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는 정말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매끈한 바디에 반짝이는 렌즈를 보고 있으면 어떤 때는 탐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까지 카메라의 진정한 매력에 대해서 알 기회가 많지 않았다. 기종마다 가지고 있는 장점과 특징 그리고 차별화 되는 가치 등 궁금한 것이 너무나 많았고 관심도 있었지만 나에게 속 시원히 답을 들려줄만한 그 무엇인가를 만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정말 좋은 책 한 권을 읽게 되었다. 카메라의 역사와 시대를 대표하는 기종들, 렌즈에 관한 상식, 주변기기, 액세서리 등. 내가 알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이 너무나 쉬운 설명과 함께 사진까지 곁들여서 카메라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껏 풀어놓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인식이 바뀐 것은 기존에 갖고 있던 나의 카메라에 대한 인지도였다. 사실 지금까지 캐논이나 니콘 외에 다른 브랜드는 나의 관심 밖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이 두 브랜드가 아니면 믿음이 가지 않았고 카메라는 무조건 캐논, 니콘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책의 첫 장에서 부터 나의 이런 편협한 눈을 뜨게 해주는 글을 읽게 되었다. 바로 라이카. 이름만 들어 본 이 브랜드가 이토록 대단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으며 나의 무지함에 부끄러움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눈에 보이는 듯한 작동의 디테일한 설명은 이 카메라가 가지고 있는 메커니즘이 마치 예술과 같이 느껴지도록 만들어 주어 실제로 셔터를 눌러 보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라이츠의 고객을 위한 서비스에 대한 내용은 내게 감동을 넘어 무한한 신뢰를 주었다. 아마 다음에 카메라를 구입한다면 라이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도 하게 만들어주는 내용이었다.
캐논에 대한 이야기는 또 다른 감동을 안겨다 주었는데 이 카메라가 걸어 온 역사를 읽으며 기술의 진보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초창기에 기존의 카메라 브랜드에 밀려 큰 인지도가 없었던 캐논이 지금은 세계 최고의 브랜드가 된 과정이 눈물겹다. 디지털에 카메라 시장의 미래를 내다보고 그 기술의 박차에 여념이 없었을 치열한 날들을 생각하니 괜히 가슴이 뜨거워짐도 느낀다. 그리고 캐논의 강철 같은 바디에 대한 내용은 너무나 믿음직 스럽다. 저자의 카메라를 험하게 쓴다고 한 내용이 무척 공감이 갔는데 나 역시 카메라에 흠집을 많이 내는 편이다. 삼각대에 끼워서 세워놓았다가 바람에 넘어뜨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고 찰나의 순간을 잡기 위해 전방만 주시하다 넘어져서 카메라를 바닥에 그대로 깔고 뭉개 버린 적도 여러 번이다. 그때마다 마음이 굉장히 쓰렸지만 나의 캐논은 그런 모든 사고를 꿋꿋이 버텨주었다. 뛰어난 디지털 기술, 최고의 셔터 반응 속도, 강한 바디. 캐논을 좋아하지 않을래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외에도 올림푸스, 삼성, 니콘 등 재미있는 이야기가 즐비하다. 아이폰 카메라에 대한 내용도 무척 흥미로웠다. 폰카메라는 단지 장난감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나도 하나쯤 꼭 갖고 싶어진다. 쉽게 휴대하고 항상 준비되어 있는 카메라. 그것이 바로 폰카메라였던 것이다. 왜 지금까지 그것을 깨닫지 못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필름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 또한 빼 놓을 수가 없는데 니콘 F시리즈의 전통을 고수하는 정신이나 코닥의 흑백필름 등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면 이보다 더 흥미로운 얘깃거리가 없을 듯하다. 그리고 삼각대에 대해서도 좋은 정보를 얻었고 펠리컨 백은 꼭 구입하고 싶어진다.
코닥 렌즈 클리닝 페이퍼에 대한 내용을 읽다가 정말 큰 공감을 받았는데 렌즈의 캡을 자주 끼웠다 닫았다 했던 나의 지금까지 행동이 괜히 부끄러워진다. 그것이 카메라를 아끼는 것보다 더 중요한 순간을 놓치는 행동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정말 큰 깨달음이다. 또 렌즈를 닦는 방법에 대해서 새로이 알게 된 것과 주의 사항 등을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된 것도 너무나 큰 수확이다.
이번에 카메라에 대한 나의 지식이 몇 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자칫 어려워질 수 있는 전문지식을 이처럼 읽기 쉽게 풀이해 놓은 책을 만난 것은 나에게 있어 실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너무나 재미있는 내용에 다시 한 번 책을 펼쳐들게 된다. |
|
여행하며 DSLR로 사진을 찍다보면 가끔 만나게 되는 풍경이 있다. 지나가던 커플이 내가 사진찍는 옆에서 내 카메라를 힐끗 보고 자기들끼리 뭐라뭐라 속삭인다. 그리고는 “에이~집에 카메라 있는데 오늘 안갖고왔네”하며 혼잣말을 한다. 물론 들으라고 하는 소리다. 보통 동성커플보다는 부부같은 이성커플일 경우에 더 자주 겪는 일이다. 누가 뭐라고 눈치를 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 장비가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다. 그저 큼직한 DSLR을 쓰는 사람 옆에서 똑딱이 카메라로 찍으려니 제풀에 괜히 비교가 되는 모양이다.
흔히들 하는 얘기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장비 욕심은 참 유별나다. 사진뿐 아니라 등산, 캠핑 등 레포츠 종류는 거의 그렇다. 오죽하면 뒷산에 산책 가는데도 차림새는 알프스 등반하는 것 같다는 소리들을 할까. 또 사진을 하면서도 은어를 쓰는 것이 고수인양 삼식이니, 아빠백통이니 하며 장비를 내세우는 사람도 많다. 어설픈 초보일수록 장비는 더 고가에, 더 엄청난 수준으로 자랑하기 바쁘다. 물론 장비병에 걸린 극소수의 사람에 한해서겠지만.
