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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 중 3권은 580여 쪽이나 되는 분량이다.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져서 기대감으로 읽다 보니 어느새 3권에 이르렀다. 여기서는 ‘목매다는 저택의 수수께끼’에 대한 기사가 점점 표면으로 떠오르고, 가사하라 메이의 시점으로 이야기하는 편지글이 띄엄띄엄 배달된다. 이상한 전화가 걸려오고 고양이가 없어지고 어느 날 갑자기 구미코가 사라지면서 미궁에 빠졌던 이야기가 결국은 하나씩 실마리를 풀어가기 시작한다.
고양이가 돌아왔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좋은 징조일까.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는 걸까. 구미코의 오빠 이름과 같은 와타야 노보루다. 가노 마르타와 가노 크레타는 이 무대에서 좀 비켜난 듯하다. 그리고 신주쿠 빌딩가에서 만난 적 있는 익명의 여인을 다시 만나고 사건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 들었다. 오카다는, 무참하게 살해된 남편을 떠나보내고, 여섯 살 때부터 말을 잃은 아들 시나몬과 함께 사는 넛메그라는 여인과 연결이 되었다. 얼굴에 새겨진 푸른 멍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들과 연결된 상황이 구미코를 찾는데 어떤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일까. 그리고 맨 처음에 오카다를 잘 안다면서 잊을만하면 전화를 하던 여자는 도대체 누구였을까. 왜 그런 전화를 했을까. 이 전화는 구미코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궁금증을 안고 읽어나갔다.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의 연속이었다. ‘얼굴 없는 남자’, 208호실, 잃어버린 야구방망이 등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면서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 의문은 하나하나 풀리면서 모자이크 조각이 맞추어져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된다!
여기엔 권력에 대한 자신의 야망을 채우기 위해 인간이기를 포기하려 했던 악마 같은 인간이 있었다. 하지만 악의 종말은 언젠가 끝을 보기 마련이다. 다 읽고 나서 앞서 쓴 리뷰를 읽어보았다. 역시나 인용했던 문장은 예사로 넘길 얘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환기하고자 인용해 본다.
“아주 먼 어느 곳에 , 천박한 섬이 있어요 . 이름은 없습니다 . 이름을 붙일 만한 섬이 아니죠 . 아주 천박하게 생긴 천박한 섬입니다 . 거기에는 천박한 모양의 야자나무가 있죠 . 그리고 그 야자나무는 천박한 냄새가 나는 열매를 맺습니다 . 그런데 또 거기에는 천박한 원숭이가 살고 있어서 , 그 천박한 냄새 나는 야자 열매를 즐겨 먹어요 . 그리고 천박한 똥을 싸죠 . 그 똥이 땅에 떨어져 토양도 천박해지고 , 그 토양에서 자라는 야자나무를 더욱 천박하게 하죠 . 그런 순환입니다 .”-2권(P69)
오카다는 처음부터 뭔가 알고 있었나 보다. 살짝 예상은 했지만... 다시 이 문장을 보니 소름이 돋는다.
“그렇다면 , 뭔가를 분명하게 알 때까지 , 자기 눈으로 보는 훈련을 하는 편이 좋지 않겠어 . 시간을 들이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돼 . 무언가에 넉넉히 시간을 들이는 것은 ,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세련된 형태의 복수거든 .”-2권(P352)
삼촌이 조언해 준 이 말을 흘려듣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구미코와 이혼하라는 처가 식구들의 종용에도 굴하지 않고, 직접 구미코를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지 않고는 응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버텼기에 진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 아무런 의심없이 그들의 말을 곧이들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진실은 묻히고 말았겠지. 여기에 더불어 작가는 마미야 중위의 입을 빌려 일본인이 만주에서 행한 일을 고발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의 감추고 싶은 부분을 말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작가란 작가로서의 참다운 본분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다음엔 하루키의 어떤 작품을 읽을까 벌써 부터 고민이다.
