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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평생의 스승이다【숲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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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자연은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부끄럽게 만든다. 김용규님이 그대(우리)에게 띄우는 이 편지글 모음을 읽으면서 역시나 그런 생각의 고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누구나가 인정하는 이름 있는 직업을 던져버리고 숲으로 귀환한 그를 아둔하다고 손가락질하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없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의아할 정도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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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자연은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부끄럽게 만든다. 김용규님이 그대(우리)에게 띄우는 이 편지글 모음을 읽으면서 역시나 그런 생각의 고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누구나가 인정하는 이름 있는 직업을 던져버리고 숲으로 귀환한 그를 아둔하다고 손가락질하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없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의아할 정도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빠름을 좇고 돈을 좇고 명예와 권력을 손아귀에 쥐려는 건 우리 모든 인간의 가장 근원적이고도 보편적이랄 수 있는 욕망이다. 하지만 저자 김용규는 그런 것들을 한낱 부질없는 것들이라 치부하고 과감히 버려버리고 숲이라는, 태초 그대로의 자연을 알아가려 하고 받아들이고 그와 공생하며 살아가고자 마음먹은, 이 시대의 진정한 자유인이었다. 그래서 부러웠던 걸 거다. 굳이 나이를 떠나서 어느 정도의 사회생활을 하고 경험한 이들이라면 각 잡혀 짜여있는 시스템으로 뭉쳐있는 세상보다는 자연스럽고 자유스러운 세상에 목마르기 마련이니까.

 

 

간절히 어떤 것을 이루고자 하는 것들, 예컨대 소망이라든지 소원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을 염원하는 경우에 우리는 우습지만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 할 때를 종종 목격할 것이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 하지만 나의 능력 선에서는 부족하다 생각하는 것들, 그런 일들은 신이라도 나타나서 원만하게 해결해주거나 이루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가끔, 당연히 안될걸 알면서도 간절히 두 손을 모으고 두 눈을 감고서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배어 있는 모습 그대로 이루어달라 읊조린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두 눈을 감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무엇을 이루어 달라는 그것보다는 온전히 나에게 수용되길 바라는 마음, 가감 없이 모두 흡수해 버리고 싶은 저자의 삶에 대한 시선과 느긋함, 욕심내지 않는 올곧은 정신은 자연과 하나 된 사람에게서 묻어나는 여유가 느껴져 그런 그의 편안한 가치관과 자세를 배우고자 곤두설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아니다. 이렇게 조바심 내고 부러워하는 마음만을 가지라고 독자에게 이 편지를 띄운 건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당신도 느껴보라' 같은, 좀 더 세상살이에 눈을 열고 귀를 열고 마음을 열라는 무언의 신호를 보내면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스치고 지나갈 풍광에 관심 어린 시선을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일 것이다. 그리고 종종 '그대'라고 읊조리는, 마치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이 듣기 좋은 단어는 그 분이 자연뿐만 아니라 사람을 얼마나 존중하는 이인지도 어렴풋이 가늠할 수 있는 본보기가 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세상의 돌아가는 시스템에서 유일하게 욕심이 없는 것이 자연이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요구하지 않고 모진 풍파에도 쓰러지지 않고 꿋꿋이 견디는 것은 식물, 자연이 유일하다. 그런 자연에게 우리는 그 얼마나 많은 몹쓸 짓과 해악을 저지르고 있는가. 조건 없이 주기만 하는 자연 앞에서 더 좋은 걸 내놓으라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지키고 가꾸지는 못할망정 훼손하기에 급급한 우리는 수많은 자연재해를 겪는 현재 앞에서 고개 숙일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하다. 왜 분노하는가, 자연의 당연한 섭리를 겪으면서. 응당 우리가 한 짓에 대한 답가 같은 받아들이기는 싫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과정의 앞에 서 있으면서.

 

 

사람도 그렇지만 자연 역시 피치 못하게 우리들의 화를 돋울 때가 있다. 가만히 있는데 자연의 부속물 같은 생물들에게 상해를 입거나 헌신을 다해서 가꾸었어도 실망을 안겨주었을 때가 그런 때이다. 하지만 그런 현실 앞에서도 김용규님은 묵묵히 받아들인다. 벌에 쏘여 흠씬 두들겨 맞은 복싱 선수 같은 얼굴을 하고도 강의 자리에 나선 그의 모습은, 남에게 보여지는 겉모습의 자신보다는 자연에 순응해서 살아가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퉁퉁 부어 윤곽을 알아볼 수 없는 그 얼굴의 모습도 추하거나 못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에 녹아들어 있는 순수하고도 진실한 그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는 그 자체이기에 더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다가온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그 어느 하나 쉽게 피고 지는 것은 없다. 그 나름의 모진 풍파를 겪고 아픔을 겪고서야 땅을 뚫고 하늘을 바라보는 싹을 띄우게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길가에 난 이름 모를 들풀들의 모습에 바쁘다는 핑계로 잠시 잠깐의 시선조차 주기를 거부한다. 그것들이 우리 눈에 보이기까지 우여곡절의 시간을 보냈다는 걸 알고 있다면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나 또한 그렇다. 흐드러지게 핀 이름 모를 초록색 풀들을 보며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한적이 있었던가 싶다. 하지만 그 모든 생명은 고귀함을 근거로 질긴 생명력이라는 자연의 순환과정을 선사 받은 이들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절대 우리들의 눈앞에 고고한 자태를(설사 외양이 초라할지라도, 그 어느 하나 진정으로 초라한 것은 없다.) 드러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들의 오랜 분투를 알아갈수록 살아감에 일희일비하는 인간의 얕음에 절로 부끄러워진다. 그렇게밖에 만들어지지 못한 피조물이라고는 하여도 이는 자연의 숭고함, 자연의 신비 앞에서 한없이 고개 숙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숙연함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에만 급급하게 길들여 있는 삶. 그보다는 몇 년을 웅크리고 있다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연다는 나무들을 보면서 나 자신이 얼마나 시스템에 길들어 있는 인간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면서 자연의 인내심에 새삼 경탄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계절은 비단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보다는 그 흔한 방한, 방열복 조차도 입지 않는 게 대다수인 식물들이 더 뼈저리게 느끼는게 계절의 변화일 것이다. 그 변화 앞에서도 참고 견디며 모진 겨울 칼바람을 견디고 봄을 기다리고, 봄이 지나고 초록의 물결 속에 휩쓸리고 색색의 잎으로 갈아입는 가을을 지나 다시 칼바람을 맞아야 하는 겨울이 오듯이, 우리의 인생 또한 반복되는 사계절 속에 있는 식물의 삶과 다름없을 것이다. 행복한 일이 있으면 불행한 일도 기다리는 게 인생이듯이 그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겸허히 받아들이고 준비하며 인내하는 삶. 평생을 가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겠지만, 인생 자체가 사계절의 연속이라고 생각하면 그 또한 조금은 편안해질 것이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과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듯이. 돌고 도는 자연의 순환과정처럼, 우리네 인생도 좋은 날 그렇지 못한 날이 돌고 도는 것이라고. 그게 이 땅에 태어나 세상을 사는 우리들의 숙명 같은 거라고.  

