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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고 그런 날들이다.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 또한 오늘 같다. 매사 심드렁하게 되고 취미처럼 권태에 젖는 건, 늘 쳇바퀴 도는 것만 같은 일상의 시간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탈리아의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은 그런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겐 경험이 없다고 말했다. 경험은, 아감벤에 의하면, 일상의 시간에 균열을 일으켜 그 틈으로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유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일종의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는 모험과도 같이 남에게 들려줄만한 나만의 이야기 같은 걸 만드는 것. 갈수록 인생이 규격화되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은 기성품처럼 되어 남들이 원하는 걸 원하고 남들이 갖는 걸 갖게되어 별 반 다를 바 없어 그런 경험을 가질 수 없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도 이것을 무의식적으로 잘 알아 그리도 지금의 일상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면 일상의 시간을 좀 더 다르게 보게 하는 책이 있으면 어떨까? 그런 책이 있다면 조금은 아감벤이 말한 경험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책이 하나 있어 여기에 소개하려 한다. 그것이 바로 주로 역사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일들을 파헤치는 걸 즐겨하는 미국의 논픽션 작가인 마이클 파쿼가 쓴, '지독하게 인간적인 하루들'이란 책이다.
일단 이 책은 꽤 두툼하다. 703 페이지다. 이런 중량감은 이 책이 우리의 365일을 다 담고 있기 때문이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중 어느 날이라도 그날 어떤 일이 역사적으로 일어났는지 알려주는 형식으로 된 책이다. 그것도 죽거나 다치거나 망하거나 수치를 당하거나 하는 불행한 일들을. 신문 같은 것에서 빈 지면을 이렇게라도 채우고 싶다는 듯, 오늘 역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간단하게 알려주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그와 같다. 그러나 불행한 일을 하루에 딱 하나만 소개하고 그렇기에 신문의 것과는 비교가 안 되게 자세하다. 거기다 논픽션 작가답게 그걸 아주 재치있고 재밌게 묘사하고 있으니, 1월 8일에 일어난 미국 부시 대통령이 일본 총리의 자택을 방문하여 만찬을 나눌 때 독감 때문에 구토를 하게 된 장면이 그러하듯 읽다보면 절로 과거에 일어난 불행한 하루가 눈 앞에 있는듯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그렇게 날마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주로 6월 1일의 하이든 머리 유골이 도난된 사건이나 9월 6일 타지마할을 세웠던 인도 무굴제국의 황제 사쟈한이 실은 아내만 사랑했던 지고지순한 남편이 아니라 젊은 여인에 대한 계속된 욕정으로 정력제를 하도 많이 복용해 배뇨 곤란을 겪었다는 것과 같은 다른 어디서 잘 들어볼 수 없는 희귀한 정보들로 가득해 그 색다름 때문에 지면을 읽는 눈을 반짝이게 만든다. 때문에 '지독하게 인간적인 하루들'을 읽고 있으면 인생사 요지경이라지만 삶은 정말 별의별 일들이 다 벌어지는 장소라는 걸 다시 한 번 강하게 느끼게 된다. 그리하여 어느덧 나의 하루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바뀌는 것이다. 아무래도 오늘 내 시간을 무심하게 바라보게 되는 건, 앞서 말했듯 그런 시간들을 수면을 튕기는 햇살처럼 반짝반짝하게 만들어 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의 핵심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 늘 똑같았으므로 어느새 갇혀버린 내 시야가 그런 시간에 잠재된 모든 가능성을 묵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롭지 않아서 새롭게 안 본 게 아니라, 새로운 게 있을 수 없다는 우리의 단정이 새로울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 차버린 것이다. 김훈이었던가? 바라보는 풍경은 내면의 반영이라고. 그와 같은 것이다. '지독하게 인간적인 하루들'은 그런 우리의 초상을 은연 중 확인하게 한다. 오늘 이 하루에 중첩된 과거에 일어난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오늘 이 하루가 그저 하나의 표정만 갖는 게 아니라 갖가지 표정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하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가 이 책을 쓴 진짜 목적은 어린 시절 늘 내 위 보다는 아래를 보고 살아라고 하셨던 어머니 말씀처럼 불행으로 나보다 못한 이의 삶을 보면서 내가 가진 불행을 좀 더 견딜만하게 만들어주는 것에 있는지도 모른다. 막장 드라마를 즐겨 보는 사람들이 내 팔자가 아무리 드세도 저 사람만큼은 아니라는 걸로 위안받듯이, 사람은 나보다 나은 사람을 보면 살맛이 안 나지만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면 살맛이 나는 존재이니까. 그러나 나는 더 깊은 곳을, 그러니까 남의 불행으로 위안 받고자 하는 의도를 넘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 하루가 실은 아주 다채로운 것들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려 한없이 익숙한 시간을 한없이 낯선 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책으로 보인다. 먼 이국의 나라로 여행갔듯, 색다른 풍경으로 색다른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그렇기에 이 책을 주저없이 추천한다. 아감벤이 말했던 새로운 사유를 할 수 있는 경험을 이 책은 우리에게 분여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일상을 시작하기 전에, 오늘 내게 있을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며 1년 동안 곁에 두고 하루에 하나씩 읽어보면 어떨까?