주변의 사진 고수들을 만날 때면 늘 듣는 얘기가 있다. 장비는 그저 도구일뿐이라고. ‘장비란 것은 나무젓가락인지, 쇠젓가락인지 재질의 차이일뿐, 중요한 것은 그 도구로 어떤 음식을 먹느냐 하는 본인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백배공감되는 이야기다. 핵심은 내가 그 장비를 가지고 어떤 것을 표현해낼 것이냐는 본질의 문제다. 표현하고 끄집어낼 감성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장비를 갖춰봤자 금방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반면 먹을 음식이 많은 사람에게, 즉 자신만의 시각과 감성을 가진 사람에게 좋은 장비란 천군만마와도 같다. 내가 느낀 감성과 내가 가진 생각을 그대로 표현해주는 장비란 더없이 고마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장비를 업그레이드 하게 되는 것은 장비 자체가 탐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그 장비가 내 생각을 좀 더 제대로 표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의 맛을 알면 알수록 자꾸 좋은 장비를 탐내게 되는 모양이다.
<내가 갖고 싶은 카메라>는 <잘 찍은 사진 한 장>으로 유명한 윤광준작가의 사진 장비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라이카 M9부터 각종 렌즈와 삼각대, 하다못해 카메라 스트랩과 간과하기 쉬운 소품까지 사진 장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놓는다. 저자가 가진 내공의 연한만큼 풍부한 경험이야기는 내가 아직 접하지 못한 장비에 대한 궁금증을 대신 풀어주었다. 말 그대로 군침 흘리게 하는 장비들을 구경하느라 책을 받자마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것 같다.
오랜 세월에 걸쳐 피부로 경험한 그의 장비이야기는 실패의 쓰라림과 성공하는 순간의 환희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라이카나 시그마 등 각종 카메라의 역사에 대한 뒷이야기도 재미있고, 아이폰이나 삼성NX200에 대해 주목한 점도 눈에 띈다.
저자의 말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카메라 아닌 사진이 우선”이라는 점이다. 길에 나서면 모두가 사진작가인 요즘, 저자의 표현처럼 ‘카메라만 가깝고 사진은 먼’ 것이 사실이다. 단순한 장비 욕심이 아닌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한 도구로서의 카메라’를 이해한다면 이 책이 좋은 가이드가 될 것 같다. |
|
가족이 모두 건강 상태가 별로였던 저녁 열 시도 채 안돼서 모두 잠이 들어버렸다. 잠을 깨울까봐 책상의 스탠드도 끄고 책과 노트를 들고 주방 식탁에 앉아서 윤광준님의 [내가 갖고 싶은 카메라]를 계속해서 읽었다.
윤광준 작가에게 마음 깊은곳에 이르는 도구는 바로 사진. 그는 침이 마르게 칭찬했던 빌링햄과 함께 "나는 사진을 한다"라고 말한다. 나는 사진을 한다. 간단명료하게 그는 "나는 oo를 한다"라는 한 문장으로 자신의 인생을 설명해버린다. 부럽다. 그런 인생. 하지만 윤광준 작가의 고지에 오르기위해 걸어가야했던 개인의 역사는 결코 만만해보이지 않는다. 치열하게 견뎌내온 세월속에 스스로 터득한 그의 인생관을 이곳저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세상사 모든 일들은 완벽하게 처리하기 위해선 생각보다 구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대충, 적당히'란 편의주의에선 아름다움이 꽃피지 않는다.
그의 말 그대로 그는 구체적인 노력으로 완벽하게 처리하기 위한 물리적 정신적 경제적 노력을 모두 쏟아부은 듯한 인생이 엿보인다.
인간은 실체를 느낄 수 없는 것과 불화한다. 보이지 않는 허상들은 모두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윤광준 작가 책 속의 탐나는 사진 장비 사진들의 매력이 어마어마하다. 사진이 주는 특유의 정서가 있다. 게다가 작가만의 세계와 애정이 표현된 사진들. 그 사진은 표정없는 정물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감동과 애틋함마저 느껴지게 한다. 그가 살아온 치열한 작가활동의 연륜이, 완벽한 작품을 위해 전투하듯 도전하고 이루어낸 그만의 아름다운 열정들이 매력을 발산하는 탓이다.
인간에게 객관적 가치의 조율이란 어차피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작가의 생각들에 완전 공감된다. 몸으로 깨우친 진실을 함께 사진으로 말하는 시원시원한 철학들이 마음깊이 다가온다.
아날로그방식에서 디지털방식으로 넘어오는 과도기. LP플레이어에서 CD플레이어로 그리고 아이패드세대로...... 표현의 방식은 바뀌지만 그 속에 담고자하는 것은 과연 그렇게 획기적으로 변화했을까? 표현된 컨덴츠를 감상하며 우리가 즐기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사람의 마음을 흔들수 있는지 아닌지... 그 차이?
광학계는 투명해야 최상의 결과를 내준다.
고가의 렌즈를 활용하여 촬영하는 작가가 전해준 진실. 사람의 마음이 투명하면 최상의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모든 물건은 본질에 충실할 때 빛나게 마련이다. 보이지 않는 강인함과 드러나는 기품. 의인화 시킬 수 있는 대상은 애정의 표현이다. 난 사진을 한다.
윤광준 작가의 멋진 매력. 그의 아름답게 빛나는 사진인생에 열렬한 박수를 보낸다. 책의 겉표지 중 뒷면에 접혀진 면을 펼치면 벚꽃이 만개한 서정적인 푸른빛 사진을 볼 수 있다. 그의 멋진 인생과 이야기, 감탄스런 카메라 장비 사진들... 그 자체만으로도 작품성 좋은 책으로 인정.
맨프로토 709B를 빌링햄을 찾아 쇼핑몰로 달려갈 안좋은 욕망이 고개를 드는 시간. 그러나 그가 말했다. 도구의 변화는 생각보다 큰 변화를 가져다 준다고.....^ ^ |
|
좋은 책이다. 두말 할 필요없다. 읽어보면 안다.
