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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거의 절반을 보낸 시베리아, 그래서인지 '시베리아'라는 단어만 봐도 여전히 심장이 설렘으로 두근거린다. 그래서 고민 없이 읽게 된 시베리아.
콜린 더브런은 문장력이 유려하다. 생동감도 있는 편이라 읽다 보면 흡사 이 일이 눈 앞에서 벌어지는 것 같다. 여행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지도를 담아 어디를 어떻게 갔는지 볼 수 있다.
그의 생애를 잘 알 수는 없지만 책을 읽으며 보자면 아주 오래전 소비에트 연방 시절 여행을 한 적이 있고 이번 책은 보리스 옐친 대통령 임기 중의 여행기라고 한다. 그러니 아무래도 책 속에서 폐쇄적인 모습의 도시와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요즘 가볍게 읽는 여행기와 비교할 때 많이 묵직하고 어두운 느낌이다. 시베리아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이 읽을 텐데 그런 면에서 약간 우려되는 면이 있다. 아무래도 지금의 러시아는 책 속의 러시아와 많은 면에서 다른 느낌이니까. 하지만 묵직한 여행기가 가볍게 읽히는 이유는 아무래도 작가의 여행 스타일 덕분인 듯하다.
콜린은 감시 받던 지난 여행의 여파로 사람들의 관심에 의혹을 품을 때가 많은데 그런 면까지도 꽤나 유쾌하고 가볍게 읽힌다. 책을 읽으면서 보면 그는 홀로 여행을 하지만 많은 러시아인과 대화하고 그들의 삶을 지켜본다. 그래서 여행기가 더 생동감 있고 흡입력도 좋은 게 아닐까. 게다가 자연을 그리는 표현법은 마치 시인 같아서 배우고 싶을 정도이다. 소비에트에서 지금의 러시아가 되기 전 과도기. 그 당시의 러시아가 궁금하다면, 혹한의 시베리아가 궁금하다면 아주 좋을 책이다. 아마 지금의 러시아보다 이 책 속의 러시아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상과도 더 어울릴 듯도 싶다. 내가 러시아에 가던 2004년 겨울도 친척들이 총 안 맞게 조심하라, 마피아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아주 많이 하셨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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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것을 너무 싫어하는 내가, 아마 평생 가볼 생각조차 안하지 않을까 하는 동토의 땅, 시베리아. 끝도 없이 펼쳐진 설원과 뺨을 얼어붙게 만드는 추위 뿐 아니라, 러시아의 스산한 역사와 유럽과 동양의 신비적 요소까지 떠오르는 곳, 시베리아. 사람들에게 버려진 땅 혹은 버려진 (벌이든, 경제적으로 궁핍해서이든) 사람들의 땅. 이런 이미지가 가득한 시베리아를 여행한 작가는 누구일까? 이 책은 시베리아 여행기이지만 흔한 여행책이 아니다. 여행객을 위한 안내서도 아니라 총천연색 지도 대신 아래와 같은 지도만 있다. 굵은 선이 저자의 여행 경로이다. 시베리아 횡단열도를 줄기로 삼아 국경의 끝까지, 지구의 끝까지 뻗어간다.
