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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랑하느냐고 묻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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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집을 읽었다. 사랑에관한 테마 시집이었다. 맘에 든 시들을 조금 적어봅니다.   홍련암, 등불 에서는 문앞에서 등불을 켜고자 하는 누군가의 사랑을 그리는 듯하다. 등불은 황홀하고 부끄러워한다. 별에 묻어 둔 꿈처럼 웃고, 여인의 눈까풀처럼 파들거린다. 달려오는 것들이 실은 달려가는 것들이다.    사랑의 전당 에서는 사랑한다는 것은, 얼굴이 썩어들어가면서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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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집을 읽었다. 사랑에관한 테마 시집이었다. 맘에 든 시들을 조금 적어봅니다.

 

홍련암, 등불 에서는 문앞에서 등불을 켜고자 하는 누군가의 사랑을 그리는 듯하다. 등불은 황홀하고 부끄러워한다. 별에 묻어 둔 꿈처럼 웃고, 여인의 눈까풀처럼 파들거린다. 달려오는 것들이 실은 달려가는 것들이다. 

 

사랑의 전당 에서는 사랑한다는 것은, 얼굴이 썩어들어가면서도 보랏빛 꽃과 푸른 덩굴을 피워올리는 고구마 속처럼 으리으리한 것이라고 한다. 저 아래 절벽이 보임에도, 사랑한다는 것은 절벽임에도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마음이 있다고 한다.

 

꽃다발 에서는 사랑한다는 것은 꽃다발을 바치는 것이라고 한다. 저녁 늦게까지 온몸이 꽃다발이 되어 들고 서 있는 것이라 한다.

 

빗방울 화석2 에서는 빗방울 소리를 듣는 건 오래전 애인의 구두굽이 소리 듣는 일, 노크 소리 듣는 일 이라 한다.

 

그리움은 제 굴혈로 돌아온다 에서는 그리움은 그리움의 칼에 베여 뒹구는 것이라 한다. 짐승으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없어. 우리는 사랑이라 부르던 짐승을 죽였다 우리는 살기 위해 평생을 허비할 것이다.

 

당신이라는 과학 에서는 직립을 하고, 악수를 하고, 표정을 익히고 말을 배우고, 밥상 위에서 꽃을 피운 이유가 모두 당신을 위해서 라고 한다. 당신이 발생하지 않으면 아무 실험도 하지 않는다. 당신의 혀가 닿지 않으면 나는 죽지도 않는다고 한다. 사랑해서 우린 노력하고 진화한 듯하다.

 

한 아메바가 다른 아메바를 에서는 아메바를 예찬한다. 손보다 부드러운 털이 있는 섬모가 좋고, 둥글고 휘는 등, 온순한 맨발도 좋다. 둘로 나뉘지만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아서 좋다.

 

 

 

 

바람  김용택

 

바람도 없는데

창문 앞

낙엽이 흔들리네요.

 

나를 안아주세요.  

 

d******m 2015.01.23.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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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랑하느냐고 묻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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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랑하느냐고 묻거든   오늘은 사랑을 저어합니다.   오래 인류의 것인 사랑을오늘은 저어합니다나의 것인 사랑을오늘은 삼가고 저어합니다사랑하면 연둣빛이 더 연둣빛이고노을이 더욱 노을이었습니다그토록 새로 다른 세상이었습니다사랑하고 나면어느새 나는 새로 다른 나였습니다   그런 날들의 찬란한 다른 세상 이래언제부턴지 내 사랑으로세상을 몰아버렸습니다아예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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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랑하느냐고 묻거든

 


오늘은 사랑을 저어합니다.

 

오래 인류의 것인 사랑을

오늘은 저어합니다

나의 것인 사랑을

오늘은 삼가고 저어합니다

사랑하면

연둣빛이 더 연둣빛이고

노을이 더욱 노을이었습니다

그토록 새로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사랑하고 나면

어느새 나는 새로 다른 나였습니다

 

그런 날들의 찬란한 다른 세상 이래

언제부턴지 내 사랑으로

세상을 몰아버렸습니다

아예 세상의 갖은 삶들을

송두리 잊어버렸습니다

 

나는 더욱 나뿐이었습니다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나는 세상의 비각으로 나일 뿐이었습니다

어느 날도

세상의 날이 아니라

오로지 호젓이 구석진 나의 날일 뿐이었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날이 왔습니다

그제도

어제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내 사랑이란

사랑하는 동안

세상의 비바람을 하나하나 지웠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오늘은 내 사랑을 흐리마리 멈추었습니다.

아니 쇠망치 맞은 듯

 

두고 온 치사랑 내리사랑도

그 무엇도 피멍 들어 멈춰버렸습니다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

어ㅉᅠㄹ 줄 모르겠습니다

어쩔 줄 모르다가

몇 년 뒤 다시 사랑하는 나 세상의 내가 되겠습니다

 

- 고은

 

고은 시를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왜 사랑하느냐고 묻거든을 골랐다. 인터넷으로 구매해서 처음에는 고은의 시만 가득한 시집인줄 알았다.

하지만 읽으면서 그게 아니란 것을 알았다. ‘왜 사랑하느냐고 묻거든57인의 시인이 사랑에 대해서 각자의 시각으로 작성한 시를 모아놓은 것이다.

 

, 감성적인 사람들 57인의 사랑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랑이라는 한 단어,,

각자 다른 정의를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고,

'나는 어떠한 정의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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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9 2013.08.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