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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휴트니 휴스턴의 자택 사진이 공개된 적이 있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대중스타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은 개인의 인격을 침해하면 할수록 인기의 척도가 가늠되곤 한다. 그 사진에 경악하였던 것은 마약중독의 심각성을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마약중독을 다룬 영화에 익숙해서인지 몰라도 한국은 그래도 청정지역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마약중독으로 인한 연예인들의 구속을 심심치 않게 접하고 있다. 하지만 반면에 모르핀은 환자들에게 진통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도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는 마약의 선악은 복용비율에 따라 선약도 될 수 있고 독약도 될 수 있다고 경고한 히포크라테스의 격언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마약의 역사』 의 서문에 저자는 마약에 대한 역사가 심도 있게 다루야 하는 이유는 인류역사의 객체로서 엄연히 상호관계가 적용되며 인류의 역사와 함께 걸어왔기 때문인데 안타깝게도 마약학을 사회과학 혹은 자연과학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인문학 분야에서도 관심을 두지 않고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마약의 역사를 취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마약의 역사는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런 연유로 기존에 다루지 않은 마약도 역사의 한 객체로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한 시점임을 밝힌다. 서론에서 마약이 인류 진화를 이끌었다는 주장을 소개하는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환각제 연구로 유명한 미국 철학자 테렌스 매케나는 식물 속 환각성분의 효능을 발견한 ‘마약 원숭이’들이 이를 섭취해 뇌를 자극함으로써 인류로 진화를 이뤘다는 놀라운 가설을 말한다. 더 흥미 있는 사실은 신과 인간의 중재자로서 원시 시대 샤만은 마약식물을 신과 인간을 중개하는 초월적 혹은 초자연적인 존재로 부상하게 만든 중요한 도구로 사용하였다. 신과 인간의 가교 역할을 유도하는 정신적 도구인 셈이다. ( 흔히 인디언들이 주술에 사용하였던 아편을 떠올리면 이해가 된다.) 고대 시대 - 그리스에선 마약이 생필품이나 다름없었으며 로마에서는 마약이 오락용으로 상용되었다. 풍요의 여신 데메테르는 곡식과 양귀비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히포크라테스는 아편을 ‘고통의 구원자로 표현했다. 고대시대까지 마약은 ‘신의 선물’이었다. 그러나 중세시대부터 마약의 의미는 변하기 시작한다. “ 인간은 종교적 신념이 뒷받침 될 때만큼 신이 나서 철저하게 악을 행했다.” 파스칼 팡세의 이 말을 곰곰이 떠올려보면 종교적 신념이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악한 행위를 한 경우를 역사에서 종종 보게 되기 때문이다 . 현재에도 심심치 않게 인터넷상에서 집단 공격을 하는 경우를 ‘마녀 사냥’이라 지칭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 마녀사냥이 내포하는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이 마녀사냥이라는 단어속에 “인류의 집단적 광기의 역사” 임을 강조한다. 이것은 현재 우리 사회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이든 특정행위자에 대한 무차별한 박해 혹은 탄압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녀 사냥의 원조는 중세 말 가톨릭교회라는 지배 세력이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낮은 여성과 같은 피지배세력에 대한 탄압에서 유래한다(p80).
결국 마녀 사냥의 원인은 종교·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인 다양한 측면이 존재함을 거시적으로 다룬다. 이 책에는 그 원인으로 근세로 넘어가는 역사적 변화과정에서 종교개혁 및 종교전쟁과 같은 종교적 요인을 특히 강조했다. 지배 엘리트들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약 200년 동안 지속된 정치경제적 혼란에 따른 사회적 불안감의 탈출구로서 하층 계급에 대한 사회통제의 필요성을 나타냈다. 특히 그들은 대다수 피해자인 하층 여성에 대한 사회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그러한 사회통제의 필요성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사회적인 해악과 악마적인 요인을 강조하는 마약사용과 섹스를 연계시키면서 강제적으로 악마숭배와 마녀혐의를 뒤집어씌운 것이다.
마약 하면 우리같은 일반인든 바로 중독이란 단어를 연상시킨다. 이 중독이라는 개념 또한 17세기에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마약이 인간의 정신세계에 변화를 주어 궁극적으로 인간의 마음을 바꾸고 파괴할 수 있는 물질이라고 인식하게 되자 환각제, 진정제, 흥분제, 알코올과 같은 약물에 인간의 점진적 의존과 영향력은 인간의 ’자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깨우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중독의 의미는 처음에는 중립적인 용어에서 개인의 불건전한 습관에서 개인이 스스로 창조한 죄악으로 , 이어 자기 통제를 할 수 없는 개인의 범죄처럼 부정적인 용어로 변화해 간 것이다. 한편 중독의 원인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로 영국 의사인 앤스티는 논문에서 마약사용자를 두 부류로 구별했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아편을 사용하는 조심성이 없는 부류와 다른 하나는 감각적 즐거움이라는 환상을 추구하여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어하는 부류이다.
마역사에서 신종마약의 등장과 국제마약밀매의 확산 시기는 바로 1990년대(20세기 후반)이다. 그 이유는 첫째 세계화, 둘째 인터넷 사용의 확산
셋째 테러와 마약의 연계 넷째 마리화나 합법 논쟁( 19세기말 아스피린이 발명될 때까지 서구에서 보편적으로 사용) 다섯째 ,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의 마약정책. ( 미국의 집중단속으로 콜롬비아 양대 코메인 카르텔이 거의 붕괴되고 이것은 멕시코 3때 카르텔의 급부상을 초래함, 현재 멕시코 카르텔은 미국 내 코케인은 물론 헤로인, 마리화나, 메스아페타민 등 다양한 마약의 분배망을 완전히 장악하는 계기가 됨)
결론적으로 20세기 후반기 마약의 역사는 20세기보다 더 강화된 마약사용자에 대한 처벌의 강화이다. 저자는 이 처벌의 강화가 마약의 중독성과 오남용의 문제로 강화가 아닌 정치적 이유이며 마약사용자에 대한 강화는 정치적 희생물의 결과라고 한다. 결국 이런 마약정책의 강화는 글로벌 차원의 조직범죄의 급성장과 마약 관련 부패 및 폭력적 투쟁은 너무도 값비싼 댓가 라고 한다. 이렇게 급성장한 마약밀매의 심각한 문제는 거치는 단계들이 모두 고정적이 아니라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처럼 ‘역동성’을 지녔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고 한다. 각 단계의 지속적인 변화로 어려움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마약 단속이 강화되면 될수록 부작용은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렇다고 단속을 중단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저자는 마약의 완전박멸이 불가한 상황에서 적어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반마약정책을 제안한다. 문득 과거 한때 논란이 되었던 사창가를 모두 없애면 성범죄가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 떠올랐다. 미국 심리학자인 로널드 시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가 “마약은 기아· 갈증· 섹스 다음으로 인간의 네 번째 본능적 욕구”라고 했듯이 금지된 것에 더 강한 욕구가 생기듯 마약을 하나의 인간의 욕구로 인정하고 그에 따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한다. 저자는 마약 완전 박멸은 유토피아에 불가하다고 한다. 마약뿐만 아니라 역사는 유기적이다. 마약의 역사를 읽으면서 놀라운 점은 결코 역사는 분리될 수 없으며 고정적일 수 없다는 사실이다. 마녀 사냥을 종교라는 고정적 관념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모든 역사는 종교·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인 다양한 측면이 존재한다는 거시적이고도 역동적인 시각으로 역사를 볼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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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뜸하지만 예전에는 거의 정기적(?)으로 대마초를 피운 연예인들이 구속되곤 했다. 또 청초한 이미지의 여자 연예인이 환각제를 먹고 정사(情事)를 했다고 해서, 환각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히로뽕의 밀매를 둘러싸고 조직폭력배간의 다툼이 간혹 신문지상을 달군다. 청소년들은 부탄가스를 흡입하여 환각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마약을 재배하고, 밀매하는 먼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 현대사회는 마약성분을 지닌 약물을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그것이 법에 위배되는지, 아닌지를 떠나 인간의 탐욕이 빚어내는 또 하나의 욕망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국내학자가 쓴 책이다. 국내에서 마약학은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국내에서 미개척분야인 마약학의 학문적 토대를 형성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하여, 이 연구를 했다고 한다. 