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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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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를 간섭하십니까?"
어머니
어느 한 작은 시골 마을의 사제인 폴. 그리고 그의 어머니.
나이 많은 남편이 죽고 어린 나이에 홀로되어 아들인 폴을 사제로 키워낸 어머니는 그의 아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했다. 그리고 그의 아들 폴은 어머니의 기대대로 자라주었고, 결국 사제가 되어 어머니가 하녀로 있었던 마을로 돌아가 그 교구를 담당하게 되었다.
하녀로 일하며 낮은 신분으로 살았던 어머니는 신부가 된 아들과 함께 신분상승하여 예전에 살았던 마을로 돌아갔다. 그녀의 아들 폴이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폴에게서 이상한 기미가 보였다. 사제로서 하지 않아야 할 행동, 가지지 않아야 할 것들이 보였다. 그 원인은 바로 사제의 신분으로 결코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여자'였다. 아그네스라는 그 여자와 사랑에 빠진 것이었다. 그 사랑은 그들의 모든 것을 망쳐버릴 것이었다.
사제임에도 아그네스라는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진 신부 폴. 그는 하느님과 아그네스 사이에서 괴로워했다.
그리고 아들이 아그네스와 사랑에 빠진 것을 눈치챈 어머니. 그녀는 두려웠다. 그의 아들은 사제였고, 사제에게 특정한 여자와의 사랑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껏 해왔던 것처럼 아들을 바른길로 돌려놓아야 했다.
아그네스와의 사랑을 두고 아들 폴과 그의 어머니의 대립이 계속된다. 아들은 사제를 포기할 수도, 어머니를 포기할 수도 없고, 더욱이 아그네스에 대한 자신의 사랑도 부정할 수 없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끊임없이 사제로서 그래서는 안 된다고, 그 사랑은 아들뿐만 아니라 그 여인도 죄를 짓게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보통은 어머니가 아그네스라는 여인을 원망하려 할 테지만 폴의 어머니는 아그네스를 원망하기보다는 불쌍히 여겼고, 자신의 아들이 그녀의 영혼까지 망쳐버려서는 안 된다고 폴을 설득했다.
아그네스는 폴과 함께 도망가서 살기를 원했지만 폴은 그럴 수가 없었다.
폴은 자신처럼 사제가 되길 원하는 소년 안티오쿠스에게 진정으로 사제가 되고 싶은지를 묻는다. 폴이 안티오쿠스에게 하는 말들은 사제가 된 것에 대한 후회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달리 보인단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중요한 일을 맡기 전에 매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을 전혀 알리 없는 안티오쿠스는 자신의 우상인 폴을 보며 꼭 그렇게 될 거라 확신한다.
"신부님은 후회하셨나요? 아니죠? 저도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폴이 아그네스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사제가 된 것을 후회했을까? 아니면 아그네스가 아니더라도 다른 여인을 만나 언젠가는 한 번은 또 이 같은 고통을 겪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개신교 신부(목사)들은 결혼을 하기도 하고, 자식을 두기도 한다'라든가, '예전 신부들은 결혼을 하기도 했다', 결혼이 허용되었는데 그것을 금지시킨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후에 생긴 관습이다'라는 말을 통해 폴을 어떻게든 아그네스와의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어 하는 마음을 보였다.
금욕적인 삶을 살기란 정말 쉽지 않고, 유혹도 많고, 그 많은 유혹과 본능을 기도로 다 이겨내면서 살 수 있는지 한낱 평범한 인간인, 종교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폴의 어머니는 아들을 설득하면서도 자식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이 세상 사람들 다 하는 사랑인데 왜 자신의 아들에게는 그 흔한 사랑이 허락되지 않는지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아마 부모의 심정이 다 이렇지 않을까...... 자식의 성공을 원하고, 그것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그것에 방해가 되는 것들은 다 막아주고 싶고, 그러면서도 그 길을 힘들게 가는 자식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마음...
사제가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살았다면 충분히 사랑하며 살았을 자신의 자랑스러운 아들, 폴. 폴의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자식 생각을 떨쳐내지 못했다. 어머니의 자식 걱정은 끝이 없구나.
그리고 그 걱정으로 인해 어머니의 마지막은 그렇게 끝나 버렸다.
폴은 그 순간 이후에도 아그네스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계속 가지고 있었을까? 그저 사랑할 수 있는 한 인간이길 원했지만, 그 흔한 사랑조차 허락되지 않는 신분이었던 폴은 자신이 원했던 사랑으로 인해 더 큰 상실을 겪게 되었다.
자식만을 위해 살다 자식으로 인해 희로애락을 겪다 결국 자식으로 인해 끝이 난 어머니. 그녀는 자신의 아들에게 연민을 느꼈으나 그 아들이 새로운 삶을 살게 하지는 않았다.