 

 

거창하게 농사라고까지 할 수는 없고 몇 해 전부터 우리 가족이 먹을 간단한 채소는 직접 키워서 먹는 것에 익숙하다. 작년에는 가지, 오이, 딸기 등을 심어서 재미를 봤고 올해는 채 날도 풀리지 않은 쌀쌀한 날에 깻잎, 상추, 쑥갓, 시금치 등을 엄마는 밭을 갈고, 그 옆에서 내 손으로 직접 씨를 뿌렸었다. 넓은 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당 한켠에 자그마한 자리와 옥상에 일렬로 줄지어 놓은 스티로폼 박스들의 행렬이 그들의 터전이었지만 내 손으로 직접 키워서 먹을 수 있다는 그 기쁨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쉬이 알기 어려운 감정이다. 그 채소들이 언제쯤 싹을 틔울까 기다리며 하루하루 지켜보면서 물을 주고, 손톱만큼의 순筍에 뛸 듯이 기뻐하는 모습 또한 경험해 본 이들만 알 수 있을 것이다. 여느 프로 농사꾼처럼 생각보다 순탄하게 자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을 위해 생명의 끈을 놓지 않은 이 채소들이 한없이 고마울 뿐이다. 항상 성공만 하는 삶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실패하면서, 내년에는 또 어떤 채소를 심을지, 잘 자라주기만을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 또한 그들, 자연에게 보내는 나의 애정이고 그에 화답할지 아닐지를 지켜보는 기쁨 또한 해가 갈수록 커질 걸 나는 안다. 생명의 끈질김, 생명 탄생의 신비 같은 게 다큐멘터리 속의 일만은 아니다. 당신이 지금 손수 키우는 꽃 한 송이, 채소 하나에도 그 신비는 무궁무진하고 끝이 없다. 매일 지나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자연 속에, 내 삶 또한 녹아들게 하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한 번 더 바라봐주고, 한 번 더 말을 걸어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 더는 욕심 내지 않고 해하지 않는 삶. 그게 자연에 녹아드는 삶,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우리 집 마당 텃밭과 옥상에 키우고 있는 채소 상추와 깻잎.

내가 씨를 너무 촘촘히 뿌린 바람에 풍성하게도 열렸다. 다음에는 덜 욕심 내야지^^

 

 

 

 

 

 



w*****8 2012.05.07. 신고 공감 24 댓글 44
리뷰 총점 종이책
『숲에서 온 편지』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다.
"『숲에서 온 편지』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다." 내용보기
여름의 초입, 지리산 달궁 계곡이 있는 야영장을 다녀왔다. 잔디가 있고 나무가 우거진 곳에 텐트를 치고 있었던 밤, 텐트 안에서 불편한 잠이 들고 새벽이 가까워졌을때 들리는 새들의 노래소리. 서너 가지 다른 새들의 지저귐에 아, 내가 숲 속에 왔구나. 숲속에 오니 새들의 지저귐이 더 선명하구나. 숲은 이렇게 우리에게 청명한 아침을 선사하면서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을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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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초입, 지리산 달궁 계곡이 있는 야영장을 다녀왔다.

잔디가 있고 나무가 우거진 곳에 텐트를 치고 있었던 밤, 텐트 안에서 불편한 잠이 들고 새벽이 가까워졌을때 들리는 새들의 노래소리. 서너 가지 다른 새들의 지저귐에 아, 내가 숲 속에 왔구나. 숲속에 오니 새들의 지저귐이 더 선명하구나. 숲은 이렇게 우리에게 청명한 아침을 선사하면서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을 품고 있구나. 새들의 지저귀는 노래소리로 인해 상쾌한 아침을 맞았다. 숲의 고마움, 숲 속에 있으니 이런 기쁨이 있었고, 숲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꼈던 아침이었다.

 

 

우리는 자연속에서 살아가지만 자연의 고마움을 많이 느끼며 살지 못해왔다.

최근에야 자연에서 우리에게 오는 즐거움을 조금씩 알고 있다. 농사를 지을때 비료와 농약은 기본인 것처럼 하는 사람들을 볼때도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그런 것들도 필요하다라고 생각했었다. 우리가 먹는 자연에서 오는 채소나 과일들을 먹게 될때 자연 그대로의 것을 더 원하게 된것 같다. 몇 년만에 다시 시작한 몇 평 안되는 주말 농장에 고추를 심고 방울 토마토와 다섯 가지 쌈채소를 심었다. 비료나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퇴비만 썼어도 생각보다 많은 열매를 맺었다. 봄부터 여름내내 쌈채소를 뜯어다 먹고 매운 고추를 안심하고 먹을수 있었다. 가꾸는 사람은 남편이지만 곁에서 그걸 바라보는 즐거움이 컸다. 도시의 직장을 버리지는 못하고 주말에라도 자연과 함께 우리가 먹을 채소들을 직접 가꾸어 먹고 싶은 생각이 든다.

 

 

어렸을때 시골에서 살때 농사를 지으면 여름내내 채소밭에 잡풀을 매느라 바빴었다.