마약학을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마약이 인류역사의 과정에 존재하는 수많은 객체중의 하나이지만, 역사의 주체인 인간과 객체인 마약과의 상호관계를 설명하고, 해석하는 것을 통하여 마약의 의미를 탐구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라고 저자는 서문에서 말한다. 흔히 우리가 마약이라고 하는 것은 크게 천연마약과 합성마약으로 구분할 수가 있다. 천연마약이라 함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시점부터 있어 왔던 야생마약이다. 우리가 대마초로 알고 있는 마리화나, 아편이라 불리는 양귀비, 그리고 코카 잎이 그것이다. 그에 반해 합성마약은 19세기 화학의 발전과 함께 개발된 모르핀, 헤로인, 코케인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이들 합성마약은 천연마약의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 개발되었다. 우리가 흔히 히로뽕이라 부르는 마약도 합성마약이며, 이는 각성제인 메스암페타민의 상표명이라고 한다. 마리화나나 아편과 같은 천연마약은 기록의 역사가 시작되는 BC3000년경 이미 기록 속에 등장한다. 신화시대, 신화를 구성하는 것은 영혼과 정신에 대한 신념이며, 따라서 신화는 애니미즘에 기반을 둘 수밖에 없었다. 그런 신화가 정신적 존재에 대한 아이디어를 포함하기 시작하면서 종교적 창조로 이어지고, 이는 샤머니즘으로 발전된다. 이때 주체는 의식을 관장하는 샤만이었고, 샤만은 초월적 체험을 보여주고, 신화를 재현함으로써 자신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의식에 필요한 것은 환각상태였고, 이를 위해서는 향정신성 마약식물이 필요했다. 그러기에 각 지역 신화의 창세기에는 어김없이 신비한 식물이 등장한다. 인류가 정착생활로 전이하는 과정에서 샤만은 공동체의 지배계급화 했으며, 이는 마약식물에 관한 지식이 주요한 수단이 되었다. 문자의 발명과 기술의 진보는 샤만의 몰락을 가져왔지만,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등장한 세습적 권력 엘리트 역시 마약을 권력유지의 도구로 사용했음을 역사의 기록은 전하고 있다. 그리스-로마시대에 이르러 마약에 내포된 종교성과 초자연성이 사라지고, 처음으로 과학적 입장에서 마약이 해석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마약을 치료제와 진정제로 사용하기 시작함으로써, 신화시대 마약에 내포된 종교적 희생양의 의미를 지우고, 치료제 혹은 독약이라는 약리적인 이중성을 뜻하는 과학적 의미의 마약으로 변화시켰다. 그러나 로마제국이 기독교화 되어가면서,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의 공고화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마약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공인하고 국교로 정하면서, 그들의 마약사용에 대한 인식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종교적인 목적으로 이단과의 투쟁에 적합한 무기로써 마약과 알코올을 들었고, 이것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종교적 희생자로 삼았고, 이는 중세시대 마녀사냥으로까지 이어졌다. 마녀사냥은 중세 말과 르네상스 시대, 종교적 지배계급이었던 가톨릭 교회가 헤게모니를 위협받는 위기의식 속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녀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비롯되었다. 그들은 경제적 지위가 낮고, 피지배계급인 여성을 마약, 섹스와 연결시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면서 종교적 탄압의 도구로 사용하였다. 이는 그전까지 마약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개인의 자유에 의한 개인적 선택의 문제였던 것을 정치적 희생양의 수단으로 변질되게 만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근대로 넘어오면서 마약은 다시 한번 새로운 평가를 받기 시작한다. 중세시대 악마의 선물이었던 마약이 다양한 통증뿐만 아니라, 전염병의 치료에도 이용되는 의약품이 되어감에 따라 신의 선물로 새로운 해석을 받은 것이다. 이후 아편으로 대표되는 천연마약은 중상주의 발전과 함께 국가간 무역상품이 되었다. 19세기 마약은 이제 인간에게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과학의 발전은 합성마약을 생산하기에 이르렀고, 마약의 중독성은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었다. 19세기 유럽사회는 합성마약의 놀라운 발견과 그것들의 무분별한 사용과 남용의 시기라 할 수 있다. 또한 중국과 영국의 아편전쟁에서 보듯 마약은 경제적 수탈을 위한 제국주의적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20세기 초반, 헤이그아편협약이 제정되면서 마약은 불법화 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마약의 불법화는 마약 사용자 및 마약 밀매자에 대한 처벌의 강화로 이어졌고, 이는 마약 밀매에 관여하는 국제조직범죄의 부상과 성장을 가져오게 만들었다. 그 결과 20세기 후반은 가히 국제마약 밀매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되었다. 제3세계에서 생산된 마약은 국제범죄조직을 통하여 정제되고, 운송되어 선진국에서 소비 된다. 그 과정에서 국제범죄조직은 서로 연계하였고, 미국 CIA는 냉전시기에는 제3세계 마약생산지에서 활동하는 반공게릴라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그리고 냉전이 종식된 이후에는 친미정권을 세우는데 마약밀매를 이용하였다. 미국의 그러한 태도는 마약과 테러조직의 연계를 가져왔고, 이는 결국 글로벌차원의 조직범죄를 급성장 시켰으며, 마약관련 부패 및 폭력적 투쟁을 가져왔다. 이러한 이중성이 마약의 불법화에 따른 너무나도 값비싼 대가라고 저자는 말한다. 마약에 중독되는 원인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이다. 하나는 고통과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20세기 중반까지 대부분의 중독자들이 그러했다. 다른 하나는 감각적 즐거움을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20세기말 이후 오늘날까지 마약문제를 일으키는 부류가 대부분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제는 일부 부류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마약이 지니는 향락에 대한 속성은 꿈을 잃은 사람들 모두에게 유혹으로 다가온다. 더군다나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화 시대에는 우리 모두를 극한경쟁으로 내몰면서, 사람들을 쉽게 지치게 만들고, 사소한 유혹에도 흔들리게 만들고 있다. 21세기 들어 세계화의 부정적 현상들은 더욱 증폭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국제범죄조직의 손으로 넘어간 마약밀매 또한 그 중 대표적인 현상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마약은 향락과 함께 파멸이란 속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정신적인 상실감과 육체적으로 피로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그것은 또 다른 욕망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러한 때, 이 책 [마약의 역사]는 헤게모니 국가의 마약에 대한 이중적 태도와 그리고 시민사회와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귀중한 연구물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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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역사, 마약을 통해 본 인간의 역사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마약류나 각성제식물의 각성효과를 알고 있다. 하지만, 인간인 우리에게는 마약은 어떤 의미일까? 마약 하면 떠오른 것은 범죄와 중독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는 가끔 연예인들의 마약사건으로 매스컴을 장식하지만, 일반인에게 마약은 잘 접할 수 없는 금기의 물건이다. 그러나 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쉽게 나오는 마약, 외국에 나가면 많아지는 마약의 유혹, 하지만 달콤한 유혹 뒤의 어두운 그림자, 마약은 중독을 낳고, 중독은 범죄를 낳는다. 마약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개인을 파멸로 몰아가는 지름길 같다. 무엇보다 마약을 사용하는 행위는 범죄행위이다. 인류에게 마약은 어떤 존재인가? 인류의 진화에 마약이 큰 역할을 했다고 추정하는 “마약 원숭이”이론, 인간을 발전하게 한 원동력, 자연숭배사상에서의 의식과 망아상태의 빠짐, 샤먼들의 영적인 체험과 치료에 큰 역할을 하였다. 역사적으로 보면, 원시시대 때 마약은 주로 종교적 의식 및 의료용으로 이용되어 왔다. 하지만,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 들이면서 마약 및 마약사용이 금기시화 되었다. 이것은 마약이나 알코올로 육체의 고통을 줄이는 것이 기독교 정신에 위배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16-18세기에는 다시 악마의 선물에서 신의 선물로 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마약식물은 긍정적이고 신성한 의식과 진통제와 진정제로서 사용하였다. 하지만, 점점 쾌락을 위한 중독성 물질로 변한다. 원시시대. 원시시대에는 무엇보다 마약의 신성성이 있었지만, 샤먼의 몰락으로 샤먼의 마약식물 등에 대한 독점적 지식의 붕괴되었다. 원시시대에서 고대사회로 넘어가면서, 지배계급은 마약을 권력유지의 중요도구로 이용되었다. 고대시대에는 마약은 인간이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선약’이 될 수도 있고 ‘독약’도 될 수 있다. 특히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마약을 종교적 혹은 초자연적이 아닌 과학으로 인식하였다. 또 로마 귀족과 평민들은 타민족에 대한 도덕적 우월성의 증거로 아편을 사용하였다. 사회적으로는 알코올 중독에 가려서 마약중독은 그렇게 큰 문제로 취급하지 않았다. 중세시대. 중세 말 로마 가톨릭교회(지배세력)가 지위(경제적, 사회적)가 낮은 여성과 피지배세력을 탄압에서 마녀사냥이 유래되었다. 