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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처럼, 편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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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가 되지 않아도 스타 하나씩 갖고 있는 것이다. 내 별이 저 우주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듯이, 내 열정도 깊은 속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을 테다. (140쪽, 「스스로 반짝이는 별」중에서)​ 한때는 어리석게도 짧은 글을 쓰기 쉬운 글이라 여겼다. 낙서나 메모가 아닌 주제가 있는 짧은 글의 위대함을 몰랐던 거다. 그래서 작가의 산문집이나 에세이를 읽을 때마다 그 안에 담긴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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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가 되지 않아도 스타 하나씩 갖고 있는 것이다. 내 별이 저 우주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듯이, 내 열정도 깊은 속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을 테다. (140쪽, 「스스로 반짝이는 별」중에서)

 한때는 어리석게도 짧은 글을 쓰기 쉬운 글이라 여겼다. 낙서나 메모가 아닌 주제가 있는 짧은 글의 위대함을 몰랐던 거다. 그래서 작가의 산문집이나 에세이를 읽을 때마다 그 안에 담긴 메시지와 유머에 감탄하고 놀란다. 내게는 농촌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쓰는 것으로 ​알려진 소설가 김종광의 『웃어라, 내 얼굴』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어떻게 이렇게 기발하게 쓰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20년 내공이라는 게 이렇게 나타나는 것이구나. 작가에게 글은 매일 먹는 밥처럼 확인할 수 없는 공기 같은 것이라는 걸 실감했다. 이 한 권의 책을 만든 산문이 1500개의 그것에서 추리고 추린 것이라니.

 이 책은 생활밀착형 에세이라 하겠다. 진실로 그러하다. 특히 1부 ‘가족에게 배우다’로 묶은 글에서 자신의 얼굴을 마주하고 가족을 발견하는 독자는 나뿐이 아닐 것이다. 시골에서 나고 자란 나는 작가가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의 노고에 대해 안쓰러워하는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쉽게 떨어진 단추에 대한 추억이나 일을 끝내고 구멍이 난 양말이나 찢어진 아이의 옷을 꿰매주던 어머니의 바늘을 이야기할 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서로 다른 옷에서 떨어진 단추를 모아놓은 통, 체했을 때 소화제가 아닌 바늘로 손을 따주던 기억이 입체적으로 살아나 내 앞에서 아른거렸다.

 그런가 하면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는 일로 아내와 대화를 나누는 부분에서 나는 작가의 아내처럼 은행 대출을 생각했다. 웃음이 나면서도 아, 그놈의 대출이 나를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에 씁쓸하고 서글펐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그 시절을 반추하는 모습도 아련했다. 연필을 쥐고 글씨를 그리며 배우는 모습이나 나쁜 시력이 고스란히 유전되어 안경을 쓰고 힘들게 숙제를 하는 현실에 안타까워한다. 그래도 아이 덕분에 주말마다 밖으로 나와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즐겁다.

 2부 ​‘괴력난신과 더불어’에서는 신변잡기에 대한 글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안에 경탄할 만한 사유가 담겼다.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사탕에 대한 글은 무척 매력적이었다. ‘사탕은 어린아이를 병원에 가게 만든다. 사탕은 청년을 사랑에 빠트린다. 사탕은 장년을 위로한다. 사탕은 늙은이의 친구가 된다.’ (「사탕」중에서) 사탕이라는 사물에 대해 한 번도 깊게 생각하지 않았기에,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그 작은 사탕에 그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니. 나는 과연 사탕에 대해 뭐라고 쓸 수 있을까 궁리했지만 그게 끝이었다.

 3부 ‘무슨 날’​은 우리가 가늠할 수 있는 다양한 날에 대한 글로 엮었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뽑는 투표를 실시하는 선거가 있는 날에는「벌금」이란 제목으로 투표를 독려하는 방법에 대해, 우리 주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영어로 쓰인 간판, 상품에 대해 속상한 마음이 더욱 크게 와닿는 한글날에는 「우스운 날」이라는 제목으로 토로한다. 작가가 거론한 날들에 대해 읽으면서 나는 조금 부끄러웠다. 어떤 날은 그저 공휴일만 내게 다가왔고 어떤 날은 그런 날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책마다 내 집착이 묻어 있다. 책 한 권을 꺼내면 그 책의 내용은 가뭇해도 그 책을 소유하게 되었을 당시의 감정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술 마시고 연애할 때는 하나도 아깝지 않던 돈이 왜 책 살 때는 그렇게도 아까웠던지 모르겠다. (211쪽, 「계륵」​중에서)

 소설가라면 책과 글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4부 ‘읽고 쓰고 생각하고’​는 그런 글들이다. 이 땅에서 소설가로 산다는 게 얼마나 고달픈지, 그럼에도 쓸 수밖에 없는 작가의 운명과 자신의 책이 좀 더 많은 독자와 만나기를 바라는 솔직한 바람이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독자로서 그 바람이 이뤄졌다는 글을 읽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책을 정리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나도 매번 고민하다. 읽지도 않은 책, 읽었으니까 더 소중한 책, 이러저러한 제목을 달고 내 곁에 머무는 책이 있는데 명색이 작가는 오죽할까.  

한 줄 한 줄 써가면서 내면의 응어리나, 자유의지를 끄집어낸다. 내면의 응어리를 분쇄하고, 자유의지를 마음껏 실현한다. 그러니까 글은 내면의 해우(解憂)인 셈이다. 때문에 글을 쓴다는 것은 칭찬을 못 받아도, 상을 못 타도, 아니 아무에게 보여주지 않고 혼자만 읽고 보아도, 즐거운 일이다. 누구를 위해서 아니라, 자신을 위해 쓴 것이고, 쓰는 자체가 즐거웠던 것이다. (290쪽, 「글쓰기로 스트레스를 푸는 세상」​중에서)

​ 나는 그저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읽은 책에 대한 글, 혹은 짧은 메모 비슷한 생각을 쓰기도 한다. 어느 시절에는 나만의 문장을 갖겠다고 벼르기도 했다. 이런 에세이를 읽으니 더 많이 쓰고 싶다는 마음이 커진다. 작가의 글처럼 어떤 보상이 없더라도, 누군가 읽어주는 이가 없더라도, 쓴다는 게 중요하다. 일기처럼, 편지처럼.

 

 

 

 

 

r*********s 2018.12.18. 신고 공감 7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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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내 얼굴』생계형 소설가의 소박한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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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작가를 아는데는 그리 많은 작품이 필요치 않다. 한두 작품만으로도 독자들에게는 애정하는 작가로 발전하기도 한다. 전자책으로 그의 소설을 구매해놓고 읽지 않고 있다가 단편집 『놀러가자고요』를 읽고나서는 그의 소설이 궁금해 똑같은 작품을 다시 샀다는 거. 뭐 이런 사람 나뿐만 아닐 것이라고 위안을 해본다. 그런 와중에 만난 작가의 에세이는 작가의 전작처럼 편한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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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작가를 아는데는 그리 많은 작품이 필요치 않다. 한두 작품만으로도 독자들에게는 애정하는 작가로 발전하기도 한다. 전자책으로 그의 소설을 구매해놓고 읽지 않고 있다가 단편집 『놀러가자고요』를 읽고나서는 그의 소설이 궁금해 똑같은 작품을 다시 샀다는 거. 뭐 이런 사람 나뿐만 아닐 것이라고 위안을 해본다. 그런 와중에 만난 작가의 에세이는 작가의 전작처럼 편한 마음으로 읽으면 되겠다, 라고 생각했다.

