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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읽기로 들어서게 해준 책이 있었다. 온라인 중고책들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뇌과학책 한 권이 내 독서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놨다. 책 주제가 괜찮긴 했지만 사실은 매력적인 가격 때문에 구입했던 책이다. 내 기준에 싸게 보이는 중고책은 일단 사고 보는 습성이 준 선물이었다. 그 한 권의 책이 내 관심을 뇌과학으로 옮겨놨다. 익숙하지 않은 뇌과학 이론들, 용어들 때문에 속도는 안 나지만 매일 천천히 읽고 있다. 그리고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들이 보이면 하나 둘씩 구입하고 있다. 덕분에 몇 권의 책이 회사 책상 위에 올라있다.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는 그 중 한 권이고, 뇌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해준 책이다.
나는 뇌고, 뇌가 바로 나다. 그런데 뇌가 멈추면? 나는? 이런 호기심이 생긴다면 혹은 나처럼 뇌에 관심이 가는 독자라면 나라는 인간과 뇌 기능을 함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뇌가 일상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그 기능 중 일부가 마비되면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다. 그리고 이 책이 유익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저자가 뇌과학자란 사실. 저자는 좌뇌 출혈이 일어나 좌뇌 기능이 마비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일반인이라면 설명할 수 없는 뇌 기능의 변화를 과학자 입장에서 적고 있다. 덕분에 이 책을 읽고 나면 뇌를 잘 모르는 일반인이라도 좌뇌와 우뇌가 하는 일을 정확히 알게 된다.
뇌는 기억하기도 힘든 이름을 가진 다양한 영역으로 구성되어있다. 현대 뇌과학은 뇌 영역들이 각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밝혀내는 중이다. 뇌가 하는 일을 알고 나면 우리 몸이 움직이는 원리에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내 안에서 어떤 일이 왜 일어나는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나에 대해 아는 게 정말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너 자신을 알라? 뇌를 모르고 섣불리 여기에 답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된다. 우리 느낌과 생각, 마음까지도 뇌 활동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란 사실을 알고 나면 말이다. 그리고 뇌가 바뀌면 나도 바뀐다. 뇌졸증으로 뇌가 마비되면, 나는 더 이상 그 전의 내가 아니란 걸 이 책을 읽고 나면 이해하게 된다.
여러분이 어느 쪽 뇌에서 자신의 성격을 찾고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우리의 두개골 안에 무엇이 들어앉아 있는지 알게 되면 뇌의 균형을 바로잡아 원하는 삶에 가까이 갈 수 있다._(p.135)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살피기 시작했다. 언어중추가 있는 왼쪽 뇌는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뭔가를 재잘거린다. 이걸 알고 나서 내 안에 생각 소음이 들릴 때마다 좌뇌 볼륨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틈날 때마다 오른 쪽 뇌를 깨우려고 한다. 내가 느낄 감정은 '기쁨' '행복'이란 사실을 떠올리고 오직 기쁨만 느끼자. 행복감만 가지자. 이렇게 결심하고 표정에 웃음을 담는다. 가끔 혼자 흥얼거리는 이유다. 나를 면밀히 살피면 가능한 일이다. 너무 심각하게 사는구나. 가끔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있구나. 이걸 알아채면 바로 생각 전환이 가능해진다. 좌뇌와 우뇌를 알고 나서 일상에 생긴 변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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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볼트 테일러가 자신이 37세에 뇌졸중을 겪은 경험과 8년에 걸친 회복 과정, 그 속에서 깨달은 것들을 다룬 이 책은 뇌과학자의 경험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인간의 뇌를 연구하고 강의하던 재원이 어느날 뜻밖에 좌뇌에서 희귀 유형(일반적인 뇌졸중과는 좀 다른 동정맥 기형에 의한 뇌졸중)의 뇌졸중이 발생했고, 뇌과학자라서 그 순간 자신의 의식에서 느낄 수 있었던 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해 낼 수 있었다는 점이 독특했다.
