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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겨울,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와 만났다. 1997 가을,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만났다. 그리고 2012년 봄,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을 만났다. 그렇게 20여 년이 흘렀다. 좀처럼 대중 앞에 서지 않는 시인이, 오래전 라디오 인터뷰에 응한 적 있었다. 시를 손으로 쓰지 않고 입으로 쓴다고 했다. 시상과 그에 대한 상념이 온전한 원형이 될 때까지 입에서 굴리는 시간이 그에겐 시 쓰는 시간일까. 여하튼 입에서 한 편의 시가 완성될 때야 비로소 종이에 기록한다고 했다. 그렇게 탄생한 350여 편의 시 중에 56편을 가린 시집을 읽었다. 두어 번 읽은 후 리뷰를 올리면 그간 시인의 시를 사랑한 스스로에게 미안할 것 같아, 적당한 시간 후에 다시 읽고 쓰려니, 7월도 마지막에 이르렀다. 사랑의 시가 사랑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꾸역꾸역 먹어도 여전히 공복감이 가시지 않는지라 지금은 사랑으로만 보고 싶다. 당신을 사랑해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런 것은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냥 바라보는 것이라고 - ‘옛 수첩에는 아직’ 부분 눈송이들도 둘씩 짝지어 내릴 것이다 사하촌 그 여인숙 맞배지붕 위로 만났다 헤어졌다 하면서 - ‘사하촌에서 겨울을 나다’ 부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 가슴 안의 시를 듣는 것 그 시를 자신의 시처럼 외우는 것 그래서 그가 그 시를 잊었을 때 그에게 그 시를 들려주는 것 -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사랑을, 아직도 잘 모르지만 시만큼 사랑의 속성을 잘 드러내게 하는 방법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류시화 시집은 이를 다시 확고하게 믿게 한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사랑은 이미 처음의 그것에서 벗어난다. 눈으로만 주고받는 수많은 정보 중에 상대를 향한 갈망은 어떻게든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 마음이 두 개의 눈송이 속도를 같게 만든다. 물론 언제까지나 속도를 맞출 수는 없는 노릇. 같은 점에 위치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어쩌면 지금껏 당신 가슴 속의 시를 들은 적 없을지도 모른다. 여태 듣는 척만 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의 생으로 만드는 시를 외우며, 가끔씩 그의 시를 내 시인 양 들려줄 수 있었다면! 그와의 사랑은 여전히 때때로 행복하고 때때로 슬펐을지도. 자꾸 넘어지는 다리를 보고서야 세상이 벼랑 중에 마음의 벼랑이 가장 아득하다는 걸 알았다 - ‘낙타의 생’ 부분 흉터가 있다는 것은 상처를 견뎌냈다는 것 - ‘홍차’ 부분 무표정에 갇힌 격렬함 불완전함 속의 완전함 너무 오래 쓰고 있어서 진짜 얼굴이 되어 버린 가면 혹은, 날개가 아닌 팔이라서 날 수 없으나 껴안을 수 있음 - ‘직박구리의 죽음’ 부분 참 많은 예기치 않은 상황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삶. 웃음만큼 울음이, 울음만큼 웃음이 기다리고 있는 삶. 희망만큼의 절망이 벼랑 끝으로 내몰아도, 절망만큼의 희망으로 돌아서게 하는 삶.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은 지식이나 지혜가 아닌 세상을 먼저 품는 마음임을 깨닫게 한다. 삶에는 시로써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음이, 때때로 행복하고 때때로 슬프다. 자주 기다린다 시를 단어들의 번쩍이는 비늘을 까맣고 까만 밤의 바다에서 集語登을 켜고 파도 속에 등 푸른 물고기 떼처럼 밀려오는 時漁을 상상하며 - ‘자화상’ 부분 요절하지 못했으므로 계속 쓰는 겨울밤 시인에게 이만한 형벌이 없다 - ‘일곱 편의 하이쿠’ 부분 류시화의 시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그가 시인으로 죽길 바랄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본인이 간절히 바라는 일일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도 시인은 集語登을 켜고 時漁를 기다리는 고독한 어부가 된다. 때때로 행복하고 때때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양으로 가늠하자면 시집처럼 빨리 읽을 수 있는 책도 없지만, 머리를 거처 가슴에 이르는 속도로 판단한다면 시집처럼 빨리 읽을 수 없는 책도 없다. 그런 까닭에 엄밀히 말하면 이 시집을 다 읽었다고 확신할 수 없다. 더 많은 시간이 지나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시어가 헤엄쳐와 20여 년 전 류시화 시를 처음 만나던 순간처럼 품에 안겨올지도 모르기 때문. 그나저나 길 위에서 시를 쓰며 길과 시를 이음동의어로 만드는 이의 유실된 많은 시들은 지금쯤 어디를 떠돌고 있을까. 얼마나 떠돌다 다른 시인을 만나게 될까. * 까비 쿠시 까비 감: 때때로 행복하고 때때로 슬프다는 뜻의 인도 영화 제목. 시인이 차용한 것을 리뷰 제목으로 다시 차용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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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집을 많이 읽었다. 그의 시집이 좋았다고 해야겠다. 그가 내는 시집마다 가슴을 울려서 늘 손에 끼고 읽고는 했다. 그가 15년 만에 새로 시집을 냈다. 그래서 더 갖고 싶은 시집이었다. 그의 시를 읽었다. 어느 한 시를 읽다가 난 그만 울컥하고 말았다. 「직박구리의 죽음」이란 시 중 어느 한 부분이었다.