 

어떤 이웃분의 리뷰에서 읽었는데, 누군가가 에세이를 '잡서'라고 했다던가. 에세이 보다는 소설이 좋다고 외치면서도 에세이를 찾아 읽게 되는 건 그것에서 위로를 발견하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해보면 작가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난 글이 에세이다. 생활의 냄새가 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그럼에도 위로를 느끼는 건 그렇게 생각하는 게 나뿐만은 아니라는 동류의식이랄까. 

 

처음 읽었던 그의 소설  『놀러가자고요』는 삭막한 도시를 떠난 푸근한 시골의 모습을 담은 글이라서 좋았다. 우리 주변, 부모님 세대들에게 일어나는 정감있는 글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에세이 또한 작가의 삶의 냄새가 나는 글이었다. 작가로 살면서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들, 일상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을 담았다.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 무슨 날들, 작가로서 느끼는 생각들을 주제별로 엮었다. 모든 작가가 그렇겠지만 책을 쓰면 많이 팔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어느 작가는 농담삼아 말하기를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 사람이 제일 싫다고 말했다. 사서 보는게 작가에게는 이득이 될테니 하는 말일테다.  '지극히 개인적인 새해 바람을, 아주 솔직하게, 노골적으로 얘기하자면, 내가 이미 냈거나 낼 책이 보다 많은 독자와 마나는 것(좀 팔렸으면 싶다는 거다), 나의 투철한 직업정신에 의해 탄생한 작품들이 전문적인 평자들의 마음에도 들어 상찬을 받고 나아가 그 상징적인 결과로 문학상이라도 하나 받는 것일 테다.' (204페이지)

 

 

 

모든 작가들의 염원이 아닐까 싶다. 이런 작가의 염원이 통했던지 그가 펴낸  『놀러가자고요』가 동인문학상 최종 후보에도 들었다. 비록 수상의 영예는 갖지 못했지만 많은 독자들에게 그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책의 표지에 보면 작가를 가리켜 생계형 소설가라고 했다. 소설가의 많은 분들이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작품성을 인정 받았거나 베스트셀러 작가들은 전업 작가로 나서도 괜찮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설을 읽지 않을뿐더러 팔리지 않는다는데 그야말로 난관이 아닌가.

 

 

 

책에서 말했다시피, 작가의 사진을 보면 활짝 웃고 있다. 저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사진인데, 그의 얼굴은 글과 참 닮았다. 유머스럽고 생활의 냄새가 짙게 풍긴다. 그의 그런 글들이 싫지 않다. 전업 작가로서의 어쩔 수 없는 고충이 보여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고 천상병 시인은 노래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시인은 이 혹독한 '세상'을 '아름답다'고, 삶은 견디는 일을 '소풍'이라고 비유했다.  (중략)  '아름다운 ..... 소풍'에서 멀어진 것은 세상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시인처럼 감히 인생 자체를 소풍처럼 즐길 만큼 간덩이가 크지 않다. 그러나 쉬는 날에조차 소풍을 감히 생각도 못 하고 산다면 서글픈 일이다. (335페이지)

 

우리가 오늘을 사는 것도 소풍처럼 생각한다면 우울할 일도, 고통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작가는 천상병 시인의 말을 빌려 말한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도 우리,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소풍처럼 삶을 살자고. 아름답게 가꾸다보면 이 세상도 아름답지 않겠는가. 아, 나도 내 남은 생을 소풍처럼 생각하리라.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8.12.17. 신고 공감 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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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내 얼굴-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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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김종광의 단편 소설을 읽고 합평하는 시간이 있었다. 시간이 많이 남아돌았기에 그동안 나온 김종광의 소설들을(다행히 그때는 신인 작가라 몇 권 없었다) 전부 읽었다. 수업 시간이 되어 다들 한 마디씩 할 시간이 주어졌을 때 눈치도 없이 오랜 시간 동안 주절거렸다. 최근에 나온 소설가 중 이야기를 신나게 잘 쓴다, 이문구 선생의 재림이다, 능청스럽고 뻔뻔하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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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다닐 때 김종광의 단편 소설을 읽고 합평하는 시간이 있었다. 시간이 많이 남아돌았기에 그동안 나온 김종광의 소설들을(다행히 그때는 신인 작가라 몇 권 없었다) 전부 읽었다. 수업 시간이 되어 다들 한 마디씩 할 시간이 주어졌을 때 눈치도 없이 오랜 시간 동안 주절거렸다. 최근에 나온 소설가 중 이야기를 신나게 잘 쓴다, 이문구 선생의 재림이다, 능청스럽고 뻔뻔하고 그러면서도 슬프다, 기대가 된다는 등의 이야기를 신나게 떠들었다. 선생은 오랜 나의 주절거림을 들어주었다. 다른 학생들이 지루해하거나 말거나 수업 시간이 끝나거나 말거나 선생과 나는 김종광의 소설의 현재, 미래라는 거창한 주제로 주거니 받거니 했다.


  김종광은 충청도식 특유의 아 몰랑 화법, 속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핵심을 찌르는 어법, 다들 쓰지 않는 농촌 서사를 끌고 들어오는 새로운 소설 방식을 선보였다. 90년 대 한국 문학은 정적이고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성향의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답답한 면이 있었다. 불륜과 자의식 과잉의 인물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세기말로 치달으면서 벌이는 난해한 행동이 한국 문학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때 짜잔 하고 나타난 김종광은 새롭고 후졌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새로우면서도 후졌다니. 그의 초기 작품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난데없이(난데없지는 않겠지. 소설가가 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을 테니) 등장한 이 신예 소설가는 사라져가는 농촌, 그러니까 '전원 일기'에서나 보던 소 끌고 모내기하고 풀 뽑는 그런 현장으로 우리를 데리고 간 것이다. 


  산문도 그의 소설과 비슷할 줄 알았다. 뻔뻔하고 의뭉스럽고 웃기고 짠하고. 땡. 전부 틀렸다. 전부라고는 할 순 없지만 그의 산문집 『웃어라, 내 얼굴』은 지극히 정상적인 생계형 소설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뻔뻔하고 의뭉스럽고 웃기지 않다. 다만 짠할 뿐이다. 전업 소설가로서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고 무슨 날이 붙은 기념일 챙기는 걸 싫어한다. 아들의 일 년 유치원 학비를 계산하고 그에 반해 대학의 등록금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생각을 한다. 대출이라는 말에 그와 아내는 각기 다른 생각을 한다. 소설가는 도서관 대출 반납 기한을 아내는 집을 사기 위한 은행 대출을 떠올리는 것이다. 


  주공 임대 아파트에서 집을 빼던 시절을 회상하는 부분에서는 짠해서 잠시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손에 들고 있어야 했다. 수첩만 한 크기의 벽지 훼손이 있었다. 관리 사무소 사람들은 벽지를 야멸차게 찢었다. 그리고 보증금에서 100만 원을 제하고 주었다. 집 없는 세입자의 서러운 이사 날의 풍경이었다.  『웃어라, 내 얼굴』은 네 개의 주제로 되어 있다. 가족에게 배우다, 괴력난신과 더불어, 무슨 날, 읽고 쓰고 생각하고.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은 '1박 2일'에 푹 빠져 있다. 그 아이가 자라 중학생이 되어 미래의 직업란에 공무원이라고 쓴다. 소설가인 아버지는 아이의 현실적인 희망 앞에 서글퍼진다. 아이의 꿈은 어른이 강요하는 것이라 그렇고 아들이 꿈이 소박해서 슬프다.