1년 반 동안이나 만나지 못했던 구미코를 캄캄한 208호실에서 만난 후, 오카다는 구미코의 편지를 받는다. 어쩌면 아파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지도 모른다. 결국 오카다는 구미코의 실종의 의미가 구조 요청이었음을 깨달은 것 같다. 어떻게 이걸 알게 됐을까. 기꺼이 우물 안 밑바닥에서 사유한 덕분이었을까. 아마도 구미코를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그 후 둘은 어떻게 되었을까. 다시 만난다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토록 찾던 고양이도 돌아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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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꾼다. 주인공 오카다 도오루가 우물 속에서 잠이 들어 찾아갔던 208호실에 관한 꿈이다. 꿈 속에서 이것을 꿈이라고 생각한다. 잠을 깬다. 선잠이 들고 꿈이 이어진다. 다시 '이건 꿈인데... 꿈이 끝나지 않는다.'라고 생각을 하지만 자꾸 꿈 속에 빠져든다. 이러길 반복하다 잠에서 깨고 만다. 새벽 2시반이다. 계속 뒤척이다 다시 잠을 청한다.
나의 의식 일부는 아직 빈집 한 채로서 거기에 있다. 동시에 나는 나로서 이 소파 위에 있다. 그리고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생각한다. 어느 쪽이 현실인지, 나는 아직 제대로 정할 수 없다. '여기'라는 말이 내 안에서 조금씩 분열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나는 여기에 있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도 있다. 내게 그 양쪽은 똑같이 진실로 여겨졌다. 나는 소파에 앉은 채 그 기묘한 괴리감 속에 몸을 담그고 있다.(80쪽)
이 책을, 하루키의 책을, 읽을 때면 드는 기분이 주인공 오카다 도오루를 통해 말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루키의 책은 단지 소설이다. 하지만 이런 비현실적인 것들이 현실에서 벌어지는 듯한 착각이 읽는 내내 든다. 현실과 비현실 그 경계의 모호성이 현실에서 일어난다. 등장하는 인물들과 함께 책 속으로 들어가 비현실적 세계를 경험하는 비현실성이 하나이고, 책 밖의 내가 속한 세계에도 이런 비현실성이 침범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비현실성이 둘이다. 하지만 그 어떤 비현실도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거기서 80쪽에서 말하는 '기묘한 괴리감'을 느낀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는 내가 공감하지 못했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현실적 이야기 <노르웨이의 숲>을 제외하고 <해변의 카프카>, <1Q84>, <기사단장 죽이기>의 장편들 보다 그 세계 속으로 빨려 들어가 주인공과, 등장인물과 함께 공감하고 비현실성을 느끼는, 하루키가 창조한 그의 세계를 체험하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속도가 빠르고 몰입도가 가장 큰 작품이다. 내가 읽은 순서는 발표 순서와 다른데 <기사단장 죽이기>는 왜 쓰여졌는가 하는 의문이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들었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태엽 감는 새 연대기>의 아류작처럼 느껴졌다. <기사단장 죽이기>를 먼저 읽었기에 망정이지 <태엽 감는 새 연대기>를 먼저 읽고 <기사단장 죽이기>의 내용을 알았다면 읽지 않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작가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의 아류를 내고, 복제를 한다는 것은 소멸로 향해간다는 것이 아닌가. 