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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장소가 떠오르는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
"추억의 장소가 떠오르는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 내용보기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딸은 좋다’의 공통점은? 물론 그림책이고 저자가 같다. (만두를 먹고 싶게 만드는 할머니, 나도 내 딸들이 좋다 ‘딸은 좋다’) 그림책이라 그림을 그린 사람만 기억하는 경우도 있고, 글 쓴 사람만 기억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은 사실 그린 이를 보고 결정한 책이다. '엄마 마중', '꽃신', '간송 선생님이 다시 찾은
"추억의 장소가 떠오르는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 내용보기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딸은 좋다의 공통점은? 물론 그림책이고 저자가 같다.

(만두를 먹고 싶게 만드는 할머니, 나도 내 딸들이 좋다 ‘딸은 좋다’)

그림책이라 그림을 그린 사람만 기억하는 경우도 있고, 글 쓴 사람만 기억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은 사실 그린 이를 보고 결정한 책이다. '엄마 마중', '꽃신', '간송 선생님이 다시 찾은 우리 문화유산 이야기', '책과 노니는 집' '들꽃 아이' 그리고 최근의 '견우와 직녀'를 그린 동성님이 그린 첫 번째 그림책이라고 한다. 지금 스타일과는 조금 다르고 얼굴이 동글기보다 좀 길다. 초기작이라 눈길이 간다.

(아이의 빨간 코가 내 콧등을 찡하게 한다, 내게도 보물이 된 동화 ‘꽃신’, 그 분의 뜻을 잊지 말자 ‘간송 선생님이 다시 찾은 우리 문화유산 이야기’, 언젠가 만들고픈 책과 노니는 집내 아이들과 봄을 생각하며 '들꽃아이', 인간세상 견우 하늘나라 직녀 ‘견우와 직녀’)

 

누구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다. 그 추억이 장소가 될 수도 있고,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음식이 될 수도 있다. 내게 추억의 장소는 어린 시절에 살던 집이다. 한 지붕 10가족. ㅎㅎ 지금은 원룸이라 불리지만 예전엔 단칸방이라 불렀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부엌 겸 욕실이 있고, 신발을 벗고 문을 열면 방 하나가 덩그러니 있다. 그곳에서 다섯 식구가 옹기종기 살았다. 열 가족이 살다 보니 이런저런 일이 많았는데 또래들이 많아서 밖에서 놀던 아이들이 한 집에 들어가서 그곳 밥을 먹기도 있고, 화장실 앞에서 줄을 선 기억도 나고, 아침마다 학교에 가느라 애들과 엄마 소리도 기억이 난다. 그러다 하나 둘 이사를 가고 이제 그 집은 흔적이 없다. 지금은 너무 변해버려서 가도 길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선미는 기억이 없지만 아기였을 때 많이 업어주었다는 삼촌이 휴가를 나와 선미를 자전거에 태우고 동네를 구경한다. 건물과 차들로 가득한 거리를 지나며 삼촌은 예전엔 논밭이었고 개울도 있었다고 말한다. 선미는 개울이 있었다는 걸 상상할 수 없다.

 

나는 삼촌 말을 믿을 수 없었어요.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보아도 상점들이랑 차가 다니는 큰길밖에 없는데 그런 개울이 있었다니.

(중략)

도로가 덮이고 집들도 사람들도 모여들면서 자연히 그렇게 되었지.”

 

 

그리고 두 사람은 색다른 곳으로 가게 되고, 이 일은 삼촌과 수미만의 비밀 여행이 된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이 많이 사라져 가고 있다. 요즘엔 아파트를 지으면서 나무와 꽃도 많이 심고 작은 연못도 만들고 놀이터도 갖춰놓지만 그걸 제대로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평일엔 지나가며 눈으로만 보고 그나마 주말엔 좀 즐기긴 한다. 왜 다 바쁘게 살아야 할까?

1998년에 초판이 나왔고 이번에 구매한 책은 2009년에 나온 16쇄다. 11년간 꾸준히 이 책이 나와서 내가 보았다 생각하니 고맙기도 하고 두 작가님에게도 감사하다. 7세부터 11세를 위한 책으로 소개한 학급문고 시리즈인데, 45쪽으로 그림도 적절히 들어있어 저학년 아이가 부담 없이 편히 읽을 수 있다. 큰아이도 선미와 삼촌과의 여행을 마음에 든다고 한다. 아이는 커서 어떤 추억을 간직할까?

