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과 여행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모 카드광고 카피처럼 우리는 무의식 중에 우리의 삶을 일상과 여행으로 구분한다. 그래서인지 일상에 지쳤을 때, 흔히 여행을 통한 탈출을 꿈꾸곤 한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건축가로 유명한, 이 책의 저자 오영욱은 그러한 이분법에 반기(反旗)를 든다. “보통 일상과 여행으로 구분되는 삶의 모습은 일상을 칙칙하고 우울한, 다시 말하자면 언제든 도피해야 하는 대상으로 폄하하게 했다. 그리고 여행은 구원을 의미했다. 그런 이분법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물론 일상을 탈출할 때 느끼는 희열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구원이라는 것이 오직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이곳을 제외한 다른 장소에서만 ‘잠시’ 존재할 리는 없었다. 일상도 충분히 가치가 있을 거라고 믿었다. 일상을 일상이지 않게 하는 것, 그건 삶 자체를 여행으로 인식하면 되는 일이었다.1)” 삶을 여행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일상을 여행으로 여겨지게 만들 수 있을까? 그것도 천편일률적인 획일성을 자랑하는 도시, 서울에서. 저자는 “도시는 흔적과 장소, 집합, 기호, 상징, 미학, 기억 그리고 상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모습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지난 추억을 닮아 있다2)”라는 언급을 통해 우리에게 힌트를 건네주고 있다. 그렀다. 바로 사랑이다. 만약 우리가 도시에 애정을 가지게 되면 삶을 여행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 아니 일상이 구원이 될 수 있을까? 글쎄, 아직은 일상을 지옥이라고도, 천국이라고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대답하기 어렵다. 하지만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면, 뭔가 다르게 보이고 느낀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적절한 예는 아니지만, <한비자(韓非子)> 세난(說難)편에 언급된 미자하(彌子瑕) 이야기를 보면 애정의 유무에 따라 같은 일도 달리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자하(彌子瑕)가 어머니가 병들었다는 소식에 허락 없이 임금의 수레를 몰래 타고 나갔다는 동일한 사실에 대해 그가 위(衛)나라 임금의 총애를 받았을 때는 ‘어머니를 위해 발이 잘리는 벌도 잊은 효자(孝子)’라고 칭찬했지만, 훗날 그가 총애를 잃자, ‘과인의 수레를 몰래 훔쳐 탔다’는 이유로 벌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갑자기 서울이라는 도시에 애정을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나마 저자처럼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 조금 용이하다. 그것은 사람이라면 수구초심(首丘初心)을 가지기 때문이다. 책 소개에서 언급된 “서울은 오기사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지구 곳곳을 방랑하기를 즐겨 하는 그이지만 결국 다시 찾아오는 종착지는 늘 고향 서울이었다.”라는 구절은 그러한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아마 저자도 그래서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서울에서 여행하듯 살아보기 이 책은 그림을 그리는 건축가라는 저자의 장점을 충분히 살린 책이다. 건축가였다면 건축가적 사유와 상상으로 풀어낸 글만 있었을 것이고, 그림을 그리는 이였다면 풍부하게 삽입된 카툰과 그림만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림을 그리는 건축가이기에 이 모든 것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맛있게 버무려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라는 비빔밥을 내놓았다. “견고한 일상의 틀 가운데서 잠시 카페의 구석자리를 찾아가 노트북을 열어놓고 있거나 스케치북을 꺼냈던 순간들이 있었다. 서울이나 건축에 관한 이야기들을 지면에 소개하도록 허락해준 많은 매체들 덕분이었다. 아무리 일상이 빡빡하더라도 원고를 쓰기 위해 사무실을 벗어나 보면 짧은 시간이나마 서울을 느슨한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3)” 이러한 저술과정이 저자가 제시한 도시에서 여행하듯 살아보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꼭 여행하듯 살아보지 않더라도 서울에서 살다 보면 한 가지 느끼는 것이 있다. 