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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과 공간
몇 년 전 후설의 현상학에 관심을 갖고 도서관에서 코를 박고 공부한 적 있다. 현상 자체를 괄호쳐(예속하여) 집요하게 파헤치는 후설 철학은 당시의 나로선 따라가기가 무척이나 힘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시점에서 제자인 하이데거가 좋든 나쁘든 학자들뿐 아니라 일반인의 입에도 곧잘 오르내리는 데 반해 스승인 후설이 적어도 대중들에겐 잊혀지다시피 한 건 그만큼 그의 철학의 진입장벽이 높은 데 한몫할 것이다.
3H란 말이 있다. 헤겔, 후설, 하이데거라는 근대 독일 철학의 3대 거장을 일컫는 말이다. 이 셋의 공통점은 재밌게도 學으로서의 철학이 아닌 현상에 먼저 접근하여 그를 독해하고 기술하며 그 체계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물론 하이데거는 스승과 학문적으로 결별하며 현상학의 방법론을 빌려 자신만의 실존철학을 써 냈지만 그를 두고 그의 철학을 평가절하할 일은 없다. 어찌되었든 하이데거의 스승은 후설이다. 그리고 헤겔과 더불어 아직도 연구할 거리, 생각할 거리가 잔뜩 남아 있는 철학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