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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넘게 폭염경보 문자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여름을 싫어하지만, 그래도 별말 없이 견디는 계절이었다. 하지만 올해처럼 더운 여름이라면 구시렁대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여름은 어떨까. 더 더울까? 지구 온난화로 앞으로 간절기는 사라지고 여름과 겨울만 남을지도 모른다는데... 덥다고 노래를 부르니까 옆에 있던 친구가 한마디 한다. 인간이 그렇게 만든 거라고, 그동안 편한 생활 누리고자 신나게 지구를 오염시켜서 이런 더위가 온 거라고, 인간이 자초한 일이라고 하더라. 안다. 뭐가 어떻게 잘못된 건지 자세히는 몰라도, 지금 이 더위는 그동안 지구를 함부로 사용한 인간이 만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자연을 해치고 인간은 잘살 수가 없다. 2009년, 무리하게 시작된 4대강 사업도 그러하다.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할 생태계를 망가뜨리면서 시행된 일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던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4대강 사업. 자연환경을 파괴할 것이라고 사람들이 내는 목소리를 무시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라며 반대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면서 시작됐다. 물 관리나 관광자원으로 이용될 거라고, 우리 삶에 충분히 이로운 일이라고 하면서 4대강 사업은 계속됐다. 사업이 계속 진행되면서도 반대의 목소리는 끊임없었다. 환경을 해치는 게 눈에 훤히 보였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우리 삶은 자꾸 망쳐가고 있었고, 강의 흐름 역시 자연스럽지 못함으로 망가지고 있었다. 물고기들이 떼죽음 당하고, 녹조는 번져갔다. 전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강이 병들어갔다. 4대강 사업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강의 문제를 쉬쉬했다. 수시로 계속 생겨나는 문제들을 임시방편으로 눈가림했다. 특히 금강은 내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서 그런지, 저자가 말하는 장면들이 안 봤는데도 눈에 선했다. (금강하구둑까지는 여기서 차로 30분도 안 되는 거리다) 금강요정이라고 불릴 정도로 금강이 망가져가는 모든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저자는 4대강 사업이 시작하면서 어떻게 강을 해치고 있는지, 강 근처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며 살았던 사람들이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 취재했다. 4대강 사업은 강만 망친 게 아니라, 강에 삶을 의지하고 살았던 사람들의 인생까지 망친 거였다. 4대강 인근에는 농사로 삶의 터전을 일구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강의 물을 끌어와 농사에 이용하기도 하고, 강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생을 이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농사를 짓던 땅을 잃고, 강에서는 더는 물고기를 잡을 수도 없었다. 농사짓던 땅을 4대강 사업 구역에 포함된다며 내놓고 보상금을 받았지만, 갑자기 손에 쥐어진 돈 때문에 가족과 불화를 일으키는 사람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터무니없는 보상금으로 다른 생계를 찾을 수 없어 가난을 안고 사는 사람도 있다. 주민들에게 주어진 보상금을 노리는 사람들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사는 수밖에 없었다. 땅을 일구며 사는 사람들에게 갑자기 닥친 환경은 적응할 사이도 없었던 거다. 저자는 강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만난 사람들의 생활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평생을 그 땅에서, 천직으로 알며 소박하게 살았던 사람들이 모든 것을 잃은 채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눈에 훤하다.
