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래 받아 본 책 중에서는 상당히 아담한 사이즈의 <외모왜뭐>라는 책은 꼭 사자성어처럼 제목마저 짧고 강렬합니다. 여성환경연대에서는 2016년부터 '외모? 왜뭐!'라는 캠페인을 통해 몸 다양성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고 하는데요. 그 이름을 따온 이 책은 "모든 몸을 위한 존중"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페미니즘, 탈코르셋이라는 용어와 함께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반면 남성들의 거센 반발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매스컴이든 온라인이든 페미니즘을 이용하거나 페미니즘과 탈코르셋이라는 말만 해도 온갖 욕설과 비방에 시달려야 하는 게 오늘날 한국의 현실인데요. 이런 현상을 보고 있으면 본질에 귀 기울이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 배가 흘러가는 듯한 양상도 보여 가끔 안타까울 때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계급사회에서 당연한 듯 지배를 받아오던 피지배계급이 각성을 하고 그들의 자유를 주장했듯, 현재의 페미니즘 운동도 언젠가 한 번은 거쳐가야 할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지구촌에서, 여성에 대한 지배의식은 당연시되고 있는 부분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이 책 <외모왜뭐>는 10대, 20대 여성의 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성의 일생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때 가장 남성 중심적 사회의 편견에 무방비한 시기가 이때가 아닌가 싶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책은 작지만 이 속에 담긴 의미는 결코 작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책에는 여성의 몸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여덟 명의 저자가 각각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다양한 부분에 대해 들어보고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착용하는 브래지어, 화장을 통한 외모 가꾸기, 다이어트, 월경, 일터에서의 꾸밈 노동, 여성 기성복의 사이즈 등이 그 내용인데요. 그 중에서도 가슴 처짐을 더욱 유발하는 브래지어, 월경을 월경이라 부르지 못하고 생리라 부르며 붉은 피조차 더럽게 여겨 파랗게 표현하는 일들, 한국 여성의 평균 몸매와는 전혀 다른 마네킹에 대한 글들을 재미있고 관심 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부럽고도 자랑할 만한, 남성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남자들은 자기가 얼마나 오래, 많이 월경하는지 자랑삼아 떠들어댈 것이다. 의회는 국립월경불순연구기금을 조성하고 의사들은 심장마비보다 생리통을 더 많이 연구할 것이며, 생리대는 연방정부가 무료로 나눠줄 것이다."
특히 마무리 글인 '예쁘면 안 되나요?'는 가장 인상 깊고 충격적이면서도 나이 많은 언니가 소녀들에게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 정리가 되는 글이었는데요. "인류의 역사에서 외모 규범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신분제 사회에서 하층 계급은 절대로 상층 계급의 외모를 흉내 내서는 안 되었죠. 사회의 기강을 바로잡는 것이 그 목표였어요." 외모 규범의 역사적 의미와 사회적 의미에 대해 언급하며 시작하는 이 글 '예쁘면 안 되나요?'에서는 발튀스의 <소녀와 고양이>와 수잔 발라동의 <버려진 인형>을 통해 소녀를 보는 언니와 오빠의 시선이 얼마나 다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이미 불혹은 넘기며 그러한 사회적 시선을 직접 겪으며 살아온 여성인 저에게도 글로 직접 목격하는 것은 충격적이었어요. "순진한 소녀가 흠결 없이 자라 나중에 행복해지라고 축원하지 마세요. 순진한 소녀로 살다간 속수무책 당할 뿐입니다. 순진하기는커녕 영리해지도록 도와주세요. 당당히 맞서 즐길 수 있게 쌓아둔 전략을 전수해주세요. 언니의 걱정은 소녀의 희망과 연대해야 합니다."
예전과 달리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이미 사회활동을 해 본 여성들은 지금의 소녀들이 걱정됩니다. 그만큼 지금까지 여성들이 여성이라는 편견을 극복하며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엄마가, 언니가 소녀들에게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지만, 유심히 듣는 소녀가 있는 반면, 그런 충고 따위는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부르짖으며 무시하는 소녀들도 많은데요. 이 책은 이런 모든 소녀들에게 사회에 나가기 전 읽으면 많은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언니의 입장에서 소녀들에게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알 수 있었고, 또한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의 페미니즘 운동에 대해서도 좀 더 쉽고 친숙하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었습니다. 더불어 그런 소녀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소년에게도 사회를 바라보는 깊이 있는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듯하네요. 앞으로는 페미니즘운동이 서로에 대한 배려와 화합으로 평화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
|
대다수의 어린 여자들은 페미니즘에 대해 자유롭게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내게 조언을 구하러 찾아온 한 살 어린 친구들은, "여대는 페미해요? 학교가 너무 숨막혀요." 토로했고, 내 친구는 공학의 대학교를 다니며, 머리를 자른 후 페미 낙인이 찍혔다. 다른 친구는 페미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 사이에서 아닌 척을 하느라 진이 빠진다고 한다. 충분히 페미니즘에 대해, 그리고 탈코르셋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구조다. 많은 점에서 비극이다.
