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83%
  • 리뷰 총점8 17%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10.0
  • 40대 9.0
  • 50대 10.0

포토/동영상 (11)

리뷰 총점 종이책
외면해서는 안될 이야기 - 치매
"외면해서는 안될 이야기 - 치매" 내용보기
2018년,12월 31일 다 저물어가고 하루 남았다. 가는 세월이 나의 마음을 대변하듯이 정말 빨리 지나간다.눈깜빡할 정도의 짧은 시간이 지나간 것 같은데, 나를 돌아보니 어느사이 벌써 반세기의 인생을 훌쩍 넘기며 살아온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 없기에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가슴 한 구석 걱정이랄까, 불청객 손님으로 맞이하고 싶지 않은 것이
"외면해서는 안될 이야기 - 치매" 내용보기

 2018년,12월 31일 다 저물어가고 하루 남았다. 가는 세월이 나의 마음을 대변하듯이 정말 빨리 지나간다.눈깜빡할 정도의 짧은 시간이 지나간 것 같은데, 나를 돌아보니 어느사이 벌써 반세기의 인생을 훌쩍 넘기며 살아온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 없기에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가슴 한 구석 걱정이랄까, 불청객 손님으로 맞이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치매, 별로 불러보고 싶지 않은 이름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맞이할 수 밖에 없는 노화 현상을 겪게 된다. 그중에서 신체의 노화는 피할 수 없다. 그렇지만 피하고 싶은 불청객이 있다. 불청객이기에 피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럴 수 없기에 생각을 해야할 손님이 있다. ' 치매 '가 바로 그것이다. 설령, 찾아온다고 하여도 덥석 나를 집어삼키지 않도록 잠시 스쳐가는 인연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무레 요코 단편집 『결국 왔구나』 

 누구나 피하고 싶은 ' 치매' 를 소재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 가고 있다. 치매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대뇌 신경 세포의 손상 따위로 말미암아 지능, 의지, 기억 따위가 지속적본질적으로 상실되는 」이라고 정의 하고 있다. 더불어 매스컴의 보도를 보니 10명 중 1명 정도의 비율로 치매를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편과 사별 후 자매를 버리고 떠났던 엄마가 치매에 걸려 돌아온 이야기 ' 엄마, 돌아왔어?'를 시작으로 시아버지에 대한 며느리의 치매이야기, 친정 어머니를 모시는 딸의 이야기 등『결국 왔구나』는 여덟개의 단편으로 이뤄져 있다 .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적에 시골에 가면, 속옷 차림으로 논 한가운데 계시던 할머니를 모시고 왔었는데 그것이 아마도 치매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옛날의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치매를 앓고 계신 분을 모시고 있는 분 들의 일상은 어떨까?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떠나신 부모님의 연세에 가까워질수록 피하고만 싶었던 『결국 왔구나』를 읽으면서 ' 치매 '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감사한 시간이 되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j***3 2018.12.30.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돌봐야될 나이든 부모와 만나다, 단편집 [결국 왔구나 by 무레 요코]
"돌봐야될 나이든 부모와 만나다, 단편집 [결국 왔구나 by 무레 요코]" 내용보기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고되게 작업했던 최근 제안서는 4050이 타깃이었다. 정서불안, 우울증이 가장 많은 나이대- 왜 그럴까 여러가지 자료들을 끌어모으고 고심한 끝에 나름 결론내린 정신적인 고민이 원인은 2가지였다. 하나는 나를 돌볼 겨를이 없는 끊임없는 책임감 - 돌봐야할 자식, 나이든 부모, 직장에서의 위치, 또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렌디하지 않게 생각하는
"돌봐야될 나이든 부모와 만나다, 단편집 [결국 왔구나 by 무레 요코]" 내용보기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고되게 작업했던 최근 제안서는 4050이 타깃이었다. 정서불안, 우울증이 가장 많은 나이대- 왜 그럴까 여러가지 자료들을 끌어모으고 고심한 끝에 나름 결론내린 정신적인 고민이 원인은 2가지였다. 하나는 나를 돌볼 겨를이 없는 끊임없는 책임감 - 돌봐야할 자식, 나이든 부모, 직장에서의 위치, 또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렌디하지 않게 생각하는 미디어와 사회에서의 소외감. 꽤 괜찮은 인사이트였어~ 라고 내심 만족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이어서 만나다니...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책 <결국 왔구나>는 카모메 식당, 그리고 이전 나이든 육체에 관한 에세이집 <구깃구깃 육체백과>를 쓴 무레요코의 신작으로, 돌봐야될 '나이든 부모'와 만나는 자식들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이었다.

엄마, 돌아왔어? | 아버님, 뭐 찾으세요? | 엄마, 노래 불러요? | 형, 뭐가 잘났는데? | 엄마, 괜찮아요? | 이모들, 안 싸워요? | 엄마, 뭐가 보여요? | 아버지, 왜 왔다갔다해요? | 옮긴이의 말

저자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에 소개한 그녀의 에세이집 <구깃구깃 육체백과> 에서 이미 다루었으니 생략한다~

"자식 다 키워서 이제 한숨 돌리나 했더니, 앞으론 부모를 돌봐야해"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회사 선배의 말이 이제 마도카의 현실이 되고 말았다.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걸까. 하지만 무엇보다 일을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따. 마도카는 아픈 엄마 앞에서 자기 걱정만 하는 몹쓸 불효자가 됐다는 생각에 또 한번 자신을 책망했다.

가볍게 집어든 책 속에는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의 이야기들이 꽤나 사실적이면서도 '담담하게' 표현되고 있었다. 나를 돌봐주었던 부모가 이제 돌봄을 받아야 하는 '치매'에 걸린 부모로 내 인생안에 다시 등장해버린 여덟가족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어렴풋이 걱정은 하고 있지만,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이슈- 나의 '늙음'보다 시기적으로 더 빨리 맞닥드려야 할 부모의 '병듦'이기에 소설이라기 보다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으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남자친구의 집으로 가버렸던 55살의 엄마가, 70살이 되어 다시 딸집에 나타나다- 엄마 돌아왔어?

학교 선생님이셨던 시아버지, 갑자기 집안 구석구석을 뒤져 무언가를 찾기 시작하다 - 아버님, 뭐 찾으세요?

친정엄마의 갑작스런 치매, 마도카는 남편과 함께 엄마를 모시기로 결정한다. - 엄마, 노래불러요?

위압적인 큰아주버니의 갑작스런 호출 '엄마를 모셔가라' 4형제와 그의 아내들의 고민 - 형, 뭐가 잘났는데?

긴 독신생활, 어머니가 혼자지내고있는 집에 잠깐 들렀는데, 이럴 수가...- 엄마, 괜찮아요?

독신으로 살아온 두 이모들이 모두 치매에 걸리다, 별수 없이 그 두 분을 한 집으로 모셔두는데 - 이모들, 안싸워요?

가정적인 남편, 착한 아들이 뒤바껴버린 그 때, 친정엄마가 치매에 걸렸음을 알게된다. - 엄마, 뭐가 보여요?

아직까지 현업으로!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던 아버지가 어느날 길을 잃었다 - 아버지, 왜 왔다갔다 해요?