단순히 카메라의 특장만을 논한 것, 아니다. 이른바 명품 카메라를 다루면서 누가 더 좋은가 비교한 것, 아니다.
그렇다면 왜 좋으냐!
첫째, 카메라 하나에도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있음을 알려준다. 그 이야기, 흥미로울 뿐 아니라, 카메라의 '사회성'까지 두루 다룬다. 재미있다.
둘째, 단순히 찍는 기계로서의 카메라가 아닌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 사유하게끔 한다.
셋째, 카메라를 대할 때의 자세, 사진찍기의 철학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건 저자의 내공에 힘입은 바일 것이다. 윤광준 선생의 카메라 철학을 자연스럽게 엿볼 수 있다. 모름지기 '전문가', '프로'라는 이름은 이만한 철학을 갖춰야 하는 법이다.
넷째, 유려한 글쓰기가 주는 책읽기의 즐거움. 윤광준 선생은 사진만 잘 찍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 또한 사진만큼 하신다. 특히 내 알기로 그의 글쓰기는 그냥 '잘 쓴다', 이런 것을 넘어 글쓰기가 '삶'에 수렴한다. 즉 글쓰기가 어떤 과시나 허영이 아닌 그것 자체로 삶이 되는 경우.
세상에 사진이나 카메라를 다룬 책, 많다. 좀 과격하게 말해서, 그것들, 다 개무시해라. 사진 잘 찍는 법이랍시고 허접하게 시불렁거린 책 따위에 눈길 주지 마라. 윤광준 선생의 말에 먼저 귀를 기울여라. (여우숲의 김용규 선생도 윤 선생을 권하셨다!)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세상을 봐라. 그 카메라를 통해 당신의 마음이 세상과 만날 것이다. 그 사진, 더욱 삶에 수렴하리라.
내, 장담한다! 내가 만난 윤광준 선생의 말씀을 부록으로 붙인다.
[부록] ===========
카메라의 시대. 혹은 사진가의 시대. 허풍도 아니요, 허언도 아니다. 지금-여기, 누구나 카메라 하나쯤 품고 산다. 그것을 카메라라고 부르지 않을 뿐이다. 휴대폰이라 부르고, 사진을 찍는다. 격세지감이다. 카메라가 집안의 비싼 가보였던 시절이 있었다. 함부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다.(필름 값과 인화비 때문!) 디지털의 창궐은 모든 것을 바꿨다. 디지털 카메라의 탄생. 누구나 카메라를 들었다. 사진가가 별건가. 휴대폰에 장착된 카메라 기능도 그것을 돕는다. 누구나 ‘찍새’가 됐다. 들이댄다. 찍는다. 세상 모든 풍경이 사진에 담긴다. 어딜 봐도 사진이 넘쳐난다. 카메라, 사치품 아닌 필수품이 됐다. 카메라 ‘자랑질’도 넘친다. 그럼 나에게 맞는 카메라는 어떤 것일까? 그전에 잠깐. 이 말부터. “사진은 카메라만 있으면 저절로 찍히는 게 아니란 믿음 때문이다. 삶의 주체로서 바라본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야 사진이다. 인간의 생각을 먼저 읽어주는 카메라란 어디에도 없다. 카메라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비로소 사진이 다가온다.”(p.16) 글 쓰는 사진가 윤광준 선생의 직언이다. 카메라보다 중요한 것은 사진이며, 사진은 그냥 찍히는 법이 없다는 말이렷다. 좀 더 고급 기종의 카메라와 유행에 휩쓸리는 세태에 대한 지적질도 포함될 것이다. 사진을 취미나 취미 이상 찍는 사람이라면 겪곤 하는 몹쓸 병, ‘장비병’을 가진 사람이나 사진이 별로면 그게 장비 때문으로 생각하는 사람, 주목하면 좋을 것이다. 윤 선생, 카메라라는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내가 갖고 싶은 카메라』(윤광준 지음|포토넷 펴냄).
이어 지난 5월30일, 서울 홍대부근의 ‘땡쓰카페’에서 독자들과 만났다. 카메라를 비롯 사진장비에 대한 이야기, 시시콜콜 풀었다. 이런 주제라면, 어디 윤 선생만큼 맞춤한 사람이 있을라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 윤광준 선생, 과거 직장 복이 있었다. 그는 한때 출판사 사진팀을 이끌었다. 회사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필요한 장비, 세상 좋다는 장비는 다 구비했다. 결론? 부러우면 지는 거다! 즉,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는 알았다. 그것이 삶의 질과 연결되지 않음을. 주눅들지 말 것. 장비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생각은 그야말로 착각! “내가 요즘 어떤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줄 아나? 아이폰 4S로 사진을 찍는다. 사진 찍을 때 제일 아쉬운 건 결정적인 순간에 카메라가 없는 것이다. 제 아무리 좋은 카메라를 갖고 있어도 써먹지 못하면 무슨 소용인가. 그런 면에서 아이폰은 훌륭한 도구다. 아이폰의 도구의 가능성을 생각해보라. 휴대할 수 있고, 언제든 나와 함께 할 수 있다.” “아날로그의 감성을 사랑하고 지키려는 나도 스마트폰에 열광한다. 기기의 개선이 아닌 변화의 모습을 실감하고 있는 까닭이다.… 내게 더 필요한 기능은 좋은 화질과 빠른 반응속도보다 소통의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p.85)