그러나 어떤 하루는 딱 하나의 얼굴만 가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저자에겐 9월 11일이 그렇다. 이러 날은 우리에게도 있다. 바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4월 16일이다. 다시는 그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날은 늘 하나의 얼굴로 기억되어야 하리라.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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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Bad Days in History》, '역사 속의 나쁜 날들'이라는 뜻으로 무척 단순하고 직설적이다. 부제는 《Gleefully Grim Chronicle of Misfortune, Mayhem, and Misery for Every Day of the Year》인데, 나름대로 해석한 결과 '유쾌하고 암울한 불행의 연대기, 대혼란, 그리고 올해의 모든 날을 위한 고통'이라는 다소 길고 역설적인 문장으로 나타난다. <들어가는 글>에서 소개한 것처럼, '불운하고 불행하고 혼란스러운 365일의 연대기'이자, '절묘하고 터무니없고 불안하고 우스꽝스러운' 날들이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같은 날짜에 벌어진 사건이라는 이유로 뒤죽박죽 섞여 하루의 이야기로 묶여 있다. 목차는, 1월부터 12월까지 나타나 있고,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날짜별로 특정 연월일을 표기해 그날의 사건을 스토리로 구성한다. 각 달의 특징을 나타내는 시와 문장들을 불러온 저자의 위트가 남다르다. 실수와 불운의 파노라마가 부조리한 연극처럼 다가오고, 공포심을 조장해도 헛웃음으로 심각성은 희석된다.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역사 속의 굵직한 사건들,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를 목격하기도 하고, 정치, 연예, 사회, 종교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셀럽조차 우리와 하등 다를 바 없는 굴욕과 망신살 뻗치는 순간들이 포착된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건 겉에 보이는 구조물이요, 미처 알지 못했던 건 진정한 뼈대일 수 있음을 자각하는 순간이다. <목차> 1월 JANUARY 2월 FEBRUARY 3월 MARCH 4월 APRIL 5월 MAY 6월 JUNE 7월 JULY 8월 AUGUST 9월 SEPTEMBER 10월 OCTOBER 11월 NOVEMBER 12월 DECEMBER 16세기 말, 일본이 한반도를 대규모로 침략했을 당시 살해당한 한국인들의 코를 전리품으로 취한 만행도 고발한다. 자국민의 또다른 형태의 죽음을 이렇게 알게 되다니! 1977년, 스스로 황제라 칭하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장 베델 보카사가 나폴레옹만큼의 비대한 자아를 지닌 화려한 대관식을 여는 것까지는 좋은데 만찬에 올려진 것이 사람 고기라는 것을 아는가? 매년 12월 10일에 수여되는 노벨상의 권위가 바닥으로 추락하게 만드는 수상자들이 있었다. 1918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프리츠 하버'는, 공기 중의 질소로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방법을 발견해 화학 비료의 원료로 사용해 식량 위기를 극복했으나, 폭탄의 원료로도 사용했고, 제1차 세계대전 동안 다른 독성 가스를 무기화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한 야만적인 인간이었다. 1949년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안토니오 에가스 모니스'는, 뇌엽 절제술 분야를 개척한 공로였다. 그가 한 짓은, 두개골에 드릴로 구멍을 내고 기구를 삽입해 전두엽의 기능을 상실시킨 괴물같은 수술법이었다. 1994년 이스라엘의 '야세를 아라파트'는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대혼란을 야기시킨 테러리스트였다. 1997년 '마이런 숄즈'와 '로버트 머튼'은 파생상품의 값을 매기는 새로운 방식을 발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지만 회사 설립 후 6주도 안 돼 40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 이들의 노벨상을 무효화하는 방침은 없는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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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게 인간적인 하루들]은 제목만 놓고 봤을 때, 과연 역사 관련 서적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미리 알아 좋을 것 없지만 늦게 알면 후회스러운 거의 모든 불행의 역사'라는 타이틀을 보고서야 나 역시 이 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한 점에서는 [Bad Days in History]라는 원제목이야말로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즉, 이 책은 인류 역사상 불행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역사를 우리에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것도 1년 365일 해당 날짜에 벌어진 사건 순서대로 말이다.