부모의 치매... 왠지 말이 씨가될까 싶어 생각하고 싶지 않은 주제라 자세히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인데, '자 이제부터 치매에 대해서 알아볼까?' 라고 결심하고 뭔가를 익히면서 우울해지느니,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을 가벼운 에피소드로 만들어진 단편집으로 만나보는 것이 지금의 건강한 부모에 대해 감사하고 현재를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단초가 되는 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 같이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면 어김없이 "밥은 언제 먹어?" 가 나왔고, 최근에는 쿠키와 따뜻한 우유로는 만족을 못해서 "이게 다야?"하고 언짢은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밥을 또 달라고 하더라도 과식하면 나중에 꼭 토하기 때문에 달라는 대로 드릴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외면하면 빨래를 하려는 마리의 뒤에 붙어서 "밥은 언제 먹어?"하고 계속 묻는다.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각기 다른 상황의 사람들이 부모의 치매를 맞이한다. 큰 일이긴 하지만, 요란스럽거나 한숨이 바닥에 떨어질 정도로 심각하거나 슬픈 일은 아니다. 그저 치매에 걸린 부모의 모습을 자세히 묘사하고, 이를 받아들이고자 노력하는 자식들의 모습이 그 뒤로 이어진다. 100% 이해할 수는 없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인정하고 나면 이는 큰 비극이라기보다는 또다른 삶의 단편으로 '일상'으로 변모한다.

“바로 그런 게 중요한 거야. 마도카 씨가 어머님 이야기를 잘 듣고 있었다는 증거잖아. 뭘 좋아했다든가 싫어했다든가. 본인이 원활하게 기억할 수 없게 됐을 때, 그걸 떠올리게 해줄 사람은 가족밖에 없을 거야. 왜, 그런 남편들도 종종 있잖아. 부인이 치매에 걸려서 케어매니저가 이것저것 묻는데도 부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는. 함께 살고 있으면 서로에게 계속 관심을 가져야 돼

모든 단편들의 타이틀이 '물음표'로 이루어진 것은 어찌보면 치매에 걸린 부모에 대해 1도 모르겠는 자식들의 심정을 대변하기도 하고, 그들을 조금 더 잘 보살피고 싶은 '노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그 특유의 담백함과 평온함으로 어려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주고, 그 속에서 독자들은 '치매'라는 것에 대한 공포를 20%정도는 덜어내고 대신 그에 대한 관심과 환기를 20%정도 알게된다. 8가지 이야기가 너무나도 달라 역시 '작가는 작가다'라고 끄덕이게 만든다.

어떤 삶이라도, 혹 그것이 치매라도, 그 속에 희망은 분명히 있다.

뒤죽박죽 불가사의하게 이어지는 이모들의 대화. 서로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대화가 이뤄진다는 사실이 어떤 기적처럼, 누구도 맞설 수 없는 선문답처럼 느껴졌다. 이모들의 발상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듣다보면 재미있을 때도 있지만, 진지하게 두 사람이 앞 날을 생각하면 불안은 점점 커져간다.

"아, 어떻게 하라는 거야!"

마쓰미는 큰 소리로 외치며 전속력을 다해 긴 언덕길을 내려갔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 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d***e 2018.12.24.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내용보기
가장 최근에 읽은 무레 요코의 책은 <모모요는아직 아흔 살>이었지만<그렇게 중년이 된다>도 사실 중고서점에서 발견해서 사놓고 읽지 않은 책더미 속에 들어 있다.그만큼 그녀는 나이들어가는 삶에 대한 고민이 많은 작가다.나이가 들어갈 때, 직장을 잃을 때, 돈을 벌지 못할 때, 부모가 아플 때....어떻게 보면 많이 우울한 이야기이고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고비라고 생각하는 일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내용보기

가장 최근에 읽은 무레 요코의 책은 모모요는아직 아흔 살이었지만

그렇게 중년이 된다도 사실 중고서점에서 발견해서 사놓고 읽지 않은 책더미 속에 들어 있다.

그만큼 그녀는 나이들어가는 삶에 대한 고민이 많은 작가다.

나이가 들어갈 때, 직장을 잃을 때, 돈을 벌지 못할 때, 부모가 아플 때....

어떻게 보면 많이 우울한 이야기이고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고비라고 생각하는 일들을 소재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데, 신기하게도 많이 우울하기 보다는

그래, 이렇게 살아갈 수도 있겠다 하는 마음이 든다.

피할 수 없는 일들이지만 살아가야하기에

이런 맘으로 살면 못살것도 없겠다 싶은 그런맘이랄까.

보통의 책이라면 연금을 드세요 보험을 드세요 자기계발을 하세요

그런 대비책을 내놓을텐데, 소설가인 그녀는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조용히 살아간다.

이번엔 부모의 나이듦, 치매에 관한 단편집이다.

. 제목부터가 그렇다. 결국 왔구나.

잘 사는 것만큼 어렵다는 잘 죽는 것.

어르신들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질환, 치매에 관한 것.

이런 소재로 잘못 쓰면 "치매 사례집"처럼 될텐데.

그래도 무레 요코니 다른 것이라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

단편의 제목들이 특이하다.

엄마 돌아왔어? 아버님 뭐 찾으세요? 엄마 노래 불러요?

이런 식이다.

주인공은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주인공이며

치매환자는 제목에 나온 사람들이다.

첫 이야기는 자매를 버리고 떠났던 엄마가

치매에 걸려 돌아온 이야기.

우리나라든 일본이든 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아픈 부모를 맡는데 좀 더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를 키워야한다, 아이가 상급학교에 진학한다

그런 이야기를 하며 혼자 지내는 형제에게 그 일을 떠맡게 하는 경우가 많은듯 하다.

하지만 혼자 지내던 사람은 혼자만의 생활에 최적화 되어 있는데

가족이, 특히 아픈 가족이 함께 지내는 것이 좋을 리 없다.

형제끼리도 아픈 부모를 서로 맡지 않으려 하는 모습이

야박해 보이지만 그게 나였다면 달랐을까 싶다.

치매의 양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무언가 찾으며 먹을 것을 밝히는 유형,

다른 가족에 자신의 집에 들어와 사는데도 관여하지 않는 유형,

한꺼번에 두 명이 치매를 앓게 되어 동문서답하는 유형,

재료를 사와 잔뜩 음식을 만드는 유형 등등.

아버지가, 엄마가, 이모가, 시부모가 치매를 앓으며

본인과 가족의 삶은 점점 달라져간다.

가족이 치매를 앓으면 다른 가족의 삶이 "망가진다"라고 말하는데

무레 요코는 "달라진다" 쪽에 비중을 두는 것 같다.

이 많은 유형 중 우리 부모는, 심지어 나는 어떤 유형이 될 지 알 수 없으나

그 누구도 피해갈 수는 없다는 생각에 사실 좀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가까이 사시는 고모님이 초기 치매를 보이고 계신다.

직장에 다니다보니 나는 만날 시간이 별로 없지만

우리 부모님은 치매인 고모님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신다.

하루에도 몇번씩 똑같은 이야기를 하셔서 질리게 만들고,

또 하루에도 몇번씩 다른 말을 하셔서 상황을 헷갈리게 만든다.