그리고 윤 선생, ‘내게 맞는 카메라’를 찾기 위해 점검해야 할 항목을 든다. - 무엇을 찍고 싶은가? - 카메라가 짐이 되어선 안 된다. - 가질 수 없다면 있는 것을 사랑하라. - 감각의 연장에 카메라를 위치시켜라. 좀 더 설명을 들어보자. 그는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선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사진을 잘 찍고 싶다는데, 무엇을 잘 찍고 싶은지 모른다는 것. 이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필요한 장비에 근접할 수 있다. 풍경이든 사람이든, 그 무엇이든 목표, 가상의 타깃, 지향점을 정리해야 한다. 이렇게 선택한 카메라가 짐이 되어선 안 된다. 무겁고 큰 카메라는 아웃. 카메라에서 1cm, 100g은 엄청난 차이임을 감안, 가급적이면 작고 가벼운 것이 쓸모가 많다고 그는 말한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도 그랬다. 가방을 열어보면 우스울 정도로 아무 것도 없었다. “여러분도 ‘작가세요?’라는 말을 더 듣고 싶은가? 장비가 그걸 만들어주니까. 그런데, 나는 그렇게 해서 제대로 찍는 사람 못 봤다. 프랑스의 격언인데, ‘가질 수 없다면 있는 것을 사랑하라’. 신제품이 계속 나오면 갖고 있는 것은 후져 보이고 갖지 못한 것은 좋아 보인다. 이건 생각의 이분법 때문이다.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을) 잘 보듬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도구는 다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카메라에 애정을 가져야 손끝의 연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아이폰을 능수능란하게 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가 강조하는 것은 반복이다. 아울러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돈을 써야 한다. 돈이 해결되면 시간을 들여야 한다. 구체적 수고를 들여야 한다. 원하는 것을 위해선 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진정으로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면, 윤 선생은 강조한다. “도구가 여러분의 감각의 연장, 생각의 연장이 돼야 한다.” “원하는 것을 얻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시간과 돈을 쓰고 꼼지락거리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면 된다. 세 가지 다 부족하고 아까울 것이다. 우리에게 남아도는 여유란 애당초 없다. 결핍을 딛고 얻어야 할 간절함이 바로 여유의 모습이다. 꼭 갖고 싶은 물건을 사들이는 일은 낭비가 아니다. 그 물건을 통해 비로소 바라던 세계의 이상이 내게로 오는 까닭이다.”(p.21)
윤광준의 물건 이어 윤광준 선생의 경험과 철학에서 나온 물건에 대한 사소하고도 중요한 이야기. 라이카 M9
윤 선생, 가지고 싶은 카메라이나, 없다. 그래서 가끔 빌려 쓴다. 이 카메라, 성능 아닌 방식 때문에 여태 살아 있다. 렌즈 파인더 방식은 과거의 방식이나, 지금의 기계에는 없는 장점이 있다. 리플렉스 카메라는 렌즈가 매개를 한다. 그러나 라이카 M9, 눈과 사물이 다이렉트로 만난다. 화면에 보이는 부분보다 더 많이 찍히는 장점이 있다. “기술적으로 나쁠지 모르지만 찍히는 부분이 보이는 부분보다 넓다는 것 자체가 매력이다.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거지. 단점도 있다. 익숙해지는데 2년이 걸린다. 내 경험상 그랬다. 첨단보다 과거가 지닌 매력이 이 카메라가 지금도 살아 있는 이유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평생 라이카만을 고집했다.… 작은 카메라의 높은 완성도는 비교 대상 없는 지존의 모습이다.… 감각의 연장으로 작동되는 기계를 만져본 적이 있는가? 좋은 기계는 인간의 의식을 즉각 반영한다. 더도 덜도 말고 본 것을 그대로 사진 찍어주어야 좋은 카메라다. 라이카는 인간과 일체가 되어 눈으로 확인한 세상을 고정시킨다. 도구를 뛰어넘은 정밀한 기계의 아름다움은 아무나 만들어내지 못한다.”(p.31, 33) 니콘 F6
니콘은 전쟁 당시 군수품을 만들던 미쯔비시 중공업이 전신이다. 전쟁기술을 평화산업에 이용해보자고 해서 만든 회사가 니콘이었다. 무식할 정도로 우직함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니콘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린다. 날렵하고 첨단으로 보이진 않는다. 디자인 측면에선 캐논의 것과 다르다. “니콘만 갖고 있는 매력이 있다. 믿음직스럽다. 견고함.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신뢰성. 나는 장비를 험하게 쓴다. 장비를 아끼다가 원하는 것을 못 찍는 것이야말로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기계는 망가지면 또 쓰면 되지. 내가 쓴 니콘은 한 번도 A/S를 받은 적도, 트러블을 일으킨 적도 없다. 니콘 렌즈는 전통적으로 소프트다. 부드러운 성향을 갖고 있다.” 시그마 DP2
사람들이 카메라에 대해 나름 기준을 갖고 있는 게 있다. 대표적인 것 하나. 기계 변경을 했을 때 얼마나 값이 덜 떨어질까를 고려한다. 손해 보지 않으려는 것을 구매의 우선순위로 둔다는 것. 남들이 많이 사는 것을 사게 되는 이유다. 값이 덜 떨어질 거라고 생각해서 특정 기종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선 시그마 DP2는 시대착오적이라고 윤 선생은 말한다. 생긴 것도 우습고, 찍으면 속도도 느리다. 오토 포커스도 안 된다. 그럼에도 윤 선생은 그런 것을 좋아한다.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재밌게 살듯이. “시그마가 독특한 회사인데, 틈새를 노렸다. 규모나 실력으로 보면 니콘이나 캐논에 비하면 모든 게 열세다. 그래서 획기적인 발상을 했다. 힘으로 승부할 수 없으니, 이미지 센서를 채택했다. 예전 필름의 특성과 같은 센스다. 스펙은 떨어지는데, 700만 화소 정도다. 다른 회사의 것에 비해 작은데, 왜 그럴까. 옛 필름의 구조를 가지고 독특한 색감을 만든다. 안 써본 사람은 잘 모른다. 포토숍도 안 된다. 자체 프로그램으로 컨버팅해야 가장 좋은 결과를 낳는다. 백혈병에 걸린 미인 같은 카메라다. 좋아하는데, 곧 죽을지 모른다는 거지. (웃음) 차분하게 풍경을 찍거나 시간을 들여 정물을 찍으면 아주 독특한 색감과 분위기를 만든다.” “나의 관심은 언제나 카메라가 아닌 사진의 결과다. 카메라 메이커가 독특한 사진세계의 속성을 지키는 사람을 우선한 경우란 극히 드물다. 그동안 써보았던 디지털 카메라 가운데 유난히 독특하고 인상적인 카메라가 나타났다. 시그마는 DP-1을 꾸준히 개량해서 DP-2로 발전시켰다.”(p.59) 삼성 NX200