이야기를 해줄, 나도 같은 상황이었다고 공감하고, 나도 머리를 잘랐다고 브라를 탈출했다고 폭로하고 토로해줄. 그런 사람이 필요한 모든 어린 여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외모왜뭐>는 탈코르셋의 입문서다. 거부감 없이 읽기 좋은 길이와 문체. 가장 좋은 점은 아직 탈코르셋에 대해 낯선 당신이, 겁먹지 않을 만큼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강요가 아니라 재고의 기회를 준다. 당신은 이 앞에서 겁먹을 필요가 전혀 없다. 이 '언니들'은 무섭게 윽박지르는 게 아니라 천천히 쉽게 또박또박 탈코의 세계로 안내해줄 테니까! |
|
북센스 출판사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제공받은 '외모 왜뭐 : 모든 몸을 위한 존중'이라는 책을 리뷰하려고 한다. 2018년의 핫 키워드 중 하나는 '페미니즘'이었던 것 같다. 여러 방면에서 사회적인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그에 따른 관련 책도 많이 출판되었다. '외모 왜뭐'는 나에게 두 번째 페미니즘 책이다. 첫 번째로 읽었던 책은 러네이 엥겔른의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인데 사실 이 책은 읽는데 조금 힘이 들었고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외모 왜뭐는 달랐다! '외모 왜뭐'는 여성환경연대에서 기획한 책으로 페미니즘, 탈 코르셋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책이다. 하루만에 책을 다 읽을 수 있을만큼 이해하기 쉽고 읽기 편하며 친절하다. 책은 "화장이 왜 뭐", "가슴이 왜 뭐", "다이어트가 왜 뭐", "미디어가 왜 뭐", "월경이 왜 뭐", "꾸밈 노동이 왜 뭐", "사이즈가 왜 뭐", "자본주의가 왜 뭐" 이렇게 총 8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여성의 몸에 대한 8편의 글을 담은 이 책을 나의 주변 모든 여성과 남성에게 추천하고 싶다. "보정 속옷 코르셋이 여성의 뼈와 장기를 망가뜨렸던 것처럼 외모 관리 코르셋은 여성이 스스로의 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을 방해합니다. 수술을 통해 변형시켜서라도 몸을 고정 관념에 맞추고, 편하고 자연스러운 것보다 남의 눈에 예쁘게 보일 복장과 포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가 지속된다면 누구라도 자기 몸에 대한 검열을 멈추기 힘듭니다." p. 21 이 책은 정말 친절하게도 각 챕터 별로 질문을 몇 가지 제시하고 있다. 책을 함께 읽은 사람들과 각자의 질문과 답을 나누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책을 읽으며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 겪었던 갈등이 떠올랐다. 엄마는 내가 프릴 블라우스, 치마 등을 입길 원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무조건 편한 티셔츠와 바지를 선호했다. 블라우스와 치마, 구두는 불편하니까.. 엄마는 자주 내가 사서 입는 옷들을 보며 '왜 저런 옷을 사는지 모르겠다', '좀 더 여성스럽게 입고 다닐 수 없겠냐, 그게 더 너에게 잘 어울린다'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지금은 그때 가졌던 '왜?'라는 의문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내가 살아갈 세상, 더 멀리는 나의 딸이 살아갈 세상에 대한 생각도 많이 들었다. "아무리 걱정이 된들 감시와 악담은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순진한 소녀가 흠결 없이 자라 나중에 행복해지라'고 축원하지 마세요. 순진한 소녀로 살다간 속수무책 당할 뿐입니다. 순진하기는커녕 영리해지도록 도와주세요. 당당히 맞서 즐길 수 있게 쌓아둔 전략을 전수해주세요." p.140 환경 보호를 위해 일회용 컵보다 텀블러나 머그컵을 사용하는 것처럼 소소한 실천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이번 기회에 외모에 대해 말하지 않고 일주일 살아보기를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
|
‘외모왜뭐’는 여성환경연대가 기획한 책으로, 최근 페미니즘 이슈로 떠오르는 ‘탈코르셋’을 비롯한 다양한 페미니즘 현안들, 그중 여성의 ‘몸’과 관련된 주제들을 총망라한 도서이다. 책을 구성하는 8개의 이야기가 맞닿는 지점은 ‘선택’에 관한 것이다. 나의 선택이 오롯이 나만의 고유한 결정인지, 진정 내가 원한 것인지, 누군가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지, “내가 원하는 것을 할 때 함께 (동조)하는 이들은 누구이며 (내가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충족하는 욕망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게 한다. 여성이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시선은 정말 스스로의 것일까요? 그 시선으로부터 비롯된 ‘선택’은 정당한 것일까요?