과연 저 말을 믿어야하나 말아야하나 늘 고민하게 된다고.

주말에 식사라도 같이 하게 되면

나는 그 짧은 순간에도 표정관리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오분 전 이야기를 번복한다든가,

같은 질문을 여러번 하시면,

그만 입을 꼭 닫고 대답을 하지 않게 된다.

이래서야 우리 부모님이 치매라도 앓게 되면

나는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부모의 치매"

무섭거나 공포스러운 일만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부모, 나를 키웠던 부모에게

어쩔 수 없이 닥쳐온 불행이지만

국가의 도움, 주위의 도움, 나의 약간의 희생이 더해지면

그래도 버텨낼 수 있는 일이라는 느낌을 준다.

무레 요코는 그런 작가다.

세상의 어려움을 덤덤히 그려내고

어이없게도 그 속에서도 잘 살아가는 주인공을 표현한다.

나도 부모도 나이들어가고 있다.

나이들어감에 따라 피할 수 없는 일,

치매에 대한 대공감 스토리

결국 왔구나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YES마니아 : 골드 s****b 2018.12.23.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결국 왔구나》 함께 늙어간다는 것.
"《결국 왔구나》 함께 늙어간다는 것." 내용보기
오늘은, 아니 이 순간 남편은 엔도다. 한 시간 후에도 그가 엔도일지는 친정엄마밖에 모른다. 마도카는 엄마를 방으로 데리고 갔다. "이제 안심하고 자도 돼. 내일은 센터에 가는 날이잖아." "응, 그러네. 잘 자." 이제껏 거쳐온 다양한 나이의 엄마가 마치 다중인격처럼 몸 속에 함께 살고 있다. 그것들이 돌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p. 95 아빠가 돌아가시고, 간단히 유
"《결국 왔구나》 함께 늙어간다는 것." 내용보기

 

오늘은, 아니 이 순간 남편은 엔도다. 한 시간 후에도 그가 엔도일지는 친정엄마밖에 모른다. 마도카는 엄마를 방으로 데리고 갔다.

"이제 안심하고 자도 돼. 내일은 센터에 가는 날이잖아."

", 그러네. 잘 자."

이제껏 거쳐온 다양한 나이의 엄마가 마치 다중인격처럼 몸 속에 함께 살고 있다. 그것들이 돌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p. 95

아빠가 돌아가시고, 간단히 유산 분배를 마친 후 엄마가 느닷없이 사라져 버렸다. 며칠 뒤 연락 온 엄마는 다섯 살 연하인 남자와 살기로 했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 당시 스물여덟인 사치와 열여덟의 동생 루리는 당황스러웠지만, 사실 엄마도 쉰다섯의 어엿한 어른인데다 자식이라고 해서 엄마의 행동을 제한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루리는 스물 여섯에 결혼해 쌍둥이 남매를 낳았고, 사치는 독신으로, 각자 십수 년간의 생활을 영위했다. 이제 마흔 다섯이 된 사치에게 갑작스럽게 엄마가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일흔 살이 된 엄마는 치매에 걸린 상태였고, 아마도 함께 살던 남자는 그녀의 상태가 이리 되니 귀찮아져서 내쫓은 것처럼 보였다. 남자에게 버림받고 치매 진단을 받은 늙은 엄마 앞에서 독신여성 사치와 두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 루리는 고민에 빠진다. 누가 모시고 살아야 하는지부터, 그런 엄마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시아버지와 남편, 아들 뒷바라지를 하며 살고 있는 전업주부 마리는 오랜 만에 참석한 동창생과 이야기를 나누고는 줄곧 남의 뒤치다꺼리만 하다 일생이 끝날 수도 있다는 말에 평소 생활을 돌아본다. 하지만 현실은 외출했다 돌아와도 아무도 저녁식사 준비를 도우려 하지 않으니 혼자 부엌에 틀어박혀 식사를 만드는 신세다. 주부에게 요리란 좋아서 한다기보다는 거의 의지로 하는 것이니 말이다.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패턴의 일상, 그런데 다음날 시아버지가 조금 이상하다. 뭔가를 찾는 듯 집안을 어지르기 시작하더니, 끼니를 먹어놓고도 기억하지 못하고 밥은 언제 먹냐고 물으시는 거다. 마리는 분명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남편에게 상의하지만, 현실을 회피하려는 남편의 반응은 무심하기만 하다. 마리는 개호 인정 접수를 하고 도움을 받고 싶지만, 남편은 줄곧 교직에 있었던 아버지가 치매라는 소리를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 하지만 매일 그런 시아버지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건 마리였으니, 그녀는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까.

 

 

뒤죽박죽 불가사의하게 이어지는 이모들의 대화. 서로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대화가 이뤄진다는 사실이 어떤 기적처럼, 누구도 맞설 수 없는 선문답처럼 느껴졌다. 이모들의 발상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듣다 보면 재미있을 때도 있지만, 진지하게 두 사람의 앞날을 생각하면 불안은 점점 커져간다.

", 어떻게 하라는 거야!"

마쓰미는 큰 소리로 외치며 전속력을 다해 긴 언덕길을 내려갔다.  p.198

무레 요코는 이 책에서 노인성 치매에 걸리거나 신체적, 정서적으로 쇠약해진 부모를 받아들이게 되는 자식들의 이야기를 각기 다른 여덟 편의 이야기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젊은 남자와 다시 시작하겠다며 집을 나간 엄마가 치매에 걸린 상태로 돌아오고, 남편은 모른 척하는 시아버지의 치매 증상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며느리가 등장하고, 혼자 사는 엄마가 치매 진단을 받아 함께 살기로 하지만 남편의 극진한 보살핌에도 증상은 점점 심해가고, 34년간 어머니를 모셔온 큰형 부부가 이제 더 이상 어머니를 모시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하고, 남편도 자녀도 없는 이모들이 치매에 걸려 간병을 하는 조카의 고민도 있다. 누구나 나이를 먹고 늙어 가지만, 치매란 것이 누구에게나 반드시 찾아오는 것은 아니기에, 어느 날 갑작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자식들은 당혹스럽기 마련이다. 게다가 중요한 것은 현재의 나에게는 부모님이 아닌 새롭게 만들어진 가족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책임져야 할 자식과 내가 챙겨야 할 아내 혹은 남편이 있고, 회사 업무도 있을 테고 그 밖에 각자의 사정에 따라 책임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노년의 부모를 보살펴야 한다는 것은 사실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니다. '자식 다 키워서 이제 한숨 돌리나 했더니, 앞으론 부모를 돌봐야 해.'라는 극중 대사처럼, 나름대로 사회에서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가정에서 내 자식의 부모 역할을 매일같이 충실하게 하며 살아온 우리이다. 그래서 치매를 피하지 못한 노년의 부모들에 대한 문제는 누구에게나 참 어렵다.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 혹은 이제 나도 늙었구나를 느끼게 되는 순간이란 살면서 여럿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와닿는 건 늙어버린 부모님을 마주하게 될 때가 아닐까 싶다. 우리 아빠 등이 생각보다 넓지 않았구나, 우리 엄마 음식 맛도 이제 예전 같지 않구나.. 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란 생각보다 서글프다. 이제는 아빠, 엄마의 어린 딸이 아니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이 낯설고, 뭘 해도 전과 같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부모의 모습에 슬프기도 하고 말이다. 이 책에 실린 여덟 가지 이야기들 속에서 세월의 흐름과 함께 노쇠해지고, 이상행동을 보이는 부모들 앞에서 대처하는 방식은 각자 다르다. 부모를 집으로 모셔와 보살피거나, 간병 계획을 세우려는 자식도 있고, 자식들 각자 눈치만 보다 결국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으며, 갑작스러운 부모의 이상행동이라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병원 진단을 미루는 자식도 있다. 어떤 상황이든 충분히 있을 법한, 나라도 그럴 수 있을 법한 에피소드들이라 제각각의 모습들 속에서 작은 공감과 위안을 얻어도 좋을 것 같다. 이러한 문제는 당신에게 지금 찾아온 현재일 수도, 아니면 곧 닥쳐올 미래일 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치매와 간병이라는 주제를 생각하자면 너무 답답하고, 슬플 것만 같지만, 무레 요코는 무겁지 않게, 유쾌하게 웃음 지을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 나가고 있다. 분명 현실이 그렇게 담백하고, 명쾌하게 해결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그러한 따뜻함과 온기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이제는 나와 내 부모가 함께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r*******n 2019.01.03.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결국 왔구나
"결국 왔구나" 내용보기
사전 지식 없이도 책 제목에서 느낌이 왔다. 게다가 목차에서, 엄마, 돌아왔어?, 아버님, 뭐 찾으세요?, 엄마, 뭐가 보여요?, 아버지, 왜 왔다갔다해요 를 보면서 확신이 들었다. 그렇다. 이 책의 단편 8편은 노인성 치매에 걸리거나 신체적, 정서적으로 쇠약해진 부모들을 바라보는 딸, 며느리, 아들, 사위들의 이야기이다. 누구도 노인성 치매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반길 일은
"결국 왔구나" 내용보기