우리가 서울이라는 공간의 빈틈을 못 견딘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내 땅에 조금이라도 빈 공간이 있으면 그곳에 무언가를 세우게 된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닌지, 저자도 여백과 절제의 미가 사라진 서울을 바라보며 “여백과 절제가 우리나라만의 미덕은 아니겠지만 우리에게도 역시 ‘과도하지 않은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는 미학이 있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현대 한국 사회는 이런 ‘비움’의 가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모두가 채우는 것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이다.4)”라고 비판하였다. 또 한 가지는 서울은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저자는 그것을 일종의 강박관념으로 보아 “서울은 여전히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 도시가 양산해내는 건설 폐기물들은 세계 최고일 것이다. 그리고 옛 것이 사라진 자리에 자랑스럽게 새로운 것들을 짓고, 사람들은 새것에 열광한다. 우리는 새롭게 지음으로서 선진국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새로운 디자인들 우리를 윤택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커다랗고 깨끗한 건물 속에서 우리의 삶은 개선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서울은, 크고 미쳐 있다.5)”라고 표현한다. 아마도 이러한 점들이 서울에서 여행하듯 살아가기 힘들게 만드는 것이리라. 낯설고 익숙한 도시, 서울을 나는 오늘도 거닐어 본다. 언젠가 서울과 사랑에 빠져 연애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
|
서울에 처음 상경한건 1982년, 어언 30년이란 세월이 흐를 동안 나는 서울에 살았다. 그렇게 살아 오면서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로 옮겨다니는 메뚜기같은 생활을 했는데 지난 시간을 가만 들여다 보면 서울이 정말 처음 왔던 그때의 서울이 맞나 싶게 많이 변했다. 처음 서울에 왔을때만 해도 집을 나서면 여기저기 들판이거나 논이었으며 하늘이 눈에 들어왔는데 지금은 빈공간없이 집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고 위로 쭉쭉 솟구쳐 하늘을 가리고 있다. 30년전의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내 추억속의 장소란 이젠 내 기억속에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왠지 무언가를 잃어버린듯한 허전한 생각이 자꾸 드는데 오기사의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라는 책을 읽으며 나 또한 그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나는 사실 건축에 대해 아는거라곤 집을 짓기 위해서는 땅을 다지고 기둥을 세운 다음 벽을 만들고 창문을 달고 지붕을 얹어 만들어야 한다는 정도가 다인데 어떤 건축물이건 그것이 그곳에 서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까다로운 조건들을 거쳐왔는지를 알게 하며 건축가 오기사의 서울 이야기는 나에게 새로운 시선으로 집이나 빌딩이나 건물들을 바라보게 하고 또 기존에 가지고 있던 건축에 대한 고지식한 생각들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어 주기도 한다.
과거와 현재를 짚어가며 자신의 추억을 덧입혀 변화무쌍한 서울의 공간속에 남겨진 흔적을 더듬고 자신을 찾아온 손님을 데리고 다니며 보여주려 했던 서울의 리얼한 모습들을 이야기하고 또 자신이 작업했던 공간들에 대한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하며 건축물에 대한 단상을 떠올린다. 누군가의 그럴듯한 건축물이 자신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웠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며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유명한 외국인 건축가에 의해 지어질수 밖에 없는 실상을 아쉬워 하고 거대 기업의 위세에도 굴하지 않고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옥에 티같은 옛건물을 이야기하며 너무도 획일적이고 천편일률적인 건축물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도 않는다
친환경건축이라고 하지만 실상 그런 건출물을 짓는 과정에 자연을 파괴하는 아이러니한 사실을 꼬집고 전혀 말도 안되는 장소에 혼자 독불장군처럼 우뚝선 건물에 대해 힐책하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전혀 한국적이지 않은데도 가장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받는 국립민손박물관의 실체를 파헤치고 오늘 지었다가 내일 무너뜨리는 식의 너무도 쉽고 간단한 서울의 일면을 탄식하기도 하며 오래 남아졌으면 하는 좋은것들이 하나 둘 변화의 바람에 휩쓸려 사라져가고 있음을 너무도 안타까워한다.