이는 인류의 집단적 광기로 가톨릭교회의 위기의식과 기독교의 여성혐오주의가 결합하여 만들어낸 인류의 비극이었다. 이런 여성들은 주로 약초나 향정신성 식물을 다루었기에 마약은 악마의 도구로 여겨지게 되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악마론은 종교재판관에게 이단과 마녀를 동일시하게 만들어 마녀사냥의 이론적 틀을 제공하였고, 인쇄술 또한 마녀관련 악의적 지침을 전파하는데 공헌을 했다. 16-17세기 유럽에서는 구교에서 신교로, 지방분권적 봉건제에서 중앙집권적 민족국가로, 소작농에서 임금노동시스템(과도기)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정신적 신앙을 강조하는 기독교의 교리와 육체적 고통을 해소하는 마약식물은 상호양립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슬람교 또한 “이슬람교 어떠한 형태의 도취도 ‘문화의 표현이 아니라 ‘금지된 즐거움’이기 때문에 불법적인 죄로 규정하고 술과 마약에 대해 금지령이 내려졌다.”, 무엇보다 지배 엘리트 사회적 불안감의 탈출구로서 하는 계급에 대한 사회통제의 필요했다. 근대. 근대의 시작으로 이성은 권위와 합법성의 주요 원천으로 중요시되었고, 근대는 한마디로 계몽의 시대였다. 계몽은 전통적 제도, 습관, 도덕을 비판하며 신 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변화되었다. 이 시대에는 로더넘(아편에 알코올), 다양한 아편 등을 이용하고, 만병통치약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동서무역에서 인도항로가 열렸고, 중국에 아편 소개하여 아편무역을 계시하였다. 중국의 아편금지령으로 인해 불법아편무역 증가하였고, 담배와 마닥 흡연이 성행하였다. 영국의 마약밀수는 중국 차 수입문제로 인한 무역적자 해소, 프랑스와의 전쟁 등의 요인으로 확대되었다.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약 100년간 중국 불법 아편 밀매는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불법 단일 상품이었기에, 국가가 후원하는 국제범죄로 발전하였다. 19세기, 제국주의의 시대. 마약투약에서 혁명적인 피하주사기의 발명 그리고 대중적인 음료 Coca cola 등 의 탄생, 자본주의로 인한 노동강화로 노동자들의 피로가 증가하여 노동자들은 마약에 더욱 의존하는 경향이었다. 이에 종교는 도덕적 운동으로 중독문제를 범죄로 간주하는 철학을 형성, 알코올 및 마약에 대한 더욱 강력한 탄압을 유도하였다. 1820년대 중독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였지만, 지식인들의 환각제에 대한 열렬한 옹호하였다. 습관과 중독을 의지력 문제로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19세기 전반 아편사용은 소수의 중산층과 상류층 애호가 단순한 호기심 개인습관문제로 치부하였지만, 노동계급과 빈곤계급의 음주는 공공보건의 문제로 여겼다. 또 하나의 혁명인 합성마약은 더 심각한 중독현상 초래하였다. 20세기 초 의사들은 천연마약에 대한 중독성을 강조하고 불법화의 기초를 만들었다. 미국의 중국인 노동자들의 마약사용과 여성월경의 고통완화를 위한 아편처방(의사, 약사)은 아편 소비증가의 주요원인이었다. 이시기에 마약 사용자를 범죄자로 규정하는 최초의 마약법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제국주의의 야욕으로 물던 아편전쟁은 마약으로 인한 최초의 국가간 전쟁이었다. 아편전쟁은 중국이 아편밀매에 대한 처벌강화 하면서 대두된 중국과 영국과의 무역 및 외교분쟁의 정점이기도 했다. 20세기 전반. 국가간의 공식적인 아편무역은 금지하였다. 미국에서 1914년 해리슨법 등 이 만들어졌지만, 금주법으로 인한 범죄조직의 밀주업이 금주법 폐지로 다른 쪽, 합법적 도박과 불법적 마약으로 돈벌이 바꾸게 되어서 마약은 확산된다. 1930년대 LSD와 100% 화학합성 마약의 등장으로 더 싸지고 중독성이 심해졌다. 국제적으로 차이나 커넥션은 중국에서 반공운동과 마약조직의 공생관계에서 파생된 사건이었다. 20세기 후반. 냉전과 미국 주도의 반공주의와 반공정책으로 인한 불법조직(국제적)의 자금조달, 물질주의와 대중소비문화로 마약은 더욱 확산되었다. 반공의 광풍인 매카시즘은 마약사용자는 공산주의자로 몰아갔다. 1950년 보고스법, 마약 사용자의 처벌을 강화하였다. 하지만, 국제범죄조직, 쿠바커넥션 등과 1960년대 반항문화운동, 사회혁명, 베트남전쟁 반전운동과 마약이 유행처럼 번져갔다. 1960년대에 마약소비는 젊은이들의 중요한 통과의례였다. 또한 리어리와 키지는 LSD대중주의, 환각제 경험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도구로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마약정책은 처벌위주에서 치료위주로 변화하였다. 1971년 마약과의 전쟁, 마약이 중요한 정치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었다. 1972년 마약남용 및 치료법이 만들어졌다. 유럽에서는 마약사용에 대한 관용적 풍조, 1976 네델란드 아편법 제정, 마리화나를 비범죄화 하였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1980년대는 마약전의 군사화, 반마약남용법, 마약을 국제정치적 이슈로서 국가안보 문제로 간주한 최초의 법이 만들어 졌다. 하지만 미국의 이익과 국제정세에 의해 자유의 투사로 불리던 이들이 글로벌 테러리스트로 변화되었다. 이란과 콘트라스반군 니카라과 커넥션 등 더러운 동맹, “레이컨 행정부의 반공정책은 CIA+노리에가 친미독재정권+콘트라스 반군+메데진 카르텔을 연결한 더러운 동맹을 창조했다.” 90년대 신종마약의 등장과 국제마약밀매의 확산시기로 마약의 세계화 “범죄조직들은 상호투쟁이 아닌 상호 연대를 통해 새로운 불법마약시장의 확대에 주력하면서 불법이익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마약테러리즘, 인터넷으로 인한 확산, 엑스타시+레이브문화가 마약사용을 부채질하였다. 또한 연방법 대 주법의 이중적 구조가 미국 마약정책의 이중적인 동시에 실패의 주요원인이다. 미국의 마약정책” 냉전 동안엔 반공정책에, 탈냉전 동안엔 더 우선순위의 국가이익에, 그리고 21세기엔 테러정책에 종속되어 종종 일관된 원칙 없이 전개되어 왔다. 이것이 미국 마약정책의 근본적인 실패의 원인이다.”
21세기. 2000년 UN협약(팔레르모)이 이루어 졌지만, 국제범죄 척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 국가의 부패척결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제는 단순히 마약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멕시코에서와 같이 마약전쟁은 초국가적 위협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코카 재배는 환경문제, 산림파괴, 정제를 위한 독성화학물질 등이 야기하는 오염 등으로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생태적 측면과 같은 넓은 의미에서 접근 필요하다. 또한 마약문제로 인한 국제분쟁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마약은 사라질까? 마약을 중심으로 인류의 역사를 바라보았다. 이 책에서 마약이란 도구가 어떻게 사용되었고, 어떻게 금지와 범죄 그리고 국제정세와 연관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19세기 이후는 마약의 최고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어떤 정책과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현대에서의 마약은 인간의 욕망과 금기, 과연 이 지구상에서 마약을 없앨 수 있겠는가? 아마 어렵지 않겠는가? 금지하면 금지할수록 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과 중독자들을 다 시설에 수용하여 치료할 수 없기에 다른 답이 필요할 것 같다. 답은 적절한 통제, “국가마약정책이 마약에 대한 완전박멸이라는 실현 불가능한 유토피아적 전략보다는 소비에 대한 적절한 마약지수를 유지하면서 확산을 방지하려는 ‘선택적 통제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휠씬 실용적인 정책임을 의미한다.”가 나은 방법이고, 지속적인 교육과 계몽을 통하여 마약에 대한 경각심과 욕구억제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 같다.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는 마약이 우리의 정신문제를 해결해줄 열쇠는 아닌 것 같다. 인간의 뇌를 더 연구하여 이런 정신적인 매커니즘을 이해하게 되면 밝혀지겠지만, 아직까지 인간의 연구는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고 할 일이 더 많이 있다. * 마약이란 주제를 통해 역사를 잘 정리한 글. * 식물의 학명 등 학명에서 이태릭체 사용이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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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과의 소통 메케너(Terence K. McKenna; 1946~2000)는 “마약원숭이(Stoned Ape)”가설에서 인류가 실로시빈(psilocybin)과 같은 환각성 알칼로이드를 함유한 버섯 류의 섭취를 통한 뇌의 자극을 통해 영장류로 진화하였다는 주장을 했다. 만약 이 가설이 입증된다면, 인류는 그 기원부터 마약과 함께 한 셈이다. 이런 불확실한 가설은 제외한다고 해도, 인류의 여명기(黎明期)라고 할 수 있는 구석기 시대부터 인류는 마약을 의식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1) 저명한 종교학자 엘리아데(Mircea Eliade; 1907~1986)에 의하면 샤먼들은 종교의식을 위해 “‘망아상태(ecstatic trance)’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향정신성 마약식물들을 이용한다. 이것은 샤만들이 자신들의 활동지역에 자생하는 향정신성 마약식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2)”고 한다. 이는 하늘과 땅을 잇는 존재인, 샤먼들이 천연 마약에 대한 지식과 이를 통한 황홀경의 경지에서 겪는 초월적 체험을 통해 자신들의 지위와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약(藥) 샤먼이 주도하는 신정일치(神政一致) 사회가 붕괴된 이후,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BC 460~BC 370)가 마약을 ‘자연적 치유력을 위한 도구’로 간주하면서 마약을 보는 관점도 바뀌었다. 이제 마약은 더 이상 종교적 도구로만 쓰이지 않고, 진통제나 진정제와 같은 치료제로도 이용되었을 뿐 아니라, 중독성이라는 부작용도 있는 과학적 도구가 된 것이다. 즉, 마약은 더 이상 그 자체로 선(善)과 악(惡) 어느 한쪽이 아닌,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선(善)과 악(惡)이 결정되는 가치중립적인 존재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정치적 도구.