사전 지식 없이도 책 제목에서 느낌이 왔다. 게다가 목차에서, 엄마, 돌아왔어?, 아버님, 뭐 찾으세요?, 엄마, 뭐가 보여요?, 아버지, 왜 왔다갔다해요 를 보면서 확신이 들었다. 그렇다. 이 책의 단편 8편은 노인성 치매에 걸리거나 신체적, 정서적으로 쇠약해진 부모들을 바라보는 딸, 며느리, 아들, 사위들의 이야기이다.

누구도 노인성 치매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반길 일은 아니고, 피할 수도 없기에 애써 소설로 읽을 필요까지 있을까 생각했었다. 차라리 전문 서적이나 예방법을 읽는 게 나을 것이라 생각도 했다. 하지만, 소설은 역시 상상력이고 묘사다.

내 예상보다 소설 속 인물들은 훨씬 더 담담하게 결국 왔구나하고 받아들인다. 자신의 미래 모습일 수 있으니 혹은 그간의 애정 때문에 측은지심정성스런 돌봄의 태도를 보인다. 읽는 나도 비슷한 태도로 물들어간다. 물론 인정하지 않으려 버티는 사람도 있고, 다소 황당한 상황도 있지만, 다들 주어진 상황에서 왜 우리 엄마가/ 시아버지가/ 이모가 ...?’ 같은 질문을 하기보다는,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뭘 해야하는거지?’를 묻고 있다. 그래서 읽는 나 역시 비슷한 정도로 단단해지며 살아가야겠구나 싶은 마음이 든다.

문제 상황이 있고, 해결하려는 또는 받아들이며 살아가려는 노력이 담담하게 이어지는 소설들. 예쁘게 미화된 것은 아니지만, 짤막한 단편이라 사실적이다 못해 구질구질해서 품위의 손상 상황까지 상상할 필요는 나오지 않았다. 막연한 두려움과 무조걱적인 회피의 태도를 갖는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면, 그럼 이건 어떨까? 강도가 약한 예방주사를 자주 맞아두며 두려움에 대한 둔감화를 꾀한다거나, 나도 어찌하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하는, 아찔하지만 결국 오고야 마는, 그 순간에, 주변사람들의 담담한 반응과 내가 받게 될지도 모를 대우에 대해에 미리 위로를 받는 것은? 이 소설은 그런 역할을 해준다.

n*****i 2019.09.1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결국 왔구나
"결국 왔구나" 내용보기
'카모메 식당'으로 우리 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작가 무레 요코의 신작 단편소설집이다. 부모 혹은 친지의 치매와 그걸 돌보는 (일본에서는 '개호' 라고 한다) 아랫세대들의 이야기를 다룬 테마소설집이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의 치매나 불건강으로 인한 요양 보호는 이제 당장 우리 앞의 이야기가 되었다. 이 책은 조금 더 일찍 초고령 사회를 맞은 일본의 작가가, 자국의 다
"결국 왔구나" 내용보기

'카모메 식당'으로 우리 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작가 무레 요코의 신작 단편소설집이다. 부모 혹은 친지의 치매와 그걸 돌보는 (일본에서는 '개호' 라고 한다) 아랫세대들의 이야기를 다룬 테마소설집이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의 치매나 불건강으로 인한 요양 보호는 이제 당장 우리 앞의 이야기가 되었다. 이 책은 조금 더 일찍 초고령 사회를 맞은 일본의 작가가, 자국의 다양한 노인들이 어떻게 삶의 마무리를 맞게 되는지를 지금의 대한민국 독자에게 보여주고 있는 책이나 다름 없다. 결혼하여 장성한 자녀를 둔 노인 세대뿐 아니라, 자녀 없이 홀로 나이든 노인, 자녀가 있지만 멀리 떨어져 사는 노인 등 다양한 노인들의 삶의 형태를 보여주어 노인 문제와 요양 보호의 문제가 특정 집단의 일만은 아님을 분명히 한다. 


아버지의 사후 집을 나가 다른 남자와 살림을 차렸던 엄마가 치매에 걸려 돌아온다는 이야기인 '엄마, 돌아왔어?'. 모시고 사는 시아버지의 치매와그것을 완강히 부인하는 남편 사이에서의 갈등을 다룬 '아버님, 뭐 찾으세요?'. 혼자 사시는 친정어머니의 치매로 인해 남편과 시댁의 눈치를 봐야 하는 마도타의 이야기인 '엄마, 노래 불러요?'. 다섯 아들을 두고 있지만 외롭게 투병해야 하는 노모의 이야기를 다룬 '형, 뭐가 잘났는데?'. 버블 붕괴 이후 부모 세대와 갈라선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다룬 '엄마, 괜찮아요?'. 자녀 없이 미혼으로 늙은 두 이모를 간병해야 하는 마쓰미의 이야기 '이모들, 안 싸워요?'. 바람을 피우고 집을 나간 남편과 선택적 함구증에 걸린 아들로도 모자라 치매 어머니라는 상황까지 맞게 된 하루카의 이야기 '엄마, 뭐가 보여요?'. 아버지의 치매 앞에 현실 부정을 계속 하는 두 딸의 이야기 '아버지, 왜 왔다갔다해요?'. 이렇게 간략히 줄거리 요약만 해도 참 많은 가정이 있고 참 다양한 갈등이 있는데 그게 다 우리 주변에서 결코 보기 드문 모습들은 아니라는 느낌이 올 것이다. 백세 시대라고 하지만 누구나 건강하게 백세를 맞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집집마다 일을 하느라 젊은이들은 바쁘기 그지 없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판국에 고령의 부모를 요양 보호 하는 일에까지 직면하게 되면 어찌해야 할까. 답답한 현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하루 속히 사회적 대안이 마련되어야 함을 이 한 권의 책으로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b******6 2018.12.3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치매, 외면하지 말고 미리 준비하자!
"치매, 외면하지 말고 미리 준비하자!" 내용보기
치매, 알츠하이머, 신경 퇴행성 뇌질환, 혼합 치매, 혈관성 치매, 파킨슨병, 헌팅턴병 그리고 노망. 치매의 또 다른 이름들이다.이름이 무엇이 되었건 절대 달갑지 않은 손님이며, 노화의 과정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손님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이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최대한 차분하게, 되도록 꼼꼼하게, 일상에서 자연스럽게.나를 집어삼키지
"치매, 외면하지 말고 미리 준비하자!" 내용보기