추천사처럼 띠지에 실린 말처럼, 이 여행기는 명쾌하고 서정적이며 박식하다. 그래서 여행기를 읽는 느낌보다는 '나'라는 사람이 등장하는 소설같이 느껴진다. 작가는 어디에 가서, 무엇을 보고, 어떤 것을 먹고, 무슨 일을 했는지를 적지 않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한때 그곳에 있었던 과거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우리나라만큼이나, 시대의 흐름에 따른 흥망성쇠가 굵고 짙은 나라 러시아. 겨울의 나라라는 인상답게, 광활하고 황량하며 외로움이 짙게 배인 곳을 런던의 여행가 콜린 더브런은 무척이나 생생하게 묘사한다. 선전문구와 슬로건이 가득했던 광장을 채운 광고판의 글자부터 묘지와 교회에서 기도하고 과거를 추억하는 사람들. 발전이 없고 거친 곳을 떠나 경제적 부와 성공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까지. 작가는 자신의 뒤를 쫓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KGB의 존재를 의식하지만 이 책을 냈을 때는 이미 공산 체제가 무너지고 아직 신 질서가 잡히기 전인 옐친 대통령 시대다. 1999년에 출간된 것을 이제야 만나서, 더더욱 이 '여행기'가 냉전시대가 완전히 무너지고 러시아가 변화되는 한복판을 배경으로 삼은 소설처럼 느껴지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여기에는 작가의 필력도 한 몫을 한다. 작가는 카메라도 없이 오지와 위험한 곳을 누볐다. 그래서인지 여행책임에도 사진이 없다. 여행의 시작을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일가가 무참히 살해된 도시, 예카테린부르크로 잡아, 이 <시베리아>라는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는다. 시베리아 동북단에서 수십만 명의 무고한 죄수들이 강제노역을 하며 석탄을 캐던 도시 보르쿠타. 도스토예프스키가 유배되었던 옴스크. 세계 최대의 민물 호수인 바이칼 호. 중국과 러시아를 가르는 아무르강이 흐르는 알바진. 유대인 이주 도시로 기획된 비로비잔. 악명 높은 콜리마 수용소가 있던 마가단. 을 마지막으로 작가의 여행기가 끝난다. 편안함이나 여유로움, 설렘이나 두근거림과는 거리가 먼 이 길고 긴 여행이 매우 인상적인 흑백사진 같은 이유는, 작가 콜린 더브런이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묘사와 대화 때문이다. 작가는 여행이 아니라, 마치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러 간 것 처럼 각지에서 다양한 보통 사람을 만난다. 샤먼, 수용소에서 한평생을 보냈으면서 스탈린을 원망하지 않는 할머니. 주정뱅이, 일자리 없이 회색같은 미래에 방황하는 젊은이, 과학도시의 예산을 배정받지 못한 행정 책임자, 신비주의자같은 러시아 정교의 신자들. 이 모든 사람들은 (옐친 대통령 시대의) 변화가 가져온 일상의 균열을 그야말로 온몸으로 버티어 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작가가 그들과 나눈 대화를 통해, 사실 우리나라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도 아닌 러시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국가의 이미지나, 스테레오타입으로 알고 있는 민족의 특징 같은 것들로 뭉개져있었던 러시아나, 러시아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담담하지만 감성적으로 써내려가는 작가의 흡인력은 꽤나 묵직한 464쪽, 9장으로 이루어진 책을 놓기 아쉽게 만든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을 동경하게 만드는 것이 여행책이라면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과 그들의 역사에 대해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콜린 더브런이 쓴 여행 에세이의 힘과 매력같다. 가볍고 살랑거리는 여행 에세이가 지루해질 참에 멋진 책을 만났다. 그의 다른 책들도 북리스트에 올려 놓게 만드는 책 <시베리아> 추운 겨울, 긴 기차 여행에 이 책을 들고 타서 차가운 손끝을 호호- 불어가며 읽어보면 작가의 경험을 한 조각이나마 공유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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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도 쉬기 어려울 정도로 더운 공기가 훅훅 들어오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찬바람이 무섭게 불어친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따뜻한 겨울이었고 본격적인 추위는 앞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하니 단단히 준비를 해야겠다. 대번에 단정짓는 거 별로 안좋아하지만 확실히 시베리아는 내생에 계획에 설 자리가 없었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어디서나 안전이 제일인 나에게 시베리아 여행은 너무나 겁나는 것이다. 여행 작가이자 소설가인 콜린 더브런 덕분에 이렇게 간접 경험이나마 할 수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쳐들었다.
총 460페이지가 살짝 넘는 분량의 시베리아 여행기는 9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욕심내지 않고 하루에 한 장씩, 주말에 두 장을 읽으면 일주일만에 정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을 펼치자 시베리아 지도가 나타났다. 습관처럼 아는 지명이 있나 찾아보니 오른쪽 맨 끝에 재작년 여행했던 블라디보스톡과 하바롭스크가 보인다. 지도에 굵은 선으로 저자의 여행경로가 나타나있는데 다니기도 쉽지 않은 땅을 정말 샅샅이 누비고 다닌 것 같다. 나는 데려간다고 해도 엄두도 안날 그 곳을.......이 지도가 여행자만큼이나 나에게도 유용하게 쓰였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자취가 옮겨질 때마다 몇 번이고 이 지도를 들춰보곤 했다. 한번에 매끄럽게 읽기도 힘들던 지명이 어느새 눈에 익어 지금은 눈을 감으면 지도가 내 앞에 쫙 펼쳐진다.
