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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씨의 책들은 참 내 취향이다. 깔끔하고 센스있는 표지에, 내용에 맞는 정교한 그림들이 그려져있다. 20년전에 봤었던 판타지 라이브러리 시리즈는 비싸서 사지 못했지만, 클래식 그림씨 시리즈는 이제 막 나오고 있어서 다 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 ![]() 책의 겉표지와 속표지에 실린 그림이 다르다. 사실 나는 책을 오래 보려고 아끼는 책은 아스테이지로 포장해서 보관하는데, 이건 겉표지/속표지 둘 다 마음에 드는 데다 누드 제본이라 그냥 아끼면서 보기로만 결정했다; ![]() ![]() 누드 제본이라 책이 180도 쫙쫙 펴진다. 이 책은 아고스티노 라멜리가 출간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의 최초 한국어 번역본이다. 원작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에는 총 195개의 기계도해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102개의 기계를 골라서 실었다. 책의 도판은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졌고, 거대하고 복잡한 기계들은 기어, 펌프, 지레, 축과 회전 운동 등 공학적 원리를 충실하게 만족한다. 기계의 작동에 대한 설명을 쉽게 이해하도록 라멜리는 부품을 따로 보여 주는 분해도, 부품이나 기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단면도 등의 기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8p 라멜리의 기계들은 실제로 제작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의 기계공학적인 재능과 독창성을 뽐내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 책에 실린 간단한 기계들은 라멜리가 만들었거나 당시 작동하던 기계들을 모델로 한 것일 수 있지만, 많은 기계들은 당시 기술로 구현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라멜리는 독자들에게 자신이 그린 복잡하고 거대한 기계들이 설명한 대로 작동 가능하다는 인상을 주려고 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재능과 후견인의 권능을 뽐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9p ![]() ![]() 좌) 라멜리의 바퀴 독서대 vs 우) 기기도설의 바퀴 독서대 1. 처음의 약 20p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라멜리의 기계도해 102점과 설명이 전부라 금방 읽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또 그림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정교한 그림 하나하나 감상하면서 보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엄청 걸렸다. 그냥 이런게 있구나-하고 넘기는 게 아니고, 취수기의 경우는 물을 어떻게 퍼서 올라가는지 도르래 따라 가면서 살펴보고 머리로 시뮬레이션 해보고.. 2. 실제로 이 책의 도해는 제작된 기계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서문에도 실려 있듯이 일종의 '뽐내기'용 그림이랄까..? 르네상스 시대부터 유행한 '종이 위에서의 공학' Engineering on papers 의 전통을 이어 받았다. 정교한 그림으로도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역시 이런 전통에 위치했던 사람이다. 실제로 당시에 제작되지 않았더라도 이런 전통이 이어지면서 정교한 기계 공학의 토대를 제공했으리라. 3. 취수기가 상당히 많은데, 농업용이라기 보다는 귀족의 생활을 위한 것이 많다. 귀족의 정원에 물을 대기 위한 용도거나, 새 소리가 나는 분수 등..? 공성전용 장비도 꽤 실려 있다. 역시 후원해주는 귀족을 염두해서 그린 것 같다. ![]() 귀족의 정원에 물을 대기 위한 취수기 ![]() 새 소리를 내는 장식 ![]() 아름다운 새 소리를 내는 분수 ![]() 한 사람의 힘으로 쇠창살을 벌리는 기계 예수회 선교사 테렌츠가 중국인 왕징과 협력하여 중국어로 책을 저술하여 기계학, 역학, 엔지니어링을 중국에 전하려고 했는데, 이 책의 이름이 <원서기기도설록최>, 우리가 <기기도설>이라고 역사시간에 배운 책이다. 책 내부에는 기기도설도 같이 몇 개 실려 있다. 가장 유명한 바퀴 독서대나 취수 시설 같은 건 확실히 실제 라멜리가 그린 그림보다는 정교함이 조금 차이가 나긴하다. (큰 구조적인 건 비슷한데, 분해도나 단해도는 조금 차이가 난다.) 마침 유라시아 견문3를 읽고 있는데, 예수회 선교사들로 인한 중국과 서양의 교류가 생각보다 폭이 넓어서 계속 놀라고 있는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서양의 것을 중국어로 번역한 것보다 중국의 공자를 번역해서 서양에서 보던 게 더 신선했다. 두 책이 서양과 중국이 서로 교류가 있었다는 팩트를 두고, 서로 다른 곳이 더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니 재밌기도 하다. 아무튼 다양하고 창의적인 고퀄의 기계 도해를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장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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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발명품들로 가득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이었다. 