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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니 모레티의 영화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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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사람들마다 자신만의 영화를 보는 특별한 방식이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볼 때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누구인지를 제일 먼저 살펴 본다. 감독이 괜찮으면 일단 어느 정도는 작품의 수준이 보장되는 것 같았다. 난니 모레티도 감독 위주로 영화를 보다가 알게 된 감독이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이래로 가장 좌파적인 감독이라는 평도 있었고, 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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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사람들마다 자신만의 영화를 보는 특별한 방식이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볼 때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누구인지를 제일 먼저 살펴 본다. 감독이 괜찮으면 일단 어느 정도는 작품의 수준이 보장되는 것 같았다. 난니 모레티도 감독 위주로 영화를 보다가 알게 된 감독이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이래로 가장 좌파적인 감독이라는 평도 있었고, 난니 모레티가 연출한 “아들의 방”이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그의 영화도 나의 리스트에 올라오게 되었다.

 

하지만 그의 영화를 찾아 보기는 상당히 어렵다. 그의 많은 작품이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각종 상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그의 인지도는 거의 미지의 감독 수준이다. 극장에서 그의 영화를 보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발품을 팔아서 시네마테크를 찾아다니든지, 아니면 유럽이나 미국을 통해 디비디를 주문해야만 그의 영화를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는 ‘1인 제작 시스템’을 표방하고, 영화제작사 ‘사케르’를 직접 설립했으며, 젊은 감독들의 단편영화를 상영하는 ‘사케르영화제’를 운영하기도 하였다. 그는 시나리오, 감독, 배우 뿐 아니라 제작과 배급까지 직접 하면서 기존의 상업영화와 이탈리아 영화계에 대항하는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 아마 그의 영화가 상업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그의 영화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난니 모레티의 영화를 제대로 섭렵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의 영화세계를 읽어내려 가는 것은 상당한 인내가 필요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영화는 거의 보지 못한 것들 뿐이어서 그냥 지은이의 생각을 읽어내려 가는 수밖에 없었다. 지은이의 견해에 대한 나의 생각을 곁들이기에는 너무 모르는 것이 많았다. 난니 모레티의 영화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만, 지은이의 이야기들이 그나마 눈에 들어오는 정도다. 그의 영화를 제대로 보지 않은 상태에서 그의 영화세계를 이해하려고 한 나의 욕심이 너무 컸던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은 아니었다. 지은이는 난니 모레티의 영화세계를 연대기순으로 서술하는 것에서 탈피하여, 그의 영화에서 자주 다루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예술가의 묘사, 서양의 가족과 남성성의 위기, 희비극과 아이러니, 정치 등 4개의 주제로 나누어서 그의 영화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이는 그의 영화를 보지 않고도 어느 정도 그의 영화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글들이었다.

 

특히 이탈리아 내 남성성, 권위의 위기, 정치적 좌파의 위기, 정부와 시민 관계의 변화 등은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많이 닮아 있어서인지 상당히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었다. 개인적으로 이탈리아 사람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다고 느꼈었는데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그와 같은 나의 생각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현대 이탈리아인들을 바라보는 난니 모레티의 시선이 점점 더 궁금해졌다.

 

그의 영화를 제대로 훑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읽는 책이었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지은이들의 맛깔스러운 글솜씨 때문이 아니었나 한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국내 영화 시장의 스크린 독점과 상업영화 편중 현상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얼마전 베니스 영화제에서 ‘피에타’로 황금사장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도 이런 현실을 안타깝게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국내에서 난네 모레티의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c*****1 2012.09.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