저자의 가족력도 매우 흥미로웠다. 연년생 오빠가 뇌 장애로 인한 정신분열증 환자였고 그녀의 어머니는 아들을 돌보는 일에 평생을 바쳤다. 그래서 저자도 뇌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06년에 쓴 다소 오래된 책을 10년이 지나 이제야 번역하여 소개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조금 의문이다. 제목도 쓸데없이 선정적이다. 다만 이 책은 뇌졸중이나 머리쪽 외상을 입은 사람의 회복과 치료를 돕기 위해 참고로 해 볼 만한 책이다. 뇌졸중이 걸린 긴박한 그 순간에 기억이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혼자서 응급실에 가기 위해 요청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차츰차츰 무엇을 할 수 없었는지, 감각능력과 언어능력, 운동능력이 어떻게 사라졌으며 그때의 심리상태가 어땠었는지 묘사되어 있다. 치료자나 훈련자 등의 조력자들이 뇌졸중 환자의 상황을 공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가 회복하는 과정은 갓태어난 아기가 세상을 배우는 것 처럼 모든 것을 새롭게 배워야 하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는데, 그 중요한 시기에 지혜롭게 대처하고 잘 이끌어준 저자의 어머니의 노력에 대해서도 나와 있다.
저자가 말했듯이 우리 뇌에는 가소성(plasticity)이 있어서 새로운 길을 재조직하고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새로운 뉴런을 만들어 내면서 뇌가 스스로 손상으로부터 회복한다. 재활 기간 동안은 꾸준한 학습과 더불어 수면이 큰 치유능력을 제공한다는 것도 저자는 경험했다. 문제는 사람들이, 특히 주변사람들이 뇌의 가소성을 믿지 않기 때문에 뇌졸중 환자들의 회복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돌보는 사람들은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 사소한 것도 칭찬해 주어야 한다.
좌뇌에 손상이 옴으로써 우뇌를 흠뻑 경험하게 된 일이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몸이 고체가 아닌 유동체로 지각되었던 경험도 신기했다. 유동체로 느껴졌기에 오묘한 해방감을 맛볼 수 있었을 것 같다. 세상과의 경계가 닫힘으로써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렸지만 반면에 천국과 같은 경험을 맛보았다. 저자는 바쁜 일상생활로 인해 놓치고 있었던 기쁨과 평화의 감정을 몸으로 느끼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어떤 감정을 얼마나 오래 느낄지 결정하는 권한이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즉 "내 삶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통제할 수는 없지만, 내 경험을 어떻게 지각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내게 달렸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저자는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으려면 순간순간 마음의 정원을 착실하게 가꾸고 하루에도 수천 번 긍정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참고로 우리 뇌의 변연계에서 감정프로그램이 활성화되었다가 멈추는 데 90초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분노가 대표적인 자동반응이다. 최초의 자극 후에 90초 안에 분노를 구성하는 화학 성분이 혈류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면 자동반응은 끝나는데 이 시간 이후에도 여전히 분노가 남아 있다면 그 회로가 계속해서 돌도록 의식적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중에 떠도는 좌뇌형 인간인가 우뇌형 인간인가 하는 말을 적절하지 않은 말이다. 다만, 저자에 따르면 우리 뇌 안에서는 좌뇌와 우뇌가 주도권다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뇌의 성격은 모험심이 강하고 풍요로움을 찬양하며 사교에 능하며 비언어적 소통에 탁월하고 감정이입이 능숙하며 항상 현재형이며 시간감각이 없고 현명한 관찰자가 되게 한다. 순수함과 내적 기쁨을 담당하는 신경회로인 것이다. 반면 좌뇌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뇌가 인식한 지금 이 순간에 관한 모든 정보들을 받아들여 내가 감당할 만한 것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좌뇌는 다량의 정보를 패턴화하며 재빨리 처리함으로써 경계를 짓는 일에 능숙하다. 그러나 정보를 빨리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비약과 왜곡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을 황폐화시킬 수 있다. 쓸데없는 걱정이나 과거의 고통에 사로잡히게 할 수도 있다.
저자는 두 말할 필요 없이 우뇌의 회로를 가동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일수록 세상을 향해 보내는 평화와 공감의 메시지도 많아진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종교인들이 명상이 절정에 달하거나 신과의 합일을 느끼는 순간의 뇌를 연구해 보면 좌뇌의 상두정이랑에 위치한 정위연합 영역(신체 경계, 공간과 시간 영역)의 역할이 감소하면서 좌뇌 언어중추의 재잘거림이 감소하고 우주와 하나되는 무아지경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고집스럽고 오만하고 비꼬기 좋아하고 질투심많은 성격을 담당하는 부위가 좌뇌의 자아 중추 안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 부위는 자신을 패배자로 만들고 원한을 품게 하고 거짓말을 하고 복수를 계획하게 한다고 보았다.