치매, 알츠하이머, 신경 퇴행성 뇌질환, 혼합 치매, 혈관성 치매, 파킨슨병, 헌팅턴병 그리고 노망. 치매의 또 다른 이름들이다.

이름이 무엇이 되었건 절대 달갑지 않은 손님이며, 노화의 과정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손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이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최대한 차분하게, 되도록 꼼꼼하게,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나를 집어삼키지 않고, 진정 손님으로 지나가기를 바라며.

 

 

올해로 70이 되신 이상교 작가님의 에세이, '길고양이들은 배고프지 말 것'에서

첫 번째 이야기의 제목이 '치매'다.

봄의 카테고리에 처음을 장식하는 '치매'.

어떤 마음으로 그 작품을 제일 앞에 놓으셨을까?

담담해져서라기보단 차라리 드러냄으로써 더 담담해지고 싶으셨던 건 아닐까?
 

치매
이다음에 치매나 안 걸렸으면 좋겠다.
걸려도 좀 귀엽게 걸렸으면 좋겠다.
길고양이들은 배고프지 말 것[이상교/한빛 비즈] 중에서


소설은 8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들은 치매에 걸린 부모, 배우자의 부모, 간혹 친척을 돌보는 일을 맡게 된다. 그들은 상황이 다 다르듯 그들이 대처하는 방식도 다 다르다. 아마 8개 중에 읽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난 아직 내가 직접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치매 상황은 없었다. 나의 외할머니와 신랑의 외할머니가 치매를 겪으셨지만, 그 책임이 나에겐 없었다. 그러나 '형, 뭐가 잘났는데?'를 읽으면서 재작년에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친정엄마는 7남매이다. 외가의 많은 재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외삼촌이 결혼 후 계속 외할머니를 모셨다. 이모들도 모두 재산을 외삼촌이 다 받았으니 당연히 외삼촌이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외삼촌은 전혀 가정적이지 않았고, 당연히 모든 일은 외숙모의 몫이었다. 20년 가까이 외숙모 홀로 시어머니를 모시고, 간병해왔던 것이다. 외할머니가 약간의 치매 증상이 생겼을 때, 본래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지 않으셨던 외할머니는 답답한 마음을 풀기 위해 자식들의 집을 다녀보기로 마음먹으셨다. 급하게 가족회의가 열렸고, 한 달씩 번갈아가며 외할머니를 모시기로 결정이 났다. 그것도 오래가지 않아 결국 외할머니는 시설로 들어갔고, 몇 년 후 돌아가셨다. 자식이 일곱이나 있었지만, 치매 증상이 있는 부모 한 분을 감당하기가 벅차 보였다. 신랑의 외할머니도 큰외삼촌 부부가 마지막까지 해주지 않으셨다면 아마 모두가 난감하고 힘들었을테다.

 

겪은 일에 보고 들은 사례들을 모두 봐도 '치매'는 두려운 존재다. 가장 큰 두려움은 지금도 위태로운 나의 일상이 반드시 무너지고 만다는 것이다. 여유가 없는 현재 상태로는 결국 모든 것을 잃고 말 것이다. 단단히 준비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절대 나은 상황을 기대할 순 없다.

 

 

 

엄마, 돌아왔어?
당황스럽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새남자를 만나 두 딸의 곁을 떠난다. 당황스럽다. 엄마가 돌아왔다. 치매 증상을 안고. 여전히 새남자를 그리워하는 여자로. 그렇게 엄마를 잘 따랐으니 당연히 루리가 모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루리는 하루라도 빨리 예전처럼 아이들을 중심으로 생활했던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듯했다. 사치는 나중에 방향이 잡히면 바로 엄마를 모시고 갈 테니 우선은 같이 지내달라고 루리에게 사정하다시피 했다.
엄마, 돌아왔어? p.26-27


큰딸이자 아직 미혼인 사치는 엄마를 돌보게 된다. 사회복지활동 전문가를 만나 의논하고 일정을 잡고 빠르게 상황에 대처한다. 살아온 관계로 보자면 동생이 더욱더 지극정성일 줄 알았는데, 남편과 아이가 둘인 동생에겐 그런 여유따윈 없다. 혼자인 언니가 당연히 엄마를 돌볼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었을테다.



아버님, 뭐 찾으세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고집이 센 남편, 착한 아들, 그리고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 전업주부인 마리는 집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당연히'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권한을 전부 받진 못했다. 사사건건 자기의 입장을 내세우는 남편이 있다. 이 이야기는 치매 증상의 노인을 돌보는 것보다 공동의 책임을 져야할 상대방의 반응과 태도가 더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누구든 나이를 먹으면 몸 상태가 나빠지는 게 당연한 거야. 당신은 예전의 아버님만 말하고 있잖아. 어째서 지금의 아버님을 보려고 하지 않는거야?
남편은 그저 망신스럽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어쨌거나 이웃이나 지인 보기 창피하다며 케어매니저가 만들어준 주간보호서비스 계획도 완고하게 거절했다. 곁에서 돌봐줄 사람이 필요해진 아버지의 모습을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버님, 뭐 찾으세요? p.72


책을 읽으며 직업 특성상 제일 마음에 걸렸던 부분이다.

케어매니저에게 센터에서 시아버지가 어떻게 지내는지 물었더니, 아무래도 특별대우를 받지 못하는 게 불만인 듯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케어매니저가 말하길, 노인들 중에 '선생님'이라고 불렸던 이들은 자부심이 강해 상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아버님, 뭐 찾으세요? p.73


나중에 두 딸에게 저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강박이 커질수록 증상은 나빠질 듯해서 생각조차 그만두기로 했다.


엄마, 노래 불러요?
세상에서 가장 다정다감한 남편을 가진 마도카. 시어머니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적극적인 지지로 치매에 걸린 친정어머니와 함께 살게 된다. 앞에서 등장한 마리의 남편과는 온도차가 극명하다.

