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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풍문고에서 스치다가 발견한 책이다. 이런 책이 있으면 참 좋겠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은 해 왔으나 정말 있는 줄은 몰랐다. 세상에나, 킥킥, 편지를 대신 써 주는 사람 이야기는 들었는데, 보고 쓸 수 있도록 편지나 인사말 예문을 묶어 책으로 만들었으리라고는.
학교에 있다 보면, 국어교사로 살다 보면, 내가 원하지 않는 글(특히 부탁받는 글)을 써야 할 때가 가끔 있다. 그게 전하고자 하는 취지만 담겨 있으면 될 뿐이고, 문장력이나 표현력도 주목받지 않고 그저 시간만 메울 수 있으면 되는 그런 종류의 글들이다.
특히 그런 글들은 잘 써 보겠다고 고민을 하거나 시간을 들이면 들일수록 들인 공이 아까워져 억울해지는 결과를 낳는 글들이므로, 빠른 시간에 짧게 써내는 게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해마다 달마다 시기마다 되풀이되는 행사와 같은 글, 몇 년 모아 두면 몇 마디 말만 바꿔서 그대로 써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 글. 아후, 신나게도 이 책은 바로 그런 글을 쓰는 데에 아주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넘겨 보면서 얼마나 신통했던지. 이곳저곳에 인사말 편지를 써야 하는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하는 주위 어른들께 선물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정도이다. 내가 모아 놓은 것들은 이 책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다.(ㅎㅎ) 봄, 여름, 가을, 겨울 인사말부터 1월에서 12월에 해당하는 인사말까지. 보물을 건진 느낌이었다.
누구에게 이 책을 권할까? 그래, 편지를 써 보고 싶은데 도무지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람 모두에게 권하자. 내 글이 아니어서 쓰기 싫은데,부탁받고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글 때문에 짜증나는 사람에게도 이 책을 권해야지.
이런 책이 발간되었다는 게, 다시 생각해도 참 신기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