만약, 폴이 사제를 포기하고 다른 삶을 살았더라면 그들 모두 행복했을까?
* 이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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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어머니'라고 한다. 세상 모든 엄마들이 그 사랑 표현 방법은 달라도 자신의 자식을 사랑한다. 여기 또 한 명의 어머니가 있다.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어머니>. 그 어머니는 종교적 신념과 이성적 사랑 사이에서 어머니는 자식을 지킬 수 있을지 이 책 <어머니>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궁금하다. 사제로서의 숙명을 받아들인 폴의 어머니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어머니는 홀로 폴을 사제로 만들었다. 20년 동안 어머니는 모든 유혹과 선동, 본능에 저항하며 봉사하고 자신을 희생하며 아들 폴을 사제로 만든다. 어머니는 폴이 말을 하기도 전에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동정하는 눈빛으로 보았고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게 재혼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자신을 사제의 어머니로 여겼기 때문에 스스로 순결하며 선하게 지냈다. 그런 어머니의 희생에 폴은 사제가 될 수 있었다. 사제가 되어 자신의 오래전 고향인 마을로 돌아와 모두의 존경을 받고 있지만 어머니는 폴에게서 이상함을 느끼게 된다. 밤마다 말끔하게 차려 입고 밖으로 나가는 폴에게서 사랑에 빠진 남자의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사제로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어머니의 아들인 '폴'에게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머니의 모든 사랑과 관심을 버리는 일이기도 했다. 폴은 사제로서 마을 주민들의 존경을 받고 아이도 폴을 보며 폴과 같은 사제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폴은 사제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된다. 마을의 과수원의 여주인 아그네스와 밀회를 하고 있는 폴은 결국은 자신의 신분과 한 인간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사제는 사랑을 하고 가정을 가질 수 없는 신분이다. 하지만 여인과 밀회를 즐기고 자신을 믿어준 어머니에게 실망감을 준다. 폴은 종교와 인간의 삶 사이에서 고민하지만 어느 하나도 버리지 않는 것을 보면 어쩌면 우유부단함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에 비해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어머니는 폴의 삶과 자신의 삶을 파괴한 것은 아그네스라고 생각한다. <어머니>라는 소설을 통해 중복될 수 없는 신념이 충돌해 고뇌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어머니가 아들 폴에게 바라고 강요한 것들을 어쩌면 이해가 가기도 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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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1920년 발표된 이탈리아 소설입니다. 제게 있어서 '어머니'라는 단어는 그 어떤 수식어 없이도 가슴을 채우는 힘이 있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한 인간으로서 여자가 아닌 어머니가 된 순간, 어머니는 숙명이 되어버립니다. "폴은 오늘 밤에도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라고 소설의 첫 문장은 시작됩니다.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폴은 어린아이가 아니니까. 그러나 곧 알게 됩니다. 스물여덟 살의 폴은 평범한 아들이 아니라 매우 특별한 아들이란 걸. 그는 아르 교구를 맡고 있는 젊은 사제입니다. 그 아들이, 아니 사제가 밤마다 어떤 여인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한 어머니는 저주를 받았다고 믿습니다. 과거에 교구를 맡았던 사제가 사탄에게 사로잡혀 죽은 후 그 영혼이 사제관을 돌아다닌다는 미신이 떠돌았고, 10년 동안 교구에 사제가 없었습니다. 가난했던 어머니는 신학교에서 일하면서 아들 폴의 뒷바라지를 했고, 드디어 사제가 된 폴이 어머니 고향의 교구를 맡게 된 것입니다. 비어있던 교구 사제가 된 폴과 함께 어머니는 성당 안주인이 되어 평화로운 7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지금, 폴은 사제의 본분을 망각한 채 여인을 만나고 있으니 어머니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어머니의 결론은, 미신이 옳았다는 것입니다. 이전 사제의 영혼이 사제관을 지배하고 있어서 새로 온 사제에게도 재앙이 닥칠 거라는 미신. 이 소설 속에서 어머니는 한 번도 인간 마리아 막달레나였던 적이 없습니다. 오로지 아들만을 바라보며, 신앙처럼 살아왔던 어머니였기 때문에 아들의 고통을 고스란히 함께 느끼고 있습니다. 