 

간병 분담을 시작한 첫날, 마도카는 긴장된 마음으로 점심시간에 문자메시지를 확인했다. 남편의 보고가 와 있었다.
"무사 완료. 생글생글 웃으시며 차를 타고 가심."
별 탈 없이 센터 차량을 타신 모양이다. 저녁 여섯시 반, 마도카는 회사를 나오기 전에도 메시지를 확인했다.
"히사코 씨의 배웅은 문제 없음. 어머님은 기분좋게 귀가해 색종이 접기를 했다고 함. 내가 보러 갔을 때도 텔레비전을 보며 웃고 계셨음. 이제부터 수업이 있으므로 뒷일을 잘 부탁함."

남편은 수업이 비는 사이 자전거를 타고 집에 들러 상황을 보고 가면서 수시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술 도매상 직원인 신 씨라고 불렸음."
"왕진하는 의사 선생님이라고 착각하셨음."
"오오미야에 사는 삼촌으로 불렸음."
장모가 사위를 알아보지 못하는데도 메시지를 보내는 남편은 어쩐지 재미있어하는 듯했다.
"그때그때 적당히 맞춰드리는 거지. 이런저런 사람이 될 수 있어서 연극이라고 하는 것 같아 재미있어."

밤이 되어 고층빌딩 안 사무실에서 창밖을 바라보자 밤하늘에 별이 빛나고 있었다.
'저는 아무리 욕을 먹어도 괜찮으니 일단 시부모님 모두 건강하게 해주세요. 혹시 간병을 하게 되더라도 적어도 한 사람씩 할 수 있게 해주세요.'
마도카는 마음속 깊이 진지하게 기도했다.

엄마, 노래 불러요? 전체 내용 중에서.


세상에 둘도 없는 좋은 남편이다. 저런 상황에 남편에게서 저런 말을 듣는다면 행복하지 않을 아내가 누가 있을까?
마지막에 마도카의 시부모님에 대한 소원은 정말 현실적이다. 나 또한 가능하다면 반드시 저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형, 뭐가 잘났는데?

오형제의 큰형은 동생들을 뒷바라지하고 결혼 후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그렇게 삼십사 년. 형은 동생들을 한 자리로 모은다.
"이제는 다른 누군가가 어머님을 돌봤으면 해."

맛있는 고기 요리를 앞에 두고 다들 순식간에 식욕을 잃었다. 큰형님에게 감사한 마음이야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지만 평소에는 유키나 남편이나 그런 마음을 잊고 지냈다.

다들 큰혐님이 고생했다는 건 인정했다. 큰형님이 어머니를 도맡은 게 편하기도 해서 그대로 두었던 것 역시 사실이다. 다들 나름대로 신경을 썼어도 근본적으로 수고를 덜어준 것은 아니었다. 유키 부부는 아이가 없어 자유로우니 몇 년 전까지 휴가 때마다 국내외로 여행을 다니며 즐겁게 지냈다. 결혼하고 거의 여행 한 번 못 간 큰형님에게 기념품도 사다주곤 했지만, 자신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큰형님은 집안일을 계속했다. 다들 큰형님에게는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이 몇 십 년 지나 이제 폭발한 셈이다.

형, 뭐가 잘났는데? 전체 내용 중에서.


지금 내가 누리는 것들에 대해 변화를 요구당할 때, 거부감이 느껴진다면 그동안 나는 특권을 누렸던 것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이라영)
현재의 내 삶이 무너질까 두려운 것도 어찌보면 누리던 특권을 빼앗기기 싫은 탐욕이 아닐까?


엄마, 괜찮아요?

부잣집에서 귀하게 자란 엄마. 세상물정 모르는 엄마는 innocent라기 보다는 naive에 가깝다.
든든한 버팀목이던 조부모님과 아빠가 떠나고 홀로 남은 엄마에겐 외동딸이 눈치채기도 전에 치매가 찾아온다. 그리고 엄마는 낯선 가족과 동거를 하고 있다.

야요이가 사정을 들려주자 아주머니는 비교적 자세히 자기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했다.
"당한 건가? 이상한 소문이 있어서 말이야. 그 여자, 돈 있어 보이는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그 집에 들어가 살면서 집안일을 해주겠다고 한대. 생판 남이어도 수발을 들어줬다는 이유로 조금이라도 유산을 받으려는 속셈인 모양이야."
엄마, 괜찮아요? p.172


빈틈을 노리고 들어오는 그들이 잘못한 것이다. 그러나 마음 한켠이 찝찝한 것은 비록 목적이 돈이지만 그들은 자식도 해주지 못한 부분을 해주었다. 말벗이 되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주고,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도움을 주었다. 그동안 자식들은 부모와 관련된 잡다한 일 따윈 잊고 지낼 수 있었다. 틈을 만든 자식들이 누린 것들을 따져본다면 온전히 그들에게 탓을 돌릴 수는 없다.

 

이모들, 안 싸워요?
엄마는 세자매 중 막내고, 유일하게 가정을 꾸리고 살았다. 큰이모와 작은이모에게 치매가 들이닥치고, 아버지가 세자매를 돌보다 돌아가신 후 스트레스와 피로가 겹쳐 엄마마저 아프게 된다.
마쓰미는 아버지를 대신해 세자매를 돌보게 된다.

엄마는 아빠가 돌아가신 뒤로 의기소침해졌다. 가능하면 그 감정이 큰일로 번지지 않도록 마쓰미도 밝게 행동하려고 하지만 항상 그럴 수 없는 일이다. 이러다 두 이모와 엄마의 간병만 하다 자신의 인생이 끝나버리는 건 아닐까 불안할 때도 있다. 엄마가 한 말들을 떠올리며 집안에 남은 자산을 계산해본 뒤 그런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마저 우울해지면 헤어나기 힘든 상황에 빠질 테니 억지로라도 기운을 내야 한다고 마쓰미는 스스로를 타일렀다.
이모들, 안 싸워요? p.192


지금은 해야할 일이니 묵묵히 정신을 다잡으며 하지만, 그 일이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면. 갑자기 그냥 살아온 내 인생에 의미를 붙이고 싶은 욕구가 치솟는다. 스스로 버린 것과 버리도록 강요당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이다.


엄마, 뭐가 보여요?

치매가 오면서 환각과 환청을 겪는 친정엄마. 가정적인 줄 알았던 남편은 바람이 나서 떠나고, 대화를 거부하는 아들의 태도는 이혼 후 더 반항적이 된다. 홀로 고군분투하는 하루카는 하루하루가 버겁기만하다.
'아들도 무표정, 엄마도 무표정. 입만 열면 폭언. 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까?'

다케루는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표정한 얼굴로 하루카의 눈앞을 스쳐지나갔다. 주변에 좋은 일이라곤 전혀 안 생기는 것만 같아 하루카는 침울해졌고, 결국은 이혼하고 모든 운이 뚝 떨어졌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엄마, 뭐가 보여요? p.214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겹쳐서 온다고 한다. 그래도 정도라는 게 있다. 정말 무심하게 몰아 닥치면 마음은 한없이 곤두박질친다. 이럴 때 곁에 함께하는 사람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유일한 희망이 아닐까?


아버지, 왜 왔다갔다해요?