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 이후 마약에 대한 인식은 또 한차례 변화하게 된다. 초기 기독교도들은 마약에 대해 관용적이었다. 그렇기에 성경(聖經)에도 아편을 혼합한 포도주를 음용하는 것에 대한 표현이 당당하게 나올 수가 있었다. 예컨대 “창세기 37장 25절에 등장하고 마태복음 2장 11절에서 동방박사가 아기예수에서 선물한 머르(myrrh)는 아편이었다. 마태복음 27장 34절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에 못박혀 고통스러워 할 때 그에게 제공한 갈(gall)이라는 음료는 당시 소아시아에서 만연한 진통제 역할을 했던 아편을 혼합한 포도주였다.3)”라는 표현을 보면 마약을 금지하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것만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기독교를 로마제국의 국교로 정한 테오시우스 1세(Theodosius Ⅰ, 347~395)에 의해 기득권 세력으로 변모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기득권자가 된 기독교 지배자들은 지금까지 포용했던, 다양했던 초기 기독교 분파들을 이단으로 몰고 갔다. 나아가 과거 로마제국이 황제숭배를 거부한 기독교인에 대해 박해했던 것처럼 마약사용자들을 희생양 삼아 자신들의 권력과 지위를 공고화(鞏固化)하였다. 이러한 마약의 정치적 이용은 교황 인노첸시오 8세(Innocent Ⅷ; 1432~1492)에 의해 마법이 이단으로 간주되면서 하나의 절정에 이르렀다. 그전까지는 “마법은 범죄였지만, 이교도가 아니(라고)4)”여겼기에 고문 받지 않던 마녀/마법사들을 다른 마녀/마법사를 고발할 때까지 고문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마녀사냥은 피지배자 상호간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지배자에 대한 저항의 에너지를 약화시키는 정치적 효과마저 가져왔다. 즉, “마녀사냥제도의 주된 결과는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들은 영주나 교황의 희생물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단지 자기들이 마녀들이나 악마들의 희생물이라고 믿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마녀광란을 통해 중세 후기 사회의 위기에 대한 책임을 교회와 국가로부터, 인간의 형태를 취한 가상의 괴물들에게 전가시켰다는 데에 있다. 고통을 당하고 소외되고 영세화된 대중들은 부패한 성직자들이나 탐욕스러운 귀족들을 저주하는 대신 미쳐 날뛰는 악마들을 저주하게 되었다. (그 결과) 성직자들과 귀족들은, 도처에 흩어져 있지만 간파해내기 힘든 적들로부터 인류를 보호해주는 위대한 보호자로 등장했다.5)” 물론 오늘날에도 형태는 달리하지만 마녀사냥은 계속되고 있다. 반공(反共)정책에 종속된 미국의 레이건-부시 정부의 마약정책은 군부까지 동원하는 강경 처벌 정책이면서도 동시에 반공(反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반(反)정부단체의 불법적인 마약 밀수 및 유통을 묵인 또는 조장(助長)6)하고 있는 것이 그 한 예가 될 것이다. 쾌락. 마약의 또 다른 용도는 쾌락을 얻기 위한 것이다. 육체적 쾌락을 얻기 위해 마약을 사용하는 사례로는 중세시대의 소위 “악마의 연회”를 들 수 있다. 이 연회에 “진짜” 마녀들은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벨라돈나(belladonna)와 같은 천연 마약이 들어있는 마법연고를 사전에 특정부위에 바르고는 참석했다고 한다.7) 마약은 단순히 육체적 쾌락을 얻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정신적 쾌락을 얻기 위해서도 사용되었다. 최초로 마약 중독자의 시각에서 저술한,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Confessions of An English Opium-Eater)>를 쓴 드 퀸시(Thomas de Quincey; 1785~1859)의 경우에 심미적인 즐거움을 높이기 위해 아편을 사용했다고 한다.8) 우리가 간혹 신문 등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기 위해 대마초 등 마약을 사용했다는 예술가들의 기사를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느 쪽이든 19세기 화학의 발전으로 인한 모르핀, 헤로인, 코케인 등 합성마약의 개발은 기존 천연마약이 가지고 있던 의존성, 내성, 금단현상을 심화시켰다. 여기에 더해 도덕성을 강조하는 위선적인 미국의 처벌위주의 아편 대책은 마약의 불법화와 더불어 산업화를 가져왔다. 미국의 금주법(禁酒法)이 마피아의 성장을 이끌어낸 것처럼. 국가의 경계를 넘어 세계로 이제 마약의 문제는 어느 한 개인 혹은 국가의 문제가 아니다. 마약 밀매에 관여하는 국제조직범죄의 성장 등에 따라 마약의 글로벌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정치에 종속되지 않는, 일관성 있고 현실적인 마약정책이 필요하다. 둘째, 단순히 처벌과 금지 위주의 마약대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마약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는 오히려 마약 복용을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의 아이콘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셋째, 세계화된 마약 유통의 실태를 인정해야 한다. 마약의 소비자뿐 아니라 마약의 생산자나 감독의무가 있는 국가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함을 물론이고, 국제공조 등을 통한 마약 생산/유통/소비의 적절한 통제를 가해야 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에 대한 리뷰입니다. -------------------------------------
1) 조성권, <마약의 역사>, (인간사랑, 2012), p. 19 2) 조성권, 앞의 책, pp. 19~20 3) 조성권, 앞의 책, p. 73 4) 마빈 해리스, <문화의 수수께끼>, 박종열 옮김, (한길사, 1982), p. 178 5) 마빈 해리스, 앞의 책, p. 195 6) 조성권, 앞의 책, pp. 214~236에 의하면 CIA는 소련군에 대항하는 아프간 반군의 무기구입을 위해 그들의 불법적인 헤로인 밀매를 묵인 또는 조장하였다고 한다. 또한 니카라과 사회주의 정권의 몰락을 위해 반공(反共) 게릴라들의 코케인 밀매 묵인 혹은 개입을 하기도 하였다. 7) 마빈 해리스, 앞의 책, p. 182에서 상습적인 “악마의 연회” 참석자인 “진짜” 마녀가 아닌 무기력한 노파나 하층 계급의 중년여인들을 비롯한 피지배층이 종교재판에 의해 화형 당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8) 조성권, 앞의 책, pp. 135~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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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을 그 자체로만 놓고 보면,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해왔다. 오랜 옛날부터 치료에 도움을 주던 '약초'로 쓰여 왔기 때문이고, 또 오늘날에도 '진통제' 역할을 하며 조심스럽게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적절하게만 쓰인다면 우리에게 유용했으면 유용했지 그 자체로 해가 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허나 '마약'을 둘러싼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일반 문제에 이르기까지 아주 광범위한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종종 '마약'이 터부시 되고, 금기시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책에서도 '마약'을 가치 중립적으로 풀어내었다. 좋게 쓰면 얼마든지 좋게 쓸 수 있지만, 나쁜 목적으로 쓰일 수도 있기 때문에 예전에도, 또 앞으로도 골칫거리가 될 소지가 얼마든지 있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딱히 없다. 마약이 예전에는 이렇게도 쓰였고, 오늘날에는 이렇게 쓰인다. 마약을 이렇게 또는 저렇게 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없이 결론을 맺어 버렸기 때문에 책만 읽고서는 마약은 좋기도 하고, 나쁘다도 하다. 그렇다고 책 내용을 시시콜콜 소개하자니, 주로 <논문>에 올렸던 내용을 짜깁기한 모양인지, 이 책의 '결론' 부분이 책 전체 내용을 아주 훌륭하고 깔끔하게 정리해놓아서 그닥 덧붙일 말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 살짝 편견을 갖고 이 책에 대한 리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나름대로 풀어낸 결과, 마약은 쬐끔 좋게 쓰면 얼마든지 좋게 쓸 수 있지만, 아주 나쁜 목적으로 쓰고자 하면 얼마든지 더 나쁘게 쓰일 수도 있으니, 기왕에 쓰는 거 제대로 알고 쓰자..라는 목적을 갖고 리뷰를 쓰고자 한다.
'마약'의 역사가 생각보다 오랜 옛날부터 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B.C. 10000년 전부터 쓰였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하니 인류가 짐승과 다르게 사람답게 살면서부터 쓰였던 셈이다. 뿐만 아니라 고대 문명 기록에도 환자를 치료하려는 목적 뿐만 아니라 종교의식에까지 쓰일 정도로 널리 쓰였다고 적혀 있다고 하니 '마약'은 인류의 첫 시작과 함께 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러던 것이 오늘날에는 왜 '나쁜 것'의 대명사가 되어 마약과 가깝게 지내면 불건전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을 받게 되었을까? 궁금해진다.
'마약'이 손가락질 받기 시작한 것도 꽤나 오래전 옛날부터라고 한다. 선사시대부터 고대 문명까지는 '약초'로 쓰여 사람을 살리는 치료약으로도 쓰였고, 고된 노동과 굶주림을 잊게 해주는 고마운 '음료'이기도 했으며, 또 인간과 신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로 쓰이기도 하면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유용한 것이었단다. 특히 맨마지막인 인간과 신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로 쓰이면서 '무당(샤먼)'이 일종의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쓰일 정도로 매우 유용한 것이었던 셈이다.