시베리아하면 눈과 얼음으로 덮인 추운 곳으로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라고 여겼다. 도대체 이 황량한 곳에서 무슨 여행을 어떻게 했다는 건지 의문투성이었다.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비록 시들어가는 추세이긴 해도 저자가 가는 곳마다 사람이 있고 마을이 있었다. 이동수단에 대해 걱정했던 것도 자동차, 기차, 배, 비행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통해 이동이 가능했다.
시베리아 그 곳은 나의 상상과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우리만큼이나 아픈 역사가 있었고 나는 그들의 역사를 잘 몰랐다. 러시아라는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인종의 문화와 역사를 저자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여행하면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알게 된 정보가 자신의 느낌을 적고 있는데 자세한 상황 묘사 덕분에 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나는 특히 공주미라를 두고 서로 차지하려는 두 민족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저자는 공주미라를 보관하고 있는 쪽과 다시 찾고자 하는 쪽을 번갈아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 분명하게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섣불리 누구의 것이라고 주장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여행하면서 만난 자들이 다 좋은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저자는 훗날 자신과 만났던 사람들이 이 책을 볼 가망성이 전혀 없다는 가정하에 글을 쓴 듯 솔직하게 표현한다. 예전부터 아는 사이가 아니어도 이야기를 나누고 인연을 만들어가는 모습에 진정한 여행이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 같다.
여행 중 생기는 돌발 상황 역시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긴박한 상황에도 주변 사람의 도움과 순발력으로 위기를 모면하곤 했다. 아찔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더 기억에 남는 법이다. 절대 낭만적일리 없지만 북극해로 향하는 증기선을 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함께 배를 탄 사람들과 마치 이웃사촌이 된 것처럼 어울리고 지내면서 적막이 흐르는 별 빛 쏟아지는 배 갑판에 서보고 싶다.
시베리아횡단열차. 내 생애 최악의 기차여행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저자의 여행기를 보아하니 내가 탔던 기차는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었다. 우리나라 기차나 유럽열차 기준으로 시베리아횡단열차 역시 그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냉난방시설도 제대로 되지 않고 아침에 씻으려면 청결과 거리가 먼 화장실에서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했기에 횡단열차에 대한 기억이 그리 좋지 않다. 그런데 세상에 저자가 탔던 기차에 비하면 나는 정말 준수한 기차를 탔던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러시아어를 잘하는 저자는 승객들과 자유로이 대화하며 에피소드를 만들어 가는 반면 나는 그저 차창 밖 풍경에 의지하여 그 기나긴 여정을 마쳤다는 것.
나는 하바롭스크를 다녀와도 인상적인 장소와 건물은 있지만 기억에 남는 사람은 없다. 반면 저자의 여행기는 거의 그곳의 현지인으로 채워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의 여행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또다시 여행할 기회가 주어지면 언어의 장벽을 깨고 그곳에 있는 현지인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싶다. 사진한장 없는 여행기지만 소설을 읽는 것처럼 재미있는 여행기다. 관광지나 휴양지 위주로 여행을 했다면 사람을 만나는 방식의 여행기를 읽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저 내가 여행을 했다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곳 사람들의 종교와 정치적 이데올로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 이야기를 듣고 느끼면서 여행의 참 묘미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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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 열차를 타면 3시간도 되지 않아 도착합니다. 당일에 왕복하면서 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가능한데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1주일을 꼬박 달려야 동쪽끝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유럽 지역에 있는 수도 모스크바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하네요. 늘 눈으로 덮여 있는
시베리아의 광대한 넓이는 상상이 잘 가지 않는데 그 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왔습니다.
#여행에세이, #여행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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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 시베리아를 읽고..