처음 서울에 올라와 가장 기이한 풍경이 빨간 십자가가 가득했던 밤풍경이었다. 저자가 빨간벽돌집에 노란 물탱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의 틀을 깨고 변화했던 것처럼 나 또한 빨간십자가가 가득했던 그때의 모습이 지금 생각해보면 그 또한 장관이라 여겨진다. 또한 신랑과 데이트를 하던 공간을 해마다 한번씩 찾아가보고자 했으나 한해 두해가 지나면서 전혀 새로운 공간이 되어 우리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장소도 사라져버렸다. 더욱 멋진 공간으로 거듭나서 또 누군가에게 소중한 추억의 장소가 되어 주는것 까지는 좋으나 자꾸만 새로운 공간으로 변신해 새로운 추억의 장소가 된다는 것은 어딘지 좀 쓸쓸한 느낌을 준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한강의 다리는 나 또한 그 다리를 건널때마다 신기하게 바라보곤 하던 건축물이다. 쇠붙이로 만들어진 다리들이 제각각 다른 모양을 하고 있으며 사연 또한 하나쯤 안고 있기도 한 한강의 다리들이 사람이 보행할 수 있는 다리로 변신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으며 저자의 희망처럼 한강위를 달리는 기차 하나쯤 만들어져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나 또한 한다. 과거의 사진을 나열해 놓은 곳에서 내기억속의 서울을 찾아보게 되는걸 보면 나도 이제 늙었나보다.
마지막즈음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짧은 가이드가 참 가슴을 콕 찌른다. 서울에 오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경이적인 풍경에 놀라지 말기를 경고하고 서울의 가장 흔한 아파트와 가장 혼잡하기 이를데 없는 지하철 2호선과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옛것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서울의 모습속에서 그래도 서울을 좋아하게 될것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왠지 절규처럼 들린다. 하루 이틀이면 너무도 많은 것이 변하는 서울이지만 그래도 희망할 수 있는 미래가 있으니 그래서 더 좋은거라 여기고 싶다.
그가 마음에 들어하는 서울의 건축물인 환기미술관과 강남의 가로수길과 홍대앞에 나가보고싶다. 자, 이제 그가 환영해 마지 않는 그 서울로 새로운 변화된 마음으로 한발짝 나서 보자!
|
|
오기사는 스페인 여행기 때문에 처음 알게 되었고, 그 후 잡지 "페이퍼"나 전주국제영화제 기념품, 그의 트위터에서 만날 때마다 반가워했다.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었는데, 이번에 신간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입했다.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먼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추석 연휴 동안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오기사는 우리가 이과 남자, 공대 나온 남자, 건축가에 대해 가지고 있게 마련인 고정관념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것 같다. 세상과 사람, 건물을 바라보는 그 나름의 시각에서 깊은 생각이 엿보인다. 서울의 건물에 대한 생각이 인문학적 깊이와 이야기로 버무려져 재미있게 읽힌다. 특히 차례에서 만날 수 있는 '기억'과 '상상', 대학원 철학 강의 시간에 생각했던 단어들... 오랜만이다(오기사는 연세대 건축공학과 출신이란다, 혹시 ㅂㄷ교수님 강의를 들어본 적이 있는 것일까??).