아이가 돌아온 것은 그때였다. 다시 대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아이는 신발 한 짝을 내밀며 말했다. 새가 춥지 않도록 그 안에 넣어서 묻어 달라고 한쪽 신발만 신은 채로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을 하고서 새를 묻기도 전에 눈이 쌓였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인가 (45페이지 중에서)
옆집에 사는 다운증후군 아이가 죽은 새 한 마리를 손에 들고 찾아와 뜰에다 묻어 달라고 온 아이에 였다. 눈발을 날리는 길을 그렇게 걸어간 아이가 다시 돌아와 신발을 건네는 부분이었다. 이 부분을 읽는데 눈물이 계속 흘렀다. 지금이야 날이 더운 여름이고 비가 내리는 날이지만 그 추운 날 새끼 직박구리가 추울까봐 자신의 신발 한 짝을 벗어 내민 그 마음에 아이의 그 순수한 마음이 느껴져서 였다. 때묻은 우리는 그런 걸 전혀 생각하지 못할텐데 그 아이는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건넨 것이다. 그 죽은 작은 새 한 마리를 위해 자신은 한쪽 발을 맨발을 하고 있었다.
어제 가족 중의 한 사람을 땅에 묻고 왔기 때문일까. 유달리 그의 시 중에서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이를 그리는 시가 마음에 들어왔다. 그리움을 내비치는 시어에서 시인과 교감하는 느낌이었다. 위암 판정을 받은지 2년이 채 못되어 가신 분. 아직 젊디 젊은 분이라 안타까움이 더했다. 자식을 먼저 보낸 어머니는 오열을 하시더라. 어머니의 마음이 그런 것인가. 그 안타까운 심정에 눈물을 흘렸다. 남편을 먼저 보낸 시누이는 지금 어떤 심정으로 계실까. 그분의 마음들이 류시화 시인의 시에서 그대로 느껴졌다. 몇년이 지나면 그 사람이 그렇게도 그리울텐데 우리는 그 시간들을 어떻게 견디며 살까. 잊은 듯, 잊혀진 사람인 듯 그렇게 살아갈까.
누군가를 사랑하는다는 것은 그 사람 가슴 안의 시를 듣는 것 그 시를 자신의 시처럼 외우는 것 그래서 그가 그 시를 잊었을때 그에게 그 시를 들려주는 것
만일 사인이 사진을 만들었다면 세상의 단어들이 바뀌었으리라 눈동자는 별을 잡는 그물로 상처는 세월이 지나서야 열어 보게 되는 선물로 목련의 잎은 꽃의 소멸로 죽음은 먼 공간을 건너와 내미는 손으로 오늘 밤의 주제는 사랑으로
32~33페이지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중에서
류시화 시인의 시는 언제나 마음속에 들어온다. 사물을 바라보는 그 시선 하나, 그리움을 내뿜는 시어들 하나 하나에도 시인의 마음이 깃들어 있다. 우리는 그 시를 읽고 마음 속에 담는다. 그리고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슬픔과 그리움 들을 말하는 시에서 우리는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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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류시화 문학의 숲/2012.5.7.