혹시라도 잡풀 때문에 채소가 덜 클까봐 해 준것 같은데 저자 김용규는 잡풀도 자연의 일부려니 하고 숲과 땅이 스스로 살게 만든다며 잡풀들을 그대로 놔두고 키운다 한다. 나무를 심어 놓고, 나무의 가지를 칡넝쿨이 감아 올라가도 잘라주지 않고 스스로 햇볕을 향해 올라가는 나무들을 보며 자연의 조화로움을 이루게 하고 있다.

 

 

한때 잘나가는 벤처기업의 CEO를 하다가 모든 것을 버리고 숲으로 오기까지 결정하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지금엔 충북 괴산의 여우숲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면서 자연과 숲을 벗삼아 하는 일을 하고 있는 저자의 글들은 가슴에 와닿는 글이 많았다. 우리가 지치고 힘들때 위로의 글을 만난것처럼 숲을 가꾸며 사는 그에게 숲은 그를 위로하는 친구요 삶의 터전이 되었다. 우리 또한 그가 숲에서 보내주는 편지를 읽으며 새들의 지저귐이 있는 숲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모든 것을 품어주는 안락한 숲의 느낌이 전해져 온다.

 

 

자연에는 겨울이라는 시간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여서 울 ㅣ삶에도 종종 겨울이라는 시간이 찾아 들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겨울이 찾아논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겨울을 맞았는데도 자신의 삶에 꽃이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고통이 거기에 있어요. 겨울을 맞아서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고, 겨울이 온 것을 알지 못한 채 지나온 봄나처럼 여전히 꽃피기를 바라는 데 우리의 불행이 있습니다. 나무를 보세요. 겨울이 오기전에 나무들은 가장 붉거나 노랗거나 정다운 빛으로 잎을 물들입니다.  (227~228페이지 중에서)

 

 

우리가 자연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남지 않아서 일까.

갈수록 자연에 대한 소중함이 느껴진다. 자연을 벗삼아, 자연 그대로의 것을 가꾸며 살아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집도 마찬가지. 춥기만 한 집이라고 멀리했던 우리 한옥이 좋아지고, 자그만 땅이라도 가꾸어 가며 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자연을 누리며 살고 싶은 것이다. 점점 자연에 대한 애착이 생기고 있는 건 좋은 징조라고 생각해 본다. 시끄럽게만 느껴졌던 한 여름의 매미소리와 가을을 알리는 귀뚜라미 소리도 정겹게 느껴지는 건 내가 나이가 들었단 뜻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2.08.21. 신고 공감 15 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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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한 해를 시작하며 ‘숲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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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을 마감하며 읽고 싶었는데 어찌하다 보니 2013년을 시작하며 읽었다. 끝이든 시작이든 일단 내 마음을 가라앉혀주어 괜찮다. 언제부터인가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되어도 별로 들뜨지 않는다. 건물과 주변에 불빛이 반짝여도 왠지 내 일 같지 않고 새로운 해의 캘린더와 수첩을 받으면 아 벌써.. 하고 느끼곤 한다. 오래 전 광릉수목원 도서관에서 잠시 일을 했다. 출퇴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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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을 마감하며 읽고 싶었는데 어찌하다 보니 2013년을 시작하며 읽었다. 끝이든 시작이든 일단 내 마음을 가라앉혀주어 괜찮다. 언제부터인가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되어도 별로 들뜨지 않는다. 건물과 주변에 불빛이 반짝여도 왠지 내 일 같지 않고 새로운 해의 캘린더와 수첩을 받으면 아 벌써.. 하고 느끼곤 한다.

오래 전 광릉수목원 도서관에서 잠시 일을 했다. 출퇴근이 힘들었지만 그곳에 가면 나무들이 많고 나무로 만든 전시관도 있고 곤충들도 많았다. 점심을 먹고 잠시 근처를 걷기도 하고 마치 내 집의 마당을 거닐듯 정원을 돌아보며 연못가에 가서 식물들을 보기도 했다. 나무에서 나오는 좋은 성분인 피톤치드가 나온다는 것도 알았고. 그땐 그렇게 지내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그곳을 나오고 건물 숲에 살며 일부러 시간을 내어 공원에 가야 하는 지금 생각하니 더 많이 돌아다닐걸 생각하기도 한다.

번잡한 생활을 벗어나 홀로 숲에 사는 사람이 있다. 그 분이 우리에게 편지를 보낸다. ‘평화로 가득한 숲에 살고 있는 내가 삭막함 가득한 숲 밖의 세상으로 보내는 편지입니다.’ 편지를 받아주신 그대와 기꺼이 편지지가 되어준 나무들에게 감사하며.


바위 위에서 일생을 시작하는 느티나무는 그 불안정을 잘도 극복해냈습니다. 

이 나무 아래에 서면 나는 용기를 얻습니다.


사진작가 윤광준님의 추천사에 나오는 것처럼 나도 처음엔 자신의 지위를 벗어나 숲에 사는 좀 뻔한 사연을 지닌 사람이려니 생각했다. 자유롭지만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50통의 편지를 읽으면서 정말 자연을 사랑하는구나, 그 만의 심지가 굳구나, 보여주고자 하는 삶을 사는 건 아니구나 느꼈다. 산과 바다라는 이름을 가진 개를 키우며 자신만의 방법인 생태계에 부담을 주지 않는 농사법으로 자연의 흐름과 나란히 걸어가는 농사를 짓는 농부. 숲의 학교를 운영하며 사람들과 만나고 나무들에게 인사하는 사람. 겨울이 오기 전에 잎을 다 떨구는 나무들을 보면서 욕망을 거두어 들이는 모습이라고 자연 속에는 버려서 다시 시작하는 방법이 있지만 버리되 뿌리를 지킬 수만 있다면, 떨구되 꿈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다시 꽃을 피울 수가 있다고 모든 생명의 삶은 그렇게 호락호락 무너지지 않지만, 아파하는 지구의 기상이변을 더 이상 방관하지 말자고 한다.

