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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놀랍기 그지 없는 만화책이다. 김종래 선생은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우리나라 만화계를 이끈 인물이다. 일본에 데츠카 오사무가 있다면 한국에는 김종래 라는 걸출한 작가가 있었다. 태어난 해도 데츠카보다 1년 앞선 1927년이다. 만약, 김종래 선생이 이 좁은 반도 땅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더라면 세계적인 인물이 되었을텐데 참으로 안타깝다. 아뭏든 이 책은 선생의 유족들이 모든 친필 원고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기증하였고,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만을 모아서 소개하고 있은 책이다. 필자가 맨눈으로 직접 본 결과 그림체와 필력이 강건하기 그지없고, 각 캐릭터가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져있으며, 배경의 톤이나 터치등에서도 뭐 하나 나무랄데 없이 빼어난 묘사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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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래 화백의 작품들을 한영주 저자가 해설한『김종래 작품 도록』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만화방에서 살다시피 했던 나다. 그때 내가 읽은 분야는 역사였다. 특히 한국사와 관련된 만화에 관심이 많았다. 한편 내가 선호하는 작가는 추동성(고우영), 박기정, 임창, 김민, 김종래 화백 등이었다. 사극인 아짱에와 현대극인 짱구박사 등으로 이름을 떨친 추동성 화백은 사극보다는 현대극이 많았고, 훈이와 몬도 등의 캐릭터를 주요 등장인물로 했던 박기정 화백은 주로 현대극의 작품을 집필했으며, 임창 화백은 땡이라는 소년 캐릭터를 주요 등장인물로 하여 사극의 『옛날옛날』과 현대극인『땡이 사냥기』,『땡이 영화감독』을 집필했지만 역시 사극이 많았다. 개성적인 작품을 집필했던 김민 화백은 화풍이 임창, 박기정 화백을 혼합한 듯한 느낌이었다. 즉, 내가 선호했던 옛 만화 작가들은 나의 취향인 사극보다는 현대극 쪽의 작품을 많이 발표했다. 이에 비해 김종래 화백은 90%이상의 작품을 사극 중심으로 발표했다. 그러므로 학창 시절의 나는 ‘김종래’의 작품이라면 무조건 읽고는 했다. 이 책은 만화평론가인 한영주 씨는 206편의 작품 도록을 해설과 함께 2쪽씩 소개하고 있다. 책을 주문한 뒤에 이산가족이 상봉을 하듯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단숨에 훑어보았다. 반갑게 만났던 이 책에서 느낀 마음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기억의 한계를 절감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학창 시절에 김종래 화백의 작품을 열독한 바 있다. 그러므로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이 대부분 친숙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반대였다. 200여 편의 작품 중에 어렴풋이나마 기억이 떠오르는 작품은 반수 이상이었다. 나머지는 마치 처음 보는 작품인 듯 생소하기만 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너무도 많은 세월이 흐른 것이다. 김종래 화백의 마지막 작품이 1970년대 초 정도에서 멈추었을 것이다. 30여 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 아닌가? 그러니『도망자』,『엄마찾아 삼만리』,『앵무새 왕자』등 주요 작품 외에는 대부분 기억에서 사라졌던 것이다. 둘째, 그래도 반가웠다. 김종래 화백의 작품에는 짱구박사(고우영), 땡이(임창), 훈이(박기정) 등과 같이 특정한 캐릭터는 없었다. 그러나 등장인물의 얼굴들은 대부분 유사했다. 그림만 봐도 작품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수십 년 만에 만난 초등학교 시절의 친구들의 이름은 잊었어도 그 특유의 인상은 남아 있어서 추억을 되살릴 수 있듯이, 내게는 모든 작품들이 낯이 익었다. 셋째, 정말 귀한 책이다. 우리나라 만화사에서 특정 작가의 작품을 200여 편이나 수집해서 도록으로 만든 예가 있었던가? 김종래 화백이 최초의 경우일 것이다. 사료로서의 가치에서도 큰 의미가 있으리라고 본다. 우리 만화계에서 이런 화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기쁘고, 어려운 작업을 완성한 한영주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엄마 찾아 삼만리 (12~13쪽) 우리 만화계에서 최초의 베스트셀러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여러 번에 걸쳐서 복간하였고, 그때마다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이 작품은 최초의 판본인 1958년의 원본인 듯하다. 당시에는 만화라기보다 그림소설에 가까운 삽화 형식의 작품이 중심이었다. 넷째, 이 책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 듯하다. 그 이유는 이 책의 구성은 206종의 작품마다 2쪽에 걸쳐서 해설과 7칸 정도만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으로는 작품의 줄거리를 파악할 길이 없다. 그러므로 김종래 화백을 모르는 이에게는 흥미나 감동을 주기 힘들 듯하다. 그러나 나와 같이 저자에 작품을 읽고 자란 세대에게는 추억의 보고가 되리라고 본다. 다섯째,‘만화로 보는 김종래’가 좋았다. 작품 말미에는 20쪽에 걸쳐서 이희재 화백이 그린 김종래 화백의 생애가 덧붙여 있었다. 김종래 화백이 어떤 삶을 살았고, 우리 만화계에서 어떤 족적을 남겼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 주고 있었다.
이희재 화백이 그린 『김종래의 생애』(426~427, 444~445쪽) 후배이자 당대의 대표적인 만화가이기도 한 이희재 화백의 손에 의해 재구성된 김종래 화백의 생애이다. 이렇게 수백 편의 작품들로 도록을 만들고 후배 작가에 의해 작품과 생애가 재조명 될 작가가 얼마나 될까? 많은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성원을 받았고, 이렇게 도록까지 만들어졌으니 김종래 화백의 일생은 행복했다고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