 

["나는 리뷰어다"이벤트 참여 리뷰입니다]

s******a 2011.11.20. 신고 공감 7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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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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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선의 글은 야무지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글을 좋아한다. 그녀의 글은 개연성에 있어서도 한치의 틈을 보이지 않는다. 그 부분은 현실에서 상상으로 넘어갈 때나, 상상에서 현실로 돌아올 때 가장 잘 드러난다. 그럴 적마다 내겐 김연아의 모습이 겹쳐진다. 손짓을 비롯한 모든 동작들이 고도의 훈련으로 빚어진 것임을 잊게 만드는 그 자연스런 동작 말이다. 채인선의 글이 그렇다.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 내용보기

채인선의 글은 야무지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글을 좋아한다. 그녀의 글은 개연성에 있어서도 한치의 틈을 보이지 않는다. 그 부분은 현실에서 상상으로 넘어갈 때나, 상상에서 현실로 돌아올 때 가장 잘 드러난다. 그럴 적마다 내겐 김연아의 모습이 겹쳐진다. 손짓을 비롯한 모든 동작들이 고도의 훈련으로 빚어진 것임을 잊게 만드는 그 자연스런 동작 말이다. 채인선의 글이 그렇다. 

 

이 책은 잠시 휴가를 나온 삼촌과 초등학생인 선미의 몇 시간 짜리 자전거 여행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불과 50쪽도 안되는 책 안에서 채인선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언급한다. 그녀는 복개천이 되면서 우리가 개울을 잃어버렸음을 말한 후, 기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개울만이 아님을 아쉬워한다. 개울이 덮여진 후 우리는 개울과 연관된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맑았던 개울이 하수도가 된 것은 어쩌면 비극이었다. 청계천이 다시 드러나면서 그곳에 생명체가 돌아온 것을 떠올린다면 우리가 잃은 것이 무엇인지를 유추할 수 있겠다.

 

 

그러나 채인선은 그 숙고의 방식을 직시가 아닌 동화를 통해 구현해낸다. 그녀는 먼저 삼촌과 선미가 발을 담고 있는 개울을 보여준다. 그 후 그 속에 살고 있는 가재, 물방개, 소금쟁이를 불러오고 저 너머 나무위에 숨어있는 다람쥐 마저 오게 한다. 자연이 있는 곳에 생명이 있었고 생명은 인공의 조형물 안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것임을 그녀는 슬며시 알게 한다.

 

 

잊고 있었던 것들이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씩 떠오른다. 차마 개울이라고도 할 수 없는 자그마한 웅덩이 안에서 피라미가 노니는 모습은 얼마나 싱그러웠던가. 생명이 주는 찬란한 아름다움을 잊고 살았던 시간들을 채인선을 이런 방식으로 기억케했다. 잊혀졌던 것들이 떠오르니 추억도 떠올랐고 내 안의 어린 나도 내 가까이 있는 것 같다. 

 

그 어떤 보고서보다 동화가 주는 지적이 따끔하다. 그러나 그 따끔함은 아련함을 상기시켰고 추억을 동반자로 불렀다. 우리 안에 다시 실개울이 흐르길 원해서 채인선이 이 책을 지었다 했다. 이 책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이미 내 안의 실개울은 흘렀다. 그러니 내가 똑부러지고 야무진 채인선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잖은가.

 

