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 대해 꾸준히 책을 펴내고 있는 세나북스. 이번엔 일본 소도시 다카마쓰로 간다. 요즘 한 도시에서 한달 살아보기, 한 나라에서 일년 살아보기 등이 유행이다. 물론 이런 유행 이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한 도시를 천천히 거닐며 즐겨보고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고, "8박 9일 5개 나라 경유" 이런 상품은 이제 더 이상 매력이 없게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다카마쓰에서 한달 살아보기 이런 내용은 아니다. 남편 직장관계로 일본을 갔던 저자가 우연히 한 달의 시간이 주어져 일본의 소도시 다카마쓰의 구석구석을 방문하며 느낀 힐링의 기운을 책으로 펴 낸 것이다. 작가도 책의 말미에 너무 흔한 말 "힐링"을 쓸 수밖에 없던 이유를 말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 흔한 말이지만 아주 꼭 들어맞는 말이었다는 데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크게 푸드테라피, 아트테라피, 워킹테라피로 나눠져 있다. 역시 여행하면 음식 아니겠는가.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 우동으로 시작하는 맛여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테라피"가 된다. 카페처럼 대중적인 곳 뿐 아니라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호네츠커도리, 안모치조니 그리고 나도 한번 체험해보고싶은 와산본까지 소개하고 있다. 읽으면서 자꾸 우동생각이 났다. 집 근처에 나이가 지긋한 일본분이 만들어주는 맛있는 우동집이 있는데 거기라도 가봐야할 것 같다. 두번째는 미술관투어, 아트테라피다. 소도시라는 말은 혹시 거짓말인가 싶게 소개되는 미술관과 기념관이 다양하다. 일본의 정원 미술관부터 한국 작가 이우환 미술관, 땅속미술관 지추 미술관까지. 각 미술관의 특징을 잘 잡아 소개하고 있어 모두 다 가보고 싶을 지경이다. 부록으로 미술관 당일치기 일정이 들어있어 방문하시는 분들껜 꽤 유용할 듯. 한참 된 것 같은데. 일본의 걷기여행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걷기에 대해 많은 책을 써냈던 김남희 작가의 책은 두권이나 되었고, 걷기가 쉽지 않은 일임을 알게 해 주었다. 하지만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오헨로"이다. 산티아고를 걷는 것처럼, 일본도 순례길이 있다. 왜 저렇게 힘들게 걸을까 싶었는데 정말 힘든 일이 있을 땐 걷는다는 것도 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세번째 여행은 걷기 여행. 영주의 정원 리쓰린 공원, 작가도 실패한 죽음의 1,368계단을 품은 고토히라궁, 1년에 이틀만 건널 수 있다는 특별한 다리가 있는 쓰시마 신사 등이 소개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한 것은 참 글을 잘 쓴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녀가 한꼭지씩 글을 쓴 책은 읽어본 적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참 깔끔하게 글을 써냈다는 것이 참 부러웠다. 똑같이 다른 나라의 한 도시에서 여행을 하며 한달을 살아도 이렇게 글을 써내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그래서 누군가는 마음에만 담고, 또 능력있는 누군가는 책을 내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보통 살아보기~라는 제목으로 책을 많이 펴내는데 욕심내지 않고 몇가지 음식과 미술관, 걸을 수 있는 장소들만 소개한 책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뭔가 잡다한 정보를 너무 많이 넣거나 한달을 살았던 곳이 어디였는지도 모를 정도로 자신의 감정에 몰두한 책들을 많이 봤기 때문일까 이렇게 욕심없는 책을 보니 흐뭇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충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한달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를 권하는 책, <다카마쓰를 만나러 갑니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