면을 알게 되고 집으로 혼자 돌아 온 민희는 조앤이 걱정된다. 조앤은 오토바이 사고로 중환자실에 있다. 조앤의 아버지는 조앤을 찾아 헤매다 돌아가셨다. 민희와 엄마는 정신과 상담으로 서로의 마음을 잠궜던 빗장을 푸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제 민희, 조앤, 춘장은 함께 웃는다. 찬란하고 우렁차게 우는 그 여름 매미처럼. 이 책은 중학생 이상이 함께 읽으며 고민해결법에 대한 나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시간과 친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또한 매미처럼 나의 찬란한 시기에 대한 의견을 나누어 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 지나고 보면 다 아무 것도 아니라는 어른들의 말처럼 빛나는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지금은 기억하고 싶은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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