책을 읽으면서 연구자로 주로 살아온 나도 저자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로 나는 좌뇌와 우뇌를 항상 의식하기 시작했다. 불필요하게 좌뇌가 나를 과잉지배하는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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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진짜 너무 재밌어서 와 나는 막 엄청 엄청 빨리 읽고 다시 또 읽고 막 와 와 너무 너무 재밌어가지고 으하하하 엄청 웃고 미쳤어 미쳤어 꺄르르 거리다가 눈을 반짝이고 세상에 정말 별 다섯개가 무엇이야 별 열개는 줘야지 사람들아 다들 읽어야 합니다 세상 재밌다 진짜 이거는 모두 읽어야 한다 여러분
* 연구소까지 가는 길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을 때, 갑자기 오른쪽 팔이 마비가 되어 옆으로 풀썩 떨어지며 균형을 잃었다. 그 순간 알았다. '맙소사, 뇌졸중이야! 내가 뇌졸중에 걸렸어!' 그리고 다음 순간, 이런 생각이 스쳤다. '우아, 이거 멋진데!' 일시적으로 황홀한 마비 상태에 빠졌다. 내가 이렇게 복잡한 뇌의 작용을 예기치 않게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이 실은 다 생리적 이유를 알고 있어서였다는 생각이 들자 묘하게 우쭐한 기분이 되었다. 나는 계속 생각했다. '자신의 뇌 기능을 연구하고 그것이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진 과학자들이 얼마나 될까?' 나는 인간의 뇌가 현실을 인지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그리고 이제 이렇게 놀라운 통찰을 안겨주는 뇌졸중을 겪고 있는 것이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쳤어 미쳤어 질 볼트 테일러 미쳤어 세상에 뇌졸중인데 멋지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미쳤고 너무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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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만 보고 구매를 망설였던 과거의 나를 반성하게 하는 즐겁고 흥미로운 책이었다. 질 볼트 테일러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싶겠지만, 이미 나는 그런 사람을 한 명 알고 있고 덕분에 더 재밌게 독서에 참여할 수 있었다. 천재들은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즐거움이 있다. * 뇌과학자 굉장하다. 나였으면 아프다고 벌써 드러누웠거나 죽었을 것 같다. 어떻게 뇌출혈이 나는 가운데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지! * 손상된 좌뇌 대신 우뇌만으로 살아가는 대목이 많은 점을 시사한다. 한번쯤 겪어보고 싶은 부분인데 그러기 위해선 뇌출혈을 겪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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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자 질 볼트 테일러/출판 윌북/발매 2019.01.10.
P107~111 무엇보다 중요한 건 뇌졸중 경험으로 축복에 가까운 깨달음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바로 누구든 언제라도 깊은 마음의 평화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열반과도 같은 경험이 우뇌의 의식 속에 존재하며, 언제라도 스스로 뇌의 그 부분에 접속할 수 있다고 믿는다. 뇌졸중이 내게 안겨준 통찰은 요약하면 이런 것이다.
'평화는 생각하기 나름이야. 평화를 이루려면 지배적인 왼쪽 뇌의 목소를 잠재우기만 하면 돼.'
뇌는 놀랄 만큼 역정적인 기관으로 끊임없이 변한다. 나의 뇌는 새로운 자극에 흥분했고, 적절한 수면으로 균형을 맞춰주면 기적이라 할 만한 치유력을 보여주었다.
의사들이 종종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뇌졸중이 일어나고 6개월 안에 능력을 되찾지 못하면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내 경우에는 뇌졸중 이후로 8년 동안 뇌의 학습 및 기능이 꾸준히 향상되었다. 8년이 지났을 때 몸과 마음이 완전히 회복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뇌는 외부 자극을 기반으로 세포의 연결 구조를 바꾸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이런 뇌의 '가소성可塑性'이 잃어버린 기능을 되찾게 하는 기본적인 힘이 된다.