d*********2 2012.07.20. 신고 공감 6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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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추억이 담겨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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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와 삼촌은 정말 아름다운 오후를 보낸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가까운곳에 깨끗한 개울이 많지 않아서 그런 구경 해볼 기회가 별로 없지요. 참 안타까운 현실 입니다. 저는 정말로 25년전 동생들과 함께 봉천동 개울가에서 책 내용처럼 버드나무 가지를 훑어가며 타잔 놀이를 했던 추억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 책을 읽는 순간 뇌리를 스치며 지나가는 개울가의 이끼푸른 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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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와 삼촌은 정말 아름다운 오후를 보낸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가까운곳에 깨끗한 개울이 많지 않아서 그런 구경 해볼 기회가 별로 없지요. 참 안타까운 현실 입니다. 저는 정말로 25년전 동생들과 함께 봉천동 개울가에서 책 내용처럼 버드나무 가지를 훑어가며 타잔 놀이를 했던 추억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 책을 읽는 순간 뇌리를 스치며 지나가는 개울가의 이끼푸른 징검다리, 그사이를 자유롭게 누비던 송사리 피라미들....물살에 고무 슬리퍼가 떠내려가는 줄도 모르고 놀다가엄마께 짝없는 슬리퍼때문에 무지하게 혼난일이 필림처럼 하나씩 지나갑니다. 딸 아이에게 방학동안 읽어보라고 사주었는데 엄마인 제가 너무 감동을 받아 책을 다 읽어주고 나서도 한동안 그 추억을 아이들에게 책 읽은 시간보다 더 많은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개울 그 위를 덮고 있는 4차선 도로와 주면 건물들은 지난 세월만큼 달라진 우리 환경을 말해주고 있는것 같습니다. 책을 거의 다 읽었을 무렵 이 책장이 끝이구나! 하고 아쉬워 하며 뒷장을 넘기면 어김없이 또 글이 있고....... 아마도 선미를 통해 삼촌이 잃어버린 개울의 안타까운 마음을 우리 모두에게 느끼게 하시려는 작가선생님의 마음이 아닌지 모르겠어요. 옛날 우리들이 느꼈던 유년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책을 통해서 나마 우리의 아이들에게 느껴볼 수 있게 한 좋은 책입니다.
s****1 2001.07.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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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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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는 동안 내 자신도 선미와 삼촌처럼 추억으로의 여행을 같이 떠나게 되었다. 이미 잊었던 추억을 떠오르게 해준 이 책에 너무 고마움을 느낀다.  어린시절 친구들과 같이 들과 산으로 놀러다니다가 땀을 많이 흘린 뒤, 가까운 개울가에서 물장난까지 치던 일이 떠올라 작은 행복감까지 느꼈다.  살면서 나이를 먹는 대신에 추억은 잃어 버린 듯 하다. 그런데 이 책이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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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보는 동안 내 자신도 선미와 삼촌처럼 추억으로의 여행을 같이 떠나게 되었다. 이미 잊었던 추억을 떠오르게 해준 이 책에 너무 고마움을 느낀다.

  어린시절 친구들과 같이 들과 산으로 놀러다니다가 땀을 많이 흘린 뒤, 가까운 개울가에서 물장난까지 치던 일이 떠올라 작은 행복감까지 느꼈다.

  살면서 나이를 먹는 대신에 추억은 잃어 버린 듯 하다. 그런데 이 책이 나에게도 어린시절이 있었던 것을 알려준 것이다. 누구나 겪고 지나가는 어린시절,,,, 그러나 삶에 지쳐 그 시절을 잊어버리고 사는데 말이다.

  군대에서 휴가나온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선미는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곳이 예전에는 숲도 있고, 개울도 있었다는 삼촌의 말을 선미는 쉽게 믿지 못한다. 그것은 아마도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이 아니면 어떤 것이든 믿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어느새 삼촌과 자신이 숲이 있고, 개울이 있는 곳에 와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이 숲속 개울에서 가재도 잡고, 피라미도 보고 감자도 구워 먹는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올 여름에 나도 아이들과 송추 계곡으로 놀러 갔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 곳에서 아이들은 물 속의 작은 물고기를 보며 무척 신기해 했고, 그 물고기를 잡으려 나름대로 무척이나 애쓰던 모습에 지금도 웃음이 난다.

  아이들과 송추 계곡에 있는동안은 정말이지 현실을 잠시 잊었던 것 같다. 마냥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정말 즐겁게 보냈다. 우리 아이들도 이다음에 어른이 되면 이 작은 추억하나 간직하고 떠올리며 그 때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좋겠다.

  이 책에서 말하듯이, 숲과 개울을 없애고 도시를 만든 곳은 무척 많을 것이다. 한편으론 무척 아쉬운 생각이 들지만, 현실적으로 어쩔수 없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줄 기회가 많지 않아 아쉽기만 하다.