능력있고 매사에 빈틈이 없으신 아버지의 치매는 두 딸을 반신반의하게 만든다. 그저 연세가 많아서 그러신걸까? 치매인가? 그러나 모시고 병원에 가는 일이 만만치 않다.
나의 두 딸도 비슷할 것 같다. 딸들과 아빠와의 관계가 다른 집보단 좋은 편이지만, 막상 그런 상황이 닥치면 평상시 소신이 확고하고 자기주장이 센 사람이 치매를 쉽사리 인정하고 딸들의 말에 따라주진 않을 것 같다.

아키는 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고 가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병은 근성으로 낫는 거라며 병원을 몹시 싫어하는 아버지를 그 앞까지 모시고 가더라도 진찰을 받지 않을 거라는 건 가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현장에서의 이상한 행동은 그렇다 쳐도 일상생활에는 그 정도로 지장이 없는 듯해 아키는 좀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치매라면 가능한 한 일찍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계속 흔들렸다.
아버지, 왜 왔다갔다해요? p.231-232


결국 두 딸은 치매로 의심되는 상황을 가슴 졸이며 오래 지켜만 보다 병원진단을 결심하게 된다.

 

 

 

-치매에 대한 간단한 정리-

1. 언제가 되었든 결국 치매가 온다고 생각하자.

2. 자주 안부를 묻고 찾아 뵘으로써 부모님의 변화를 되도록 빨리 알아채도록 하자.

3. 부모님이 건강하실 때 치매에 대해 이야기를 해두자.(병원 진단이나 도움의 방법 등에 있어서

   자식들의 의견을 잘 받아주시길 부탁드려 놓는다.)

4. 증상의 정도에 따라 형제들과 의논하여 대처방안을 마련하자.

5. 집안에서 불안요소들을 점검하고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 정비를 하자.

 

 

닥치면 어떻게든 되기는 할테다. 인간이란 버티며 적응하는 존재이므로 죽으란 법은 없을테다. 하지만 미리 마음을 대비한다면 훨씬 나으리라.

이 책을 통해 그저 피하고 싶었던 일인 치매에 대해 다양하게 간접경험하고, 정리하고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서 정말 감사했다.

 

 

*이 책은 예스 24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7****m 2018.12.2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담담히 마주해야할 낯선 부모님, '결국' 함께 해야할 시간들
"담담히 마주해야할 낯선 부모님, '결국' 함께 해야할 시간들" 내용보기
<카모메 식당>으로 유명한 무레 요코(群ようこ)가 담담하게 그려낸 <결국 왔구나>. 치매라는 피할 수 없는 질병을 맞닥뜨린 아들, 딸, 사위, 며느리, 조카 등 가족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과 공감을 불러 온다. 과거와 다른 부모님의 모습을 <결국 왔구나>에서 발견할 즈음 누구에게라도 찾아올 수 있는 현실임을 절감하면서 '나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원제 <츠이니, 키
"담담히 마주해야할 낯선 부모님, '결국' 함께 해야할 시간들" 내용보기

<카모메 식당>으로 유명한 무레 요코(群ようこ)가 담담하게 그려낸 <결국 왔구나>. 치매라는 피할 수 없는 질병을 맞닥뜨린 아들, 딸, 사위, 며느리, 조카 등 가족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과 공감을 불러 온다. 과거와 다른 부모님의 모습을 <결국 왔구나>에서 발견할 즈음 누구에게라도 찾아올 수 있는 현실임을 절감하면서 '나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원제 <츠이니, 키타?(ついに、来た?)>를 직역하면 '마침내 온 건가?', 혹은 역자가 말하듯 '드디어 왔는가?' 정도가 될 수 있겠다. 한번쯤 찾아올 일, 담담히 마주쳐야할 일임을 무레 요코는 제목을 통해 지나가듯 툭 던져 놓았다.



부모님 아래에서 성장하고, 사회에 진출해 가정을 꾸리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 문득 발견하게 될 부모님의 낯선 모습을 상상하면 가슴이 시려 온다. '제발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기를'하는 바람이야 누구나 갖겠지만, 능력이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결국 왔구나>는 여덟개의 단편으로 이뤄져 있다. 각기의 제목이 당사자에게 던지는 질문이란 것이 더욱 현실감을 준다. 아버지와 사별한 후 새로운 애인을 따라 나섰지만, 치매로 인해 버림받아 다시 집으로 돌아온 어머니의 이야기('엄마, 돌아왔어?')에서 딸은 인생이란 결국 자기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절실하게 느끼며 현실에 충실한다.


'아버님, 뭐 찾으세요?'편은 어느 정도 사회적 명예를 누렸던 시아버지에 대한 며느리의 치매 일기다.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는 '아침밥은 언제 먹느냐'는 시아버지의 공격을 받으며 며느리는 다짐한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데다 안타깝게도 성장하지 않는 아이와 다름 없으니. 아버님 옆에서 잘 돌봐드릴테니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그리고 현실을 회피하는 남편에 대해서는 "각오 단단히 하라"는 경고까지.


친정 어머니를 모시면서 매일매일 새로운 역할극을 남편과 함께 벌여야 하는 딸의 이야기('엄마, 노래 불러요?'), 고지식하고 독선적인 큰 아주버님과의 갈등 속에서 치매가 걱정되는 시어머니를 일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며느리와 가족의 이야기('형, 뭐가 잘났는데?') 등이 이어진다.



"혹시 간병을 하게 되더라도 (시부모님, 부모님 가운데) 적어도 한 사람씩 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딸이자 며느리의 기도 장면이나, "돌아가며 하루씩 모시기를 하든, 매달 요양원 비용을 나눠내든 결정하라"는 동생들을 향한 집안 장남의 주문은 마치 우리 실생활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듯하다. 이어 '엄마, 괜찮아요?', '이모들, 안싸워요?', '엄마, 뭐가 보여요?', '아버지, 왜 왔다갔다해요?' 등 각자의 형편에서 치매를 대하는 다양한 자세를 바라볼 수 있다.


"드디어 올 게 왔나봐."

"저렇게 건강하신데?"

"겉모습은 건강해 보여도 머릿속은 알 수 없는 거니까."


아무리 돈이 많아도, 최신 의학이 발달해 수명이 연장되고 온갖 미용기술로 노화를 방지한다 해도, 사람은 나이들고 수명이 다하면 저 세상으로 간다.('엄마, 괜찮아요?' 중에서) 치매는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 사회가 나서서 함께 치유해야하는 기본적인 인권의 일부라는데 인식한다. 그럼에도 이미 늙고 낯설어진 부모님을 마주치기 전에 새겨봐야할 각자의 마음가짐을 <결국 왔구나>는 요구한다.


어느날 갑자기 "그런 적 없는데?"를 연발하는 부모님. 그 앞에서 우리는 "아, 어떻게 하라는 거야!"라고 외치면서도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남은 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h***m 2018.12.2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결국 왔구나
"결국 왔구나" 내용보기
서평단에 신청을 하고 우여곡절 끝에 도서를 받아서 읽게되었다.배송완료는 되었지만 정작 내 손에는 책이 없었다 배송기사님이 다른 주소로 배송을 하셨기 때문이다.작년 말 어머니께 아주 아주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였다.그렇게도 좋아 했던 할아버지가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으셧다는 것이다.가장 가까운 기억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오래된 기억은 남아 있는 불행한 장애 이번주 주말
"결국 왔구나" 내용보기

서평단에 신청을 하고 우여곡절 끝에 도서를 받아서 읽게되었다.