인류의 오랜 역사를 감안한다면 날짜별로 과연 어떠한 내용들을 다룰지 구상하기조차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왜 불행하면서도 아이러니한 역사를 날짜별로 정리하고자 한 것일까? "(중략)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을 때는 이것만 명심하기 바란다. 오늘 하루가 아무리 엉망이었어도 역사 속 어딘가의 누군가는 훨씬 더 끔찍한 일을 겪었으리라는 사실 말이다." - p. 7中에서 : 저자의 서문 - 단순히 역사적인 내용을 모아서 서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바로 '위로'라는 목적을 염두하여 이 책을 썼다는 저자의 포부는 역사의 또 다른 활용 가치를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 책에 등장하는 내용들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말로 우리에게 비교를 통한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의 하루는 적어도 그 불행의 역사보다는 나을테니까.
책을 펼치는 순간 저자의 노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로 1년 365일에 해당하는 날짜에 벌어진 역사적인 내용을 담아내고 있으며, 그러한 내용들을 불행 또는 아이러니한 사건 위주로 선정하여 정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따라서 이 책은 유연하게 읽을 수 있다. 딱히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고, 아무데나 펼쳐서 읽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가령 오늘(1/9)에 해당하는 날짜에 과연 어떤 사건이 있었을까하고 책장을 넘기면 '참수 현장에서 떨어졌다 다시 붙은 머리'라는 내용을 만나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월 9일에 63명의 테러리스트에 대한 참수형에 관한 내용인데, 끔찍하 것은 처형된 이후 장례식을 치루기 위하여 떨어진 목을 다시 붙여야 했다는 점이다. 이것이 그곳에서 장례에 따른 예의이며, 심지어 1980년이라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기에 벌어졌다는 점은 적어도 우리 입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만든다. 적어도 우리가 사는 곳에서는 그러할 일이 벌어지지 않을테니 말이다.
1월 25일에 소개되고 있는 '러시아 사람들에게 노르웨이 로켓은 적색 공포다'라는 내용을 접한다면 우리의 삶에 보다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몰랐던 이 사건으로 인하여 지구가 한순간에 날아가버릴 수도 있었으니까. 1995년 1월 25일 미국과 노르웨이는 북극광을 연구하기 위하여 노르웨이 북동 연안에서 떨어진 한 섬에서 4단계 로켓을 발사한다. 문제는 이 로켓에 대하여 알지 못했던 러시아는 이것이 미국의 전략 핵미사일이라는 착각으로 이어졌으며, 러시아는 그들이 보유한 4700개의 핵탄두로 대응할지 몇 분 안에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결과는 그 로켓은 바다로 떨어지면서 러시아의 핵미사일 버튼이 눌리지 않음으로써 인류의 생존은 연장되게 된다. 대략 20년전에 벌어졌던 이 사건을 전혀 알지 못했던 우리의 삶과 그것을 알게 된 우리의 삶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어느 순간 인류는 바로 스스로의 실수 또는 착각에 의하여 멸망할 수 있기에 평범해 보였던 우리의 일상을 좀 더 소중히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4월 20일을 장식하고 있는 '히틀러가 알에서 깨어난 날'에 대한 내용은 인류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은 히틀러라는 존재가 아예 역사에 등장하지 않을 수도 있었음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안도감이 아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1889년 4월 20일에 아돌프 히틀러가 태어나는데, 그의 대부분의 형제들은 여섯 살이 되기 전에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러한 가족들의 비극 속에서 살아남은 히틀러는 제1차 세계대전에 자원하는데, 이 전쟁에서 두 차례의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이로 인하여 그는 철십자 훈장을 수여받는데, 이후 그가 정권을 장악했을 때에도 다른 인물들은 화려하게 치장을 하였지만 히틀러는 단촐하게 그 철십자 훈장만을 착용하는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정권을 잡기 전까지 여섯 차례의 암살 위협에 노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살아남았다. 