  그러나 이런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아이들에게 자연을 알려준다면 참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요즘은 자전거를 타기보단 자가용을 많이 이용한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지나가는 풍경조차 제대로 자세히 보기 힘들다. 그러니 기회가 된다면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동네 풍경이라도 자세히 보여줘야 겠다. 그러면 그 동안 느끼지 못한 동네 진 풍경을 아이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t**********3 2010.10.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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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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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카 녀석을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고 동네를 돌아본 경험 때문이었을까, 란 재미마주의 학급문고 시리즈가 좋아 크게 고민없이 구입한 이 책을 조카는 좋아한다. 전에 우리도 자전거 타고 가 봤지... 하면서. 초등학교 저학년인 조카 녀석은 이 책이 말하는 환경과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해하기엔 아직 어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로운 그림체의 재밌는 우리 사는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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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카 녀석을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고 동네를 돌아본 경험 때문이었을까, <내 짝꿍 최영대>란 재미마주의 학급문고 시리즈가 좋아 크게 고민없이 구입한 이 책을 조카는 좋아한다. 전에 우리도 자전거 타고 가 봤지... 하면서. 초등학교 저학년인 조카 녀석은 이 책이 말하는 환경과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해하기엔 아직 어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로운 그림체의 재밌는 우리 사는 동네 그림과 잃어버린 옛 자연으로의 환상적 나들이는 아이들의 무의식 속에 자연을 선물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학교 운동장이라도 돌고 난 뒤에 이 책을 읽어 준다면 아이들에게는 좋은 추억거리를 하나 만들어 주는 것이 될거라고 본다. 재미마주의 학급문고 시리즈는 모두 다 좋다.
p******1 2001.06.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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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길에서는 못 타는 자전거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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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65   찻길에서는 못 타는 자전거―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 채인선 글,김동성 그림 재미마주 펴냄,1998.6.15./7000원     자전거를 타고 달리려면, 내 다리를 바지런히 움직여야 합니다. 자전거 발판을 구르다가 멈추면 어느 만큼 스르르 바퀴가 돌기는 하지만, 이내 느려지고, 조금 뒤에 자전거가 섭니다. 자전거로 달리는 내내 다리를 움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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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65

 


찻길에서는 못 타는 자전거
―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
 채인선 글,김동성 그림
 재미마주 펴냄,1998.6.15./7000원

 


  자전거를 타고 달리려면, 내 다리를 바지런히 움직여야 합니다. 자전거 발판을 구르다가 멈추면 어느 만큼 스르르 바퀴가 돌기는 하지만, 이내 느려지고, 조금 뒤에 자전거가 섭니다. 자전거로 달리는 내내 다리를 움직이고 몸을 써야 해요.


  한 시간을 걸어 5킬로미터를 간다면, 자전거로 한 시간 달릴 때에 20킬로미터쯤 갈 수 있습니다. 네 시간을 걸어 20킬로미터를 간다면, 자전거로 네 시간 달릴 때에 80킬로미터쯤 갈 수 있어요. 걸음이 빨라 한 시간에 7킬로미터쯤 갈 수 있으면, 자전거 발판도 더 힘껏 밟아 한 시간에 30킬로미터쯤 갈 만하고, 네 시간 씩씩하게 걸어 28킬로미터쯤 가는 사람이라면, 네 시간 다부지게 자전거로 달려 120킬로미터쯤 갈 만합니다.


  두 다리로 걷거나 자전거를 달리면 어떠한가요. 자동차하고 견주면 너무 느린가요? 그러면, 서울 같은 큰도시에서 자동차를 달리는 빠르기는 얼마쯤 될까요. 얼마쯤 될 듯한지 한번 생각해 봐요. 건널목 신호에 걸리고, 밀리는 자동차에 막히는 시간을 헤아려 봐요.


  통계로 나온 숫자를 살피면, 서울 시내 택시 평균속도가 30킬로미터를 살짝 넘는다고 해요. 이나마 밤에 달리는 택시를 헤아리기에 30킬로미터쯤 나온다고 해요. 여느 자가용은 서울 시내에서 평균 15킬로미터가 안 나온다고 해요. 곧, 자전거를 천천히 달리는 사람조차도 서울 시내에서는 자가용보다 훨씬 빨리 달린다는 뜻이고, 자전거를 잘 달리는 사람이라면 서울 시내에서는 택시하고 엇비슷하거나 택시보다 빠를 수 있다는 뜻이에요.