저자 콜린 더브린은 영국의 유명한 작가이자 소설가 이다, 이튼 컬리지 에서 수학한 후, 1968년 첫 번째 여행기로 작가가 되었다. 1982년 저자는 KGB의 추적을 받으면서 소련을 여행했다.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러시아와 아시아를 아우르는 거대한 대륙을 여행한 훌륭한 여행기들을 많이 썼다. 시베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평평한 땅덩어리로 알래스카를 합친 미국 본토보다 넓지만, 인구는 미국의 10분의 1인 3천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땅이 무인지경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이 광대하고 신비스러운 미지의 땅이 소련의 개혁 개방 정책과 더불어 개방되었다. 저자는 이 길을 탐사하고 여행에세이 시베리아를 소개했다. 이 책이 나온 것이 1999년이나, 한국에서는 소개가 다소 늦은 셈이다.
시베리아 자체는 소문으로만 존재하는 땅이었다. 지금도 하얀 공간이 환상과 걱정을 불러일으킨다. 하얀 학들이 영구 동토증에서 춤을 추는곳, 거대한 도시가 빙원 가운데 떠 있는 곳, 매머드가 방하 밑에서 잠자고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시베리아다. 어디선가 수용소 군도의 테러가 아직도 비밀리에 계속되고 있지 않을까, 로켓 지하 격납고가 다시 건설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시베리아다. 기차는 힘겹게 우랄 산맥을 넘어간다. 열차의 칸막이 방을 나와 함께 사용하는 아제르바이잔 상인은 전혀 창밖을 내다보지 않는다. 시베리아는 멋이 없고 가난하기만 할 뿐이라고 그는 말한다. 저자의 여행 계획은 큰강 - 오브 강, 예나세이 강, 그리고 레나 강을 따라 여행 할 것이다. 영하 72도까지 내려간다는 콜리마 강의 설원도 둘러보아야 한다. 나는 붐비는 거리를 되돌아갔다. 나는 내가 단서들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운명이 없는 러시아를 상상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신앙이나 정체성의 징후를 찾고 있었다.
9월말 "귀부인의 여름"이라고 불리는 마지막 따뜻한 날들이 이어졌다. 바이칼스코예 마을로 가는 언덕길은 단풍으로 불타고 있었다. 옛날에 에벤크족이 제물을 바치던 곳이라는 호수 위 절벽으로 올라가보았다. 내 밑에서 바이칼 호는 대양이 되었다. 멀리 떠 있는 하얀 구름마저 푸른색을 띄고 있는 듯했다. 마치 모든 게 시간이 지나면서 순화되어 푸른빛으로 변하는 것 같았다. 이런 효과를 일으키는 것이 바이칼 호의 유난히 맑은 물이다. 약간의 알칼리성을 띤 투명한 물이 깊어지면서 다른 색깔들을 빛의 스펙트럼에서 걸러지고 가장 흡광도가 낮은 푸른색만 남게 되는 것이다. 이 호수는 모든 호수 가운데서 가장 오래된 호수다. 이 호수는 신생대 제3기부터 2,500만 년 이상 존재해왔다. 이 호수의 물속에 사는 2천여 종의 생물 가운데 1,200중은 이 호수에만 사는 것 들이다. 약 250종의 수중식물은 이 호수에만 남아 있다. 그러나 강에서 헤엄쳐 들어오는 흔한 어류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사멸하고 만다. 이 혹수의 물이 특이한 생물들만 보존하고 보통의 생물들은 죽이는 것 같다. 특이한 종류의 게 에피슈라가 원형질을 제거함으로서 호수물을 반투명의 청색으로 정화해준다. 필요 없는 것들은 아무것도 살아남지 못한다. 조류와 플랑크톤, 뼈와 천 등은 이곳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모두 먹어치운다. 물에 빠져죽은 동물의 시체들 역시 건져내지 않아도 깨끗이 사라진다. 바이칼 호는 이처럼 특이한 생물들이 많다.