더구나 1차 대전에서 헨리 탠디라는 영국군이 전장에서 히틀러를 총구로 겨냥하였지만, 부상을 입은 히틀러를 인도적인 차원에서 사살하지 않았다라는 사실은 인류 역사상 두고두고 큰 아쉬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12월 31일을 장식하는 '독은 뭘로 하시겠어요? 정부의 끔찍한 도덕성'이라는 내용 역시 국가에 소속되어 있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기에 기억에 남는 내용이다. 미국에서 시행되었던 금주법이 실제로 지켜지지 않았으며, 산업용 알코올을 활용하여 밀주를 제조하는 사례가 많았기에 미국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1926년 12월 31일 미 정부는 산업용 알코올에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메틸알코올(목정알코올)을 첨가하게 된다. 밀주업자는 이것을 완전히 분리하지 못하고 탐욕에 젖어 그대로 밀주로 사람들에게 제공하였으며, 이를 마신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겪게 된다. 밀주법을 강력히 시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루어진 일이지만, 정부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독을 버젓이 투여시킨 것이나 다름이 없었음에도 제대로 책임도 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내용을 통하여 우리의 정부는 국민들에게 그러한 짓을 하지 않으리라는 믿음과 더불어 혹시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지 의심을 하게 된다. 즉, 안도와 의심을 동시에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지독하게 인간적인 하루들]은 독특한 역사 서적이다. 물론 인터넷에서 오늘 역사에서는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평범 또는 엉망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일상을 어루만져주기 위하여 불행한 인류의 역사를 찾아서 정리하였다는 점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에 소개된 다수의 사례가 서양의 역사에 치우쳐 있는 부분은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이를 통하여 우리의 삶에 나름의 가치를 부여하거나 또한 경계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해당하는 그러한 내용들을 쉽게 읽어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매력으로 꼽을 수 있기에 역사에 대한 색다른 관점에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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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들고 처음에는 책의 두께에 조금 놀랐다. 700쪽이 넘어갔다. 그런데 금방 산수를 해보니 전혀 놀랄만한 일이 아니었다. 일년 365일, 하루하루에 벌어진 일을 다루었다는데, 하루에 두 쪽만 할애해도 730쪽. 책의 형식상 두꺼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모든 날짜에 일어난 일들, 그것도 불행하거나 우스꽝스럽거나 참혹하거나 한 일에 대해 쓰고 있다. 인류의 역사가 기록된 게 수천 년이니 일단 각 날짜에 자료가 그만큼 엄청나다는 일이다. 그 수천 년 동안, 그 날짜에 불행하거나 우스꽝스럽거나 참혹한 일이 하루라도 없었으랴. 아니 어느 날에든 그런 일은 있었을 것이다.
‘웃프다’라는 별로 신선하지 않은 신조어가 있다. 이 책의 내용에 딱 맞는 말이다. 그런데 더 웃픈 것은, 이 책에 기록된 365가지의 이야기는 사실 웃기지도, 슬프지도 않은 일이라는 점이다. 이 잘못된 일들을 그렇게, 말하자면 시니컬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우리가 웃프다. 참혹한 처형도, 어처구니 없는 실수도, 과거의 일이니 그냥 웃으며 읽을 수 있지만, 그런 일들이 과거에 있었듯이 오늘날에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
그런데 별로 이런 기획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떻게 이렇게 음울한 일들로 365을 채울 생각을 했을까? 아니 그걸 독자들에게 알릴 생각을 했을까? 물론 이를 통해 어떤 면에서는 반성을, 또 어떤 면에서는 분노를, 또 다른 면에서는 재미를 줄 수 있겠지만, 나는 솔직하게 분노도 별로 일지 않고, 반성도 되지 않고, 그리고 재미도 별로 없다. 내내 음울하기만 했다. 책을 펼치면 정말 별 일이 없는 한 끝까지 읽는 습관 때문에 끝까지 읽었지만, 중간에 덮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나도 우울해지는 것 같아서. 물론 우울증까지는 가지 않았는데, 수천 년, 수백 년의 역사를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어떤 일관성을 찾을 수 없어서 그런 우울함도 지속성을 갖지 못했던 것 같다.