배송완료는 되었지만 정작 내 손에는 책이 없었다 배송기사님이 다른 주소로 배송을 하셨기 때문이다.


작년 말 어머니께 아주 아주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였다.


그렇게도 좋아 했던 할아버지가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으셧다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기억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오래된 기억은 남아 있는 불행한 장애 이번주 주말에도 할아버지를 찾아 뵈었지만 나는 기억하는데 내 사촌 동생은 기억하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이내 가슴 한구석이 욱신 거렸다.


첫 손자였던 나는 기억하지만 나와 두살이 차이나는 사촌동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어느덧 할아버지가 그 만큼의 기억이 사라졋다는 것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아름다웠던 좋았던 기억이 점점 사라진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일인지 당사자가 아니면 잘 알수 없었지만 곁에서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그 고통을 어느정도는 이 책을 통해서 공감할수 있었다.


인지장애를 가진 부모님 혹은 어른들을 모시고 있는 여덟가족의 이야기가 하나 같이 다 내 이야기인것 같아서 많은 공감을 할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할아버지도 나름대로의 행복감을 느끼면서 그 상황에 적응하며 살아가시는 모습과 비슷한 장면들이 책 곳곳에 표현되어 있었다.


각기 다른 성향의 자식 혹은 친인척들이 그들 나름의 최선의 해결방법을 찾아 가는 모습이 어쩌면 머지 않은 미래의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지금 까지 잘 해왔던 우리였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미래는 모르는 일이기에 여덟가족의 이야기를 참고해서 최선의 해결방법을 찾아야 할것 같다.


아직까지는 그 정도가 심하지는 않다고 판단되지만 그래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앞날이기에 두려움이 앞선다.


미래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착각이 들 정도로 진솔하고 담백하게 소개하는 여덟 이야기가 너무 나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 같다.


시간이 지나간다는것 그리고 나이가 든다는것 결국 우리는 다 같히 변해간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느낄수 있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a******c 2019.01.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결국 왔구나/무레 요코/문학동네
"결국 왔구나/무레 요코/문학동네" 내용보기
<결국 왔구나>란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먹먹해져 오는 무레 요코의 단편 모음이다.절대 권력자도 최대 부호도 결코 피해 갈 수없는 게 인간의 생로병사다.이 세상 누구든 간에 태어난 이상 늙고 병들며 결국에는 죽음에 이른다는 것이다.나이를 먹고 육체가 늙는 것은 어쩔 수없는 일이라 순순히 받아들이게 되지만...부디 죽음만큼은 여러 사람 애먹이지 않고 곱게 수월하게 맞고 싶은
"결국 왔구나/무레 요코/문학동네" 내용보기




<결국 왔구나>란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먹먹해져 오는 무레 요코의 단편 모음이다.

절대 권력자도 최대 부호도 결코 피해 갈 수없는 게 인간의 생로병사다.

이 세상 누구든 간에 태어난 이상 늙고 병들며 결국에는 죽음에 이른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고 육체가 늙는 것은 어쩔 수없는 일이라 순순히 받아들이게 되지만...

부디 죽음만큼은 여러 사람 애먹이지 않고 곱게 수월하게 맞고 싶은 바람이다.

그러나 아프고 싶어서 아픈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 듯 죽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육체가 늙어감에 뇌가 담당하는 기능이 노화되어 정신도 온전하지 못한 상태인 치매...

요즘은 젊은 사람도 치매가 온다고 해서 놀랐는데... 예전에 노망났다고 했었던...

장르가 소설이래서 얼떨떨한 이 책 <결국 왔구나>는 노인들의 치매를 다루고 있다.

8편의 다양한 사례들을 다루고 있는데... 어둡지 않아서 좋았기는 했다. 했는데...

내 경우 비록 아이들 할머니가 요양원에 계시고 최근 꿈과 현실을 구분 못한다지만...

직접적으로 치매 걸린 분을 겪어보지를 못하였다 해도! 걱정스러운 부분이긴 하다.

6학년, 7학년인 언니들과 6학년을 향해 달려가는 나... 마치 치매가 내 일만 같다.

간병을 하느라 고생했다는 숱한 이야기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며 걱정이 여간 아니다.

우리 집안은 윗대들이 단명을 한 탓에 치매란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지만 말이다.

터울이 긴 언니들은 자식도 여럿이니 알아서들 잘 하겠지만... 나는... 나는...? 했다.

자칫 집안이 풍비박산이 날 수도 있는 어른들의 치매는 예측이 불가하다.

8편의 단편소설 속에서도 미리 안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게 그 증거겠다.

집안의 누군가가 잘못되면 지금까지의 생활이 완전히 바뀌게 되는 경험을 한다.

소설 속의 인물들(모두 여자다.)도 윗대들의 치매를 그렇게 느닷없이 알게 된다.

우리나라의 제도는 어떤지 알 수는 없지만 일본은 간병인 제도가 잘 되어 있는 모양이다.

다만 요양병원에 들어가기가 힘든 모양인지 수백 명의 대기자가 있다고 한다.

자기 돈으로 비용을 대는 민간시설은 다른 모양인지... 거기에는 부담을 느끼기는 했다.

어쨌든... 먼 미래의... 남의 일이라 치부할 수없는 치매를 다뤄 내겐 무거운 주제였다.

다만... 이리 힘든 주제를 무레 요코는 생각하기에 따라 밝게 대수롭잖게 다루었다.

그래서 내 일이라고 상상하기도 싫을 만큼의 사례들... 어둡고 힘든 치매를... 치매 간병을...

어떻게 작가는 이리도 편안하게 다룰 수 있을까? 일본의 경우는 우리와 다르나? 했다.

표지도 퍽 따뜻하고... 내용도 그리 어둡지 않고 담담해서 미쳐 소설인 줄은 몰랐더랬다.

남의 일이라면 객관적일 수도 있겠지만 막상 내 일이 되면 다들 어떤 반응을 보일까?

소설 속 8가지의 사례와 자식들의 반응을 읽으며 걱정이 한짐 지어지는 듯했다.

이미 연명치료 따위는 할 생각도 말라는 말을 한 적이 있지만... 뜻대로 되잖은 세상이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도 두렵지만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가 되는 것도 두렵다.

오래 안 살아도 좋으니 내 수족 내 마음대로 움직이고 내 의지가 있을 때 죽고 싶다.

<결국 왔구나>란 책 제목이 의미하듯... 언젠가 누구에겐가 결국 오게 되는 치매... 흠...

소설은 편안하게 힘들이지 않고 금방 읽을 수 있었지만 머릿속에서 생각은 복잡해졌다.

치매를 예방하는, 치료하는 약이 개발되고는 있다지만 아직까지는 먼 미래의 일 같다.

부디 숨 거둘 때까지 두루두루 민폐가 되지 않기를 마음속 깊이 간절하게 바라보았다.

많은 것을 내려놓은 지금 내가 바라는 유일한 소망인데... 하늘이 들어주실라나...?

너무 비감하다. 책 제목이... <결국 왔구나>라니... 누구든 결국에는 오겠지만... ㅡ.ㅡ;;;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e*******l 2019.01.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