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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끝났다. 전쟁은 끝났다. 새 시대가 열리고 다시 언젠가 또 전란이 올 것이라는 그 사실을 우리는 안다. 신화 같기도 역사 같기도 했던 이 소설의 끝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가? 삼국지는 군상극의 느낌이었는데 봉신연의는 결이 달랐다. 능력자 배틀물 같은 느낌이었다. 약간 운명론적인 느낌이 강했고 신선들의 개입이 너무 많았다. 재미있으면서 아쉬운 뭔가 그런 소설의 끝이었다. 다시 읽을 때는 도교를 공부하며 봉신대에 간 신선들이 누군지 좀 찾아 보며 읽어야 겠다! |
| 은주 역성혁명과 등장하는 인물들은 사실 낯설지만은 않다. 유교에서는 주의 문왕과 무왕을 왕의 전범으로 삼았고 주의 태공망 강자아는 한나라의 장자방과 함께 나라를 일으킨 최고의 재상으로 꼽힌다. '봉신연의'에서 은을 망하게 한 주범인 달기는 중국 역사에서 주의 포사, 오의 서시, 당의 양귀비와 함께 경국지색의 미인으로 유명하다. 중국의 잔인한 형벌에서 빠질 수 없는 포락지형이나 주지육림의 고사도 이 때 등장한 것들이다. '봉신연의'는 은나라와 주나라가 교체되는 은주 역성혁명을 무대로 하고 있다. 명대에 쓰여졌으며, 역사적 배경에다가 도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대중의 상상이 더해진 작품이다. 유교가 중국 지배층들의 이념이었다면 도교는 중국 대중들 삶에 가장 가깝게 존재했다. 천계와 선계와 인간계의 재편성을 위해서 봉신을 계획하고 그로 인해 은주의 교체가 이루어졌다는 기발한 착상은 오늘날에도 신선하다. '봉신연의'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상상력이다. 선인들과 그들의 비기, 선인들간의 싸움을 묘사하는 상상력은 작품의 힘이며 놀라운 비기들에 이어 영혼이 없는 인조인간 나타에 이르면 상상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면에서 이 작품은 오늘날의 SF적인 면모까지 보여주고 있다. 거기다 선과 악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며 어느 편이든 상관없이 뛰어난 인물이라면 죽은 후 봉신의 대상이 된다는 설정은 이 작품이 고전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놀라운 것이다. 다만 주의를 덧붙이고 싶은 것은 Ryu Fujisaki 의 만화 '봉신연의'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편이 훨씬 진중하기 때문에 만화를 생각하고 이 책을 펴는 것은 금물이다. 그리고 중국어본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일본 평역을 번역했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