시인 류시화는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뒤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했다. 이후 여행과 명상을 통한 자기 탐구의 길을 걸으며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와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발표했다. 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에는 15년의 침묵이 가져다준 한층 깊어진 저자의 세계가 있다. ‘시는 삶을 역광으로 비추는 빛’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시인의 혼이 담긴 56편의 시는 상처와 허무를 넘어 인간 실존의 경이로움과 삶에 대한 투명한 관조를 보여준다. 세계가 한 권의 시집이라면 시는 감정, 풍경, 기억이 담긴 상자이다. 상처와 꽃이 그 안에 있다. 한 편의 시가 우리를 강하게 껴안는 때가 그때이다.
“(전략) 그리움이 다할 때까지 살지는 말자/ 그리움이 끝날 때까지 만나지는 말자/사람은 살아서 작별해야 한다/ 우리 나머지 생을 일단 접자/ 나중에 다시 펴는 한이 있더라도/ 이제는 벼랑에서 혼자 피었다/ 혼자 지는 꽃이다 (p.110)” -<이런 시를 쓴 걸 보니 누구를 그 무렵 사랑했었나 보다>중에서- 처럼 사람은 혼자 피었다 지는 꽃처럼 각자의 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류시화 시인의 시는, “시인은 먼저 자신을 낮추고 먼 곳에서 혹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울려 나오는 언어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아울러 시인이 먼저 하심하지 않으면 이 순백의 언어는 오지 않을 것임을 가르쳐 준다. 이력에 비해 과작인 그의 작품량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p.132)”철저하게 바닥에서 바라볼 때 인생이 새롭고 세계가 새롭게 인식된다는 것이 시에 고스란히 들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한 편의 시에서 감동받는 것은 시인이 성취한 어떤 결과물에서가 아니다. 시는 오히려 실패와 좌절의 기록에서 더 큰 공명을 얻는다. 중요한 것은 시인이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진정성이 느껴지느냐, 거기서 얻는 지혜와 깨달음이 빛을 발하느냐 하는 점이다. 어떤가? 이를 느끼고, 판단하는 것은 오로지 시를 감상하는 독자의 몫이다.(p.136)”라고 이홍섭 시인인은 말한다. 시가 독자의 공감을 받기 위해서는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경험과 사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인들의 깊은 사유는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물한다.
두 번째 시집 이후 15년 만에 시집을 냈다. ‘시집을 묶는 것이 늦은 것도 같지만 주로 길 위에서 시를 썼기 때문에 완성되지 못한 채 마음의 갈피에서 유실된 시들이 많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삶에는 시로써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시로서 인생을 느끼고 싶은 독자들이 귀 기울여 볼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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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류시화는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뒤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했다. 이후 여행과 명상을 통한 자기 탐구의 길을 걸으며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와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발표했다. 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에는 15년의 침묵이 가져다준 한층 깊어진 저자의 세계가 있다. ‘시는 삶을 역광으로 비추는 빛’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시인의 혼이 담긴 56편의 시는 상처와 허무를 넘어 인간 실존의 경이로움과 삶에 대한 투명한 관조를 보여준다. 세계가 한 권의 시집이라면 시는 감정, 풍경, 기억이 담긴 상자이다. 상처와 꽃이 그 안에 있다. 한 편의 시가 우리를 강하게 껴안는 때가 그때이다. “(전략) 그리움이 다할 때까지 살지는 말자/ 그리움이 끝날 때까지 만나지는 말자/사람은 살아서 작별해야 한다/ 우리 나머지 생을 일단 접자/ 나중에 다시 펴는 한이 있더라도/ 이제는 벼랑에서 혼자 피었다/ 혼자 지는 꽃이다 (p.110)” -<이런 시를 쓴 걸 보니 누구를 그 무렵 사랑했었나 보다>중에서- 처럼 사람은 혼자 피었다 지는 꽃처럼 각자의 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류시화 시인의 시는, “시인은 먼저 자신을 낮추고 먼 곳에서 혹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울려 나오는 언어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아울러 시인이 먼저 하심하지 않으면 이 순백의 언어는 오지 않을 것임을 가르쳐 준다. 