물고기 사체의 단백질이 부패하면서 질산성 질소 농도가 높아졌다. 질산은 물고기 생체에 흡수된 뒤 아질산성 질소로 변하여 혈액 내 헤모글로빈과 결합한다. 그나마 남아 있던 물고기들이 또다시 질식으로 집단폐사했을 가능성이 있었던 세이다. 당시 백제보 하류의 수질악화를 초래한 환경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87~88페이지)
수온이 떨어지는 가을, 금강에서는 물고기 떼죽음이 반복됐다. 물고기 아가미 속은 휴면아 상태의 큰빗이끼벌레가 가득 차 있었다. 밀집서식하는 큰빗이끼벌레가 사멸하는 과정에서 미량의 질소가 발생하고 주변의 용존산소를 고갈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147페이지)
4대강 사업으로 강이 어떻게 죽어가고 있는지 말하는 저자는, 2장에서는 강에서 발견한 오염의 흔적을 들려준다. 사람이 마실 수 없는 물에서만 존재하는 벌레들을 발견함으로써 강이 얼마나 망가져가고 있는지 증명한 거다. 특히 큰빗이끼벌레의 발견은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2급수여서 사람이 마실 수 있는 물이라고 하면서, 정작 마실 수 없는 물에서만 발견되는 큰빗이끼벌레의 등장은 강이 오염되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붉은 깔따구나 실지렁이는 또 어떤가. 솔직히 나도 이 책에서 처음 듣는 이름들이어서 낯설기도 했지만, 이 벌레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는지 들었을 때는 기함할 정도였다. 저자도 처음에는 이 벌레들이 무엇인지 몰라서 한참을 묻고 다녔다. (큰빗이끼벌레는 뭔지 몰라서 직접 먹어보기까지 했다니까! 윽~!) 그리고 오염의 흔적으로 빠질 수 없는 녹조. 흘러야 할 물이 흐르지 못해 고여 있다가 생기는 녹조는 절대 사라지지 않았다. 그 당시 정부가 온갖 방법으로 녹조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으나, 녹조는 사라지지 않았다. 저자는 녹조를 건져 올려 녹조로 그릇을 만들기까지 했다. 당시 대통령에게 보내려고 했으나, 우편물을 부치는 것조차 못했다고 한다. 악취가 너무 심한 상태여서 우체국에서 발송 불가라고 거절당했단다.
수온이 20도 이상에 인이나 질소 농도가 높아야 녹조가 발생하는데, 낙동강, 영산강, 금강 등 모든 강 녹조 속에서 남조류, 즉 독성 마이크로시스틴을 생산하는 종들이 발견되었다. 그중 판별이 쉬운 군체에서 구멍 난 콜로린이 검출되었는데, 이 종은 독성을 생산하는 종으로 낙동강 다음으로 금강에서 제일 많이 검출되었다는 것이다. (171페이지)
자연스러운 하천의 모습은 사라졌다. 막힌 강물에서는 거머리, 나방애벌레, 실지렁이, 종벌레, 꽃등에, 깔따구 등만 살아갈 수 있다. 이들은 물속 수서생물 중 최악의 오염지표종으로, 결국 사람들이 사용할 수도 없고 사용해서도 안 되는 폐수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189~191페이지)
결론은 하나였다. 4대강 사업은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았어야 할 정책이었다는 거다. 자연스럽게 흘러야만 하는 강을 인간의 마음대로 조정하려고 하니 문제가 생기는 거다. 길게 봐도 이로울 게 없는 정책이었다. 밑 빠진 독에 계속 물을 부으면서도 나아질 게 없는 일이었던 거다. 아니, 오히려 위험과 해로움만 가져오는 사업이었다. 강물이 흐르는 길조차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는 건데, 그 길을 인간의 눈으로 만들려고 하고, 강물의 깊이마저 관여하려고 하고, 강물의 흐름을 조정하려고 하는 일을 왜 시작하려 하였는가 말이다. 무엇 때문에?
물이 빠진 모래톱에 허연 배를 드러내고 죽어가는 물고기들을 발견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여러 종류의 많은 물고기가 터전을 침략당했다. 4대강 공사가 진행되면서 물고기 집단폐사가 이어지는 일이 흔했다. 죽은 물고기는 강변에 방치되었고, 물고기 사체에서 구더기가 들끓고 사체에서 나오는 침전물을 강으로 흘러 들어가 강을 더 오염시켰다. 저자는 그렇게 썩어가는 강에서 노숙하며 취재했다. 현장이 얼마나 끔찍했을지 짐작을 하고도 남음이다. 몸을 아끼지 않고 강의 모든 것을 파헤쳤다. (아니, 이름 모를 벌레의 정체를 확인하고자 먹어봤다는 게 말이 되나? 오염된 물을 마시는 것은 다반사...) 저자가 전해주는, 이 책에 실린 사진 몇 컷이 내가 보는 전부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게 정말 강인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강이 이렇게 될 수 있지? 무엇을 위해 강을 이렇게 해쳐놨어야 했을까? 글쎄다. 도저히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오로지 누군가의 이기심으로 시작된 일이라고밖에는. 하지만 그 이기심으로 시작된 일은 너무 큰 문제를 만들었다. 처음으로 되돌릴 수도 없는, 혹여나 처음 그대로 되돌린다고 해도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가능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많은 동식물이 아프다고 살려달라고 소리치던 것을 외면한 대가를 어떻게 다 치르려고 그러는지... 오랜 시간 거짓말로 덮어온 일이 이제야 이렇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권력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을 행하려는 자 때문에, 권력의 힘에 눌려, 혹은 권력의 힘에 붙어 있던 기관들이 도와준 덕분에 말이다.