책은 논의와 관련된 개념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코르셋 : 아름다움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에게 강요되는 다양한 문화들 (pp.20-21)
성적 대상화 :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인격이나 감정이 없는 물건처럼 취급하는 것. 결코 스스로 하지 않는, 할 수 없는 현상이며, 지배?피지배 관계가 명백한 위계 관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현상.(p.32)
외모규범 : 머리, 옷, 신발, 장신구, 화장 등 개인의 외모에 허용되는 것과 허용되지 않는 것을 국가, 제도, 기관, 집단 등이 정하여 따르게 하는 것. 개개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밖에서 주어지는 명령으로, 위에서 아래로 전달(p.122)
화장, 브래지어, 다이어트, 월경 등, 여성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단어들이다. 외모왜뭐는 이 단어들이 함축하는 뜻을 명료화하고, 당사자인 여성들에게 이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게 되었는지 그 맥락을 파헤친다. 그리고 그 결과인 당대의 현상들을 드러내고 분석한다.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탈코르셋 운동은,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외모규범에 대한 저항의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예쁘면 안 되는 것일까요? /미셸 푸코는 각 사람이 자기 자신을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아름답게 가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푸코는 이것을 ‘존재의 미학’이라고 부르는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스스로 살피고, 그에 맞게 가장 멋지게 살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밖에서, 그리고 위에서 강요되는 외모 규범은 우리의 미적 삶을 아주 하찮은 것으로 간주하고 미적 상상을 방해합니다. 이것은 푸코의 생각과는 정반대입니다. 외모 규범은 모두에게 획일화된 인격과 가치관을 주입하고 강요합니다. 어떤 생각을 가졌는가가 외모를 다르게 만들지만, 역으로 특정한 외모를 통해 생각을 강요하고 통제하기도 합니다. 획일화된 외모가 반복적으로 강요될 때, 그 외모에 구현된 생각에 길들여지게 되지요. /pp.125-126 외모규범은 개인이 스스로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고 개발할 기회를 박탈시킨다. 기회를 박탈당한 개인은 또 다른 규범을 낳고, 악순환은 되풀이된다. 외모왜뭐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다음과 같은 대안을 내놓는다. /맨얼굴의 친구에게 굳이 이유를 묻거나 화장을 강요하지 않는 것, 온라인상에서 연예인의 몸매에 평가의 말을 남기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의 옷차림을 지적하지 않는 것과 같은 노력./ p.23 개인적인 의견을 추가해 보자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살 빠졌어? 살쪘어? 와 같은 말로 맞이하지 않는 것, 외모가 아닌 상대방이 이루어 낸 성취와 그 과정의 아름다움에 칭찬하는 것, 앞의 예시들을 하나씩 실천하며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외모 검열로부터 벗어나는 것과 같은 노력이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
|
안 예쁘면 안 되나요? 더 이상 무례함에 상처받기 싫습니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다니며 2학년이 되면서부터 취업을 위한 성형이 대놓고 유행이었다. 취업담당 선생님도 취업하려면 살을 좀 빼야 하지 않겠니? 넌 눈이 작으니까 눈은 좀 키우는 게 좋겠다. 등등 방학을 대비해 '미리, 알아서' 외모는 너희가 알아서 준비해라라는 준비 아닌 준비가 취업을 대비한 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당연함 이었다. 학업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면접에서 떨어지는 사례를 실제로 보기도 했고 경험하기도 했기에 사회의 첫발을 내디디면서부터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다. 이후에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신입사원, 막내, 여직원이라는 이유로 해야 했던, 직장 내에서 당해야 했던 부당한 상황들에 맞서 이야기하지 못 했던 건 같이 일하는 동료였던 언니들도, 선배들도 '나도 이렇게 직장생활을 했으니, 너희도 해야지.'라는.. 분위기였달까?