“군계일학과 같은 카메라다. 카메라 선택만은 주체적으로 해라. 이 카메라, 좋은 물건인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선 그렇지 않지만, 해외에선 삼성카메라의 인기가 꽤 높다. 전 세계 카메라 테스터들이 굉장히 높은 점수를 준다. 삼성이 남의 것을 흉내 내는 단계는 지났다. 우수한 제품을 만든다. 디지털카메라를 설계부터 생산까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나라, 몇 개 안 된다. 삼성, 일본 소니와 캐논, 세 회사만 설계부터 생산까지 하는 메이커다. 니콘이 항의할지 모르는데, 니콘도 자체 생산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윤 선생, 요즘 가장 즐겨 쓰는 카메라 중 하나가 삼성 NX200이다. 그가 가장 놀란 것은 렌즈의 성능이다. 선입견만 제외한다면 생각보다 삼성 카메라는 우수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카메라, 보물 같은 존재를 발견했다고 여긴다. 폴라로이드 SX-70
윤 선생, 폴라로이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만든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폴라로이드를 만든 이는 ‘에드윈 H. 랜드’. 잡스의 스승이자, 정신적 지주. 과학자이자 사업가. 1940~50년대 단일 상품으로 가장 큰 매출을 올렸던 게 폴라로이드다. 그렇다면 이 즉석으로 사진을 뽑을 수 있는 카메라는 어떻게 등장한 것일까? 랜드의 딸이 물었다. 찍은 사진은 왜 바로 볼 수 없어요? 그때 느낌이 왔다. 그리고 만들었다. 잡스는 생전에 그를 두 번 만났다. 그때, 서로의 깜냥을 알아봤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 지금 있는 것이 아닌 것에 관심을 둔다. 아울러 궁극적으로 과학을 무엇을 위해 써야할까 고민했다. “잡스와 랜드는 공통점이 많았다. 둘은 똑같이 대학을 중퇴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을 놀라게 한 점도 같다.… 뛰어난 인간들은 뭔가 달랐다. 세상의 기준에 편입되지 않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p.165) 폴라로이드의 매력 중 하나는 배터리가 필요 없다는 것. 사진을 찍다보면 결정적 순간에 배터리가 떨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메모리 카드가 꽉 차거나. 모든 사람은 다 그런 실수를 한다. 그런데, 폴라로이드 카메라에는 배터리가 들어가지 않는다. “렌드의 위대함이 폴라로이드를 만들었다. 폴라로이드의 생명력, 아이디어는 사진을 찍는 행위를 아주 즐겁게 만든다. 또 폴라로이드로 찍은 사진은 복제가 안 된다. 오리지널인 거지. 복제가 안 된다는 건, 아주 매력적인 카메라라는 뜻이다. 단점은 너무 작다.” 캐논 70~200mm 윤 선생이 지금까지 써온 렌즈 중 가장 매력적인 렌즈다. 캐논이 작심하고 잘 만들었다. 개발하면서 니콘을 이겨보려고 원가 따지지 않고 만들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이밖에도 이 렌즈가 가진 기본 성능, 활용도, 내구성은 흠 잡을 데가 없다는 것이 그의 견해. 니콘 35mm fl.4 ‘35mm 렌즈의 왕’이라고 표현한다. 현존하는 35mm렌즈 중에 가장 밝으나, 단점은 비싸다는 것. 시선을 확장시켜준 렌즈이며, 모든 사물이 다 훤해 보이는 특징이 있다. 렌즈에 조명을 단 느낌이 들 정도. ZUIKO 12~60mm f2.8~4 올림푸스에서 만들었다. 광학기기에서 올림푸스 만큼 훌륭한 회사가 없다. 올림푸스의 장기는 특별한 물건을 만든다는 것. 캐논과 니콘의 접사 시스템도 올림푸스에서 시작했다. 올림푸스 렌즈는 너무 강하지도, 무르지도 않다. 과장이 없다. B+W FILTER “필터의 중요성을 많이 잊는다. 필터가 렌즈보다 중요하다. 필터는 렌즈의 성능보다 더 높은 과학적 성능이 있어야 한다. 여건이 허락하면 최고급을 써라. 어떤 차이가 나느냐. 첫째, 재질이 다르다. 필터의 표면이 고르면, 빛 손실도 줄인다. 렌즈 메이커의 전용 필터가 믿을 만하고, 그보다 더 좋은 필터가 필터 전문메이커 제품이다. 독일 회사들이 유명하다. B+W가 가장 신뢰감이 간다.” “독일인의 완벽지향에서 오는 꼼꼼한 만듦새와 광학성능은 “역시!”를 외치게 한다. 필터의 조건에 부합하는 재질과 가공 정도는 세계 최고수준이다.”(p.283) KENKO MAGIC HAND 상식이 안 통하는 게 접사의 세계다. 윤 선생은 이런 물건을 좋아한다. 이것을 만든 사람은 심각한 고민을 했거나 몽상가라고 여긴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 곤충을 바로 눈앞에서 어떻게 찍었을까, 생각해보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PELICAN CASE 있으면 유용하게 쓴다. 동굴에 가거나 어떤 장애가 있는 곳에 갈 때, 필요한 사진을 찍기 위해 수많은 모순된 조건을 지나야 할 때, 카메라를 옮길 수 있는 방법이다.