게다가 하루에 채 2쪽도 배당하지 못함에도 미국의 연예계, 방송계 얘기에 다른 더 중요한 얘기보다 훨씬 긴 지면을 배당한 것은 아무래도 미국의 독자를 배려한 것이겠지만, 이 책이 어쩌면 세상 일에 대한 혐오감을 노린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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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불행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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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누구나 한 번 쯤은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가 싶어 억울할 정도로 가끔 안 좋은 일이 생긴다. 사실 우리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저자 마이클 파쿼(Michael Farquhar)
오늘 하루가 아무리 엉망이었어도 역사 속 누군가는 훨씬 더 끔찍한 일을 겪었다.
예술가들이 맞이했던 마지막 나날도 빼놓을 수 없다. 1673년 2월 17일 몰리에르는 자신의 연극 <상상병 환자>에서 환자 아르간 역을 맡아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의 열정을 불태웠다. 공연 중 실제로 발작과 기침을 일으켜 무대 위에 쓰러졌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혈관 파열로 사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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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겐가는 평범했던 하루가 누구에겐가는 처절하고 불행한 하루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생의 마지막 날이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인류가 지나온 시간중에 누구에겐가 좋은 의미이든 나쁜 의미이든 잊을 수 없는 하루에 대한 기록이다.
흔히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복중에 '죽음'도 있다. 평생 잘 사다가도 마지막 최후가 비참하거나 고통스런 경우가 많은데 고통없이 평화롭게 저세상으로 가는 것도 복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는 주로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한 인물들의 하루가 많이 담겨있다.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2세는 왕비와 그녀의 정부에 의해 폐위된 것도 모자라 1327년 9월 21일 버클리성에서 뜨거운 쇠로 성기에서 엉덩이까지 관통당해 살해되었다. 사실 이런 비참한 죽음들은 에드워드 2세뿐만아니라 프랑스나 독일,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많은 왕들의 죽음도 비슷했다. 어찌보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더 비침한 죽임을 당할 확률이 더 많을 것 같다. 많은 적들이 그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잉글랜드의 윌리엄3세는 두더지가 파놓은 흙더미에 말이 걸려 넘어지면서 생긴 상처로 사망했다. 또한 자신이 맡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결심한 변호사가 실제로 총상을 재현하다가 잘못된 격발로 죽음에 이른 경우도 있었다. 이 변호사는 링컨대통령이 아주 껄끄럽게 생각한 각료였다. 그렇다면 누구에겐가 가장 비참한 마지막날이 누구에겐가는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했던 하루가 될 지도 모르겠다.
'귀여운 여인''사관과 신사'의 리차드 기어는 인도를 방문했다가 마중나온 세티라는 여인과 입맞춤을 했다가 구속될뻔한 하루가 있었다. 죽음까지는 아니지만 망신스런 하루가 있었던 사람들은 너무도 많다. 나 역시 잊지 못할 하루를 떠올리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해진다. 신혼여행을 떠나기 위해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부치던 중 스커트의 단추가 떨어지면서 흘러내려 속옷이 보일뻔했던 것이다. 아마 살짝 보였을 것이다. 얼른 추스려 올리기는 했지만 그냥 다 흘러내렸다면 공항의 그 넓은 곳에서 큰 망신을 당했을 것이다. 이 정도의 망신은 그냥 애교일 정도로 역사속에 기록될 만큼 망신스런 하루를 겪은 인물들에 대한 얘기는 재미있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지금도 가장 많이 팔린다는 영원한 베스트셀러 '성서'의 잘못된 인쇄로 우스꽝스런 문구가 되어버린 경우도 있다. '간음하지 말지어다'가 '간음할지어다'라고 인쇄되었다니 은근히 곁눈질을 즐기던 신자들이 있었다면 쌍수를 들어 환영했을 것이다. 이 잘못 인쇄된 성서가 지금 남아있었다면 많은 돈으로 경매되었을텐데.
