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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거림'의 철학이 세상을 바꾼다
"'꿈틀거림'의 철학이 세상을 바꾼다" 내용보기
4년 전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읽었을 때는 감정이 좀 복잡했다. 오연호 작가가 전하는 덴마크는 그야말로 '지상낙원'처럼 보였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잘 정비된 사회복지제도, 평등과 협력의 가치를 기반으로 형성된 다양한 시민참여형 네트워크, 둘 이상만 모이면 '뚝딱' 만들어낸다는 협동조합의 천국, 경쟁이 없는 교육. 과연 세계 '행복지수 1위'의 나라는 달랐다. 감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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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읽었을 때는 감정이 좀 복잡했다. 오연호 작가가 전하는 덴마크는 그야말로 '지상낙원'처럼 보였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잘 정비된 사회복지제도, 평등과 협력의 가치를 기반으로 형성된 다양한 시민참여형 네트워크, 둘 이상만 모이면 '뚝딱' 만들어낸다는 협동조합의 천국, 경쟁이 없는 교육. 과연 세계 '행복지수 1위'의 나라는 달랐다. 감탄하며 읽는 내내 부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속도 상했다.

 

'넘사벽'의 나라에서 희망을 찾는다(?)

 

그 나라가 150년에 걸쳐 지구상의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되는 동안, 대한민국은 150년에 걸쳐 식민지배와 전쟁, 분단, 독재를 경험했고 유례없는 초고속 성장으로 내달려왔다. '성장'이라는 교리를 맹신한 대가는 컸다. 양극화는 심해지고 부는 대물림되며 빈곤은 확산된다. 불평등의 공고한 제도화, 구조화는 사회적 약자들로 하여금 열등감을 조장하고 저항의 의지를 봉쇄한다. 1%와 99%로 확연히 구분된 세상에서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 많이 갖기 위해, 남들보다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경쟁의 정글에서 생존을 건 싸움에 몰두한다. 일류대학에 집착할수록 사교육비는 올라가고 아파트에 목을 매면 집값은 뛴다. '다들 이렇게 살잖아' 하는 순간 '모두가 그렇게 살아야 할 세상'이 펼쳐진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읽으면 읽을수록 덴마크와 대한민국의 간극만 더 멀게 느껴졌다. 하지만 앨버트 아인슈타인이 말했듯이 문제들은 애초에 그 문제들을 만들어낸 사고 패턴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진로를 바꾸어야 하고 먼저 기차를 정지시켜야 한다. '헬조선'의 현실을 바꿀 대안을 덴마크와 같은 '넘사벽'의 나라에서 과연 찾을 수 있을까.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는 나에게 그렇게 질문으로 남았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의 2탄격인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는 일종의 '답변서'다. '과연 대한민국도 덴마크와 같은 나라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모색이다. 작가는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발간한 이후 전국을 누비며 8백여회에 넘는 강연에 10만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혼자만의 생각을 쏟아낸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토론하고 상호작용하면서 대안을 창조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는 덴마크와 대한민국의 가장 큰 차이를 '철학'에서 찾고 있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나만 행복을 추구해서는 안된다. 더불어 함께 행복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져야 하고, 그들이 자신의 삶터를 바꿔나갈 때 결국은 나라가 바뀐다. 불의한 권력을 바꾼 광장의 촛불은 삶터를 변화시키는 일상의 촛불로 다시 타올라야 한다.

 

새로운 변화의 열쇳말은 '교육'

 

8백회가 넘는 강연 중에 만난 독자들은 덴마크에서 가장 부러운 것들 중 1위로 '에프터스콜레'를 꼽았다. 덴마크의 이야기를 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공감하는 한 가지는 바로 그 나라의 '교육'이다. 에프터스콜레는 초중등 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가기 전 자신의 학업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탐색하고자 가는 기숙학교다. 학생들에게 잠시 쉬어가며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여유와 자유를 주는 덴마크의 독특한 교육제도다. 현재 덴마크에는 250여개의 에프터스콜레가 있다고 한다.

 

너무나 강한 인상을 받은 나머지 작가는 강화도에 국내 최초의 에프터스콜레인 '꿈틀리 인생학교'를 만들었다. 정규학업을 중단하고 용기를 내어 꿈틀리 인생학교에 온 아이들은 대한민국 학교교육제도 바깥에서 비로소 진정한 공부의 자유를 얻었다.  나 역시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덴마크의 교육이 정말 부러웠다.