여중, 여고시절 교복을 입었지만 꽉 끼는 교복을 입으며 내 몸을 탓하기만 했다. 왜 살은 빠지지 않을까? 오죽하면 '평생 다이어트'라고 할까? 최근 학생들의 교복을 보면 아동복을 입은 듯 불편해 보이는 학생들도 꽤 볼 수 있다. 정말 교복을 저렇게 맞춰주는 걸까? 아니면 수선을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튜브 동영상에선 초등학생들도 자연스럽게 화장하는 법, 등을 쉽게 영상으로 찾아 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그게 본인의 만족을 위해서라면 상관없다. 내가 만족스럽다는데... 하지만 예뻐져서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엔 '타인의 시선' 이 제일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모델처럼 날씬해야 하고 예쁘지 않아도 꾸민 티가 나지 않게 개성이 있어야 한다. sns, 유튜브에선 홈트레이닝으로 모델처럼 날씬한 사람들이 너도 할 수 있다고 하루에도 수많은 영상들과 글이 올라오고 있다.. 너도 꼭 해야 한다는 것처럼.. 물론 건강을 위해서, 자기만족을 위해서 하는 거라면 응원한다.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할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나조차도 꽤 오랜 기간 화장을 하고 렌즈를 껴왔지만, 민낯으로 외출한다는 게 낯설고 렌즈 없이 안경을 끼고 외출하는 게 불편하다고 생각한다. 굳이 소비하지 않아도 좋을 제품들을 줄임으로써 환경을 보호하고, 시간들을 조금씩 줄여가기 위한 시작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자신의 몸에 대한 자각도 중요하지만, 그런 상대방을 보는 타인의 시선에도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던 글이었다. 외모왜뭐 는 꽤 얇은 책이다. 하지만 8인의 작가들이 이야기하는 모든 몸을 위한 존중 의 이야기는 결코 얇거나 가볍지 않다. 물론 글을 읽으며 불편한 이도 있겠지만 '내 몸' , '내 외모'에 대해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갖게 해줬던 글이었던 것 같다.
너 보라는 외모 아닙니다. 신경 끄세요.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
|
|
안녕하세요? 북센스 서포터즈 1기 남녘하늘의 별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리고자 하는 책은 <외모왜뭐: 모든 몸을 위한 존중>입니다.
책이 얇고 가벼워 1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
지금부터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게요.
01.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할께, 우리 정말 이렇게 말할 수 있나요?
고등학생 때, 저는 분반이었습니다. 저는 여자반이었는데 우리 반 학생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습니다. 화장에 집착하거나 화장에 관심없는 사람. 참 열심히도 화장하는 친구들이 꽤 있었습니다. 수업시간에 하지 말라고 선생님이 다그치더라도요. 왜 그랬을까요? 그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하나의 답만 들려오더군요. "자기만족이요."
자기만족. 자기만족이랍니다. 정말 그럴까요? 그렇다면 그들은 왜 굳이 남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점심시간에 맞춰 꾸준히 화장을 하고 있던 것일까요? 왜 혼자 있는 집에서는 화장을 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모인 학교에서 화장을 하고 있던 것일까요?
혹시 여성분들은 화장을 통해 나의 가치가 상승된다고 믿지는 않았나요?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화장을 하면, 사람들이 좋게 봐주니까 자신감이 생기는 걸 자기만족이라고 착각하지는 않았나요?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느낀 적이 있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자기만족이라고 화장을 열심히 해왔지만, 그것은 자기기만일지도 모릅니다.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할게. 화장을 하든, 탈코를 하든 내 맘대로 할게.' 우리는 진심으로 이렇게 말할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어쨌든 그런 사회임을 자각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는 책입니다. 우리는 여성도 남성도 자신이 하고 싶은데로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 고민을 해야 하고, 이 책은 그런 고민을 함께 하자고 권유하는 책입니다.
특히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의 외모압박 사회를 바꾸자고 말합니다.