이력에 비해 과작인 그의 작품량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p.132)”철저하게 바닥에서 바라볼 때 인생이 새롭고 세계가 새롭게 인식된다는 것이 시에 고스란히 들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한 편의 시에서 감동받는 것은 시인이 성취한 어떤 결과물에서가 아니다. 시는 오히려 실패와 좌절의 기록에서 더 큰 공명을 얻는다. 중요한 것은 시인이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진정성이 느껴지느냐, 거기서 얻는 지혜와 깨달음이 빛을 발하느냐 하는 점이다. 어떤가? 이를 느끼고, 판단하는 것은 오로지 시를 감상하는 독자의 몫이다.(p.136)”라고 이홍섭 시인인은 말한다. 시가 독자의 공감을 받기 위해서는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경험과 사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인들의 깊은 사유는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물한다. 두 번째 시집 이후 15년 만에 시집을 냈다. ‘시집을 묶는 것이 늦은 것도 같지만 주로 길 위에서 시를 썼기 때문에 완성되지 못한 채 마음의 갈피에서 유실된 시들이 많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삶에는 시로써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시로서 인생을 느끼고 싶은 독자들이 귀 기울여 볼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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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이 흉터라고 부리지 말라 한때는 이것도 꽃이었으니 비록 빨리 피었다 졌을지라도 상처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눈부시게 꽃물을 밀어 올렸으니 비록 눈물로 졌을지라도 죽지 않을 것이면 살지도 않았다. 떠나지 않을 것이면 붙잡지도 않았다 침묵할 것이 아니면 말하지도 않았다 부서지지 않을 것이면, 미워하지 않을 것이면 사랑하지도 않았다. 옹이라고 부르지 말라 가장 단단하고 부분이라고 한때는 이것도 여리디여렸으니 다만 열정이 지나쳐 단 한 번 상처도 다시는 피어나지 못했으니 옹이 : 나무줄기(樹幹)조직이 성장함에 따라 나무의 몸에 박힌 나뭇가지의 그루터기나 그것이 자란 자리를 말한다. 이러한 옹이의 종류에는 생절, 사절, 부절, 발절 등이 있으며, 이는 목재를 가공할 때 반발(反發)하거나 또는 이용할 때 결점(缺點)이 되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 사전 중에서) 나에게도 이런 옹이가 있을 것이다. 내 인생에 슬픔도 기쁨도 아픔도 행복도 그렇게 옹이가 되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여린 마음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어린 시절의 달달했던 감정도 다른 내면 안으로 숨어들었고, 어린 시절의 환한 웃음도 두꺼운 얼굴 뒤로 감춰버렸다. 우리는 그렇게 단단해진 옹이를 어른이라 부른다. 6월을 시집으로 시작한다. 사 놓고 읽지 못했는데 책장을 정리하다 이 시집에 눈과 마음이 함께 움직였다. 얼마 전부터 운동을 시작했는데 중랑천 변에 있는 잡초에, 들꽃에, 벌레에, 물고기에, 바위에, 돌맹이에 눈길이 갔다.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은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나의 눈을 호강시켜준다. 시인의 눈을 가졌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소하게 변하는 자연의 찰나를 글로 표현할 수 있을 텐데.. 그래서 이 시집에 눈길이 간 모양이다. 늘 어렵다 생각했던 시였는데 이 시집에선 내 마음이 조금은 시인의 마음 곁으로 다가간 것 같다. 간만에 읽은 시집이지만 내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해석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방법으로 시를 읽지 않았다. 모르면 모르대로, 느끼면 느끼는 대로 내 마음은 그렇게 시와 함께 나풀거린다. 느끼는 그대로, 생각나는 그대로 마음을 정리하면 된다고 시들이 말해준다. 왜 이제야 다가왔냐고 환하게 웃어준다. 이젠 종종 시와 함께 하나 된 마음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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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에는 15년의 침묵이 가져다준 한층 깊어진 세계가 있다. ‘시는 삶을 역광으로 비추는 빛’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시인의 혼이 담긴 56편의 시는 상처와 허무를 넘어 인간 실존의 경이로움과 삶에 대한 투명한 관조를 보여준다. 