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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독립을 꿈꿔왔다. 딸 다섯인 집에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내 방 하나 갖는 것이 소원이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큰댁에 놀러가면 슬며서 다락방에 올라가 오래된 책을 뒤적이거나 낡은 물건들과 헌옷들을 뒤적이며 작은 창문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속에서 춤추는 먼지를 황홀하게 바라보며 어른들이 찾을 때까지 혼자 노는 걸 즐겼으니 아마도 독립은 내 가장 최초의 욕구이자 바람이었던 것 같다.
스무 살이 되어 대학에 입학하며 그토록 원하던 독립의 꿈은 이뤘지만 기숙사와 잠만 겨우 잘 수 있는 작은 자취방을 전전하던 생활은 내가 꿈꾸던 독립과는 영 거리가 멀었다. 그러다 직장에 들어가고 경제력을 겨우 갖추게 되자 비로소 내 공간에 대한 욕구를 조금씩 채울 수 있었다.
회사에서 가까운 거리의 저렴한 원룸을 떠나 예쁜 카페가 많은 거리의 또 다른 원룸을 거쳐 주위에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는 소형 아파트로 이사올 때까지 변한 것은 집에 대한 생각과 취향 뿐 아니라 내 라이프 스타일이었다.
옷으로는 감출 수 있어도 집으로는 감출 수 없는 게 사람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람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마도 그가 살고 있는 집과 그리고 그 집이 담고 있는 표정이 아닐까 싶다.
최근 미혼 독립 가구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부모님 슬하에 있다가 결혼으로 또다른 가정을 이루는 게 보통이라 아직 우리나라 여성들은 독립 생활 경험률이 낮은 편이다. 혼자만의 오롯한 시간이 필요하듯, 혼자만의 공간도 한번쯤은 필요한 것 같다. 굶주려 본 자가 음식의 소중함을 알듯 혼자만의 시간을 누려본 사람이 함께 지내는 즐거움도 더욱 잘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여자 독립생활 백서> 는 왜 이제야 이런 책이 나왔나 싶은 책이다. 내가 수 년 간의 독립 생활 동안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와 일삼던 터무니 없는 바보 짓을 상당히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참으로 안타깝다!!). 내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주택 형태 선택부터 부동산 정보, 계약과 이사 같은 꼭 필요하지만 잘 알지 못하던 정보부터 인테리어와 살림, 독신자의 레시피(몇 가지 요리는 꼭 만들어 보고 싶다!!)는 물론 여가와 취미 생활, 건강, 재태크에 이르기까지 정말 독립할 수 있게 꼼꼼하고 살뜰하게 가이드해주고 있다.
지금 독립하려고 계획하고 있는 여성들, 독립하고 싶지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소심녀들, 독립했으나 뜻대로 독립 생활하지 못하고 있는 여성들이라면 일단 읽어 보길 바란다. 진정한 독립이란, 독립을 이루기 위한 준비란, 즐거운 독립 생활이란 무엇인지 이 책 한 권에 다 나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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