그러던 것이 서양에서는 '그리스도교'가 널리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마약'을 멀리하게 되었단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알코올'을 금하는데, '알코올'이 사람을 취하게 만들기 때문에 부정한 것이라고 낙인 찍혀버린 셈이다. 보통 취한다는 것은 '몽환'과 '환상'을 경험한다는 말과도 서로 통하기 마련이다. 이런 까닭으로 또렷한 정신으로 신(하느님)을 섬겨야 경건하고 엄숙할 텐데, 알코올을 섭취하면 그럴 수가 없으니 <이단 취급>을 하게 되었단다. 그 덕분에 '마약'도 함께 <이단 취급>을 받게 되었단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마약'을 유용한 치료제와 매개체로 사용할 줄 알았던 '무당'도 똑같이 <이단 취급>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교'가 중세 사람들을 탄탄하게 지배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옭아맬 강력한 신앙심이 필요했는데, 숲 속 한 켠에서 다친 이들을 '치료'하고, 아픈 이들에게 고통을 거둠과 동시에 '쾌락'까지 선물하는 '무당'은 결코 반가운 존재가 아니었던 셈이다.
한편 '카노사의 굴욕'으로 인해 황제권이 추락하고, 교황권이 득세를 한 뒤에 날로 솟구치는 '권력'을 세계 만방에 뽐내고도 싶고, 또 중세 사회에서 불만을 품은 세력들에게 '분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일으켰던 <십자군 전쟁>에서 톡톡히 패배를 맛본 '그리스도교' 세력들은 민중들에게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 새로운 '희생양'을 찾아야 했는데, 그들이 바로 '무당'이었다. 이렇게 희생당한 '무당'들이 정말 셀 수 없이 많았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역사적으로 유명한 <마녀 사냥>이다. 다시 말해, '마약'을 유용하고 긍정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지식을 갖춘 '무당'을 <이단 취급>하여서 몰살시킨 덕분에, 더불어 '마약'도 긍정적인 면에서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었다는 말이다. 이렇게 고대사회까지 긍정적인 대접을 받던 '마약'이 중세사회에 접어들어 점점 부정적인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이런 취급은 '과학혁명시기'와 '계몽시대'를 맞이한 데 이어 근대사회에 들어서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이성(理性)>을 깨우치던 시기였기 때문에 '마녀=마약'이라는 몰상식한 공식으로 남발하여 화형에 처하던 것은 점점 사라졌으나(이 시기까지도 완전 없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여전히 '미신'으로 남았기에), 또 다른 까닭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질 수 없었단다. 그것은 바로 <중독 현상> 때문이었다.
마약의 종류는 크게 '천연 마약'과 '반화학적 마약' 그리고 '화학합성 마약'으로 분류한단다. 대표적인 '천연 마약'에는 마리화나(대마초), 양귀비, 코카나무이다. 마리화나는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환각성 마약'으로 분류하고, 양귀비에서 추출한 '아편'은 진정 작용을 하는 '진정성 마약'으로, 그리고 코카는 반대로 흥분시키는 '흥분성 마약'으로 분류한단다. 크게 이 세 가지를 '천연 마약'으로 분류하고, 이 천연 마약에에 화학물을 첨가해서 만든 것이 모르핀과 헤로인, 그리고 코카인으로 '반화학적 마약'으로 분류하고, 그냥 화학합성을 해서 만든 메스암페타민, LSD, 그리고 동물 마취제로 쓰이는 PCP를 '화학합성 마약'이라고 한단다.
궁금하실지도 모르니까 조금만 더 설명을 보태자면, 아편, 모르핀, 헤로인처럼 사용하면 졸린 마약을 '진정제 마약', 코카인, 메스암페타민, 엑스터시처럼 흥분시키는 '각성제 마약', 그리고 마리화나(대마초), LSD, PCP처럼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환각성 마약'이라고 한단다. 여기에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히로뽕(필로폰)'은 1888년에 나가이나 가요시 동경의대 교수가 만들어서 군수용품으로 사용하던 것이 우리 나라로 전해져 1980년대까지 유명세를 떨치고, 현재는 한국→일본→하와이→미국 서부까지 뻗어나간 국제적 마약이 되었단다.
암튼 '마약'이라는 것이 그 어떤 것을 막론하고, 모두 심한 <중독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근대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심각한 문제다. 거기에 힘 깨나 쓰는 조폭들이 조직적으로 연개하여 '마약'을 이용해 <이권 사업>을 펼치고, 개인이 하던 이권 사업을 국가가 대신 도맡아 하는 일도 있었단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의 '동인도회사'가 하던 아편 밀매 사업을 영국 국가가 직접 도맡아 하면서 끝내 중국과 '아편 전쟁'을 벌이게 된 사건이다. 이뿐 아니다. 조폭 출신으로 '마약'과 '술(밀주)'을 통해 큰 이익을 얻은 이가 나중에 정계에 진출해서 국가적으로 존경받는 정치인으로 거듭난 집안도 있단다. 바로 미국의 '케네디 집안'이란다. 어쨌든 '개 같이 벌어서 정승 같이 쓴댔다'고 시작은 나쁜 짓으로 시작하였으나 그 끝은 좋은 짓으로 했다면 마냥 나쁘게만 볼 수도 없을 게다.
허나 '마약'은 애꿎게도 무슨 잘못을 했단 말인가? 결국 나쁜 놈이 나쁜 것이지, 나쁜 놈이 '무얼' 썼다고, 그 '무엇'이 나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더구나 그 '무엇'이 오로지 나쁜 일에만 쓰였던 것도 아니라면 말이다. '마약'이 그런 셈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마약'을 좋게 쓰려면 얼마든지 좋게 쓸 수 있다.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 속에서도 여전히 '의료계'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허나 특정 세력이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이미지를 훼손하고 음해를 서슴지 않았기에, 또 쉽게 <중독>이 된다는 단점을 철저하게 악용하여서 꼼짝없게 옭아매는 '나쁜 도구'로 이용하여 저들만을 위한 '부당한 이득'을 챙기는 데 쓰이기 때문에 '마약'이 진짜 나쁜 놈들 대신에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된 셈이다.
세계화를 맞이한 요즘 '마약'은 분명 우리에게 '축복'을 주는 것도 여전하지만, 그 반대인 나쁜 점도 국제적으로 널리, 또 매우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란다. 분명 좋게 쓰자면 더할나위 없이 유용하게 쓸 수 있지만, 좋은 소문보다 나쁜 소문이 더 빠르게 전파되는 것처럼 나쁘게 쓰는 쪽으로 더 빨리 확산되는 추세라는 것이 실정이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찌 해야 할까? 이쯤 되면 더는 '마약'에 대해서 쉬쉬하며 감출 때는 지났다고 본다. 마약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추고, 그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여러 각도로 마련한 대안을 발빠르게 마련하는 것이 꼭 필요할 테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서 여러 가난한 나라들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마약'에 찌들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한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마냥 우리 나라가 '안전지대'에 속한 것은 아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 나라에서도 '마약'으로 불거진 사건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언제까지고 안심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불법'으로 정하고 '단속'을 강화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불법화'를 강화하면 할수록 더욱 어두운 곳에서부터 들불처럼 번져나더라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단다. 그렇다고 '합법화'를 할 수도 없으니 난감하기 짝이 없다.
옛말에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좋든 나쁘든 넘치지만 않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법이다. '마약'이라는 폭탄을 떠안아야 할 수밖에 없다면 반드시 터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철저하게 미리 대비하는 방법과 폭발력을 최소한으로 줄여 피해 범위를 줄여야 할 것이다. 여기서 만만의 대비를 한다는 것은 '마약의 속성'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고, 피해 범위를 줄인다는 것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발빠른 대처를 할 수 있는 준비 태세가 갖춰져야 한다는 것일 게다.