세계가 한 권의 시집이라면 시는 감정, 풍경, 기억이 담긴 상자이다. 상처와 꽃이 그 안에 있다. 한 편의 시가 우리를 강하게 껴안는 때가 그때이다. 두 번째 시집 이후 15년 만에 시집을 낸다. 시집을 묶는 것이 늦은 것도 같지만 주로 길 위에서 시를 썼기 때문에 완성되지 못한 채 마음의 갈피에서 유실된 시들이 많았다. 삶에는 시로써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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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들이 너무 많은데, 그 중에서 시 하나를 택하자니 참 어렵다. 그 중 내 맘에 제일 착하고 착하게 다가온 시를 하나 골랐다.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 류시화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세상의 말들이 달라졌으리라 봄은 떠난 자들의 환생으로 자리바꿈하고 제비꽃은 자주색이 의미하는 모든 것으로 하루는 영원의 동의어로
인간은 가슴에 불을 지닌 존재로 얼굴은 그 불을 감추는 가면으로 새는 비상을 위해 뼛속까지 비우는 실존으로 과거는 창백하게 타들어 간 하루들의 재로 광부는 땅속에 묻힌 별을 찾는 사람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 가슴 안의 시를 듣는 것 그 시를 자신의 시처럼 외우는 것 그래서 그가 그 시를 잊었을 때 그에게 그 시를 들려주는 것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세상의 단어들이 바뀌었으리라 눈동자는 별을 잡는 그물로 상처는 세월이 지나서야 열어 보게 되는 선물로 목련의 잎은 꽃의 소멸로 죽음은 먼 공간을 건너와 내미는 손으로 오늘 밤의 주제는 사랑으로
* 아... 참 예쁘고 예쁘다. 전반적으로 모든 시들이 가슴 속으로 스며드는 느낌이다. 저 먼 우주로 시선을 향하게 되면 세상의 모든 것이 다 부질없이 느껴지다가 다시 시선을 지구의 이 땅으로 향하게 되면 지극히 사소한 것까지 소중하게 느껴진다. 시, 시란 무엇일까? 해석이 따로 필요없다. 각자 받아들이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그게 정답이다. 시를 바라보니 내 눈빛이 시 속으로 스미고, 시를 소리내어 읽으니 내 목소리가 시 속으로 스미고, 시를 생각하니 내 마음이 시 속으로 스민다. 머나먼 우주를 향했다가 다시 푸른 별 지구로 귀환한 내 무딘 마음을 풀어내며 오늘 밤은 고운 시 안에서 유영하며 시로 물들어가는 밤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시인이 되어 시를 쓴다. 오늘 밤의 주제는 사랑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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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보통은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와 같은 시집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날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그보다 앞서서, 그것도 강렬한 느낌으로 남아있는 것은 《지구별 여행자》와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다. 그 이야기들이 나를 인도로 이끌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여전히 그 이야기들을 떠올리면, 온 몸의 감각마저 인도를 떠올리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 물론, 시(時)로 먼저 알게 된 이름이었지만, 여행 에세이로 더 큰 기억에 남아서인지 그가 시집을 들고 나왔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낯설게만 느껴졌다. 그것도 15년의 침묵을 깨고 나온 것이라고 하니 그럴 만도 하겠지만… 하지만 그런 낯섦도 잠시. 시집이든 여행 에세이든, 그저 좋은 기억을 남겨줬던 그이기에, 낯설어 하기 보다는 친근함으로, 또 이번에는 어떤 느낌으로 오랫동안 전해질까 하는 기대까지 더해서 다가설 수 있었다.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이라는 이름의 시집으로….
많은 책을 읽어야겠다는 -나도 모르게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는- 강박관념이 책을 볼 때 놓치지 않고 전체 페이지를 반드시 보게 만든다. 이 책은 이정도 페이지니까 금방 보겠네, 혹은 이 책은 시간이 좀 걸리겠는데, 라는 식으로…. 페이지 따위는 아무것도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그런 전혀 필요 없는 생각을 또다시 하고 말았다. 특히나 그런 분량 따위와는 전혀 상관없는 시집을 들고서 말이다. 아직은 내가 시를 읽을 상태가 아닌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도대체 나는 무엇에 쫓기고 있고, 무엇을 보고 있기에 이렇게 서두르기만 하고 가만히 앉아 오랜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런저런 복잡함은 나를 온전히 시 속으로 빠져들지 못하게 했다.
