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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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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할머니들이, "내가 살아온 걸 책으로 쓰면 대하소설이다." 라는 말씀들 하곤 하셨는데, <기획된 가족>을 보면 지금 맞벌이/기혼/유자녀 여성들도 나중에 나이 들면 똑같이 말할 것 같다. 이건, 사는 게 아니라 견디는 거다.저자는 서울, 중산층, 맞벌이, 기혼, 유자녀 여성들을 인터뷰 하고 그들의 시간을 분석한다. 그들은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기 위해 아침 일찍 종종 거리며,
"사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 내용보기
예전 할머니들이, "내가 살아온 걸 책으로 쓰면 대하소설이다." 라는 말씀들 하곤 하셨는데, <기획된 가족>을 보면 지금 맞벌이/기혼/유자녀 여성들도 나중에 나이 들면 똑같이 말할 것 같다. 이건, 사는 게 아니라 견디는 거다.
저자는 서울, 중산층, 맞벌이, 기혼, 유자녀 여성들을 인터뷰 하고 그들의 시간을 분석한다. 그들은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기 위해 아침 일찍 종종 거리며, 밤늦게 귀가하는 남편의 빈자리를 다른 여성의 도움과 노동으로 채우며, 끈임없이 일정을 조정하고 감정노동을 한다. 아이들은 엄마 없는 집에 돌아오거나, 학원을 돌거나, 아니면 아예 주중에는 할머니댁에서 생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대부분 남편을 비난하지 않고 (그만하면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여긴다), 주어진 조건에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한다. 이들의 삶이 나에게 이상하지 않은 것은 나 또한 똑같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 출근하는 시간이 좋고 (차가 막힐 수록 좋고) 퇴근 시간에 퇴근할까, 일을 더 할까 고민하고, 주중에는 정신없이 바쁘다가 주말에는 가족들끼리만 보낸다. 이렇게 견디며 산다. 홀가분함은 느껴본 지 오래된 감정이다.  충만함도 느껴본지 오래 되었다. 시간을 나누어 사는 것이, 이렇게 우리를 시들게 한다. 



YES마니아 : 로얄 m******n 2013.01.31.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기획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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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된 가족 : 맞벌이 화이트칼라 여성은 어떻게 중산층을 기획하는가 ?   낮의 연장으로서 " 바쁜 저녁시간"의 특징은 가정의 요새화와 연결되어있다 . 가족들은 TV 앞에 모이기도 하고 , 다음날의 보육시설 혹은 학교에서 요구하는 과제를 하거나 독서를 하며 교양을 쌓기도 한다 . 이 책의 주요 참여자들은 저녁시간에 TV 시청이나 인터넷 접속 등 " 시간낭비"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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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된 가족 : 맞벌이 화이트칼라 여성은 어떻게 중산층을 기획하는가 ?

 

낮의 연장으로서 " 바쁜 저녁시간"의 특징은 가정의 요새화와 연결되어있다 . 가족들은 TV 앞에 모이기도 하고 , 다음날의 보육시설 혹은 학교에서 요구하는 과제를 하거나 독서를 하며 교양을 쌓기도 한다 . 이 책의 주요 참여자들은 저녁시간에 TV 시청이나 인터넷 접속 등 " 시간낭비" 행동을 의식적으로 자제하고 있다 . 참여자 대부분은 저녁시간에 자녀의 과제를 도와주는 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고, 아동문학이 탄생한 빅토리아 시대의 발명품인 '어린이'를 통화로 감싸는 행위는 아이들이 저녁시간을 가장 유익하게 보내는 방법이라 믿고 있다.  

 자녀의 교육과 교양, 정서적 관계 맺기에 대한 책임을 느끼는 중산층 직장여성이 자녀한테 책을 읽어주는 행위는 교양인이라는 중간계급의 규범을 전수하는 행위이자 다양한 의미가 접합된 행위이다. 어린 자녀를 둔 일하는 어머니가 하루 중 마지막으로 수행하는 엄마 역할인 것이다.  - p.66

 


그녀가 위의 말처럼 " 자녀들의 독후감 숙제 지도, 책 읽어주기, 딱지 접어주기, 그림 그려주기 " 등의 활동만 하는 것은 아니다 . 몇 차례에 걸친 필수적인 교육시간을 이수한 뒤 발행되는 가베 교사 자격증을 따서 자녀들에게 놀이식 교육도 하고 있다. 그녀는 자녀들에게 필요한 사교육과 관련해 자신의 학력, 문화 자원을 활용해 자녀들과 일정한 시간을 보낸다.