무덤에서 살아난 사람들의 이야기며 역대 대통령들의 실수담들이 너무나 재미있기도 하다. 아무리 권력이나 명예로 무장이 되었더라도 운명처럼 다가온 어느 하루때문에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기록된 역사를 들여다보니 나는 아직 끔찍할 정도의 하루가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했었는지 다시 깨달은 순간이었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기록이다 보니 엄청 두꺼운 책이 되었지만 읽다보면 순식간에 읽혀지는 재미있는 옛날이야기책 같다.
*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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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거의 모든 날의 흑역사에 대한 기록이다. 우리가 어떤 특정한 날을 매년 지정하여 기리는 날에는 광복절, 개천절 등 역사적으로 유의미한 날이거나, 설날, 추석, 어버이 날, 어린이 날과 같은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날, 발렌타인이나 화이트데이 등 솔로에게는 상술의 날이지만 커플에게는 연인을 위한 날이 있다. 이러한 기념일은 기쁨과 행복을 상징한다. 한편, 누구도 불행했던 인생의 흑역사는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당사자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런 모든 흑역사를 모아놓은 책이 바로 여기 있다. 치욕스럽고 민망하기도 하며, 인생에서 통째로 거둬내고 싶을만큼 불명예스러웠던 바로 그런 날들을 담고 있다. 실제로 민망하고 재밌는 에피소드가 엄청나게 많다. 일본 총리의 자택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초대된 조지 부시 대통령이 몸이 좋지 않아 만찬차리에서 구토를 하자 그 모습이 전세계 언론에 방송된 일, 억류된 미국인들의 사진으로 힘을 과시하려던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미국인들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보였던 일, 자신의 남편이 스파이였음을 몰랐던 것도 모자라 몰래카메라까지 찍혔던 FBI 요원 보니 헨슨, 인간과 유인원의 혼합체를 만들기 위한 과학자의 무모한 탐험, 전쟁이 끝난지도 모르고 30년 동안 혼자 게릴라 전을 펼치고 있었던 한 병사, 흑백영화를 찍고 빨갱이로 낙인 찍힌 찰리 채플린 등 웃픈 에피소드가 365일 내내 펼쳐진다. ![]() 이러한 불명예는 인간사에서 끝나지 않는다. 월드컵 최초의 트로피인 쥘리메컵이 주최국인 영국에서 도난당한 후 일주일 뒤에 되찾았는데, 이를 보고 챔피언브라질연맹은 '브라질은 도둑마저도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신선모독은 저지르지 않는다'고 비난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몇년 후 다시 도난당해서 영영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도난 사건과 보스턴 박물관에서는 램브란트, 마네, 드가 등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절도 사건이 일어났다. 작품에 대한 흑역사도 있다. 아서 빅넬의 작품이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했다가 당일 저녁에 종연한 일이 있었는데, 이 작품에 대한 혹평이 너무나도 가혹해서 웃기기도 하지만 해도 너무한 게 작품인지 비평가들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지금은 위대한 고전으로 평가받는 작품들의 가치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비난과 혹평을 쏟아냈던 뉴욕타임스의 굴욕도 볼 수 있다. 1년 365일을 기준으로 매월 매일에 일어난 불행의 역사가 약 700여쪽 가깝게 그려진다. 사실 날짜 순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기 때문에 앞에서 순서대로 읽다가 나중에는 순서와 상관없이 읽고 싶은 부분만 왔다 갔다 하면서 읽었다. 인생은 아이러니라는 말이 떠오르는 책이다. 누군가의 실수와 흑역사가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런 일들이 현재까지 미치는 파장에 대해 두 번의 실수가 없도록 반성하게 해주는 묘미도 있다. 책이 너무 두꺼워서 그런지 읽다가 세 부분으로 쩍 쪼개지는 아픔을 겪었다. 오늘 하루가 엉망진창이었다고 느껴지는 날, 두 번 다시 이처럼 최악의 날은 없을꺼라고 생각되는 날, 두고두고 일기장처럼 이 책을 꺼내 읽어야 한다. 미안하지만, 그래도 내가 최악은 아니구나(?)하는 위안을 느낄 수 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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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이 빼곡하게 담긴 책이다. 그래서 70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꽤 두꺼운 벽돌 책이다. 그 하루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사건이 담겨 있다. 행복하고, 행운적인 이야기가 아닌 불행이 담긴 이야기라는 게 조금 생소할 뿐.