 

김용규님의 글을 읽으며 윤광준님의 사진을 보면서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과 사연을 읽는 좋은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 속에 지내다가 가족과도 떨어져 홀로 숲에 살며 욕심부리지 않고 사는 모습을 보면서 지리산의 행복학교에 나오는 사람들도 생각났고 제주도로 떠난 사람들도 생각이 났고 내가 사는 모습도 생각했다. 이젠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며 살지 않는다. 나는 나대로 그들은 그들대로의 삶과 기준이 있으니까. 하지만 자연을 가까이 해야겠다는 생각은 더 많이 든다.



s******a 2013.01.05. 신고 공감 5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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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겨울을 견디는 사람들을 위해서 - 숲에서 온 편지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겨울을 견디는 사람들을 위해서 - 숲에서 온 편지" 내용보기
치열한 경쟁으로 지친 사람들은 자주 시골로 돌아가서 여유롭게 사는 삶을 꿈꾼다. 하지만 귀농의 꿈은 대부분 바람으로만 그치고 만다. 현재의 삶과 정반대의 삶을 처음부터 다시 일구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런 결심을 실천으로 옮겨서 5년째 산중 오두막에 살면서 자연이 주는 지혜를 몸과 마음으로 익히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체험한 숲에서의 삶의 기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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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열한 경쟁으로 지친 사람들은 자주 시골로 돌아가서 여유롭게 사는 삶을 꿈꾼다. 하지만 귀농의 꿈은 대부분 바람으로만 그치고 만다. 현재의 삶과 정반대의 삶을 처음부터 다시 일구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런 결심을 실천으로 옮겨서 5년째 산중 오두막에 살면서 자연이 주는 지혜를 몸과 마음으로 익히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체험한 숲에서의 삶의 기쁨과 아름다움을 같이 느끼고 도시의 삶에 지친 우리를 위로해주고 싶어 편지를 썼다.

 

 

 도시에서 자연으로 돌아갔으니 불편한 것도 많고 적응이 쉬울 리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첫 편지의 제목은 스며들기이다. 다섯 해 가까이 보내고서야 이제 조금 자연에 스며들었다고 말한다. 밤에 산에서 부는 바람 소리, 동물의 울음소리를 알기 전에는 단지 두려움의 대상이었으나 그것을 느끼고 알아가면서 두려움이 없어졌다. 맞는 말이다. 세상 모든 일이 다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알고 나면 별거 아니고 직접 경험하면 그렇게 못 할 것도 아닌데 모르고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두려워한다.

 

 그런 두려움이 강했기에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접하는 것이 두렵고 가능하면 피하고 싶어했다. 더는 피할 수 없을 때까지 피하려고 노력했다. 막상 부딪히고 나면 특별한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고 나면 신기하게도 그 일이 쉽게 진행된다. 내 마음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물론 마음이 바뀌었다고 적응이 금방 되는 것은 아니다. 백오산방 마당에 옮겨 심어진 매화나무가 2년 동안 부실한 꽃과 열매를 만들어냈지만 숲에 적응된 3년째 자신의 생명력을 높이 뽐낸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온 신입사원이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할 때 조금만 견뎌보라고 곧 적응할 수 있다고 위로해 주었다. 힘들어하던 그가 차차 회사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꽃을 피우고 매실을 맺은 매화나무가 떠올랐다.

 

 

 숲에서 사는 생물들에게는 일 년에 한 번씩 고난이 찾아온다. 모든 생명이 성장을 멈추고 삶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하는 시간인 겨울, 그 겨울의 모진 바람을 견뎌야만 봄을 맞이할 수 있다. 우리의 인생에도 좋은 날과 궂은 날이 있다. 궂은 날을 어떻게 잘 견디느냐에 따라 인생의 봄을 맞이할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 산방의 배롱나무가 추운 겨울을 못 견디고 죽은 줄 알았지만 다시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지상의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자신의 뿌리만을 지켰기 때문이다. 그처럼 우리도 아무리 어려운 시절에도 꿈을 간직하고 있다면 언젠가는 봄을 맞아 그 꿈을 꽃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지금 2년 가까이 회사에서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데 요즘 지치기 시작했다. 과연 이 시련이 곧 끝날까? 내가 그때까지 버티고 있을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직장 생활에서의 꿈인 사람들과 재미있게 일하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 저자도 몇 년간의 겨울을 견디고 이제 조금씩 자신의 봄을 맞이하고 있어 보인다. 시련을 잘 견디고 봄을 맞이하고 있는 그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에 많은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

 

 

 숲에서의 삶을 스스로를 노래하는 삶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자신이 자연에게서 배운 희로애락의 지혜를 쉰 개의 편지에 담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그는 이 책으로 단박에 삶이 바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힘들고 지친 사람에게 자신 역시 그런 시기를 겪었고 그 뒤에는 봄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위로를 해주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의 바람처럼 나는 책을 읽고 위로를 받았고 앞으로 조금 더 견딜 힘을 얻었다.



b****3 2012.05.07.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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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울리는 잔잔한 삶의 노래들
"마음을 울리는 잔잔한 삶의 노래들" 내용보기
책을 읽고 난 후 첫 느낌은 [잔잔한 감동] 이었습니다..   평상시처럼 서평을 예사말로 쓰기가 어려울 정도의 느낌이 키보드를 따라 손끝으로 전해 집니다..   내가 알고만 있었던 자연에 대해, 숲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좀 더 깊은 묵상이 필요함을 느끼게 됩니다..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이 책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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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난 후 첫 느낌은 [잔잔한 감동] 이었습니다..

 

평상시처럼 서평을 예사말로 쓰기가 어려울 정도의 느낌이 키보드를 따라 손끝으로 전해 집니다..

 

내가 알고만 있었던 자연에 대해, 숲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좀 더 깊은 묵상이 필요함을 느끼게 됩니다..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이 책을 통해 김용규님은 자신의 주변 이야기들을 통해 인생의 가치와 본질에 대해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활활 타오르게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아궁이의 불 지피는 경험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치열하고 각박한 세상을 헤쳐 나가기 위한 비법을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산마늘과 콩나물시루를 심는 이야기를 통해 삶을 묻고 있습니다..

