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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과의 약속 ? 공중 나라에 살던 앞돌이와 뒷돌이가 지상국 관광여행을 떠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관에서 소지품과 가방을 도둑맞고 신호기마저 잃어버리고 꼬마 도둑을 데리고 사는 왕초 번개를 만난다. 번개는 앞돌이 뒷돌이 소지품 속에서 발견한 신호기를 만지다 공중 나라에 가게 된다. 도둑질이란 행위조차 알지 못하는 순박한 공중 나라에서 도둑질을 일삼지만, 그곳에선 도둑질이 돈이 되지 않는다. 지상국으로 다시 내려가기 위해, 천신과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 내려온다.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 또 도둑질을 하지만, 천신과의 약속 때문인지 계속 실패한다. 1년이 지나 다시 시도한 도둑질에서 그는 결국 경찰에 붙잡힌다. 꽃이 된 소녀 ? 슬프지만 맑고 예쁘다. 배를 타러 가 1년 동안 돌아오지 않는 아빠와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손가락이 잘린 엄마. 엄마의 약과 밥벌이를 하기 위해 산에 꽃을 꺾어 파는 12살 아이. 밤늦게까지 밥도 먹지 못하고 번 약간의 돈으로 쌀 몇 움큼 사 가지만, 그마저도 나쁜 아이로 인해 물에 빠뜨린다. 빈손으로 집으로 가선 아픈 엄마 걱정할까 싶어, 배부르다며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 꽃을 꺾으러 가고, 그곳에서 배고픔을 못 이겨 쓰러진다. 조금만 더 가지 바위 ? 산 밑 남편의 무덤 옆 오막살이를 지어 살고 있는 노파의 이야기. 흉년이 들자 노파의 아들이라며 사기꾼이 와서 감자를 모두 훔쳐 갔다. 사기꾼이 하는 거짓말에 실제로 아들이 열두 고개 넘어 살고 있을 거라 희망을 품고 추운 겨울 집을 나선다. 아들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무턱대고 내 아들이 아니냐 하지만 미친 노인네 취급을 받으며 쫓겨난다. 계모 밑에서 고생하던 소녀는 노파에게 자신의 할머니라며 따라나선다. 함께 열두 고개를 넘어 영감의 무덤이 보이는 곳까지 와서는 배고픔과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두 사람 모두 눈을 감는다. 두 사람이 죽은 자리에 생긴 바위 이름이 ‘조금만 더 가지’ 바위라고. 메아리 ? 3살에 엄마를 여의고 아빠, 누나랑 살던 돌이. 15살 누나가 시집을 가고 누나가 보고 싶어 무작정 누나를 찾아 나섰지만, 누나는 만나지 못하고 어두운 밤이 된다. 어두워 잘 보이지 않은 산에서 두려움에 울다 횃불을 든 아빠 등에 엎여 집으로 돌아오니, 소가 송아지 한 마리를 낳았다. 이웃집이 없는 그곳에서 메아리가 돌이 말동무가 되어준다. ‘우리 집엔 새끼 소 한 마리가 났어-, 내 동생야-, 허허허-, 너두 좋니?’ 제비꽃과 굴바위 ? 굴바위에 살고 있는 할머니는 아들을 4 19 때 잃고 천보산 공원에서 조그만 좌판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고아원 원장에 횡포에 시달려 그곳을 나온 정숙, 구두닦이와 거지 아이들을 등쳐먹는 왕초에게 붙잡혀 또 다른 고초를 당하다가 할머니를 만나 같이 살게 된다. 할머니가 좌판에 만들어 파는 솔방울을 주우러 간 사이, 정숙은 깡패들 틈에 있던 왕초를 만나 붙들려가게 되고, 할머니는 소식을 듣고 정숙을 찾으러 간다. 순경의 도움으로 왕초에게 놓여난 정숙과 할머니의 흐느낌 소리가 굴바위에서 울려 퍼진다. “재미가 좋았냐고? 내 등을 좀 보구서 말을 하려무나. 옛날엔 순박한 나무꾼들이 나를 아껴 줄 줄 알아서 내 등에 올라와 논대도, 둘러앉아 담배나 피우고, 고누나 두고, 돌아갈 땐 나뭇짐을 고아 놓고서, 일하는 새에 따 넣어 온 개암이나 노 놔서 까먹고 하는 게 고작이었던 건데, 이곳이 시의 유료 공원이 되고 나서부턴 이 아름다운 산이 말이 아니야. 여기로 소풍을 나오는 사람들은 열이면 열 모두가 공덕심이 없단 말이야. 번드레 허니 옷치들이야 잘들 하고 있지. 옛날에야 나라 대감님도 그만큼 값진 옷을 입어 보질 못했을 거야. 그렇지만 속이 고와야 사람값을 허는 거지, 겉치장만 잘하고 다니면 뭘 허는 거야. 이거 보라구. 남의 등에서 실컷 잘 놀다가 과자부시럭지니, 과일속이니, 도시락 껍질이니, 신문지 쪽이니를 마구 흩트려 놓구서 가 버렸잖아!” p96 “그야 4 19 때 아들을 잃었던 그 당시엔 시민들이 영웅의 어머니로 떠받들어 올렸었지. 위문금을 모아다 주구, 밀가루와 세탁비누를 번째로(차례차례로, 돌아가면서) 사다가 주구. 신문사와 방송국 기자들이 사월 할머니라 부르며 몰려와서 사진을 찍고, 감상담을 듣구 야단들이었지. ” “그만큼 했던 걸 요즘 와선 왜 그렇게 냉정해졌다우?” “누가 알아, 세상 사람들의 변덕을! 오죽이나 형편이 어려웠으면 지난겨울엔 게딱지만 했던 그 오두막마저 팔아 없애고, 지금은 내 굴 안에서 살고 있을까!” 살찐이의 일기 ? 동화작가 이주홍 할아버지 고양이 살찐 이의 꿈속 이야기. 살찐이와 이웃집 고양이 두 마리가 영리한 생쥐 두 마리의 꾀에 넘어가 잡아먹을 기회를 계속 놓치게 되는 그 시대의 ‘톰과 제리’ 같은 이야기.
책을 읽으며, 12챕터 중 해방 후의 작품인 6챕터 글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책 뒤쪽 5편은 해방 전 신소설과 동아일보에 실렸던 작품으로 표제인 <청어 뼈다귀>를 비롯하여 <눈물의 치맛감>, <잉어와 윤첨지>는 가난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개구리와 두꺼비>는 두꺼비가 개구리와 구분 지어 살게 된 배경에 대해 나오고, , <멸치>는 의인화한 멸치가 바라보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1930년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신 현덕 작가와 비슷한 시기에 작품 활동을 하신 마해송 작가, 이주홍 작가 책을 순차적으로 읽으며 고리타분하지 않을까 추측했던 나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주홍 작가 작품을 보며 그 세대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던 가난에 대해 열심히 풀어내고자 한 것 아닌가 싶었다. 가난한 삶 속에서 각자의 행복, 아름다움을 찾아가려 하는 모습이 눈물겹다.
<살찐이의 일기>를 통해 본인을 등장시키고, 작가로서의 고달픔을 내비치기도 한다. 예나 지금이나, 글을 꾸준히 치열하게 써내는 사람들에게서 나는 향이 이주홍 작가의 책에도 느껴지는 것 같아 좋았다. 먹고살기도 벅찬 시대에 작가로, 더구나 동화작가로 살아낸 그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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