어쩌면 '마약'을 본격적으로 다룬 우리 나라 최초의 책인 <마약의 역사>가 그런 대비하는 데 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게다. 가볍게 흥미로 초반을 읽은 책이 어찌하여 후반에서는 어두운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책으로 읽히기 되었는지 살짝 의아하긴 하지만...나름 재밌기도 하고, 유용하기도 하니 '일석이조'인 셈이다(")a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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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은 인간사랑 출판사의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받은 책임을 밝힌다. 이 책은 나의 허를 찌른 책이었다. 그 의미는 서평단에 신청할 때의 예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허를 찌르는 책이라는 의미이다. 이 책을 신청할 때부터 쉽지 않으리라고는 예상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마약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 등이 적당히 섞인 조금은 흥미 있으면서 격조 높은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책을 받고서 책장을 넘기다 보니 기가 질릴 정도였다. 글자 그대로 마약의 역사서였다. 이 책의 큰 제목인 10장의 목차만 소개하겠다. 제1장 서론, 제2장 원시시대(BC 1000~500) 제3장 고대시대(BC 500~AD 500) 제4장 중세시대(500~1500) 제5장 근세시대(1500~1800) 제6장 19세기 (1800~1900) 제7장 20세기 전반 (1900~1950) 제8장 20세기 후반 (1950~2000) 제9장 21세기 전망 제10장 결론 이 책은 위와 같은 구성으로 각 시대별로 마약의 사용과 확대, 그리고 그 시대 집권자들의 대응 방법과 새로운 마약의 발견 등을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의 체계는 역사나 세계사 관련 대학 교재를 연상하면 될 것이다. 역사교과서의 인물이나 나라 이름 대신에 마약의 이름과 재배 지역 등만 대치하면 될 테니까…. 또한 각 장마다 출처나 근거 등 참고문헌의 주석이 달려있는데, 그것이 7쪽이나 되는 장도 있다. 일반적인 교양도서라기보다는 학구적인 논문집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렵기만 하고, 읽기가 힘겨운 책인가? 글쎄…? 완독한 나의 생각을 세 가지만 쓰겠다. 첫째, 나로서는 의미 있는 독서였다. 마약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 마약의 역사가 인류 역사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오래된 것, 여러 마약들의 특성은 물론, 마약 퇴치가 왜 어려운가 등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초기에는 마약의 해독을 몰라서 대처를 못했고, 해악을 알게 된 뒤에는 새로운 마약이 계속 출현해서 대처를 못한 것이다. 그 다음에는 마약으로 인한 엄청난 이권에 눈독을 들인 권력자들의 더러운 욕심도 한몫을 했다. 그 과정을 보면서 마치 드라마를 보듯 탄식을 하면서 가슴을 치기도 했다. 둘째,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이 틀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과거에는 몰라도 근세사에서는 각국의 정부들이 마약 퇴치를 위해서 고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현재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은 마약 퇴치에 앞장을 서고 있는 나라이고, 공산주의 국가들이 마약 거래를 통한 이권을 위해서 불법적으로 유통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실상은 아니었다. 19세기에 영국을 위시한 서방국들이 마약을 통한 이권 확보를 위해 중국을 겁박하여 아편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남미 등 독재국가에서는 반군은 물론 독재자들도 마약 거래를 통해 많은 이권을 챙겼으며, 미국(정확하게는 CIA)은 그것을 묵인 또는 공조하면서 마약 유통을 방조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마약이 이렇게 확대된 책임의 상당 부분에는 미국 등 서방세계에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심란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미국은 절대 선은 아니었고, 어쩌면 악의 축인지도 모른다는 진실을…. 셋째, 독자로서 부끄러웠다. 나는 이 책을 읽었다기보다 보았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어려운 전문용어가 많이 나오고, 나의 관심과 거리가 먼 내용도 많았다. 어떤 부분에서는 그저 책장을 넘겼을 뿐, 내가 읽고 있는 부분이 무엇을 뜻하는지 감지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즉, 훌륭한 독자였다고 할 수 없으니 이런 리뷰를 쓸 자격에 미달됨을 고백한다.
그러면 이 책은 부정적인 책인가? 그렇지는 않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로 하여금 마약에 대한 상식을 넓히면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준 책이다. 단순히 마약에 대한 상식뿐만 아니라, 세계사와 국제 정세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었다. 이 책에서 깨닫게 된 지식과 역사와 국제정세에 대한 안목은 나의 상식과 생각을 풍부하게 해주었으리라고 본다. 내가 만약에 소설을 쓰게 된다면 어떤 작품을 쓰던지 이 책에서 얻은 배경지식이 큰 힘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내용을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이 부끄럽다. 그러면서도 이런 책을 긍정적으로 읽을 수 있을 만큼 독서 역량을 지니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도 느꼈다. 책을 덮을 때마다 느끼는 독백을 이 책에도 덧붙인다.
"좀 더 여유를 갖고 이 책을 넘길 수 있는 시간 여유를 갖고 싶다.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보다 차원 높은 독서를 할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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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은 마약과 다소 거리가 있는 분야이지만, 마약관리에 관련이 있는 기관에서 일할 기회가 적지 않았던 탓에 마약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였지만, 막상 찾아보면 쉬운 우리말로 되어 있는 책자를 찾아보기 어려워 아쉬움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특히 마약에 관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 조성권교수님의 역저 <마약의 역사>는 관련 분야의 일을 하는 분들께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책을 쓰거나 강연을 준비할 때 흔히 적용하는 방식이 바로 관련 주제에 대한 역사적 흐름을 살펴보는 일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는 관련자료를 찾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혹은 주어진 여건 때문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전체를 한 눈에 조망해본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책은 다소 딱딱하지만 학문적 접근방식에 충실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이런 체제로 쓴 책들은 대체적으로 딱딱할 수밖에 없어 일반인의 흥미를 끌어당기는 힘이 부족한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주제에서 그 역사적 기원을 뒤쫓다보면 인류의 역사와 궤적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마약의 역사를 인류의 역사보다도 더 오래되었다는 근거를 내놓고 있습니다. 바로 메케너의 마약원숭이가설입니다. 인류가 진화되어 나오기도 전 단계인 원숭이 단계에서 실로빈과 같은 환각성 알칼로이드를 함유한 향정신성 식물들이 지닌 특수한 능력을 발견하고 섭취하여 자신의 뇌를 자극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진화론의 일반적 원리를 적용해보았을 때 지나친 주장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인류가 마약과 함께한 세월들을 시대적으로 구분하여 마약에 대한 인간사회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해 내려왔는지 추구하고 있습니다. 원시시대에 있어 마약은 종교적 의미 혹은 신성한 의미를 담은 주술적 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을 것입니다.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는 샤먼이 영적 존재와 접촉을 유도하기 위한 망아상태에 이르기 위하여 특정한 마약을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용되어온 마약을 신의 영역에서 인간의 영역으로 옮겨온 사람들은 그리스의학자들이었습니다. 그리스 의학이 인류에 기여한 점은 신의 가호에 의지하던 질병의 치료를 의사라는 특수한 기능을 가진 집단의 전문화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조직적 접근으로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특히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의학을 종교로부터 분리하여, 질병이 신의 분노로 생긴다는 관념을 신체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결과라고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마약 역시 마법이나 종교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치유력을 회복시키는 도구로서 간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스, 로마시대에 까지 마약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긍정적인 경향으로 육체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상용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힘의 추가 제국으로부터 기독교로 넘어가면서 마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고양시키게 되었는데, 그 이론적 배경은 육체적 혹은 심리적 고통 역시 인간이 신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숙명이기 때문에 이를 거부하기 위하여 마약을 사용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인식은 근대에 이르러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제국주의 시대에 유럽사회가 신대륙과 구대륙으로 영향력을 확산하는 시기에 아편 등 마약을 노동력을 높이는 용도로 사용하거나 특정 계층의 향락을 구하거나, 혹은 아편전쟁과 같이 특정국가들 대상으로 한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마약의 사용이 일상화되어 지구적 문제로 부상하게 되는 과정을 밟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역사적 사건은 인류의 공동선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마약의 사용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게 되었고 국제적으로도 마약류의 공식적 유통을 금하게 되었지만, 이러한 규제조치는 거꾸로 마약의 유통이 비정상적 경로를 통하게 됨에 따라 가격이 폭등하고, 국제적인 테러조직이 개입하게 되는 부작용을 낳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읽은 미국 작가 돈 위슬로가 쓴 소설 <개의 힘>에서는 미국사회에 마약을 공급하는 국제조직과 이를 차단하려는 미국정부가 전개하는 엄청난 규모의 전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만, 그 이면에는 미국정부가 자국을 위협하는 공산주의세력의 싹을 자르려는 물밑작업의 일환으로 마약의 유통을 허용하는 이중적 행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어 마약의 유통을 통제하는 일이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해줍니다. 이와 관련된 정황은 이 책의 7장과 8장에서 다루고 있는 20세기 전후반 마약과 관련한 국제정세에 담겨 있습니다.
최근 들어 물질적 풍요를 얻게 된 미국사회에서 정신적 자유를 추구한다는 논리로 자유로운 마약의 사용을 요구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치료용 목적으로 마약, 특히 마리화나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의 일각에서도 말기 암환자의 통증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 등 치료용으로 마리화나의 사용을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도 합니다.