천재들의 사고는 도대체 어떤 구조인지 몹시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고스티노 라멜리는 군사 기술자라고 하는데 그 외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고 한다. 1588년에 이 책이 출간이 되었으며 이 시기가 르네상스 시대라고 하였다. 르네상스 시대라고 하면 흔히들 인문학만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 시기에 이토록 복잡하면서도 정교한 발명을 할 수가 있었다니 대단하다. 다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처럼 실제 만들어진 적이 없다고 하니 아쉽다. 오늘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잠수함이나 프로펠러 헬리콥터가 실제 제작되지 않았어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와 꼭 같지는 않지만 상용화가 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아고스티노 라멜리의 스케치 역시 조금만 다듬으면 작동되지 않을까 싶었다. 비록 그의 스케치들이 오로지 그의 상상 속에서만 만들어진 것이지만 말이다. 솔직히 너무나 복잡해서 그림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힘겨운 일이었다는...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책인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에는... 총 195개의 도판이 있고 그중 취수기가 가장 많아 110개나 실려있었다. 지금이나 당시나 물은 실생활에서 아주 중요한데... 안타깝게도 농민을 위한 것이 아닌... 왕이나 귀족의 정원에 물을 대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니... 발명도 금력과 권력이 필요한 듯... 어쨌든... 아고스티노 라멜리가 군사 기술자였다고 하니 왜 그랬는지가 이해는 되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왕과 영주의 필요에 의한 그의 발명이었으리라 싶었다. 한 가지 더 재밌는 것은... 같은 그림이라도 중국에서 그린 것은 조금 달리 보였다. 『르네상스 미술의 원근법, 조감도, 투시도, 부품도 기법이 과학과 기술에도 응용되어 서양의 근대 과학 기술을 낳았지만 이런 기법이 없었던 중국에서는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새뮤얼 에저튼은 주장한다.』 라지만... 『중국이 라멜리의 그림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기계를 상상해서 그리는 전통이 중국에 원래 없었고 사실적인 그림이 대우받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고 이야기한다. 어쨌거나 아고스티노 라멜리의 상상력 하나만큼은 대단하고도 놀랍다. 그림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내 눈이 빙글빙글 도는데 이 많은 것을 그려내고... 또 인쇄를 하다니... 흠... 당시는 인쇄기술도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때였는데...? 지금은 거의 필요없는 발명품이 대부분이겠지만 실제 만들어진다면 흥미롭겠다. 싶은... 위대한 천재 아고스티노 라멜리의 상상의 산물인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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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느낌의 도판- 어디서 봤는고 하니 초현실적 세계를 나타낸 네덜란드 판화가 에셔의 작품에서였다. 몇몇의 그림에선 정말 에셔의 느낌이 난다. 하지만 위의 도판들은 에셔가 태어나기 300여 년 전에 태어난 사람이 만든 작품이다. 그 사람의 이름은 아고스티노 라벨리. 태어난 곳은 북부 이탈리아, 생몰 연대는 불확실 하나 1531년에 태어나 1610년에 죽은 것으로 추측한다. 에셔의 작품은 세밀하고 섬세한 작업으로 비현실적 모습을 현실적 모습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 라벨리의 작품은 실제 기계와 기구의 모습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라벨리가 살았던 시대는 르네상스 후반기로 하느님이 계신 하늘을 상상하던 시대는 종지부를 찍고 지상의 것을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다. 사실적 그림을 그리기 위한 기법인 '원근법, 조감도, 투시도' 등이 르네상스 시대에 개발되고 발전한 것은 르네상스 시대정신과 맞물린다. 라벨리의 시대 땐 '기계들의 극장'이라는 것이 유행했다. 자크 베송이라는 사람이, 1572년에 다양한 기계와 도구들에 대한 도판과 설명을 담은 책을 냈고 이어서 여러 사람들이 유사한 책을 출간했다. 라멜리 역시 이 흐름에 따라서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Le diverse et arificiouse machine, 1588)』을 만들었다. 라멜리의 책은 이전의 책들에 비해 매우 사실적이고 공학의 기본 원리를 충실히 따랐다고 하는데, 위의 도판에서 보듯 뭔가 사실적이고 현실적이지만 어딘지 복잡해 보인다. 라멜리의 그림대로 실제 기계를 만들면 제대로 작동할까?
