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달아 읽은 책들 중 SF물이 세 권이다. SF소설에 흥미를 느끼게 되어 이 분야로 읽어보겠다는 다짐을 한 건 아니다. 어떤 건 다른 책을 읽다가 등장한 책이어서 호기심에 샀고, 어떤 책은 표지가 예뻐서 샀고, 문목하의 [돌이킬 수 있는]은 북투버의 추천으로 샀다. 본격적으로 SF에 진입했다고 출발선으로 볼 수 있는 책은 이 책이다. 시간과 공간과 인물의 교차가 잦다. 작가의 꼼꼼한 계산이 서사의 재미와 몰입을 높인다. SF의 장점은 말도 안되는 설정에 어이없어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뭐 이런 얘기가 다 있어?하지 못하게 하는 힘! 아무래도 SF문학에 빠질 것 같다.
재난소설이면서 미스터리이면서 공상과학까지 합체하였다. 베틀짜기처럼 교차하는 선들이 이야기의 진입에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 이 분야의 낯섦과 입체적인 상황들이 책장을 잘 넘기지 못하게 한 것 같다. 등장인물이 파악되고 배경과 상황이 전체적으로 그려지자 읽기에 가속이 붙었다. 소설 중반부터는 반전과 반전이 이어지고 배신과 복수가 난무하면서 누구도 못믿겠는 거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결말의 궁금증, 이에 수반한 조급함이었다. 끝이 궁금해서 달리게 된다. 씽크홀 발생으로 도시 하나가 사라지고, 그 암흑 속에서 살아난 수백명의 사람들, 더 이상 평범한 사람이지 못해서 비밀스럽게 감시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SF문학은 가벼울 것이라는 편견을 싸악 깨게 해준 작품이었다. 이번에 발간된 문목하 작가의 신작도 사 볼 계획일 정도로 SF문학에 매력을 느낀다.
*문목하 작가의 인터뷰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7036218&memberNo=9935567&vType=VERTICAL
*기억을 위하여. -윤서리 -비원: 최주상(파쇄자), 김현이(정지자), 라땅(복원자) -씽크섹션: 서형우, 장태성, 차세연, 차세욱,(차세영) -경선산성: 정여준(정지자), 이찬(파쇄자), 이경선(정지자)
#오타발견. 302쪽 첫번째 줄 [경힘상] --->[경험상]
----------------------------------옮김-------------------------------- *정직은 신용을 지켜주지만, 거짓말은 생명을 지켜주거든.(28쪽) *난 그 물질의 의지가 사람한테 옮아갔다고 생각해. 절대 결합하지 않으려 했던 건 사실 그 물질의 성질이 아니라 의지였던 거야. 서로 밀어내고, 돌아가고, 정지하도록 만드는 에너지가 그것 안에 있었던 거지._차세연,(132쪽) *전 경선산성의 독립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 사람이라도 더 자유로워지길 바라서 싸우고 있어요._정여준, (175쪽)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비극만큼이나, 사람이 사람을 죽지 못하게 막는 미련은 무겁고 괴롭다. *복원자의 의지는 그렇게 다시 시간을 돌리고, 역사는 지워져 과거의 기억으로 향한다._정여준, (284쪽) *쉬지 않고 도망치며 살고 있는 건 오히려 윤서리 자신이었다. 너무나 오랫동안 과거로만 도망쳤기에 미래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만 같았다. (3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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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생각 없이 읽다가 울컥 울컥 몇 번을 울었다
* 마지막에 최주상의 캐릭터는 조금 붕괴된 게 아닌가 생각했지만
* 조금만 읽고 자야지 했다가 새벽까지 읽었다 끝까지 놓을 수가 없었다