분명 마약은 인간이 어떤 식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인간에게 좋은 것이 될 수도, 나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약의 역사>는 마약사용에 대한 인식의 눈을 새롭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쉬웠던 점은 간혹 오자가 눈에 띄는 등 편집과정에서 조금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부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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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역사란 책을 선택하면서, 왜 인간은 마약을 선택하는지에 대한 관심이었다. 의학적인 몰핀류, 마리화나같이 통증완화 및 의학적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이런 시도들이 존재하지만, 현재 대부분 중독, 음성적이고 퇴폐적인 문화, 범죄등 더욱 많이 연상되는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인간은 왜 마약으로부터 폐해를 알면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또 대부분이 검찰, 경찰등 관공서와 임상심리, 정신의학쪽에서 관심이 있겠지만 마약학과(대학원이네요)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이번 기회에 알게된것 같다. 슬쩍 들러보니 커리큘럼이 다채롭네요. 전체적인 책의 구성은 교과서 또는 약식논문(?)의 구조를 띄고 있는것 같습니다. 명확하게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적 틀을 갖고 있고, 핵심주제(본론) 마약의 역사에 대한 시대분류적인 접근은 매우 명확합니다. 몇가지 아쉬운 점도 있는것 같습니다. 각 시대에 인지하던 안하던 그 효능과 다른 목적에 부합하여 사용하고, 화학적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마약도 발전을 하면서 여러가지 목적으로 사용되 온 역사적 기록의 순서배열도 중요하지만, 각 시대에 대한 why라는 질문에 대한 고찰이 더 추가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본다 근원적인 접근이 책이 역사를 고찰함으로써 얻을 결과에 보다 충실해 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세 마녀사냥과 관련한 부분에서 이해를 위한 자세한 시대배경의 설명과 대조적으로 왜 마녀가 마약을 사용했는지의 여부가 왜 중요한지, 그것이 핵심요건이 된 이유등에 대한 부연설명이 좀더 추가되면 깊이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합니다. 물론 새롭게 시작된는 학문이고 심리, 의학, 과학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의 자료를 제외하면, 사회,경제, 문화에 대한 영향등을 분석한 역사학적 사료가 제한적인것도 한가지 이유일것 같습니다. 하지만 독자로써 소박한 문제제기를 하는 이유는 책이 논문의 틀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적 사실들의 구체적인 배열뒤에 이끌어낸 핵심 즉 한문단으로 마무리한 결론과 그 내용으로 약간 허탈한것 같습니다. 각주에 구성에 대해서도 의견도 있지만, 자료의 부족이라고 이해해야하지 않을까합니다. 결론과 같이 마약등을 범죄와의 전쟁과 같이 접근하고 다시 척결해야할 중요한 대상이 되었음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속에 마약의 갖고 있던 의미를 잘 꿰어 결과를 도출했으면 좀더 좋았겠다하는 아쉬움입니다. 많은 시대에 마약이 탄압의 수단으로 사용되었는데, 이젠 탄압이 아니라 척결의 대상이라면 그 원인과 폐해에 대한 역사적인 성찰, 마약 자체에 대한 판단이 됬어야 하는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범죄에 대한 판단으로 가면 결론과 본론의 내용과 저는 연결하기 참 곤란하네요. 치료목적으로 사용되는 마약에 대한 관점이 좀더 추가되었다면 하는 아쉼이 남네요. 아마 목적과 관점의 다름이겠지요. 제가 이해한 결론은 마약은 인간과 신을 좀더 충실히 연결하기 위한 수단에서 시작하여 치료, 일상고난의 탈피, 정적제거, 경제적 착취등으로 수단으로 사용되온 역사와 그 부작용의 증명에 많은 촛점이 맞춰져있습니다. 이젠 범죄의 수익수단으로 보이지 않는 적과 같이 암약함으로 척결해야한다고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는데, 시작의 화려함보단 소박한 결론이 아주 간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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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은 '신의 선물'에서 '악마의 유혹'까지 시대별로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의학에서 중요한 진통, 진정제로 사용되고 있고 항암효과까지 있지만 중독의 위험이 있고 범죄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마약의 역사가 궁금하다. 천연 마약식물에 대한 문자의 기록은 기원전 3000년경 청동기 문명의 시작과 일치한다니 유구한 세월 인류와 함께 해왔음을 알 수 있다. 원시 종교 역사에서 샤만들은 인식의 경계너머에 있는 황홀경이나 망아의 상태에 들어가기 위해 환각성 마약식물을 사용하는 지식을 알고 있었다. 로마의 네로황제 시대에 디오스코리데스가 저술한 <마테리아 메디카>는 마리화나와 아편에 대해 상세히 기록한 최초의 의학서인데 "아편을 고통으로 부터 완전히 해소시켜주고, 기침을 완화시키며, 편안하게 수면을 취할 수 있게 해주는 의약품"으로 기술했던 것 처럼 인류 역사의 초기에는 마약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없었다.
로마제국이 황제숭배를 거부하는 기독교인들을 권력의 희생양으로 삼았듯이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로 지정되고 중세 시대 로마카톨릭 교회가 지배 세력이 되자 이번에는 이단과 마녀에 대한 탄압으로 교회의 권위를 지키고자 하였다. 마녀사냥이 절정에 이른 시기는 중세말과 르네상스 시기인 15-17세기였고 신구교의 투쟁이나 전쟁상태에 있었던 지역에서 특히 심했다. 심지어 종교개혁가들인 루터나 캘빈도 악마에 대한 호전적인 태도로 마녀 사냥을 부추겼다. 마녀재판 과정에서 나타나는 마법사의 고약, 연고, 몰약은 마리화나와 아편같은 자연산 마약이다. 마녀로 몰렸던 여성들은 약초의 비밀을 알고 있어서 마을 공동체내에서 특별한 역할을 수행하던 사람들이었는데 전쟁, 기근, 흑사병등의 위협이 닥치면 대중들은 그들에게 전승된 지식의 힘을 주술의 힘과 혼동하여 그녀들을 두려운 존재로 생각했다. 고문을 통해 마법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마약을 사용했다고 자백하도록 했으니 마약은 악마로부터 전수받은 사악한 것으로 간주된 것이다.
마약에 대한 또 다른 마녀사냥은 1950년대 미국에서 일어났는데, 당시 매카시즘의 광풍은 공산국가가 미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기 위해 마약을 유통시켰으므로 마약사용자는 공산주의자라는 논리였다. 그러나 미국에 마약을 유통시킨 것은 반공게릴라와 범죄조직의 마약밀매를 묵인한 CIA였다. 1951년 보그스법을 제정해 마약 피고인에게 최소 2년 징역형에 항소와 가석방을 금지시켜 판사의 적절한 선고권까지 박탈했으나 오히려 이 법의 시행으로 헤로인 가격이 폭등하고 미성년자들이 헤로인 밀매에 이용되었으니 금주법으로 인해 주류가격이 폭등하고 주류를 독점한 마피아가 등장한 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레이건 정부가 들어서면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고비용 저효율로 실패한 정책으로 드러났고 청교도적 종교적 열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세계 최대의 마약 소비국이 되었다. 마약과의 전쟁을 표방하면서도 마약밀매 자금을 사용한 이란 콘트라 스캔들이나 아프간 무자헤딘에 대한 지원을 보면 미국정부가 마약에 대해 얼마나 이중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지 명확해진다. 마약밀매는 높은 위험부담으로 인하여 높은 수익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프리드만같은 경제학자들은 차라리 마약을 합법화하자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기까지 했다. 물론 마약은 중독성과 오남용의 위험이 많은 약물이기 때문에 합법적인 이용의 범위를 정하고 관리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이다. 그러나 마약처럼 중독성이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더 심각한 해악을 끼치는 알코올에 대한 관용과 심지어 담배를 정부의 수익사업으로 이용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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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부터의 산물, 설혹 그것에 인간의 인공적 조작이 관여하였더라도 그 대상 자체가 좋은가 나쁜가는 항상 인간이 그것을 어떠한 태도로 바라보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우라늄이 악의 물질이라서가 아니라 인간과 인류의 문명을 파괴하는 용도인 핵폭탄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마약 역시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치료물질로 사용될 경우에 이것은 선한 의약제가 된다. 그러나 중독을 통해 물질에 종속되게 하거나 범죄적 수단으로 이용하게 되면 비로소 악한 물질이 된다. 마약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라는 말이다. 즉 인간이 어떻게 접근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마약은 혐오의 물질로, 불법적 물질로서 배척되는 물질의 대명사로 악명을 떨친다. 무엇이 이렇게 인식하게 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이 아마 이 책의 내용이라 할 것이다.
마약의 기원과 이해의 역사
마약은 인간의 역사에서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을까? 마약 식물에 대한 최초의 문자 기록으로 볼 때 BC3000년경 청동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다. 대체로 원시 샤먼의 종교적 의식 및 치료용으로 이용되는 초자연적 객체로서 샤먼이 주술을 실행할 때 환상의식 혹은 환생의식을 통해 정신세계로부터의 교감을 얻는 매개 수단으로 이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마약이 종교와 치료의 도구라는 긍정의 물질이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후 이러한 사용은 구약의 <출애굽기> 등이나 호머의 <오디세이>에서 빈번하게 발견되는데, 출애굽기의 ‘신성한 향유(Holy anointing oil)’는 대마초를, 오디세이에서 헬렌의 네펜테가 아편임을 이해하는 데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 종교에, 그리고 치료제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신묘한 것으로 이해되던 물질이 히포크라테스(BC 460-370)에 이르러 처음으로 과학적 객체로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한 모양이다. 신비함에서 과학으로의 변화, 즉 마약에 대한 과학적 인식은 “샤먼에 대한 초자연적 종교적 의식을 몰락시키고 점차 세습적 권력 엘리트에 의한 정치적 의식을 선호하게 됨”으로써 지배력의 이전이라는 결과의 초래를 이해 할 수 있다.
