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내가 인기 없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희들 탓이야! 2권의 리뷰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모죠(喪女). 우리말로 풀이해보자면 아싸의 여자버전이라 할수 있는 이 단어를 그대로 체현한 캐릭터가 바로 이 시리즈의 주인공 쿠로키 토모코입니다. 인기없음을 기본 속성으로 내건 캐릭터는 지금까지 무수히 있었고 그 중에는 무늬만 인기가 없는 상태이고 실제론 인기만점인 경우도 많았지만 이 쿠로키 토모코의 아싸력은 그런 판에 박힌 인기없음을 초월한 경지죠. 1권의 토모코는 그래도 자신의 인기없음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 해결책을 짜내려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줬습니다. 그렇기에 안습한 토모코의 모습에 마음아파하면서도 이런 토모코의 고군분투를 응원하는 느낌으로 스토리를 감상할수 있었는데 2권의 토모코는 그런 응원의 마음이 싹 가실 정도로 처절하고 비참한 모습만 보여줄 뿐입니다. 비극의 시발점은 바로 여름방학. 보통 여름방학이라면 이런 서브컬쳐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로 다루어질 테지만 이 시리즈의 주인공 토모코는 아시다시피 아싸녀였죠. 누구를 초대하고 부를 배짱도 없고 그럴 인연조차 없던 토모코는 그대로 여름방학 내내 집에 틀어박히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고 결국 방 안에서 한발짝도 나오지않고 연이어 영화나 게임을 탐미하다 오줌누러갈 타이밍을 재지못해 옷에 지리고마는 굴욕을 맛보기도 합니다. 그것뿐이라면 목격자가 가족뿐이니 웃어넘길수 있는 해프닝이라 할수 있겠지만 토모코의 굴욕은 거기서 멈추지 않죠. 방학을 맞아 자신의 집으로 놀러온 사촌동생 키코. 그 키코에게만큼은 연상으로서의 위엄을 지키고자 감당도 못할 이런저런 설정을 붙여가며 자신의 인기많음을 자랑하던 토모코지만 결국 그 허세는 오래지나지않아 발각되고 맙니다. 지나치던 남학생을 자신의 남자친구라며 자랑했었지만 그 남학생이 여자친구를 대동하고 나타나자 순진한 키코가 그 남학생에게 바람을 피우는 것이냐며 따져묻기 시작했거든요.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을 동경하는 사촌동생 앞에서 그야말로 개망신을 당하고만 토모코. 이 에피소드의 막을 장식한 토모코의 도게자는 그 비참함을 확인사살한 수순에 불과하지만 이 끔찍한 몰골을 더이상 못보고 책을 접은 팬들도 많다고들 합니다. 애니메이션판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나 현재 이 시리즈는 무려 18권의 단행본을 출간하며 아직도 연재되는 중입니다. 모죠 소재의 비참함을 떨쳐내고 이렇게 오랜기간 연재를 이어올수 있던 원동력은 5권 즈음부터 시작된 화려한 변신과 함께 이 시리즈의 근간을 차지하고있는 이 비참함 덕분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더이상 못보겠다 하시는 분들은 조금만 더 참고 이 토모코의 안습한 일화들을 견뎌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렇게 읽다보면 어느새 성장해 솔직하게 웃고 떠드는 토모코의 모습이 우리를 반겨줄지도 모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