하바로프스크 시는 세 개의 산등성이를 따라 흩어져 있다. 여거서 아무르 강과 우수리 강이 만나고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선은 남쪽으로 구부러진다. 하바로프스크는 인구 60만의 도시다. 그 면적은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맞먹는다. 비행기의 계속되는 희미한 진동이 나를 깨어 있게 했다. 약간 긴장되기도 했다. 얼어붙은 황량한 산맥이 밑에 나타났다. 생명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황량한 풍경이었다. 한때 이 황량한 지역이 죽음의 수용소들이 들어선 대륙이 되었었다. 콜리마라고 불린 이 지역으로 매년 해로를 통해 수만 명의 죄소들이 공급됐다. 죄수들은 대부분 무고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상륙한 곳에 그들은 항구를 건설했고, 이미 마가단 시, 그리고 그들이 결국 죽게 될 내지의 광산으로 통하는 도로를 건설했다. 내가 조용한 마을들을 지나 여행한 도로가 바로 마가단과 거기서 480킬로미터 떨어진 금광 캠프들을 처음으로 연결해준 도로였다. 사람들은 아직도 이 도로를 "해골들의 도로"라고 부른다. 내가 탄 버스가 동이 트기 전에 슬픔의 수도 마가단으로 내려갈 때, 이 도시는 보이지 않는 태평양을 배경으로 현란한 성좌처럼 빛났다. 나는 그 아름다움을 보며 혐오감을 느꼈다. 콜리마는 "태양이 따뜻함이 없고, 꽃이 향기가 없고, 여자들이 심장이 없는 땅"이다. 이제 인구는 15만 명이 채 안 되는데, 자꾸 줄어들고 있다. 나는 얼음 가장자리 너머에 있는 물에 한 손을 담갔다. 일시적으로 묘하게 기분이 상쾌해졌다. 여기서 일어났던 모든 일이 아득한 과거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여행에세이 시베리아는 공산 체제가 무너지고 아직 신 질서가 잡히지 않았던 옐친 대통령 시절이다. 주민들이 생활 터전을 잃고 불안해하고 생활도 어려워 불만이 대단했던 때였다. 저자 콜린 더브런은 여행하면서 만난 현지인들 여러 사람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면서, 러시이가 당면한 문제와 러시아의 미래를 가늠히보려고 애쓴다. 저자가 만난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살아 갈 길이 막막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직장이 없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금은 빵 한 덩어리밖에 사지 못할 형편이 되었다고 불평한다. 또 저자가 중점적으로 찾은 곳은 옛 수용소들이다. 솔제니치의 주장에 따르면, 이런 수용소에서 6천만 명이 무참히 죽어갔다고 한다. 여행기 시베리아는 시베리아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은 이제껏 우리가 만난 시베리아 여행기와는 확연히 다른 시베리아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는 여행을 하면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와 그들의 생각을 통해서 시베리아의 과거, 현재, 미래를 가늠한다. 삶의 모습을 알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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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이름을 티비나 인터넷에서 들어본 적이 있다. 그러나 막연하게 시베리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위쪽에 있다고만 생각했었다. 이번 책 "시베리아(여행에세이, 여행기) "를 읽으면서 시베리아에 대해 생각, 인식이 바뀌게 되었다. 또한, 책에서는 시베리아의 위치를 알수 있도록 지도가 나와 있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었으며, 인터넷에서 실제의 시베리아의 사진을 찾아보며 눈으로 익혔다. 저자 콜린 더브런은 여행 작가, 소설가로 중앙 아시아, 러시아, 중국, 터키 등 여러 나라를 여행 다니며 그곳에서 보았던, 들었던 일들이나 생각을 책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 시베리아는 어떤 보이지 않는 잉크로 그렸기 때문에 그렇게 텅 빈 듯 보이는 게 아닐까 싶었다.p13 "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시베리아를 방문하고 열차를 통해 여행을 하는데, 저자가 여행을 다녔던 그 당시에는 시베리아는 미지의 세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행 중 많은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시베리아에 대한 생각이나 상황을 알 수 있는 내용이 나와 있기 때문에 후손들에게 값진 자료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한, 예전 한 인물에 대해 인터넷에서 읽은 적 있었는데, 그에 대해 자세한 삶이나 후손 등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더구나 러시아의 마지막 로마노프 왕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 있어, 러시아의 역사를 잘 몰랐던 나에게 세계관을 넓힐 수 있는 계기와 슬프면서 아픈 마음을 동시에 갖게 했다. 책은 나에게 시베리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가깝다고 생각했던 시베리아는 역사와 많은 아픔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이 들며 그들의 삶을 책을 통해 읽으면서 기회가 된다면 방문하여 역사를 뒤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마인드큐브에서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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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번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미지의 세계 <시베리아> 추위 앞에 약하기도 하고, 몸이 아파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도 들기도 하지만 아직은 젊으니까 언젠가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작은 바람을 가지며 콜린 더브런의 여행에세이를 통해 언젠가 떠나보고 싶은 그 곳을 상상하며 떠나 보기로 한다. 