* 정여준은 무릎을 꿇었다. 그의 품에 안긴 윤서리도 덩달아 주저앉았다. 추락하는 이 감각을 그녀는 아주 잘 알았다. 바닥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순식간이지만, 그 깊이는 싱크홀과 맞먹었다. '이것은 실패를 알리는 선고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번에도 해내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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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어요. 작가님 후속편도 써주세요.......ㅠㅠㅠㅠㅠ진짜 재밌어요 오랜만에 몰입해서 책 읽었는데 순식간에 사람을 빠지게 하는 힘이 대단하고, 읽으면서도 뭐지 뭐지?! 이러면서 헐! 이러면서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그들의 세상이 안녕한 모습도 또 보고싶네요 ㅠㅠ 소장해서 몇번읽고싶은책!!! 다 읽고 나서도 생각나는 장면들은 또 다시 읽었어요 ㅠㅠ 작가님 후속편 내주시기만 하세요..... 살게요.... |
정말, 정말 재밌다. 줄거리 설정 인물관계 전부 너무 좋다. SF 느와르 그 와중에 로맨스 라길래 흠 과연...? 했는데 진짜 그 타이틀에 충실한 이야기였다. 스포도 예상할수 있는 선 안쪽이었는데 그게 밝혀지는게 보고싶어서 쉬지않고 읽어버렸다. 강하고 똑똑하고 집념있는 여주 최고다. 남주도 그냥 별생각 없었는데 알고보니 만만하지가 않았다. 둘은 정말이지 운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어울리는 연인이다... 몇번을 돌이켜도 바뀌지 않는게 사람의 마음인가보다. |
한국 SF 판타지 장르소설의 발견! 설정이 너무 신박하잖아! 반전이 너무 끝내주잖아! 내용이 너무 애절하잖아! 어벤저스같은 느낌으로다가 한국판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이 드는데, 역시 될성부른 떡잎을 잘 알아보는 헐리우드에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영화관에 가고 싶은데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 영화 대신 추천하고픈 책이다. 별로 심각한 내용도 아니어서 술술 읽힌다. 그저 킬링타임용으로 치부하기에는 뭔가 (문자 그대로)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온 사람들이 겪었을 수많은 절망과 희망의 무한반복에 마음이 아련해지기도 하고, 거대 재난에 직면한 (세월호이든 코로나바이러스이든) 우리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분명히 시공간을 초월한 애절한 사랑 이야기 때문에 마지막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신박한 설정이다. 하루아침에 거대한 싱크홀이 생기고 거기서 생존한 사람들이 초능력을 갖게 된다는 설정인데, 게임처럼 파괴자, 힐러 등 서로 다른 능력이 등장한다. (이걸로 게임을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포는 금물이니 여기까지. * "10년 넘게 이어진 이 교전은 어느 한쪽이 무릎꿇을 때까지 멈추지 않겠노라고 외치는 것처럼 패기가 넘쳤지만, 정작 그 소리 높은 각오를 들어주며 결과를 기대하는 눈망울이 없었다. 걱정해주는 입이 없었다. 도움을 주려는 손도 없었다. 공격하는 자는 있으나 중재하는 자가 없고, 응전하는 자는 있으나 응원하는 자가 없었다. 그것은 전투라기엔 불필요하게 화려했고 전쟁이라기엔 지나치게 고독했다."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 이제 어느 때로 돌아가면 될까. 난 내가 기억하는 모든 과거의 순간으로 돌아가 모든 가능성을 다 시도해본 것 같아. 내가 아직 되돌리지 않은 시간대가 어디쯤인지도 모르겠어. 남아있기는 한걸까." |
한국형sf라고 광고 하길래 구매해 보았다. 작가의 이름이 특이하다 문목하. 중국인 같은 특이한 이름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한거 같다. 신인 작가의 소설이라 보기 힘들 정도로 재미있는 소설이다. 앞으로도 이런류의 소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왠지 이런류의 소설은 질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반가울 따름이다. 앞으로 문목하 작가의 소설이 기대된다. 더 좋은 소설 써주길 바란다. |
평소 SF를 너무 좋아하는데 국내 SF는 별로 읽어본 적이 없다가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계기로 이것저것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 중 한 권인데 정말.. 끝까지 손을 뗄 수 없는 엄청난 작품이었습니다. 다 읽고나서 제목을 다시 생각했을 때의 그 전율이란 ㅠㅠ 영상화가 된다니 너무 기대되면서도 이 완벽함을 훼손하지 않았으면 하는 기분도 드네요. |