반면 아들은 일탈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어머니로 인해 빼앗긴 삶, 어머니를 위해 존재했던 삶. "인간이게 하소서!"(46p) 라고 울부짖는 폴의 절규는 깊은 슬픔을 토해내고 있다면, 어머니는 달랐습니다. 어머니는 이를 악물고 삼켜버렸습니다, 아니 슬픔과 고통이 어머니를 삼켜버렸습니다. 짧은 소설이지만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어머니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라치아 마리아 델라다(1871~1936)는 이탈리아에서 최초로, 여류작가로는 두 번째로 1926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그녀의 작품『어머니』가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머니'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를 충분히 담아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태어나고 자란 섬에 대해 명료한 그림을 그리듯 묘사함과 동시에 인류 보편적 인생사의 문제를 깊이있는 성찰과 동정심에 기반해 탁월하게 다루었다." - 1926년 스웨덴 한림원이 밝힌 노벨문학상 수여 사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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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그라치아 델레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으로 인간의 본성과 투쟁하며 고통에 갇힌 사제와 어머니의 이야기라고 하니 궁금했다. '인간이게 하소서.'라는 기도이자 절규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아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는데 불안해하는 어머니이 독백과 사제의 혼잣말이 불안감을 더 증폭시키면서 앉은 자리에서 계속 책장을 넘기게 하는 힘이 있었다. 가난하고 보잘 것 없었던 여인은 사제가 된 아들 폴과 함께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이 작은 마을은 여전히 가난하고 미신이 가득했다. 그녀의 폴은 그려의 사랑이자 희망이었고 천상의 기쁨에 대한 열망의 현신이며 이 마을의 성자였는데 그런 아들을 사악한 영혼이 불러들이고 있음을 목격하고 고뇌에 빠지게 된다. 젊은 사제 폴이 밤마다 어디론가 나가는 소리를 들었고 거울을 보며 외모에 신경 쓰거나 향수를 뿌리는 것이 분명 여자가 생긴 것이다. 아들의 뒤를 미행한 그녀는 보호자가 없는 부유하고 젊고 건강한 여인 아그네스의 집에 몰래 들어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절망하게 된다. 왜 사제는 사랑을 할 수 없는가 예전에는 개신교처럼 사제들도 결혼할 수 있지 않았는가 라며 아들을 옹호해보려고도 하지만 그녀는 아들이 그렇게 타락하는 것을 지켜볼 수가 없었다. 결국 아들에게 자신은 그저 무지한 여자이지만 어머니로서 죄는 영혼을 공격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질병보다 더 나쁜 병이라고 네가 구원해야 하는 건 너 자신뿐만 아니라 그 여인의 영혼도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느님께 복종해야 함을 하느님의 자녀임을 어머니는 상기시켰고 폴은 교회와 혼인하고 순결 서약을 한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한다. 스물여덟 살의 젊음과 힘이 긴 잠에서 갑자기 깨어난 것인지, 아그네스가 수녀원에 갇힌 것처럼 집에 틀어박혀 자신처럼 삶과 사랑을 박탈당했기 때문인지, 우정을 가장한 사랑이었는지 그는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아무도 둘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의심하지 않았고 서로에게 애정 문제가 존재할 가능성이 없었기에 두 사람은 감정 없이 두려움 없이 열망 없이 만나게 되었고 순결하고 순수한 사랑 속에서 서서히 욕망이 찾아들었던 것이다. 아그네스를 향한 사랑과 소유를 포기하는 것은 삶 자체를 포기하는 것 같았던 그는 그녀와 함께 도망쳐 결혼하기로 약속했다가 폴은 그들의 죄 때문에 고통 받을 사람을 위해서라도 신앙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그 약속을 저버린다. 아그네스는 신부라는 직책도 못 버리면서 자신을 찾아오는 폴의 위선을 밝히겠다고 분노하며 모두가 모인 미사에서 그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위협한다. 아그네스가 정말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그의 죄가 알려질까 두려운 폴은 불안불안하게 미사 집전 중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미사는 무사히 끝나고 그들의 위태로운 관계도 마무리되는 듯 보였지만 자신의 죄와 그 공포감을 이겨내지 못한 어머니의 죽음을 목도하게 되는 충격적인 결말이었다. 자신의 전부이자 자부심이었던 아들의 죄와 슬픔과 공포로 인한 충격으로 죽은 어머니라니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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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그라치아 델레다<본북스> 2019.1.2 ***