꽤 두꺼운 분량의 책은 9장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1장. 유령의 땅 2장. 심장마비 3장. 과학으로부터의 도주 4장. 변경(邊境) 5장. 극지(極地)로 6장. 바이칼 호(湖) 7장. 마지막 날들 8장. 태평양으로 9장. 콜리마 수용소 명쾌하고 서정적이며, 박식하고 또 거의 고통을 느낄 정도로 감성적이라는 뜻을 책을 읽기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목차 속 수용소나 극지에 있는 그 곳을 문장을 따라 상상하기 시작하니 문장의 뜻을 이해 할 수 있었다. 참고로 지명이 어려워서 독서 전에 책에 들어 있는 지도를 보며 콜린 더브런의 여행기의 루트를 따라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흥미롭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조금 어렵거나 어색함이 드는 번역부분이 있어서 한 장 한장 짚어가며 읽는 것이 좀 더 책을 음미하며 읽는 것이 상상하기에 좋다. 여행가이면서 이야기꾼인 더브런은 <시베리아>를 통해서 라스푸틴을 닮은 주정뱅이, 토속 종교의 샤먼, 수용소 군도의 생존자들을 통해 시베리아의 생생한 현장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시베리아라고 하면 정적이고 하얀 느낌으로 눈과 얼음 속 추운 날씨로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사람보다는 동물이 먼저 생각나는 그 속에 떠올려보지도 못했던 종교나 수용소의 이야기는 그 곳 역시 사람이 사는 현실적인 곳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해준다. 사람도 있고 마을도 있고 교통수단도 있는 이 곳은 우리가 사는 모든 곳들과 동일하게 살아간다, 다만 환경이 다르고 역사가 다를 뿐 참고로 콜린 더브런은 <시베리아>를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된 여행에세이 작가이자 소설가로 <다마스쿠의 거울>, <예루살렘> 등 중동 여행기부터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철의 장막 뒤에서> 등 러시아와 아시아, 중국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여행했던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물론 그 속에 그 곳의 현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소설과 같은 작품을 남기는 작가로 유명하다. 한 사람이 쇠사슬을 끌며 끝없이 펼쳐진 눈밭을 가로지른다. 더 먼 어딘가에서는 아마 순록 떼가 달려가고 사냥꾼이 눈 위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시베리아 전 지구 땅덩어리의 12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의 뇌리에 분명히 각인된 시베리아의 영상은 그게 전부다. 황량한 아름다움, 그리고 지울 수 없는 두려움. 텅 비어 있다는 느낌은 강박관념이 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따라 흩어져 있는 다섯 개 도시만이 외국인들에게 개방되었었다. 그마저도 감시를 받는다는 조건이었다. 시베리아 자체는 소문만으로 존재하는 땅이었다. 지금도 하얀 공간이 환상과 걱정을 불러일으킨다. 하얀 학들이 영구 동토층에서 춤을 추는 곳, 거대한 도시가 빙원 가운데 떠 있는 곳, 메머드가 빙하 밑에서 잠자고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시베리아다. 어디선가 수용소 군도의 테러가 아직도 비밀리에 계속되고 있지 않을까, 로켓 지하 격납고가 다시 건설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는 곳이 바로 시베리아다. <시베리아>에서 저자의 여행 경로 역시 상상도 못할 정도로 광범위 하다, 넓은 땅만큼 오랜시간의 역사와 다양한 민족, 풍경이 존재할텐데 왜 이렇게 협소하게 생각하며 살아왔을까 스스로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나에게 강박관념처럼 하얗고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 이 개념은 여행에세이와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을 통해 변할 것이라는 생각한다. 아니 지금도 변하고 있다고 믿는다. 사실 변하지 않는다면 이런 책들도 어딘가에 막혀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 곳의 풍경을 보고자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사람도 없었을 테니까 여행하는 곳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경험했던 것을 소설처럼 써내려 감으로써 좀 더 다양한 것을 들려주고 상상하게 만들어주는 <시베리아>의 여행기는 좋은 사람들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난감하기도 하고, 긴박함을 느끼기도 한다. 19세기, 20세기 지도자가 바뀌고 사상이 바뀌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변화하였다. 복도 양쪽으로 늘어선 침상이 예민한 나에게 잘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그 변화 된 곳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직접 눈으로 보고 사람들과 대화해보고 싶다. 29호 탄광을 찾아갔던 이야기는 <시베리아>에서도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이다. 