02. 8가지 공감가는 상황들. 공감만 하지 말고 비판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책이 이끄는 대로, 또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이 책에는 8가지 공감가는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화장을 공부하게 하는 사회 여성의 속옷을 규제하는 사회 다이어트를 강요하는 사회 마르고 긴 몸만 보여주는 미디어 실력보다 외모로 평가받는 노동시장 하나의 사이즈만이 아름다운 사이즈라 외치는 사회 등.
여성이라면 겪었을 만한 상황을 제시합니다. 공감을 유도하고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생각해봅시다>를 통해 생각하게 만들고, <함께 보기>를 통해 한 번 더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 책엔 남성의 목소리는 없다는 걸 항상 인지하십시오.
여성들이 당하는 피해들은 자명하지만 그것의 원인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오로지 여성의 입장에서 쓰인 책입니다. 남성들은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혹은 여성도 남성이 아닌 자는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책의 고민거리를 다른 사람과 함께 토론해보십시오.
생각이 다른 자와 함께 읽는다면 균형잡힌 시각을 기를 수 있게 할 것입니다.
03. 여성운동에 관심이 많고, 외모 압박 사회의 문제점에 공감한다면 추천! 비록 한 입장에서 쓰인 책이지만 다른 입장의 책도 함께 다독한다면 분명 여러분의 사고력과 관점이 함께 성장할 것입니다.
평소 여성운동에 관심이 많고, 외모 압박 사회에 문제점을 느끼고 있었다면 이 책을 꼭 읽어주세요.
내가 왜 이 사회가 부조리하다고 느끼고 있었는지, 해결해 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힌트를 제시합니다.
다른 사람과 토론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다음에 또 재밌는 책으로 돌아오겠습니다.
|
![]() 2018년, 페미니즘이 여러 방면에서 사회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관련 책들도 시중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페미니즘 책들은 페미니즘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술 서적, 여성의 권리와 관련된 주제를 다룬 소설책, 역사 속 사례를 페미니스트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책 등 장르와 내용이 제각각이다. 여성환경연대에서 기획한 <외모 왜뭐>도 그런 책들 중 하나다. 짧고 강렬한 제목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외모 왜뭐>는 영리한 방식으로 독자들의 페미니즘·탈코르셋 입문을 돕는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탈코르셋' 운동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몸'을 큰 주제로 삼고, 그 속에 8명의 여성 저자들의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총 8편의 여성의 몸에 관한 글은 여성 독자에게는 공감을, 남성 독자에게는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을 영리하다고 한 이유는 탈코르셋의 의의, 그리고 더 나아가 페미니즘의 당위성을 어필하기 위해 여성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그들에게 가장 가까운 주제를 택했기 때문이다. 여성으로 살면서 '예뻐지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우리 사회가 여성의 몸에 강요하는 '코르셋'은 어린 나이에서부터 미디어로 학습되며, 주변인들의 시선과 은근한 부추김, 외모에 대한 지적 등을 거치며 우리의 머릿속에 당연한 것으로 자리 잡는다. 탈코르셋 운동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오랜 시간 동안 사회가 압박하고 여성들이 스스로 조였던 끈들을 하나하나 풀어내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몸과 관련된 고정관념과 편견, 강요는 놀라울 정도로 우리 삶 구석구석에 녹아들어 있다. '탈코'를 선택한 페미니스트들은 꾸밈 노동 강요 등의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촉구하여, 궁극적으로 여성에게만 부여된 불평등한 외모 규범을 없애고자 하는 것이다. "안 예쁘면 안 되나요?" <외모 왜뭐>가 던지는 이 질문을 읽은 독자는 잠시 말문이 막힌다. 이 질문을 보고 '아니, 못생겼으면 예뻐지도록 노력을 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면 사회의 외모 규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외모로 여성의 급을 나누고, 못 꾸미거나 안 꾸민 여성들을 '못생겼다'고 비난하는 현 사회가 과연 정상일까? 제목부터 질문 형식인 이 책은 8개의 구체적인 질문으로 시작되는 글로 구성되어 있다. 