4대강 사업이 시작되고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정권이 바뀌고 꽉 닫혔던 금강의 수문이 열렸다. 거의 반년, 금강의 수문이 열리고 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저자가 보여줬다. 꼬마물세떼가 돌아왔고 금강의 모래톱에 꼬마물세떼가 둥지를 틀었다. 황오리, 고라니가 돌아왔다. 흐르는 강에 사는 물고기도, 떠나간 낚시꾼도 돌아왔다고 한다. 뭔가, 점점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에 괜히 흐뭇해진다. 저자의 취재가 없었다면, 누군가 이 악행을 고발하려고 그 안을 들여다보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저자의 취재가 막막해질 때마다, 여기서 그만두어야 하는가 싶어 힘이 들 때마다, 그와 함께 4대강을 취재하는 '4대강 독립군'들이 힘을 내게 했다. (4대강 독립군은 저자와 함께 4대강 사업의 폐해를 취재하던 오마이뉴스 팀이다) 저자의 사연이 알려지고 많은 사람이 저자를 후원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취재가 가능했던 것이겠지. 저자의 의지도 충분히 높이 사겠지만, 그와 뜻을 함께한 사람들이 없었다면 그의 취재는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4대강 16개 보 중에서 겨우 몇 개의 수문이 열렸을 뿐이라고... 녹조로 가득하고, 물고기 떼죽음이 일어나고, 물고기 사체들이 다시 강을 오염시키는 일이 반복되고, 강에 살던 많은 동식물이 떠나갔다. 댐이 그렇게 했다. 모든 것이 원래의 자리를 찾으려면 꽤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다. 저자가 얼마나 위험한 순간을 경고하고 기록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자연과 생태계를 무시하고 저지른 일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그대로 보여줬다. 강이 그저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거, 자연을 거슬렀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며 깨닫게 했다. 누가 그렇게 했는지 이제는 그걸 따질 때가 아닌 듯하다. 어떻게 하면 처음 모습 그대로의 강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현재의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의 세대에게 어떤 강을 만들어줘야 하는지 답을 찾게 했다.
이곳은 물안개의 강이자 백로와 고라니의 강이며 사람의 강이다. 예전처럼 다시 살아날 강을 기다리며 강의 변화를 기록한다. 강이 깨어나면서 숨을 토하는 하얀 새벽 강가에서 나는 지금도 공존의 강을 꿈꾼다. 강에서 살아가며 강을 찾는 사람들을 맞이할 것이며 강으로의 ‘소풍’에 동참할 것이다. 이 기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328페이지)
우리가 환경을 오염시키고 지구의 생태계가 변하고 언젠가 우리가 저지른 일이 무시무시하게 큰 문제를 만들 것이라는, 너무나 막연하게 생각했던 일을 눈앞에서 확인한 기분이다. 오늘도 마트에 갔다가 레몬 몇 개를 사려고 옆에 걸린 비닐 봉투에 담았다. 계산대에서 봉툿값 20원을 내라고 했다. 낱개로 파는 것을 몇 개 사려고 봉투에 담았는데 이것도 돈을 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내야 한다고 했다. 투덜거리면서 봉툿값 20원이 아까워서 봉투는 빼고 손으로 레몬을 집어 가방에 넣었다. 집에 와서 이 책을 마저 읽다가 생각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비닐 봉투 한 장 사용하는 일이, 어쩌면 지금의 더위를 만들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두려움이 밀려오더라. 억지로 강에 손을 대는 일이나, 아무렇지도 않게 비닐 봉투 쉽게 사용하는 일이 뭐가 다르다는 말인가. 저자의 기록은 4대강의 사업의 위험을 경고하고 4대강 사업으로 무너진 생태계를 회복하는 일이었지만, 우리의 생활 습관은 더 큰 문제를 만들고 있는 게 아니었을까 반성해본다. 지독한 폭염이나 한파가 괜히 오는 게 아니었던 거지.