  소설에서 보여주는 뻔뻔하고 웃기고 능청스러운 장면은 없다. 산문은 삶이라는 서글픔과 막막함을 담아내는 최적의 도구이다. 그 앞에서 눙치고 숨기면서까지 속을 드러내지 않을 수는 없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한국에서 소설만을 쓰며 살아가는 '20년 차 소설가' 김종광의 현실은 녹록하지 않음을 그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는 이제야 알게 되는 것이다. 내가 뭐라고 한 신인 작가의 현재와 미래를 논했단 말인가. 책날개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본다. 김종광은 부지런히 썼다. 소설가가 아닌 생활인 김종광 일상의 얼굴은 다행히 웃는 얼굴이었다. 스스로에게 웃어라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미래의 얼굴 역시 다정한 얼굴로서 살고 있을 것이다. 『웃어라, 내 얼굴』을 읽는 것으로 다정하고 걱정 많은 소설가의 오늘에 응원을 보낸다. 


s*****m 2018.12.09.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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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웃어라 내얼굴 -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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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도 못하고, 좋은 일에 쓰지도 않으면서, 나는 왜 책들을 질질 끌고 다니고 있는 것일까. 소유는 곧 집착이라는 말이 나한테는 참 지당한 말이다. 책마다 내 집착이 묻어있다. 책 한 권을 꺼내면 그 책의 내용은 가뭇해도 그 책을 소유하게 되었을 당시의 감정이 되살아나는 듯 하다. (211p)짧은 글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에세이 한편. 작가의 글은 [놀러 가자고요]라는 소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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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도 못하고, 좋은 일에 쓰지도 않으면서, 나는 왜 책들을 질질 끌고 다니고 있는 것일까. 소유는 곧 집착이라는 말이 나한테는 참 지당한 말이다. 책마다 내 집착이 묻어있다. 책 한 권을 꺼내면 그 책의 내용은 가뭇해도 그 책을 소유하게 되었을 당시의 감정이 되살아나는 듯 하다. (211p)

짧은 글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에세이 한편. 작가의 글은 [놀러 가자고요]라는 소설을 통해서 처음 접한 적이 있고 이번이 두번째이지만 에세이로는 처음 마주하게 된다. 자신의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1부 <가족에게 배우다>를 시작으로 <괴력난신과 더불어>라는 묘한 제목의 2부, 기념일들은 소재로 해서 글을 쓴 3부와 마지막으로 <읽고 쓰고 생각하고>라는 주제의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 1부도 꽤 재미나게 읽히는 편이나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무래도 3부였다. <무슨 날>이라는 제목이 일단 눈길을 끈다. 이게 무슨 뜻이람. 부담스러운 날이라는 제목으로 쓰인 첫번째 글을 읽어보고 바로 알았다. 소위 말하는 ~날들에 관한 이야기다. 달력에 항상 표시되어 있는 공식적인 국경일이나 기념일도 소재로 잡고 자신의 생일이나 기타 개인적인 기념일도 소재로 잡았다. 


흔히들 쓸 거리가 없다고 말한다. 글을 쓰고 싶으나 무엇에 관해서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런 주제를 던져주면 어떨까가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달력에 표시되어 있는 수많은 날들 중에는 광복절이나 한글날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날들도 많지만 작가가 쓰고 있듯이 환경의 날이나 법의 날 같이 대중적이지 않은 날들도 있다. 


작가는 만우절이라는 명칭대신 <거짓의 날>이라는 제목을 써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만우절이라는 명칭을 제목으로 그대로 잡았다면 훨씬 더 재미없고 딱딱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을 수도 있다. 그것을 한번 틀어서 접근하는 방식이다. 역시 이런 면에서 또 한번 글을 쓰는 방법을 배워간다. 


소설의 작법은 일부러 책을 찾아서 배우고 또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해야 하는 것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글을 쓴다는 것은 이런 에세이집에서 조금씩 배워갈 수 있는 것이다. 신변잡기적인 일들이 무에 그리 중요할까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수도 있곗지만 그래도 우리가 에세이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작가의 이야기들 중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것은 또 있다.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라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비단 작가 뿐 아니라 다른 작가의 책에서도 읽은 적이 있다 ([고민과 소설가] 중에서). 공통점이 있다면 그 책도 이 책도 한국 작가의 생각이라는 것인데 작가들의 주장처럼 한국 사람들은 정말 책을 많이 안 읽을까. 그렇다면 같은 고민을 다른 나라 작가들은 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일본사람들이야 워낙 책을 많이 읽는 편이긴 하지만 그들의 책을 보면 정말 작고 문고판들이 많다. 구태여 양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는 약간 책값이 싸지 않을까. 유럽이나 기타 나라들은 책이 비산 편이다. 거기서도 페이퍼북이 많이 팔리는 편인데 종이질은 좋지도 않으면서 비싸다. 그렇게 본다면 한국의 책들은 상당히 잘 나오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안 읽을까. 한국 작가들이 채은 다 재미가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작가에 이어서 나도 같이 하게 된다. 

예전에는 북페스티벌에서 싸게 나오는 책들을 사겠다고 일부러 캐리어를 끌고 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도정제가 실시되고 난 이후로 그런 재미나는 장면들은 볼 수 없게 되었다. 현장에서 사나 온라인으로 사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굳이 무겁게 책을 사서 가는 사람들도 없다. 도정제는 정말 바람직한 것일까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국방부 불온서적>이라는 제목도 재미나다. 교도소에 살인을 소재로 한 스릴러들은 당연히 못 보낼테니 그런 곳에서 금지되는 것은 알겠지만 국방부들이 금지한 책은 어떤 책들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작가는 직접 어떤 책이라고 제목을 명시해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호기심이 아주 살짝 드는 것은 사실이다. 대체 무슨 이유로 불온서적이라는 딱지가 붙은 것일까?

한 권의 책으로 인해서 한 편의 글로 인해서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가 되었다. 그렇지만 작가도 마지막에 자신의 표제작을 실어놓았듯이 웃어보자. 무슨 고민이 있든지,무슨 생각이 많아 있든지 일단 웃는 얼굴이 가장 이쁜 법이다. 제목부터 기분 좋아지는 한 권의 책, 웃어라 내얼굴이다.