빠르게 읽히는 8편의 글은 모두 여성들이 살면서 한 번쯤 느꼈을 법한, 또는 들어봤을 법한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화장이 왜 뭐", "가슴이 왜 뭐", "다이어트가 왜 뭐", "미디어가 왜 뭐", "월경이 왜 뭐", "꾸밈 노동이 왜 뭐", "사이즈가 왜 뭐", "자본주의가 왜 뭐" 등의 질문들은 코르셋이 일상생활에 어느 정도까지 침투해 있는지, 그리고 개개인에게 얼마나 문제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이 코르셋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과 비판으로 끝났다면 무언가 부족하다는 찝찝함이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8편의 글은 단순히 문제 제기에서 그치지 않고, 남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 하지 말고 '내 맘대로', '내 몸대로' 살라는 가르침을 준다. 그리고 더 나아가 탈코 페미니스트들이 주의해야 할 점을 암시하기도 한다. 책을 마무리 짓는 글(10번째 글이다)은 "예쁘면 안 되나요?"라는 물음을 던진다. 탈코르셋을 표방하며 모든 여성들의 외모 꾸미기를 막는 것은 또 하나의 강요가 될 수 있다. 마지막 저자(김주현)는 외모 꾸미기의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그녀는 외모 꾸미기가 단순히 코르셋에 굴복한 수동적 행위가 아니라, 여성이 스스로를 확장할 수 있는 미적 실험이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액티비즘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미적 액티비즘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여성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몸에 대한 주체성을 찾도록 응원하면서 책은 끝난다. <외모 왜뭐>는 페미니즘을 수박 겉 핥기식으로만 알고 있는 나에게 딱 수준이 맞는 책이었다. 재미도 있고 이해도 쉬웠으며, 얇은 두께임에도 불구하고 얻어 가는 지식도 꽤나 있었다. 사례 위주의 쉬운 페미니즘 입문서를 찾는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그렇다고 페미니즘 전반에 대한 내용을 기대하면 안 되고, 탈코르셋과 여성의 몸에 관한 내용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탈코르셋에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병아리 페미니스트에게도 추천한다. 책을 덮으면서 10명의 저자가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할게" #북센스 #외모왜뭐 원문 글: https://blog.naver.com/sujinlee99/221432173568 |
|
미디어는 여성을 어떻게 소비하는가 저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2018년 예능인 이영자가 KBS, MBC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상은 1990년도 KBS 코미디대상(2002년에 연예대상으로 명칭이 바뀜)을 수상한 김미화, 2001년도 연예대상을 수상한 박경림 이후 10년이 훌쩍 지나 거머쥘 수 있었던
여성 예능인의 단독 수상이었다. ‘시상식=드레스’라는 이전의 공식을 깨고(이전에도 여성 연예인이 이러한 공식을 깬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정장을 차려입은 채 정상의 자리에 올라 선 그녀는 수상 소감으로 이러한 말을 남겼다. ‘저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일 년간 우리의 사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솔직하고 거침없는 면모에 더해 나름의 철학을 갖고 맛깔나게 음식을 소개하고 표현해내는 능력 덕분이었다. 주변화 되거나 대상화되고, 희화화 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는 그저 묵직하면서도 재치있는 예능인으로서의 이영자를 봤을 뿐이며, 그의 능력에 매료되었을 뿐이다. 다시 말하자면 ‘여성’ 이영자가 아닌 ‘사람’ 이영자를 봐온 것이다.
그의 앞에 붙는 수식어로는 ‘먹교수’, ‘먹방의 신’ 등이 있다. 대다수가 생각하던 '여성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 않는가. '여신', '요정', '섹시' 등의 수식어가 기존의 틀에 박힌 이미지일 테다. 실제로 예능 프로그램 속에서 여성의 역할은 ‘예쁜’ 모습으로 환대받으며 일회성 게스트로 나오거나, 주변에서 분위기를 띄우거나, 허당인 매력을 뽐내며 우스꽝스러운 역할을 하는 것에 그쳤다. 그러나 이영자는 성별의 구분에서 벗어나 ‘이영자’로서의 아이덴티티, 정체성을 뽐내며 대중에게 다가갔고, 그 결과 주로 남성 예능인이 손에 넣던 신(神)격화된 타이틀을 얻으며 정상의 자리에 올라섰다. 그는 이번 대상을 통해 미디어 속 악습과 같은 매커니즘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실제 한 대중매체 모니터링 보고서(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예능, 오락 프로그램의 남성 주진행자가 여성보다 3배(남성 73.5%, 여성22.8%) 이상 많다고 합니다. 출연자의 성비 불균형은 남성의 시각으로 여성을 표현하는 한계를 가져오게 만들죠. 예능 프로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쉽게 즐길 수 있는 웹툰이나 게임에서도 모험과 전쟁을 통해 ‘레벨업’을 하는 ‘남성 중심의 서사’가 주를 이룹니다. 심지어 내용과 상관없는 선정적인 신체 노출을 통해 성적으로 대상화되거나, 능력보다는 외모만으로 평가당하기도 하지요.