 

농가월령가 삼월령의 한 자락을 적으며 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 지켜야 할 정신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개척자에게 요구되는 많은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숲의 나무들의 험난하지만 씩씩한 모습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죽기 살기로 넘어야 하는 삶의 순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아궁이 속 쥐 두마리의 행동을 통해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오십통의 편지들은 하루에 한 개씩 읽고 그 내용을 곱씹으며 마음의 양식으로 삼아도 좋을 내용들입니다..



k*******1 2012.05.07.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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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적인 삶, 생명으로 보는 숲, 자아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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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온 편지는 "숲에게 길을 묻다"의 저자 김용규 선생님의 두번째 책입니다.   이렇게 첫 운을 떼는 이유는.. 첫책의 가슴 때렸던 여운이 아직도 잔잔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숲을 깊이 통찰하고 작가의 방식으로 숲을 이해하는 모습이 특별하고 감동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거짓됨없이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삶을 이미 첫책에서 보았기에 그의 두번째 책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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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온 편지는

"숲에게 길을 묻다"의 저자 김용규 선생님의 두번째 책입니다.

 

이렇게 첫 운을 떼는 이유는..

첫책의 가슴 때렸던 여운이 아직도 잔잔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숲을 깊이 통찰하고 작가의 방식으로 숲을 이해하는 모습이 특별하고 감동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거짓됨없이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삶을 이미 첫책에서 보았기에

그의 두번째 책 "숲에서 온 편지" 당연히 온 마음이 가게 됩니다.

 

또한 나를 향해 우리를 향해 말하 듯 얘기하는 작가의 글쓰기의 방식도 불안과 조급함에 찌든 현대인들의 마음을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게 스스로 치유하여 스스로 자정하게 만드는있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줍니다.

 

숲에서 온 편지를 읽다보면 작가에게서 나는 마치 지난 어린날 동심과도 같은 순수함이 가득한 사람냄새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가식적이지 않으며 꾸며대지않는 작가의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느끼고 이해하는 깊이 있는 통찰과 자기 성찰을 배우게 됩니다.

 

'꽃은 그냥 지지 않는다'

 

매실나무에 꽃 피었다.

한낮 내내 지켜보아도 꽃망울 터트리지 않았는데

자고 일어나니 터져있는 것을 보면

 

꽃은 어둠속에서 열리는 것이 맞다.

 

며칠뒤 매화 몇송이 잎을 지웠다.

 

대낮 꽃잎이 날리는 모습을 보니

꽃은 그냥 지지 않는다.

온 힘을 다해 열매를 맺은 뒤에야

그 열매가 제몸의 일부인 것을 믿게 된 뒤에야

 

바람의 시험을 허락하고 있었다.

 

꽃은 그냥 지지 않는다.

꽃의 아름다움이 저일 수 있어야

그향기 제몸으로 단단해져야

그제야 꽃은 진다.

 

                                       - 아홉번째 편지 중 -

 

통상,화려하게 연상되는 꽃을, 생명으로 보는 작가의 시선에서  '화무십일홍'이라 말하는 문장이 주는

철학보다 훨씬 더 깊은 사유의 철학을 볼 수있습니다.

작가의 숲생활 이전의 사회적 경험이 짙었던만큼 나와 우리를 향한 그의 자연스러운 삶과 사유의 메세지가 진솔하고 더욱 진한 향으로 느껴집니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책 곳곳에 삽입되어진 사진을 감상 하는 것입니다.

이미 유명한 사진가 윤광준 선생님의 사진이 작가의 자연스러운 삶과 어우러저 그 멋과 향을 더하며, 글을 읽는 즐거움과 지긋이 눈을 감고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여유를 추가로 더하는 시간을 선물받게 됩니다.

 

'숲에서 온 편지'를 통해 많은 분들이 위안을 받으시고  용기가지게 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귀한 성찰의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1. 좋은 글귀, 마음에 드는 가사 인상 깊은 영화 대사 등을 메모해 주세요.
2. 출처를 넣어주세요. ex) 234page, 4번 트랙<사랑해>, <브리짓존스의 다이어리>에서 브리짓의 대사

 

 

 

YES마니아 : 골드 o******e 2012.04.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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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우면 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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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제주도의 자연휴양림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온 적이 있다. 주변 관광을 하고 오후나 이른 아침에는 휴양림 내의 산책길을 걷던 그 휴가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그때 마지막 날 오후 “숲 해설가가 들려주는 나무 이야기”라는 주제로 숲 해설가가 가이드해주는 산책길 투어가 있었는데 그날 처음으로 ‘숲 해설가’라는 직업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의 저자 김용규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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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제주도의 자연휴양림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온 적이 있다. 주변 관광을 하고 오후나 이른 아침에는 휴양림 내의 산책길을 걷던 그 휴가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그때 마지막 날 오후 “숲 해설가가 들려주는 나무 이야기”라는 주제로 숲 해설가가 가이드해주는 산책길 투어가 있었는데 그날 처음으로 ‘숲 해설가’라는 직업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의 저자 김용규는 숲 해설가다. 원래는 서울에서 벤처기업 CEO를 했다고도 한다. 처음이 책을 접했을 때는 제주도의 자연휴양림에서 들었던 숲에 대한 이야기들, 나무에 관한 사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나무나 숲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아니라 저자가 충북 괴산의 한 오두막에서 5년간 살아왔던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담고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모든 편지들에 묻어 있는 소박한 느낌이었다. 즉, 문명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자유롭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한 사람의 편안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숲속에서의 5년간의 삶 때문일까? 저자는 어찌 보면 자연인의 모습이었고, 또 선인 같은 모습이었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부러웠다. 그렇게 살 수 있는 환경이,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용기가….

그러다가 재미있는 부분도 발견했다. 저자의 아내와 자녀는 저자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을 썩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의 문명생활을 하다 산속으로 들어간 남편이, 아버지가 썩 달갑지 않았으리라는 것 또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또 경제적으로도 이전만큼의 여유를 갖지 못하는 데서 오는 박탈감도 있었으리라.

각설하고,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는 윤광준 사진작가의 멋진 숲의 사진이다. 사실 윤광준이라는 이름은 내겐 생소했지만 이 책에 담겨 있는 사진들을 보면서 그의 작품들에 빠져버렸다.