"풀은 오늘밤에도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녀는 그의 방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제발 그가 나가지 않고 잠자리에 들 수 있기를 간절히 신께 기도한다. 하지만 그녀의 바램과 달리 폴은 세찬 바람을 뚫고 그가 사랑하는 여인의 집으로 돌진한다. 폴의 어머니는 남편과 일찍 사별을 하고 오직 외아들 하나만 바라보며 평생을 아들만을 위해 헌신한다. 아들을 자신의 소망대로 사제로 키우기로 마음을 먹고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하녀로서 힘들게 살다가 드디어 아들이 자신의 뜻대로 사제가 되어 이 마을의 신부가 되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폴은 사제로서는 하지 말아야 할 인간과의 사랑에 빠지게 되고 어머니는 그를 사탄의 유혹에서 꺼내기 위해 그를 필사적으로 말린다. 사제를 돕는 어린 복사, 안티오쿠스는 폴을 존경하고 그처럼 사제가 되고 싶어한다. 항상 신부님 곁에서 그를 보좌하고 그를 따라 다니며 그를 위해 헌신한다. 안티오쿠스는 순수하고 맑고 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 안티오쿠스의 어머니를 뵈러 가면서 폴은 어머니에게 자신이 곧바로 돌아오겠다고 신신당부를 한다. 문을 잠그지 말라고. 아그네스를 절대 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왜.... 오, 주님! 왜, 어째서입니까?" 그녀는 감히 질문을 완성하지 못했지만, 우물 바닥에 있는 돌처럼 그녀의 마음 밑바닥에 남았다. 오, 주님. 왜 폴은 여인을 사랑할 수 없을까요? 사랑은 모두에게, 심지어 하인과 목동에게도, 맹인과 감옥에 있는 죄수에게도 허락된 것인데 왜 그녀의 아이 폴은 사랑이 금지된 유일한 사람이어야 합니까?" -본문 120쪽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에 대한 강한 모성애와 연민이 느껴진다. 신께서 주신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을, 자연스러운 아름다운 본능과 욕구가 폴에게는 죄가 된다는 사실이 모순처럼 느껴진다.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안티오쿠스는 이렇게 말한다. "사제등 중 가장 젋은 사람들이 스스로 여인과 떨어져 순결하고 자유롭게 살도록 허가를 요청했습니다." -본문 120쪽 교회의 부조리와 모순이 아닌 인간의 고뇌와 번민으로 그려진다. 왜 사제들은 결혼을 할 수 없고 목사들은 결혼을 할 수 있는 걸까? 사제와 목사와의 거리는 얼마나 되는 걸까? "본능은 결코 우리를 그릇된 길로 이끌지 않아. 하지만 자, 안티오쿠스. 어머니 앞에서 사제가 되고 싶은 이유를 말해보렴. 너도 알겠지만, 사제는 직업이 아니야. 숯꾼이나 목수가 되는 것과는 달라. 지금 넌 사제가 되는 것이 쉽고 편안한 삶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중에는 아주 어렵다는 걸 알게 될 거야. 다른 모든 사람에게 허용되는 기쁨과 즐거움이 우리에겐 금지되어 있고, 진정으로 주님을 섬기길 원한다면 우리 삶은 지속적인 제물이란다." -본문 128쪽 안티오쿠스는 폴의 선하고 순수하고 믿음이 확고한 어릴 적의 모습을 반영하는 거 같다. 안티오쿠스는 폴이 아무리 달래고 힘든 일이라고 알려줘도 그 뜻을 굳히지 않고 오히려 더욱 더 사제가 되고자 하는 열정을 확실히 드러낸다. 안티오쿠스의 어머니를 만나고 나서 그는 어머니가 계시는 집으로 바로 가려고 했지만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아그네스를 만나고야 말았다. 그곳에서 그는 그가 얼마나 아그네스를 원하고 사랑하는지 깨닫게 된다. 하지만 폴은 자신의 어머니와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고 신부의 옷을 벗어던지고 그녀와의 사랑을 위해 멀리 도망갈 수도 없다. 그녀를 너무도 사랑하지만 자신의 본분으로 돌아와 그녀와 결별을 선언한다. 폴에게 실망한 아그네스는 신도들에게 이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위협한다.
하루동안에 일어난 일들을 인물들의 입장에 따라서 심리 묘사를 차분하게 이어간다. 어머니의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들이 행동으로 잘 묘사되어 있고 폴이 아그네스를 만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들이 곳곳에 잘 드러나 있다. 사제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폴이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껏 사랑할 수 없음에 좌절하고 고뇌하고 번민하는 과정들이 이야기 속에 잘 녹아들어가 있다. 어머니는 그저 폴이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라며 사제를 시켰는데 그게 과연 아들을 위해 옳은 선택이었을까? 어머니가 바라던 삶을 그대로 산 폴은 그 삶에 과연 만족했을까? 폴은 사랑하는 여인보다 자신의 구역인 교구를 지키는 일이 더 먼저였을까? 아니면 인간에 대한 사랑보다 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일까? 아직 신의 존재를 확신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믿을 수 없는 나에게는 모든 것들이 물음표로 남았다. 그리고 누가 처음으로 사제의 사랑과 결혼을 금지시켰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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