- 도서 '외모왜뭐' 59p
여성이 설 곳 없던 미디어에서 여성간의 대결 구도와, 여성의 수상은 의미 있는 일이다. ‘대상을 받는다면 개그우먼 후배들의 꿈을 더욱 넓혀주는 의미가 될 것’이라 말하던 이영자의 염원이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순간이다.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한 사람으로서 인정받기 위해,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몸을 위한 존중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렇다면 나답게 살아가는 것은 무엇이며,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리는 정말 나답게 살아가고 있을까?
외모왜뭐 모든 몸을 위한 존중
이 책은 외모를 향한 우리 사회의 편견 속에서 삶을 시작하는 소녀들과 그들과 대화하고 싶은 어른들을 위한 책입니다. 외모를 함부로 평가하고, 관련 상품을 소비하라고 부추기는 외부의 목소리와 어떻게 싸우고 그로부터 어떻게 자신을 지켜갈 수 있을지, 그 고민과 질문을 담았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마을에서, 집에서, 소녀들과 이 책을 통해 몸에 대한 다양하고 솔직한 이야기들이 시작되길 바라면서요.
- 도서 '외모왜뭐' 5p
‘오랜만에 보니 더 예뻐졌네’, ‘살 빠졌어?’, ‘살쪘어?’
대개의 사람들은 누군가를 만나는 순간부터 자연스레 외모에 대한 평가를 시작하곤 한다. 누군가는 칭찬을 빙자한 인사말을 건넸을 뿐이었겠지만, 누군가는 그 기준에 알맞은 사람이 되기 위해 늘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을 테다. 여태껏 우리는 사회가 규격화한 틀에 맞는 모습이 되려 노력하며 살아왔다. 잡티를 가리기 위해 피부 화장을 하고, 생기를 위해 입술을 바르고, 날씬해지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며, 봉긋하고 둥근 가슴을 위해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는가. 길고 길었던 학창시절을 지나 ‘개성’이라는 단어가 용인되는 성인이 된 나의 주변에도 많은 이들이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계속된 검열 속에서 살아왔다. 학창시절부터 작은 사이즈의 교복에 몸을 욱여넣은 채 괴로워해야했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얼굴에 화장을 덧칠해왔다. 그 속에서 진짜 ‘나’의 모습은 사라져가고 있다. 하물며 일을 하러 가서도 ‘피곤해 보이는데 입술 안 발라요?’, ‘손님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화장을 해야 돼.’ 따위의 말을 들으며 살아가고 있으니. 우리는 언제든 평가받을 준비를 하며 살아왔다.
위에서 언급된 ‘우리’의 주체가 누구인지 예상 가능하지 않은가. 아이러니하게도 ‘여성들’에게만 이러한 지독한 잣대가 주어지고 있었다. 물론 외모지상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여성들뿐만이 아닐 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외모를 가꾸는 남성에게는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지지만 외모를 가꾸지 않는 여성들에게는 비난만이 쏟아질 뿐이다. 민낯의 여성은 자기 관리를 못하고, 부지런하지 못한 사람인 것처럼 비춰지곤 한다.
외모 규범의 미학에는 가부장제의 젠더 권력이 개입하고 있습니다. 즉, 남성적 시선으로 여성을 대상화하고 있지요. 남성들이 외모를 꾸미는 것은 세련된 취미나 성공의 결과이지만, 여성들이 외모를 꾸미는 것은 필수이고, 성공의 조건이라고요.
- 도서 '외모왜뭐' 127p
보정 속옷 코르셋이 여성의 장기를 망가뜨렸던 것처럼 외모 관리 코르셋은 여성이 스스로의 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을 방해합니다. 수술을 통해 변형시켜서라도몸을 고정 관념에 맞추고, 편하고 자연스러운 것보다 남의 눈에 예쁘게 보일 복장과 포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가 지속된다면 누구라도 자기 몸에 대한 검열을 멈추기 힘듭니다.