이달의 사락 b***8 2018.12.07.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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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종광 씨의 일일 - 김종광 지음, '웃어라, 내 얼굴'
"소설가 김종광 씨의 일일 - 김종광 지음, '웃어라, 내 얼굴'" 내용보기
아마 초등학교 3학년 때였으리라. 나는 그렇게 기억한다. 주어진 낱말을 넣어서, 짧은 글짓기를 했었다. 한 문장으로. 숙제로. 나름 고민해서 지었다. 생각보다 어려웠기에. 선생님은 어휘의 힘과 작문의 힘을 키우기 위해 그런 숙제를 주셨으리라. 지금도 낱말을 찾가다 보면, 그 낱말의 예문을 볼 때가 있다. 국어사전에서. 대체로 좋은 문장들이다. 그렇게 한 문장이지만, 간결하고
"소설가 김종광 씨의 일일 - 김종광 지음, '웃어라, 내 얼굴'" 내용보기

 

 아마 초등학교 3학년 때였으리라. 나는 그렇게 기억한다. 주어진 낱말을 넣어서, 짧은 글짓기를 했었다. 한 문장으로. 숙제로. 나름 고민해서 지었다. 생각보다 어려웠기에. 선생님은 어휘의 힘과 작문의 힘을 키우기 위해 그런 숙제를 주셨으리라. 지금도 낱말을 찾가다 보면, 그 낱말의 예문을 볼 때가 있다. 국어사전에서. 대체로 좋은 문장들이다. 그렇게 한 문장이지만, 간결하고도 밀도 높은 문장은 지금도 어렵다. 그렇기에 나는 문장이 적게 모인 짧은 글이라도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짧은 글에 깊은 감동과 높은 재미를 담는 건 더 많은 내공이 필요하리라. 그런 내공 깊은 고수를 만났다. 소설가라 한다. 그의 소설을 만나지 않고, 산문을 먼저 만났다. 20년차 소설가의 산문. 20년 동안 돈과 바꾼 1500여 개의 산문 중에서 추린 산문. 126편.


 '조금만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세상에 이런 일이' 천지다. 괴력난신의 파노라마다. 미디어와 사이버 세상은 괴력난신 공작소 같다. 하기는 나부터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잡생각으로 점철된 괴력난신 덩어리다.' -'괴력난신' 중에서. (91쪽)


 공자님도 괴력난신을 가능한 줄여보자고 말씀하셨다는 그. 역시, 해학적으로 그의 나날들을 그리고 있다. 네 묶음으로.

 1부는 '가족에게 배우다'라는 묶음. 그 가운데 '어머니는 야담가'라는 산문이 있다. 맞울림이 온몸에 이어진다. 옛 여인분들처럼 우물가에서는 아니지만, 어머니는 야담을 곳곳에 담아 오신다. 난 경청하고. 또, '대출 세계관'에서 작가는 도서 대출을 말하지만, 아내는 은행 대출을 말하는 부분이 있다. 나도 대출이라는 낱말을 보면, 도서 대출을 먼저 생각한다. 작가와 같은 세계관인가. 동질감을 안 가질 수가 없다.  

 2부는 '괴력난신과 더불어'라는 묶음. 그 가운데 '스스로 반짝이는 별'이라는 산문에서 열정을 말하는 그. 어린이가 열정을 바치는 것은 스스로 반짝이는 별이 되기 위함이라는 그. 세상을 바라본 생각의 눈이 깊음에 감탄이다.

 3부는 '무슨 날'이라는 묶음. '법의 날'에서 작가는 말한다. '법아, 법 없이 살 사람들을 더 이상 울리지 마라'라고. 나도 자연스레 중얼거렸다. 진실로 그래야 한다고.

 4부는 '읽고 쓰고 생각하고'라는 묶음. 그는 소설가이기에, 글과 책 이야기를 한다. 그 가운데 한 이야기. '글쓰기로 스트레스를 푸는 세상'에서 말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로 스트레스를 푸는 세상이 무릉도원일지도 모른다고. 이렇게, 지금, 서평이라고 쓰고 있는 나. 왜 쓰고 있을까. 그렇다.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것일지도. 그리고 나와 같은 이들이 많아지기를.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 보물 제2010호.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절로 웃을 수밖에 없는 소설. 위로받아서 웃고, 짠해서 웃고, 기가 막혀 웃고, 분해서 웃고, 절묘해서 웃고, 깨쳐서 웃는, 가진 자들의 체제와 권력에 대하여 날이 바짝 서 있으면서도 울음보다 강한 웃음기를 머금은 그런 웃기는 소설.

 (…) 다짐 삼아 얼밋얼밋 그려진 웃는 내 얼굴 보고 주문을 읊어본다. 웃어라, 내 얼굴! 웃어라, 내 소설!' -'웃어라, 내 얼굴' 중에서. (340~341쪽)


 예전에 '재밌는 TV 롤러코스터 1 - 남녀탐구생활'이라는 방송이 있었다. 일상 속에서 남녀의 각각 다른 심리와 행동을 재밌게 재연한 방송이었다. 공감에 공감을 했었다. 아마도 탐구 생활을 제대로 했기에 그랬을 거다. 소설가 김종광 씨도 탐구 생활을 제대로 했다. 훌륭한 생활 탐구가인 듯하다. '웃기는 소설'을 쓰고 싶다던 그. 이제는 '웃기는 산문'을 썼다. 그래서 웃었다. 마치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의 웃음처럼. 자연스럽고, 소박하면서도, 아름답고, 아픔과 슬픔을 녹이는, 꿈과 바람을 담은 그 미소. 옛 사람들은 수막새의 저 미소를 보고 그대로 웃음을 지었겠지. 나도 이 글들의 미소를 보고, 그대로 웃음을 지었다. 수막새에 그려진 웃음과 포개어졌다. 편지이자, 회고록이자, 기행문이자, 일기인 이 글들. 그 안에서 위로받아서 웃고, 짠해서 웃고, 기가 막혀 웃고, 분해서 웃고, 절묘해서 웃고, 깨쳐서 웃었다. 그리고 앞으로 나도 생활을 탐구하고. 그렇게 생활의 발견을 하나하나 이어가고 싶다. 그래서 나도 주문을 읊어본다. 웃어라, 내 얼굴!

i****e 2018.12.2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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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내 얼굴 / 유쾌한 생활탐구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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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내 얼굴김종광 에세이344쪽 | 378g | 128*188*30mm작가정신​더 이상 활용하지 않고 있던 아이의 유아 보드게임들을 현관 수납장에서 꺼냈다. 개수로만 십여 가지가 넘는다. 잘 활용할 동생들에게 물려주고 나니 현관 수납장이 텅 빈 느낌이다. 오호. 잘 되었네. 주체할 수 없이 바닥에 쌓여있던 아이의 책들을 넣어 정리해볼까. 그렇게 책들을 가지런히 꽂으며 아이방과 현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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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내 얼굴

김종광 에세이

344쪽 | 378g | 128*188*30mm

작가정신

더 이상 활용하지 않고 있던 아이의 유아 보드게임들을 현관 수납장에서 꺼냈다. 개수로만 십여 가지가 넘는다. 잘 활용할 동생들에게 물려주고 나니 현관 수납장이 텅 빈 느낌이다. 오호. 잘 되었네. 주체할 수 없이 바닥에 쌓여있던 아이의 책들을 넣어 정리해볼까. 그렇게 책들을 가지런히 꽂으며 아이방과 현관을 왔다 갔다 하는데 아뿔싸. 현관 수납장이 앞으로 기울어져 있다. 멀쩡하던 수납장이 왜? 벌렁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관리사무소에 전화해보니 신발장용인지라 무거운 것을 넣으면 안 된단다. 그리고 인테리어 사무실에 따로 요청하여 수리를 해야 한다고.

오십견이 와서 아픈 어깨로, 애써 넣었던 책들을 다시 빼서 아이 방으로 옮겨 놓고 의자에 앉았다. 바보 같은 사고를 쳐버린 스스로를 원망하며 테이블 위의 책을 들어 아무 곳이나 펼쳤다. 뭐든 읽고 진정하자.