 세 자녀의 어머니인 이필연은 자녀교육이나 먹거리를 상품 시장에 의존하지 않으며 , "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시간을 들여 근대 교육에 대한 욕망을 놓지 않는다. 물론 그러한 상황이 " 바쁜 저녁시간 " 을 만들고 있다. 복합적 정체성인 어머니, 아내 , 개인의 욕망이 충돌하면서 " 바빠야만 " 욕구불만과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후기 근대의 새로운 주체로서의 삶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 " 저는 오히려 회사 나가고 공부하는 게 스트레스 해소하는 길이에요 . 육아에서 벗어나서 ( 회사에 있는 시간이요 ? ) 회사도 그렇고 학교 공부하는 것도 그렇고 . 일단 집에서 벗어나서 다른 것을 하는 게 스트레스 해소더라고요. 육아랑 살림에서 벗어나서, 제 일을 하는 게 스트레스 해소더라고요 " - 이필연

 

 

회사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하던 선우명선은 커피우유를 계속 마시고 있는데, 그 이유를 질문한 내게 " 커피를 마시고 싶은 욕구와 숙면, 건강을 챙기고 싶은 욕구에 대한 타협 " 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수면이 단지 육체의 피로를 푸는 소극적인 의미에서 더 나아가 육체적, 정신적 건강, 두뇌 활성화 , 피부미용으로까지 적극적으로 해석되면서, 선우명선은 " 잠 못 잘 때 " , 자녀를 돌보는 어머니, 상당한 지적 능력과 체력이 요구되는 업무를 하고 있는 노동자, 아름다운 몸이 자원으로 인식되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과 갈등을 가진다. 그리고 그것이 " 바쁨"을 인식하도록 만든다 .

 

 


남성이 실제로 수행하는 가사노동의 양과는 별개로 가족에 시간을 기꺼이 배치하려는 남성의 태도는 여성의 시간인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 시간에 쫓긴다 "는 인식을 가진 여성들은 공통적으로 자녀가 둘이면서 막내가 어린 중등교사이다. 남편들은 ( 이석은 - 대학교수 , 공숙진 - 대기업 자회사 차장 )은 평일에는 거의 얼굴조차 보기 힘들 정도로 귀가시간이 늦다. 공숙진, 이석은의 시간인식은 자녀들에 대한 돌봄노동을 남편의 지원 없이 거의 혼자 도맡아 하는 데서 기인한다. 그들은 직장에서 일하느라 늦게 퇴근하는 남편을 이해하면서도 남편과는 거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며 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 ( 그러면 좀 짧더라도 자신만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이 언제예요?) 짧지만 나만의 시간이다 ? 그게 옛날하고 달라졌어요 . 결혼 초반에는 사실 학교에 나와있는 시간이 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에 가면 제 시간이 없습니다. 전혀, 그러니까 오히려 학교에 나와서 한숨 돌리는 느낌이었거든요. 근데 이제 지금은 조금 여유가 생기니까 학교, 아까처럼 학교 일과 끝나고 4시 반 되어서 집에 가기 전까지의 시간 ? 그때 좀 여유롭게 일을 한다거나 그런 시간으로 제 시간 .. 쉬는 시간은 아닌데 그래도 그때가 제일 마음 편한 시간이죠 . - 이석은

.. 이 책의 참여자들은 근대 교육을 받은 근대적 노동 주체이자 근대적 젠더규범에 입각해 어머니 역할을 요구받는 여성이다. 근대적 노동 주체는 정확한 출퇴근 시간이라는 시간 규범을 엄수할 수 있는 사람이면서 회사를 위해 24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자 , 곧 보살림 노동에서 면제된 남성 노동자를 의미한다. 참여자들은 남성의 생애주기에 맞게 설계된 노동 시장의 시간표, 보육시설, 학교제도 등의 시간표와의 시간 불일치에서 갈등을 경험한다. 

 

 

... 그러나 친족관계를 활용하는 여성들은 보살림 노동에서 면제되는 대신, 남성들은 하지 않는 친족관리 노동을 수행해야 한다.
 은행원 조성희는 친정어머니와 같은 아파트의 같은 라인으로까지 이사했다. 하지만 그러기까지 조성희는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사람구하기, 가격과 노동조건 협상하기, 친정어머니와 협상하기 , 새벽에 자녀를 데려다주고 저녁에 데려오는 일, 친정어머니와 같은 아파트로 이사하기 위한 전략세우기 ( 집 알아보기 등 ) 이사와 관련된 준비 등의 일뿐 아니라 연로하신 친정어머니의 상태를 수시로 돌봐야 하고 남편과 장모의 관계까지 중재하는 등 보이지 않는 감정노동까지 수행한다. ..

 

 

기획된 가족 중에서

 



YES마니아 : 로얄 h*****8 2014.02.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