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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나치에 저항한 독일의 '백장미단' 단원인 한스 숄과 조피 숄의 누나이자 언니인 잉에 숄이 형제들을 기리기 위해 쓴 글이다. 원제는 '백장미단'. 1978년에 한국에 첫 번역 출간 되어 대학생들의 필독서이기도 했다. 한스와 조피 남매는 백장미단 동료들과 함게 히틀러에게 반하는 전단을 뿌리는 운동을 하다가 처형을 당했다. 그 일련의 기록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 책은 1947년부터 독일 학교의 교재로 지정되어 의무 독서 목록에 올랐다. 두 지점에서 놀라웠다. 1945년 독일이 패망하고 2년 만에 이런 참상을 알리는 교재를 선택해서 교육을 했다는 점. 어쩌면 '청산'이란 불가능한 말에 다가가려면 우물쭈물하면 안 된다는 것. 아리안계 독일 백인들에게도 저항이 있었음을 알리는 것. 싸우지 않아도 되는 존재들의 저항은 (그들은 유대인도, 슬라브인도, 장애인도, 성소수자도 아니었으니) 어떤 의미인지. 두 가지로 볼 수도 있겠다. 유대인의 입장에서 나치를, 그리고 동조한 독일을 폭로한 글이 아닌 일종의 내부저항의 이야기를 왜 선택했을까. 그래서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에서 이 '아무도'는 누구인지. '아무도'는 '아무나'를 포함할 수 없는 말일 테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