책을 정말이지 버리고 싶을 때가 많았다. 특히 이사할 때. 내게 가치 있는 유일한 재산이랍시고 늘 대견해하던 것이, 진절머리 나도록 짜증이 나고는 했다. 책처럼 두 번 이상 보기 어려운 것도 드물다. 아무리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도, 나중에 꼭 다시 읽어봐야지 꼽아놓은 책이라도, 어느 하세월에 그 책을 다시 들추어볼지 기약할 수 없는 일이다. 책꽂이에 꽂아놓으면 언젠가는 다시 들추어보게 된다고 쉽게 말들 하지만, 말이 쉬울 뿐이다. - 웃어라, 내 얼굴 / P210, [계륵]

이럴 수가. 지금 내 이야기를 하는 건가? 나는 왜 이리 책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해서 정리도 못하고, 결국 이런 사고나 치는 건가... 자괴감에 빠져있는데 펼쳐든 수필 속 이야기마저 허탈한 웃음을 짓게 한다.


버리지도 못하고, 좋은 일에 쓰지도 않으면서, 나는 왜 책들을 질질 끌고 다니고 있는 것일까. 소유는 곧 집착이라는 말이 나한테는 참 지당한 말이다. 책마다 내 집착이 묻어 있다. 책 한 권을 꺼내면 그 책의 내용은 가뭇해도 그 책을 소유하게 되었을 당시의 감정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 웃어라, 내 얼굴 / P210, [계륵]

어휘가 풍부하지 않은 나로서는 마음에 담고 있는 감정이나 생각들이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하고 가라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다 보면 " 아, 내가 하고 싶던 이야기가 이거였어. 이렇게 표현하면 되는구나 " 라며 격하게 고개를 끄덕일 때가 많다. 가라앉아 있던 생각을 수면 위로 꺼내어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라고 할까. 물론 젊었을 때는 더욱 새롭고 신기한 이야기들이 더 많았는데, 불혹을 넘기고 나니 반은 새롭고, 반은 어디선가 들었거나 경험했던 것 같은 일들이 되긴 했다. 그래도 다른 이의 시선과 목소리로 마주하는 것은 역시 호기심을 자아낸다.


데뷔 20년 차 '생계형' 소설가라고 소개된 김종광의 이번 에세이는 어찌 보면 흔한 일상의 풍경을 소박하면서도 능청스럽게 담았다.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승부의 관건」 에 대해 생각하고, 우여곡절 끝에 큐빅을 맞춰 '아빠, 너무 멋져!' 라는 칭찬을 듣기도 하고, 바둑을 가르치려다 잘 가르치지 못하는 아빠가 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4부로 나뉜 글들은 '가족에게 배우다'(1부), '괴력난신과 더불어'(2부) 를 거쳐 '무슨날'(3부) 에서 각종 날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읽고 쓰고 생각하고'(4부) 로 맺는다.

대부분 두서너 페이지 남짓한 짧은 글들이라 쉽게 읽히는데도 나는 계속 어떤 문장들에 꽂히는 바람에 쉽게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지 못했다. 본문은 짧으나 임팩트가 쎄다고 할까. 「글쓰기로 스트레스를 푸는 세상」 을 읽다가 나는 왜 책 블로거가 되어 리뷰를 쓰고 있는가 한참 생각하고 있지를 않나, 「책을 많이 읽으면」 에서 '책을 많이 읽으면 성공한 사람이 될 수는 없더라도 생각 좀 하고 사는 사람은 기필코 될 수밖에 없다.' 라는 문장에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격한 공감을 하고 있지를 않나.


이제까지도 웃기는 소설을 써왔지만, 내 웃음과 독자의 웃음이 상통하지 못한 듯 내 소설에 웃는 독자가 드물었으나, 불구하고 더욱 웃기는 소설을 써야겠다. 절로 웃을 수밖에 없는 소설, 위로받아서 웃고, 짠해서 웃고, 기가 막혀 웃고, 분해서 웃고, 절묘해서 웃고, 깨쳐서 웃는, 가진 자들의 체제와 권력에 대하여 날이 바짝 서 있으면서도 울음보다 강한 웃음기를 머금은 그런 웃기는 소설.

- p340, 웃어라 내 얼굴

자그맣게 말미에 (* 이 글을 쓴 지 꼭 9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게 없다. ) 라고 써놓은 멘트에 또 웃음이 터졌다. 적어도 난 김종광 작가의 글에 웃는 독자 중의 한 명인 듯하다.

책을 덮고 나니 작가랑 직접 마주하고 몇 시간을 내리 대화한 기분이 든다. 작가의 걸출한 입담에 빠진 채로 넉다운.


기울어진 수납장은 다행히 남편의 지인이 와서 뚝딱 수리해주었다. 사고(?)를 친 후 이 책으로 불안을 잊고 있어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동네 인테리어 가게는 모두 전화 돌리고 있었을지도. 게다가 욱(!)하여 집이나 아름답게 고쳐보세~ 라며 어마어마한 인테리어 계약을 해버렸을지도 모른다. 참 다행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a 2018.12.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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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내얼굴] 소설가 김종광의 첫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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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가 김종광 에세이다. 그의 소설집《놀러 가자고요》를 푹 빠져서 읽은 기억이 있어서 작가에 대해 인상적으로 남았는데, 이번에는 에세이로 김종광의 글을 다시 만나본다. 이 책《웃어라, 내 얼굴》을 읽으며 20년차 소설가의 위대한 생활 탐구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김종광. 1971년 충남 보령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공부했다. 1998년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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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가 김종광 에세이다. 그의 소설집《놀러 가자고요》를 푹 빠져서 읽은 기억이 있어서 작가에 대해 인상적으로 남았는데, 이번에는 에세이로 김종광의 글을 다시 만나본다. 이 책《웃어라, 내 얼굴》을 읽으며 20년차 소설가의 위대한 생활 탐구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김종광. 1971년 충남 보령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공부했다. 1998년 계간《문학동네》여름호로 등단했다. 신동엽창작상과 제비꽃서민소설상을 받았다.

이번의웃어라, 내 얼굴이야말로 내가 지난 20년 동안 돈과 바꾼 1500여 개의 산문 중에서, 그래도 좋은 글이라고 우길 작정인 글들만 골라서 묶은 진정한 첫 산문집이다. 독자님이 재미든 감동이든 메시지든 뭐 조금이라도 맛보아야 나무에게 덜 미안할 텐데……. 단 몇 편이라도 독자님들의 기슴 혹은 머리에 남기를 비손한다. (343쪽_작가의 말 中)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가족에게 배우다', 2부 '괴력난신과 더불어', 3부 '무슨 날', 4부 '읽고 쓰고 생각하고'로 나뉜다. 석탄박물관, 바늘, 단추, 아낌없이 주느 ㄴ나무, 아이의 외박, 열심, 안경쟁이, 등록금, 숙제, 참가상, 괴력난신, 일하라고 가난한 겨, 노가다와 삼계탕, 부담스러운 날, 삼일절, 거짓의 날, 투표, 또다시 투표를, 식목일, 벌금, 법의 날, 법은 잘 모릅니다, 돼지띠 소설가의 새해 바람, 그분은 해내셨다, 계륵, 비릊다, 헌책 사냥, 싸대기, 저널리즘, 아쿠타가와상, 소풍을 떠나자, 웃어라 내얼굴 등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의 소설을 보았을 때, 소재를 멀리에서 찾지 않고 자신과 가까운 곳에서 찾았으면서도 기가 막히게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부터 역시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어머니가 바느질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쓸까, 쓸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 따위는 글을 보자마자 생생하게 재탄생되는 느낌이다. 대단한 마법 같았다.