-도서 '외모왜뭐' 21p
1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외모왜뭐'는 화장, 가슴, 다이어트, 미디어, 월경, 꾸밈 노동, 사이즈, 자본 주의에 대해 이야기한다. 타인이 정한 '예쁨'의 기준을 뜻하는 '코르셋'을 벗어 던지고 진짜 나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탈코르셋'에 대해 이야기하며 스스로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는 법을 알려준다. 예뻐지기 위한 노력들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유난히 무뚝뚝하고 애교 없던 어린 시절부터 '딸이 뭐 이래. 여자애 맞아?'라는 소리를 밥 먹듯이 들어왔던, 그 이후로는 '피곤해 보이는데 입술 안 발라?', '살이 좀 쪘네. 살 좀 빼야겠다'를 매일 반복해서 들어오던 내게 이 책은 '나'로 살아가는 법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 여자 애가 어때야 하는데?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인데.
2018년은 '페미니즘'이라는 키워드로 이슈가 되었다. 그 깊은 속내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무언가에 이상함을 느낀 누군가가 모여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그 본질을 잃고 극렬한 대립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던 중이었다. 아무튼 도서 '외모왜뭐'는 여태껏 애써 위안을 얻으며 살아가고 있던 것은 아닌지, 나는 나답게 살아가고 있는지, 나답게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지, 어찌 보면 당연한 것들에 대해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특히나 미디어를 다루고 있는 나에게 반성 아닌 반성의 기회가 되었다.
P&G위스퍼의 #LikeAGirl 캠페인 영상에서는 다양한 성별과 연령대의 모델들에게 ‘여자답게(Like a girl) 달려봐, 공을 던져봐, 여자처럼 공을 차봐’라고 요구합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어린 소녀들에게선 보이지 않던 모습이 성인 남녀 모델에게 나타납니다. 있는 힘껏 달리고, 공을 차고 던지던 어린 소녀들과 달리 성인 여자와 남자 모델들은 모두 힘없이 양팔을 휘젓거나 머리카락을 만지며, 조금은 우스꽝스럽고 서투를 모습으로 달리는 모습을 흉내 내는 것입니다.
- 도서 '외모왜뭐' 54p
심리학자 리네이 엥겔른에 따르면 소녀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상적인 몸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고, 5세 여자아이 중 34%가 '가끔은' 의도적으로 음식을 적게 먹는다고 합니다. 이 중 28%가 자신의 몸이 TV나 영화에 나오는 여자들 같았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자신의 몸보다는 미디어에 나오는 이상적인 몸을 먼저 받아들여, 스스로의 몸을 바꿔내고 싶다는 욕구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분명 다양한 몸이 존재하지만, '이상적인 몸'. '아름다운 몸', '건강한 몸' 같은 우리가 선망하게끔 만드는 몸의 이미지는 동일한 모양새를 띱니다.
- 도서 '외모왜뭐' 100p
미디어는 여전히 여리고 예쁜 여성에 대한 이미지를 양산해내며 대상화하고 있다. 여자 연예인에 대해 검색을 했을 때 ‘몸매, 다이어트, 가슴 노출’과 같은 단어가 따라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미디어 속 여성에 익숙해진 우리는 그와 똑같아지려 노력한다. 혹자는 그것이 본인이 원하는 모습이라고 당당하게 말할테지만, 그 또한 누군가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지, 그것이 진정 나다운 모습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흔히들 자기만족이라고 말하는데, 홀로 집에서 풀 메이크업을 한 채 화려하고 불편한 옷을 입고 있다면 그 ‘자기만족’, 인정하도록 하겠다.
앞서 언급된 이영자는 프로그램 ‘밥블레스유’에서 수영복을 입고 당당히 등장한 적이 있다. 이에 대중들은 ‘귀엽다’, ‘생각보다 날씬하다’, ‘육감적이다’, ‘배가 튀어나왔다.’, ‘별로다’ 따위의 반응을 보였다. 여전히 그에 대한 평가가 계속되었다. 이에 이영자는 타 방송에서 ‘내 몸이니까 당당해지자’는 생각이었다며 살이 찐 사람도 입고 싶은 옷을 입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대상화되지 않은 몸, 있는 그대로의 몸을 미디어 속으로 끌어와 변화의 시작을 보여준 것이다. '사람' 이영자의 행보가 더욱 뜻깊게 여겨지는 이유이지 않을까.
우리가 우리답게 살아가기 위해선 한 사람의 몸을 그 자체로 존중할 수 있어야만 한다. 민낯으로 다녀도, 살이 쪄도 괜찮다고. 나는 나답게 살면 된다고. 외모, 왜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