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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인생의 끝에서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인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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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파괴한 것은 생명 뿐이 아니다. 남녀가 사랑하는데, 전쟁에서 운좋게 살아남았음에도 배달되지 못한 편지, 찾을 수 없는 흔적, 전쟁의 상흔은 오직 한 번 뿐인 사랑을 오해와 배신으로 이끈다. 어긋난 사랑. 간발의 차이로 만남은 빗나가고, 두 사람은 삶의 긴 여정동안 잊지 못하고 서로를 백방으로 수소문해서 찾지만 흔적도 찾을 수 없다. 90년대 이후 인터넷이 이룬 쾌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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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파괴한 것은 생명 뿐이 아니다. 남녀가 사랑하는데, 전쟁에서 운좋게 살아남았음에도 배달되지 못한 편지, 찾을 수 없는 흔적, 전쟁의 상흔은 오직 한 번 뿐인 사랑을 오해와 배신으로 이끈다. 어긋난 사랑. 간발의 차이로 만남은 빗나가고, 두 사람은 삶의 긴 여정동안 잊지 못하고 서로를 백방으로 수소문해서 찾지만 흔적도 찾을 수 없다. 


90년대 이후 인터넷이 이룬 쾌거 중 하나는 이산가족처럼 뿔뿔이 흩어진 작은 인연들을, 어쩌면 필요 이상재연결해주는 데 있다. 이제 우리 세대는 오래 전에 헤어졌는데 연락이 안되어 찾을 수 없는 사람은 없다. 휴대폰 통화가 SNS나 구글에 단 한 조각의 개인 정보를 남기지 않고 네트워크 저편으로 사라지지 않는 이상 우리는 어딘가에 있고,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는 작은 단서를 바탕으로 추적해서 찾을 수 있다. 한 세기를 살아낸 도리스는 펜으로 한 자 한 자 종이에 글씨를 쓰고 그것이 여러 사람과 기관을 통해야 물리적으로 전달되던 시대에 태어났다. 


자글자글하게 부서질 듯한 90세 도리스의 피부도 한 때는 길거리 캐스팅을 제안받을 만큼 탄력있고 빛났다. 스웨덴에서 부자집의 가정부로 일한 도리스는 프랑스로 따라와서 어린 나이에 모델이 되지만, 당대나 지금이나 모델은 어린 소녀의 몸을 상품화한다. 하지만 그 때의 탱탱한 젊음을 기억 속에서만 지닌 도리스는 이제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들이 하나씩 부스러져 소멸해가고 있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를 보는 방식을 고칠 수는 없었어. 그보는 방식을 고칠 수는 없었어. 그것이 사라질 때까지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걸 절대 알지 못해. 그것이 사라지고 나서야 그것을 그리워하지. 


이 소설은 90세의 도리스가 간호사의 방문을 받는 노인이 되어 자신의 인생을 편지으로 회고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긴 편지 속에는 그녀를 스치고 지나갔던, 인생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 만나고 떠났던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이 소개되어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세가 기울자, 70년대 우리나라에서처럼 어린 도리스는 세라핀 부인의 가정부로 보내진다. 


솔기에 피부가 쓸리는 검은색 옷을 입고 긴긴 하루를 보내면서 내 몸은 계속 지쳐갔어. 서열과 손찌검에 지쳐갔지. 그리고 내 몸에 손을 대는 남자들에게 지쳐갔어.


파티가 끝나고 사람들을 깨워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맡은 도리스는 새벽까지 널부러져 있는 예스타 닐슨이라는 아웃사이더 초현실주의 화가를 깨워보내면서 알게 된다. 예스타는 도리스와는 평생 우정을 쌓으며 살게 되고 후에 아주 엄청 유명해진다. 도리스에게 성적인 접촉을 시도하지 않은 유일한 손님이었고, 평생을 살면서 삶의 위로가 되는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매일 광적인 파티를 열며 예측불가능한 변화를 시도했던 세라핀 부인은 집과 가정부들을 모두 정리하고 오로지 도리스만 데리고 파리로 간다. 


장바구니를 들고 외출했던 도리스는 아주 유명한 패션디자이너 장 퐁사르의 눈에 띄어 하루 아침에 패션 모델이 된다. 다짜고짜 프랑스어로 빠르게 말하며 따라오는 장퐁사르를 피해 집으로 돌아온 도리스에게 부인은 도리스가 마네킹이라고 생각하는 그 모델이라는 일이 무엇인지, 그녀가 현재 인생의 어떤 기점에 있음을 한 마디로 정리해 준다. 넌 아주 유명해질 거야.  이건 모든 여자아이의 꿈이야. 


하지만 모델일을 시작하면서 장 퐁사르가 자신과 다른 모델들을 취급하는 방식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신체에 가하는 모든 품평들에 대해 모멸감을 느낀다. 음식 섭취를 통제받고, 관리인들이 자신과 모델들에게 경멸의 시선을 보내고 생활을 통제하고 말조차 걸지 않는 생활을 해나가면서, 살아있는 마네킹으로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간다. 