사진은 입으로 하는 게 아니다! 그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다음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좋은 사진을 원하면 그 자리에 있어라 - 그림이 아닌 이야기를 담아라 - 형편없는 카메라는 없다. 형편없는 사람이 있을 뿐 - 자세히 들여다보고 오래 지속하라 “사진은 발로 하는 거다. 좋은 사진을 원한다면 좋은 장면이 있는 장소에 있어야 한다. 사진을 대하는 방법을 약간 바꿨으면 좋겠다. 지금까진 눈을 끌게 하는 선명함이 관심이었다면, 이젠 외형이 아닌 이야기를 생각해보라. 안 되는 사람은 카메라를 탓한다. 장단점과 특성으로 파악해야 한다. 수많은 특성 중의 하나를 크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세상을 흘려보내면 아무 것도 건질 것이 없다. 세상은 매일 축제다. 나도 90%의 절망이 있는 사람이다. 10%의 즐거움과 기쁨이 있는데, 이걸 모아놓으니 기쁜 거다. 작은 인연과 아름다움을 놓치지 마라. 예뻐지면 사랑하고, 사랑하면 오래 간직하고 싶어진다. 지식과 정보가 아니라 가슴으로 해야 한다. 너무 많이 알아서 탈이다. 하고 싶은 거 하고, 세상을 향해 외쳐라.” 윤광준에게 묻고 싶은 질문, 그에 대한 대답
요즘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주로 찍는다. 잘 찍을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면? 노하우는 딱 하나다. 현대의 카메라는 자동이 기본인데, 왜 그리 수동을 좋아할까? 카메라를 보면 자동노출보정기능이 있다. 플러스(+)?마이너스(-)를 찾아라. 휴대폰도 마찬가지다. 휴대폰의 플러스?마이너스 버튼을 눌러, 밝고 어두운 것에 따라 바꿔줘라. 모든 카메라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그리고 제발, 내 말을 믿지 마라. 나는 자동주의자야. (웃음) 사진을 찍을 때는 노하우나 경험이 중요하지 않다. 더 중요한 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자신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나? 어떻게 내 입으로? (웃음) 나는 사진을 즐길 뿐이다. 기분 좋으면 말을 오래 한다. 최고는 1박2일이다. 누구랑 함께가 중요하다. 가장 재밌는 건 좋은 사람과 좋은 장소에서 노는 거다. 10년 후,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나? 잘 죽고 싶다. 웰다잉. 나는 30대에 죽을 자리를 봐 놨다. 내 발로 걸어 다닐 때, 생을 마감했으면 좋겠다. 의학의 연장, 이런 것 바라지 않는다. 고려장이 부활했으면 좋겠다. (웃음) 그게 나의 관심사다. ‘웰다잉 클럽’을 만들 거다.
[예스24 기고원문] |
|
나는 카메라에 관심이 많다. 아니 딱 카메라라고 한정짓기 보다는 그냥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은 편인 것 같다. 그래서 일부 나를 아는 사람들은 얼리어답터냐고 우스개소리를 하기도 하는데 딱히 또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전자기기가 그냥 좋다. 그 중 내가 좋아하는 것은 단연 카메라를 빼놓을 수 없다. 특별한 기술도 없고 노하우도 없으면서 그냥 카메라를 좋아하고 사진을 좋아한다. 하지만 사진을 잘 찍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카메라에 관한 서적을 구입하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뒤적여 보기도 했지만 그 때마다 드는 생각은 별로 남는게 없다는 것이다. 내용이 부실해서가 절대 아니라 그냥 내용이 머리속에 들어오질 않는다. 그런데 최근 방송을 통해 알게 된 김정운 교수가 카메라에 관한 책을 쓰려면 이렇게 써야한다는 말을 했다는 글귀를 보니 너무 읽고 싶어졌다. 기계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줬다니 정말 그런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그런데 정말 재미나게 읽은 것 같다. DSLR부터 최근에 내가 가장 애용하고 있는 올림푸스 펜, 그리고 아이폰까지... 정말 내가 사용하는 물건들이라 그런지 더욱 흥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의 어렵고 딱딱한 카메라에 대한 책이 아니다. 캐논, 소니의 카메라를 썼던 내가 올림푸스를 선택하게 된 건 순전히 바로 요녀석 올림푸스 펜 때문이다. 그동안 올림푸스가 어떤 기업이였는지 몰랐다가 나역시 텔레비전 광고를 통해 조금씩 알게 되었는데 그런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나 역시도 작은 크기와 그에 비할 수 없는 사진 효과에 무척 만족하고 사용하고 있어서 그런지 저자의 말에 공감이 많이 된 것 같다. 또한 한 때 의구심을 갖고서도 삼성카메라를 써봤던 나로서는 지금의 NX시리즈가 그다지 내키진 않지만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궁금했는데, 저자의 글을 보니 삼성카메라의 인기도 그냥 얻어진 것은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나의 관심을 끈 것은 카메라 액세서리이다. 카메라 가방에도 관심이 많고, 사실 지금도 올림푸스펜에 딱 맞는 카메라 가방을 찾느라 고심 중이긴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 책에도 실려 있다는 점도 책을 읽는 즐거움인 것 같다.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던 에어 블로어에 대한 관심도 생겼고, 리더기와 메모리카드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최근엔 맨프로토 테이블 삼각대를 꼭 갖고 싶어졌다. 꼭 장만해서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하며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
내 시선이 닿는 곳에는 언제나 카메라 한 대가 있다. 슬럼프일 때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해주지 않아도 카메라는 언제부터인가 내 주변에서 나를 지켜주었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가 쉽게 만나는 물건들에 대해 어떻게 구입을 하는 것이 좋은지를 소위 말해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볼 수 있게 해주었고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정보로 자신의 삶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
|
사진은 돈이 많이 드는 취미다. 내던지고 싶을 정도로 몹쓸 카메라는 사실 없는지라 부족하다면 부족한 대로 제 수준에 맞는 장비를 구입해 사용하면 되긴 하는데, 그 놈의 욕심이 언제나 말썽을 부린다. 처음에는 만족하며 사용하던 것도 주변 사람들과의 비교가 거듭됨에 따라 왠지 모를 초라함의 원천이 되어버리고야 만다. 급기야 있는 돈 없는 돈 긁어모아 무리해가며 새로운 장비를 들여놓게 되는데, 문제는 그렇게 들여놓은 장비에 대한 만족감이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도 무언가를 소유하고픈 마음을 일컬어 ‘유죄’라며 나무랄 순 없는 노릇이다. 이왕이면 좋은 것을 소유하고픈 그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에...