오기사 사무실 풍경 속 네스프레소 에센자!! 반갑... 맞아요, '윙~'소리가 시끄럽지요. ㅋ
서울에서 태어나 압구정역 근처 경기고등학교에 다니며 학창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가로수길에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오기사는 그답게 서울에서 벌어지는 건축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한 후 '그래도' 서울이 좋다며 정감을 드러낸다. 애정이 있기에 비판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된 것이 남아나지 않는 서울을 아쉬워하며 서울 곳곳을 몇 십년 전에 찍은 사진과 지금 그곳에 다시 가서 찍은 사진을 나란히 보여준다. 키치적 짜깁기와 문화적 출처를 알기 어려운 혼란 그것이 서울의 매력임을 이야기한다. 물론 빨간 헬맷을 쓰고 외로워하면서도 시크하게 귀찮아하고 투덜거리는 캐릭터와, 한 건물을 여러 조각으로 찍어 배치한 사진들과, 구불거리는 선으로 그린 건물 그림처럼 오기사 책 특유의 모습을 이 책에서도 유지하고 있어서 편안하다.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은 무심히 지나칠 장소들을 수도권이나 지방에 살면서 마음 먹고 찾아가는 사람들은 좀 더 잘 보려고 노력할 것 같다고 생각해왔다. 실제로 아무래도 특별한 장소, 유명한 장소, 관광지를 찾아가게 되곤 한다. 그런데 전에 가본 곳도 이 책을 읽은 후 좀 더 다르게 보이는 것을 보니 그 동안 무심코 지나친 건물이 많았나보다. 1. 책을 읽던 중 친구와 쁘띠프랑스 가다가 내비를 잘못 찍어 서울을 관통하게 되어 우연히 지나가게 된 남산 1호 터널과 이태원이 반가웠고 색다르게 보였다. 2. 책을 다 읽은 후 아는 동생이 경복궁 야간 개장을 한다는 말에 흔쾌히 따라나섰다. 경복궁 옆 민속박물관이 보고 싶어서였다. 밤이라 보지 못했지만 경복궁 안에서 광화문 뒤쪽으로 보이는 튼튼한 이마 빌딩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전에는 있는지도 몰랐던 건물인데, 신기하다.
앞으로 서울을 갈 때마다 또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얼마나 보게 될지. 지난 수 십년 동안 미친듯이 변화했듯 앞으로 서울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갈지. 이 책을 읽은 후 서울을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관심 있게 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책의 작가 오기사님도 뿌듯하실 것 같다.
|
|
서울은 우리나라 수도.. 그리고 내가 사는 동네가 아닌 곳.. 사실 난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에 산답니다. 전 고향도 경기도죠.. 그런데 작가님은 서울이 고향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동안 외국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쓰시더니.. 이번엔 고향인 서울을 쓰셨더라구요. 작가님 만나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수줍음을 가지고 계시더라구요.. 강연회 다녀왔거든요... 사실 능수능란하게 사람을 마구 요리하는 말솜씨를 가지고 계시진 않더라구요.. 약간은 어눌한거 같고 약간은 느릿느릿... 물론 자기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알고 계셔서 설명을 조곤조곤 해주시는 편이라고 열심히 강연회를 들었던 기억이...
여하튼... 강연회 덕분에 이번 새책을 냉큼 구입하게 되었답니다.. 오랜만에~ 사실 지난번 책은 발간한 줄도 모르고 있었어요..^^;;