난 또 다시 새로운 하루키 월드를 보고 싶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 만큼 깊이 있는 그런 작품을 읽고 싶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속도가 빠르고 몰입도가 크다는 것은 주인공 오카다 도오루의 실직상태의 현실성이 가장 큰 몫을 한 것같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실직한 도오루를 떠나는 아내, 실직이 그 이유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고, 또 아니긴 하지만 아내의 가출까지 겪는 실직한 남편의 리얼한 이야기라는 것, 그리고 거기에 비현실의 세계를 넘나드는 사람들이 갖는 저마다의 사연의 개연성이 큰 설득력을 갖고 하루키 월드로 인도한다. <1Q84>의 경우 여자 주인공이 고가도로 중간에 택시를 멈추고 그 고가를 내려서면서 달이 두 개인 세계로 들어가고 <해변의 카프카>에서 하늘에서 정어리가 떨어지는 일이 일어나게 하는 고양이와 대화하는 할아버지의 등장으로 비현실의 세계를 만드는 반면, 마니야 중위와 혼다, 가노 마르타와 가노 크레타, 넛매그와 시나몬, 가노 크레타를 통해 드러나는 와타야 노보루의 비현실성은 그들이 갖는 사연으로 비현실이 책 속에서 현실성을 갖는다. 이것은 다른 작품에 비해 좀 더 심층적이고 정교하지만 그 심층성을 내세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흉가의 우물 속에서 꾸는 꿈은 와타야 노보루가 동생 구미코를 범하는 208호실로 연결시켜준다. 오카다 도오루가 구미코를 구하기 위해 그곳에서 꿈을 꾸는 것은 와타야 노보루에게 위협이 된다. 현실에서 와타야 노보루는 오카다 도오루를 고립시킨다. 오카다 도오루가 느낀 절박함은 208호실로 찾아들어갈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칼을 든 남자와 싸움을 벌인다. 오카다 도오루는 꿈 속에서 칼을 든 남자에게 부상을 입지만 방망이로 그를 쓰러뜨린다. 완전히 목숨을 끊지는 못하고 벽을 통과해 우물로 되돌아 온다. 와타야 노보루는 그 순간 현실에서 뇌출혈로 쓰러진다. 그의 숨을 끊는 것은 현실의 구미코가 맡는다. 하루키의 작품이 그러하듯 <태엽 감는 새 연대기>도 복잡한 구조를 가진 이야기다. 와타야 노보루가 행하는 악은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는 것이 아니어서 독자가 그런 것일 것이다하는 짐작만을 하게 하는데 그것은 읽는 사람마다 그 범위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불확실하고 모호하지만 존재하는 어떤 것'은 우리가 하루키의 작품에서 느끼는 매력이다. 그것이 읽는 이마다 다르게 느껴지게 한다는 것 또한 하루키의 작품이 갖는 큰 매력이다. 1권을 읽고 쓴 리뷰에서 나는 읽는 이가 주인공과 함께 알 수 없는 곳을 헤매다 안착한다고 했다. 나의 기대대로 오카다 도오루는 부상을 입긴하지만 안전한 현실에 안착한다. 와타야 노보루를 208호실에서 쓰러뜨리고 빠져 나온 우물에 물이 차오를 때는 내 예상이 틀렸나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가사하라 메이의 염원이 하늘에 닿아 넛매그와 시나몬이 적절한 때에 나타나주어서 오카다 도오루는 살 수 있었다. 와타야 노부루의 목숨을 끊은 구미코가 형을 치르고 나올 때까지 오카다 도오루는 기다릴 것이고 둘이 아이를 갖을 것이라는 희망을 남기고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만약 오카다 도오루가 우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음으로서 이야기가 끝을 맺었다면 독자는 마치 흔들린 영혼이 자리잡지 못한 채 심리치료가 중단된 것과 같은 찜찜하고 불안한 상태를 느껴야 했을 것이다. 나는 하루키의 작품이 메스를 들고 뇌 깊숙히 헤집어 뒤흔들어 놓았다가 바르게 자리잡게 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 뒤흔들림은 속을 시원하게 한다고 할까. 그리곤 제자리에 갖다 놓으니 후련함 뒤에 느끼는 안도감은 현실을 더욱 굳건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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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은 어렵다. 버스데이 걸을 읽어 보고 내가 바보인 것 처럼 느껴졌다. 최근에 태엽 감는 새 연대기 시리즈가 개정출간 되어 구매를 하였다. 아쉽게도 합본은 한정판인 관계로 이미 품절이 되었고 먼저 1권부터 구매를 하고 책을 펼쳐보았다. 이 책의 줄거리는 남편을 떠난 아내를 찾는 이야기이다. 그 속에서 작가가 상징적으로 내세우는 우물이 등장한다. 우물을 통해 남편은 자신의 잘못을 보고 깨닫고 느끼고 후회한다. 역시나 어렵다. |
