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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여항인들의 한시 창작과 시사 활동을 소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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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제의 질서가 엄격하게 시행되던 조선시대에는, 지배계급인 양반들의 생활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울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 가운데 누가 더 많은 부귀를 누리는가의 차이가 존재했지만, 결코 피지배계급인 평민 혹은 천민들의 생활에 비교할 수 없다고 하겠다. 양반과 상민으로 구분되던 신분제는 조선 후기에 이르러 복잡한 계층을 이루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신분제의 이완 현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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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제의 질서가 엄격하게 시행되던 조선시대에는, 지배계급인 양반들의 생활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울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 가운데 누가 더 많은 부귀를 누리는가의 차이가 존재했지만, 결코 피지배계급인 평민 혹은 천민들의 생활에 비교할 수 없다고 하겠다. 양반과 상민으로 구분되던 신분제는 조선 후기에 이르러 복잡한 계층을 이루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신분제의 이완 현상이라고 일컫는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외부에 맞선 전쟁을 겪으면서, 양반들의 장악력은 급속하게 줄어들게 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견고했던 신분제가 서서히 이완되면서, 조선 후기에는 경제력을 기반으로 성장한 새로운 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전통적으로 권력과 경제력을 독점했던 양반 계급의 존재는 여전히 건재했지만, 피지배계층인 중인과 평민들도 경제력을 확보하면서 사회적 영향력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좁은 골목길의 누추한 집에 사는 이들을 의미하는 ‘여항인(閭巷人)’은 일반적으로 양반이 아닌 계층을 범박하게 일컫는 표현인 바, 조선 후기에 이르면 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당대의 문화 활동을 주도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특히 이전에는 양반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한시 창작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데, 이들에 의해 창작된 한시문학을 일컬어 ‘여항문학’ 혹은 ‘위항문학’이라고 지칭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이들 가운데 특히 서울의 관청에서 하급 관리로 복무하던 ‘경아전과 기술직 중인’을 ‘여항인’의 범주로 규정하고, 이들이 주도하던 한문학 활동을 ‘여항문학’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명목상으로는 누구나 과거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으나, 실제로 양반 가문이 아니면 과거에 급제하더라도 높은 관직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던 것이 엄연한 현실이었다. 그렇기에 이들은 스스로를 지배계급이 아닌 ‘여항인’으로 자신들의 사회적 위치를 자각하고, 다만 자신들의 문학 활동이 양반들의 성과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피력했다고 하겠다.


그동안 ‘평민문학’ 혹은 ‘중인문학’이라는 범박한 용어로 통용되던 조선 후기의 한문학 활동을 이 책에서는 다양한 자료를 통해, ‘경아전과 기술직 중인’ 중심의 성과로 실증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먼저 1장에서 ‘여항인의 형성.변화와 역사적 성격’을 논하면서, 양반과 평민 사이의 중간적 존재로서 사회적 위상과 그들의 역량을 다양한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2장에서는 구체적으로 ‘여항인들의 시사와 예술 활동’에 대해서 실증하고 있는데, 양반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한시 창작에 여항인들이 일단의 시사(詩社) 모임을 구축하면서 조직적으로 활동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초기 6명의 여항인들의 모임인 ‘육가’와 서울의 삼청동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모임인 ‘낙사’, 그리고 송석원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송석원시사’ 등의 구성원과 활동 양상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나아가 19세기에 이르면 여항인들의 시사 활동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는 경향도 서술하고 있다.


여항인들의 한시 창작과 시사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들만의 한시집을 엮어낼 수 있었고, 그 결과 <소대풍요>와 <풍요속선> 등의 편찬으로 결실을 맺었다고 하겠다. 3장에서는 ‘여항시의 전개와 그 성격’이라는 제목을 통해, 여항인들의 한시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신분제의 질곡 속에서 대사회적 비판 의식을 표출했던 초기의 경향은 다양한 인물들이 적극적인 시사 활동에 참함으로써 창조적인 방향 추구로 나아갔으나, 19세기에 이르면 그것조차 매너리즘과 보수적 경향이라는 면모가 드러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은 어쩌면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사이에 존재했던 여항인들의 사회적 위치에 비추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미 여항인들의 사회적 위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확립되어 잇다고 하겟으나, 저자의 연구는 그 초기의 열정과 성과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다.(차니)


* 개인 독서 카페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i*****n 2024.06.26.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