내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이 없었어. 상대의 마음에 아무 관심 없는 것, 그건 그 사람에게 가할 수 있는 굉장히 큰 모욕일 거야. 그가 관심 있어 하는 것은 겉모습뿐이었어.  내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이 없었어. 상대의 마음에 아무 관심 없는 것, 그건 그 사람에게 가할 수 있는 굉장히 큰 모욕일 거야. 그가 관심 있어 하는 것은 겉모습뿐이었어. 


경멸적 시선과  모멸감을 견디며 나태감과 피로, 억지스런 공손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평생 하나뿐인 사랑을 만나고, 짧은 사랑은 미국과 프랑스라는 멀고 먼 대서양과 국경, 전쟁, 세월 속에서 마음과는 달리 빗나가고 어긋나기만 한다. 

g******1 2019.02.18. 신고 공감 7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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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의 빨간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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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이 다 녹아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현실감이 커서 실화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진짜 인생 같이 희가 너무 짧아서 다 보고나면 진이 빠집니다. 희여서 짧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말하고 있는 시대가 전쟁이 일어나는 시기를 포함하고 있어서 짧을 수밖에 없어 보여요. 나에게 있었던 일.을 들려주는데 강간을 당한 이야기도 있어서 일지의 기록 같았지, 내 뒤를 이을 좀 더 젊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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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이 다 녹아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현실감이 커서 실화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진짜 인생 같이 희가 너무 짧아서 다 보고나면 진이 빠집니다. 희여서 짧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말하고 있는 시대가 전쟁이 일어나는 시기를 포함하고 있어서 짧을 수밖에 없어 보여요.

나에게 있었던 일.을 들려주는데 강간을 당한 이야기도 있어서 일지의 기록 같았지, 내 뒤를 이을 좀 더 젊은 아이에게 보여주는 글 같진 않았습니다. 내내 엇갈리고 또 엇갈리고 그리워 했는데 죽기 전까지 못 만난 게 안타까웠어요. 저렇게 얼굴이나마 본 게 놀랄 일이라고 했지만.... 

d*****8 2021.01.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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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의 빨간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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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하루하루를 밝힐 만큼의 태양이 내리쬐기를, 그 태양에 감사할 만큼의 비가 내리길. 그리고 네 영혼이 강해질 만큼의 기쁨이 있기를, 살면서 만나는 작은 행복의 순간들에 감사할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이 있기를, 때때로 작별인사를 할 수 있을 만큼의 만남이 있기를.' 인생은 살기 힘들지요. 나이를 먹을수록 더 겁장이가 되고 자신의 한계를 선명하게 긋고 움츠러들고. 상처받은 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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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하루하루를 밝힐 만큼의 태양이 내리쬐기를, 그 태양에 감사할 만큼의 비가 내리길. 그리고 네 영혼이 강해질 만큼의 기쁨이 있기를, 살면서 만나는 작은 행복의 순간들에 감사할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이 있기를, 때때로 작별인사를 할 수 있을 만큼의 만남이 있기를.'

 

인생은 살기 힘들지요. 나이를 먹을수록 더 겁장이가 되고 자신의 한계를 선명하게 긋고 움츠러들고. 상처받은 숫자만큼 작아지게 되기가 쉬운 것 같아요. 이 책은 도리스라는 96세의 할머니가 제니와 나눈 사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용은 도리스가 평생 만나왔던 사람들 이야기예요. 한 개인의 인생이 하필 부침있는 세계사와 엮여서 더욱 고단해지기도 하고. 마냥 좋거나 동화같은 만남만 있는 것도 아니고 폭력적이고 괴로운 기억들도 있는데, 그런데도 어떻게 아흔 여섯의 도리스는 서두와도 같은 말을 마지막까지 남길 수 있을까요?ㅠㅠ

개개인의 사람은 하나의 역사.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소설이었습니다. 잘 읽었어요.

YES마니아 : 플래티넘 z**g 2019.12.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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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룬드베리] 도리스의 빨간 수첩
"[소피아 룬드베리] 도리스의 빨간 수첩" 내용보기
'하루하루 죽음과 가까워지고 있는 아흔여섯의 도리스가 평생 동안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그들과 함께 살아갔던 도리스 자신의 생애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는 문구에 끌려 기대를.많이 했던 책입니다.죽음을 앞두고 혼자서는 무엇도 하기 힘들었던 그녀가 일생을 걸쳐 만난 인연을 정리한 '빨간 수첩'을 통해 그녀의 삶과 생각, 그리고 주변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누군
"[소피아 룬드베리] 도리스의 빨간 수첩" 내용보기
'하루하루 죽음과 가까워지고 있는 아흔여섯의 도리스가 평생 동안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그들과 함께 살아갔던 도리스 자신의 생애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는 문구에 끌려 기대를.많이 했던 책입니다.