이 책의 저자는 이미 여러 권의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친숙한 모습을 내비친 인물이다. 집에도 몇 권 소장하고 있는데, 전문용어를 남발해가며(?) 두려움에 떨게 만든 여타의 책과는 달리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는 게 가능하다. 그러한 특징은 이번 책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책 제목은 ‘내가 갖고 싶은 카메라’. 한달에도 수십 혹은 수백에 달하는 신제품이 탄생하는 게 전자제품 업계이다. 이 제품을 보면 이 제품이, 저 제품을 보면 저 제품이 갖고파진다. 하지만 저자가 언급한 제품들은 적어도 뜬금없다는 평을 들을 만한 게 아니었으니, 소위 ‘명품’이라 일컬을 만한 브랜드의 제품들을 총망라해놓았기 때문이다. 역시나 사진을 촬영함에 있어 가장 기본은 카메라, 그 중에서도 바디일 것이다. 카메라를 만드는 회사가 참으로 많은데, 저자가 제일로 치는 것은 라이카인 듯 책의 가장 앞부분은 라이카가 장식하고 있었다. 많은 이들에게 그리고 나에게도 꿈의 모델인 라이카 M9. 전통적인 라이카의 모양새를 버리지 않아 고품스러운 데다 디지털 시대의 많은 기종들이 흉내내지 못하는 필름 특유의 색감까지도 간직하고 있는 이 제품에 열광치 않으면 그게 이상한 것일 게다. 문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가격. 현재 라이카 M9의 가격은 적게는 800만원에서 무려 1600만원까지 검색이 된다. 사진을 업으로 삼은 사람에게도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어서 만나볼 수 있는 캐논 EOS-1Ds Mark III 역시 아주 저렴하다고 볼 순 없는 제품이다. 바디만은 150만원대에도 구입이 가능하지만 렌즈 없이 바디로만 사진을 찍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것저것 구입하다 보면 몇백만원은 훌쩍 넘기고야 말 듯. 그래도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을 고려한다면 앞서 언급한 라이카 M9보다는 덜 부담스러울 것이다. 많은 이들, 특히 여성들이 즐겨 사용하는 듯한 올림푸스 펜 시리즈와 나도 하나 갖고 있는 삼성 NX200, 소수의 마니아들이 꾸준히 사용 중인 시그마 DP2 등. 가격대는 제각각이지만 무엇이 다른 무엇보다 월등하다는 평을 하기란 쉽지 않았으니, 그만큼 개개인의 취향이 다른 탓이다. 디지털에 질린 이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는 아날로그의 영역은 그럼 어떨까? 시대가 지나도 명기로 인정받을 남성다움의 화신(!) 니콘 F6을 필두로 코닥 Tri-X PAN, 폴라로이드 SX-70까지,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이들이 카메라 시장의 주를 형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업체가 필름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는 게 현실이기에 단순히 추억에만 의존해 필름카메라를 구입한다면 낭패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기다림의 미학이 충분히 매력적일 순 있지만 머지않아 사용할 필름을 구하기가 그리고 인화를 할 수 있는 곳을 발견하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3장과 4장은 어찌 보면 부수적인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품목들을 다루었다. 3장에서 카메라 가방과 삼각대가 바로 그것이다. 나 역시도 몇 개의 카메라를 구입하면서 자연스레 카메라 가방도 갖게 되었고, 삼각대도 마찬가지의 이유에서 소장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사진을 찍으러 작정하고 나갈 때조차도 이들 품목을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바로 번잡하기 때문이다. 렌즈를 많이 들고 나간다면야 카메라 가방이 필요할 것도 같으나 내 경우엔 줌렌즈가 되었건 단렌즈가 되었건 한 번에 렌즈는 하나만 사용하는 편이다. 그리고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접사 촬영이나 망원촬영이 주를 이룬다면야 흔들림에 민감할 터인데, 일상 속 이모저모를 취미삼아 찍는 입장에서 삼각대를 매 순간 지참하는 건 왠지 겉멋 들어 보일 듯도 하다. 그렇지만 이들 분야에도 명품은 엄연히 존재했다. 프랑스의 짓조사는 1950년 본격적으로 사진용 삼각대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유일한 단점이 ‘매우 비싸다는 것’뿐이라고 감히 언급할 정도로 저자의 신뢰는 대단했다. 바로 단종 이후 25년까지도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 특유의 신뢰 때문이었다. 수시로 신제품을 출시하며 그에 따른 기존 제품과 부품을 단종시키기에 바쁜 몇몇 업체들로서는 반성을 해야 할 대목이라 하겠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올 하나 풀리지 않는 빌링햄에는 영국인들의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었고, 단순한 듯해 보이는 돔키 어깨 패드로부터는 잠시나마 몸의 피로를 덜 수도 있다. 안정성이 뛰어난 티뮤 리더기와 렉사의 메모리 제품, 독일 슈나이더사가 만든 필터 B+W까지, 모든 건 욕심을 내어봄 직했다. 그리하여 ‘사진은 돈 많이 드는 취미’라는 그 말을 진정 거역할 수가 없었다. 실제로 지금 이 순간에도 이미 가진 많은 것들을 뒤로 한 채 난 새로운 것을 탐하기에 바쁘다. 욕심의 키가 자라는 만큼 실력도 성장했으면 참 좋을 텐데 말이다.