.. 놀이터에 가려고 나오는데 삼촌이 뒤따라 나오며 물었어요. “선미, 자전거 탈 줄 아니?” 나는 고개를 저었어요. “그럼 내가 자전거 태워 줄까? 나랑 같이 나가 볼래?” ..  (7쪽)


  자동차는 나날이 늘어납니다. 한 번 늘어난 자동차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자동차 회사에서는 새 자동차 꾸준히 만들고, 도시사람이든 시골사람이든 새로 나오는 자동차를 꾸준하게 장만합니다. 도시는 찻길이 자꾸자꾸 더 막히고, 자동차는 시내에서 더 느리게 달릴밖에 없습니다. 이리하여, 자동차 물결이 숨통이 트도록 하려고 찻길을 새로 놓습니다. 찻길을 새로 놓으려고 가난한 골목집을 밀어냅니다. 아파트를 밀어 찻길을 넓히지 않아요. 골목동네 골목집을 밀어 찻길을 늘리지요. 시골에서는 논과 밭과 숲과 멧골을 아무렇게나 척척 잘라 새 찻길을 늘려요.


  그렇지만, 찻길 늘리는 빠르기보다 자동차 늘어나는 빠르기가 훨씬 높아요. 찻길을 늘리고 또 늘려도 자동차 물결을 버티지 못합니다. 찻길이 아주 많이 늘어났다 하더라도 서울 시내뿐 아니라, 부산과 대구와 인천과 대전과 광주 시내에서조차 자동차는 제대로 달리지 못해요. 자동차 계기판에 200이나 220까지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도 이렇게 달릴 일이 없어요.


  곰곰이 따질 노릇이에요. 도시 한복판뿐 아니라 도시 언저리에서도 자동차는 30킬로미터로 꾸준히 달리기 힘들다면 자동차를 왜 타야 할까요. 비싼 값을 치르고, 비싼 보험삯과 기름값 치르면서 자동차 달려야 할 까닭이 있을까요. 자동차 아닌 전차가 다닐 길을 놓을 때에 훨씬 낫지 않을까요. 아니, 누구나 자전거로 달리면 서로서로 즐겁지 않을까요.


  자동차는 장애인이 타도록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장애인이 타는 자전거도 있어요. 다리가 없어도 손으로 바퀴를 굴리는 자전거 있고, 다리를 쓸 수 있으면 누워서 달리는 자전거 있어요. 누운 채 손으로 바퀴를 굴리는 자전거도 있지요. 전기를 먹는 자전거도 있습니다.

 

 


.. 삼촌은 주위를 둘러보며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어요. “예전에는 여기가 다 논밭이었어. 개울도 있었고, 물이 참 맑고 깨끗했지.” “개울이 있었다고?” “그럼. 저기 멀리 큰 산 보이지? 그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었어.” ..  (11쪽)


  사람들 누구나 꼭 자전거를 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사람들 누구나 자가용 굴리려고 하는 오늘날 되다 보니, 자가용 구를 찻길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고, 찻길이 도시와 시골을 온통 둘러싸다 보니, 도시에서나 시골에서나 한국에서는 숲이 제대로 깃들지 못해요. 도시에도 숲이 없고, 시골에도 숲이 없어요. 도시사람도 숲내음 마시기 힘들고, 시골사람도 숲내음 누리기 힘들어요.


  채인선 님 글과 김동성 님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책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재미마주,1998)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서울 어느 ‘변두리’라 할는지 ‘도시 한복판 가운데 하나’라 할는지, 그리 멀지 않은 지난날까지 시냇물 흐르는 논밭 있었다는 곳 이야기를 ‘자전거 여행’을 곁들여 들려주는 목소리로 읽으며 찬찬히 헤아립니다.


  왜 서울은 논밭을 밀어 도시로 바꾸어야 했을까요. 왜 서울은 논밭 그대로 두는 도시로 있지 못할까요. 왜 서울사람은 자동차 넘치는 도시를 바랄까요. 왜 서울사람은 자동차 아닌 사람들이 두 다리로 걷거나 자전거로 지나갈 넉넉하고 조용하며 사랑스러운 마을로 나아가지 못할까요.