p195. 생명이 발아를 거부하는 계절이 시작되었다. p332. 본래는 그가 열 번 헤멘 끝에 발견하게 될 감정을, 한 번만 헤매고도 바로 손에 넣게 된 것이다. 절망이 공식처럼 답을 내렸다. 그녀는 판결문을 읽듯 중얼거렸다. "나는 ~(이하 스포)." 신입 수사관 윤서리는 다른 팀의 서형우팀장 (부패경찰)의 눈에 띄어 그의 밑에서 일하며 비원이라는 조직의 일을 돕고, 어지럽힌다. 그녀의 어지럽힘은 서형우 팀장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단계까지 가게 되어 그녀는 특별한 몇년 전 싱크홀로 인해 무너진 한 도시에 암살작전을 수행하러 들어가게 된다. (그녀가 살아 돌아오지 못하게 하려는 꼼수) 윤서리는 그곳에서 범죄조직 비원과 그 조직에 맞서 싸우는 경선산성이라는 단체의 전쟁에 휩쓸리고, 우연치 않게 경선산성의 멤버로 합류된다. 그들은 모두 싱크홀로 인해 추락하며 살아남은 생존자들이며 초능력을 갖게 된 자들이다. <돌이킬 수 있는>은 정부(어떻게 보면 부패한)와 비원, 경선산성 그리고 윤서리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400페이지가 넘는 꽤 긴 장편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이틀만에 책을 다 읽는 기염을 토했다. ?? 두껍지만 흥미로운 내용, 신선한 전개(챕터 마다 인물들의 서사가 나오는데, 유기적으로 연결이 잘 되어 있어 헷갈리지 않고 술술 잘 읽힙니다) 그리고 잘 읽히는 문체를 갖고 있습니다. |
* "왜겠어요." * 이게 뭐지 싶은 심정으로 시작하다가 정말 이제 뭐지 싶은 물음으로 중반을 넘어서다가 끝에 다다르면 마음이 쿵- 하고 무너진다 * 나는 여준에게 감정을 많이 내어주었다 서리는 똘똘한 것이 나와는 영 안맞는 것 같아 * 인물이 갖고 있는 영역이 너무 쉽게 흐려지는 부분은 아쉬웠다 * 잘 읽었어요 거리를 둔 시간들이 다소 미안할만큼 마지막 부분이 좋았답니다 |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소위 영업이라는 걸 당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내가 대체 뭐 때문에 영업을 당했더라...; 기억이 안 나는 게 황당하긴 해도 읽은 시간이 아깝지 않게 잘 읽었다. 초반은 조금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별다른 설명도 없이 툭툭 튀어나오는 비원이니 뭐니 하는 게 영 머리에 안 들어와서. 하지만 그 부분을 지나고 나면 이야기는 아주 명쾌하게 흘러간다. 국민 전체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줄 법한 거대한 비극과, 갑작스럽게 등장한 초능력자 집단, 미래를 보는 방향이 다른 초능력자들끼리의 다툼, 그들을 이간시켜 한꺼번에 소탕하려하는 국가.... 장르소설로서 소재 하나하나는 평범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구성이 교묘해서 재미있다. 내가 보고 있는 사건이 '첫번째'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을 때 어찌나 즐겁던지. 싱크홀에서 기어올라올 때 최주성과 이경선이 필요했듯,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도 최주성과 이경선이 필요하다는 거 참 인상적이었다. 죽음을 유예한 수많은 정여준이 안타깝고 윤소리가 견뎌야 했던 시간이 안쓰럽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결국 '함께 나아가는 길'에 섰고 앞으로 전진하겠지. 하루하루 눈떴다가 감을 때에도 후회가 쌓이는 세상에서 '돌이킬 수 있는' 힘이라는 건 얼마나 매력적일까. 생존자들의 앞에 분명 악의도 선의도 넘치도록 쌓일 것이고 가보지 않은 길에 고통스럽기도 하겠지만, 분명 제대로 해낼 거라고 믿는다. 씽크홀에서도 기어 올라왔는데 아무렴! - 인간의 선의를 굳건히 믿은 이경선이라는 인물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사람들이 서로를 무참히 죽이는 꼴을 보고도 인간을 믿고 그 긴 계단을 팔 년이나 유지하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