책에 대해 설명하자면... 작가님이 좋아하는 서울의 모습들 내지는 작가님이 잘 아는 서울의 건축물(물론 작가님이 좋아하는 건축물이겠죠?ㅎ) 그리고 좋아하는 장소들이 들어 있더라구요~ 소개된 건물들을 대충 나열해 보면(아마 다는 못할듯..)서태지빌딩, 광화문 교보빌딩, 이마빌딩, 강남의 윤빌딩, 종묘정전 등등등-(갑자기 생각이 안나네요..)ㅋㅋ 물론 작가님의 주된 직업이 건축가 이다보니...아마도 건물들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루었던거 같습니다. 아마도 직업병(?) 아닌가 싶은데요.. 사람이 습관이 무섭다고 하잖아요~작가님도 그렇더군요. 그래서 건물들에 관심이 지대하신거겠죠.. 물론 작가님이 책 속에 이런 글이 들어있긴 했더군요.. 30대 중반을 사는 남자로...길에서 여자들을 힐끔 거리며 점수를 메기기도 한다고 말이죠.. 그런데 여자들 점수 메길땐 자칫 불쌍사가 일어날 수도 있지만 건물을 보고 점수를 메길땐 누가 뭐라 하겠냐구요..ㅋㅋ 맞는 말이죠..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건물을 그렇게 유심히 보질 않는 답니다.. 우린 그냥 찾아가야할 건물 내지는 좀 특이하다 싶은 건물에 눈길이 갈 뿐이죠.. 그러니까 작가님 직업병 맞죠??ㅎㅎ
그래도 동시대에 태어나고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어서 그런가 약간의 공통점 내지는 공통 관심분야가 있더군요.. 조금 오래된 건물들이 마구마구 없어지는걸 아쉬워하는 마음이라던가.. 태지님을 좋아하는 것이라던가.. 특히 대장님 건물에 대한 생각은 어쩜 저랑 비슷하시던지원... 정말 대장님의 어떤 그 감각하곤 좀 너무 동떨어지는 건물의 외관이라 약간 실망(?)을 했었거든요..ㅋㅋ 좀더 독특한 건물이라던가..아님 독특하지 않았다면 완전히 개조해도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ㅎㅎ
참 그런데 작가님은 세운상가나 청계고가가 없어진 것에 대해서는 많이 안타까워 했는데..피맛골이 없어진 것에 대해선 별로 언급을 안하셨더라구요..종로타워에 대한 것은 언급하셨던데... 사실 피맛골 없어 진다는 말 들었을때가 가장 아쉬웠던거 같아요...(조 위 사진의 청계 고가 없어진다고 했을때 보다도 더~) 왠지 조금은 서민적이고 조금은 왁자지껄하고 조금은 퀴퀴한 듯한 느낌의 장소.. 예전 양반들이 다니는 대로를 피해 서민들이 다녔다던 그길... 사실 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왔던 친구를 데리고 갔을때 너무 좋아했던 기억이 남아서 더 아쉬웠던거 같습니다. 잘 보존 하면 좋은 관광상품이 되기도 했을텐데 말이죠... 땅주인들이 쇼핑센터같은거 짓는다고 나가라고 했다던 식당아주머니의 한탄이 지금도 귀에 들리는거 같습니다..가끔은 빈티지가 좋은데 말이죠... 생각해 보면 아쉬운게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릴때부터 디지털 세상에 물들어 있었던 어른들도 아닌데 뭐가 그리 새로운 것들만 좋은지... 너무 가난하게 살아서 으리으리하고 눈이 부실정도로 번쩍번쩍하는 것에 대한 로망을 가지신걸까요?? 작가님은 그런말씀도 하시더군요...문화재도 돈이 많이 된다고 하면 다 부셔버렸을꺼라고 말이죠..ㅋㅋ
참 홍대앞 과 이대 ECC도 언급되어 있더군요.. 홍대앞은..예전 같지 않다고 제 동생이 항상 아쉬워 하는 곳이랍니다. 상업 자본이 그곳도 꽤 들어왔다지요 아마...작업을 하던 선배들이 작업실 비용 적은 곳으로 많이 이사갔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이대 ECC는 정말 특이한 건물이더라구요~첨엔 그곳을 못찾아서..(시사회에 당첨되어 갔는데 건물이 안보여 학생들한테 물어봤답니다..ㅎㅎ;;) 한참을 헤매었던 기억이..그래도 작가님 말처럼 정말 독특한 발상의 전환이 아니었나 싶어요~~~ㅎㅎ
사실 책의 내용을 많이많이 언급하면 좋겠지만...그냥 직접 읽어보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여튼 즐거운 책읽기였습니다~~오랜만에~~ㅎㅎ
참 끝으로 작가님 사인 보여드릴게요~~
|
|
순전히 제목만 보고 고른 책이다. '그래서'가 아니라 '그래도'가 제목에 있는 이유가 궁금했던 것은 아니다. 서울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어느정도는 예상이 가능할테니 말이다. 그래도 궁금했다.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지만 제대로 표현할 수는 없었던, 그래도 서울이 좋은 이유가 무엇인지. 건축가로서 저자는 서울을 일단 건축물 단위로 본다. 집이 되었든, 빌딩이 되었든, 한강다리가 되었든 간에. 맞는 말이다. 