 

새로운 시도들이 늘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대한민국의 교육은 한참을 뒤처져있다. 요즘은 정상적으로 잘 크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사회가 워낙 비정상적이다보니 생겨난 씁쓸한 말이다. 교육이 소비상품으로 전락해버린 학교 현실에서 아이들은 '배움의 실종'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린다. 이렇게 된데에는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교육당국과 교사, 부모가 모두 공범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통칭되는 시대의 변화속에서 표준화, 획일화를 특징으로 하는 근대 학교교육체계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미래교육의 키워드는 소통력, 관계력, 협동력이다. 학교를 넘어 마을로, 마을을 넘어 지역사회로, 지역사회를 넘어 세계로 소통하고 유연하게 관계맺으며 협력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작게는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크게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미래를 일구는데 선택하고 참여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르는 것이다.

 

사실 덴마크의 시작도 '교육운동'이었다. 150년 전 덴마크 교육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룬트비는 농민의 각성을 촉구하며 '농민학교'를 열었고 이곳을 거쳐간 인재들이 덴마크 혁신을 주도하는 사회의 리더가 되었다. 이들은 전국에서 협동조합을 일구었고 오늘날 덴마크 모델의 근간을 만들었다. 덴마크의 교육은 경쟁과 서열 대신 인간의 존엄과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의 가치를 가르친다.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실패해도 괜찮다'는 안정감과 자신감을 준다.

 

새로운 세상을 바란다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사람들을 키워내야 한다. 강화도에서 시작된 '꿈틀리 인생학교'가 전국 곳곳에서 생겨났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스스로 숙고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와 자유를 더 많이 허락했으면 좋겠다.  

 

우리 안의 덴마크를 찾아서

 

작가는 강조한다. '철학이 있는 실천'만이 힘이 있다. 철학이 있는 실천은 쉽게 지치지 않으며 실패마저도 나아가는 과정의 디딤돌로 만든다. 작가가 말하는 철학을 한 단어로 하자면 '꿈틀'이다.

 

"오늘, 지금, 나부터, 꿈틀." (16쪽)

사회를 바꾸는 진짜 동력은 거창한 아이디어에 있지 않다. 세상 어디에도 완벽한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는다. 유토피아를 갈망하는 이들의 실천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유토피아다. 새로운 세상은 어떤 완벽성을 갖춘 부동의 상태가 아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적인 과정 그 자체다.  대안은 본디 '과정의 언어'다.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앞집 아이, 옆집 아이, 뒷집 아이도 행복해야 한다. 더불어 함께 하는 사회속에 평화와 행복이 있다는 진리는 덴마크만의 것이 아니다. 분명 우리 안에도 있다. 새로운 미래에 대한 열망을 품은 이들의 꿈틀거림이 모여 우리 사회를 좀 더 행복한 방향으로 전진시켜 나갈 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x******0 2018.09.10.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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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 내용보기
서점에서 구입한 책.덴마크에서 받은 여러 인상들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가 나가야 할 방향, 특히 교육에 대해 여러 생각을 밝히고 있는 책이다. 사실 덴마크니 핀란드니 하는 곳들이 정말 이상향일까, 되려 그쪽 사람들은 우리 사회를 역동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가끔 해 보기도 하지만, 지구 반대편 다른 문화를 책을 통해 편하게 읽는 것은 생각을 넓히는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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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구입한 책.

덴마크에서 받은 여러 인상들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가 나가야 할 방향, 특히 교육에 대해 여러 생각을 밝히고 있는 책이다.

사실 덴마크니 핀란드니 하는 곳들이 정말 이상향일까, 되려 그쪽 사람들은 우리 사회를 역동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가끔 해 보기도 하지만, 지구 반대편 다른 문화를 책을 통해 편하게 읽는 것은 생각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강화도에 만들었다는 대안 학교도 인상적이다. 아직 그곳에 내 아이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는 많은 머뭇거림이 있긴 하지만, 이런저런 교육적 시도는 많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몇해째, 저런 또라이가? 하는 사람들이 장학사니, 교감이니, 교장이니 자리하고 앉아서 사회가 어떻느니, 교육이 어쩌니 하는 모습을 보며 실망을 많이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가 이나마라도 유지되고 나아가는 것은, 또라이가 아닌 쪽 사람들이 학교와 교육을 여전히 붙들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제발 그 또라이들 꼬락서니 좀 덜 봤으면...ㅠ ㅠ)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 암, 우리 사회도, 우리 교육도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지, 라고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랑을 해 오고 있다고도.

g******i 2019.01.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