뉴런은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된 뉴런의 기능을 지우면, 이 세포들은 자극이 없어서 죽거나 다른 할 일을 찾는다. 가령 시각의 경우, 한쪽 눈에 안대를 씌워 시각피질 세포로 들어오는 자극을 막으면, 이 세포들이 인접 세포들과 접촉하여 다른 할 일이 없는지 알아본다. 나는 주위 사람들이 뇌의 가소성을 믿고, 그것의 성장과 학습 및 회복의 능력을 믿어주기를 바랐다.
세포의 물리적 치유 과정에서, 충분한 수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는 뇌가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뇌의 에너지는 수면으로 채워졌다. 뇌졸중을 겪은 후 여러 해 동안 뇌의 수면 욕구를 무시할 때마다 감각계에 극심한 고통이 찾아왔다. 그러면 정신적·육체적 탈진이 이어졌다. 나의 경우 회복 과정에서 수면의 치유력이 정말로 중요했다. 학습하고 인지적 과제를 수행하는 기간에는 충분한 수면이 보장되어야 한다. 좌뇌가 좀 더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우뇌에 행사하던 억압을 풀자 모든 것이 변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어머니와 나는 뇌 체계를 가급적 빨리 자극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뇌의 연결망이 망가졌으므로 세포들이 죽거나 자신의 임무 수행 능력을 완전히 잊기 전에 다시 자극을 줘야 했다. 깨어 있을 때의 노력과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회복의 성패가 달려 있었다.
P120 뇌졸중은 내가 세상에서 누구이고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싶은지 선택할 수 있게 해준 놀라운 선물이었다. 뇌졸중을 겪기 전에는 내가 뇌의 산물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는지에 대해 결정권이 없는 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사고 이후, 나는 새로운 눈을 떴다. 내게 선택의 권리가 있다는 걸 실감한 것이다.
P209 질 볼트 테일러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좌뇌와 우뇌의 차이다. 그녀는 좌뇌에 출혈이 일어나 언어 능력은 물론 기억 능력조차 잃었다. 순차적 사고도 불가능해져서 경험의 과거, 현재와 미래를 구분하지 못하고 모든 순간이 고립된 채로 존재하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우뇌가 활개를 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평온하고 차분한 의식이 밀려들면서 열반과 같은 희열에 빠져들었다. 한마디로 좌뇌의 '행하는' 의식이 밀려나고 우뇌의 '존재하는' 의식이 부각된 것이다.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질 볼트 테일러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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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뇌과학자가 쓴 뇌과학 교양 서적이지만 뇌졸중 체험을 바탕으로 한 수필이자, 뇌가 가진 힘을 긍정하는 자기 개발서 같은 느낌의 책이다. 특히 자신의 뇌가 무너져가는 과정을 뇌과학자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묘사한 점은 뇌의 역할과 의식세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뇌신경해부학자인 질 볼트 테일러는 촉망받는 과학자였지만 37세의 젊은 나이에 중증 뇌출혈을 겪게 된다. 좌뇌가 순차적으로 기능을 잃어감에 따라 외부세계와 상호작용이 단절 되고 말과 행동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에 빠진다. 하지만 그런 절망 스러운 상황 속에서 질은 또 다른 자아를 마주하게 된다. 좌뇌의 '행하는' 의식에서 우뇌의 '존재하는' 의식으로의 변환이었다. 과거와 미래를 숙고하는 능력을 잃은 대신 지금 현재만을 지각하고 느낄 수 있었으며, 공간과 신체 경계의 마비는 나와 우주가 하나 되는 느낌을 받게 했다. 우뇌의 활용이 극대화된 이 경험을 통해서 누구보다 완벽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우뇌의 발달은 타인의 감정에 더 많은 공감을 가능하게 했다. 말이 아닌 표정과 몸짓만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고 그 사람이 주는 에너지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긍정적인 태도로 나와 교감을 나누려는 사람인지 아니면 부정적이고 사무적인 태도로 나를 대하는 사람인지 말이다.
얼핏 보면 매혹적인 체험처럼 들릴지도 모르는 이 일들의 이면에는 8년의 회복기라는 그녀의 눈물겨운 노력들이 담겨 있다. 그녀는 마치 어린 아이로 돌아간 것처럼 숟가락을 사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두 발로 온전히 걷는 방법을 다시 배워야했다. 퍼즐 하나 제대로 맞추기 어려운 그녀에게 하루하루는 힘든 일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에 집중을 했다. 특히 그녀의 어머니는 수천 번의 시도에도 인내하며 그녀의 작은 성취들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할 수 없는 것에 슬퍼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에 주목했던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에 그녀의 뇌는 조금씩 다시 원래의 기능을 찾아 갈 수 있었다.