서울과 서울이 아닌 도시를 규정짓는 가장 큰 특징은 인공구조물이 얼마나 단위면적안에 들어차 있느냐 하는 것도 가장 큰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짧은 나의 출근길에도 얼마나 많은 건축물을 지나쳐야만 하는가를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저자 스스로가 그린 캐리커처와 함께 서울 이것저곳의 건물들을 살펴보는 것은 지루하지 않은 일이었다. 게중에는 내가 그냥 스쳐지나갔던 건물도 있고(경동교회 같은) 어디있는지 잘 모르고 있는 건물도 있었다. 재밌는 부분이 많았지만 하나만 들어보자면 한강을 따라 가다보면 동쪽에 보이는 꼭대기가 직각 삼각형 모양의 아파트가 연달아 서있는 부분이 있다. 너무나 눈에 띄어서 안볼수가 없었는데 이렇게 된 연유를 이제서야 알 수 있었다. 오랜 유적인 풍납토성 때문이라나. 건축법상 문화제 주변의 건물은 문화재 끄트머리에서 27도 사선을 넘어서는 안되었기에 그렇 모양으로 밖에 나올 수 없었다는 것이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높은 빌딩 중 옥상이 사선인 건물들은 십중팔구 지붕선을 연장했을때 그 끝에는 문화재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생각없이 지나쳤던, 건물외벽에 서양장식을 입혀 결혼식장으로 둔갑시켜놓은 건물들을 보며 저자는 불편함을 느꼈다고 하고 광화문의 이마빌딩을 보며 설계자의 정성과 세심한 관리를 느겼다는데 이 책을 보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평생 그런 기분을 가져보지 못했을 것이다. 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선유도 하늘공원을 또 종묘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되었고. 이게 다 책의 힘이다. 심지어 아마도 저자의 사무실이 위치한 신사동 어딘가가 궁금해지기도 하였으니. |
|
서울에서 가장 의미있는 건축물이라는 질문지를 받자마자 문뜩 이만희의 1968년작 <휴일>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서울의 60년대의 풍경 그리고 그 사이를 오고가며 거리, 도로, 입구,간판,인도,육교, 신호등,상점등 지금은 사라지고 소멸해간 구조물들에 대해서 우리들의 기억력을 복기하게 만든다. 글로벌의 명명하는 도시들의 리스트, 뉴욕의 브룩클린, 런던의 템즈감, 파리의 개선문, 베를린의 브란데부르크문, 로마의 광장 혹은 미술관, 마드리드의 가우스의 공원, 생떼크부르크의 다리, 도쿄의 그 지하철이 쉴새없이 교차하는 교각로, 베이징의 자금성, 그리고 결국에는 서울의 청계천, 그렇다, 서울은 아름답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 이면에는 계발이라는 근대화가 도사리고 있다. 우리들의 모던타임즈그리고 그것을 향유하는 사람들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 누구에게도 서울의 공기를 숨쉴수 있는 자유로운 권리가 있다. 지시과 철학 그리고 북창동의 커피 혹은 쥬스 그곳에는 우리들의 랜드스케이프가 엄청나게 펼쳐져 있다. 그러나 나는 과감하게도 서울의 도서관들을 선택할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 그리고 서초동 타운, 수많은 장서들이 컬렉션되있는곳이 진정한 서울에 의미있는 공간이다. |
|
건축기사로서의 아이덴티티가 드러나는 멋진 헬멧을 쓰고 오종종 다니는 오기사의 새책을 집어들었다. 이 책도 역시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나서 직접 산 책이다. 항상 그렇듯이 실망을 주지 않는다. 처음 열자마자 나타나는 속지에는 작가의 친필 사인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삽화와 글이 있어 친숙함을 안겨주고 책 속에는 예의 그 멋진 아우디 풍의 스케치와 포토샵을 섞은 독특한 그림이 감탄을 더해준다. 그런데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글씨가 너무 작다. 작아도 너무 작다. 책의 멋진 디자인을 위한결정이었겠지만 점점 노안이 오는 나로서는 작은 글씨를 일일이 읽어내는 것이 쉽지 않고 금세 눈에 피로가 몰려온다. 한편으론 여백을 중시하는 오기사의 의도인 듯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내 몸이 따라가기 힘들다.