읽으면서, 너무도 생생한 취재기에 울컥할 때가 많았다. 읽는 나도 이러는데, 그 현장에서 겪은 저자는 오죽했을까. 대단한 기록이라는 말밖에는 할 수 없다. 오늘을 사는 모든 이의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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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실린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의 모습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국민들의 반대여론에 4대강 사업으로 이름이 바뀌고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은 한국형 녹색 뉴딜 사업을 당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총사업비 22조 원이 들었다고 한다. 수자원 확보, 홍수 예방과 생태 복원을 목적으로 내걸고 착공하였다. 4대강 주변은 생태공원, 자전거도로 등 다양한 복합공간을 꾸몄다. 내가 사는 곳은 부산시 북구 화명동이다. 대천천을 따라 걸어내려 가면 낙동강과 만난다.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진 화명생태공원과 자전거도로는 휴일이면 사람으로 붐빈다. 파크골프장에도 어르신들이 가득하다. 수영장도 있다. 화명수상레포츠타운에서는 딩기요트, 윈드 써핑, 카누, 캬약, 수상스키 등을 할 수 있다. 그곳에서 딱 한번 모터보트를 탄 적이 있다. 녹조가 죽을때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소가 나온다는 걸 알고 부터는 수상레포츠타운이 서글퍼기만 했다. 명절 때 고향(창녕)에 가면 공포영화의 배경 같은 생태공원들을 볼 수 있다. 풀밭에 덮인 농구장, 풀숲에 녹슨 운동기구, 축구장, 등 사람의 발길이 없는 유령공원이다.
2014년 서울에서 김종술 시민기자를 만난 적이 있다. 2014년 6.4지방선거 특별취재팀 교육이 있는 날이었다. 교육이 끝나고 회식을 하였다. 일찍 가신 분도 있었다. 기차시간을 맞춰 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귀찮아서 오마이뉴스 서교동 마당집에서 하루밤 신세를 지기로 했다. 2층에서 잠을 잤다. 그곳에서 “내가 쓰는 기사는 따로 있다”며 스마트폰으로 댓글이 쉴게 없이 올라가는 기사를 보여주는 김종술 기자을 만났다. 어느날 부터 페이스북 친구가 되고 금강의 하루하루를 보게 되었다. ‘현장에 답이 있다’,‘발로 쓰는 기사’란 말이 있다.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은 발로 쓴 기사가 아니고 김종술 기자의 온몸으로 쓴 금강의 일기였다. 금강의 현장에는 답이 아니고 아픔이 있었다. 남의 일기를 몰래 보는 게 재미있다고 한다. 10년간의 금강의 일기는 아팠다. 농사지을 땅을 빼앗기고 받은 돈은 마을공동체를 없애버렸다. 물고기는 떼죽음을 하였다.
