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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과학서는 무엇을
써야 할 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 무엇을 어느 정도의 깊이를 써야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무엇을 쓰는 것도, 어느 정도의 깊이로 쓰는 것도 저자의 역량에
좌우되지만 그래도 목표와 방향이 잘 설정되어야 한다.
한근우의 『모든 움직이는
것들의 과학』라는 책을 처음 접하고는 반가웠다. 움직이는 것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썼다니, 절로
관심이 동했다. 우리는 어떻게든 움직이는 동물이고, 다른
동물과도 달리 기구와 기계를 써서 움직이는 동물이다. 바로 그 움직임을 만드는 것들의 이면에 있는 과학을
썼다고 생각을 했다. 그게 우리나라 저자의 책이니 더욱더.
책은 1부, 2부, 3부엣 각각
‘땅 위’, ‘물 위’, ‘하늘’을 움직이는 것들에 대해서 쓰고 있다. 각각에 대해서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땅 위’는 바퀴로 시작해서 증기기관, 철도, 자전거, 자동차에
대해서, ‘물 위’는 배와 잠수함(그러고 보니 이건 ‘물 속’이다), ‘하늘’은 비행기와 로켓을 다룬다. 그런데 각 기구와 기계를 다루면서 그것들의 ‘과학’이 아니라 주로 ‘역사’를
다룬다는 게 아쉽다. 그게 과학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기대에는
조금 미치지 못한다. 이런 분야의 역사는 재미 있지만, 남들에게
지식 자랑할 때 가장 크게 쓰임새가 있다고 본다.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 이런 게 필요하기도
하겠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가시지 않는다. 그리고 각 탈
것, 움직이는 것들에 대한 깊이가 서로 많이 달라 장단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4부(‘미래를 걷는 사람들’)는
다소 뜬금 없다는 생각이 든다. 로봇,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여기까지는 지금 바로 우리 곁에 다가온 미래의 움직이는 것들이지만, 이어서 다루는 ‘우주 여행’, ‘시간
여행’은 좀 많이 나가버렸다. 그리고 ‘과학’을 여기에다 더 많이 보태어 버렸다. 그래서 앞뒤가 좀 바뀌어 버렸다.
그래도 애썼다는 박수는
보내고 싶다(고작해야 독자 주제에∙∙∙. 그래도 이 책을 구입해서 읽은 독자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