새로운 기대감이라는 설렘이 있었지만, 그것을 가로막는 뭔지 모를 복잡함. 그 사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읽는 것뿐이었다. 그저 글자를 따라가는 것으로… 그게 전부였다. 차라리 글자만을 따라가면서 그 자체에만 집중했으면 좋았으련만, 자꾸만 뭔가를 발견하려고 했고 자꾸만 뭔가를 이해하려고만 했다. 시는 그렇게 다가가면 안 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서 그런 생각은 점점 희미해져만 갔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처음부터 시인이 들려주는 언어를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복잡한 생각들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머릿속이 가벼워지면서 뭔가 조금씩 느낄 수 있었다. 냉정하고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하고, 신비함 깃들어있는 기운이 느껴졌다. 때로는 마냥 행복해지기도, 때로는 기분 좋은 웃음이 쏟아져 나오기도 하고, 또 때로는 무슨 신화 속에 있듯이 몽롱하게 자리 잡고 있는 듯 느껴졌다. 아직은 배울 것이 많다는 어떤 절실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기대했던 설렘이 그대로 느껴지고, 예상하지 못했던 낯섦에 묘하게 흥분되기도 했다. 때로는 내가 먼저 발견하지 못한 새로움에 아쉬움도 느끼고, 약간의 관심도 없어서 스쳐지나갔던 낯섦에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누군가는 수백 페이지로 표현해내는 이야기를 몇 개의 단어, 몇 개의 문장으로 표현 하면서도 다양한 맛과 다양한 멋이 있는 시에 새삼 감탄스러워하게 되는 순간의 연속들이었다.
…
오늘 나는 달개비에 대해 쓴다
묶인 곳 없는 영혼에 대해
사물들은 저마다 시인을 통해 말하고 싶어 한다
나비가 태어나는 곳이나 생각의 틈새에서 자라는
이 마디풀에게서 배울 점은 다름 아닌
신비에 무릎 꿇을 필요
신비에 고개 숙일 필요
- 달개비가 별의 귀에 대고 한 말 中
‘삶에는 시로써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시인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 거린 것이 사실이다. 도대체 그것이 무엇일까 싶어서….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물들은 저마다 시인을 통해 말하고 싶어 한다’는 말을 만나면서 조금은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그리고 ‘신비에 고개 숙일 필요’를 말하는 시인의 낯선 언어는 어느 샌가 가슴으로 조금씩 스며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짧은 순간들이지만 나의 감정에 충실할 수 있었기 때문일까!? 지금까지 시를 읽으면서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왔다면, 이제는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학교에서 배우면서, 시험을 위해서만 시를 읽어왔다. 내가 느끼는 그대로의 시를 만난 것이 아니라, 자꾸만 시인의 의도만을, 출제자의 의도만을 따라가기 위해 애썼던 것이다. 물론 시인이 하고자하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시를 읽게 된다면 지금 나의 모습들에 나의 상황에 맞는 세상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니 시를 통해서 나의 감정에 충실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을 만들어준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에 고마워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뭔가에 쫓기고 있고, 서두르기만 하게 되는 순간에 오히려 더 찾아야 하는 것이 삶의 여유가 아닐까?! 그리고 그 여유 속에서 나의 삶을 찾아가는 또 다른 길, 혹은 안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혼란스러운 많은 생각들 속에서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이 어떤 힘을 안겨줄지…. 역시, 직접 만나보라는 말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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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1983년 <삶의 길 흰구름의 길>이후 지난 30여년 동안의 시인의 창작/번역활동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티벳 사자의 서>를 정점으로해서 그간의 작품활동은 출판계는 물론이고 이 사회의 의식의 확장과 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12년 현재 북한의 권력자는 핵무기와 주체사상에 집착하고 남한의 권력자는 핵발전소와 신자유주의에 집착한다.
그러나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도 있다. 그렇다면 이 어둠에 무작정 분노하거나 절망할 필요는 없는 셈이다.
이 시집에 수록된 '내가 아는 그는'이라는 시는 시인이 직접 밝혔듯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바치는 시다.
육체의 고통은 치료되어야하지만 마음의 고통은 치유되어야 한다. 이 시집은 치유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시집이다. 깊은 침묵에 바탕을 둔 아름다운 시집이라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하연수 20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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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의 시집을 언제 읽었더라~~ 책장 귀퉁이에서 눈길조차 끌지 못하고 박혀 있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류시화 ㅣ 푸른숲 ㅣ1991> 출간당시에 구입했으니 20 년이 넘은 책이다. 그리고 몇 번을 꺼내 읽었지만, 이후에는 손길도 가지 않은 시집. 류시화는 시인이지만 그동안 인도와 네팔 등지를 여행하면서 사색과 명상이 담긴 책들을 쓰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정 스님과 관련된 책을 쓰기도 했고, 명상서적들을 번역하여 세상에 내놓기도 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을 것처럼>, <지구별 여행자>,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마음을 열어 주는 101가지 이야기>, < 조화로운 삶>, <인생수업> 등은 그가 우리들에게 선 보인 잠언 시집이거나 치유 시집, 아니면 산문집, 그리고 명상서적들을 번역한 책들이다.