어머니가 바느질을 하는 모습은 마술 같았다. 어머니의 손가락과 바늘이 펼치는 아슬아슬한 곡예는 따로 놀던 것들을 한가지로 감쪽같이 묶어놓았고, 큰 구멍 뚫린 곳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13쪽)


일상 속에서, 평범하면서도 소소한 이야기들 중에 글로 재탄생시킬 만한 소재를 발견해내는 눈이 있어야 작가로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 김종광의 경우를 보면 우리 가까운 데에서 글 쓸 만한 소재는 천지라는 생각이 든다. '맞아 맞아!' 공감하며 읽기도 하고, '이렇게 의미 부여를 할 수 있구나!' 생각하기도 하면서 책장을 넘긴다.



데뷔 20년차 생계형 소설가 김종광… 이 책은 그가 쓴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나날의 기록들을 담은 산문집이다. 하루하루 짧은 순간이 모여 일상이 되고 인생이 되듯이, 이 책 속의 글도 하루아침에 쓰인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건져낸 작은 의미들이 천천히 모인 결과물이다. 그의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유쾌하고 웃음이 난다. 특히 대출이나 계륵을 책과 연관해서 쓴 이야기는 박장대소하며 공감했다. 이제부터 웃기는 소설을 쓰겠다는 그의 결심을, 비록 9년이 지난 결심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소설을 써야겠다는 그의 다짐에 응원한다.  


s*****a 2018.12.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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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소한 이야기에 그저 웃지요![웃어라 내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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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매일매일 짧게나마 다이어리에 일상을 적는일을 즐겨했었는데 블로그를 하고 sns 활동을 하면서 다이어리 1년을 통째로 비워버린 나날들!ㅠㅠ 김종광의 일상을 담은 책을 보면서 일기쓰기를 다시 해야할까 생각하게 됩니다. ?웃을일 없으시다구요? 생각해보면 정말 하루에 한번도 호탕하게 웃을 일이 그닥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건 웃을 수 있다면 나좋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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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매일매일 짧게나마 다이어리에 일상을 적는일을 즐겨했었는데 블로그를 하고 sns 활동을 하면서 다이어리 1년을 통째로 비워버린 나날들!ㅠㅠ 김종광의 일상을 담은 책을 보면서 일기쓰기를 다시 해야할까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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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을일 없으시다구요? 생각해보면 정말 하루에 한번도 호탕하게 웃을 일이 그닥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건 웃을 수 있다면 나좋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ㅋㅋ 두루두루 좋은일 아닐까요? 남의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짠하기도 하고 분하기도하고 기가막히기도 하지만 소소하게나마 웃을 수 있는 이 책, 아무때나 아무데나 펼쳐 읽어도 되는 부담없는 책이어서 참 좋습니다. 게다가 남의 일기 훔쳐보는 것만큼 재미난게 또 없잖아요. 뭐 이미 공개된 일기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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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이 사라진거 같지만 아직도 아이들에겐 연필만한 필기도구가 없다는 사실! 갖가지 다양한 펜이 많지만 저도 연필 참 좋아라합니다. 어딜가든 쓰지도 않는 연필욕심에 연필만 보면 챙깁니다. 종이위에 꾹꾹 눌러 사각거리며 쓰는 그 느낌이 괜히 스릴있거든요. 아이들 어릴때 연필깍는 일은 부러 제가 했던 기억도 납니다. 연필로 쓰는것뿐 아니라 연필 깍는것도 참 좋아했으니깐요. 아이들 필통을 살피며 부러지고 심이 닳아버린 연필을 꺼내 하나하나 깍으며 아이보다 내가 더 좋아했던 연필! 지금도 쓰지도 않는 연필이지만 연필만 보면 챙깁니다. 그렇게 아이들을 키우며 겪게 되는 육아, 공부, 학교등등의 갖가지 이야기들을 공감하며 읽게 됩니다.

지금은 도구를 이용해 수월하고 능숙하게 따고 있어 까맣게 잊었던 처음 순간의 기억을 불러온 마개따기! 와인을 선물받고 병마개를 따지를 못해 쩔쩔매던 그때가 떠오릅니다. 젓가락으로 쑤시고 망치로 못을 박아 빼보려했지만 코르크만 망가져 한참을 씨름하던 그때의 신랑이 떠오르네요. 병맥주는 따개없이 쉽게 따는 재주는 있지만 코르크마개가 주도권을 꽉 쥐고있는 생소한 와인병은 마개따는 도구가 없이는 거의 불가능! 저자의 이야기처럼 이런 당황스러운 이야기가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사실입니다. 나만 그런게 아닌 이야기들도 종종 등장해 기가막히고 당황스러운 일인데도 위로받게 됩니다.

글을 써서 먹고 사는 저자의 책에 대한 집착, 정말이지 두번 보기 쉽지 않은 책임에도 왜 쌓아두고 사는지 제 이야기만 같습니다. 그렇게 책을 좋아라하지만 제돈 다 주고 책사기는 아까워서 헌책방에서 고르고 골라 심사숙고한 끝에 산 책을 애지중지 하는 것두 어쩜 그리 똑같은지!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이야기인거 같아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합니다. 책꽂이는 정말 내 사진첩이나 다름없습니다. 바로 며칠전 책장 정리를 하다가 학창시절 빌려다 읽고 못돌려준 책, 첫 아이를 갖고 선물 받은 육아 책(줄을 쳐서 공부한), 아이들 어려서 내가 더 좋아하게 된 그림책, 해외에 나갈때마다 사온 어린왕자 책등등 내 인생의 파노라마를 보는듯 하다는 이야기에 심히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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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장정리하다 지난 일기장을 발견하게 되면 하던일을 까먹고 일기장을 한장한장 읽을때의 그 기분이 드는 이 책,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입니다.



k*******7 2018.12.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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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내얼굴 - 울며 태어났지만 웃으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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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는 것만큼 기운빠지는 일이 없을 거다. 웃는건 힘껏 양껏 웃고나면 끝이지만 울면서 빠지는 기운, 눈물, 마음의 소비량까지 근데 이 사람마음이라는게 우는게 왜이리도 쉬운지 아파서 눈물나고, 싸우다 눈물나고, 드라마 보다가도 눈물나고, 책 한장 넘기면서 눈물이 방울방울 뚝뚝,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사람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아니라지만 "웃어라, 웃어라, 내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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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는 것만큼 기운빠지는 일이 없을 거다. 웃는건 힘껏 양껏 웃고나면 끝이지만 울면서 빠지는 기운, 눈물, 마음의 소비량까지

근데 이 사람마음이라는게 우는게 왜이리도 쉬운지 아파서 눈물나고, 싸우다 눈물나고, 드라마 보다가도 눈물나고, 책 한장 넘기면서 눈물이 방울방울 뚝뚝,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사람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아니라지만 "웃어라, 웃어라, 내얼굴!" 외치며 괴이하고 이상하고 인륜을 어지럽히고 귀신같은 (=괴력난신) 주문을 외워서 해결된다면 하루에 수십번도 외쳐볼 의향이 있다.