단번에 읽기 아까운 책이다. 두고두고 다시 곱씹으면서 읽으면 시끄럽고 복잡한 문명사회의 중심에서 살아가는 내게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줄 것이라 확신한다.

b********4 2012.05.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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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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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가끔 cf를 통해서 보면 자연과 숲과 어울림이 보이는 걸 볼 때 참으로 편안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만큼 자연에서의 휴식과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가끔 이야기합니다. 난 나중에 시골같은곳에서 농사나 지으면서 편안하게 살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자연이랑 친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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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가끔 cf를 통해서 보면 자연과 숲과 어울림이 보이는 걸 볼 때 참으로 편안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만큼 자연에서의 휴식과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가끔 이야기합니다. 난 나중에 시골같은곳에서 농사나 지으면서 편안하게 살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자연이랑 친해지고 싶은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한 생각 때문인지 숲에서 온 편지는 참 많은걸 이야기 해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냥 편안하게 숲에서 느끼는 감성을 그대로 책속에 하나하나 녹아들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만큼 글속에서의 정성이 느껴지는 것이 정말 내가 여기서 살고 있는걸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정말 자연을 하나하나 관찰하고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걸 느끼고 그걸 이만큼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이 작은 생물하나에서 신비감을 느끼고 그 느낌을 하나하나 기억하려는 모습도 참 좋았습니다. 정말 어느 광고에 나오는 글귀처럼 그저 눈을 감기만 하면 되듯이 이분도 하나하나 가슴으로 느낀다는 점이 참 많은걸 알게끔 하여주는 것 같습니다. 막연한 그리움이 남는 것 같으며 하나로 통일된 듯 한 느낌과 모든 일상에서의 가장 아름다운 만남을 생각하는 것처럼 하나하나 대화하고 관찰하고 오랜 시간을 내가 이 삶속에 빠져서 깊이 스며든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여주며, 좀 더 그 깊이에 빠져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감성적인 글귀 하나에서 깊이를 느끼고 하나하나 소중함에서 나도 이 소중함을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과 또 이 소중함을 함께 알아가며, 깊이 가슴속에 세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정말 이러한 삶을 살아가긴 힘들지도 모르지만 하나하나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안하면 자연 이는 벗을 통해서 좀 더 평화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되며, 혼자만의 소중함이 아니라 같이 알아가는 것이 좀 더 자유로울 수도 있을 거 같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편안함은 그 속에 감긴 사진 한 장 한 장에서도 같이 숲을 거닐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갈대하나 꽃한송이 나뭇잎하나 하나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건 그만큼 너무나 소중함을 담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편안함과 좀 더 솔직함을 만나고 싶으면 한번 읽어보길 권해봅니다. 그럼 나도 같은 곳에서 있음을 느낄 수 있을것입니다.
l******d 2012.05.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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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9번째 책] 숲에서 사는 사람에게 온 편지
"[2012년 19번째 책] 숲에서 사는 사람에게 온 편지" 내용보기
어쩌다 이 책을 사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마침 봄이 어서 숲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던 참에 우연히 눈에 띄어 사게 된 것 같다.   몸은 숲에 가기 어려우니 마음이나 정신이라도 그곳에 보내고 싶어서 였던 것 같기도 하다.   지은이는 귀농을 해서 숲에서 오두막을 짓고 사는 사람이다. 농사를 짓긴 하지만 그로 인해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은 크지 않아 보인다. 자연
"[2012년 19번째 책] 숲에서 사는 사람에게 온 편지" 내용보기

어쩌다 이 책을 사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마침 봄이 어서 숲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던 참에 우연히 눈에 띄어 사게 된 것 같다.

 

몸은 숲에 가기 어려우니 마음이나 정신이라도 그곳에 보내고 싶어서 였던 것 같기도 하다.

 

지은이는 귀농을 해서 숲에서 오두막을 짓고 사는 사람이다. 농사를 짓긴 하지만 그로 인해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은 크지 않아 보인다. 자연스럽게 토종꿀을 채취하고, 감나무에서 열매를 얻으려고 한다.

 

그가 숲으로 들어간 이유를 책을 통해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한때 잘나갔던 CEO였던 것으로 보아

 

흔히 말하는 '도시 삶의 염증'을 느낀 것일 게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삶의 웅덩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찾아간 곳이라고 한다.

 

아내와 딸이 있지만, 서울에 남겨두고 산, 바다, 바다소리, 자자라는 강아지들과 산다. 숲을 거닐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강연도 다닌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들어간 사람들의 삶이 대개 그와 같은 것 같다. 물론 글을 써도 책이 되어 나오고 그 책이 팔리고, 강연도 다니는 정도면 그 중에서도 꽤 잘된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암튼, 언젠가 귀농을 가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는 나로서는 귀농인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그리고 더불어 그가 전해준 숲의 이야기와 숲 속의 삶의 이야기가 내 마음을 차분하고 따스하게 만들어 주었다. 총 50편의 편지로 이루어져 있어 술술 잘 읽혔다. 마음이 외로울 때, 숲이 그리울 때 두고두고 꺼내 보아야겠다.

 

"두려움은 알아가고 느끼는 것 앞에 사라집니다. 처음엔 고라니의 울음소리를 멧돼지가 분노한 소리로 착각해서 두려웠습니다. 부엉이의 노랫소리는 어릴 적에 보았던 TV 드라마 '전설의 고향'에서 귀신이 출몰할 때 쓰였던 배경 효과음으로 대비하여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이따금 산이 윙윙 울어대는 소리는 바람이 길을 바꿀 때 내는 소리인 것을 몰라서 무서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것이 나 아닌 것들과 단절된 마음에서 연유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자주 듣는 질문 중에 '외롭지 않느냐'가 있습니다. 이따금 외롭다 느껴지는 시간이 왜 없을까요. 이 또한 사람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함을 알게 되고, 무수한 생명과 사물 속에 내가 스며들지 못하는 데서 찾아오는 것임을 알게 되자, 곁에 두고 잘 어루만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좁고 찌든 마음을 열어 천천히 내 밖의 세계인 자연과 연결하는 마음을 살려내면 웬만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20~21쪽

 