사실 내게 서울은 너무 먼 곳이다. 아직도 고속버스를 타면 4시간은 족히 가야하고 차에서 내리면 다리가 부어있으며 또 거기서 목적지까지 한두시간을 낯선 지하철을 타고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며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채로 가야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멋진 곳들-미술관, 박물관, 카페 등-이 거기 있으니 일년에 한 두번은 꼭 혼자 가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곳이기도 하다. 거기 서울에 사는 오기사가 여행하듯 살아보면서, 그러나 절대적인 애정을 숨기지 못하고 바라본 기록이 이 책이다.
건축에 관심을 있지만 딱히 특별한 지식이 없는 나를 흔적, 장소, 집합, 기호, 상징, 미학, 기억, 상상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어 이곳저곳에 숨긴 속이야기와 의미를 보여주고 건축이 그저 공간을 담고있는 곳만이 아니라, 어떤 공간에 사람과 물건이 들어가면 그 내용물을 다르게 규정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의 옛지도로 현재의 서울을 설명하기도 하고, 건축법 상의 규정을 들어 왜 특정 건물은 그리 지어졌는지도 알려주고, 이른바 친환경건축이라는 것이 사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며 "나는 이런 의식이 조금 불편하다. 왜 도시에는 나무가 끊임없이 심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의 멋지고 귀여운 그림만큼이나 오랫동안 서울을 관찰하고 사진으로 기록을 남겨오며 서울이라는 공간과 거기 사는 사람들에게 진심을 담아 공감하는 오기사같은 사람이 있어 서울이 더 멋진 곳이 될 것이라고 낙관하긴 힘들지만, 최소한 덜 어글리해질 것이다.
작은 글씨지만 읽어보면 멋진 문장이 많다.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수 없듯 도시 역시 눈에 보이는 모습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그렇지만 시각적인 경험 역시 중요한 부분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각기 다른 시간성과 양식을 지닌 여러 건물들이 모여 있는 도시적 풍경을 의도적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의 첫인상에 의해 의식을 지배당하기 때문이다." - 95쪽 "우리에겐 대장에 묻어 있는 숙변처럼 또 하나의 강박관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채워야 한다'는 사명감이다."-219쪽 "우리의 도시는 우리에게 내재된 욕망에 의해 디자인된다." -290쪽 |
|
책을 구입할 때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그냥 갖고 싶어서' 사는 경우도 있다. 오기사의 책들이 그렇다. 기존에 나온 오기사의 책들도 모두 가지고 있는 나는 오기사의 팬이라기 보다는 얇은 팬촉에서 그려내는 여유와 쉼이 '그냥' 좋다.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는 기존에 오기사 책보다 더 단단해지고 실해진 느낌이다. 그것은 아마 글의 양이 풍부해져서일수도 있고, 어쩌면 내가 살아 온, 너무나 익숙한 공간인 서울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일수도 있다. 자주 들리는 가로수길이며, 서울 광장, 집 근처 한강의 다리들, 괜시리 우울해지거나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들리던 고궁과 미술관 등 아무 생각없이 지나치던 공간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는 건축이라는 어려운 타이틀에서 벗어나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 오기사 책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 책 역시 아무 페이지나 덥석 열어 읽어도 내용이 동떨어지지 않아서 좋다. 앞장부터 순차적으로 읽어야 이해할 수 있는 책은 조금 지루하지 않은가^^(개인적 생각~)
나는 명동이나 인사동, 동대문을 오가는 해외 여행객들을 볼 때 가끔... 우리 나라에서 뭘 보고 싶어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건 아마도 매일 보고, 생활하는 서울이 내게는 너무 익숙해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나서 아하, 이런 재미가 있는 도시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익숙하고 지루해진 서울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해주고 즐거움을 준 이책에 감사한다. 나도 '.....그래도 서울이 좋다'고 생각한다.
|
|
오기사 책을 보면 항상 감흥이 남다르다. 그림과 사진을 결합한 것이며, 장소에 대한 사색이 때때로 그곳을 가본 것처럼, 때때로 나중에라도 꼭 가보고 싶게 만들기 때문이다.