누군가의 불행을 읽고 나를 다독이는 건 너무 얌체 같은 짓일까?
새해 첫날 모두가 무탈하게 지나가길 바라지만 그날마저 불행이 찾아오는 사람도 있었다. 404년 검투사들의 목숨 건 싸움을 말리려 한 수도승 텔레마코스는 재미난 구경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광기에 휩쓸린 관중들의 돌에 맞아 죽었다. 두 사람의 목숨을 구하려다 돌에 맞아 죽은 수도승이라니... 그 이유가 구경거리를 방해한다는 거였다니.. 이 수도승의 죽음엔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9월 14일엔 우리가 아는 유명인사들이 유명을 달리한 날이다. 불운의 날이라고나 할까. 평범한 날인 거 같은데 평범하지 않은 슬픈 날이다. 1899년 세계 최초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탄생(?) 한 날이기도 하고, 1982년엔 그레이스 켈리가 교통사고로 사망. 1927년엔 이사도라 텅 컨 이 자신의 목에 둘렀던 스카프가 자동차 뒷바퀴에 걸리는 바람에 목이 부러져 즉사했다. 그러고 보니 모두 교통사고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날은 특히 교통사고를 조심해야 하는 날로 마음속에 담아 두어야겠다.
10월 20일은 세상에서 가장 큰 도둑을 알게 된 날이다. 1986년 브루나이 술탄은 자신의 동생 제프리를 재정부 장관에 임명했는데, 그 제프리가 바로 가장 큰 도둑질을 한 장본인이다. 횡령한 돈의 액수가 150억 달러라니. 그 당시에~ 자고로 사치가 심한 사람은 돈 통 근처에는 절대 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재정부 장관으로서 나라의 재정을 통괄하라 했지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라고 하진 않았는데 말이지. 그 자리를 자신의 욕심으로 가득 채운 브루나이 왕자. 그는 결국 자신의 모든 재산을 몰수 당했다.
11월 16일 러시아의 대 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사선에 서 있었다. 러시아 황제는 영원히 정신적인 상처를 남기려는 목적으로 매서운 계략을 꾸몄다. 1849년 지식인 몇이 총살형을 선고받는다.
도스토옙스키는 이렇게 썼다. 영하 20도의 기온에 속옷만 입은 채로 총살을 당하기 위해 말뚝에 묶여있는 기분은 도대체 어떤 걸까? 하지만 이 모든 건 황제의 깜짝 쇼였다. 총살은 취소되었고, 위대한 작가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고 한다. 최악의 순간을 지나왔다는 느낌 외에는. 그 덕에 우리는 이후에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외의 다른 작품들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황제가 그날 진짜 총살형을 강행했더라면 우리는 저 작품들을 알지 못했을 테지.
12월 3일.
1992년 닐 팹워스가 최초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게 왜 불행의 역사냐고?
이럴 줄은 정말 몰랐다. 문자 메시지의 위대한 발명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단절로 몰아가고, 이렇게 많은 사망사고를 일으킬 거라고 생각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세계의 언어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말이 와닿는다. 우리의 아름다운 한글도 SNS 발전 이후로 망가지고, 알 수 없는 언어가 되어 버렸으니...
12월 25일은 크리스마스. 이날 엄청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복권에 당첨된 잭 휘태커 2002년 잭은 역사상 가장 큰 복권에 당첨되어 사람들을 돕고 선한 마음을 널리 전하고 싶다고 밝혔으나 그의 의지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스트립바에서 돈을 뿌리고, 음주운전으로 체포되고, 교통사고를 내는 일이 잇따랐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의 뒤끝이 좋았다는 예를 별로 들어 본 적이 없던 차에 이 잭 휘태커의 인생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분에 넘치는 많은 돈을 갖게 되면 사람은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되나 보다. 잭 휘태커는 복권을 찢어 버렸으면 좋았을 거라고 말했다.
이 불행한 역사에서 우리가 배울 게 있다면 행운과 불행은 자그마한 차이로 갈린 다는 것이다. 행운이 불행으로 불행이 행운으로 갈리는 그 지점.
그건 평소 나의 신념과 사소한 결정들, 나의 태도, 말, 행동들의 결집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운도 빼먹으면 안된다. 엄청난 행운을 걸머 쥐었어도 그것을 지키지 못하면 그것은 불행을 자초한다. 행운도 그렇지만 불행 역시도 사소한 부주의가 야기한 것들이 많다는 것 어처구니 없는 불행한 이야기들을 알게 되면서 나에게 해당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위로아닌 위로도 받아 본다.
