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주룩주룩'은 비가 오는 날 집 안에서 엄마가 오기를 기다리던 금비, 은비가 경험하는 상상 놀이 한마당을 이야기로 풀어낸 그림책이다. 표지의 그림은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에 금비, 은비가 초록색 우산을 쓰고 초록 배를 타고 있는데 표정이 좋다. 금비, 은비 주위를 다양한 자연 친구들이 둘러싸고 있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책의 전반적인 그림 기법과 색감은 풍성하고 생동감 있게 페이지 전체를 차지하고 있어 마치 영양소가 가득 찬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이 알차다. 첫 장을 넘기면 청녹색의 '주룩'이라는 글자가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데 이 책이 지니고 있는 그림의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는 책의 시작이라 하겠다. 비가 주룩주죽 오는 날에 엄마는 금비와 은비에게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 놀아"라고 당부하며 외출을 한다. 남매는 창을 통해 빗 속 길로 떠나는 엄마의 뒤를 쫓으며 엄마에 대한 기다림을 시작한다. 하지만 엄마가 떠나간 창 밖 세상은 어느새 남매의 상상 놀이의 장이 된다. 머위 잎 우산을 쓴 개구리를 시작으로 올챙이, 달팽이, 나무, 풀, 물고기 등의 자연 속 친구들이 남매를 찾아온다. 남매는 자신들을 찾아 온 자연 속 친구들을 위해 빗물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배를 만들어 준다. 어느새 남매도 배를 타고 친구들과 물 위에서 신나게 놀이를 하고 있다. 그 때 엄마의 기척이 들리고 엄마의 귀환과 함께 비는 멈추고 남매의 상상 놀이는 마무리된다. 비오는 날 찾아온 자연 친구들 하나하나를 통해 작가의 관찰력과 상상력이 빛을 발한다. 특히, 비가 유리창에 그리는 무늬를 올챙이와 달팽이로 표현한 작가의 상상력이 실제로 눈 앞에 보여지는 듯 생생하다. 또한 빗 물에 떠내려가는 친구들을 돕기 위해 3785개의 나뭇잎 배를 만든 남매의 착한 마음이 미소짓게 한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선한 마음이 비라는 소재를 매개로 깨끗하게 다가 온다. 외출한 엄마를 향한 남매의 기다림이 창 밖의 빗 속 세상 관찰로 표현되고 이러한 남매의 관찰이 상상 놀이감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흥미롭다. 여름이 코 앞으로 다가와 더위를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요즘, 이 책은 마치 '한여름 밤의 꿈'처럼 다가 온다. 덥고 습한 장마철이 아닌, 더위를 씻어내는 듯한 시원하고 청량한 장마철 어느 날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