바로셀로나를 비롯해 세계 각국을 여행하는 오기사가 이번에는 서울을 여행했다.
이미 일상의 한부분으로 '여행'이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친숙한 서울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근두근한다.
일상적이고 매일 다니던 곳이라도 오기사의 눈으로 펜으로 그려진 서울은 또 다른 멋과 맛이 느껴지니까.
섬세하고 감성적인 남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은 마초 기질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그의 글쓰기도 마음에 든다.
오랜만에 오기사스러운 책, 디자인.... 책을 산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듯
|
|
책을 덮으며 뒷면에 있는 비포 애프터 사진을 꼼꼼히 봤다. 98년 무렵과 지금의 사진들은 세월의 간극만큼이나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마치 성형외과의 비포 앤 애프터 광고처럼 자극적이고 그 광고만큼 그로테스크한 감흥을 준다.
눈에 거슬리는 오탈자 없이 읽어나가다가 에필로그에서 눈먼 장인이 길을 건넌다는 대목을 발견했는데 이건 아마도 장님의 오기가 아닐까 싶다. 바꿔 말하면 이것 말고는 오탈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에필로그 전체는 이 책을 관통하던 정서(불만과 투덜거림과 소심한 뒷담화)가 엑기스처럼 뭉뚱그러져있다. 이따위로 도시 건축을 만들어낸 주체에 대해 그 역사적 상관성과 권력의 파워게임에 대해 감히 덤빌만한 용기도 없고 이미 저질러진 일이니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안타까운 체념의 마음은 있지만 결국 엿이나 먹으라는 말을 작가는 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책에서 행간을 읽는 법을 최근에 배웠으므로 이건 개인적인 해석의 범주다.)
서울을 한마디로 묘사한다면 작가는 "크고 미쳤다"라고 하고 싶단다. 적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크고 미치고 동시에 추하면서 아름답다.
챕터는 장소와 흔적, 기억과 상상, 기호와 상징, 집합과 미학등의 댓구를 이루거나 미묘하게 비슷한 것들로 구분되어 있지만 대부분이 건축과 관련된 이런 저런 이야기들과 생각들과 전문가적인 비판이 섞여 있어 어느 하나 허투루 읽을만한 꼭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재주많은 일러스트레이터로, 제법 재미있는 건축가로, 혹은 빨간 모자를 쓴 오기사라는 이등신 캐릭터로 기억되는 오영욱이라는 존재는 생각도 깊고 그 생각에 바탕을 이루는 아는 것도 많으면서 그 생각을 글로도 또렷하게 옮길줄 아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한다면 르네상스맨.. 까지는 아니고 재주꾼이라고 해야겠다.
재주꾼도 못되고 재주라고는 물구나무서기도 못하는 평민 계급의 아저씨지만 지나치지 않게 논리적으로 또박 또박 지식을 밑바닥에 깔고 우리 눈앞에 있는 건축적 현상을 분석하고 곱씹고 야유하는 한편으로 애정을 담아 훈수를 두는 이런 책은 한번 읽어볼만 하다. 그러면 눈앞에 보이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좀 더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시의 사선 제한과 문화재 인근 건축물의 사선 제한때문에 건축물들의 모양새가 그리도 묘해진다는 새로운 지식도 얻었다. 왜 저럴까 늘 궁금해하며 지나쳤던 풍납동 극동아파트의 비밀, 뒤돌아보면 감동이 반으로 주는 국립중앙박물관, 우각호와 생성과정이 비슷한 석촌호수 이야기 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좀 더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딱히 오기사랑 친분 관계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 리뷰 덕분에 책이 많이 팔린다면 언젠가 먼 미래에 오기사랑 밥먹을 인연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은 사심 가득한 마음이다. 뭐 인생은 그런거 아니겠는가? 더군다나 진짜 괜찮은 책이라니까. 오기사 책을 여러권 읽었지만 이렇게 진지하게 각잡고 제대로 쓴 책은 팔아줘야 하는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