작가는 마지막으로 우리 스스로가 의식적인 노력으로 뇌를 다스릴 수 있음을 말한다. 다행히 우리가 지닌 DNA는 독재자가 아니기에 내가 가꾸고 싶은 회로는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없애고 싶은 회로는 의식적으로 없앨 수 있다. 뇌가 가진 가능성을 인식하고 균형 잡힌 사람으로 바로 서기 위해 우리는 뇌가 가진 가능성을 인식하고 다스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동안 내 정체성이라고 여겨왔던 많은 부분들이 좌뇌와 우뇌가 담당하는 역할에 기인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우리가 흔히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생각하는 것이 좌뇌와 우뇌의 개성 차이라는 것을, 좌뇌가 논리적이고 순차적이며 합리적인 의식이 머무는 곳이라면 우뇌는 사랑과 평화, 기쁨, 공감을 표현하는 일을 전담하고 있는 것 역시도 말이다. 내가 어떤 정체성의 사람이 되고 싶은지 선택할 권리는 나에게 있다. DNA가 설계 해놓은 가능성 안에서 어떤 정체성에 더 손을 들어 줄지는 우리의 몫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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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증에 걸린 과학자라니 말이 되나? 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호기심을 가득 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은 설명하지 않으려한다. 책이 내게 준 감동만 남기고 싶다. 그녀가 경험한 뇌졸증 증상과 회복의 과정은 놀라움 그 자체이다. 그 놀라움 보다 내 마음에 깊이 남긴 건 그녀가 경험한 내적 평화이다. 이 책을 읽기 전 읽은 책이 마침 에크하르트 톨레의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였다. 톨레가 말하는 “순수한 있음Being” 의 상태가 테일러가 말하는 평화와 일치하는데, 톨레는 알아차림을 통해 순수한 있음으로 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그녀는 좌뇌가 멈춤으로 그 상태를 경험했음을 아주 생생하게 설명한다. 우리는 싯다르타, 톨레 , 예수 등 영적 깨어남을 경험한 인물들의 글과 기록을 읽으며 그들과 가까워지고자 또는 비슷한 경험을 하고자 노력한다. 과연 영적 깨어남을 경험할 수 있을까? 단지 영적 존재들의 경험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뇌졸증을 이겨낸 과학자 테일러는 자신의 경험적 언어와 과학적 근거를 들어 증명한다. 이 책은 개인의 뇌졸증 회복기를 이야기 하는 책이 아니다. 기적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신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책도 아니다. 단지 내 안의 평화가 존재하고, 그 평화로 갈 수 있음을 양손에 좌뇌와 우뇌를 들고 친절한 뇌과학자가 알려주는 책이다. 누군가에게 꼭 추천한다면 내적 평화와 기쁨이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또 삶을 기쁨과 감사로 채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 말하고 싶다. |
| 질 볼트 테일러 저서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하버드대 뇌과학자인 질 볼트 테일러가 뇌졸중을 겪으며 느끼고 경험한 것을 쓴 기록으로 담백하고 사실적으로 쓰여져서 받아들이기 편했습니다. 뇌과학자가 쓴 뇌졸중 기록은 처음이라 독특하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했어요. |
| 뇌를 연구하던 저자가 뇌졸중을 겪은 일을 들려줘요. 뇌에 이상이 오면 평소와 다른 자신의 상태를 알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혼란스러운 상황이 된다는 게 무서워요. 연구자라서 그런지 경험 뿐만 아니라 뇌에 대한 정보도 알려줘서 좋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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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입니다. 뇌과학자인 저자가 37세에 뇌졸중으로 좌뇌 기능을 잃고 신체와 언어 능력을 상실한 뒤, 우뇌의 평화와 새로운 자각을 경험하며 8년간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 자전적 에세이입니다. 뇌의 가소성과 치유력, 좌뇌·우뇌의 균형, 환자와 가족의 태도의 중요성을 깊이 있게 전하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과 의식, 뇌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