.. “가재, 처음 보니?” “책에서는 많이 봤어.” ..  (24쪽)


  책에서만 만날 가재가 아닙니다. 책으로 배울 들꽃이나 나무가 아닙니다. 책으로 생각하는 전통문화나 전통예술이 아니에요. 한가위나 설 같은 명절과 얽힌 놀이를 그림책이나 동화책이나 지식책으로 읽으면 덧없어요. 명절놀이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누려야지요. 전래놀이가 되든 골목놀이가 되든, 아이들 누구나 마음껏 뛰놀면서 물려주고 물려받을 놀이예요. 아니, 놀이는 물려주고 물려받는다기보다, 바로 오늘 이곳에서 즐길 때에 놀이예요.


  고무줄놀이를 굳이 물려줄 까닭 없어요. 고무줄놀이 재미나면 한 시간이나 십 분만에 곧바로 배워서 함께 즐깁니다. 구슬놀이나 흙놀이나 땅금놀이나 온갖 놀이 신나면, 십 분은커녕 일 분만에 놀이를 익혀 다 같이 즐겨요.


  함께 놀면서 자라는 아이들이에요. 서로 돕고 서로 아끼면서 크는 아이들이에요. 까르르 뛰놀면서 골목을 몸으로 받아들이고, 와하하 뒹굴면서 마을을 마음으로 껴안아요. 두 다리 있으면 개구지게 뛰고 달리면서 이 땅을 넓고 깊게 헤아립니다. 두 다리로 달리고, 때로는 자전거로 달리면서, 내 마을과 동무들 살아가는 이웃한 마을 나란히 살핍니다. 내가 살아가는 이 마을 좋아하고, 동무들 살아가는 저 마을 좋아해요.

 

 

 


.. “삼촌, 개울이 있던 자리가 바로 여기야?” “그럴 거야.” “바로 이 도로 밑에?” “…….” “햇살도 없고 가재도 안 살고 버드나무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맞아. 아무것도 없어.” ..  (38∼39쪽)


  찻길에서는 탈 수 없는 자전거입니다. 찻길에서는 놀 수 없는 아이들이에요. 찻길에서는 자동차 아니면 달리기 어렵습니다. 찻길에서는 아이나 어른이나 느긋하게 못 놀고 한갓지게 못 쉬어요.


  찻길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아이들은 삶을 빼앗깁니다. 찻길을 늘리면 늘릴수록 어른들도 삶을 잃어요. 빈터를 빼앗기고 놀이터를 빼앗기는 아이들은 학원으로 쫓겨나거나 인터넷과 손전화에 빠져듭니다. 마을쉼터 없고 정자나무 사라진 어른들은 술집에 찻집에 노래방에 옷집에 젖어들지만, 정작 이웃과 어깨동무하며 누리는 삶은 사라져요.


  어른들은 아이들을 자전거 짐받이에 앉히고 다닐 수 있어야 해요. 아이들은 스스로 힘차게 자전거 발판을 구를 수 있어야 해요. 초·중·고등학교 운동장은 교사들 자가용 대는 땅이 되면 안 돼요. 학교 교사부터 자가용 아닌 자전거로 오가야 옳아요. 아이들도 학교에 자전거 타고 다닐 수 있어야 해요.


  회사원도 공무원도 자가용 아닌 자전거를 타야 맞아요.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시장도 군수도 ‘관용 자가용’ 아닌 ‘관용 자전거’를 타면서 이웃을 마주하고 서민(시민, 군민)과 만나야 해요. 자가용을 타면 서민이라 할 국민이든 백성이든 마주할 길 없어요. 회사일을 하든 행정일을 하든 ‘사람을 만나’려면, 자가용에서 내려, 두 다리로 걷거나 자전거를 타야지요. 두 다리로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바람을 쐬고 햇살을 마시며 살가운 이웃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섞을 수 있어야 해요. 찻길에는 정치도 문화도 교육도 행정도 민주도 평화도 자유도 평등도 없어요. 골목과 마을과 숲과 시골과 들과 멧골에 비로소 모든 삶과 꿈과 사랑이 있어요. 4346.5.13.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이달의 사락 h*******e 2013.05.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