 

오늘도 그랬다, 웃으면서 넘기면 좋겠는데 내 다리는 누가 만지기만 해도 아파 자지러지고, 내가 만져도 돌로 찍은 것 마냥 욱신거려서 웃기보다 악소리가 나고, 그 고통을 참다보면 현실에 눈물이 그렁그렁 떨어진다. 만지지마세요 써붙이고 다닐수도 없고, 괜찮냐며 무릎을 턱하니 만지시는 할머니 앞에서 문득 김종광 소설가의 웃어라, 내얼굴이 떠오르더라. 화내지말자, 괜찮다 괜찮다. 괴력난...괴력... 그래 웃자...

 

그런데! 재밌게도 웃어라, 내얼굴은 이 책의 단편이야기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더 많은 짧막한 글들 중 하나의 제목이 웃어라, 내얼굴 인 것인데 이 제목이 뇌리에 콕 박혀서 오늘처럼 힘든 날 주문이 되어버린 것이다. 떨어져 있는 엄마에게 투정을 부릴 수도 없고, 점하나 찍으면 남이라는 남편에게 짜증내면 싸움나고 작가가 말하는 웃어라, 내얼굴은 좋은소설, 웃기는 소설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나는 그 것보다 조금 더 넓은 인생을 생각하고 있나보다. 그래 좋은 글도 좋지만 웃긴 소설도 반갑다. 헤비하지 않게 짧막짧막한 글들을 모아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그 글들을 보면서 피식피식 웃고, 가족을 떠올리고, 괴력난신이라는 주문을 중얼거려보는 것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그래서 책은 소중한 것이다.

 

내가 소중하다고 말하는 책을 작가는 "계륵"이라고 말한다.

버리지도 못하고, 좋은 일에 쓰지도 않으면서, 집착하는 것 마냥 버리지도 못하고 계속이 품고다는 집착의 응결

나는 책을 버리는게 너무 슬프고, 너무 너무 싫어서 평생 죽기 전까지 보고 또 볼거라 외치지만 사실 한 번 정독하고 나면 두 번 보기에는 세상에 새로운 책들이 너무나 빨리 나와버린다는 것이다. 작가의 이야기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이다. 버리고 싶을 때는 많다. 특히 이사할 때! 이 집은 정말 책이 짐의 반이네요 그만큼 많은 책을 읽은 것 같아 뿌듯하다가도 엄마의 잔소리, 집안이 좁아보인다는 신랑의 투덜거림에 짜증이 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집착의 응결은 나를 보여주는 결과인 것이다. 책꽂이가 사진첩처럼 느껴지듯 27년을 살아오며 157cm 짜리 어느 여자사람의 머리와 마음 속에는 수백권의 책들을 읽던 그 순간의 기분을 추억하게 해주고, 때로는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하며 주섬주섬 책장을 뒤져보는 백과사전 같은 역할을 해주기도 하는 것이다.











1. 가족에게 더불어, 2. 괴력난신과 더불어, 3. 무슨 날, 4. 읽고 쓰고 생각하고

길어야 한장 반, 두 장 정도 되는 소제목들의 이야기는 20년차 소설가가 살면서 보았던 것을 일기처럼 작품처럼 써내려간 글들이 담겨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재밌는 건 무슨 날에 대한 이야기이다.달력에 표시되어 있는 삼일절, 식목일, 법의날, 근로자의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환경의날, 부부의날, 날은 왜이리도 많은지

이 많은 날들에 대한 생각을 쓴 글들은 평범해서 공감가고, 공감해서 너무 많은 날이 있는 것 같다 생각되면서도 하나 하나에 담긴 의미가 다 달라서 뭉탱이로 2019 "날에 대한 날"이라 통합하긴 어렵겠구나 엉뚱하게 생각도 해봤다.

 

주말이 되면, 등산을 하거나, 스포츠를 즐기거나,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하는 것을 낙으로 사는 분들이 게시다. 아마 그런 분들은 주말에 움직이지 않으면, 다음 주말까지 목에 가시 걸린 것처럼 불편할 테다. 비 오는 주말이 원수 같으리라. 집에 쳐박혀 혼자 뒹굴뒹굴 노는 상태를 염원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다만 하루만이라도 사람과 차와 업무에 시달리지 않고 철저히 혼자가 되고 싶은 게다... ... 그런데 주말을 끔찍하게 외로워하는 분들도 계시다. 단 하루만이라도 가족과, 부모님과, 벗들과, 얘기하고 여행하고 밥 먹고, 이 소박한 꿈을, 여건상 실현하지 못하는 분들이 그 얼마나 많을텐가.

 

결혼 3년차가 되니까 남편한테 나가자고 말하기도 귀찮다. 그냥 나만 나가게 해주면 좋겠는데 일주일에 하루 쉬는데 같이 쉬지 어딜 가냐는 말에 나가지도 못한다. 남편님은 잠만 자고 싶으시겠지만 나는 그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 혼자라도 좋으니 도서관이라도 하물며 마트라도 좀 나가보고 싶다.

웃어라, 내얼굴에세이에서 가장 처음 시작되는 이야기는 "석탄박물관"

지금은 박물관이지만 아버지가 탄을 캐며 우리를 키워낸 공간, 40년의 희로애락이 담긴 곳의 이야기를 보며 코 끝이 찡하고 그리운 사람이 생각난다. 짧은 글 하나 하나가 가지각색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그립게 떠오르는 이도 많고, 웃음도, 찡함도, 공감도 모두 담겨져 있다. 나랑 다른 신랑을 생각하며 화가 나다가도 자식들을 키우느냐 청춘을 받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공간을 생각하면 마음이 찡하고 백년만년 내 옆에 있을 것만 같은 나의 어머니가 어느날은 바늘구멍이 잘 안보여 침침하다 할 수도 있다고 말씀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 깊은 곳부터 울컥함이 치밀어오른다.











저 산 구석구석에는 아직도 석탄이 쌓여 있다. 우리 아버지들이 캐었으나 소비되지 못하고 그저 높다랗게 시커멓게 싸혀 있다. 석탄의 시대도 가고 아버지들의 시대도 갔지만 석탄이, 아버지가 우리를 키워냈다는 사실은 저 박물관처럼 명징하다. 석탄박물관에 가면 아버지들의 냄새가 뜨겁다.


처음엔 그 재미로 했던 실 끼워드리는 일이, 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조수 노릇이 되어갔다. 사계절이 바뀔 때마다 어머니의 눈은 침침해졌고, 우리의 눈은 밝아졌기 때문이다.


20년차 소설가의 필력인 것일까,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서너페이지의 짧막한 글에 공감되어 빠져나오지 못하기도 하고, 피식피식 웃음을 짓기도 한다. 웃으라고 이야기하지만 나보다 좀 더 오래 산 연륜의 이야기 때문에 언젠가 내가 경험해야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아 울컥함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웃으라더니!! 그래도 글 사이사이 깨알같은 코멘트에 아 이 작가는 일상에서 웃을 수 있는 것들 우리가 놓치고 살아갈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시는구나 싶은 마음도 들더라.