| 무라카미 하루키의 역작 태엽 감는 새 연대기 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들을 거의 20년전에 많이 읽었던터라 이번에 새로 나오기도 했고 이 책들이 어디갔는지 안보이기도 해서 구매하게 되었다. 예전에 기억들을 떠올리며 책장을 넘겨본다.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어렴풋이 기억이 나면서 재미를 불러 일으킨다. 역시는 역시다. 다른 소설들도 다시 읽어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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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1,2권에 비해 많은 내용이 있던 3권입니다. 마른 우물이 있던 저택은 새로운 저택이 지어지고 그 곳은 수수께끼의 장소가 됩니다. 목메다는 저택의 수수께끼라는 이름으로 기사가 나며 의혹을 나타내는 곳들이 생기고 도오루는 와타야 노보루의 전령을 만나게 됩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척 흥미로운데 또 잘 알 수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오루가 만난 넛메그와 시나몬의 이야기나, 넛메그의 아버지나 넛메그의 아버지가 있었던 만주의 동물원으로 온 군인들이 겪은 일들이 현재와 연결되는 등 생각할 거리들이 많았어요.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읽는다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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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의 태엽감는 새 연대기 3권을 읽어보았습니다. 평소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책을 즐겨 읽는 편이었고, 특정 책들은 몇번을 반복해서 읽었을 정도로 재밌게 본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태엽감는 새 연대가 1권과 태엽감는 새 연대기 2권을 읽었을 때는 자연스럽게 3권의 내용이 궁금해지고 재밌었습니다. 하지만 완독 후에 다시 또 보고싶게 만드는 느낌은 아닌거 같아요. 그래도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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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정연한 인과관계를 요구하는 게 아니란 걸 알고는 있지만... 아주 초기작이어서 이런가 했는데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보다도 거의 10년이나 늦게 출간된 거라니 할 말이 더 없다. |
드디어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엽감는 새를 이북으로 만날 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 오고야 말았다. 왜인지 에세이는 나와도 장편소설은 나오지 않던 하루키의 태엽감는 새는 너무너무너무너무 반갑다. 사실 너무 두껍고 무거워서 딱 한 번 읽고 소장하던 이 책이 발간된다는 소식에 들떠있다가 결국 세 권을 동시에 구매하고는 아끼고 아껴가며 찬찬히 읽고 있는데, 벌써 3권. 책이 줄어드는게 너무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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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다가 우물에 들어갔다 나온 후 얼굴에 생긴 멍이 생깁니다. 오카다의 갑자기 생긴 멍을 알아보는 사람은 세탁소 주인, 단골 이발소 사람, 오무라 술 가게 점원, 얼굴을 아는 도서관 창구의 여자입니다. 그 즈음 구미코의 이혼요구에 오카다는 구미코와의 만남을 요청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하루키의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도 외도한 아내가 나오고 그걸 받아들이는 남편의 모습이 나오는데 태엽 감는 새 연대기도 그런 흐름이 있어서 불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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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책 중에 가장 좋아하는 책이 태엽감는새 연대이인지라, 자기 전에 음악 들으며 단편 태엽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도 종종 꺼내 읽는데 이번에 이렇게 새로운 구성으로 태엽감는새 연대기 완전판이 출시되어 정말 올한해 최고의 선물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한정판을 사고 싶었지만 한정판은 너무 두껍게 나와서 이렇게 1,2,3권 따로 샀습니다. 대만족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