죽음을 앞두고 혼자서는 무엇도 하기 힘들었던 그녀가 일생을 걸쳐 만난 인연을 정리한 '빨간 수첩'을 통해 그녀의 삶과 생각, 그리고 주변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나이 듦은 그만큼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만큼의 이야기가.된다는.당연한 사실을 잊고 사는데,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s********g 2019.12.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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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의 빨간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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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 할머니가 96년을 살아오며 느낀 삶의 희비곡선을 증손녀 제니와 후손에게 전하며 삶에 대한 따뜻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힐링소설이자 시대소설...1919년에 태어난 도리스는 아버지가 갑자기 사고로 돌아가신 후 가난해진 삶으로 인해 13살 어린 나이에 하녀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목격하고.. 자신을 유난히 챙겨준 화가 아저씨와 따뜻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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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 할머니가 96년을 살아오며 느낀 삶의 희비곡선을 증손녀 제니와 후손에게 전하며 삶에 대한 따뜻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힐링소설이자 시대소설...

1919년에 태어난 도리스는 아버지가 갑자기 사고로 돌아가신 후 가난해진 삶으로 인해 13살 어린 나이에 하녀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목격하고.. 자신을 유난히 챙겨준 화가 아저씨와 따뜻한 우정을 나누며 가족에 대한 외로움을 달랜다.. 우연한 기회에 파리로 가서 모델일을 하게 되고 인생에서 단 하나의 사랑 앨런을 만나 잠깐의 행복을 만끽한다..

1939년에 들어가면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이유도 모르고 헤어진 앨런의 편지에 미국으로 떠나지만 너무 늦게 배달된 편지로 앨런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고 ..  두사람을 갈라놓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서로를 향한다..

다시  자신의 삶을 시작하기 위해  잘 할수 있는 모델일을 찾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거절당한다...나이가 어릴 땐  외모와 젊음으로 모든걸 극복할수 있었지만 나이 듬은 삶의 고달픔의 시작인것 같다..

그래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 삶의 힘든 여정을 무사히 통과하지만 인생은 호사다마라고 나쁜일도 찾아온다..

도리스 할머니를 따라 떠나는 긴 여정속에서 어머니를 여의고 어린 여동생을 잃으며 나쁜 남자를 만나 삶의 의욕을 잃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좋은 사람의 도움으로 다시 삶이 시작된다..

앨런과 도리스의 사랑하지만 계속 엇갈리는 삶속에 과거와 현대를 비교하며 안타깝고 애달프다..

 

s****s 2019.03.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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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의 빨간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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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생소하고 특이한 소설은 아니지만 읽고나면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나의 인생에서는 가족을 제외하고 이렇게 내 인생에서 길고 깊게 서술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언젠가 내 정신은 멀쩡한데 몸이 말을 듣지 않을 그런 날을 상상하면 서글퍼지기도 하구요...실화라고 하던데 정말 영화같은 삶을 살다간 분이구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번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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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생소하고 특이한 소설은 아니지만 읽고나면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나의 인생에서는 가족을 제외하고 이렇게 내 인생에서 길고 깊게 서술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언젠가 내 정신은 멀쩡한데 몸이 말을 듣지 않을 그런 날을 상상하면 서글퍼지기도 하구요...
실화라고 하던데 정말 영화같은 삶을 살다간 분이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w******8 2019.05.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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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의 빨간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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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룬드베리라는 생소한 이름을 가진 작가의 첫 작품이란다.이미 책을 읽어보았는데, 죽음을 앞둔 도리스 할머니가 자신의 손녀인 제니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실상 도리스가 어렸을적 지혜로운 엄마를 둔 그녀는 자신의 빨간 수첩에 일생을 통해서 만났던 의미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어놓고 있었다. 이제 그 수첩을 제니에게 물려주는데, 수첩안에는 화려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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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룬드베리라는 생소한 이름을 가진 작가의 첫 작품이란다.

이미 책을 읽어보았는데, 죽음을 앞둔 도리스 할머니가 자신의 손녀인 제니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실상 도리스가 어렸을적 지혜로운 엄마를 둔 그녀는 자신의 빨간 수첩에 일생을 통해서 만났던 의미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어놓고 있었다. 이제 그 수첩을 제니에게 물려주는데, 수첩안에는 화려했던 파리의 생활에서 부터 미국, 영국의 생활을 거쳐 스톡홀름에서 마무리를 짓는다.

생에 가장 빛났던 시기는 파리의 첫사람 이야기인데, 전쟁으로 인해 연인과 헤어지게 되고, 끝없는 그리움으로 남는다. 나머지 뒷 부분은 책에서 직접 읽어보시기를...

YES마니아 : 골드 c******9 2018.12.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