김기자가 13일 동안 파악한 폐사한 물고기 수는 60만 마리였다. 초동 대처가 미흡해 사고를 키웠던 환경부는 “죽은 물고기 수만 마리 중에 90퍼센트 이상은 수거를 한 것 같다. 인간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p87)라고 했다. 집단폐사 규모가 상상을 초월했지만 환경부는 끝까지 ‘용존산소 고갈에 의한 질식사’는 인정하지 않았다. 서슬 퍼런 정권에서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p87) 물고기 집단폐사와 악성댓글과 온갖 협박(‘팔도의 온갖 욕지거리를 다 들었다’고 한다)을 겪고 김기자는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그는 아직도 현장을 지키고 있고 그때도 금강을 떠나지 않았다. 물이 많아야 오염이 덜 된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있었다. 교수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고인물은 썩는다”라는 상식도 모르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4대강에는 ‘보’라고 하는 댐들이 생겼다. 물은 갇혔고 흐르지 않는 거대한 저수지가 되었다. 강바닥을 파 디비고 수심은 깊어졌다. 댐을 만들자 강의 정화작용이 멈춰 버렸다. 결국 모래 때문에 그런 것이다. 강을 되살리려면 강에서 퍼낸 모래를 강에 되돌려줘야 한다. 예전처럼 모래와 자갈이 다시 쌓이려면 수십 년, 아니 수백 수천 년이 걸릴지도 모를 일이다.(p109)
MB정권은 골재채취로 4대강 살리기 사업비를 충당한다고 했다. 책을 읽다보면 4대강 살리기의 거짓말은 끝이 없이 나온다. 그는 온몸으로 금강의 하루하루를 기록했고 아파했다. 녹조 띠가 선명한 강물을 떠서 부유물을 대충 입으로 후후 불어내고 강물을 마셨다. 자신의 몸으로 수질을 검사한 것이다. 느닷없이 금강에 나타난 큰빗이끼벌레를 먹었고 현장만을 기록하는 기자가 아니가 큰빗이끼벌레의 생태전문가가 되었다. 사진으로 보는 금강의 녹조는 초현실주의 유화를 보는 듯 했다. 녹조로 덮인 금강 기사를 보고 나도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으로 가 본적이 있다. 양산에 있는 원동취수장을 근처에서 녹색의 강을 바라보았다. 돌멩이를 던져 보았다. 녹색의 페인트가 튕겨져 올라왔다. 제법 두껍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폐사한 물고기도 보았다. 2016년 낙동강 함안보와 창녕보를 다녀왔었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운동연합실장의 안내로 어민을 만났고 농부도 만났다. 마이크로시스틴을 처음으로 들었다. 일본 녹조 전문가 박호동 국립신슈대 교수에 따르면, 녹조에서 분비되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은 정수 처리를 해도 100% 제거할 수 없다. 또한, 한국의 4대강 녹조는 1%가 남더라도 WHO의 기준치를 초과한다고 했다.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이 독조라떼가 되었다. 이날 만난 어민은 "녹조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란 독성 물질이 나왔다는 이야기 들은 후에는 물고기 팔 생각 안 합니다. 잉어, 붕어, 민물 장어 이런 게 다 보양식으로 먹었던 건데... 지금은 내가 이거 팔면 독약을 파는 것과 다름없으니 어째 팔 수 있겠습니까? 옛날(4대강 사업 전)에는 친구들이 전화 와서 '고기 좀 잡아도' 하면 그날 그물 쳐서 잡았는데. 지금은 전화 오면 '없다, 먹지 마라'고 말합니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나는 이 책을 무박2일로 단숨에 다 읽었다. 금강을 온몸으로 기록한 글이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이었다. 금강요정의 다큐였다. 영국의 영화감독(평론가)인 존 그리어슨 로버트 플레허티의 ‘모아나’(1926)를 보고 “It had ‘documentary’ value”라고 하였다. 기록할만한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New York Sun(1926.2.8.)에 썼다. 금강요정 김종술 기자의 기록도 어느것 못지 않게 가치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김기자는 에필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취재 도중 구타를 당하는 일도 많았고, 전화나 댓글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듣는 일도 많았다. 야멸찬 빚 독촉이 어깨를 짓누르고, 수북한 약봉지가 내 건강상태를 말해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무섭고 두려운 것은 ‘4대강 괴물’들이 저지른 일들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는 것이었다.”(p325) ▲'4대강 괴물’들 중 한명임이 분명하다.