|
|
사진은 대상과 자신, 카메라의 교감으로 얻어진다. 세 가지 요소 가운데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카메라다. 좋은 사진을 만들어주는 카메라의 역할은 중요하다. 인연의 깊이가 다르듯 기계와 사람도 화합하고 불화한다. 화합되지 못하는 카메라는 자기의 것이 아니다. 아무리 값비싸고 귀한 기종도 인연의 화합으로 맺어지지 못한다면 쓸쓸한 일이다. 많은 시간을 인내하고 발품 팔아 찾아낸 대상이 카메라로 인해 빛날 때 사진의 저릿함은 반복된다.(p. 45) 망가진 사진은 다시 사들이면 된다. 어렵게 다가선 비경은 언제 다시 가게 될 것이며 순간의 감흥은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까. 살면서 당하는 낭패는 언제나 사소함을 흘려버리는 데서 출발한다.(p.219) 책의 제목을 보고 탐나는 책이었다. 그리고 작가를 보고 뭔가 낯익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프로필을 보고서야 내가 예전에 읽었던 책의 작가라는 사실을 알았다. 카메라는 내게 언제나 탐나는 아이템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관심이 갔을 것이다. 나는 사진작가도 아니고, 사진 관련 일을 하지도 않기에 많은 사진을 찍지도 않고 카메라가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냥 사진기가 좋고 돌아다니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 콤팩트형 디지털 카메라를 갖고 싶어 미쳤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생일 선물로 처음 나의 카메라를 가질 수 있었다. 그 이후 나는 항상 나의 카메라와 함께였다. 그러기를 몇 년.... 슬슬 디지털 카메라가 질리기 시작했고, 클래식(필름카메라) 카메라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미 단종 되어버린 카메라를 갖고 싶어 중고 카메라 사이트를 기웃거리는 게 일상이 되었었다. 몇몇의 카메라를 구입하기도 했지만, 바쁜 일상을 탓하며 집에 곱게 모셔 놓은지도 어느새 몇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는 항상 나에게 관심의 대상이고 탐나는 영역이다. 이 책은 작가인 유광준씨가 본인의 경험에서 나오는 카메라에 대한 소개와 여러 가지 소품들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고 있다. 크게 네 개의 장으로 나뉜 이 책은 각각 디지털 카메라의 소개, 클래식 카메라, 사진의 소품, 액세서리들이 들어있다. 사진 관련 책들을 여러 권을 읽어본 바로 카메라를 소개하는 것은 여느 책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이 책의 독특함은 작가가 풀어내는 말이다. 단순이 기계적 카메라에 대한 소개가 아닌, 카메라와 나(작가)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사진 이야기가 참 인상 깊게 다가온다. 위에 발췌한 두 부분도 마음에 참 와 닿는 부분이었다. 카메라를 항상 들고 다니면서도 카메라를 들이대기 뻘쭘해서 찍고 싶은 장면을 놓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작가는 지금 이순간이 아니면 절대 찍을 수 없는 사진에 대해서 여러번 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작가가 아니기에 어떤 한 장면을 놓쳤다고 하여 땅을 치며 안타까워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내 눈으로 보며 흘려버린 장면을 한 장의 사진으로 담아 놓을 수 있다면 그 기억은 눈에 담아놓은 것보다는 훨씬 오래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뒤의 두 챕터는 카메라 주변 소품에 관한 이야기이다. 자칫 지루해 질수도 있겠지만, 사소한 부분까지 마음 쓴 작가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부분인 듯 하다. 하지만 이런 이 책에서 아쉬운 부분도 역시 있다. 작가가 사용해본 카메라에 대해 애정을 듬뿍 담아 써놓은 글을 읽으며 즐거웠지만, 한권의 책에 담긴 사진들은 전부 카메라 사진 뿐이라는 점이다. 작가가 사용한 카메라였다면 그 카메라로 찍은 사진 한 장쯤은 넣어 줬으면 읽는 독자의 눈도 호강하고 읽는 재미가 훨씬 더 높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작가의 작품 사진을 넣게 되면 두꺼워 지는 책에 부담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더라도 작가의 사진이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다 읽어 내리는 순간까지 계속하게 만들었다. |
|
이 책을 읽고 괜히 카메라 욕심이 생긴다. 멋진 전문가용 카메라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할 수 있는 정도면 만족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욕심이 커져버렸다. 여기저기 블로그를 다니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멋진 DSRL로 프로 뺨치는 사진들을 올리는 것을 볼 때마다 나도 그들과 같은 카메라만 있다면 저런 사진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망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 내게도 얼마든지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폰카와 디지털 카메라가 있다. 다만 책에서 소개하는 멋진 카메라만큼의 매력은 없지만 말이다.
책에서는 특하게도 아이폰 카메라 또한 소개되어 지고 있다. 저자가 가끔 평소에 일상생활에서 쉽게 꺼내 쓰는 카메라라고 재미나게 소개해준다. 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금방 금방 찰나의 순간을 담을 수 있는 편리한 점이 있다고 말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가볍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질이 순수 카메라의 기능만을 가지고 있는 것 보다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뭐든 다 가질 수는 없으므로 만족 할 수밖에 없다.
책에서는 독일의 대표 카메라 콘탁스와 라이카부터 지금 현재 카메라계의 거대 공룡이 된 니콘과 캐논까지 그동안 카메라라고 하면 그저 비싸고 남들 다 가지고 있는 것이 최고라는 착각에서 벗어다 다양한 브랜드의 여러 가지 카메라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카메라 만드는 기술도 점점 일본을 따라잡을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더 좋은 카메라가 나오길 기도도 해본다.
아무튼 이 책의 저자는 직업이 사진작가라서 그런지 정말 많은 종류의 카메라를 보유한 것 같다. 그 중에 특별히 애착이 가는 카메라도 있을 것이고 사진이 유독 잘나오는 카메라도 있을 것이다. 그가 사진 작업을 해오면서 카메라에게서 느낀 소소한 감성과 생각이 더해진 이 책은 카메라에 대해 무지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조차 카메라에 대한 욕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욕심을 자극한다. 물론 카메라와 함께 부속품들 또한 욕심이 생긴다. 좋은 화질의 비밀은 렌즈의 성능이라고 하니 더더더더 탐이 날 수 밖에..
나도 얼른 이쁜 카메라 하나 장만하고 싶다. 간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자연스럽고 빈티지스러우면서 사진을 찍어 낼 수 있는^^
아, 이 책은 절대 전문가가 어떤 카메라가 좋은 지 콕- 집어 주는 책이 아니다. 작가 개인적으로 여러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자신의 감성과 느낌에 잘 맞아 떨어진 카메라를 선택하여 자신 위주의 생각을 담고 있는 책이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