쭈욱 훑어 보니, 복잡한 머리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책들이기도 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잠언과 명상이 담긴 책들이기도 하다. 마치 소나무 숲이 울창한 곳을 걸을 때의 느낌과도 같은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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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접해 보는 류시화의 시집. 그의 3번째 시집이자 15년만에 출간되는 시집이라고 한다. 시가 우리들에게 주는 느낌은 절제된 문장 속에서 은유의 표현이 담겨 있기에 더 가슴에 와닿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시는 삶을 역광으로 비추는 빛' ( 책 속의 글 중에서)라고 표현하는가 보다. 이 시집 속에는 <옹이>외에는 미발표작들이 담겨져 있다. 시인의 말처럼 '주로 길에서 썼다'는 시들이기에 '먼 곳에서 온 편지같다'는 시인 이홍섭의 말에 공감이 간다. 몇 편의 시를 읽어 가다보니 다른 시집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시인의 삶이 또렷하게 비쳐지기도 한다. 시인의 방랑벽이 가족력이었고, 젊은 날의 시쓰기가 자신 조차도 '난해한 시' 라는 생각을 가졌었음을 은연중에 표현한다. 이마를 사랑해서 만난 여인. 그러나 그 사랑은 정신이 아슬아슬 경계를 넘나들면서, 시인은 다락방 벽에 '죽고 싶다 죽고 싶다' 글을 남기고 여인은 그 글을 닦아 내면서 시인을 보듬어 준다. 훗날 30, 40 대에 이르러 시인은 길 위를 헤맨다. 시인은 갠지즈강의 화장터의 불빛을 바라보면서 날을 보내고, 그곳에서 모국의 산수유를 그리워 하기도 한다. 이런 자신의 고백은 <자화상>을 비롯한 시에 또렷하게 표현이 된다. 그동안 우리들은 그의 시를 읽으면서, 그의 여행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가 번역한 명상서적을 읽으면서 삶의 상처들을 치유하고, 깊은 사색과 명상에 잠겨 보곤 했었는데, 시인에게도 치유해야 할 상처들이 있었기에 그렇게 길 위에서 서성이면서 우리들에게 삶의 아픔을 치유하도록 도와주었었던 것인가보다. 실패와 좌절, 혼돈의 과정을 거친 시인이 수행자가 되어 시를 쓰기도 하고, 가식없는 민낯이 되어서 시를 쓰기도 하는 것이다. 고통, 방황, 종교, 명상.... 그 끝자락에서 느끼는 시인의 깨달음이 이 작은 한 권의 시집 속에 담겨 있다.
( 사진출처: 내 사진첩 속에서)
옹이
흉터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이것도 꽃이었으니 비록 빨리 피었다 졌을지라도 상처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눈부시게 꽃 물을 밀어 올렸으니 비록 눈물로 졌을지라도
죽지 않을 것이면 살지도 않았다. 떠나지 않을 것이면 붙잡지도 않았다 침묵할 것이 아니면 말하지도 않았다 부서지지 않을 것이면, 미워하지도 않을 것이면 사랑하지도 않았다.
옹이라고 부르지 말라 가장 단단한 부분이라고 한때는 이것도 여리다여렸으니 다만 열정이 지나쳐 단 한 번 상처로 다시는 피어나지 못했으니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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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내 사진첩 속에서)
직박구리의 죽음
(...)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인가 사랑하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인가 무표정에 갇힌 격렬함 불완전함 속의 완전함 너무 오래 쓰고 있어서 진짜 얼굴이 되어 버린 가면 혹은, 날개가 아닌 팔이라서 날 수 없으나 껴안을 수 있음 ( 직박구리의 죽음 - 일부, p. p. 45~46)
( 사진출처: 내 사진첩 속에서)
완전한 사랑
사람들은 완전한 사랑에 대해 말한다 자신을 비운 초월적인 사랑에 대해 그러나 완전한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아니다 겨울의 소매 속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눈 폭풍이 거세어지자 더 이상 눈보라를 피할 수 없어 날아들어 온 멧새 한 마리를 늙은 개가 못 본 체하고 자기 집 안으로 들여보내 준다 일 년 내내 그토록 잡으려고 쫓아다닌 새를 입 속으로는 투덜거리면서 (p.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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