르네상스 사람들은 대단한 실력을 가졌지만, 그에 못지않게 허세도 많았던 것 같다(허세는 나의 힘!). 어쨌거나 라멜리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은 당시에도 그랬고, 이후에도 공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도판 한두 개만 봐도 그랬을 것 같다. 지금 시대의 내가 봐도, 어딘가 상상력을 자극하고, 실제로 만들어서 구현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이 책에는 흐르는 강물이나 깊은 수조에 있는 물을 퍼내는 기계를 그린 그림이 많다. 왜 그럴까? 마을 사람들이 쉽게 물을 긷도록 그랬을까? 그렇지 않다. 물 긷는 기계들의 그림이 많은 건, 귀족 정원에 물을 대거나 분수를 만들 때 참고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이때도 밀이 주식이다 보니 수력, 풍력, 인력을 이용해 곡식을 빻고 가는 제분 기계의 도판도 있고, 전쟁 때 적의 성에 들어가기 위해 해자 위에 임시로 놓는 다리나, 쇠창살을 절단하거나 늘리는 기계, 무거운 문을 들어 올리는 기계, 화살이나 돌, 쇠공을 먼 곳으로 날려보내는 활이나 투석 기기의 도판도 있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를 펴낸 라멜리는 이탈리아의 메디치 아래 군인 생활을 했고, 군사 목적으로 수학과 기계 공학을 익혔으며 군사 공학 전문가로 유명해진 후엔 부르봉 왕가인 앙리 3세 밑에서 활동했기 때문인데, 이 책에 실려 있는 군사 관련 도판을 보면 재밌기도 하고, 흥미롭다.
당시의 수륙양용 차. 다리도 되고 마차도 되고 배도 된다(배 안에 탄 사람 닻 내리고 있음ㅋㅋ). 당시 이탈리아 내에서도 분쟁이 끊이지 않았고, 서유럽도 종교 전쟁으로 시대가 불안하고 일상이 전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무기 관련 공학 지식이 중요해졌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의미 있었을 듯하다. 현실에서 작동되지 않는 '종이 위에서의 공학'이라도 말이다. 책의 해설과 도판 설명을 홍성욱 교수님이 하셨다. 대학 때부터 교수님 에세이를 꼭꼭 찾아 읽었고, 이 책처럼 도판이 많이 실렸던 『그림으로 보는 과학의 숨은 역사』도 재미나게 읽었다. (사실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 도판을 보고 에셔의 작품보다, 『그림으로 보는 과학의 숨은 역사』가 먼저 생각났다) 교수님의 책을 읽으면 항상 교수님의 배경 지식에 놀라곤 한다. 『그림으로 보는 과학의 숨은 역사』를 읽으면서 정말 열심히 자료 수집하고, 시대와 맥락 속에 사료를 놓고 의미를 읽으시려는 노력이 느껴지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또 몇 페이지 남짓한 해설일 뿐이지만, 짧은 해설 속에서 르네상스 시대와 미술계, 과학, 공학, 출판 흐름에 대한 지식의 탄탄함도 느껴진다. 그리고 여전히 글을 잘 쓰신다. 쉽게 읽히게 쓰신다. 다만, 그림을 설명한 부분에선, 내가 '기어'나 '크랭크', '패들 구조물' 등등 이 어휘가 지칭하는 실제 사물을 몰라서 검색해야 했다. 다 들어 본 단어인데, 기계에 대해선 완전 젬병, 무식쟁이라 해설과 도판을 서로 연결해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에는 르네상스 시대의 공학자의 상상물이 담뿍 담겨 있고, 흥미롭고 재미난 도판도 많아 르네상스나 그 당시의 공학, 군사기기에 관심 있는 분들이나 그림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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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그림씨리즈005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
아고스티노 라멜리/그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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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제본으로 만나보고 있는 클래식그림씨리즈라 더 특별하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넓길 때마다 착착 펼쳐지는 좋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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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부흥과 함께 기술의 부흥을 일으킨 르네상스 시대의 원조 엔지니어 귀도발도 델 몬테, 페트뤼 라무스 등에 이어 군사기술자로 명성을 날린 아고스티노 라멜리(1531?~1610?).
라멜리가 기술사에 이름을 남긴 이유는 1588년에 다양한 기계의 작동에 대한 그림과 설명을 담은 이 책,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을 출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진이나 컴퓨터그래픽이 아닌 그림으로 남긴 16세기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을 만나볼 수 있는 책으로 서양그림사 및 기계공학 전공자들에게 더욱 의미있는, 공부해볼 만한 책이 될 것 같다.
라멜리의 발명품 중에 출판사나 독자들이 더욱 관심있게 볼만한 것은 단연 '바퀴 독서대'였다. 제법 복잡한 구조를 띈 이 독서대가 실제로 제작되었다는 기록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라멜리는 실제로 사용될 수 있는 기계를 만들 목적이 아닌, 자신의 재능을 뽑내려고 하는 데 이 책의 저술목적을 가지지 않았나 짐작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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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대와 더불어 취수기에 더욱 주목하게 되는데 이 도해는 유럽과 중국 사이의 기술 이전과 관련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기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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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멜리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계들》의 완역본은 아니지만 클래식그림씨시리즈로 100여개의 도해로 먼저 만나보는 책! 기술사의 한 획 속으로 탐험해 보는 기분으로 읽은 책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발명은 복잡하고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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