고대 로마사회는 이렇게 마약식물의 신성에서 치료물질로 이해되어 육체의 고통을 줄이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수단으로서 주로 양귀비에서 추출한 아편과 대마초가 주류를 이루어 대중에게 폭넓게 사용되었던 듯하다. 그러나 기독교의 대두는 이러한 마약식물을 금기시하게 되는데, 알코올이나 마약으로 인간 육체의 고통을 줄이는 것은 기독교 교리에 위배는 것으로 순수한 신앙으로서 육체적 고통을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독단 때문이다. 이로서 마약식물은 과학적 기반의 물질로서 약리학 발전을 몰락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무려 1000년의 중세 암흑기에 접어들게 된다. 더구나 기독교 자체의 교리를 위해 부정하던 악마의 존재를 13세기 토마스 아퀴나스 같은 교부가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마약은 그야말로 악마와 공통의 언어로 변질되기 시작한다. 아무튼 기독교란 일개 원시적 종교가 인류사회에 미친 해악은 미치지 않은 곳이 없는 듯하다.
결국 이러한 중세 기독교의 마약에 대한 인식 배경은 대기근, 자연재해, 흑사병, 백년전쟁, 장미전쟁 등 오랜 내전과 종말론적 현상으로 고립화되자 위기를 탈출하려는 시도로 대중의 통제를 시도하게 되는데 그것이 종교란 이름으로 무려 200여 년간 잔혹하게 수행된 마녀사냥이다. 기독교의 본질인 여성혐오를 배경으로 팽배한 사회 불안감의 해소구로 약초지식을 가지고 있던 여성들에게 마녀 혐의를 뒤집어씌움으로써 사회통제를 유지하려 했기 때문이다. 당시 마녀 재판의 공통요소가 ‘여성+마약+섹스=사탄의 유혹’이라는 점은 곧 마약에 악(惡)이라는 의미를 편의적으로 고착화 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악의 선물로서 마약이 ‘신의 선물’로서 다시 명예를 회복하게 되는 것은 근대 이성주의, 계몽주의의 대두로 부터이다. 중상주의와 과학적 이성의 대두는 마약의 치유 성분에 대한 긍정적 발견을 의미하는 것이고, 아편을 함유한 셰리와인으로 제조된 로더넘과 같은 소프트알코올은 광범위한 대중적 약제로 확산된다.
더구나 모르핀, 헤로인, 코케인과 같은 새로운 합성 마약의 생산과 피하주사기의 발명은 마약의 대중적 확산을 초래하게 되는데, 이는‘중독’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마약의 이름을 보더라도 당시 마약에 대한 생각을 엿보게 되는데, 모르핀이란 바로 꿈의 신인 오르페우스의 독일식 표현인‘모르피움(morphium)’에서 따온 것이나, 독일 바이엘 제약회사가 헤로인을 모르핀의 치료제로서 추출 재발견하는 예에서 찾을 수 있다. 신의 선물, 긍정의 물질이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습관’과는 달리 개인 자신의 행위 통제력을 상실한 탐닉인 중독의 문제는 개인 습관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죄악으로, 즉 범죄로 간주하는 태도의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현대 마약사 - 범죄화, 그리고 권력화
19세기에 들어서면서 마약은 이렇듯 중독이라는 통제 불능의 개인 습관에 범죄의 딱지를 붙인다. 벤담이나 J.S.밀과 같은 자유주의자들이 대두하면서 마약 중독에 대한 책임은 개인 자신의 범죄로 치부되지만, 사회구조적으로 약자인 노동자들의 사회경제적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몰상식한 계급주의적 발상이란 비판을 면치 못하기도 한다.
실제에 있어서도 마약은 노동자들에게 자본가들이 의도적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낳는데, 광산주나 철도건설주들이 아편 공급범죄단과 연계하여 육체적 고통과 배고픔을 잊도록 하여 저임금으로 생산력을 착취하는 효과적인 도구로서 사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마약은 자유주의자들의 말처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회구조적 책임이었음을 부정 할 수 없다.
이러한 사회구조적 차원에서의 마약의 이해는 현대 마약사에 있어서 중요한 관점이라 할 수 있다. 대체로 일반 대중에게 마약의 침투는 국가적이고 국제적인 차원의 이기심에서 출발한 역사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대이래 최초의 국가 간 불평등 조약이라 할 수 있는 ‘난징 조약(1842년)’이 바로 영국이 자신들의 무역 역조를 시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국에 아편을 무차별적으로 공급하여 개인과 사회를 피폐화시켰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의 세관관리는 물론 부패한 권력자들과 결탁한 것은 말 할 필요도 없다.
이처럼 부패한 권력 혹은 정치적 이해로부터 마약이 범죄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이 19세기에서 21세기 오늘에 이르는 역사이다. 손문이 신해혁명을 위해 마약조직인 삼합회 홍방으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았고, 장개석은 국공내전을 위해 청방으로부터 군사비용을 조달한 것은 마약과 정치권력이 연계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후 중국 공산당 집권이후 삼합회가 동남아로 마약생산기지를 이전 구축하는 과정에서 반공을 강력하게 추진하던 미국이 적극적으로 묵인하고 지원하였던 것도 권력연계의 일례이다.
특히 오늘날 가장 많은 마약 중독자가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마약 시장으로 골머리를 앓는 미국의 현실은 부메랑 효과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냉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반공조직을 지원하는 자금원으로서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서남아시아 지역의 마약 생산기지를 육성하고, 후원하며 또한 이라크-이란의 8년 전쟁에서 미국이 자국의 이해를 위해 마약밀매 시장을 어떻게 주도적으로 사용하였는가는 국제정치는 물론 마약조직의 국제화, 즉 범죄의 국제화가 이루어지게 된 동인을 목격하게 한다. 결국 자신이 키워놓은 악의 근원에 자신의 목이 죄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마약, 이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마약은 이제 국제적인 조직망에 의해 움직이는 거대한 권력이 되어있다. 정치권력, 국가의 이기심이 키워놓은 존재이다. 미국, 영국 등 유럽 등 선진국들은 마약의 밀매를 근절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시도한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적 밀매를 종식시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콜롬비아 메데진 카르텔, 러시아 마피아, 멕시코 카르텔, 중국 삼합회 등 거대한 마약 조직은 합법적 비즈니스 시장에 진입해 있고 또한 부패 권력과 연계하고, 법집행기관으로부터의 안전을 위하여 테러조직이나 범죄조직과 끈끈한 동맹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인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의 더러운 동맹이라 할 수 있다. CIA+노리에가 친미독재정권+콘트라스반군+메데진 카르텔을 연결하는 레이건 행정부의 정책은 마약조직과 권력의 추악한 밀원관계를 보여준다. 더구나 콜롬비아나 멕시코는 아예 대통령은 물론 국가권력의 핵심부가 마약조직으로 구성되어 있거나 국가 기관에 정면 도전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행사하고 있다. 이렇듯 거대한 자본을 축적한 마약조직이 초국가적 범죄조직이 되어 세계화라는 기류를 타고 전 세계에 확산되는 것은 이제 불가항력적이기만 한 것 같다. 한 지역을 차단하면 금 새 새로운 지역에 생산기지가 옮겨가는 풍선효과로 인해 그 종식은 요원하기만 하다.
금지와 억제 정책은 풍선효과로 인해 오히려 폐해만을 증폭시킨다. 강력한 생산지 봉쇄정책은 마약의 국제 거래가를 폭등시켜 범죄조직의 이윤만을 늘려줄 뿐이다. 다시 말해 수요의 변화 없이 공급을 막는 정책은 그 효과가 의심스럽다는 말이 된다. 네덜란드는 이러한 마약수요의 억제를 위한 하나의 정책 모델이 된다. 마리화나 같은 소프트한 마약은 비(非)범죄화 하고 범죄자가 아니라 환자로 간주하여 의료계를 끌어들여 개인 및 사회적 해악을 최소화하는 정책이다. 실제 중독자 수를 줄이고 AIDS 방지에 효과를 거두고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고 한다.
국내법이 강화될수록 불법수익이 높아지는 마약밀매의 경향은 마약 유통의 역동성을 잘 보여준다. 쾌락에 대한 인간의 본질적 탐욕으로 인한 유발이기에 그 근본적 단절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마리화나 같은 소프트 마약의 비범죄화가 하드 마약 사용으로의 전환 계기만 제공한다는 비판도 존재하지만, 마리화나 흡연이 알츠하이머병, AIDS, 폐암, 유방암의 치료와 환자의 고통을 경감하는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고 하며, 호주, 벨기에, 캐나다, 이스라엘, 네덜란드, 미국 15개주 등 일부 선진국들에서는 이러한 소프트 마약을 합법적으로 허용하는 추세인 모양이다.
금지와 획일적인 불법화, 나아가 “완전 박멸 같은 실현 불가능한 전략보다는 소비에 대한 적절한 관리를 유지하면서 확산을 방지하는 선택적 통제전략의 추구가 장기적으로 실용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저자의 제언은 우리의 문화적 현실로 볼 때 고려해 보아야 할 정책으로 이해된다. 보이지 않는 백색 유령을 인간이 어떻게 접근하느냐하는 태도의 문제라는 말은 되새겨 봐야 할 생각일 것이다. 마약 자체는 가지 중립적이다! 마약의 종교적, 치료적 기원에서 악의 선물이 되고, 다시 신의 선물로서, 그리곤 중독과 권력의 부패를 상징하는 악의 언어가 되기까지의 인류문화사이자 마약정책의 흥미롭고 유익한 이해를 갖는 시간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