“물안개의 강이자 백로와 고라니의 강이며 사람의 강이다. 예전처럼 다시 살아날 강을 기다리며 강의 변화를 기록한다. 강이 깨어나면서 숨을 토하는 하얀 새벽 강가에서 나는 지금도 공존의 강을 꿈꾼다. 강에서 살아가며 강을 찾는 사람들을 맞이할 것이며 강으로의 ‘소풍’에 동참할 것이다. 이 기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p328)
그의 기록은 끝나지 않았고 '4대강 괴물'들이 저지른 일들은 기억될 것이다. 금강이 다시 살아나 온갖 생명이 공존하는 금빛 모래의 금강을 기대하며 '위대한 금강의 새 삶'을 기다린다.
▲녹조속에 민물가마우지의 모습이다. 8월 말 김종술 기자의 페이스북에서 갈무리한 사진이다. 그의 기록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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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이유에서 읽고 싶은 책은 아니었다. 그래서 서평단 신청했다. 혹시라도 선정되면, 싫어도 읽어야 하니까.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읽을 필요가 있겠다 싶은 책은, 읽을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유도하기도 한다. 독서 전략 중 하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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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책 표지 녹색이 인상적이었는데 알고보니 4대강 녹차라떼 ㅠ ㅠ 4대강 취재에 주진우 기자 같은 분이 있었다.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어렴풋이 기억은 난다. 직접 녹조라떼를 마셔보고 큰빗이끼벌레를 먹어버린 그분 ㅠㅠ 이외수 작가가 영감받은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의 주인공 실제 모델이라고 한다. p135 그동안 강에서 수많은 생명체를 봐왔지만, 처음 보는 녀석을 놓고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그래 먹어보자. 먹어보고 나서 나의 마지막 기사를 쓰자.’ 손가락 두 마디 크기 정도를 떼어냈다. 녀석을 입 앞에 두고 한참을 망설였다. 시궁창 냄새를 얼굴에 끼얹은 듯했다. 결국 이놈이 강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전에 내 몸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자고 결심했다. 코를 막고 입에 넣었다. 누런 똥물을 토했다. 그러고 나서도 한동안 끈적끈적한 액체가 입속을 타고 흘렀다. 시커멓게 탄 얼굴이 뻘겋게 달아올랐다. 시간이 조금 흘렀는데 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별것 아니었구나 하고 안도하고 있을 때 한 통의 문자가 도착했다. “큰빗이끼벌레” 4대강의 팩트, 진실이 담겨있는 책 그리고 불의를 혐오하는 정의의 사도 김종술 기자의 열정이 기록되어있다. 솔직히 이외수 작가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보다 재밌음. 진짜 있는 그대로 적은 취재기인데 재밌게 읽다가도 이게 픽션이 아니지 싶으면서 분노의 빡침이 몰려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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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김종술 적어도 그대가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처하신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으셔야 합니다. 이 책이 4대강의 팩트입니다. 이 책에 4대강의 가감없는 진실이 담겨있습니다.(이외수 소설가) 잘못된 국책사업 또는 정책이 불러온 참혹한 사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 바로 이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담한 심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4대강 사업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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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의 욕심이 불러온 대참사.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의 욕심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4대강의 폐해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자세한 내막을 알고 나는 몹시 화가 났다.
게다가 이렇게 페인트처럼 변해버린 녹조라떼를 보고 한다는 말이
김종술 기자만큼 4대강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는 사람도 없으리라. 오죽하면 큰빗이끼벌레를 직접 먹어보고 삼키기까지 했을까. 매년 금강물을 먹어보자 실천하다가 나중에 온갖 배탈과 피부병에 걸려 중단한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한편, 너무 씁쓸했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실체를 알리는 기자에게 온 건 경제적 어려움. 그로 인해 공사장에서 일을 해야 헀고, 대리운전을 뛰어야 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는 사람이 되어야 했기에.
