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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면서 '입단 연가'니, '名人'이니, '청석기담'이니 하는 책들에 눈길이 갔다. '입단 연가'를 읽으며, 재미 있고 부담도 되지 않았던 기억이 다음의 책으로 나를 이끌었다. 그러나 '名人'을 보자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의 분량에 비해 (분량이 내용에 우선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값이 비쌌고, 내용도 두 사람의 바둑 두는 이야기가 전부였던 것이다. 실망과 함께 한참을 망설였고, 그리고 책을 샀고, 그리고 지금은 ...... 이 책을 읽으며 내게 다가온 것은 가와바타의 분위기였다. '雪國'을 대충 읽으며 위기도 절정도 없는 밋밋한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 소설 역시 비슷한 느낌이었다. 반 년에 걸친 바둑 이야기를 다루며 작가는 결코 조급하지 않고 여유있게 그러나 정확하고 빈틈없게 끌고 나간다. 이 소설의 좋은 점이라면 고요한 분위기와 빈틈없는 표현, 그 속에 형상화되어 있는 사람의 모습이다. 실제로 명인에 관한 작가의 관찰과 묘사는 대가(大家)다운 일면을 보여준다. 바둑 한 판에 반 년이나 매달려 있는 명인과 오다케 7단, 그리고 관전기를 쓰고 있는 작가. 이들의 모습은 무엇인가? 왜 작가는 이들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 이는 작가의 일본인과 일본 정신에 관한 탐구라 여겨진다. (일본적인 분위기 속에서) 무엇엔가 매달려 끝을 보려는 태도, 이러한 태도에서 일본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