"그 순간 알게 되었습니다. 살아 있는 것들에게 있어 자유에 대한 그리움이란 저토록 강렬한 것이구나. 막힌 상자가 얼마나 답답하고, 바깥세상이 또 얼마나 궁금했으면 저곳에 창을 만들었을까요. 그러고 보니 그리움, 그것이야말로 스스로 살고 싶은 삶을 살아 내게 하는 원동력인가 봅니다. 그리움이란 저다운 곳으로 향하게 하는 가장 담백한 힘인 모양입니다. 세 마리의 병아리 중에서 오직 저 녀석만 살아남은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42쪽

 

"딸아이는 단 하나의 학원도 다니지 않습니다. 자식 학원 보낼 여유가 없는 탓이기도 하지만, 나는 자연성의 힘을 알고 있고, 또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성급하지 않아도 스스로의 모습을 찾아 꼴대로 살게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바다와 산은 사랑과 사냥을 따로 배우지 않았습니다. 딸아이 역시 교본을 익혀 자전거 타는 법을 터득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삶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나의 생각은 위험한 것일까요.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내가 차마 버릴 수 없는 위험한 생각인걸 어쩌겠습니까." 60쪽

 

"오늘 나는 고민을 풀었습니다. 저 과수원에 심길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들을 그냥 믿기로 했습니다. 저들이 비록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더라도 스스로를 노래할 날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내가 좌중이 요구하는 분위기를 어쩌지 못하고 억지로 부르는 노래를 불러보았기 때문입니다. 숲을 거닐며 홀로 흥얼대는 노래 역시 불러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아주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비록 음치여도 노래 중에 가장 맛있는 노래는 스스로 부르는 노래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64쪽

 

"농담처럼 나는 인간괏 람을 조금 다른 의미로 구분하여 쓰곤합니다. 우선 농사해 보았으면 사람, 아니면 아직 인간. 자신 혹은 타인의 자식을 포함해서 생명을 키워본 이는 사람, 아직 아니라면 그는 인간. 마지막으로 누군가를 미치도록 사랑해본 이라면 사람, 아니라면 아직 인간. 위 세가지 중에 최소한 하나라도 자신의 삶과 함께 하고 있다면 그는 사람, 아니라면 아직 인간. 좀 억지스럽게 느껴질지 모릅니다. 그러나 나는 그만큼 생명을 곁에 두고 사랑을 나누는 것이 깊이 있는 삶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216쪽

 

"나무들은 나목이 되어 자신을 지켜냅니다. 겨울엔 오로지 자신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죠. 더 이상 소빋, 생산(인간으로 치면 무모한 모색)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나목은 무언가를 생산하려는 시도를 멈춥니다. 당연히 소비도 최소한의 수준을 유지하고요. 간결해지는 것이고, 가벼워지는 것입니다. 어쩌면 다만 버티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연에는 그렇게 버티는 것만이 가장 큰 희망이고 수행인 시기가 있습니다." 228쪽

 

 

k*******7 2012.04.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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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운잡방에도 한 번 오실래요? : 숲에게 보내는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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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것은 답장입니다. 이제는 케케묵은 골동품 같은 뉘앙스가 돼 버린 편지. 그 편지를 받아들고 찡했던 제 마음의 울림을 담은 답신이죠. 물론 앞서, 제 마음을 흔들었던 《숲에게 길을 묻다》에서 이어진 작은 인연 덕분이기도 하겠죠. 이 편지를 받은 저도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숲이 뿜은 피톤치드를 그의 분신인 종이를 통해 받은 기분이라고 할까요. 선생님이 지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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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것은 답장입니다. 이제는 케케묵은 골동품 같은 뉘앙스가 돼 버린 편지. 그 편지를 받아들고 찡했던 제 마음의 울림을 담은 답신이죠. 물론 앞서, 제 마음을 흔들었던 《숲에게 길을 묻다》에서 이어진 작은 인연 덕분이기도 하겠죠.


이 편지를 받은 저도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숲이 뿜은 피톤치드를 그의 분신인 종이를 통해 받은 기분이라고 할까요. 선생님이 지닌 행운을 나눈 까닭이기도 할 겁니다. ‘제 스스로 찾은 기쁨과 즐거움의 삶의 시간을 재조립시키는 마법’을 볼 수 있어서이기도 하고요.

 

삶의 변곡점. 저도 제게 불쑥 다가왔던 그 순간을 기억합니다. 내 선택을 위해 모든 것을 뒤집는다는 것. 그 순간은 각자에게 다른 형태이자 내용이겠지만, 그때의 느낌, 여전히 잊지 못합니다. 그냥 주어진 대로만 살다가는 죽을 것 같아서 탈출을 감행했던 순간. 노예의 편안과 자본의 (거짓)평안을 거부하고 나섰던 순간. 그 순간을 다시 오롯이 기억해낸 것도 선생님의 책 덕분입니다.


여우숲을 떠올렸습니다. 선생님을 처음 만나 뵀을 때 상상했던 그 숲.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때 접했던 그 숲. 숲 학교가 들어서고 만났던 그 숲. 한때, 서울, CEO... 선생님의 몸과 마음에 묻은 그 기억이 낙엽처럼 썩어서 새로운 삶의 흙이 됐고, 그 흙이 뿌려진 숲은 참 좋았습니다. 그제서 깨달았습니다. 흙 묻었다며 더럽다고 야단치던 도시 어른들의 어리석음을. 저는 그래서 그런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울러 백오산방. 선생님 스스로 짓고, 선생님의 삶을 고스란히 품은 그 집. 저는 아직 도시의 네모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제 살 집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 그리고 상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압니다.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것이며,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지으면 더 행복하다는 것을.

 

당장은 아니지만, 성급하게도 저는 이미 제 살 집의 이름을 정했습니다. 살짝 알려드리자면, 수운잡방입니다. 조선 중종 때 안동 출신 김유가 지은 전통 요리서의 이름이기도 하지요. ‘풍류를 아는 사람에게 대접하는 특별한 요리’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제 사는 곳에서 그렇게 풍류를 아는 사람에게만 커피를 비롯해 요리를 대접하고 싶거든요.