이게 4대강의 현실이다. 올 봄, 근교 나들이차 이포보에 간 적이 있다. 그런데 이건 물이 흐르는 건지 고인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고요했고,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났다. 나는 멀리서 볼 때도 그러할진데 김종술 기자가 체감하는 심각성이란 말해서 무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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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기중심적 사고를 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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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계속 숨겼지만, 물 위에 기름이 뜨듯이 진실은 저절로 드러났다. 244p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얼마나 무지한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는가. - 수많은 생명체들이 죽은 후에는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결국 우리가 죽어야 할 차례가 오겠지요. 7p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얼마나 잔인한 자연 속 인간이었는가. 우리는 참 이상한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조금 편하게 살고 싶다고, 죽음에 가까운 선택을 한다. 자연을 죽이고, 상대를 죽이며, 결국 우리 모두가 죽음에 가까워져만 간다. 점점 더 기술은 발전하지만, 점점 악화되는 자연을 막을 방법은 없다. 인간은 얼마나 더 어리석을 것이며, 어리석은 짓을 얼마나 더해야 멈출 것인가. ‘자연스럽게’란 단어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흘러가는 대로, 그 모양 그대로가 아닌가. 결국 우린 자연을 그 모양 그대로, 자연 스스로가 흘러가는 대로 둬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자연은 자기 본모습을 이어갈 수 없게 된다. 자연이 자신의 모습을 잃어갈 때, 우리 인간들도 원래의 모습을 잃어간다.. 김종술기자의 이야기는 엄청난 힘이 있었다. 나를 부끄럽게 했다가, 분노케도 하고. 슬프게 했다가, 기쁘게도 했다. 그의 목소리에 강의 울부짖음과 수많은 생명들의 고통이 덧입혀져, 비릿하며 소화시키기 힘든 어딘가 먹먹한 힘이 책을 읽는내내 나를 장악했다. 강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죽어가는 생명들의 고통을 위해 싸웠던 ‘김종술’이란 사람이 있음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그와는 달리, 자연에 얼마나 잔혹한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런 관심도 없던 나같은 인간이 있음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모든 것위에 말없이 고통당하고 힘을 잃어가는 자연에게 얼마나 미안했는지 표현할 길이 없다. 강은,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을 위해 싸워주던 그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을까. 그리고 그가 있어서 얼마나 가슴아팠을까. 우리는 자연에게 한없는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자연을 거스르는 순간, 우린 너무나도 많은 것을 잃는다는걸 끊임없이 역사 속에서 배워왔다. 하지만, 인간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연을 향한 폭력과 살생을 멈추지 않는다. 그들을 향한 폭력과 살생이 결국 우리에게 더 날카로운 화살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조금도 알지 못한 사람들처럼. 그런 우리의 행동에 제동을 걸어와 준, 김종술기자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한다. 그의 용기가 그의 끈기가, 작은 변화에 이어 큰 변화를 일으켜 줄 것을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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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죽은 강을 살리겠다고 했지만,
"4대강 사업은 탐욕 때문에 저질러진 폭력이자
인간 때문에 죽어가는 생명체를 보며 그들이 했던 말을 보며, 나도 몸이 파르르 떨렸다. 김종술 기자가 10년간 4대강을 파헤치며 끈질기게 매달렸던 건 어떻게 보면, 하나의 이유로 보인다. ‘자연을 나와 같이 여기는 마음’을 가졌던 것 말이다. 죽어가는 물고기 한 마리의 눈을 보며 슬퍼했고, 금강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새를 기다리며 슬퍼했다. ‘인간은 탐욕스럽고, 이기적이다’라는 생각이 더 굳어졌지만, 그에 반해, 김종술 기자를 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매운탕 끓이면 한마을 잔치하고도 남겠다.
사실, 나는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을 받아 들기 이전까지는 4대강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돌이킬 방법은 없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생각의 끈을 끊었다. 하지만, 10년간의 기록에서 ‘금강’을 위해 고군분투한 김종술 기자, 4개월 간 그와 동행한 수녀님, 그리고 금전적으로 후원을 해준 수많은 사람들, <오마이뉴스>의 4대강 독립군까지, 4대강을 살리기 위한 노력들이 외롭지만, 또 외롭지 않게 이뤄지고 있었다.
"강을 끼고 살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녹조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바라본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4대강에 낀 녹조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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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아 초등학생 때는 환경에 관한 기사만 모아 스크랩을 하곤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한 의미에서 다른 많은 사람들도 정치적 관점에서 읽지 않더라도 환경적 측면에서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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