가끔은 반대적 의미로서 이런 이야기들이 삶에 위로가 된다는 걸 깨달은 시간이었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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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불행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는 것은 좀 그러하지만 역사 속 불운한 순간들을 날짜별로 모아놓았다는 설정은 참으로 참신하고 재밌었습니다. 책의 두께를 보면 뜨악하게 되는데,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두꺼운 책이 떨어져 제 발등을 찍는 고통을 느껴도 이 책들 속에 담겨있는 오늘의 불운을 위로 삼아 웃고 넘겨야 한다는 설정이 웃프게 느껴지네요.ㅎㅎ 무슨 일이 있었나 살펴보니 1979년 12월 27일 소비에트 연합이 쿠데타를 일으켜 아프가니스탄 하피줄라 아민 대통령을 사살하고 소련과의 전쟁 끝에 아프가니스탄은 극심한 갈등으로 분열되었다고 합니다. 이 쯤에서 보면 이 책의 역할은 오늘의 운세로 활용해도 되겠단 생각이 문득 드네요. 글을 쓰기 전까지만 하여도 남의 불행을 나의 불행과 비교하는 것은 비열한 짓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막상 불행한 순간에 닥쳐보니 저도 모르게 해당 날짜 일을 찾아보고, 나라가 분열되는 것에 비하면 발등이 아픈 것 쯤이야 하면서 위로받게 되네요. 가끔 옛날의 오늘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하여 년도별로 엮어둔 아이들 용 역사 신문을 소장하여 찾아보고 싶단 생각을 품기도 하였더랬죠. 이 책은 한발작 더 나아가 불운한 순간, 방대한 년수 중 날짜만 겹치는 재밌으면서도 불운한 사건들을 모았다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더불어 세계사를 배울 수 있어 일석 이조의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으나 우리의 역사를 가지고도 이런 책을 엮어보았음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불운을 찾았으면 행운을 찾아볼 수도 있고, 주제도 다양하여 지난 역사 묶기 열풍을 불러일으켜도 지루하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책을 보면 그 두께에 뜨악하게 되지만 친절하게도 하루하루의 사건을 목차로 정리해 주어서 순차적으로 읽을 필요 없이 발췌독하여도 좋답니다. 저희집에서도 아들과 함께 우선 각자의 생일부터 찾아보았더랬죠. 남편 생일엔 사건이 길어서 읽는데 시간이 걸렸고, 아들 생일엔 짧지만 재밌는 사건이라서 아들이 윈하기로 했어요.
읽다보면 아주 생소한 인물과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는 것도 있고, 이름은 낯익으나 잘 모르고 있던 내용이라 새로 알게 되는 부분도 있고, 잘 알고 있던 사건이라 이해가 쏙쏙되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기도 하였습니다. 아는 것만큼 보이고, 아는 것만큼 즐길 수 있다고 세계사를 어느 정도 알고 보면 더 재밌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방대한 세계사를 익히기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 이 책을 읽으면서 연계하여 하나 둘 깊이있게 세계사를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4월 15일.. 링컨이 죽고, 타이타닉호가 가라앉고 미시시피 대홍수가 발생하고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범이 테러를 저질렀다네요.. 그런데 더 끔찍한 것은 미 정부는 언제나 이날 자정까지 우편으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알려준다고 합니다. 미신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같은 날짜에 안좋은 사건들이 자꾸 일어나면 조심하게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날들엔 좋은 일만 있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해 보았어요. 이 책은 불운들만 모아놓은 책이니까요. 이 책을 읽다보면 비틀스나 드라큘라 찰리 채플린 등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인물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어요. 아무래도 목차를 찾아 읽다보니 흥미로운 주제부터 찾아 읽게 되네요. 한 때 아이가 해결의 책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를 점치곤 하였는데, 앞으로는 이 책을 펼쳐 불행한 사건을 먼저 마음에 새겨두고 마음 다스리는데 활용해야 겠단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남의 불행을 나의 불행과 연결짓지 않겠다는 단호함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결말이 되었네요. 참 사진과 그림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읽는 재미가 더해졌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