물론 이 이야기와 더불어 수용소의 여행기는 내 취향을 반영하는 내용이라 그럴 수도 있다. 1953년 스탈린이 죽고 시베리아 전역의 강제노동 수용소에서 파업이 일어났을 때 선도적 역할을 한 29호 탄광은 모스크바의 위협이나 거짓말에 굴복한 다른 탄광과 다르게 끝까지 버텨낸 곳이라고 한다. 끝까지 버티는 동안 비밀경찰 병력 2개 사단과 탱크가 탄광을 포위하고 대문이 파괴되었으며 소총과 중기관총이 불을 뿜었지만 1분동안 광부들은 한 덩어리가 된 채 쓰러지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죽은 자들이 산 자들이 떠받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쓰러진 자들은 공동무덤에 묻어졌고 그 곳을 '형제들의 무덤'이라 부른다. 시베리아가 하얀색의 백지, 추운 곳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노출되지 않았던 것들이 많아 그 곳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고, 그 기회가 그 곳을 미지의 세계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곳은 추운 곳이었지만 누구보다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이 존재했고, 우리의 역사가 새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노력했듯 그들 역시 눈물과 땀과 피로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몸으로 싸워 나갔다. 사진 없이 글로만 열차 칸에 있던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하는 콜린 더브런의 여행 에세이는 여행기이자 한 편의 소설과도 같다. 그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이 죽고 나면 잊혀질 수 있는 역사와 문화, 종교적인 모습을 그의 글에 담음으로써 공식적으로 전해지는 것과 또 다른 현실을 거울처럼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기회가 된다면 언어를 배워 그들과 직접 대화하며 덧칠한 듯한 순백의 색 속에 감쳐진 다양한 색채를 발견할 수 있는 여행을 꼭 떠나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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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류학이란 무엇인가? 결국 그 지역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등등을 살피는 아주 간단한 작업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문화인류학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다보니 소수의 학위를 가진 누군가만 할 수 있다고 착각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면 이 문제는 그렇게 현학적으로 접근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여행을 잘 다니면서 낯을 가리지 않고 타인에게 말을 거는 그러한 사람들에게 이 직업이 더 유리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 <시베리아>는 굉장한 가능성을 보여준 책이 아닐까 한다.
정말 이 책을 나이브하게 말하자면 그냥 저자가 러시아 시베리아 일대를 돌아다니며 그 지역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하는 것들의 총체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정말 나이브하게 책의 정수를 빼고 말한 것이고 정말 책의 정수를 말하기 시작하면 정말 이 책을 어떻게 더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 이유는 바로 이 책이 문화인류학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책이 소개하는 곳은 시베리아다. 주지의 사실처럼 우리나라 사람 중에 시베리아를 실제로 가보거나 혹은 시베리아에 관한 책이라도 한 번 읽어본 사람이 있을지부터 의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직접 경험 없이도 정보를 얻게 하는데 있어 최적화 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굉장히 이로운 점이 아닐 수 없다. 나아가 이 책의 이야기들은 어떤 꾸며진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 또한 굉장히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그도 그런 것이 연구나 어떤 인터뷰에 있어서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과장되거나 생각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할 확률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자신 스스로 여행을 하면서 이러한 일들을 해냈다. 그 결과 인터뷰이들 자체가 굉장히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한 장점이 있는 것이다.
한권의 책으로 그 지역을 모두 이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책을 통해서 계속해서 그 지역에 대해 심층적인 부분들을 배워 나갈 수 있다는 것은 큰 이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번 시간을 내어 충분히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꼭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한번씩 접해보길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