 

그러면서도 글에 대한 빛과 어둠을 지적하는 모습에서 마냥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만 하는 글도 아니고, 그동안의 작품들 속에서도 평범한듯 이렇게 지적해왔던 것이 문득 떠오른다. 다 읽어보지는 못했어도 김종광 작가의 소설을 몇 권 읽어본 독자로써 아 이 분은 이런 이야기도 이렇게 표현하던 분이었지 새삼 웃게 되는 시간

 

크리스마스에 올려야지 해놓고는 올리지 못했던 사진, 수많은 날들을 사는 사람들, 그 사는 모습이 거기서 거기 같아 보이지만 것모습 벗겨내고 나면 각박한 세상에서 어떻게든 웃으며 살고, 웃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슬픔이 따라오는 건 인생의 빛과 어둠같은 모습이 공존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겠지,

각박한 세상에서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해 웃고, 위로받아 웃고, 짠해서 웃고, 기막혀 웃음치고, 분해서 어이없어 웃음나고, 추억을 곱씹으며 피식거리며 살아가지만 그래도 나는 거기에 플러스 알파 재재구(강아지) 보며 웃고, 새초(고양이), 꾸우미(고슴도치) 보며 어야둥둥 울다가도 울음을 그치며 살아가고 있다. 아 그리고 어여쁜 하나뿐인 조카들 탄탄대로까지, 세상 살면서 웃는 법보다 우는 법을 먼저 배우며 태어나지만 그래서 웃으며 살다 웃으며 가길 바라는게 내 작은 소원이다.


j*****3 2018.12.2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웃어라, 내 얼굴》 재미는 발견되는 것!
"《웃어라, 내 얼굴》 재미는 발견되는 것!" 내용보기
시니 소설이니 수필이니 이름 붙이기가 애매한 잡스러운 얘기들. 하지만 뭔가 있는 듯한. 가슴을 울리거나,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거나, 낄낄대고 싶거나, 통쾌하거나, 애틋하거나, 뭉클하거나.... 그런 소소한 얘기들을 야담이라고 하자. 지금도 타고난 야담가들이 있다. 어느 조직이나 꼭 한두 명은 있다. 한 사람이 없어지면 다른 누가 나타나 좌중의 이목을 붙들고 동
"《웃어라, 내 얼굴》 재미는 발견되는 것!" 내용보기

 

시니 소설이니 수필이니 이름 붙이기가 애매한 잡스러운 얘기들. 하지만 뭔가 있는 듯한. 가슴을 울리거나,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거나, 낄낄대고 싶거나, 통쾌하거나, 애틋하거나, 뭉클하거나.... 그런 소소한 얘기들을 야담이라고 하자.

지금도 타고난 야담가들이 있다. 어느 조직이나 꼭 한두 명은 있다. 한 사람이 없어지면 다른 누가 나타나 좌중의 이목을 붙들고 동료의 이성과 감성을 들었다 놓는 이야기꾼을 자처하기 마련이다.   p.74

작가정신의 새로운 산문집 시리즈인슬로북, 네 번째 책이다. 슬로북은마음의 속도로 읽는 책으로, 자신의 속도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능동적인 삶의 방식이자 일상의 혁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된 에세이 시리즈이다. 백민석의 쿠바 여행 에세이 아바나의 시민들>, 박상의 본격 뮤직 에세이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 함정임이 들려주는 치유의 산문집괜찮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도에 이어, 데뷔 20년차 생계형 소설가 김종광의 에세이웃어라, 내 얼굴이 출간되었다. 속도지상주의 시대에느려질 수 있음의 가능성을 발견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시리즈라 그런지, 출간되는 책들마다 특별한 분위기와 색깔을 지니고 있어 이번 책도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은 올해로 데뷔 20년차를 맞는 소설가 김종광이 그 동안 쓴 1500여 개의 산문 가운데 가려 뽑은 126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그럼에도 페이지 수가 두툼한 편은 아니니, 각각의 글은 두 세 페이지 정도의 아주 짧은 분량이다. 가족이야기부터 소소한 일상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개인적인 생활과 삶이 모두 담겨 있는 글이다. 진지한 이야기도 있고, 뭉클한 이야기도 있고, 애처로운 이야기도 있고, 공감되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공통점은 하나같이 유쾌하고, 재미있다는 것이다. 짧지만 임팩트 강한 한 방이 거의 모든 글에 담겨 있어서, 페이지가 아주 쓱쓱 빠르게 넘어가는 책이다.

 

 

 

내가 존경하는 선배가 늘 하는 소리가 있다. "언제쯤 내가 20쪽 이상 재미있게 읽는 소설을 쓸 것이냐?" 그토록 재미없는 소설만 써온 내가 이런 말 하기는 좀 뻔뻔하지만, 어떻게 먹고 살려고, 이토록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문장으로, 도무지 뭔 스토리인지 종잡을 수 없는 소설을 쓴 것일까? 소설 좀 읽었다고 자부하는 나로서도 이해 불가능한 소설들이 있다. 소설만 읽고 써왔다는 소설가들끼리도 서로 공유가 안 되는 것이 재미라는 거다. 그러니 모든 독자들을 아우르는 재미라는 건 있을 수 없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p.259

나는 어느 날 아내에게 묻는다. "대출 언제부터 가능해? 아내가 대책 없는 얼굴로 대답한다. "기약 없지. 무리해서 대출할 필요 없잖아." 사실 그들은 인근 도서관에서 책을 열심히 빌려보던 중, 바빠서 반납일을 넘기고, 책을 한 권 잃어버려 장기간 연체를 한 대가로 한 달도 넘는 대출 정지를 당한 상태였다. 그래서 나는 원래 목적했던 말을 꺼낸다. "그럼 살까?" 도서관에서 대출을 할 수 없으니 책을 사서 보자는 거였다. 그런데 아내의 대답은 "우리 형편에 어떻게 사?" 나는 요새 벌어다 준 돈이 부족해서 그러나 싶어 서운하고, 울컥해서 말한다. 우리가 책 몇 권 살 형편은 되지 않냐고. 갑자기 아내가 깔깔대고 웃기 시작한다. 아내는 대출해서 전세를 가든 집을 사든 하자는 얘기로 알아들었던 것이다. 그들은 주공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수록작 중에 '대출 세계관'이라는 에피소드의 내용이다. 모든 글들이 다 이런 분위기라고 보면 되다. 소소해 보이지만 누구나 겪어 봤을 법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공감을 그리고 있고,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이야기의 어조는 가볍고 유쾌하다. 그래서 종종 피식 웃게 되고, 어느 순간은 깔깔거리고 배를 잡게 되는 기분 좋은 책이었다.

저자는 극중 에피소드에서 '시니 소설이니 수필이니 이름 붙이기가 애매한 잡스러운 얘기들. 하지만 뭔가 있는 듯한' 소소한 얘기들을 야담이라고 할 때,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 이야기꾼에 야담가라고 말한다. 그런데 독자 입장에서 김종광의 산문이 딱 그런 느낌이다. 소소하지만 의미 심장하고, 애틋하지만 유머스럽고, 뭔가 가벼워 보이지만 결국 뭉클한 잔상을 남기는 그런 글들이었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이야기꾼'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맛깔 나는 책이다. '왜 우스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웃기는, 겉으로 웃지 않아도 속으로 웃게 만드는, 꼭 웃음으로 표현되지 않아도 뭔가 즐거움이 느껴지는, 이 모든 것이 재미'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재미들을 독자들이 오롯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r*******n 2018.12.1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