 


제 소박한 바람은 그것입니다. 선생님의 편지를 읽으며 조금 더 선연하게 그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게 다 선생님을 비롯한 바람잡이들 때문(!)입니다. 백오산방을 비롯, 몇몇 분들이 살 집을 스스로 짓고 그 안에서 스스로 노래하는 풍경을 자꾸 접해서 그렇습니다. 그 분들, 그렇게 살 집을 스스로 짓고, 농사도 짓고, 숲과 자연에 기대 온전한 자신만의 삶을 모색하고 실험하십니다. 저는 그것에 마구 끌리는 학생인 셈이죠.


물론 저는 바지런한 농사꾼은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천성이 한량이라, 온 몸과 마음을 쏟아야 할 농사꾼의 자질에 턱도 없이 모자라서죠. 다만 텃밭을 어떻게든 가꿀 생각입니다. 커피도 퉁퉁 볶을 생각이고요. 그리고 선생님의 기조를 빌리려고요. 내가 만든 농작물과 볶은 커피를 돈으로만 사려는 사람에게 팔지 않을 심산입니다. '따라쟁이'라고 호통 치진 마세요. 하하. 그냥 선생님 생각에 동조하는 한 사람이라고 여겨주세요. 


더구나 그건 제가 결국 하고 싶었던 것 중의 하나였다고요. 커피 얘깁니다. 공정무역 커피를 다루면서, 공정무역 커피산지를 다녀오면서, 저는 그만 ‘형님’했습니다. 우리가 먹는 것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을 중요시 여겼던 제게, 산지를 직접 다녀온 경험은 또 다른 축복이자, 배움이었습니다. 커피열매 한 톨에 담긴 자연과 농부들의 노고, 하얗게 피는 커피 꽃과 빨갛게 혹은 노랗게 익는 커피 열매의 향기에 감사하는 사람에게만 커피를 팔 수 있다면! 어디에서 어떻게 오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물론 충분하지만, 제 수운잡방엔 더 까탈로 대하고 싶었습니다.


쉽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일회성 결심이 아닌 삶을 송두리째 바꿀 때부터 스멀스멀 스며든 사유입니다. 불가능할 거라고 좌절하지도 않습니다. 선생님의 편지 덕분입니다. 선생님 말씀, 기억합니다. “작은 확신을 실현하는 것조차 온 생애가 필요하다.” 더불어 이것도. “하찮은 소망의 실현도 만만치 않다. 자신을 둘러싼 관계와 억압을 설득하고 깨 부셔야만 얻게 되는 전리품인 탓이다.”


아무렴요. 그래야 한다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것은 언제나 힘들고 쉬이 오지 않는 법이잖아요. 선생님이 말씀하신 ‘겨울나기’를 마음에 새겼습니다. 겨울이 온 것을 알지 못하기에 오는 우리의 불행, 겨울엔 간결해지며 버티고 견뎌야 한다는 것에 대한. 지금의 이상야릇하게 뜨거운 봄도 겨울을 견뎠기에 가능했다는 것도.


그리하여 선생님이 말씀하신 성장의 방식, 아니 방식이라기보다 철학에 저도 좀 더 근접조우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 그만큼 투철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니까요. 좀 더 크고 멀리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단단하게 다져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비료나 농약을 주어 단기적 성과를 얻는 방식이 아닌 이 땅을 써야 할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것 말입니다.


아마 농사꾼이자 숲학교 교장인 선생님도 그렇지만, 커피를 만드는 저도 꼭 만나야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책에서 말씀하신 것 기억하실 거예요.


“상대적으로 모양은 조금 못났어도 자연의 수많은 은혜로 빚어지는 농산물의 건강한 맛을 인정할 줄 아는 소비자, 여느 공산품처럼 모든 농작물도 최종 가격만을 통해 그 가치가 결정된다고 믿는 것이 아닌, 땅과 햇빛과 바람과 물과 다른 무수한 생명들과의 관계가 빚어내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인정하고 그 모든 것의 수고로움에 감사할 줄 아는 그런 소비자를 만나야 합니다.”(p.68)


사실 저는 이들 소비자 앞에 굳이 ‘착한’이라는 수사를 붙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들은 선생님이 말씀하신 ‘인간’보다는 ‘사람’일 테고, 그저 우리들의 동지라고 여기고 싶습니다. 얼마 전 들은 얘기인데, ‘농부로부터’라는 유기농 가게가 있습니다. 그곳엔 ‘생긴 대로 좋아’라는 코너가 있는 모양입니다. 외모지상주의를 타파하는 이 코너, 흠집이 난 과일을 모아서 싸게 파는 자리라고 합니다. 이런 문구가 붙어 있다네요.

 

“겉모양새로 가치를 결정하는 시선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세상에는 우리가 여유롭게 누릴 수 있는 것이 한 겹 더 늘어납니다.”


한량이 바라는 포인트가 저기 있습니다. 여유롭게 누릴 수 있는 것이 한 겹 더 늘어난다는 것. 나중에, 제가 꼭 숲에 있는 것이 아니더라도, 있는 곳이 어디든, 제가 견지하고 싶은 것을 담은 이 편지를 한 번씩 들춰보겠습니다.

 

선생님이 자연스럽게 하신 이 말씀, 기억하실 겁니다.  “숲 생활 3년 만에 나는 풀도 나무도 강아지도 모두 생명인 것을 몸으로 받아들이는 놈이 되어버렸나 봅니다.”


저도 언젠가는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남의 인생을 살지 않게, 자기다움을 추구하며 살 수 있는 길을 조금씩 만들고 있습니다. 경제적 불편이라는 겨울이 아직 남아 있지만, 저는 생각보다 잘 버티고 견디고 있습니다. 그보다 더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을 얻었고, 이런 편지에 감흥 할 줄 아는 사람도 됐습니다. 아주 가끔은 스스로 버티고 견뎌준 것이 대견해서 토닥토닥해주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무언가를 대표하기보다 지키기로 마음먹은 것을 꾸준히 지치지 않고 지켜나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이 편지, 잘 간직하겠습니다. 선생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여우숲, 참 좋았습니다. 산과 바다, 바람소리는 잘 있는지요? 참 이 책을 읽고 궁금했는데요. 절룩거리던 자자. 눈에 밟히더군요. 자자의 숨결이 깃든 그 여우숲, 저는 참 좋아합니다. :)   


숲, 내가 낙심하지 않는 이유!


 

j******2 2012.05.06. 신고 공감 1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